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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131화 (131/186)

131. 수호자 강하온

131. 수호자 강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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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예상하지 못한 세주의 말.

집안은 찬물이라도 끼얹진 듯 조용해졌다.

이런 상황에 오히려 말을 꺼낸 세주는 난감했다.

이게 그렇게 놀란 말인가? 굳이 집까지 데려온 걸 보면 애초에 생각이 있었던 거 아냐?

설마, 집으로 유인해서 잡는다 그런 건가?

세주 역시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여러 생각이 들었다.

『으음, 동맹할 생각이 없는 건가?』

세주는 혹시나 자신의 말을 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한번 말했다.

그런 세주의 태도에 집 안에 있는 모두가 강하온을 쳐다봤다.

“내가 분명 시답지 않은 말 하면 죽인다고 했을텐데?”

강하온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검을 꺼냈다.

수 차례 세주의 목을 베었던 그 검이다.

『자, 잠깐! 대체 왜?』

세주는 다급하게 외치며 강하온을 멈춰 세웠다.

“왜냐고? 지금까지 적으로 알던 놈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갑자기 동맹하자고 하네?”

강하온은 지금까지 신들을 대할 때와 다르게 친절하게 설명했다.

세주의 모습 때문이었다.

진짜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 게다가 어떤 적의도 없다.

지금까지 만난 신들과 달리, 오만함, 선민의식 같은 자신은 다르다는 느낌을 주지도 않았다.

애는 착한데 모자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없는 놈이 있어?』

세주는 어이 없다는 듯 대답하고는, 그게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게 나구나?』

역시 강하온의 예상대로 모자란 거였다.

『으음, 궁금한 게 있으면 나한테 물어볼래? 민감한 질문이 아니면 뭐든 대답할 테니까.』

세주는 잠시 고민하다,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생긴 것과 달리 허물없는 모습, 세주는 확실히 강하온이 지금까지 봐왔던 신과는 달랐다.

“일단 네가 적이 아니라는 것부터 말해봐.”

『그러고 보니 나를 악신이라 불렀지? 그러면 가이아와 생긴 오해부터 말해야겠네. 전부 얘기를 하자면 조금 길어질 거 같은데, 괜찮나?』

강하온은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어차피 동맹하게 될 거라면 상대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 놓는 게 좋았다.

『뭐, 그럼 동의했다고 생각하고 말하지.』

세주는 자신이 창조주가 최초로 탄생시킨 열둘의 신 중에서 구름의 신, 코라손의 자식이라는 것을 말했다.

“누스, 그 녀석이 광인을 만든 개념과 비슷한 건가?”『광인이면 그때 그 녀석들을 말하는 건가?』

세주는 자신을 깨웠던 스테락을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으면 다를 거다. 코라손은 나를 신으로 만들었다면, 누스 그 녀석은 자신의 심부름을 할 새로운 종족은 만든 것뿐이지.』

“그렇군, 그럼 너도 코라손이라는 네가 모시는 신 때문에 지구로 온 건가?”

『아니, 코라손은 죽었어. 내 손에 직접.』

세주는 멋쩍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하지만 그와 달리, 듣는 사람들의 표정은 굳었다.

그들의 개념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버지를 직접 죽인 것과 다름없었다.

『미안하지만 왜 죽였는지는 묻지 말아줘, 그건 좀 민감한 문제라서.』

세주는 분위기 이상해지자, 웃으면서 먼저 말했다.

강하온도 굳이 세주에게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럼 지구는 왜 온 거지?”

『······꼭 살리고 싶은 자가 있었거든,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가이아 그 아이가 가진 태초신의 파편이 필요했어.』

세주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그래서 도움을 받을까 왔는데, 이미 파편을 노리고 온 정신 나간 놈들 때문에 예민했나 봐. 파편의 힘으로 날 재워버리더라고.』

세주는 강하온의 질문에 성실히 대답하면서, 가이아와 있던 오해까지 말했다.

강하온 역시, 세주의 말에서 거짓을 말한다는 흔적이나 느낌을 받지 못했다.

“동맹을 하자고 한 이유는?”

