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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54화 (54/186)

54. 사도 ‘니우다’와 ‘아비네’

54. 사도 ‘니우다’와 ‘아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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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는 강하온이 찾아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 기다리고 있었다.

“그새 친구도 부른 건가?”

사도는 하나가 아니었다, 따라왔던 사도보다 강한 사람이 옆에 또 있었다. 그 외에도 수백 명의 신자가 강하온은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은 준비된 함정이었다.

‘여긴 꽝이군.’

지금 있는 차원도 버려진 차원이었다.

하지만 강하온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역시 내가 보였구나?”

어느 정도 예상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방에서 사도를 마주쳤을 때, 찰나였지만 사도와 눈을 마주쳤다.

너무 찰나여서 스쳐 지나간 거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신께서 내려주신 눈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도는 싸늘한 목소리로 답했다.

“미친 소리를 아주 정성스럽게도 하는군, 그런데 말이야.”

강하온은 씨익 웃으면서 사도를 비롯한 신자들을 둘러봤다.

“내가 함정일 걸 알면서도 따라왔을 거란 생각은 안 했나?”

웃고 있던 강하온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그 순간, 사도의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렸다.

신에게 받은 그의 눈에는 보였기 때문이다, 강하온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숨이 막힐 정도로 짙은 죽음의 기운이.

“당장! 아바타를 사용해라!”

사도는 신자들에게 다급하게 외쳤다. 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서걱-! 투둑-! 투득-! 툭-! 툭-!

수백 명의 신도 중, 반 정도의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반대로 강하온의 레벨은 빠르게 올라갔다.

그는 눈앞에 어지러운 알람을 전부 없애고 사도한테 시선을 주며 말했다.

“굳이 상관이 없기 때문이야.”

강하온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강하온을 상대하는 적에게는 사신의 미소나 다름없게 보였다.

살아남은 신자들은 본능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압도적인 힘, 공포 앞에서는 광적인 믿음조차도 소용없었다.

“아쉽네, 열두 명 중에 두 명밖에 없다니. 이왕이면 열두 명이 다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강하온을 본 사도의 눈동자는 거칠게 흔들렸다. 그제야 함정에 빠진 것이 누군지 확실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전부 뭐 하고 있어! 당장 아바타를 사용해라!”

마음을 진정시킨 사도가 소리쳤다.

번쩍-!

사도에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신자들이 아바타를 사용했다, 그러자 빛으로 이루어진 형체로 변하기 시작했다.

전부 기존보다 배 이상은 강해졌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사이비 신의 힘을 쓰면 달라진다고 생각한 건가?”

강하온이 앞은 천천히 걸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분명 나지막한 목소리였지만, 그들에게는 죽음의 소리였다.

서걱-!

강하온이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빛의 인간으로 변한 신자들의 목이 몇 개씩 떨어졌다.

“아까 말했지? 신께서 내려주신 눈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금 내 검도 보이나? 그렇다면 속도를 조금 더 올려야겠군.”

“······.”

사도는 아무런 말도 말 수 없었다.

첫 공격은 희미하게 보였지만, 그 이후부터는 강하온의 검이 보이지 않았다.

그의 눈에 보인 것은, 그저 강하온의 손이 조금 움직였다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보일 리가 없겠지, 신이라고 전지전능하단 생각은 버려라. 그들은 그냥 더 강한 생명체일 뿐이다.”

강하온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는 신이 될 수 있음에도 되지 않는 존재였고, 인간이되 신으로 불린 자였으니까.

그런데도 판게아의 그 어떤 신도 강하온을 적으로 두는 자는 없는 절대적인 무력을 가진 존재였다.

“······.”

신을 부정하는 말이었지만, 사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신이 내려준 눈은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강하온에 의해 그 믿음이 깨진 것이다.

분명히 강하온은 공격했지만, 그는 강하온의 공격을 보지 못했다.

“신은 전지전능하지······.”

“정신 차려라, 니우다.”

