소설리스트

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168화 (168/186)

168. 교단과의 전투

168. 교단과의 전투

#

어둠의 교단 대신전.

그곳에 갇힌 한빛나는 잠을 자고 있었다.

“으으윽······.”

그녀는 악몽을 꾸는지, 식은땀을 흘리면서 괴로워했다.

“아, 안돼!”

그러다 벌떡 눈을 뜨고 일어났다.

“후······.”

그녀는 주변을 살펴보고는 자신이 악몽을 꿨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제발······.”

그녀는 꿈속에서 강하온을 만난 뒤부터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강하온이 누군가에게 가슴을 꿰뚫리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 장면이 단순한 꿈이 아니고, 미래라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제발······,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그래서 그녀는 악몽에서 깨어난 후에는 항상 기도했다.

자신이 꾼 악몽이 악몽에서 끝나게 해달라고.

이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한빛나의 외모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퀭한 눈, 창백한 피부, 수척해진 볼까지.

또다시 악몽을 꾸지 않을까 하는 공포에 잠을 자지 못해서였다.

“허억!”

그때, 갑자기 열리는 문에 한빛나는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미안, 노크라도 할 걸 그랬네.』

“휴······, 아니야.”

그리고 들어온 존재가 로즈라는 것을 알고는 안심했다.

어딘지도 모를 곳에서 로즈는 유일하게 한빛나가 의지할 수 있는 존재였다.

『또 악몽을 꿨구나?』

“······.”

로즈의 말에 한빛나는 말없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로즈는 한빛나가 악몽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유일한 존재였다.

『잠깐만 기다려, 차 좀 끓여줄게.』

“괜찮아.”

『나도 먹으려고 하는 거니까, 그냥 같이 마시자.』

한빛나의 거절에도 로즈는 익숙한 듯 차를 끓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행동은 오만한 초월종이라고 볼 수 없는 행동이었다.

이러한 그녀의 성격 때문에 한빛나가 마음을 연 것도 있었다.

『자, 마셔.』

로즈는 금방 차를 끓여서 한빛나한테 건넸다.

심신을 안정시키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차였다.

“고마워.”

한빛나는 로즈가 건네는 차를 마셨고,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나저나 또 악몽을 꾼 거야? 최근 들어서는 그 빈도가 좀 심하네.』

“······응.”

한빛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로즈의 말대로 요즘은 악몽을 꾸는 빈도가 너무 잦아졌다.

원래는 몇 주에 한 번, 꾸는 것이 전부였지만, 요새는 잠에만 들면 악몽을 꿨다.

“참, 급한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잘 해결됐어?”

한빛나는 우울한 상황에 재빨리 웃으면서 화제를 돌렸다.

『······.』

한빛나의 물음에 로즈는 멈칫했다.

그도 그럴 게, 사도 전부가 나서서 한빛나의 남편인 강하온을 죽이겠다고 준비 중인데 그럴 수밖에 없었다.

“좋지 않은 일인가 보네?”

한빛나는 눈치껏 로즈가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

로즈는 옅은 미소와 함께 고개만 끄덕였다.

그녀는 지금 고민 중이었다.

강하온이 이곳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말해야 할지, 그게 아니라면 그냥 모른 척해야 할지.

하지만 그녀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나는 급한 일을 해결해야 해서 먼저 가볼게, 혹시나 힘든 일이 있으면 부르고.』

“알았어······.”

로즈는 벌써 떠난다고 하니 아쉬워하는 한빛나를 뒤로하고 방을 나왔다.

그녀의 선택은 비밀로 하는 것이었다.

어차피 말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이미 한빛나를 그냥 보내자고 한 그녀의 의견은 무시당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강하온을 죽이는 방법뿐인데, 그걸 말했다가는 한빛나는 죽을 것이다.

하지만 로즈는 그런 선택을 할 수 없었다.

그녀 역시, 한빛나가 안타깝기는 하지만, 암인과 테스 역시 중요했다.

『약속을 지키지 미안해······.』

그녀는 한빛나와 약속했었다.

꼭 책임지고 가족의 품으로 보내주겠다고.