『그야 누스 그놈은 예전부터 뭔가 음흉했거든.』

세주는 자신을 깨운 것이 스테락이라는 것과 그들이 자신에게 동맹을 제의했다는 것을 말했다.

『그런 놈을 믿기에는 좀 찝찝하잖아.』

“고작 그런 이유라고?”

『물론, 다른 것도 있지. 나는 신이라고 자신이 뭐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하는 그 새끼들이 역겨울 정도로 싫거든.』

세주는 치가 떨린다는 듯 대답했다.

“가장 중요한 걸 빼먹었군, 동맹해서 네가 얻는 이득은 뭐지?”

『별거 없어, 만약 누스를 전부 정리하면 그때 가이아에게 말해서 부탁 하나만 들어줘.』

“좋아, 그 동맹이라는 거 하도록 하지.”

강하온은 세주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아공간에 있는 종이 한 장을 꺼내 세주에게 건냈다.

『이게 뭐야?』

“영혼의 계약서, 뭐든 확실한 게 좋잖아.”

영혼의 계약서, 서로의 영혼을 걸고 하는 계약으로,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시에 영혼이 소멸하게 되는 계약이다.

『뭔지 모르겠지만, 끔찍한 물건인 거 같네. 뭐, 어떻게 하면 되지?』

세주는 영혼의 계약서를 처음 보기는 했지만, 대충 어떤 물건이라는 것은 눈치챌 수 있었다.

그런데도 그냥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진심으로 동맹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피를 한 방울 계약서 위에 떨어트려라.”

『내 피 비싼데.』

세주는 장난을 치면서 피 한 방울을 계약서 위에 떨어트렸다.

그렇게 둘을 서로 상대방에서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할 수 없다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도 끝났으니 이만 난 가도록 하지.』

목적을 이룬 세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참, 혹시라도 먼저 놈들을 공격할 생각이라면 추천하지 않겠어.』

떠나려던 세주는 갑자기 생각이 났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마치, 강하온이 교단을 먼저 습격하려는 것을 아는 눈치였다.

“알고 있었나?”

『저기 저 드래곤 아가씨한테 누스의 힘이 느껴지거든, 그 음흉한 놈이라면 다 알고 있을 거야. 미리 함정을 파놓았을 거야.』

세주는 은순이를 보면서 말했다.

『네가 강한 건 충분히 알겠지만, 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그 새끼가 음흉하기도 하지만, 약한 건 또 아니거든. 게다가 내가 아는 건 아주 오래전인데, 지금은 더 강해졌겠지. 그러니까 놈을 노릴 생각이라면 조금 기다려.』

“조금?”

『안 그래도 그 자식들 뭔가를 준비하려는지 나한테 기다리라고 하더라고, 차원의 틈새에 있는 거 같은데 적어도 그곳보다는 지구가 안전하겠지. 녀석들이 신호를 보내면, 그때 나도 신호를 보낼 게.』

“알았다.”

강하온은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지금까지 누스의 신물이 보여주는 힘은 강하온도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 많았다.

괜히 위험을 감수하면서 나섰다가 놈들을 도망가게 할 수도 있었다.

그랬다가 그의 목적인 대교주가 도망치면, 모든 게 실패였다.

『아, 맞다.』

떠나려던 세주는 또 잠시 멈췄다.

『그 수인 꼬맹이, 잘 챙기는 게 좋을 거야. 내가 아는 그놈이라면 분명 가만히 있지 않을 거거든, 소유욕이 강한 놈이라.』

“고맙군.”

강하온은 레아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난 진짜 간다.』

세주는 번쩍이는 빛과 함께 사라졌다.

파지직-!

그가 사라진 자리에는 작은 스파크가 튈 뿐이었다.

“레이나.”

세주가 사라진 뒤, 강하온은 레이나를 불렀다.

“네.”

“가이아한테 말 좀 전해줘, 지금 당장 얘기 좀 하자고.”

“네, 잠시만요.”

레이나는 곧바로 가이아에게 말을 걸었다.

『가이아님.』

『레이나, 분명 내가 먼저 말을 걸기 전에는 조용히 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치만 하온님이 부르시는데요?』

분명 가이아의 파편이며, 성녀인 그녀였지만, 어느 순간 가이아의 말보다 강하온의 말을 잘 듣고 있었다.

