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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68화 (68/186)

68. 드라쿨의 힘

68. 드라쿨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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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야간 경비를 서던 드라쿨은 오늘도 어김없이 모기를 잡고 있었다.

“잡았다, 요놈.”

그가 잡은 손바닥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어쩐지 재빠르다 했어.”

드라쿨이 잡은 모기는 그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였다.

“······.”

모기를 잡고 좋아하던 드라쿨은 갑자기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

전생에는 드래곤의 심장을 꿰뚫고 그 피를 흡수한 신화를 쓴 뱀파이어의 로드였다.

물론, 우연히 다 죽어가던 드래곤을 발견한 것뿐이었지만, 드라쿨은 그 기억을 알아서 지운지 오래였다.

그리고 현생에는 마약왕이라 불리며, 왕과 다름없는 부귀영화를 누리던 그였다.

“하하······, 모기를 잡고 좋아하는 꼴이라니.”

그런데 지금은 야간 경비를 하면서 모기나 잡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투신의 피 한 방울로 엄청난 힘을 얻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힘을 모기 잡기에 쓰고 있다는 말이었다.

“빌어먹을, 누가 좀 오던가 해라.”

사실 경비로서 생각해서는 안 될 불손한 생각이었지만, 그는 누군가 이곳에 쳐들어오길 바라고 있었다.

지금 몸 안에 가득 찬 강력한 힘을 빨리 사용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올 리가 있나······, 어떤 미친놈이 이곳에 쳐들어오겠어. 그래 미친놈들도 피해갈 곳이 여긴데.”

그는 이곳에 쳐들어오는 적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게, 기본적으로 집 전체에 펼쳐진 1차 결계가 사기적이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일정 경지에 오르지 못한 사람이라면, 결계 때문에 이 집에 들어오려는 마음이 있어도, 결계 근처에 다가오는 순간 전부 발길을 돌리게 하는 최면 마법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최면 마법을 이겨낸다고 해도, 결계 자체를 뚫어내야 하는데 이게 불가능에 가까웠다.

현재 지구의 S급 헌터도 결계를 뚫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기 때문이다.

“하······.”

드라쿨은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달을 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그가 할 것은 모기 잡기뿐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무룩하게 있던 드라쿨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파지직-!

결계에서 스파크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누군가 강제로 결계를 들어오려고 했던 증거였다.

“그래, 얼른 들어와라.”

드라쿨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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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이 영국에 있는 리차드의 대저택에 도착했던 그 시각, 강하온의 집에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수십이 넘어가는 검은 복면을 쓴 수인과 하얀 백금발의 미청년 수인, 교단의 열두 번째 사도 바루스였다.

“이게 리차드가 말한 결계인가?”

바루스는 무심한 눈으로 집 전체에 펼쳐진 결계를 봤다.

“거기.”

바루스는 무심한 눈으로 수인 한 명에게 눈짓했다.

결계에 손을 대보라는 것이었다.

“······.”

수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결계에 손을 가져다 댔다.

파지직-!

사람이 아닌, 동물을 연상케 하는 검은 털과 날카로운 손톱이 자라있었다.

파지직-!

수인의 손이 닿는 순간, 눈이 부실 정도의 스파크가 일어났다.

하지만 수인은 손을 빼지 않고, 오히려 결계 안으로 손을 집어넣으려고 했다.

“됐다.”

그때, 뒤에서 바루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수인은 결계에서 손을 뗐다.

불과 몇 초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결과는 처참했다.

결계에 닿았던 수인은 손부터 팔꿈치는 검게 타 있었다.

“으음, 상당히 높은 수준의 결계군.”

바루스는 상처 입은 수인은 신경도 쓰지 않고, 오로지 결계에 집중했다.

그도 그럴 게, 그에게 수인은 꼭두각시 인형에 지나지 않았다.

언제든지 필요에 의해서 쓰고 버릴 그럴 존재.

“귀찮군.”

바루스의 얼굴에 처음으로 표정이라 말할 변화가 생겨났다.

짜증이었다.

지금 여기 있는 수인이 전부 달려들어도 결계를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스스로 힘으로 결계를 강제로 뚫고 들어갈 수 있지만, 그건 몸에 큰 부담이 갔다.