하지만 오늘, 그 약속은 이룰 수 없어졌다고 생각했다.

강하온이 죽든지, 아니면 자신이 죽게 될 테니 말이다.

『······.』

약속된 장소로 이동하려던 로즈는 걸음을 멈췄다.

그렇게 잠시 멍하니 있다가 한빛나가 있는 방으로 걸어갔다.

#

강하온은 다음 신전이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지금까지 봤던 도시보다 조금 더 큰 규모의 도시였다.

“아쉽네.”

강하온은 멀리 보이는 도시를 보면서 아쉬워했다.

이번에는 빈집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준비했네.”

도시에서는 강력한 기운이 느껴졌다.

엄청난 수의 암인은 물론, 사도라고 불리는 자들이 모두 모였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강하온이 만난 그 어떤 적들보다도 강했다.

“오히려 고맙군.”

하지만 두렵거나 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상대하는 가장 강한 적이기는 했지만, 자신 역시 가장 강한 상태였다.

오히려 귀찮게 하지 않고, 한 번에 모여서 끝을 내준 것을 고맙게 생각했다.

『이봐.』

그때, 영혼석에 있는 대교주가 말을 걸어왔다.

“뭐지?”

『네 아내, 지금 저곳에 있다.』

대교주의 말에 강하온의 심장이 그 어느 때보다 두근거렸다.

드디어 한빛나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정확한 위치는?”

『거기까지는 파악할 수 없어, 암인 녀석이 뿜어내는 파장 때문에 연결이 희미해지고 있어.』

“아예 알 수 없는 거야?”

『가까워진다면 알아차릴 수 있다.』

“됐어, 그거면 충분해.”

빛나야, 기다려······.

강하온은 곧바로 도시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서걱-!

강하온의 앞을 암인들이 막아섰지만, 그들은 강하온을 지체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단 한 번의 휘두름으로 전부 먼지가 되어 흩어졌다.

『······.』

강하온의 압도적인 무력은 공포를 만들어냈다.

암인들은 전부 머뭇거릴 뿐, 아무도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그렇게 홍해가 갈라지듯, 암인으로 이루어진 방어선이 자연스럽게 갈라졌다.

『무능한 새끼들 같으니라고! 고작 인간한테 겁을 먹고 물러서? 네놈들은 암인의 수치다.』

그때, 공중에서 분노한 암인의 의념이 들려왔다.

열두 번째 사도, 소베르였다.

『······.』

소베르의 모욕적인 언사에도 어떤 암인도 반응하지 않았다.

그의 말이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강하온이라는 인간에게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공포는 사도가 주는 공포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했다.

정신체인 그들의 정신을 잠식할 정도로.

『모자른 새끼들.』

소베르는 자신의 호통에서 여전히 겁을 먹은 암인들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살기를 담아서 의념을 보냈다.

『상대는 내가 할 테니까, 전부 진형이나 유지해라!』

『네!』

소베르의 살기를 느낀 그들은 정신을 차리고, 각자의 진형으로 움직였다.

쿵-!

그 순간, 도시 전체의 공기가 무거워지면서 어둠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어둠의 장막.

일정 구역을 어둠의 힘이 강해지고, 그 외의 힘은 약해지게 만드는 암인의 비전이다.

암인의 생명력을 담보로 하는 힘으로, 광인의 성전과 비슷한 힘이었다.

“이 녀석들도 너네랑 다를 게 없이 잔재주를 부리는군.”

『······.』

대교주는 강하온의 말에 잔재주가 아니고, 뛰어난 비전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괜히 강하온과 말다툼을 하기 싫었다.

『건방진 인간 녀석.』

소베르는 강하온을 못마땅하게 쳐다봤다.

사방이 적인 상황, 거기다가 환경까지 바뀌었다.

암인이 아닌 존재들에게는 공포가 느껴지는 환경이다.

그런데도 강하온은 여전히 침착했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금방 바뀌게 해주지.』

소베르는 강하온이 울고불고 목숨을 구걸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곧바로 아바타를 사용했다.

소베르는 누구보다 오만한 성격이기는 했지만, 상대를 두고 방심을 하지 않았다.

