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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78화 (78/186)

78. 레아의 각성자 검사

78. 레아의 각성자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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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가 그동안 저지른 끔찍한 실험의 진실이 알려지면서 세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게 리차드의 비스트 길드는 10대 길드 중 말석에 있지만, 리차드의 인기 자체는 10대 길드 마스터 중에서 수위를 다툴 정도였다. 평소 젠틀한 모습과 꾸준한 봉사활동 및 기부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리차드 박사님이 그럴 리가 없어요!”

“맞아! 리차드 박사님은 인류가 행복해지길 원하는 사람이라고!”

“EX급 헌터 감싸기다! 세계 헌터 협회는 제대로 된 진실을 밝혀라.”

실제로 대다수 사람은 처음 단순한 발표만 했을 때는 협회의 말을 믿지 않았다.

오히려 강하온을 의심하며 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인, 당시 실험 영상과 기록들이 발표되자 여론은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쓰레기 같은 새끼······, 죽어 마땅한 놈이었어.”

“새로운 영웅이다!”

“믿고 있었다고, 강하온!”

리차드 박사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앞다투어 욕하기 시작했고, 그들이 욕하던 강하온은 찬양하기 시작했다.

대중의 반응이 한순간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똑똑하네.”

강하온은 이러한 발표를 보면서 웃었다.

누가 계획했는지는 몰라도, 여론을 잘 아는 사람이 한 것이 틀림 없었다.

자신을 무작정 두둔하는 것처럼 발표하더니, 시간을 두고 여론을 뒤집었다.

그 결과, 강하온에 대한 이미지는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알맹이는 자기네들이 쏙 가져갔네.”

전형적인 영웅 만들기로 자신을 이미지를 떡상 시키면서, 이번 일에 가장 큰 알맹이였던 비스트 길드가 가진 연구 시설은 꿀꺽했다.

“뭐, 일만 잘해주면 그만이지.”

하지만 강하온은 굳이 세계 헌터 협회의 행동을 뭐라고 하지 않았다.

사전에 자신에게 말을 하기도 했고, 비스트 길드 자체가 관심이 없었다.

빛의 교단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던 것은 리차드 하나였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연구소 뿐인데, 강하온한테는 굳이 필요하지가 않았다.

그래서 강하온은 빛의 교단에 대한 정보를 찾아 달라는 거래로 넘겼다.

사실 거래는 이렇게 됐지만, 전부 따지고 본다면 비스트 길드에서 가지고 있던 연구소와 기업은 전부 강하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리차드가 모든 지분을 다른 명의로 따로 가지고 있었는데, 그 명의 아는 것은 강하온뿐이었기 때문이다.

밝히지 않았을 뿐이지, 원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

“그나저나 기자회견이라······, 귀찮네.”

강하온은 오늘, 기자회견이 잡혀있었다.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어야 한다고, 세계 헌터 협회에서 유일하게 부탁한 일이라 거절하기도 그랬다.

“이참에 레아 각성자 검사를 끝내야겠군.”

강하온은 스마트 폰을 꺼내서 이미소한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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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는 레아가 동생이 된 날부터 아주 지극정성이었다.

“레아야, 우유 먹을래?”

아침 식사 중, 레아가 우유를 다 마시자 기다렸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어쩐지 밥도 안 먹고 쟤만 쳐다보고 있더라니.』

바오는 못마땅한 듯 중얼거렸지만, 표정을 보면 누가 봐도 부러워하는 표정이었다.

『나래, 나도 우유 먹고 싶다.』

바오는 재빨리 컵에 있는 우유를 마시고는 말했다.

하지만 바오의 계획은 이뤄질 수 없었다.

“넌 내가 따라줄게.”

옆에 있던 강하온이 대신 우유를 따라줬기 때문이다.

『······.』

바오는 어이가 없다는 듯 강하온을 쳐다봤지만, 강하온은 가볍게 무시해줬다.

요즘 나래와 레아가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게 강하온의 낙이었기 때문이다.

“응!”

“알았어! 언니가 따라줄게.”

정신없이 샌드위치를 먹던 레아가 고개를 끄덕이자, 나래는 ‘언니’리는 말을 강조하며 염동력을 사용해 우유와 컵을 들어 따르기 시작했다.

