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누스, 개xx 해봐.
71. 누스, 개새끼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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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들어온 강하온은 나래가 자는 안방으로 향했다.
“아빠, 토마토······. 코오······.”
나래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아주 잘 자고 있었다.
『아침밥은 토마토가 먹고 싶은 모양이다, 얼마나 먹고 싶은지 아까부터 계속 말하고 있다.』
나래를 지키기 위해서 깨어 있던 바오가 강하온을 보고 말했다.
“그래야겠네, 그나저나 고생 많았다.”
『고생은 무슨, 하도 옆에서 토마토, 토마토 그래서 잠이 깼을 뿐이다. 그리고 고생은 내가 아니고 밖에 있는 박쥐 녀석이 했지.』
“그래, 고생 많았다.”
강하온은 퉁명스럽게 말하는 바오를 보며 피식 웃었다.
바오가 말은 저렇게 해도 나래를 위해서 깨어 있었다는 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미 방 안에 바오의 기운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일종의 결계였다.
혹시라도 밖에 결계가 깨질 것을 대비해서 바오가 해놓은 것이다.
『······고생은 저 녀석이 했지, 그리고 아침은 토마토 샌드위치나 해줘라. 그래야 토마토 소리를 그만 듣지.』
바오는 고생했다는 말을 듣는 것이 부끄러운지, 눈을 피하면서 말했다.
“그래, 알았다. 아침은 토마트 샌드위치로 해줄게.”
강하온은 피식 웃으면서 방을 나와, 마당으로 나왔다.
“응? 무슨 일이라도 있나? 혹시 나한테 두 방······.”
“두 방 맞고 싶다고?”
“······아니다.”
“별일 아니니까, 그냥 하던 일 해라.”
강하온은 드라쿨에게 말하고는 마당 한쪽에 있는 연못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드라쿨한테 받은 바루스의 영혼석을 꺼냈다.
『네놈이 강하온이군.』
바루스는 강하온을 바로 알아차렸다.
당연한 일이었다.
강하온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교단의 명확한 주적이었기 때문이다.
“네놈 겁을 먹었군.”
강하온은 단번에 바루스가 겁을 먹었다는 것을 눈치챘다.
영혼이 영혼석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영혼석과 영혼은 일체화가 되게 된다.
목소리가 아무리 침착한다고 해도, 영혼석 자체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떨림은 어쩔 수가 없었다.
『무슨 소리냐? 위대한 광인인 내가 고작 인간인 네놈에게 겁을 먹었다는 미친 소리를 하는 것이냐?』
목소리는 역시나 침착했다, 오히려 어이없다는 듯 화가 난 목소리를 들으면 전혀 겁을 먹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바루스의 영혼석에서 느껴지는 떨림은 더욱 강해져 있었다.
만약 녀석의 모습이 보인다면, 당당하게 말하지만 다리는 후들후들 떨리는 모습일 것이다.
“역시 생각했던 대로야, 그래도 너무 생각대로 뻣뻣한 태도를 보이니 기분이 좋지는 않네.”
강하온은 니우다와 아비네 때도 느꼈지만, 이번에 잡은 바루스도 순순히 대답을 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드래곤과 같은 초월종이었다.
광인은 자존심이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는 종족이었다.
그래도 알고 있었다고 해도, 귀찮음에 짜증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 그게 무슨 말이냐? 자세히 말해봐라.』
바루스는 정확히 말을 하지 않고, 뭔가를 할 것처럼 말하자 더욱 공포를 느꼈다.
미지에 대한 공포는 사고할 수 있는 자라면 누구에게나 있었다.
그것이 초월종인 광인이라고 해도.
“니우다랑 아비네였나? 네 친구도 겪어봤던 코스니까 한번 겪어보라고, 죽지는 않을 거야.”
『자, 잠깐 기다려라! 자세히 말하란 말해라! 인간!』
바루스는 다급하게 외쳤지만, 강하온은 무시하고는 영혼석을 연못에 던졌다.
그리고 오랜만에 연못에서는 눈보라가 몰아쳤다.
『으아아악! 대체 이게 뭐냐! 다, 당장 나를 꺼내라!』
끔찍한 비명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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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루스의 인내심은 과묵했던 모습과 달리 강하지 않았다.
