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 위기 탈출
159. 위기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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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순이는 차원과 차원을 잇는 차원 이동 마법에 대해 조예가 깊었다.
그도 그럴 게 판게아에서 강하온을 지구로 보내기 위해서 수많은 연구를 직접 해가면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은순이는 차원 이동 마법에 한에서는 대가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차원 이동은 그녀로서도 어려움이 많았다.
판게아에서 지구의 차원을 이을 때의 매개는 강하온이었다.
원래 지구의 인간인 강하온의 존재 덕분에 쉽게 차원을 열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원래 그 차원의 존재가 돌아갈 수 있는 항상성을 이용한 방법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현재 그 녀석들이 있는 차원을 여는 매개체가 없어······.”
현재 한빛나를 납치해간 암인이 있는 차원의 매개체가 없었다.
그렇기에 단순히 대교주에게 한빛나가 있는 차원의 좌표를 얻어서 강제로 열어야만 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녀석들의 차원이 열리는 것을 방해한다면, 그것만으로 너한테도 타격이 갈 수 있어.”
바라 암인의 존재가 강제로 열리는 차원을 방해한다면, 그것만으로 차원을 넘어가는 존재는 강한 반동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강하온이 지구로 왔을 때는 원래 지구인이었기에 일시적으로 마나가 조금 줄어든 것으로 끝났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큰 반동이 올 수 있었다.
심지어는 죽을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은순이는 강하온을 걱정했다.
‘꼭 가야 해?’
사실 은순이는 강하온이 가지 않았으면 했다.
은순이는 지금 이대로, 시간이 지나서 자신이 한빛나의 역할을 대체했으면 했다.
하지만 그것이 강하온에게 큰 힘듦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속으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문제없어, 나 강하온이야.”
강하온은 자신 있게 말했다.
그의 이름 석 자, 그것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처음 판게아로 떨어졌을 때, 평범한 인간이었던 그는 판게아의 금지에서 살아남았다.
그것도 모자라서 결국 판게아를 구원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은순이는 다 알고 있었다.
“바로 차원을 열게.”
은순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주문을 외웠다.
강하온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믿기고 했다.
번쩍-!
은순이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자, 강하온의 집에서는 거대한 황금빛 기둥이 하늘을 뚫을 듯 솟아났다.
그 모습을 보는 강하온을 비롯한 동료들은 전부 감탄했다.
“엄청난 마나군.”
강하온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직접 베히모스를 상대하고, 베히모스의 심장까지 확인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직접 보니까 또 달랐다.
『역시 베히모스인가? 괜히 마나 포식자란 별명이 붙은 게 아니지.』
베히모스를 알고 있던 세주 역시 놀라기는 매한가지였다.
당시에도 무지막지한 마나로 순한 성정과는 달리 포식자라 불렸던 베히모스의 마나는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
자신이나 강하온처럼 마나를 형태로 결집하지 않는 이상, 단순 마나로 이런 거대한 빛의 기둥을 만드는 것은 힘들었다.
『1만 년 정도 황금 대나무를 먹으면 될까?』
의외로 바오는 다른 감정을 느꼈다.
자신이 저 정도 마나를 모으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생각했다.
“아쉽군, 저 녀석의 피를 먹었다면 나도 강해질 수 있었을 텐데.”
드라쿨도 놀람보다는 다른 감정을 느꼈다.
항상 강함에 대한 갈망이 있는 그였기에, 베히모스의 피를 먹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열었어.”
잠시 후, 빛의 기둥이 전부 사라지면서 강하온네 마당에는 거대한 포탈이 생겨났다.
“이봐, 혹시라도 수작질을 부렸다가는 협상을 결렬이라는 거 알지?”
강하온은 손에 들린 영혼석을 보며 말했다.
그곳에는 대교주의 영혼이 옮겨 담아져 있었다.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너야말로 약속이나 지킬 생각 해라.』
대교주는 당당하게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하온의 강함을 체감했고, 이제는 진짜 누스와 광인이 그와 부딪히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전부 금방 돌아올 테니까, 애들 좀 부탁한다.”
강하온은 이제는 가족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료들을 보며 말했다.
이번에 그를 따라가는 동료는 없었다.
강하온이 집을 비운 사이, 저번에 데미안이 습격했던 일을 대비하기 위해 동료들은 남아야 했다.
“진짜 애들한테 인사 안 하고 갔다 와도 되겠어?”
은순이가 나지막하게 물었다.
지금 유일하게 세 아이는 잠에 든 상태였다.
“금방 돌아온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애들 보면 뭔가 기분이 싱숭생숭할 거 같아서.”
강하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나래와 아이들한테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꼭 진짜 떠나는 기분에 그러지 않았다.
어차피 곧 돌아올 생각인데,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믿어라.』
『걱정하지 마, 혹시라도 누가 온다면 전부 다 잡아먹어 버릴 테니까.』
“이 몸이 두 번 실수하는 일 따위는 없을 거다.”
세주와 바오, 드라쿨은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그들은 강하온과 특훈을 겪으면서, 다시 저번과 같은 상황은 생겨나지 않을 거라고 다짐, 아니 확신했다.
“갔다 올게.”
강하온은 남은 동료들을 보고 손을 흔든 뒤, 포탈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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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빛나가 있는 차원으로 연결된 포탈 안으로 들어간 강하온은 상당한 불편함을 느꼈다.
판게아에서 지구로 돌아올 때와는 달랐다.
원래였다면 눈이 번쩍이는 찰나의 순간이 지나면 도착해야 했지만, 강하온은 현재 그러지 않았다.
이미 한 번 겪어봐서 익숙한 풍경, 차원의 틈새였다.
“······.”
하지만 강하온의 얼굴은 그때보다 더 좋지 않았다.
