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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157화 (157/186)

157. 베히모스 사냥.

157. 베히모스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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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차원, 시온에는 신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식물도, 짐승도 있었다.

시온을 지탱하던 세계수나, 창조주를 호위하던 신수가 대표적이다.

그들은 최상위 신에 버금가는 무력을 가졌다.

특히 몇몇은 최상위 신조자 감당되지 않은 무력으로 경계의 대상이기도 했다.

오래전 마계에 터를 잡은 존재도 그러했다.

대지의 정수가 모여져서 탄생한 짐승. 베히모스였다.

물론, 다른 점이 있었다.

베히모스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맞기는 했지만, 난폭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순해서 신들에게는 경계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시온이 분해되면서가 문제였다.

베히모스는 기본적으로 대지의 기운을 먹으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도착했던 차원이 우연인지 운명인지는 모르겠지만, 마기로 가득한 마계였다.

부정적인 힘으로 가득한 마기는 순하기만 했던 베히모스를 난폭하게 만들었다.

난폭해진 베히모스가 마계를 어지럽혔고, 그 당시에 마신 데이아스가 마계를 찾은 거였다.

하지만 베히모스의 강점은 무지막지한 신체, 결국은 죽일 수 없었고 봉인을 시켰다.

그리고 지금, 그 봉인이 깨어나는 순간이었다.

번쩍-!

세상을 뒤덮을 정도로 강렬한 빛이 퍼져나갔다.

“이건 좀 귀찮겠는데······.”

강하온은 미간이 찌푸려졌다.

번쩍이는 빛과 동시에 느껴지는 기운이 심상치 않았다.

단순 가진 힘의 크기로는 강하온이 만난 그 어떤 존재보다 거대했다.

“덩치도 그렇네.”

잠시 후, 빛이 사라지고 베히모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마와 코끼리, 물소가 적절하게 생긴 생김새, 그 덩치는 일대가 그늘을 지게 만들 정도로 거대했다.

마치 앞에 거대한 산이 생겨난 것만 같았다.

『쿠오오오.』

놈의 울음소리는 덩치만큼이나 컸다.

마계 전체로 자신의 의념을 퍼트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

남은 마계 군주들은 서로를 바라봤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괜한 짓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이 본 마지막 모습이었다.

서걱-!

순간적으로 그들의 목과 몸은 분리됐다.

그리고 그들의 몸속에 있는 심장, 정확히는 마나 코어가 몸을 뚫고 튀어나왔다.

마나코어는 허공이 떠오른 채로 한 곳을 향해 움직였다.

그곳에는 강하온이 있었다.

“잔챙이는 빨리 치우고.”

넷의 마나 코어는 그대로 강하온의 아공간으로 들어갔다.

사실, 네 명의 마계 군주가 이렇게 쉽게 당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베히모스의 봉인을 푸는 데 마기를 너무 사용한 탓에 힘이 빠져 있었다.

마계를 지배했던 존재치고는 너무나도 초라한 최후였다.

“이건 꽝인데?”

조금 전, 넷의 마나 코어에서 느껴진 힘이 너무 보잘것없었다.

마치 속 빈 강정이랄까? 강하온은 그곳이 지금 눈앞에 있는 거대한 놈을 소환하느라 그런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저 녀석을 처리해야 하는 건가?”

강하온은 거대한 덩치의 베히모스를 쳐다봤다.

질 거라는 기분이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본능이 말하고 있었다.

웬만하면 피하라고.

그래서 잠시 정신이 팔린 마계 군주 넷을 처리하고 지구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녀석들의 마나 코어는 텅 비어 있었기 때문에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쿠오오오.』

그때, 하늘을 보고 놈이 포효하더니 한쪽 다리를 들었다.

강하온은 놈의 포효에 마나로 귀를 막고, 놈과 거리를 벌렸다.

쿵-!

놈의 다리가 다시 땅에 내려왔고, 땅이 움푹 팼다.

그 충격이 얼마나 큰지, 거대한 구덩이가 생겨나면서 땅이 흔들렸다.

“무시무시하군.”

