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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117화 (117/186)

117. 비의 신, 비비.

117. 비의 신, 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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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으로 나온 강하온은 인상을 찌푸렸다.

"이거 매번 이러는 건가?"

강하온은 먹구름이 진 하늘을 쳐다봤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맑았던 하늘이다.

그런데 지금은 금방이라도 폭우가 쏟아지려 하고 있었다.

"비의 신이라고 했나?"

"네, 이번에 깨어나는 악신은 비의 신이라고 하셨어요."

옆에 따라붙었던 레이나가 말했다.

그렇다, 지금 이러한 자연 현상은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었다.

악신이 깨어나면서 생겨난 여파로, 전 세계의 하늘은 모두 같은 상황이었다.

그나마 아직 잠이 덜 깨서 그런지,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귀찮은 놈들이야."

강하온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놈들의 처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지만, 매번 이렇게 지구를 멸망시킬 정도로 대재해를 일으킨다면 곤란했다.

시간이 조금 지체된다면 멸망으로 직결됐기 때문이다.

"일단 빨리 움직이지."

강하온은 원래라면 바오와 악신을 전투시킬 생각이었지만, 그 생각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모든 것은 악신을 만난 뒤 정하기로 했다.

"어디야?"

"영국 런던의 인근 바다입니다."

"어울리는 곳에 잠들었네."

런던, 그곳은 비의 도시라 불리는 곳이었다.

여태 그랬던 것이 비의 신 때문이었던 거 같다.

번쩍-!

강하온은 일행은 빛과 함께 사라졌다.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 곳은 런던 근처의 상공이었다.

투드드득-!

그들을 맞이한 것은 엄청난 빗줄기였다.

"여긴 벌써 시작됐나 보군."

이미 런던을 중심으로는 엄청난 양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게다가 중간중간 우박도 떨어지면서 건물을 무너트렸다.

물에 떠내려가는 사람이나 다친 사람도 꽤 보였다.

비의 신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보니, 그 영향 벌써 받기 시작한 곳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영국도 헌터 강국 중 하나라는 거였다.

각성자들이 사람들의 인명 구조하는 데 힘쓰고 있었다.

강하온의 눈에 드는 꽤 강한 각성자도 있었다.

그리고 강하온은 그들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원탁의 기사인가?"

영국 아서왕의 전설을 가져와 만든 영국의 대표 길드, 세계적으로 명문이라 불리는 헌터 집단이다.

"맞아요, 영국 대표 길드인 원탁의 기사들이에요."

레이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저 둘이 길드의 마스터와 부마스터인 아서와 멀린입니다."

강하온은 레이나가 가리킨 곳을 봤다.

딱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아서고 멀린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커먼 먹구름을 향해 황금빛 검을 휘둘러 구름을 베어버리는 남자가 아서였고, 염동력으로 사람을 구하고 물살을 막는 여자는 멀린이었다.

"재밌는 녀석들이네."

강하온은 둘이 사용하는 힘을 보고는 흥미롭다는 듯 쳐다봤다.

"네?"

"아무것도 아니야, 그나저나 참 귀찮은 놈들이야."

강하온은 시선을 런던 전체로 옮겼다.

런던에 일어나고 있는 대참사, 강하온은 다시 한번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런 일이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면, 인류는 종말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을 거라고.

각성이라는 힘을 얻고, 과학이 발달했지만, 현재 지구의 인간은 자연을 감당할 수 없었다.

물론, 강하온은 거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빨리 처리해야겠어, 어디 있지?"

강하온은 레이나에게 비의 신이 있는 정확한 위치를 물었다.

강하온이라고 해도,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악신의 힘은 느낄 수 없었다.

"저기 타워 브릿지의 바닥 아래, 잠들어 있어요."

레이나는 런던의 명물, 웅장한 타워 브릿지를 가리켰다.

"좋았어, 넌 어떻게 할래? 가기 싫으면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도 괜찮아."

"아니요! 저도 같이 갈래요!"

"뭐, 마음대로 해."

