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 여신의 파편
166. 여신의 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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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이 도착한 곳에는 작은 마을? 아니 도시가 있었다.
도시 중앙에는 신전이 있었고, 그 주변에는 거대한 돌을 옮기는 인간, 그리고 그 인간들을 감시하는 검은 피부의 인간이 있었다.
돌을 옮기는 자들은 ‘테라’의 원주민이었고, 그들은 감시하는 검은 피부의 인간은 암인이었다.
그들은 어둠의 신, ‘테스’를 위한 석상을 만드는 중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재앙이 내려왔다.
재앙을 향한 것은 ‘테라’의 원주민이 아닌, 암인이었다.
서걱-!
인간들을 닦달하던 암인의 움직임이 멈추더니, 이내 머리와 몸이 분리됐다.
“······.”
갑작스러운 상황에 인간들은 전부 굳어버렸다.
그도 그럴 게, 절대적인 공포를 상징하는 암인이 눈앞에서 죽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이 상황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 새끼들, 더러운 짓을 하고 있었네.”
강하온은 더러운 암인의 머리통을 밟으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이놈! 감히······.』
상황을 빠르게 인지한 암인이 소리쳤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어느새 그의 옆으로 도착한 강하온이 그대로 손날을 휘둘렀고, 암인은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하고 머리와 몸이 분리됐다.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서걱-! 서걱-!
강하온은 암인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며 전부 일격에 죽음으로 인도했다.
『저, 저 무슨······.』
암인들은 육체적인 죽음이 아닌, 진정한 죽음을 선사하는 강하온을 보며 전부 공포에 떨었다.
당장에 자리를 벗어나서 도망가기 시작했다.
“어딜 도망가려고.”
하지만 그들 전부 강하온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투드드득-!
암인들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섬뜩한 소리만 들렸다.
그러던 중, 갑자기 인간들 사이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email protected]#.”
강하온은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대충 어떤 말을 하는지는 눈치챘다.
용사.
라프 일족이 용사를 말할 때 하는 말과 같았다.
일방적인 학살이 진행됐지만, 거기에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은 없었다.
점점 더 환호는 커져만 갔다.
그리고 강하온을 막을 존재도 없었다.
현재 신전의 책임자인 열한 번째 사도 콜리스와 정예 암인은 전부 강하온의 손에 죽은 상태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강하온은 순식간에 도시에 존재하는 모든 암인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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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은 모든 암인을 처리하고, 신전 안으로 들어갔다.
신전 안에는 제카가 말했던 대로 마나가 존재했다.
그것도 엄청난 양의 마나가.
“미친 듯이 빨아들이는군.”
강하온의 몸은 마나를 미친 듯이 흡수했다.
마치 가뭄으로 메말라 버린 땅에 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엄청난 농도를 자랑하던 대기 중의 마나는 어느 순간 희미해졌다.
“생각보다 적네.”
그런데도 강하온의 마나 홀을 채울 수는 없었다.
대기 중에 모든 마나를 흡수했지만, 채우는 약은 고작 10분의 1, 강하온은 자신의 마나 홀이 얼마나 커진 지 체감할 수 있었다.
“각성 때문인가?”
육체의 한계가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마나 홀이 넓어졌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저게 여신의 시신인가 보군.”
강하온의 시선은 신전 중앙에 있는 초록빛 구체로 향했다.
여신의 시신은 실제 몸이 아닌, 강력한 에너지 덩어리였다.
그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주변의 마나를 전부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 때문에 빛에 가까워질수록 마나의 농도가 훨씬 짙어졌다.
“으음, 어디론가 연결이 되어 있네.”
빛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자, 괴상한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강하온은 그 투신안을 사용해서 단번의 구조를 파악했고, 이렇게 모이는 마나가 문양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그리고 그것은 강하온도, 대교주도 알고 있었다.
‘테라’를 지배하는 암인, 그들이 모시는 어둠의 신 테스다.