흔들리는 사도의 이름은 니우다였다.

그가 신을 의심하려는 순간, 그의 뒤에 있던 덩치 큰 사도, 아비네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말했다.

“저런 간사한 혀에 흔들리지 마라.”

“······알았다, 아비네.”

니우다는 아비네의 말에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균열이 간 그의 마음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너는 덩치만큼이나 아주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네.”

모든 신자의 목을 베어버린 강하온은 아비네를 보며 말했다.

“그깟 무력하나만 믿고 경거망동하지 마라, 신께서는 네놈이 볼 수도 없을 많은 아득히 높이 계신 분이니까.”

“네가 그토록 믿는 신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 무력이면 경거망동해도 되지 않나? 그냥 강한 것도 아니고, 엄청 강한 건데.”

강하온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이미 많은 광신도를 겪어서 알고 있었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은 없다는 것을, 자신이 믿었던 것이 부서지는 순간 균열이 생겨났다.

단지 굳건한 정도만 다를 뿐이었다.

“그나저나 대화하는데 얼굴은 보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비네, 뒤로 물러서라!”

강하온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니우다가 소리쳤다.

그의 눈에는 보였기 때문이다.

공격은 보이지 않았지만, 강하온 주변에 짙게 깔린 죽음의 기운이 움직이려는 것이.

서걱-!

둘은 재빨리 뒤로 물러났지만, 강하온의 공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

두 사도의 가면은 반으로 쪼개지면서 그들의 얼굴이 드러났다.

“엘프?”

금발의 잘생긴 외모, 전형적인 엘프의 모습이었다.

“아니, 엘프는 아니군.”

하지만 곧 엘프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엘프의 특징이라 볼 수 있는 귀가 뾰족하지 않았다.

이는 하프 엘프라도 무조건 같은 특징이었다.

“네놈들 정체가 뭐지?”

“······.”

“하긴, 대답할 리가 없지. 내가 괜한 걸 물었군.”

두 사도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직접 알아내면 그만이니까.”

강하온은 그대로 두 사도를 향해서 가로로 검을 휘둘렀다.

“니우다.”

“알았다.”

그 모습을 본 두 사도는 신도들이 했던 것처럼 아바타를 사용했다.

번쩍-!

그들의 몸에서는 신자들이 변했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빛이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의 모습은 신자들의 모습과는 달랐다.

니우다는 한쪽 눈을 중심으로 얼굴 전체에 교단의 문양이 생긴 빛의 인간으로 변했고, 손에는 빛으로 이루어진 자신의 키보다 큰 활을 들고 있었다.

아비네는 덩치가 3배 이상 커지며 빛의 거인같이 변했고, 손에는 거대하진 몸만큼이나 큰, 문양이 크게 새겨진 빛의 방패가 있었다.

콰앙-!

아비네는 강하온의 공격을 방패로 막아냈고, 그 여파로 주변의 땅이 흔들릴 정도였다.

“······.”

검을 쥔 손에서 느껴지는 반탄력에 강하온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권능이 담긴 방패인가?”

방패에서는 신력이 느껴졌다.

단순히 막아내는 것이 아닌, 공격받은 힘을 그대로 되돌려주고 있었다.

잠시 멈칫한 사이, 니우다도 움직였다.

니우다는 자신보다 큰 활의 시위를 당기더니 강하온을 향해서 화살을 날렸다.

슈욱-! 차라락-!

화살보다는, 창에 가까운 크기의 화살이 당장이라도 강하온을 꿰뚫을 것 같은 속도로 날아갔다.

그리고 강하온과 가까워지는 순간, 화살은 분열하며 수 백개의 화살로 변해 강하온을 노렸다.

“미래까지 볼 수 있는 건가? 까다로운 눈이네.”

강하온은 한계를 초월한 직감으로 몇 초 앞의 짧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가볍게 화살을 전부 피하려고 했지만, 화살은 마치 강하온이 피할 곳을 알기라도 하는지, 피할 위치로 화살이 떨어졌다.

