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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82화 (82/186)

82. 액션극 백설 공주.

82. 액션극 백설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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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시작 한 후, 백설 공주인 나래가 모습을 드러냈다.

새하얀 피부와 붉은 입술, 똥그란 눈까지 백설 공주의 모습이 딱 어울렸다.

옆에는 기사 역할을 맡은 레아도 같이 있었다.

은색 갑옷을 연상케 하는 옷에 하얀 머리칼, 황금색 눈동자까지.

신비로운 기사의 느낌을 내고 있었다.

“이야, 예쁘네.”

“그러니까, 백설 공주가 따로 없네.”

“저기 기사를 맡은 아이도 엄청 예쁘네요.”

“둘 다, 강하온 헌터의 딸이래요.”

“그래요? 강하온 헌터는 부족한 게 없네요.”

관객들은 전부 두 아이의 타고난 미모를 보고 감탄했다.

그렇게 나래와 레아는 등장하자마자, 단번에 관객을 사로잡았다.

역시, 외모는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였다.

“아이고, 다리야.”

그때, 강하온의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관객들은 다시 연극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여기 누가 이 늙은이를 좀······, 도와줄 사람 없소?”

강하온은 다리를 쩔뚝거리며 애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진짜 다리가 다친 게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였다.

그 정도로 강하온의 연기는 훌륭했다.

“이게 무슨 소리지? 어! 할머니,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때, 강하온을 발견한 나래가 앞으로 다가갔다.

“오······.”

그 모습에 나지막하게 감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걱정스러운 표정과 절뚝거리는 다리를 보며 말하는 디테일까지.

고작 다섯 살짜리 아이가 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수준 높은 연기였다.

나래의 재능과 강하온의 코칭이 만나 생긴 시너지였다.

“얼굴만큼 마음도 예쁜 처자네, 고마워요. 나를 저기 앉을 수 있는 곳까지만 데려다줄 수 있을까?”

강하온은 세트로 만들어 놓은 바위 모양을 가리켰다.

“당연하죠, 제가 부축해드릴게요.”

나래는 웃으면서 강하온한테 다가갔다.

그간의 연습으로 확실히 발음부터 표정까지 자연스러웠다.

척-!

그때, 누군가 둘 사이를 가로막았다.

반짝이는 은색 갑옷, 나래의 옆에서 호위하던 기사, 레아였다.

레아는 아주 비장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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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이 크나큰 실수를 한 것이 있었다.

나래와 연극 연습을 할 때, 레아한테는 기사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틀어줬다.

우연인지, 벙어리 기사라고 말을 하지 않고, 묵묵하게 공주를 지키는 내용이었다.

레아는 재미가 있었는지, 그 애니메이션을 몰입해서 봤었다.

‘나쁜 왕비가 변신한 할머니, 공주를 노리는 나쁜 사람.’

레아는 눈에 힘을 주고 강하온을 쳐다봤다.

사실 강하온의 정체를 몰라야 했지만, 대충 내용도 알고 지금 변장한 강하온이라는 것을 알다 보니, 기사가 변장한 왕비를 알아보는 이상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응? 갑자기 뭐지?”

“그러고 보니 기사가 있네, 조금 다른 백설 공주인가 본데?”

사람들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왜 저러는 거죠?”

“원래는 그냥 가만히 있는 역할 아니었어요?”

갑작스러운 상황에 적응이 되지 않은 것은 어린이반 학부모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레아가 하는 행동은 원래 대본에는 없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나래 역시 당황했는지,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이런, 기사님이 볼 때는 이 늙은이가 위험하다는 거지요?”

강하온은 침착하게 지금 상황을 풀어내기 위한 대사를 뱉었다.

레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상황에도 강하온한테 배운 대로, 오로지 행동으로만 답하고 있었다.

“그럼 여기 지팡이라도 좀 잡아줄 수 있을까? 기사님이.”

강하온은 지팡이를 내밀었다.

그제야 레아는 막았던 손을 내리고는 지팡이를 잡고는 앞으로 걸었다.

“좀 신기하네.”

“그런데 이것도 나쁘지는 않은 거 같네.”

방송으로 쳤으면 방송사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지만, 오히려 관객들은 좀 더 흥미진진하게 봤다.

“이 늙은이를 도와줘서 고마워요.”

강하온은 바위에 앉으면서 환하게 인사했다.