“제법이네.”

강하온은 그 모습을 보면서 흐뭇하게 웃었다.

나래는 우유 뚜껑을 자연스럽게 열고 있었다.

확실히 처음보다 염동력을 조작하는 것이 상당히 능숙해졌다.

“여기 있어, 레아야.”

나래는 우유를 따른 컵은 내밀었다.

“언니, 고마워!”

레아는 고맙다며 말하며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손이 닿은 곳은 컵이 아닌, 우유를 따랐던 3L짜리 통이었다.

“맛있어.”

레아는 단번에 우유를 꿀꺽꿀꺽 전부 마시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레아야, 언니가 컵으로 먹어야 한다고 했지!”

그 모습을 본 나래가 심각한 표정으로 혼내 듯 말했다.

하지만 나래가 눈에 힘을 준다고 해봤자, 전혀 위협적이지 않고 오히려 귀여웠다.

“응! 잘못했어.”

하지만 레아는 전혀 타격이 없었다.

레아는 이미 몇 번의 경험으로 곧바로 사과하고, 컵에 따라진 우유까지 먹고 다시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했다.

“그래, 언니 말 잘 들어야해.”

나래는 컵으로 먹었다는 사실에 뿌듯해하고, 레아는 그냥 우유가 맛있어서 기분 좋게 웃었다.

강하온은 그 모습을 보며,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레아야, 언니는 아카데미 다녀올게.”

“응!”

“레아, 오늘 시험 잘 봐.”

“응! 언니, 잘 갔다 와.”

잠시 아카데미에 등교할 때도, 나래는 언니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주면서 떠났다.

저녁이 되면 다시 보게 될 거지만, 강하온의 눈에는 두 아이가 마냥 귀여워 보였다.

“레아야, 이제 갈까?”

“두둥 검사하러 가?”

각성자 검사였지만, 이미 나래한테 두둥 검사라고 들어서 레아는 그렇게만 알고 있었다.

“으음, 비슷하긴 한데 레아는 다른 걸 볼 거야.”

“나래 언니랑 같이 가?”

아카데미 같은 반을 다니냐고 묻는 거였다.

“응, 같이 다니게 될 거야.”

며칠 레아를 겪어 본 강하온은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나래어’에 익숙해진 효과였다.

“좋아!”

레아는 나래랑 같이 있다는 게 좋은지 꼬리를 흔들었다.

“가자.”

강하온은 레아를 데리고, 한국 헌터 협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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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하온 헌티님.”

한국 헌터 협회에 도착하자, 앞에서 기다리던 이미소가 다가왔다.

“레아도 안녕?”

이미소는 이미 안면이 있는 레아한테도 다가가서 반갑게 인사했다.

“······.”

“······하하, 들어갈까요? 준비는 다 끝내놨습니다.”

하지만 레아는 고개만 살짝 끄덕일 뿐, 이미소를 경계하며 뒤로 강하온의 뒤로 붙었다.

그 모습에 이미소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두 사람을 안내했다.

“참, 레아는 어떤 계열로 검사를 치를 건가요?”

어색한 분위기가 불편했는지, 이미소는 웃으면서 화제를 돌렸다.

“역시 육체계열이겠죠?”

이미소는 당연히 육체계열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게 그녀는 레아의 날렵한 움직임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

나래나 마석도 같은 특이한 케이스가 있기는 했지만, 이능계가 보여줄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아니요, 이능계로 시험을 치를 거 같습니다.”

이미소의 예상과는 달랐다.

신화 아카데미 어린이반은 세 개로 나뉘었다.

육체계, 이능계, 특수계.

그렇기에 레아가 나래와 같은 반에 있으려면 이능 계열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 그런가요? 레아가 이능계 각성자였군요.”

이미소는 놀랐지만, 의문을 갖지는 않았다.

‘강하온 헌터님의 딸이니까······.’

애초에 강하온과 관련된 일은 이해의 영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능계면 어떤 능력인가요?”

“으음, 그건 직접 보시죠.”

강하온은 씨익 웃으면서 전날에 일을 생각했다.

‘설마 그런 능력도 갖추고 있을 줄이야.’

사실 강하온은 이능계 능력이 없다면, 편법이라도 쓸 생각이었다.