『대, 대체 내게 왜 이러는 것이냐? 전부 말하겠다, 당장 나를 이 극한의 지옥에서 꺼내다오.』
다음 코스인 딱밤이나 군고구마 코스를 갈 거까지도 없었다.
30분 정도 지났을 무렵, 쉽게 굴복했기 때문이다.
“으음, 아직은 믿기가 힘들군. 일단 10분만 더 지켜보도록 하지.”
강하온은 바루스를 곧바로 믿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명색이 초월종이었다.
그것도 후천적으로 종족을 초월한 것이 아니고, 태생이 초월종인 광인이었다.
태생이 초월종인 종족은 자존심이 하늘을 찔렀다.
니우다와 아비네도 그랬지만, 이 정도로는 쉽게 굴복하는 것은 믿기지 않았다.
『대, 대체! 왜 그러는 것이냐! 원하는 것을 전부 말할 테니, 당장 나를 이곳에서 꺼내 줘라!』
“10분 뒤에도 같은 생각이면 꺼내주지.”
바루스는 다급하게 외쳤지만, 강하온은 바로 꺼내지 않았다.
그렇게 10분이 지나고 나서야, 바루스는 얼음 연못에서 나올 수 있었다.
『마, 말해라. 궁금한 것이 있으면 말로 해라. 다시는 저런 끔찍한 곳에 넣지 말고.』
얼음 연못에 효과는 대단했다, 고작 40분이었지만, 신을 향한 믿음을 꺾어버렸다.
니우다와 아비네가 인내력과 신에 대한 신앙심이 깊었던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바루스가 인내심이 없고, 신앙심이 앝은 건지는 모른다.
하지만 하나는 알 수 있었다.
극한의 추위는 신에 대한 믿음을 저버릴 만큼 강력하다는 거였다.
“혹시라도 대답에 거짓이 있다면, 저 연못보다 더 끔찍한 곳으로 가게 될 거다.”
『저, 저기보다 더 끔찍한 곳이 있다는 말이냐?』
바루스의 영혼석은 손이 흔들릴 정도로 떨렸다.
‘이 새끼, 사실은 겁쟁이 일 줄도 모르겠네.’
강하온은 리차드의 모습으로 봤던 묵묵한 바루스의 모습은 사실 전부 거짓이 아닐 까 하는 확신을 했다.
“그래, 그러니까 거짓을 말할 생각은 하지마라.”
『다, 당연한 소리. 그런데 내가 거짓을 말한다면 어떻게 판단할 거지?』
“그건 거짓을 말한다고 받아들여도 되는건가?”
『어, 어떻게 그 말이 그렇게 해석되는거냐. 내 말은 내가 진실을 말했지만, 네가 거짓이라고 우기면 어떻게 하냐는 거다.』
바루스는 어이없어하면서 다급하게 말했다.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네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 대충 파악해줄 사람은 있으니까.”
『잡힌 건 역시 너였나? 바루스.』
강하온이 선택한 거짓말 탐지기는 니우다였다.
100% 확실하게 판단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니우다? 어째서 네 놈이 살아 있는 것이냐? 네놈 설마, 누스 님을 배신한 것이냐!』
바루스는 단번에 니우다를 알아봤다. 그리고 분노했다.
이미 죽었어야 할 니우다가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배신이라······, 어찌 보면 네 말대로 배신일 수 있겠지. 그런데 난 내가 위험에 처했어도 외면하는 신보다는 자신을 믿는 게 맞다 생각했다.』
『그딴 궤변을 늘어놓아도, 네놈이 누스 님을 배신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니우다는 침착하게 대답했지만, 바루스는 그러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고 강하온은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그 반응은 뭐지? 마치 넌 아직도 누스라는 놈인지 년인지 모를 새끼를 믿고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굴복해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였다.
강하온은 니우다를 꺼내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하긴, 초월종이라 존재의 정신력이 그리 약할 리가 없었다.
단순 추위라고 보기에는 과한 점이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고작 추위 때문에 몇 백 년이 넘은 신앙을 접는다는 것은 말이 안됐다.
게다가 바루스는 니우다와는 또 달랐다.
니우다는 강하온이라는 절대자의 무력앞에 마음에 균열이 간 상태였지만, 바루스는 아니었다.