상대는 사도 셋을 처치한 존재였다.

비록 그 사도 셋이 자신보다 약하지만, 그래도 무시할 존재는 아니었다.

“시끄러운 새끼네.”

강하온은 인상을 찌푸렸다.

소르베의 의념이 꼭 모기가 앵앵거리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넌 빨리 죽어야겠다.”

『뭐라고 혼자서 짓거리는······.』

소베르는 강하온이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손에 든 어둠의 창을 던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었다.

서걱-! 툭-!

어둠으로 이루어진 소르베의 머리와 목은 분리되었고, 강하온을 꿰뚫으려고 했던 날카로운 어둠의 창은 힘없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흩어져 사라졌다.

『······.』

비현실적인 광경에 일순간 일대의 정적이 흘렀다.

놀란 것은 주변에 있던 암인 뿐 만이 아니었다.

『······꿀꺽, 지금 내가 꿈을 꾸는 거냐?』

『나도 같은 생각이다, 소베르가 일격에 죽은 게 맞아? 그것도 완전 소멸······.』

강하온이 인간이라는 이유로 처음에 무시했던 사도들은 전부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

특히, 그들보다 소베르는 강했다.

그런 소베르가 단 한 번의 공격도 하지 못하고 죽었다.

그것도 단순한 육체의 죽음이 아닌, 정신체까지 완전히 소멸하는 죽음.

그들에게 마음 한구석에 존재하던 여유가 사라졌고, 그들은 진심으로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다.

물론, 모든 사도가 이런 공포를 느끼지는 않았다.

『그러게 혼자서 움직이지 말라니까, 죽어도 싼 놈이다.』

『뭐, 그래도 놈이 강하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았으니 남는 장사지. 그거 하나는 아쉽군, 저기 저놈들 중의 하나가 가서 확인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놀랐던 사도 둘을 제외하고는 전부 소베르보다 강했다.

그들은 애초에 강하온을 경계하고 있었고, 그 강함을 확실히 인지함으로써 일말의 방심을 전부 없앨 수 있다는 사실에 다행이라 여겼다.

『지금부터 나와 대교주를 제외하고는 전부 2인 1조로 행동한다. 우리의 목적은 다시 말하지만, 테스님이 깨어나는 시간을 버는 거다. 놈을 죽이는 것은 다음이다.』

교단의 검, 카이칸은 사도들한테 말했다.

애초에 그는 데미안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사도들과 차원이 다른 강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강하온의 강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의 목적은 시간을 버티는 것이었다.

이제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오랫동안 잠들었던 그들의 신인 테스가 깨어나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오만한 사도들이었지만, 카이칸의 말에는 군말하지 않았다.

같은 사도라고해도 확실한 격의 차이는 존재했다.

대교주 르망과 첫 번째 사도 카이칸은 테스의 대행자나 마찬가지인 존재, 그들은 뜻은 절대적인 명령이었다.

『내가 선두에서 저자를 막을 테니, 전부 틈을 노려서 놈을 공격해라.』

카이칸은 사도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모습을 감췄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 곳은 강하온의 앞이었다.

“네놈이 첫 번째 검인가 하는 그놈이군.”

강하온은 이미 대교주한테 카이칸에 대한 얘기를 조금 들었기 때문에, 단번에 카이칸을 알아봤다.

“확실히 강하네.”

강하온은 인정했다.

눈앞에 있는 카이칸, 강하온이 차원의 틈새에서 만났던 정체불명의 존재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만난 적 중에서 제일 강했다.

특히, 불길한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

카이칸은 강하온에게 말 대신, 검으로 대꾸했다.

어느새 그의 손에 들린 하나는 길고, 하나는 짧은 쌍수검.

그 검을 사용해서 강하온의 목과 심장을 노리고 휘둘렀다.

“이거, 생각보다 거친 놈이네.”

강하온은 예상보다 한 박자 빠른 공격에 재빨리 검을 들어 올려서 막아냈다.

“귀찮기까지 하고.”

그렇게 공격을 막아내고 잠시 뒤로 물러나는 순간, 강하온을 향한 사도들의 공격이 쏟아졌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