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 칠죄종 사냥(1)
155. 칠죄종 사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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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주 봉인시킨 뒤, 누스는 혹시 자신도 그러지 않게 될까 하는 걱정에 커졌다.
그렇기에 누군가 자신을 공격하기 전에, 먼저 자신이 공격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지나칠 우려일 수 있었지만, 실제로 그랬다.
당시 창조주를 공격했던 모든 신이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누스의 우려 섞인 걱정 대로 움직인 신은 분명히 있었다.
대표적으로 지구를 침략했던 악신이다.
그리고 그중에 한 명은 마신도 있었다.
부정을 관장하는 마신 데이아스, 최초로 만들어진 12신은 아니었지만, 최상위 강자에 속했던 그도 그중 하나였다.
그는 지구를, 정확히는 가이아가 가진 태초신의 파편을 노렸다.
하지만 그는 섣불리 행동하지 않았다.
창조주를 최전선에서 상대했던 그는 누구보다 창조주의 강함을 확실하게 느꼈고, 그의 파편이라도 무시하지 못할 힘을 가졌다고 확신했다.
그래서 다른 신들을 꼬드겨서 지구로 보냈고, 돌아오지 않는 그들을 보며 자기 생각이 맞았다고 생각했다.
『오래 걸린다고 해도 확실히 해야겠군.』
그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했다.
부정한 에너지로 가득한 차원 마계를 찾았고, 그 차원의 존재하는 인류를 마족이라 칭하며 군림했다.
그들에게는 지구를 침략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두며, 서로를 투쟁시켰다.
그렇게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고, 데이아스의 강력한 일곱 마족이 추려졌다.
초월종의
일곱 마족은 각각 달랐다.
누구는 교만했으면 또 누구는 인색했다.
다른 누구는 질투, 분노, 음욕이 많았고, 탐욕적이면서 나태했다.
데이아스는 그들의 모습에서 시온의 주민이었던 자신들을 느꼈다.
최초에 시온에서는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겨났던 부정적인 감정들.
데이아스는 자신들이 저지른 일곱 가지 죄악을 상징하는 그들을 칠죄종이라 부르며, 자신의 신격 일부를 나눠줬다.
당연히 목적은 지구의 침략이었고, 마계의 왕이라 불리는 칠죄종들은 마신에게 충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전부 지구를 노리고 있었다.
일곱 개로 나눠진 마계. 그중 한 곳의 주인인 탐욕의 군주, 마몬은 고민이 많았다.
『레비아탄, 그 녀석은 그 뒤로 소식이 없군.』
가장 먼저 지구로 넘어간 질투의 군주 레비아탄이 너무 조용했기 때문이다.
강하온에게 순간 삭제를 당했지만, 마계와 지구의 차원은 완전히 연결되지 않았기에 그들은 알 수 없었다.
『설마 그 녀석에게 정복을 당한 것인가?』
마몬은 괜한 불안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다른 놈들이면 몰라도 그놈한테 그리 쉽게 당할 리는 없겠지,』
마계를 일곱 등분하고 있는 군주들, 그들은 모두 군주라 불리지만 그 강함에는 차이가 있었다.
질투의 레비아탄은 마계 군주 중에서 가장 약했다.
『그랬다면 마신께서 시키지 않았겠지.』
마몬은 레비아탄이 죽으면 죽었지, 지구를 정복하지는 못했을 거로 생각했다.
마신 데이아스는 일곱 군주한테 지구를 정복하는 것을 항상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고작 레비아탄 하나로 쉽게 끝날 일이었다면 그러지 않았을 거라 판단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일단 확인은 해봐야겠군.』
탐욕의 마몬, 이대로 가만히 있기에는 그의 탐욕은 너무 강했다.
그는 자신의 성 내부에 있는 포탈로 향했다.
지구와 연결은 됐지만 출구가 없는 반쪽짜리 포탈, 하지만 그의 힘이라면 가볍게 반대쪽과 연결된 곳을 열 수 있었다.
마계는 다른 차원보다 마나 밀도가 비교도 할 수 없이 높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힘은 마족을 제외하면 사용할 수 없는 마기였다.