강하온은 운석이 떨어진 게 아닐까 할 정도로 거대한 구덩이를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도 해낼 수 있는 일이었지만, 단순히 육체가 가진 힘으로, 그것도 단순히 가벼운 발걸음으로 저렇게 할 수는 없었다.

애초에 베히모스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무겁다는 말이었고, 그 말은 놈의 뼈나 근육의 밀도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거였다.

“더럽게 단단하겠어.”

그 말은 방어력이 엄청나다는 것으로도 이어졌다.

강하온은 검에 마나를 실은 뒤 휘둘렀다.

하지만 당연히 베일 것으로 생각했던 그의 예상과 다른 소리가 들렸다.

까앙-!

마치 단단한 철과 철이 부딪히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시에 강하온의 손에서는 엄청난 반탄력이 느껴졌고, 표정이 굳었다.

까앙-! 까앙-!

그 뒤로도 몇 번을 공격해봤지만, 여전히 결과는 같았다.

『쿠오오오!』

오히려 베히모스의 화만 돋울 뿐이었다.

“그래, 이번에도 버티나 보자고.”

강하온의 검에 진홍빛 마나가 눈이 부실 정도로 보였다.

마나가 안 되면 더 강한 힘을 사용하면 됐다.

영역 자체를 검에 실었고,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조금 전까지와는 달랐다.

파지직-!

강하온의 검과 베히모스의 가죽이 부딪히자 강력한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검을 막은 베히모스를 보고 뒤로 물러섰다. 이제야 왜 베히모스에게 공격이 통하지 않았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저 거대한 몸 전체가 영역이나 다름없었군.”

그렇다. 대지의 정수에서 태어난 베히모스, 그의 몸 자체가 대지의 정수이자 영역이었다.

그렇기에 조금 전, 영역과 영역이 부딪히면서 격렬한 반응이 생겨난 것이다.

게다가 베히모스의 근원은 대지의 정수다.

세주가 사용하는 번개의 정수와 비슷한 정도의 격을 가진 힘.

강하온의 검에 실린 죽음과 비견될 정도로 강한 영역이었다.

“제법 시간이 걸리겠어.”

강하온은 이제 베히모스의 비밀을 알았다.

하지만 별로 신경 쓰지는 않았다.

조금 전 격돌로 확실히 누가 더 강한지는 밝혀졌기 때문이다.

베히모스의 가죽에는 선명하게 베인 상처가 남아 있었다.

쾅-! 파지직-!

강하온은 빠르게 움직이며 사방에서 베히모스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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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과 베히모스, 둘의 전투는 상당히 오랜 시간 지속됐다.

그 여파로 주변은 이미 초토화된 지가 오래였다.

하지만 길고 길었던 전투는 어느덧 끝에 다다르고 있었다.

『쿠오······, 쿠오······.』

몸 곳곳에 수많은 상처가 생겨난 베히모스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게다가 몇몇 상처는 위험하다 할 정도로 깊은 상처, 베히모스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반면에 강하온의 상태는 처음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후······, 죽겠군.”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말했지만, 외관은 멀쩡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강하온을 힘들게 한 것은 최근 들어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대교주 강하온을 이렇게 힘들게 하지 않았다.

“시간도 없고, 그만 끝내자.”

강하온은 천천히 베히모스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조금 전부터, 둘의 전투 여파로 포탈이 불안해졌다.

더 시간이 지체했다가는 지구로 돌아가기 곤란해질 수 있었다.

강하온은 손에 힘을 담은 뒤, 베히모스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댔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리고 베히모스의 죽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오랜만에 엄청난 양의 레벨이 올랐다.

베히모스가 얼마나 강했던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맙다······, 지독한 삶을 끝내줘서.』

그때, 강하온의 귀에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하온은 그 목소리의 주인이 베히모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감사의 대가는 이걸로 받지.”

강하온은 베히모스의 거대한 시신을 아공간에 넣고는 지구와 연결된 포탈로 향했다.

그렇게 강하온이 사라진 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누군가 나타났다.

하얀 피부의 검은 머리, 거기에 머리와 같은 색의 옷을 입은 미청년, 마신 데이아스였다.

