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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91화 (91/186)

91. 움직이는 교단

91. 움직이는 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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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은 전날, 아이들이 전부 잠자리에 들고 나서 영혼석에 가둬둔 사도들을 신문했다.

“현재 교주라는 놈의 위치는?”

『그냥 죽여라,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는 없을 거다.』

『꺼져라!』

『인간! 네놈은 꼭 죽여주마.』

『신기한 물건이군요, 안에서는 나갈 수 없는 구조네요.』

사도들의 반응은 전부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전부 뜻은 같았다.

“으음, 대답하기는 싫다는 거군.”

그렇다, 전부 한 번에 대답할 똑똑한 사도는 없다는 거였다.

하지만 강하온이 누구인가, 판게아에 있는 광신도들이 이름만 들어도 전립선이 찔끔하게 만드는 전설의 이단 심문관이었다.

어떻게 해야 상대방이 괴로운지, 고통스러워하고 싫어하는지 잘 아는 전문가였다.

“잘됐어, 나도 바로 말하는 건 의심스러워서 말이야.”

강하온은 애초에 진실을 바로 말한다고 해도 믿을 생각이 없었다. 원래 내면에 숨겨진 진실이란,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네 놈이 뭘 꾸미는지 몰라도, 원하는 대답은 절대 들을 수 없을 거다.』

“절대라는 말은 그리 쉽게 하는 게 아닌데······.”

강하온은 광인들이 뭐라 말하던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의 앞에 저런 존재는 많았고, 전부 결말은 같았다.

단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 가의 문제였다.

“어디 한번 보자, 절대가 가능한지.”

강하온은 곧바로 심문에 들어갔다.

그리고 5분도 지나지 않아서, 굴복한 사도가 나왔다.

『마, 말하겠다!』

『나도 말할 테니, 당장 이 추위부터 어떻게 해다오!』

항복 선언을 한 사도는 처음에 가장 거칠게 반응했던 둘, 예비 사도들이었다.

‘예상대로네.’

강하온은 두 예비 사도가 저렇게 나올 거라는 것을 예상했다.

그와 전투 때문이었다.

보통 일반적인 초월자는 스스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면서 한계를 부순다.

물론, 고난과 역경 없이 천재인 존재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다.

그런데 광인은 태생부터가 초월자인 종족이었다.

항상 군림하던 삶을 살아오던 그들에게, 자신의 몸을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은 지독한 무력감과 공포로 다가왔고, 당연히 믿음에는 균열이 생겼다.

그 상태에서 감각이 훨씬 증폭돼서 느껴지는 영혼석 안에 있으니 쉽게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말하겠다! 나도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하겠어!』

처음에는 침착하던 피아스도 결국에는 굴복했다.

그런데 문제는 쓸만한 정보 없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니우다한테 들으니만 못했다.

“이봐, 니우다 말로는 넌 아는 게 많다고 하던데?”

강하온은 신음조차 내지 않는 데카한테 말을 걸었다.

니우다의 말대로라면 데카는 다른 광인과 달리 아는 게 많이 있을 거라고 했다.

데카는 누스가 만든 최초의 광인, 교황의 네 번째 자식이었으니까.

교주를 비롯한 첫 번째부터 네 번째 사도는 전부 교단의 시작부터 존재했던 자들이다.

『······.』

하지만 데카는 여전히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네.”

강하온은 데카의 입을 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시간을 낭비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래서 은순이한테 말한 것이다.

은순이라면 강제로 정신체의 기억을 읽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정신체?”

“그래, 이 안에 있는 놈들이지.”

강하온은 은순이한테 영혼석을 건넸다.

“으음, 모르겠군.”

강하온이 기대했던 대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완전한 부정은 아니라는 사실에 강하온은 마음이 편해졌다.

그가 아는 은순이라면, 안 되면 안 된다고 말할 거였기 때문이다.

“연구를 해봐도 되겠나?”

“그래 줄 수 있겠어?”

강하온이 원하는 대답이 나왔다.

“내가 부탁하고 싶을 정도다, 정신체로 이루어진 초월자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아니니까. 잘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다.”