『역시, 그때 상처를 아직 회복하지 못했군.』
“꽤 심각한 상처를 입은 모양이지?”
『물론, 죽지 않은 게 신기할 뿐이다.』
“그렇군.”
강하온은 더 묻지는 않았다.
애초에 그렇게 궁금하지도 않을뿐더러, 자신과는 상관없었다.
그 녀석이 멀쩡하던, 상처를 입었던 어차피 자신의 손에 죽게 될 거니까.
“그래도 일단 그 녀석 좋은 일을 그냥 둘 수는 없지.”
강하온은 허공에 떠 있는 순백의 팔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파지직-!
빛 주변에는 상당히 강력한 결계가 존재했다.
하지만 강하온에게는 문제 될 게 없었다.
쩌저적-!
되찾은 마나를 사용해서 단숨에 결계를 깨트렸다.
“엄청난 생명력이군.”
결계가 사라지자, 그 힘은 강하온조차 감탄할 정도로 더 강해졌다.
괜히 생명의 여신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는 빛에 홀린 듯 손을 뻗었다.
화아악-!
순간, 엄청난 초록빛이 신전 내부를 가득 채웠다.
잠시 후 빛이 잠잠해진 뒤, 신전 안에는 빛은 온데간데없고 강하온만 있었고, 눈앞에는 새로운 알림이 나타나 있었다.
『생명의 여신, 테메르의 근원 중 일부를 흡수했습니다. (1/12)』
『신체 능력치 +50이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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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은 신전에서 하루 더 머물렀다.
그 이유에는 라프 일족의 일처럼 다른 암인의 습격 때문도 있었다.
여신의 힘이 사라진 것을 파악하고, 놈들이 움직일 게 뻔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이유도 있었지만,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뭐라고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신전 앞에 거대한 공터에서는 노예 취급을 받던 인간들이 음식을 먹으면서 좋아하고 있었다.
전부 강하온이 만든 음식이었고, 그중에는 강하온이 텔레포트를 사용해서 데려온 ‘라프 일족’도 있었다.
진짜 음식을 알려주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이었다.
“영감님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
저기에 제카가 없다는 게 아쉽기는 했다.
이곳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의사소통을 한 인간이라서 그런지, 제카는 유대감 같은 것이 있었다.
저벅-, 저벅-.
강하온이 맛있게 음식을 먹는 인간들을 보고 있을 때, 그의 옆으로 누군가 다가왔다.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두 배는 큰 덩치, 덩치만큼이나 강한 힘을 풍기는 남자.
남자의 정체는 신전에 봉인되어 있던 ‘테라’의 열두 영웅 중 하나, 가인트였다.
『잠시 옆에 앉아도 되겠습니까?』
가이트는 정중하게 강하온에게 물었고, 강하온은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지?』
『그 전에 먼저 감사합니다.』
한 차원을 대표하는 영웅치고 가인트는 무척이나 정중했다.
그도 그럴 게, 그는 사도와 끝까지 전투했던 일인으로서 사도가 얼마나 강한지 알았다.
그래서 강하온이 자신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강자라는 것을 알았다.
이러한 이유도 있었지만, 더 큰 이유는 강하온에게서 여신의 힘이 느껴지는 것도 있었다.
그는 신전에 있던 여신의 힘을 강하온이 흡수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에 대해서 뭐라고 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더욱 존중했다.
여신이 죽기 전 자신들에게 남긴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뭐를?』
『암인을 처리해주신 거 말입니다.』
『그럴 필요 없어, 어차피 나도 필요해서 한 행동이니까.』
이미 강하온에게 암인과 테스는 선을 넘은 존재들, 누군가를 구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서 움직였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용건은?』
『······염치가 없기는 하지만, 남은 다른 곳도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가인트가 이렇게 찾아온 것은 다른 암인의 처치 때문이었다.
봉인에서 깨어나기는 했지만, 그의 힘으로는 사도 하나도 벅찬 것이 사실이다.
그는 조마조마하게 강하온의 대답을 기다렸다.
