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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164화 (164/186)

164. ‘라프 일족’의 위기

164. ‘라프 일족’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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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장면을 보게 되면 어떻게 될까? 잠시 사고가 정지한다.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그건 라프 일족도 마찬가지였다.

“······.”

그들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강하온을 쳐다봤다.

‘리프 일족’ 아니, ‘테라’의 원주민에게 암인은 오랜 세월 동안 정신과 몸에 새겨진 절대적인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그런 절대적인 공포를 이방인, 강하온이 가볍게 부숴버린 것이다.

그들은 이게 현실이 아닌 꿈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족장 제카의 행동을 시작의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전설 속의 용사가 재림했다!』

나이도 지긋하게 먹은 노인, 족장 제카는 숭배하듯 강하온을 향해서 절을 했다.

족장 제카의 행동을 시작으로 ‘라프 일족’ 전체가 강하온을 숭배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오랜 세월 기다리던 용사, 그게 강하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악한 노인네 같으니라고.”

강하온은 그런 ‘라프 일족’의 행동에 족장 제카를 쳐다봤다.

이 모든 건 제카가 의도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굳이 의념으로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의념으로 말해서 강하온에게 전달했다.

그로 인해서 아주 조금이라도 강하온에게 책임감을 심어주려고 한 것이다.

“이번에는 정보 값으로 넘어가 주지.”

강하온은 누군가 자신을 이용하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

만약 그러는 일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선사했다.

하지만 이번 한 번은 참기로 했다.

『내가 그대들이 말하는 용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빌어먹을 새끼들은 전부 없애주겠다.』

강하온은 이왕 넘어갈 거, ‘라프 일족’에서 제대로 희망을 심어주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그는 자신을 건든 어둠의 신 테스와 암인을 가만 둘 생각이 없었다.

“와아아아!”

강하온의 말에 라프 일족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제 여기서 볼일은 끝났으니, 저는 떠나겠습니다.』

강하온은 제카에게만 의념을 따로 보냈다.

제카는 의념을 듣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마 암인이 쳐들어올 것을 알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오?』

하지만 강하온은 살짝 미소만 지을 뿐,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누군가한테 좋은 소리를 듣자고 한 것이 아닌, 강하온 스스로가 마음이 불편해서 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고맙네.』

제카는 진심으로 강하온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강하온이 대답하지 않았지만, 강하온이 이곳을 지켜주기 위해서 남았다는 사실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이것도 썩 나쁘지 않네.”

강하온은 누군가가 자신 때문에 기뻐하고 희망을 품는다는 것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강하온은 자신을 보고 환호하는 ‘라프 일족’을 보고 제카한테 들은 신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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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에서 유일하게 마나가 존재하는 곳은 ‘테라’의 주신이었던 생명의 여신 테메르의 시신이 묻힌 장소다

그곳에는 신전이 세워져 있고, 어둠의 교단 사도들이 각각 신전을 맡고 있다.

그중 열한 번째 사도 콜리스, 신전 안에서 명상을 하던 그는 인상을 팍 쓰면서 눈을 떴다.

『감히 어떤 놈이······.』

그의 기분이 불쾌해진 것은 자신과 연결된 부하들의 기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팀의 리더를 이끄는 구스는 나름 그가 신경 쓰는 놈이었는데 사라지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후회하게 해주마.』

자신의 부하인 것도 있었지만, 광인에게 패배한 후 암인들의 결속력은 훨씬 더 강해졌다.

그래서 동족이 죽는 것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코만!』

『부르셨습니까.』

콜리스의 외침에 검은 피부에 은색 머리를 한 키 작고 마른 암인이 나타났다.

그는 콜리스가 가장 신뢰하는 암인이었다.

『늑대를 추적하러 간 구스의 흔적이 순식간에 끊어졌다. 당장 그곳으로 움직인다.』

『당장 총 전력을 준비하겠습니다.』

코만은 처음 등장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네놈에게는 피의 복수를 시작해주마.』

콜리스는 이를 악물고, 동족을 죽인 정체불명의 존재를 증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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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은 빠른 속도로 가장 가까운 신전으로 이동 중이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대교주가 말을 걸어왔다.

『그런데 이대로 그냥 가도 되는 거냐?』

“응? 그게 무슨 말이야?”

뜬금없는 말에 강하온은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아까 그 인간들을 굳이 도와주는 거 같아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줄 알았다.』

역시나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자세히 말해봐.”『내가 아는 암인 녀석들은 동족에 대한 결속이라고 할까? 하여튼 동족을 엄청나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무려 여섯이 죽었는데 가만히 있을까? 아마 복수를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냉정하게 아까 그 전력으로는 암인 둘만 움직여도 전멸이겠지.』

“그 말이었군.”

강하온은 이제야 대교주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다.

“그래서 혹시라도 암인이 없나 살피면서 곧바로 신전으로 움직이고 있잖아.”

강하온이 자신의 감각을 최대로 넓히면서 가는 중이었다.

혹시라도 감각에 암인이 걸리면 모두 처리할 생각으로.

그리고 최대한 빨리 신전에 도착해서, 암인들이 움직이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응?』

강하온의 설명에도 대교주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반응했다.

“뭔데 그래?”

『어째서 녀석들이 몸으로 움직일 거라고 생각하지? 그리고 지금 네가 움직이는 신전이라는 건 어떻게 확신하나?』

“······.”

강하온은 순간 머리에 망치를 맞는 거 같은 충격을 받았다.

『마나가 없으면 사고력도 부족해지는 건가?』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대교주의 말이었지만, 반박을 할 수 없었다.