레아의 피지컬이면 윈드 커터 효과는 낼 수 있었다.

단순 주먹으로 어스퀘이크 같은 마법 효과도 될 수 있었다.

그런데 굳이 그러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로 레아는 강력한 이능을 가지고 있었다.

‘하긴, 흉수도 신수니까. 신수의 피를 이었는데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강하온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신의 피를 이은 수인이다, 단순히 신체만 강하다는 것이 말이 안 됐다.

그렇게 얘기를 하다 보니, 금방 검사장에 도착했다.

검사장 안에는 감독관 외에도 강하온이 검사를 받았을 때처럼 협회 고위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에는 협회장 박노식도 있었고, 강하온은 간단한 눈인사를 했다.

“아, 미리 말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강하온 헌터님의 따님이 검사를 받는다고 하니까 전부 궁금해하셔서······.”

강하온의 시선을 확인한 이미소는 다급하게 말했다.

“만약 불편하시다면, 지금 당장에 전하겠습니다.”

이미소는 전부 자신의 직장 상사였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협회보다 강하온을 우선으로 하라는 협회장의 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괜찮습니다, 대신에 오늘 본 것만 제대로 함구하라고 전해주세요. 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조용히 하겠지만.”

부협회장이었던 정만식 일 때문인지, 협회의 고위직들은 강하온의 시선이 향하자 알아서 고개를 숙이며 눈을 피했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미친놈이 아닌 이상에야, 강하온에 관련된 정보를 밖으로 넘길 사람은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할까요?”

“그렇게 하죠.”

레아의 검사가 시작됐고.

“레아야, 살짝 힘만 보여주면 되는 거야. 전부 부수려고 하면 안 돼. 알았지?”

강하온은 레아의 힘을 봉인하고 있는 목걸이를 풀면서 말했다.

신수의 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봉인된 힘을 풀어야 했기 때문이다.

“응! 살짝!”

레아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힘 측정기가 있는 검은 벽 앞에 섰다.

“살짝, 살짝. 살짝.”

레아는 강하온의 말을 곱씹으며 중얼거렸다.

“응? 무슨 일이라도 있나? 시작을 안 하네.”

“그러게요, 그런데 아직 어리다 보니 원래 그렇죠.”

“강하온 헌터의 딸이라고 해도, 친딸은 아니니까요.”

레아가 능력 발현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참관했던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협회장처럼 강하온한테 맹목적인 호감을 가진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부협회장이었던 정만식처럼 욕심이 미친놈들은 아니었지만,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부류였다.

그런데 강하온은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레아는 아니었다.

이미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았고, 강하온을 간접적으로 무시하는 거였다.

“이, 이게 무슨······.”

그때, 레아가 능력을 발현했고, 그 순간 레아를 보고 트집 잡던 사람들은 전부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드드득-!

협회 건물 전체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검사를 참관하던 사람들 전부 고위급 헌터였다, 그들은 이 현상을 레아가 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살짝, 살짝······.”

하지만 사람들이 놀라든 말든, 레아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강하온이 한 말을 곱씹으며 중얼거렸다.

그러자 점점 건물이 흔들리던 강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됐다.”

어느 정도 힘이 안정되자, 레아는 기분이 좋다는 듯 웃으면서 강하온을 쳐다봤다.

강하온은 그런 레아를 보고, 흐믓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눈짓으로 검은색 벽, 힘 측정기를 가리켰다.

“응!”

레아는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였고 제대로 능력을 발현했다.

땅이 변형되면서 솟구쳐 올랐다.

레아가 사용할 수 있는 신수의 힘은 대지를 다스리는 자연계였다.

솟구쳐 오른 땅은 호랑이의 이빨처럼 힘 측정기를 물어버렸다.

쾅-!

대지의 힘으로 만들어진 이빨은 그대로 힘 측정기를 씹어먹었고, 그 잔해는 바닥에 부서져서 굴러다녔다.

“살짝 했어! 잘 했지?”

레아는 끔찍한 광경을 만들고, 강하온에게 환하게 웃으면서 다가왔다.

그리고 이러한 레아의 목소리는 참관하던 사람들의 귀에도 전부 들렸다.

“······.”

조금 전까지 레아를 보고 트집 잡던 사람들의 움찔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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