강하온은 그대로 레이나와 바오를 데리고 바다 앞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는 순간, 그들의 주위에 생기는 막 때문에 물이 들어오거나, 숨을 못 쉬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저쪽으로요."

강하온은 레이나가 손으로 가리키는 방향으로 들어갔다.

"저 녀석인가 보네."

잠시 후, 거의 바닥에 도착했을 때쯤, 강하온도 악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물 안에서 작은 소용돌이가 있었는데, 그 안에서 비의 신이 잠들어 있었다.

"확실히 그 말 많은 놈보다는 강하네."

비의 신에게서 느껴지는 힘은 바다의 신, 노디소프보다 강했다.

휘리릭-!

강하온이 비의 신이 잠든 곳으로 걸어가자, 소용돌이가 걷히고 그 안에 있는 악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그 모습은 상상한 것과는 전혀 달랐다.

"요정?"

150cm의 작은 키와 등 뒤에 달린 알록달록한 날개, 그 생김새는 꼭 요정과 닮아 있었다.

『네놈인가? 나 비의 신, 비비를 깨운 자가.』

하지만 말이나 행동은 요정과는 달랐다.

강하온이 아는 요정은 장난 꾸리기인 모습이었지만, 지금 요정의 모습을 한 비의 신은 아주 거만한 표정으로 강하온을 보고 있었다.

장난기라고는 1도 볼 수 없었고, 블미르나 노디소프에게서 봤던 오만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호? 저년은 가이아의 파편인가?』

비비는 강하온의 뒤에 서 있는 레이나를 흥미롭다는 듯 쳐다봤다.

그녀 역시, 노디소프와 마찬가지로 가이아에 대한 증오심이 가득했다.

『마침, 잘 됐······커억!』

손을 뻗어 레이나를 끌어당기려던 비비는 고통스러운 소리를 냈다.

강하온의 손아귀가 그대로 비비의 목을 움켜줬기 때문이다.

"이 새끼들은 예의를 전부 밥 말아 처먹었나? 죄다 반말부터 찍찍 내뱉어."

강하온은 인상을 팍 쓰면서 말했다.

강하온, 그는 그의 행실과는 상관없이 예의를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네놈! 당장 이 손을 놔라!』

비비는 분노하며 강하온에게 말했다.

의념이었기에 말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직접 목을 잡히는 순간, 강하온과 자신의 힘 차이를 명백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이봐, 한 번 더 반말하면 그대로 목을 꺾어버리는 수가 있어. 그러니까 조용히 하고 있으라고."

『······.』

순간 죽음의 공포를 느낀 비비는 눈만 깜빡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괜히 잘못 말했다가는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만이 가득했다.

대체 이 자는 누구지?

바로 강하온의 대한 정체였다.

그녀는 강하온에게서 그녀의 아버지, 태초신과 비슷한 위압감이 느껴지는 것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야."

『······.』

강하온이 부르자, 비비는 눈을 깜빡여서 대답을 대신했다.

"말로 해."

『아, 알았······요.』

대답하던 비비는 강하온이 째려보자, 반사적으로 말을 올렸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지만, 그보다 대체 왜 강하온 같은 자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생각 때문에 그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지금 너 때문에 내리는 비, 전부 멈출 수 있어?"

『불가능하다······요.』

비비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비가 내리는 것은 그녀의 의도가 아니었다.

그녀가 깨어남으로써, 지구에 있는 마나가 그녀에게 동조하면서 생겨나는 일이었다.

마나 동조, 이것은 강함의 여부에 따라서 그 범위가 다르기는 하지만, 원시의 존재라면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마치, 호흡처럼 말이다.

만약, 블미르가 깨어난 곳이 지구였다면, 지구 역시 피에 미친 광인들이 대다수 생겨났을 것이다.

"귀찮게 하네."

결국, 강하온은 두 번째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지잉-!

그 순간, 강하온을 중심으로 주황빛 마나가 터져 나오면서 강하온과 레이나, 바오를 비롯한 비비를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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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인류는 난리가 났다.

게다가 영국의 런던에서 시작된 대폭우는 앞으로 다른 곳의 미래를 연상케 하며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대홍수다!"