『뭐지?』
포탈을 열기 위해서 준비하던 마몬은 미간을 찌푸렸다.
오랜 시간 아무런 변화도 없었던 포탈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포탈을 경계했다.
그 역시도 마신을 닮아 그런지 조심성이 많았다.
『전부 포탈을 경계하라.』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와 같이 왔던 마족들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포탈 앞에 진을 쳤다.
완벽하게 진형을 만든 마몬의 부하들이 보여주는 기세는 엄청났다.
마족 하나하나도 강했는데, 장군 역할을 하는 최상급 마족들은 초월자의 반열에 오른 존재들이었다.
괜히 전투 민족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잉-!
그때, 포탈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지구 쪽에서 포탈을 열었다는 말이었다.
『설마 그 녀석이?』
마몬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레이바탄이었다.
녀석이 마계 군주 중에서 제일 약하다고 하지만, 차원을 강제로 열어서 연결된 입구를 찾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마몬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운이 좋군, 녀석의 것을 빼앗으면 되겠어.』
마계 군주들은 기본적으로 마신 데이아스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하지만, 자기들끼리는 경쟁하는 관계이다.
실제로 데이아스는 이러한 경쟁 관계를 부추겼다.
그래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 결과물이 그랬으니 말이다.
마몬은 이참에 레비아탄이 구해온 것을 빼앗을 생각이었다.
『응?』
포탈이 열리고, 그 안에서 누군가 걸어 나왔다.
당장에 레비아탄이라 생각하고 공격하려 했던 마몬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곳에는 인간이 있었다, 차원 강제로 베어서 마계로 온 강하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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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은 레비아탄을 처치했던 여수로 향했다.
당시에 닫힌 줄 알았던 포탈이라 생각했는데, 알아보니 한쪽으로만 닫혀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강하온은 곧바로 차원을 열어서 레이아탄이 나온 차원으로 향했다.
한빛나가 있는 차원 이동을 할 에너지원을 얻기 위해서.
서걱-!
가볍게 차원을 갈라버린 강하온은 곧바로 포탈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마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런 곳도 있었나? 미친 곳이군.”
강하온이 마계에 처음 입성하고 느낀 감상이었다.
미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기 중에 퍼진 마나의 농도가 짙었다.
물론, 그게 좋다는 것은 아니었다.
강하온 같은 사람이야 예외지만, 마나를 버티지 못할 몸을 가졌으면 오히려 독이 될 만한 환경이다.
게다가 이곳의 마나는 부정한 기운이 섞여 있었다.
레비아탄의 심장에서 느껴졌던 그 기운, 마신룡한테에서도 느꼈던 마기와 비슷했다.
이런 마나는 특이한 체질이 아니면 독이었다.
“뭐야? 손님 온다고 마중이라도 나온 건가?”
강하온은 앞에서 느껴지는 기운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마몬을 비롯한 마족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제법 강하네.’
마족들은 하나하나가 꽤 강했다.
특히, 그들의 몸에 자연스레 뿜어져 나오는 거친 기세, 이것은 수많은 전투의 경험으로 얻은 것이다.
강하온의 투기와 비슷했다.
‘하긴,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았는데 약한 게 이상하지.’
강하온은 충분히 이해가 됐다.
이런 지독한 환경에 적용하는 몸이라면 자연스럽게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저놈이 그놈이네.’
강하온은 수많은 초월자, 최상급 마족 사이에 있는 마몬을 봤다.
레비아탄과 마찬가지로 에너지원이 될 힘을 가진 존재라는 걸 알았다.
‘전에 녀석보다 훨씬 강하네.’
원래 마몬이 더 강하기도 했지만, 마계라는 환경 때문에 강하온이 느끼기에는 마몬이 훨씬 강하게 느껴졌다.
『네놈은 뭐지?』
강하온이 생각을 이어가고 있을 때, 마몬이 강하온을 보며 말했다.
“나? 알아서 뭐 하려고? 어차피 뒤질 건데 굳이 알 필요 없잖아?”
『건방진 놈······.』
마몬은 강하온의 모욕적인 말에 표정이 일그러졌고, 그게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는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을 끝으로 생을 마감했다.