『아, 아니다! 나, 나도 니우다의 말이 맞다 생각한다!』
바루스는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 다급하게 말을 바꿨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그의 영혼석 앞에는 강하온의 손가락이 있었다.
쾅-!
니우다와 아비네 때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큰 소리가 들렸다.
영혼석에 금이 가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의 큰소리, 하지만 영혼석은 멀쩡했다.
『끄억······, 끄억······.』
물론, 그 안에 바루스의 영혼까지 멀쩡한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쾅-! 쾅-!
그 뒤로도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는 계속 들어왔다, 그 때마다 영혼석은 깨질 듯이 거칠게 흔들렸다.
『마, 말하겠다! 뭐든 말할 테니 제발 멈춰줘라!』
절박한 바루스의 목소리에 강하온은 잠시 손가락을 멈췄다.
“뭐든?”
『그, 그래! 뭐든 말하겠다.』
“누스, 개새끼 해봐.”
『그 무슨······.』
강하온은 아직 바루스가 제대로 굴복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 뒤로, 몇 번의 딱밤이 터지고 나서야 강하온은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누, 누스! 개 새끼! x새끼! xx새끼!』
바루스는 신앙심을 버리는 것을 넘어서 증오하는 단계까지 가버렸다.
그 뒤로, 강하온은 빛의 교단에 대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다.
이번에 저지른 행동은 바루스의 독단적인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무런 수확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한 달 뒤라.”
교단이 강하온의 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기간은 지금으로부터 한 달 뒤라고 했다.
왜 한 달 뒤인지는 모른다고 했다.
그러한 사실을 아는 것은 1~3사도 까지와 교주뿐이라고 했다.
그저 바루스가 추측하기로는, 그때 뭔가 준비해놓은 것이 완성되는 거 같다고만 말했다.
“전부 다 와도 좋으니까, 빨리 와라.”
강하온은 교단의 총 전력이 덤벼도 상관없었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빨리 교주라는 놈을 만나서, 빛나가 있는 차원을 찾고 싶을 뿐이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그때였다, 슬슬 새벽에 여명이 올라오고 있었다.
“으음, 그냥 밥이나 준비해야겠네.”
강하온은 나래가 아침에 먹을 토마토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서 집으로 들어갔다.
집으로 들어가는 강하온의 왼쪽 다리에는 교단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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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동굴 속, 그 깊숙한 곳에는 작은 신전이 하나 있었다.
교주와 사도들만 아는, 빛의 교단의 새로운 은신처였다.
그 신전 안에 있는 거대한 원탁에는 10명이 앉아 있었다.
하얀 옷에 교단의 가면을 쓴 그들은 교주와 남은 아홉의 사도였다.
『조금 전, 바루스의 흔적이 사라졌다.』
아직 육체가 없는 교주는 의념을 통해 말했다.
“그 빌어먹을 겁쟁이 녀석, 가만히 있으라니까 말을 듣지 않네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열 번째 사도, 엘리제였다.
그녀를 시작으로 다른 사도들도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사실 사도에 어울리지 않는 놈이었다.』
“그렇긴 하지, 초기에 파장이 맞은 육체를 빨리 찾아서 교단을 위해 희생했던 공적을 높이 샀을 뿐, 사실 사도 급은 아닌 존재였지.”
“맞다, 그나저나 신물만 아깝게 됐군.”
바루스에 대한 사도들의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만.』
그때, 교주의 한 마디에 시끄럽던 내부는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중요한 것은 교단의 적, 강하온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전부 한 달 뒤, 그날이 있기까지 개인 활동은 멈추도록 해라.』
교주의 말에 전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강하온을 죽이고 모든 신물을 되찾는다.』
그 말을 끝으로, 하나둘 원탁에서 모습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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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위에 특별한 소스~ 그 위에 토마토오 양상추를······.”
강하온은 맛있게 아침을 먹을 나래를 생각하며, 신나서 토마토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그러던 중, 뒤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나래가 잠에서 깬 것이다.
“나래, 일어났어요?”
“······.”
평소였으면 졸린 나래의 목소리로 ‘네, 아빠’라는 말이 들려야 했지만, 아무런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응? 둘이 뭐하고 있니?”
강하온은 뭔가하고 뒤를 돌아봤다가,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광경을 봤다.
“너는 누구야?”
“······누구?”
거실에서 잠깐 재웠던 레아와 나래가 서로를 보며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