현재 바루스의 몸은 완벽하지 않았다.

수많은 마수의 유전자를 결합해서 강제로 육체의 상태를 올린 것이지, 아직 붕괴 현상을 완전히 막은 것은 아니었다.

지금 상태에서 강력한 힘을 사용한다면, 막아뒀던 붕괴가 다시 시작하게 될 터였다.

“어쩔 수 없지.”

그는 아공간에서 하얀 보석이 박힌 반지를 꺼냈다.

일시적으로 마나를 무력화시키는 교단의 신물, 빛의 반지였다.

빛의 반지 역시, 상당한 마나를 소모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육체에 부담이 가지는 않았다.

“목표물은 바오라는 팬더와 강하온의 딸이다, 둘 다 목숨만 붙어 있으면 된다. 어떻게든 확보해라.”

바루스는 결계를 열기에 앞서, 주위에 있는 수인들한테 해야 할 일을 말했다.

수인들은 전부 고개를 숙여, 그의 명을 받았다.

지징-!

바루스가 빛의 반지에 마나를 불어넣자, 반지에 있는 하얀 보석이 진동하며 빛을 뿜어냈다.

그리고 그 빛은 한 줄기 선이 되어 그의 앞에 있는 결계의 일부분에 입구처럼 원을 그렸다.

작은 범위지만, 원이 그려진 곳에 결계가 사라졌다.

탁-, 탁-.

수인들은 재빨리 결계 안으로 들어갔고, 바루스 역시 모든 수인이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는 결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낮고 중후한 목소리가 들렸다.

“한밤중에 몰래 들어오는 쥐 새끼라, 그대들은 누구요?”

목소리의 정체는 휘황찬란한 달빛을 배경으로 공중에 뜬 채, 잔뜩 무게를 잡은 드라쿨이었다.

“······.”

바루스를 포함한 모든 수인은 드라쿨을 보고 멈칫했다.

그도 그럴 게, 드라쿨이 강하온이 집에서는 서열 4위로 마지막이었지만, 그는 어디 가서 무시당할 존재가 아니었다.

종을 초월한 존재이며, 판게아 뱀파이어의 시조이자 로드였다.

밤의 귀족, 그들의 수장인 왕의 고귀한 품격과 은은하게 드러나는 제왕의 기운.

거기에 최근에 강하온의 핏방울로 인해 생긴 상대를 움츠러들게 하는 절대적인 기세.

거기에 그의 힘을 증폭시켜주는 만월의 힘까지.

지금의 드라쿨은 절대자의 향기를 조금이나마 풍기고 있었다.

굳이 따지자면, 포도 아이스크림에 포도 향 0.01% 첨가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 충분했다.

이 집을 침입한 쥐새끼를 처리하는 것은.

그리고 조용히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이가 있었다.

『역시 침입자가 있었군.』

바로 바오였다.

바오는 교단에서 결계에 손을 대기 전부터 침입자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오늘은 특별히, 기감을 결계 밖까지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굳이 내가 나설 필요도 없겠군.』

바오는 적들을 보고는 다시 나래가 자는 침대로 올라갔다.

드라쿨 혼자서도 충분히 적들을 막아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바오야······, 코오······.”

바오는 잠꼬대하는 나래를 보고 피식 웃더니, 다시 나래의 품에 안겨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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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지키는 자가 있었나.”

바루스는 분명 집을 지키는 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예상을 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

드라쿨의 모습이 담긴 바루스의 두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다.

드라쿨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자신의 예상을 한참 벗어났기 때문이다.

‘너무 조급하게 움직였군.’

바루스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었다.

사실 이번에 움직인 것은 교단의 뜻을 어기고 독자적으로 움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가진 교단의 충성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단지 사도로서 자리를 유지하고 싶은 것이 이유였다.

사도 후보는 많았고, 육체가 없는 자들은 결국 사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그는 자신의 육체를 빨리 완성 시켜야 했다.

“엘프같이 생긴 수인이라, 네놈이 광인인가 뭔가 하는 놈이군.”

드라쿨은 그런 바루스를 꼭 집어서 말했다.

그 역시, 강하온에게 빛의 교단에 관한 얘기를 들어서 얼추 알고 있었다.

“······네놈은 누구냐.”

