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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151화 (151/186)

151. 바오의 특훈

151. 바오의 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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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과 거리를 벌린 드라쿨은 타르빙으로 자신의 손을 베었다.

그리고는 허공에 피를 흩뿌렸다.

그때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중력에 의해서 바닥으로 떨어져야 할 피가 드라쿨의 앞에 멈춰서 내려가지 않았다.

몽글-, 몽글-.

작은 방울의 피는 조금씩 덩치를 키워나가더니, 이내 드라쿨의 모습으로 변화했다.

-이게 내 비장의 수다.

허공에는 수백이 넘어가는 드라쿨이 생겨났고, 그들이 동시에 말하는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그때 그 슬라임을 사용한 건가?”

강하온은 드라쿨이 준비한 한 수가 뭔지 알 수 있었다.

피의 참회동, 그곳을 지키던 블라드 슬라임.

그 당시 바닥에 떨어진 잔해를 열심히 쓸어 담아가더니 복구한 듯했다.

“제법이야.”

충분히 비장의 한 수라고 말할 만했다.

순식간에 드라쿨이 수 백명 생겨난 것이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지금 뿜어내는 위압감은 조금 전 피의 기사단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났다.

-크하하하, 역시 알아보는군.

수백의 드라쿨은 광소를 터트렸다.

“하지만 불안전하네?”

-······.

대승을 걷은 것처럼 웃던 수백의 드라쿨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웃음을 그쳤다.

강하온의 말이 제대로 정곡을 찔렀기 때문이다.

“모습이랑 기세만 흉내 낸 건가?”

강하온의 눈은 정확했다.

현재 드라쿨은 블러드 슬라임을 제대로 복구하지 못했다.

창조주가 만든 생물답게 웬만한 수준으로 고쳐내기는 힘들었다.

그나마 그의 뛰어난 마법 지식으로 반 정도만 복구한 생태였다.

이러한 이유로 데미안과의 전투에서도 꺼내지 못했었다.

“불안전한 이유가 뭔지 알아?”

강하온은 드라쿨을 보며 말했다.

“뭐지?”

드라쿨은 귀를 기울였다.

사실 강하온이나 은순이라면 알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자존심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아서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먼저 물어봐 주니 기회라고 생각하고 물었다.

“지금 네 격이 부족해서다, 저 슬라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신격이 필요하거든.”

애초에 창조주가 만든 생명체다, 하지만 블미르와 전투 때 그 흔적이 전부 지워진 상황, 다시 블러드 슬라임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창조주의 신격을 대체할만한, 적어도 흉내는 낼 만한 신격이 필요했다.

하지만 드라쿨은 완전히 블미르의 신격을 흡수하지 못했다.

만약 100% 흡수했다면, 적어도 강하온이 오기 전까지 시간은 버텼을지도 몰랐다.

“신격을 높일 방법이 있는데 알려줄까?”

“그런 방법이 있었나?”

드라쿨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강하온을 쳐다봤다.

사막 한가운데서 오아시스를 찾은 기분이었다.

분신 드라쿨도 전부 눈을 반짝였다.

“있지, 맞으면 된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것만큼 훌륭한 방법이 없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생존 본능이 발휘되어 드라쿨의 몸에 잠든 블미르의 힘을 전부 녹이는 것이다.

“그게 무슨······.”

어이가 없는 강하온의 말에 드라쿨은 인상을 팍 썼다.

하지만 말을 끝까지 이어갈 수 없었다.

“이 꽉 깨물어라, 바로 시작하니까.”

강하온은 곧바로 드라쿨의 옆으로 이동해서 주먹을 뻗었다.

“끄아아악!”

사각을 통해서 들어온 강하온의 공격에 드라쿨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었다.

“끄아악! 그, 그만! 때린 데 또 때렸다!”

그 뒤로도 한동안 드라쿨의 처절한 비명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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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의 다음 특훈 상대는 바오였다.

“각오는 했겠지? 진짜 죽일 생각으로 할 생각이다.”

『물론이지, 또다시 그런 무력감을 느낄 바에는 차라리 죽은 게 낫다.』

바오는 드라쿨과 달리, 가장 먼저 강하온에게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했다.