저번에는 안정적인 차원의 틈새였다면, 지금은 빠르게 이동하는 속도 때문인지 강하온의 몸에 상당한 압력이 몰리고 있었다.
심지어 칠죄종과 베히모스가까지 죽이면서 강해진 그의 육체로도 상당한 부담이 될 정도였다.
“이봐, 이거 맞는 거야?”
강하온은 마나를 사용해서 몸을 보호하면서 대교주의 영혼석을 보고 물었다.
차원의 틈새의 마나는 그의 의지에 동조하지 않았고, 체내 마나만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이 순간도 점점 부담이었다.
『맞다고 몇 번을 말하나!』
대교주는 발끈하며 말했다.
그는 거짓을 말한 적이 없었는데, 계속 추궁하면서 물으니 짜증이 났다.
“그런데 이 상황이 맞는 거냐?”
『······.』
대교주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 역시도 은순이의 마법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알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암인 놈 중에서 방해하는 놈이 있는 거 같다.』
“방해한다고 해서 이게 가능해?”
강하온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만약 차원 이동을 방해한다면, 출구로 나오려고 할 때 저항하는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애초에 연결됐던 차원의 통로를 비틀어버린 상황 같았다.
강하온의 상식으로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은순이가 미리 언질해 줬을 것이다.
하지만 은순이가 언질 줬던 건, 차원에 도착했을 때 저항 때문에 몸에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거뿐이었다.
『그 녀석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대교주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런 일이 가능할 수도 있는 존재가 하나 떠올랐기 때문이다.
과거 자신과 대적했던 암인, 어둠의 교단 대교주였다.
자신보다 차원에 대한 조예가 더 깊었던 그라면 중간에 차원의 통로 자체를 비트는 것이 가능할 수 있었다.
그 증거로 현재 강하온은 차원의 틈새 안에서 크게 돌고 있었다.
“그 새끼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여기부터 빠져나가자고.”
강하온은 짜증이 났지만, 일단 차원의 틈새를 빠져나가야 했다.
바다 같이 마르지 않을 거 같았던 마나가 빠르게 소모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빛나가 있는 차원의 위치를 알 수 있어?”
강하온은 대교주한테 물었다.
만약 저번에 데카가 줬던 나침반처럼 길을 찾아만 준다면, 벗어날 수 있었다.
『알고 있다.』
이미 한 번 대교주는 한빛나를 추적했고, 한빛나가 죽지 않는다고 그 힘은 계속 유지된다.
“좋았어, 그러면 위치를 말해.”
『알았다, 저쪽으로 가면 된다.』
“저쪽이라고 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 방향으로 말해.”
『······알았다, 왼쪽 45도 방향으로 가면 된다.』
강하온은 대교주가 말하자마자, 검을 꺼냈다.
그리고는 허공에 검을 휘둘렀다.
서걱-!
그러자 뭔가가 베였다.
강하온이 계속해서 빠르게 도는 차원의 통로였다.
그는 자신의 벤 차원의 통로 사이로 빠져나온 뒤, 대교주가 가리키는 곳을 향해서 빠르게 움직였다.
“대충 그 차원이 느껴진다면 말해, 강제로 들어갈 테니까.”
안정적인 차원이어서 그곳에 마나와 동조한다면 모르지만, 강하온의 마나는 무한이 아니었다.
최대한 빨리, 한빛나가 있는 차원에 들어가야 했다.
만약 들어가기만 한다면, 그다음부터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알았다.』
강하온은 곧바로 앞으로 튀어나갔다.
저번에 차원의 틈새에 왔을 때보다 육체가 확실히 강해져서 그런지, 그의 몸놀림은 그때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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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은 끝이 보이지 않은 차원의 틈새를 쉬지 않고 달렸다.
그렇게 한참을 달렸을 때, 그의 마나도 점점 바닥을 보였다.
“아직 멀었어?”
강하온은 대교주에게 다급하게 말했다.
평소와 달리, 강하온의 목소리에는 여유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마나가 다 떨어진다면 그는 차원의 틈새에서 찌부가 되어 죽어 쓰레기가 될 뿐이다.
그게 아니라면 강제로 근처의 차원을 베고 나서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면 한동안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리고 언제 다시 돌아갈 수 있는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지금 최상의 선택은 빠르게 한빛나가 있는 차원에라도 도착해서 들어가는 거였다.
『이제 거의 다왔다.』
강하온은 듣던 중 반가운 말을 들었다.
지금까지는 더 가야 한다고 대답했던 대교주의 입에서 거의 다왔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차원의 끝자락이라도 도착하면 말해.”
『알았다.』
마음 같아서는 한빛나가 정확히 있는 위치로 가고 싶었다.
실제로 은순이가 사용했던 마법은 정확하게 대교주가 파악한 한빛나가 있는 위치랑 연결되는 마법이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자신의 강함을 이용해서 광인을 이간질해 죽이려고 했던 놈들이다.
진작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고 있었을 게 분명했다.
차라리 놈들이 눈치챌 수 없게 은밀한 곳에 도착해서 한빛나를 찾는 게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후회는 해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강하온은 지나간 일은 신경 쓰지 않고,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방법을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
“아직이냐?”
항상 자신감 넘치는 강하온의 입에서 아쉬운 소리가 나왔다.
거의 마르지 않을 거 같았단 바다 같은 마나가 진짜 바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제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차원을 베는 것도 불가능할 수 있었다.
『저기! 저곳이다!』
그때, 대교주가 소리쳤다.
“저기 말고 어디!”
『네가 보는 정면에서 오른쪽으로 60도, 그곳을 베어라!』
대교주의 말에 강하온은 반사적으로 남은 마나를 사용해서 검을 휘둘렀다.
서걱-!
차원이 베였고, 강하온은 그대로 열린 차원 안으로 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