『······.』

가이아는 순간 화가 솟구쳤지만, 굳이 화를 내지 않았다.

지금 화를 냈다가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몽둥이를 다시 봐야 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

실제로 그녀는 최근에 레이나에게 미래를 보라고 명했지만, 레이나가 강하온이 몸에 부담이 된다고 미래를 보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을 때도 화를 내지 않았다.

『하온님이 잠시 얘기 좀 하자고 해요.』

『······알았다, 네가 내 말을 전하도록 해라.』

『직접 보면서 대화하자는데요?』

『······알았다.』

가이아는 다시는 강하온을 보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강하온을 소환했다.

어차피 싫다고 해봤자, 피곤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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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은 가이아의 공간, 지상낙원인 에덴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이아를 만났다.

『무슨 일이야?』

가이아는 인사도 하지 않고, 본론을 꺼냈다.

그녀는 자신의 공간에서 빨리 강하온이 나갔으면 했다.

아직도 강하온을 볼 때마다 아다만티움 몽둥이가 떠올라서 몸이 떨렸기 때문이다.

“무슨 일은, 조금 전에 세주랑 있던 거 다 봤을 거 아냐? 그럼 할 말이 있을 텐데?”

『그, 그게 뭐지?』

가이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는 강하온의 말대로 모든 상황을 레이나를 통해 지켜봤지만, 전혀 떠오르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뭐가 있었지······.

그녀는 어느 때보다 빨리, 머리를 굴렸다.

생각해내지 못하면, 끔찍한 보랏빛 몽둥이를 봐야 할 거 같았기 때문이다.

‘참, 무슨 나를 뭐만 하면 때리는 미친놈이라고 생각하나 보네.’

강하온은 마치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가이아를 보면서 조금 연민이 느껴졌다,

처음에 봤던 오만함과 패기 넘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이아와 한빛나가 닮은 것도 있었다.

“퀘스트.”

조금 더 놔두면 눈물을 흘릴 거 같아서 강하온이 먼저 말했다.

『퀘스트?』

가이아는 말을 해줬음에도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한 모습에 강하온은 조금 괘씸함을 느꼈다.

이렇게 말했는데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건 전혀 신경도 안 쓰고 있었다는 말이었으니 말이다.

“그래, 퀘스트. 수호자로 전직 퀘스트 말이야.”

그렇다, 강하온이 이곳에 온 이유는 가이아가 떠넘기듯 줬던 퀘스트 때문이었다.

열 명의 악신을 잡으라고 했지만, 사실상 세주는 지금 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오해도 풀었기에, 사실 세주를 굳이 죽일 생각도 없었다.

뭔가 싫으면서도 싫지 않은? 묘한 녀석이었기 때문이다.

『아!』

가이아는 그제야 기억이 났는지, 눈을 크게 떴다.

“설마 나한테 그딴 짐을 떠넘기고 잊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무, 무슨 소리! 대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냐, 당연히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가이아는 절대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강하온은 그녀가 잊고 있었다는 것을 확신했다.

가이아는 눈치채지 못한 거 같았지만, 그녀의 몸은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하온은 이로서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진짜 신이라 불리는 족속들도 매에는 소용없네.’

매에는 장사, 아니 신도 없었다.

강하온이 이번에 깨달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바로 완료하겠다.』

가이아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하온의 눈앞에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전직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수호자로 전직하셨습니다.』

강하온은 곧바로 뭐가 달라진 지 확인하기 위해서 상태창을 열었고, 확인 후에 강하온은 오늘은 꺼내지 않으려고 했던 아다만티움 몽둥이를 꺼냈다.

“역시 하던 대로 해야지.”

『왜, 왜 그러느냐.』

“몰라서 물어? 일단 맞자.”

잠시 후, 가이아의 낙원 에덴에는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직업: 수호자

당신은 지구를 수호하는 자입니다.

지구에서 전투 시, 아름다운 가이아가 응원합니다.』

수호자, 그것은 그냥 강하온을 부려먹겠다는 직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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