강하온은 자신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빌어먹을······.”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에 신전으로 가서 마나를 조금이라도 흡수하는 게 한빛나를 찾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하지만 강하온은 그러지 않고, 그대로 몸을 뒤로 돌렸다.

늑대 고기를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 암인과의 전투가 있기 전에 자신을 걱정하던 모습.

이런 라프 일족들의 모습이 생각나서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만약 한빛나가 이 모습을 보고 있다면, 당장 도와주러 가라고 자신을 혼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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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주의 예측은 정확했다.

이미 암인들은 늑대와 죽은 암인이 있던 장소를 알고 있다.

그런데 굳이 빠르게 달려서 목적지에 도착할 필요가 있을까? 강하온처럼 마나라는 힘을 잃은 것도 아닌데?

열한 번째 교주 콜리스는 공간 이동 기술을 이용해서 암인들이 죽은 장소로 이동했다.

번쩍-!

어두운 빛과 함께, 코리손을 필두로 한 암인들이 ‘라프 일족’이 있는 근처에 도착했다.

『여기에 쥐 새끼가 숨어 있었군.』

콜리스는 라프 일족이 거주하는 목책을 쳐다봤다.

『전부 흔적도 없이 지워버려라, 피의 복수를 시작한다.』

콜리스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암인들은 씨익 웃으면서 목책을 향해서 움직였다.

“벌써 도착한 것인가······.”

목책 안에서 제카는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이미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고, 강하온이 떠나자마자 목책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강하온을 붙잡고 싶었지만, 그럴 염치가 없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콜리스의 반응이 빨랐다.

“일반 어린아이와 여자들은 먼저 대피시키고, 일부 전사들만 남기고 전부 떠나라.”

재차는 일족에게 명령을 내렸다.

지금까지 ‘라프 일족’이 암인의 습격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유지 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아이들과 여자들만 살아있다면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아쉽군.”

제카는 어차피 자신들이 전부 덤빈다고 해도 암인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죽음이 두렵지는 않았다.

그는 그냥 아쉬울 뿐이었다.

강하온, 제카가 볼 때 그는 라프 일족에서 내려오는 전설 속의 용사가 맞았다.

그가 어둠에 잠식된 ‘테라’에 빛을 가져오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었다.

“미안하군, 자네들도 보내고 싶었지만, 내 힘이 부족하네.”

제카는 자신과 최후의 결사를 할 전사들을 보며 말했다.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맞습니다, 일족을 위해서 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영광입니다.”

전사들의 씩씩한 모습에 제카는 미소를 지으며, 달려오는 암인들의 앞을 막아섰다.

『이놈들! 이 이상은 지나갈 수 없다!』

제카는 호통과 함께, 품에서 자두만 한 초록 보석을 꺼냈다.

초록 보석은 단순한 보석처럼 보였지만, 전혀 아니었다.

오랜 세월 ‘라프 일족’이 생명 에너지를 저장해 놓은 일종의 저장 창고였다.

꿀꺽-.

제카는 그대로 보석을 삼켰다.

쿵-!

그 순간 제카를 중심으로 공기가 무거워졌다.

그리고 그의 주변으로 초록빛 생명 에너지가 눈에 보일 정도로 일렁거렸다.

쾅-!

제카는 그대로 달려오는 암인들을 향해서 주먹을 휘둘렀고, 폭탄 터지는 소리와 함께 암인들은 튕겨 나갔다.

큰 타격을 줄 수는 없었지만, 암인들을 저지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때부터 숨어서 목숨을 연명한 거였군.』

그 모습을 본 콜리스는 인상을 팍 썼다.

지금 본 모습을 과거에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강한 것은 아닌데, 과할 정도로 강한 생명력을 가진 인간이었다.

그런 힘으로 과거에도 콜리스를 귀찮게 했던 놈이 떠올랐다.

『전부 아바타를 사용해라, 최대한 빨리 없애고 도망간 녀석들을 잡는다』

콜리스도 처음부터 전력을 다했다.

이번에 느꼈기 때문이다.

지금 도망간 녀석들을 잡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또 귀찮은 일이 반복될 거라는 사실을.

구오오-.

암인들의 몸에 불길한 어둠으로 휩싸였다.

그들은 강해진 기운을 어김없이 뽐냈다.

쾅-!

그렇게 제카와 암인이 격돌했고, 세상은 초록빛과 어둠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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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목책으로 돌아가던 강하온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멀리서 갑작스럽게 강한 힘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힘이 느껴지는 곳은 정확히 ‘라프 일족’의 목책이 있는 근처였다.

그리고 그 기운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 노인네, 이렇게 강했나?”

그나마 안심할 수 있는 것은 강하온도 인정할 정도로 강력한 생명의 기운이었다.

정확한 상황을 모르는 강하온은, 단순히 ‘라프 일족’에서 가장 강한 제카의 온전한 힘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이 정도면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 버틸 수 있겠어.”

뭐가 됐든 좋았다.

자신이 도착하기 전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하지만 그의 평온함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생각보다 상대가 강해.”

암인의 기운, 정확히는 사도로 추정되는 존재의 기운이 상당히 강했다.

지금 강하온이 전투하면 귀찮다고 느낄 정도였다.

이 순간에도 빠르게 제카로 추정되는 기운이 빠르게 줄고 있었다.

“영감님, 조금만 더 버티세요.”

강하온은 최대한 육체의 한계를 끌어올려서 빠르게 움직였다.

자신이 도착하기 전까지, 제카가 버티기를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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