다행히 강하온의 순발력으로, 연극은 정상 궤도에 올랐다.

“늙은이가 줄건 없고, 이거라도 먹어요. 시장에서 사 온 사과에요.”

강하온은 한쪽 바구니에 든 사과를 꺼냈다.

먹음직스럽게 생긴 붉은 사과였다.

“잘 먹을게요, 할머니.”

잠시 당황했던 나래도, 이제 웃으면서 대사를 뱉었다.

‘안돼! 독사과!’

그때, 또 레아가 나섰다.

레아는 백설 공주가 독사과를 먹고 잠에 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서걱-!

레아는 날카롭게 손톱을 세워서, 강하온의 손에 들린 사과를 반으로 베어버렸다.

“응?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사과가 반으로 갈렸는데?”

“뭐야? 기사가 한 거 같은데? 액션극인가?”

“백설 공주가 액션극? 신선한데?”

만약 방송이었다면 방송사고라 할 정도로 정상적인 전개는 아니었다.

그런데 관객들은 오히려 재밌게 보기 시작했다.

‘이거 글러 먹었군.’

그제야 강하온은 자신이 한 실수를 깨달았다.

‘그때 왜 그런 얘기를 해서는, 아니, 그냥 묵묵한 벙어리 기사를 보여주지 말았어야 했나?’

강하온은 레아가 왜 이러는지 알았다.

하지만 후회는 해봐야 소용이 없는 거, 강하온은 이미 지나간 일을 돌아보지 않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장르를 변경한다.’

강하온은 어차피 지금 상태에서 레아한테 어떤 말을 해도 바뀌지 않은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굳건하고 신념 가득한 눈빛, 판게아에서 고지식하기로 유명했던 그의 동료, 기사왕을 닮아 있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역할에 몰입한 것은 레아일지도 몰랐다.

‘액션극이라······, 사고가 나지 않게 적당히 조절해야겠네.’

그가 선택한 장르는 액션극이었다.

일단 정상적인 전개를 가려면, 레아가 이 상황에서 빠져야 했는데 그렇기 위해서 제압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관객들도 원하고 있었다.

“쳇, 이래서 눈치 빠른 녀석들은 피곤하다니까.”

강하온은 표정을 확 바꾸며, 노파의 목소리가 아닌 왕비의 목소리를 냈다. 무대를 포함한 관객석까지, 단번에 섬뜩한 아우라로 확 사로 잡았다.

“흡!”

갑작스럽게 달라진 분위기에 관객들은 숨을 들이켜며 집중했다.

“······뭐, 뭐죠? 대본에는 없는 말인데.”

“선생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몰입하는 관객들과 달리, 다음에 등장을 준비하고 있던 학부모들은 전부 당황하고 있었다.

‘거기 좀 부탁합니다.’

강하온은 한지민을 보고 윙크를 날렸다.

강하온의 생각을 읽었는지, 한지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부 진정들 하시고, 제가 상황을 봐서 말해줄 테니까 언제든 나갈 수 있도록 준비만 해주고 계세요.”

한지민은 곧바로 학부모들을 진정시켰다.

“······.”

나래가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도 한층 몰입감을 더 올렸다.

“그냥 쉽게 넘어갔으면 좋았을 것을.”

강하온은 말을 하면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빛이 번쩍하면서 다시 왕비의 모습으로 변했다.

“이야, 저건 대체 뭐지?”

“이게 어린이들이 준비한 연극이라고? 프로들인데?”

관객들은 눈앞에 벌어지는 마법 같은 상황에 전부 눈이 커졌다.

관객들이야 몰랐지만, 진짜 마법이 맞았다.

“내 딸 백설 공주야, 이 어미한테 오렴. 아니, 그 전에 이 기사부터 어떻게 해야겠구나.”

강하온은 레아한테로 시선을 돌렸다.

자연스럽게 기사와 대립하는 상황은 만든 것이다.

강하온은 아공간에서 검을 꺼냈다.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 검신에 있는 화려한 장식까지.

보는 것만으로 심상치 않은 보검이라는 생각이 드는 검이었다.

“이 마검으로 평생 너희들을 잠들게 해주지.”

실제 마검은 아니었지만, 이 순간에는 관객을 몰입시키기 좋은 아이템이었다.

강하온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마법으로 날을 보호하기도 했다.