자신들의 종족, 광인까지 알고 있는 존재.

바루스는 정보에 없는 드라쿨이 궁금했다.

“으하하! 네놈은 꼭 사로잡아주마.”

하지만 드라쿨은 바루스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바루스를 사로잡는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래서 인센티브 개념으로 강하온의 피를 조금 더 얻을 생각뿐이었다.

“······빌어먹을 놈이.”

무시를 당한 바루스의 이마에는 혈관이 튀어나왔다.

“······저놈을 죽여라”

그는 수인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으하하! 그래, 내게 오라! 오랜만에 피의 축제를 열어보자!”

드라쿨은 빠른 속도로 자신에게 쇄도하는 적들을 보면서도 기쁘게 웃을 뿐이었다.

“크르르······.”

어느새 드라쿨의 앞에는 짐승 소리를 내는 수인이 도착해있었다.

도착한 수인의 모델은 치타, 다른 수인보다 유독 빨랐다.

치타 수인은 속도를 이용해서 날카로운 손톱을 그대로 휘둘렀다.

서걱-!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공기 가르는 소리와 함께 드라쿨의 목을 베면서 지나갔다.

그 모습에 다른 수인들은 드라쿨의 목이 베였다고 생각했다.

스르륵-.

하지만 그것은 전부 환영이었다.

목이 떨어지는 드라쿨의 모습은 전투 흩어지며 사라졌다.

너무 빠른 속도 움직여서 생긴 잔상이었다.

“그럼 과연 네놈들의 피 맛은 어떨지 확인해보자.”

그렇게 사라진 드라쿨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수인들이 모여있는 중앙이었다.

그는 날카로운 송곳니로 앞에 있는 수인의 목덜미를 물었다.

그가 신난 이유는 이것도 있었다.

흡혈을 할 수 있는 한 가지 예외가 있었는데, 그것은 강하온과 나래에게 적이 되는 자들의 한에서는 흡혈해도 되는 거였다.

매일 헌혈이 이루어진 팩으로만 혈액을 섭취하는 그에게 살아있는 자를 흡혈하는 행위는 인스턴트만 먹던 사람이 레스토랑을 가서 먹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크어어억······.”

드라쿨한테 목을 물린 수인은 순식간에 미라처럼 말라비틀어지며 목숨을 잃었다.

흡혈을 끝낸 드라쿨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나쁘지 않은 맛이다, 가끔은 불량식품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지.”

이것저것 섞인 자극적인 맛, 강하온의 피와는 비교도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자, 그럼 다음은 누가 내 입을 즐겁게 해주겠는가?”

드라쿨은 붉은 입술을 닦아내며, 매혹적인 목소리로 수인들을 보며 말했다.

하지만 수인들은 매혹이 아닌 공포를 느꼈다.

덜덜덜-.

수인들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몸에 새겨진 명령을 공포가 이기는 순간이었다.

“······교단에 걸림돌이 될 놈이다, 저놈은 여기서 잘라내야겠어.”

투두둑-!

그 순간, 바루스의 육체가 부풀기 시작했다.

마른 체형이었지만, 한순간에 근육질의 몸이 됐다.

그리고는 그의 몸에서는 하얀 털과 검은 털이 몸을 뒤덮었고, 눈동자는 샛노랗게 변하면서 그의 머리에는 날카로운 뿔이 하나 자라났다.

쿵-!

단순한 외형만 변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몸 뒤에서는 샛노란 후광이 생기는 것처럼 은은하게 빛이 생겨 있었다.

그에게 뿜어져 나오는 마나로 일대의 마나 농도가 높아지면서 공기가 무거워질 정도였다.

그의 모델은 S급 마수, 일각 백호였다.

“······.”

바루스는 온몸에서 비명을 지르듯 느껴지는 고통이 느껴졌다.

육체가 천천히 붕괴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그는 육체가 붕괴한다고 해도, 드라쿨을 죽이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교단을 위한 일이었다.

“네놈한테는 특별히 맛있는 냄새가 나는구나.”

막, 흡혈을 끝낸 드라쿨은 입맛을 다시며 바루스를 쳐다봤다.

달빛이 비치는 마당에 서 있는 자는 드라쿨과 바루스, 단둘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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