게다가 은순이가 저렇게 관심을 보인다면, 거의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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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세계 헌터 협회의 본부가 있는 곳이다.

얼마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말이 나오는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강하온이 나타난 지금,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한국이었다.

정확히는 강하온과 가까울 수록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세계 헌터 협회는 명실상부 최고의 요새임은 틀림이 없었다.

“아무런 이상 없었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최소 A급 이상의 헌터 다수가 항상 경계를 철저히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응? 저건 뭐야?”

그런데 그런 세계 헌터 협회 상공에 수상한 존재들이 나타났다.

하얀 옷에 하얀 가면을 입은 자들, 그들은 빛의 교단이었다.

게다가 일반 신자도 아니었다.

그들은 전부 언제든지 사도로 들어갈 수 있는 예비 사도, 육체를 가진 광인이라는 말이었다.

지잉-!

그들의 손에서는 빛의 구체가 생겨났다.

경비 조장 라울, 그는 S급 헌터였고, 빛의 구체 하나하나가 S급 정도의 위력을 가진 것이라고 단번에 눈치챘다.

“당장 아이기스를 발동시켜!”

그는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아이기스, 인류의 과학과 이능을 결합한 최첨단 방어 시스템이었다.

차자작-!

그 순간, 세계 헌터 협회를 중심으로 푸른 역장이 나타났다.

쾅-!

광인 날린 빛의 구체와 아이기스는 그대로 부딪혔고,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일대가 빛으로 가득 채울 만큼 강력했다.

휘익-.

잠시 후, 폭발로 인한 연기가 걷히고, 세계 헌터 협회의 모습이 드러났다.

영롱하게 빛나는 푸른 역장, 광인의 공격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아이기스는 애초에 코드 제로를 상정하고 만든 최후의 방패였다.

“아주 튼튼하게도 지어놨군.”

세 번째 사도, 스테락은 웃으면서 멀쩡한 아이기스를 봤다.

“부수는 맛이 있겠어.”

스테락은 자신의 신물을 소환했다.

그의 손에 생겨나는 빛의 창, 모든 것을 꿰뚫어 버린다는 빛의 창이 그가 가진 신물이었다.

그는 투창하기 위해서, 창을 역수로 잡았다.

하지만 스테락이 원하는 대로 투창을 할 수 없었다.

서걱-!

갑작스럽게 나타난 존재가 그를 도끼로 공격했고, 스테락은 뒤로 물러섰다.

“신살의 기운이라, 거슬리는군.”

스테락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공격한 인간을 봤다.

조금은 나아졌지만, 아직도 험악한 인상.

세계 헌터 협회의 서열 3위, 집행부장 폴 데이비스였다.

“항상 숨어만 있던 새끼들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구나.”

폴은 증오 가득한 눈으로 광인을 보며 말했다.

그의 증오심이 얼마나 큰지, 눈으로 그의 주변에 유형화된 천살의 기운이 보일 정도였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르릉-! 콰쾅! 화르륵-! 서걱-!

벼락과 붉은 화염,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

광인들이 있는 곳으로 공격이 떨어졌다.

“크윽······.”

“커억······.”

갑작스러운 공격을 피하지 못한 광인들은 힘없이 지상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빛의 교단과 대비되는 모습을 한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어휴, 대책 없이 움직이지 좀 말라니까.”

“그러니까, 상사라 때려 줄 수도 없고.”

“하여튼 이래서 낙하산은 싫다니까.”

“응? 폴 부장님이 낙하산이었어?”

“몰랐어? 협회장님이랑 호형호제하는 사이잖아.”

“그런데 협회장님은 여자잖아.”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광인을 가볍게 처리하고, 농담 따먹기를 하는 사람들.

그들은 폴의 직속 부하인 집행부 요원들이었다.

“제법이군, 역시 태초 신의 파편인가? 불과 몇 년도 지나지 않아서 이렇게 강한 전력이 만들어지다니.”

스테락은 감탄했다.

자신들의 공격을 막아냈던 신기한 방어막, 아이기스.