오랜 시간 대수림이라는 거대한 야생에서 제왕으로 군림했던 그였다.

그런데 데미안을 상대하면서 그는 무력하게 아무것도 하지도 못하고 도망만 다녀야 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그가 가장 기억하기 싫은, 끔찍한 과거였다.

바오는 다시는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잘 생각했다.”

강하온은 바오의 바뀐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사실 바오의 재능도 어디 가서 꿇리는 그런 재능이 아니었다.

킹 팬더는 애초에 지능이 아주 뛰어난 종족이었다, 거기에다 바오는 대수림의 제왕으로 군림해오던 시간 동안에 영약을 숨 쉬듯 먹었다.

마나의 양으로는 웬만한 드래곤도 한 수 접어주는 수준이었고, 자연스럽게 육체도 이미 바디 체인지를 몇 번이나 겪을 정도로 고강했다.

이런 바오에게 유일한 단점은 바로 게으름이었다.

팬더 특유의 성격이라고 할까? 바오는 게을렀다.

대수림의 제왕이 되기 전까지는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랬을지 몰라도, 제왕이 된 후부터는 게으름을 넘어서 나태의 저주가 걸렸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드라쿨한테 패배했을 때 잠시 불타오르기는 했지만, 이긴 뒤에는 다시금 게을러졌다.

그래도 자기 딴에는 열심히 수련했다고 하지만, 강하온의 눈에는 게으른 팬더가 자기 합리화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수련보다는 대나무 잎을 먹는 것이 더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네가 할 건 두 가지다.”

바오는 드라쿨과는 달랐다.

그래도 더 높은 수준이었기에 거기에 맡는 수련이 있었다.

『두 가지?』

“그래, 두 가지, 일단 한 가지는 창술이다.”

『창술? 내 창술이 부족하다는 건가?』

바오는 조금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

그의 창술은 살기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인 것과 강하온에게 배웠던 창술이 베이스였다.

그리고 그 뒤, 그는 뛰어난 지식으로 창술을 이상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그렇기에 순수하게 창술로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군, 지금 그 자리에서 창으로 나를 공격해봐. 나는 원 안에서 벗어나지 않을 테니까.”

강하온은 바닥에 직경 1m도 되지 않은 원을 그리고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나를 너무 무시하는군』

바오는 인상을 팍 쓰고는 수인화를 한 뒤 창을 말아쥐었다.

다른 건 몰라도 창술에 자부심이 가득한 그였기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긴장했나? 혓바닥이 길어.”

옅은 미소를 짓는 강하온을 보고, 바오는 대답도 하지 않고 창을 그대로 찔렀다.

둘 사이의 거리는 불과 1m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쐐액-!

지척에서 찌른 황금 죽창은 섬뜩한 소리와 함께 강하온의 왼쪽 가슴을 노렸다.

거리가 너무 가깝다 보니 뻗는 순간 강하온에게 닿을 정도였다.

“빠르긴 하지만 너무 단순해.”

하지만 강하온은 몸을 옆으로 돌리면서 가볍게 바오의 공격을 피해냈다.

『창은 회수하기 전까지 공격이 끝난 게 아니다.』

바오는 왼손으로 창대의 맨 뒤를 살짝 건들었다.

그러자 빠르게 움직이던 창의 날이 흔들렸고, 그로 인해 수십 개의 창영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번에도 강하온은 손쉽게 바오의 공격을 피해냈다.

귀신같이 환영이 아닌 창이 있는 곳을 알고 움직였다.

강하온의 빠른 움직임 때문에 창에 찔리는 그의 환영이 생겼다 사라졌다.

『하압!』

바오는 오른쪽 발의 축을 왼쪽 대각선으로 움직이면서 그대로 창을 휘둘렀다.

이때 창은 잡은 손목은 살짝 댔다, 그러자 창은 사선으로 강하온을 향해 휘둘러졌다.

후욱-!

무시무시한 바람 소리와 함께 휘둘러진 창을 보고, 강하온은 그대로 점프를 해서 피해냈다.

바오는 그 상태에서 곧바로 창을 위로 올려쳤다.

휘리릭-!

강하온은 예상했다는 듯 허공에서 몸을 돌려 피해내면서 바닥에 착지했다.