"드디어 인류 심판의 날인거야, 모든 게 물에 잠겨 버리고 말거야."

사람들은 대홍수라며, 인류의 종말을 예견했다.

실제로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세계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대폭우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세상은, 인류는 종말하지 않는다고 믿으면서 굳건하게 버티는 이들이 있었다.

"전부, 하온님이 해결해주실겁니다."

"하온님이 계시는 한, 인류는 멸망하지 않습니다."

"그분은 우리 인류를 구원하러 내려온 신이시니까요."

바로 강하온을 신으로 떠받드는 인간들이었다.

처음에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노디소프 사건 이후 시간이 꽤 지나서 그런지 구원하온교의 신도수는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이 넘어가고 있었다.

"미친놈들······, 당장 넘치는 물이나 막으라고."

"지금이 기도 할때냐! 당장 피해!"

강하온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강하온을 믿는 사람들을 미친 사람 보듯 쳐다봤다.

그도 그럴 게, 그들의 입장에서는 강하온이 대단한 각성자인 것은 맞지만, 그는 인간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북극 한정이 아닌, 전 세계에 폭우가 내리는 상황.

이건 아무리 강하온이라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잠시 후, 믿을 수 없는 기적을 봐야했다.

"미친······."

"진짜, 이렇게 해결이 된다고?"

절대로 멈추지 않을 거 같았던 비가 그쳤다.

먹구름은 언제 있었냐는 듯, 전부 사라지고 따가운 햇빛이 쨍쨍했다.

"하온님이 인류를 구원하셨다!"

강하온을 믿는 신자들은 어떠한 증거도 없었지만, 이 모든 것을 강하온이 해냈다고 믿었다.

게다가 잠시 후, 영국에 한 커뮤니티에서 강하온이 런던에 나타났던 모습이 찍힌 사진이 올라오면서, 사람들은 이 일을 강하온이 해결했다고 확신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구원하온교의 신자들은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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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하온교, 강하온은 무작정 믿는 광신도였다.

그들의 믿음대로, 폭우를 그치게 한 것은 강하온이 맞았다.

"됐군."

강하온은 주위를 둘러봤다.

끝이 보이지 않는 황무지, 쩍쩍 갈라진 땅, 당장이라로 피가 쏟아질 거 같은 붉은 하늘, 땅에 꼳힌 수 많은 무기와 시체들.

모든 생명을 집어삼키는 끔찍한 무덤, 강하온의 영역이었다.

영역이 완전히 외부와 차단시켰고, 비비의 마나 동조 현상이 사라진 것이다.

『쿨럭, 쿨럭.』

강하온은 손에 힘을 풀고, 비비를 풀어줬다.

비비는 기침을 하며, 재빨리 거리를 벌렸다.

『네놈,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냐······요.』

비비는 강하온을 노려보며 말했지만, 뇌리 속 깊이 박힌 공포는 그녀를 겸손하게 만들었다.

"별거 없어, 이 녀석이랑 싸워."

강하온은 바오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런 미물과 싸우라는 것이냐? 이건 나를 너무 무시하는······.』

그녀는 진심으로 분노했다.

그녀가 강하온보다 약하기는 했지만, 진짜로 약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딱 봐도 자신보다 약한 팬더랑 싸우라고 하니,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말을 하던 그녀는 그대로 멈췄다.

강하온이 거절할 수 없는 매혹적인 제안을 했기 떄문이다.

"싸워서 이기면 생각해보지, 네 목숨을 살려줄지 말이야."

『그말 진짜냐?』

"난 거짓말을 하지 않아, 어때? 해 볼 생각 있나?"

『당연한 소리.』

비비는 강하온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녀는 어떻게든 이 영역을 깨서 도망갈 생각을 했지만, 그것이 실패한다면 최악의 경우 죽음도 각오하고 있었다.

그런데 살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겼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야, 너도 죽을 각오로 싸워."

『······알았다.』

이미 강하온이 시키는대로 전부 한다고 말한 바오였기에, 바오는 곧바로 전투 모드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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