『나래는 가만히 있어, 아빠가 레아부터 재우고 다시 연극을 시작하면 되는 거야.』

강하온은 나래한테는 따로 의념을 보내서 의견을 전달했고, 나래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강하온은 나래를 공격했다.

빠르지만, 관객을 볼 수 있는 그런 속도였다.

깡-!

검은 당연히 막혔고, 검을 막은 사람은 레아였다.

그렇게 왕비 하온과 레아 기사의 결투가 시작됐다.

‘혹시 모를 위험은 방지해야지.’

강하온은 관객석까지 여파가 가지 않게, 방어 마법을 펼쳤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끝낸 강하온은 본격적으로 연기에 몰입해서 움직였다.

“제법 괜찮은 실력의 기사구나, 하지만 그 정도로는 내 상대가 될 수 없겠어. 공주를 지키고 싶다면 내게 상처를 내봐라, 그렇다면 오늘은 그냥 물러나 주겠다.”

탁-!

레아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하온에게 돌진했다.

현재, 나래를 지킬 방법은 강하온에게 상처를 입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깡-! 깡-! 깡-!

원래도 강하온의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레아는 지금 힘까지 봉인되어 있었다.

둘 사이의 전력은 아득했고, 강하온은 관객들이 즐길 수 있게 화려한 전투로 이끌었다.

“우와! 장난 아닌데?”

“액션 영화를 보는 거 같아, 최고다!”

“역시 신화 아카데미인가? 이제 다섯 살 정도밖에 안 됐을 텐데, 엄청나네.”

“적어도 A급은 되겠는데? 그런데 이능계 반이라고 그러지 않았나?

“역시 핏줄은 못 속이네, 강하온 헌터의 딸 답네.”

강하온의 의도대로 관객들은 환호했다.

눈에 보일 정도의 화려한 전투, 좋아하지 않는 게 이상했다.

“제법이긴 하다면, 재롱잔치는 여기까지만 해야겠구나.”

강하온은 레아를 튕겨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는 레아에게 빠르게 접근해서 검으로 목을 베었다.

“뭐야? 진짜 베인 거 아니야?”

사람들은 분명히 레아의 목을 베고 지나가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게다가 목을 베인 레아는 실 끊어진 인형처럼 한순간에 쓰러졌다.

하지만 관객들의 걱정과 달리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강하온이 검날에 마법을 걸어서 베이지 않았고, 베이는 순간 강하온이 수면 마법으로 재운 것이었다.

“잘 가라, 내 딸아. 다음 생에는 나를 만나지 말도록.”

곧바로 강하온은 나래도 검으로 베어내면서, 수면 마법을 걸었다.

“호호호, 이제 백설 공주도 사라졌고, 세상에서 내가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겠구나. 당장 거울한테 가서 확인해야겠어.”

두 아이를 재운 강하온은 혼자서 광기 어린 연기를 보여주며 상황을 끝냈다.

잠시 장면이 변화는 과정, 강하온은 재빨리 한지민 교수한테 다가서 연극의 시나리오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네? 이대로 왕비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으로 끝내자고요?”

“네, 그게 좋을 거 같아요. 이미 죽은 백설 공주를 살리기는 힘드니까요, 그리고 관객들도 이미 충분히 만족한 거 같고요.”

“그래도 될까요?”

“물론이죠, 마무리는 제가 완벽하게 끝낼 테니까 그러도록 하죠.”

“알겠어요.”

전부 동의했고, 바로 강하온은 연극을 시작했다.

거울에게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는 얘기를 듣고는 검은 옷이었던 왕비의 옷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리고 빛무리가 무대를 가득 채웠다.

강하온이 마법의 힘으로 만든 효과였다.

그 순간, 한지민은 강하온한테 들은 나레이션을 시작했다.

“왕비는 거울에게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확인받고는,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졌고 현명하고 착한 왕비가 되어 왕국을 잘 다스리며 살았답니다.”

그렇게 백설 공주 연극은 원래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끝이 났다.

“이렇게 끝인가?”

“나름 신선한데, 뭣보다 재밌었고.”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연극이었지만, 연기력과 액션신으로 관객들은 이미 만족한 상황이었다.

반응은 좋았다.

-이번에 학예회에서 1등은 바로바로! 액션극 백설 공주를 준비한 어린이반입니다.

실제로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아서 1등을 할 수 있었다.

지잉-!

그렇게 학예회가 끝나려는 순간, 새하얀 막이 생기더니 신화 아카데미 전체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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