그리고 바오도 기다렸다는 듯 땅을 향해서 창을 내리쳤다.

콰앙-!

일순간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흔들렸다.

단순히 창과 신체만으로 만든 엄청난 위력이었다.

하지만 강하온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제법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데미안이라는 놈의 수준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 수준의 적에게 이런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강하온이 있던 땅은 전부 박살 나 있었지만, 여전히 강하온은 처음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바오의 죽창은 강하온의 바로 옆 땅에 박혀 있었다.

『······.』

바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바로 지척에서 시도한 공격을 막는 것도 아니고 가볍게 전부 피해버렸으니 말이다.

그리고 데미안과의 전투가 생각나는 것도 한몫했다.

전력을 다했던 바오의 공격을 데미안도 가볍게 피해냈다.

“지금부터 내 공격을 피해 봐.”

강하온이 손을 뻗자, 바닥에 떨어져 있던 나뭇가지가 날아와 잡혔다.

“나는 찌르기로 네 미간을 노릴 거다,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해 봐.”

『······재수 없는 놈.』

바오의 미간이 팍 찌푸려졌다.

공격 방법과 지점까지 가르쳐주다니, 이건 자신을 무시하는 처사였다.

바오는 어떻게든 피해내서 저 높은 코를 납작하게 해주겠다고 생각하면서 나뭇가지에 집중했다.

“시작하지.”

강하온이 팔을 들어 올렸고, 팔을 뻗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이상했다.

거북이가 움직인다고 할 정도로 느린 속도, 어린아이도 쉽게 피할 수 있는 정도에 찌르기였다.

너무 쉽게 피할 수준의 찌르기, 이걸 피하라니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한 일은 따로 있었다.

『······.』

바오는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천천히 자신의 미간으로 다가오는 나뭇가지를 보면서 식은땀을 흘렸다.

그렇게 나뭇가지가 다가오는데도 바오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고.

툭-.

나뭇가지는 바오의 미간에 닿았다.

『허억, 허억······.』

강하온이 나뭇가지를 내리자, 바오는 바닥에 주저앉아서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대체 지금 뭐였지······.』

바오는 조금 전 상황을 다시 떠올렸다.

분명 처음에는 천천히 오는 나뭇가지를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몸이 나뭇가지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단순히 거기서 끝이 아닌, 자신의 존재 자체가 나뭇가지에 먹혀 버릴 거 같은 공포가 느껴졌다.

“처음 겪어 보는 것을 보니까 데미안이라는 놈의 수준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나 보네.”

강하온은 바오의 반응으로 데미안의 수준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이건 추측이고 당시 데미안이 전력을 다 안 했다는 것을 보면 확실히는 몰랐다.

“조금 전에 보여준 것은 너를 공격하겠다는 내 의지를 나뭇가지에 담아서 공격한 거다,”

커다란 행성에 중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강력한 의지도 잡아당기는 힘이 있다.

강하온이 신의 경지에 오르고 얻은 깨달음 중 하나였다.

“단순한 빠르기와 기교로는 일정 수준의 강자한테는 통하지 않아.”

일정 수준의 적에게는 단순한 빠르기와 기교는 소용이 없었다.

“그렇기에 너는 창술에 의지를 담는 훈련을 해야 한다.”

바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하온의 자신과 격차를 다시 한번 느끼면서, 강하온의 말에 무조건 따르기로 했다.

『그런데 다른 하나는 뭐지?』

지금 보여준 것만으로도 엄청난 신기에 가까운 힘이었는데, 다른 하나는 과연 뭘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하나는 영역을 활용하는 거지.”

『영역?』

“그래, 네 영역이 특별하기는 하지만 느려 터져서 맞을 일이 없으니까.”

『······.』

바오도 무언의 동의를 했다.

이번에 데미안을 상대할 때, 처음에는 데미안도 당해줬는지만 알고 난 뒤로는 전부 피하거나 막아버렸다.

상대에게 닿기에는 바오의 영역은 너무 느렸다.

“그렇다면 빠르게 공격하면 되는 거야.”

강하온은 아공간에서 자신의 검을 꺼냈고, 그의 검에서는 진홍빛 마나가 뿜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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