『부탁하지 않아도, 어차피 전부 치울 생각이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어차피 한빛나가 있는 곳을 가기 위해서는 모든 신전을 지나쳐야 했다.
공교롭게도 남은 신전들은 일자로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여신의 근원 일부, 그것은 강하온에게 아주 큰 힘이 될 수 있었다.
‘누스’도 그렇지만, ‘테스’ 역시 무슨 잔재주를 부릴지 몰랐다.
안전을 위해서는 더 강해지는 것이 좋았다.
『감사합니다!』
가인트는 강하온의 대답에 고개를 숙이면서 큰소리로 대답했다.
전설 속의 영웅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었지만, 이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강하온이 구원자, 용사라고 이미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축제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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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눈을 붙이던 강하온이 눈을 떴다.
“늦게도 왔군.”
강하온이 눈을 뜬 이유는 강한 기운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근처 상공에 대다수의 힘이 나타났다.
“인사가 좀 과하네.”
강하온은 자신이 있는 신전을 향해서 날아오는 강력한 에너지에 인상을 찌푸렸다.
이대로 된다면 신전은 물론, 일대가 전부 파괴될 정도로 강력한 힘이었다.
이미 여기 있던 인간들은 전부 떠나 보낸 뒤라서 누가 다칠 위험은 없지만, 굳이 저 공격을 맞아줄 이유도 없었다.
강하온의 모습은 그대로 사라졌고, 다시 모습을 드러낸 곳은 세상을 전부 태워버릴 거 같은 검은 화염 덩어리의 앞이었다.
서걱-!
강하온은 아공간에서 검을 꺼내서 검은 화염을 향해서 휘둘렀다.
전부 태울 거 같았던 화염은 힘없이 갈라지며 흩어졌다.
『네놈이 그년의 힘을 취했구나.』
이어서 강력한 의념이 강하온에게 들려왔다.
상공에 나타난 수십 명의 암인, 그중에서 리더로 보이는 암인이었다.
열 번째 사도, 솔카였다.
『늦게 오기까지 하는 데 예의까지 밥 말아 먹었군.』
강하온은 솔카를 보며 말했다.
『인간, 지금 뭐라고 짖······.』
그게 솔카가 듣는 마지막 말이었다.
서걱-!
강하온이 검을 아공간의 넣은 순간, 상공에 나타났던 모든 암인은 가루가 되어서 흩어졌다.
“더는 놀아줄 시간이 없다.”
강하온은 그대로 다음 신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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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이 바로 도착한 신전도 처음에 봤던 곳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거대한 석상, ‘테스’라는 놈의 석상 혹은 그를 추앙하는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서 기존의 원주민들을 노예처럼 부려먹고 있었다.
강하온은 한국에 있는 미스테리한 건축물들도 이렇게 만들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벌레 같은 놈이! 여기가 어디라······.』
강하온은 신전으로 가는 자신을 막는 암인의 목을 간단하게 베어버렸다.
『적이다!』
그 모습에 암인들이 전부 몰려들기는 했지만, 그에게는 그 어떤 방해도 되지 못했다.
이미 나라를 되찾은 강하온에게 상대가 안 되는 것도 있었지만, 조금 전, 강하온에게 습격한 사도와 정예가 죽으면서 강한 전력이 없었다.
“테메르라고 했나? 네가 사랑하던 차원을 지키는 대신 조건으로 받아가지.”
강하온은 신전 안에서 빛나는 여신의 힘을 거둬들였다.
『생명의 여신, 테메르의 근원 중 일부를 흡수했습니다. (2/12)』
『신체 능력치 +50이 상승합니다.』
강하온은 실시간으로 강해지는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경험치들도 놓칠 수 없지.”
강하온은 도시에 있는 모든 암인을 처리하고 다음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다음 신전에 도착했을 때, 강하온은 익숙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네놈······.』
“우리 구면이지?”
전에 꿈에서 빛나의 꿈에서 만났던 여덟 번째 사도 사이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