비록 신물을 받지는 못했지만, 육체를 구한 광인을 가볍게 처리한 집행부 요원.

특히 폴 데이비스는 순간이지만 자신에게 위협도 줬다.

별의 운명을 타고난 신살의 기운, 그것은 정신체인 자신들에게는 치명적인 독이나 마찬가지였다.

“알 수 없는 소리 지껄이지 말고, 당장 네 놈 목이나 내려놔라!”

폴은 땅을 박차고 뛰어오르면서 스테락을 공격했다.

“어리석군.”

스테락은 빠른 속도 접근하는 폴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상에서 싸워도 모자랄 판에, 굳이 공중에 있는 자신에게 덤비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었기 때문이다.

신살의 기운이 위협되기는 했지만, 머리가 안 좋다고 생각했다.

쑤욱-!

스테락은 가볍게 공격을 폴의 공격을 피하면서, 창을 찔렀다.

빛으로 이루어진 창은 그대로 폴의 왼쪽 어깨를 꿰뚫었다.

“그 순간에 몸을 비틀어? 확실히 날랜 놈이군.”

스테락이 원래 노린 것은 심장이었다, 폴이 다급하게 몸을 비틀었다.

“잡았다.”

공격을 당한 폴은 오히려 웃었다.

그리고 상처로부터 퍼지는 힘을 느끼며 도끼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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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물놀이하고 어느 정도 소화됐을 때 즈음, 케이크 만들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럴 땐 마법이 참 편하다니까.”

평소에도 마법이 편했지만, 육아에서 마법은 엄청난 편의성을 줬다.

원래 집안에서 이런 일을 할 때면, 준비해야 하는 것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사방에 밀가루가 휘날리거나, 아니면 가구에 묻을까 걱정해서 온통 비늘을 씌우는데, 마법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마지막에 클린 마법 한 번이면 모두 해결되니 말이다.

띠리리-!

그렇게 아이들과 케이크를 만들려는 데, 강하온에게 전화가 왔다.

『폴 데이비스』

전화를 건 사람은 세계 헌터 협회의 집행부 부장이었다.

-안녕하셨습니까, 강하온 헌터님.

스마트 폰 너머에서는 폴의 목소리가 아닌, 다급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데이지?”

강하온은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폴의 비서, 데이지였다.

“무슨 일이지?”

스마트 폰 너머로는 폭발음도 들렸다.

무슨 심각한 일이 있는 게 분명했다.

-도와주세요! 지금 빛의 교단이 세계 헌터 협회를 습격했습니다.

“교단? 알았다, 금방 가지.”

강하온은 곧장 전화를 끊었다.

교단의 일이라면 미룰 시간이 없었다.

“은순아.”

강하온은 앞에 있는 은순이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뭐, 뭐냐.”

은순이는 갑작스러운 강하온의 행동에 귀가 붉어졌다.

‘갑자기 왜 그러지? 뭔가 중요한 얘기를 하려는 건가?’

은순이는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내가 급한 일이 생겨서, 잠시 애들하고 케이크 좀 만들고 있어.”

“케이크? 나는 케이크를 만들 줄 모른다.”

하지만 기대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자, 은순이는 금방 뛰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몰라도 괜찮아, 나래한테 말하면 너튜브로 찾아줄 거야.”

“자, 잠깐!”

은순이가 강하온을 다급하게 잡았지만, 이미 강하온은 텔레포트를 사용해서 떠난 뒤였다.

“······아빠는요?”

“······.”

그때, 옆에서 두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신을 경계하며 쳐다보는 나래와 무작정 노려보는 레아.

은순이는 두 아이를 보자, 벌써 피곤해졌다.

“아빠는 갑자기 급한 일이 있다고 어디 좀 갔다 온 데, 그래서 우리끼리 케이크를 만들고 있으라고 하는데 만들까?”

은순이는 빨리 연구를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강하온이 부탁한 일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꼬르륵-!

그리고 두 아이의 대답은 배꼽시계로 충분히 대답이 됐다.

그렇게 은순이는 두 아이와 케이크를 만들어야 했다.

은순이가 난생처음 해보는 요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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