“내가 시간이 없어서 빨리 끝나자고.”
강하온이 검을 검집에 넣자, 마몬을 비롯한 모든 마족의 목과 머리가 분리되어 떨어졌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들의 강함을 알려주는 메시지도 떠올랐다.
한동안 정체되어 있던 레벨이 여러 개 올라갔다.
“일단 모르니까 다 챙겨야겠군.”
강하온이 손가락을 튕기자, 모든 마족의 시신이 허공에 떠오르면서 그의 앞으로 빨려 들어왔다.
그렇게 아공간에 모두 넣은 뒤, 강하온은 다른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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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이 가장 가까이서 느껴지는 힘을 따라서 움직였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색욕의 군주 아스모데우스가 다스리는 구역이었다.
“기분 나쁜 곳이네.”
경계가 달라지자 공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대기 중에 퍼진 마나에 미혹의 기운이 들어 있었다.
보통 인간이 여기 있다면,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였다.
“빨리 치워버리고 가야겠어.”
강하온은 가장 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던 중, 그의 앞에 적이 나타났다.
“어머, 오랜만에 보는 인간이네?”
“나랑 같이 놀까?”
“나도! 넷이 같이 놀자.”
헐벗은 여자 마족들은 교태를 부리며 강하온을 유혹했다.
대기 중에 퍼진 마나가 주는 특유의 분위기와 여자 마족의 분위기가 시너지를 주면서 강력한 매혹이 발동됐다.
“······.”
강하온은 말없이 마족들을 지켜봤다.
“그래, 같이 놀자고.”
마족들은 강하온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매혹이 통했다고 생각하고는 다가왔다.
그때, 가만히 있던 강하온의 팔이 움직였다.
서걱-!
그와 동시에 날카롭게 베이는 소리와 함께, 마족들의 목과 몸이 분리되어 떨어졌다.
강한 매혹이기는 했지만, 강하온의 정신력을 뚫기에는 부족했다.
“확실히 별로인 곳이야.”
한없이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었지만 결국 근본은 인간의 육체, 인간의 육체로서 지금 있는 곳은 그리 좋은 곳이 아니었다.
강하온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걱-! 투드득-!
그 뒤로도 중간중간에 헐벗은 여자 마족, 심지어는 남자 마족도 등장하며 강하온을 막아섰지만, 강하온은 전부 일격에 베어버리고는 엄청난 속도로 이동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이곳에서 벗어날 생각이었다.
“······이건 좀 역하군.”
순식간에 강한 기운 느껴지는 곳에 도착한 강하온 인상을 찌푸렸다.
그곳에는 지금까지 봤던 헐벗은 남녀 마족이 뒤엉켜 있었다.
게다가 미혹의 기운이 훨씬 짙어졌다.
『인간? 난 그 탐욕적인 새끼가 미쳐서 이곳을 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군.』
강하온에게 중성적인 의념이 들려왔다.
듣는 것만으로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거북했다.
강하온은 자신에게 의념을 보낸 존재가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수많은 마족이 있는 곳의 중앙, 여성인지 남성인지 제대로 알 수 없는 마족이 있었다.
그 마족을 보고 알 수 있는 것은 매혹적인 외모를 가졌다는 것과 그가 여기서 가장 강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는 거였다.
처음 포탈에 들어오자마자 봤던 마족보다.
마족의 정체는 색욕의 군주, 아스모데우스였다.
『네놈, 아주 맛있게 생겼군. 소유하고 싶어.』
아스모데우스는 입맛을 다시면서 강하온을 풀린 눈으로 강하온을 쳐다봤다.
그 모습에 강하온은 절로 표정이 일그러졌다.
“생긴 것만큼이나 재수 없게 말하는군.”
강하온은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렀고, 가볍게 아스모데우스의 목을 베어냈다.
“응?”
하지만 손에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은 것에 강하온을 고개를 갸웃했고, 순간 그의 앞에는 분홍색 빛이 번쩍였다.
『네놈은 과연 어떤 취향을 가졌을까?』
뒤를 이어 재수 없는 아스모데우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