『······.』

데이아스는 강하온이 떠난 곳을 싸늘하게 바라봤다.

강하온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즈음, 포탈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고 있었고, 그는 빠르게 포탈 안으로 몸을 던졌다.

“후······, 큰일 날 뻔했네.”

다행히 강하온은 아슬아슬하게 포탈 안으로 돌아갔고, 지구에 제대로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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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은 지구로 돌아오는 즉시, 은순이를 찾았다.

“물건은?”

“여기.”

강하온은 마계에서 구해 온, 마계 군주들의 마나 코어를 꺼내서 책상 위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으음, 이 정도로는 부족해. 마기를 정화 시키면 별로 남는 게 없을 거야.”

은순이는 마계 군주들의 마나 코어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몇 개는 그래도 쓸만하지만, 대부분은 거의 비어서 정화를 한다면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 정도였다.

“나도 알지.”

강하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도 마지막에 죽인 마계 군주들의 마나 코어는 별로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일단 구해와서 꺼내 놓은 거야, 진짜는 따로 있으니까 잠깐 따라 나와봐.”

“응?”

은순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여기서는 꺼낼 수가 없거든.”

강하온은 은순이의 팔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은순이는 뒤에서 귀가 붉어진 채 조용히 따라 나갔다.

마당에 도착한 강하온은 아공간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가 꺼낸 것은 노란색 거대한 보석, 베히모스의 심장이다.

말이 심장이지, 사실 베히모스의 마나 코어였다.

쿵-!

그 크기가 얼마나 큰지, 마당 한쪽을 가득 채웠다.

은순이의 실험실에서 꺼냈다가는 꽉 찰 정도의 크기였다.

“······.”

평소 잘 놀라지 않는 은순이었지만, 이번에는 놀랐는지 입을 떡 벌렸다.

“이, 이건 대체 뭐야?”

은순이의 목소리가 떨렸다.

마당 한쪽을 채우는 거대한 보석, 그것은 마나의 결정체였다.

그것도 아주 순도 높은 마나.

마나의 종족인 드래곤이라고 해도 드래곤 하트가 저렇게 크지는 않았다.

그나마 제일 컸던 게 강하온이 죽였던 마신룡의 드래곤 하트였는데, 그 크기가 일반 성인 여자 크기였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 보이는 베히모스의 심장은 얼추 봐도 그거에 10배는 더 컸다.

“나도 이름은 몰라, 그런데 마계라는 곳에 봉인되어 있던 존재였어. 아마도 그 원시의 차원과 관련 있는 존재가 아닐까 싶네.”

강하온은 베히모스가 베히모스라는 것을 몰랐다.

단지 원시의 존재라는 것만 짐작할 뿐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거대한 시신을 꺼내서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강하온네 집은 물론, 주변 일대가 전부 사라져서 그럴 순 없었다.

그래서 놈의 생김새를 말해주며 간단하게 설명만 해줬다.

『베히모스였나 보군.』

그때, 둘 사이로 세주가 뛰어내리면서 말했다.

“베히모스?”

『그래, 네가 말한 생김새나 전투 얘기를 들어보니 맞을 거다. 그런데 그 녀석을 죽이다니, ······놀랍군.』

세주는 강하온을 보고 질린다는 듯 쳐다봤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비상식적인 심장만 봐도 알겠지만, 베히모스의 강함은 엄청났다.

사실상 시온에서 창조주를 제외하면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다.

하지만 성격이 워낙 온순해서 다들 신경 쓰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강하온은 시간이 지나서 더욱 강해진 베히모스조차 가볍게 이겼다.

세주는 생각 했던 것보다 강하온이 훨씬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시간 약속을 잘 지키네.”

『······.』

세주는 멈칫했다.

지금은 마침, 세주가 특훈을 할 시간이었다.

“그럼 부탁해.”

“알았다.”

은순이는 베히모스의 심장을 챙기고 실험실로 들어갔고.

“그럼 우리도 가자.”

강하온과 얼굴이 하얗게 질린 세주는 특훈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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