서걱-! 챙그랑-!

강하온은 피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대로 검을 휘둘러 수백 개가 넘은 빛의 화살을 전부 없앴다.

『니우네, 이대로 놈을 끝장낸다.』

단 한 번의 접전이었지만, 두 사도의 분위기는 바뀌었다.

그들은 신에게 받은 권능만 있다면, 강하온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사이 다시 믿음이 굳건해진 모양이네?”

강하온은 두 사도를 보며 웃었다.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나? 내가 나래 아침밥을 준비 때문에 더는 놀아줄 시간이 없을 거 같다.”

강하온은 다시 검을 휘둘렀다.

『네놈의 공격은 통하지 않는······크윽!』

아비네는 자신만만하게 방패를 세워 공격을 막으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가 말했지? 신은 전지전능하지 않다고, 모든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절대적인 방패는 존재하지 않아.”

만약에 공격이 막혔다면, 그건 강한 공격을 하지 못해서였다.

그렇다면 더 강한 공격을 하면 그만이었다.

“제법 단단하기는 하네, 그래도 딱 그 정도다.”

강하온의 전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방패를 완전히 망가트리려고 했던 공격이었다.

그런데 방패의 반 정도를 베어버리고, 아비네의 옆구리에 상처를 내는 것에서 끝이 났다.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곧바로 활시위를 당기려는 니우다를 공격했다.

『흐읍!』

니우다는 자신의 목이 베이는 미래를 보고는, 아직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화살을 날리면서 뒤로 몸을 뺐다.

그 뒤로도 같은 상황이었다.

활시위를 당겨 공격하려고 하면, 어김없이 자신의 목이 베이는 미래가 보였다.

그것은 거리를 벌려도 마찬가지였다.

“그깟 사이비 놈한테 받은 눈이 축복이라고 생각했느냐? 그건 저주일 뿐이다. 미래를 알고도 바꿀 수 없는 힘이 없는 자한테는, 미래를 보는 것이 오히려 공포일 뿐이야.”

강하온의 말이 맞았다, 니우다는 어느 순간부터 활시위를 당기지 못하고 있었다.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 어김없이 자신의 목이 베이는 미래가 보였기 때문이다.

『니우다! 놈은 위험하다! 여기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곳에서 없애야 한다!』

그때, 아비네의 몸에서 변화가 생겼다.

하얀빛의 금빛으로 변하면서 덩치가 더 커졌다.

그뿐만 아니라 조금 전보다 배 이상은 강해졌다.

『알았다.』

니우다 역시, 아비네처럼 금빛으로 몸이 변하면서 강해졌다.

“자폭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두 사도의 힘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강해지면서, 덩치도 부풀고 있었다.

『크크큭, 넌 이 버려진 차원과 함께 사라지는 거다.』

강하온의 예상이 맞았다.

그들은 최악의 상황이 오면, 자폭해서라도 강하온을 없을 생각을 하고 일부러 버려진 차원으로 온 것이었다.

“덩치, 내가 그때까지 가만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

강하온은 이제는 진짜 거인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커지고 있는 두 사도를 보며 말했다.

『네가 강하다고 한들, 우리를 막을 순 없다.』

아비네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이제는 자신들도 폭발을 막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들이 믿는 신이 온다고 해도, 이미 폭주된 힘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건 네 생각이지.”

하지만 강하온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띠어져 있었다.

『아, 안돼!』

그의 미소를 본 순간, 니우다의 눈에는 잠시 뒤에 미래가 보였다. 자신들의 예상과 달리 강하온이 살아 있는 미래였다.

서걱-!

강하온은 검을 휘둘렀고, 거대한 빛의 거인은 순식간에 흩어져버렸다.

그들이 아바타라 부르는 힘의 근원 자체를 베어버린 것이다.

그 때문에 빛을 이루던 힘 자체가 전부 사라졌다.

“어, 어떻게······.”

“마, 말도 안 돼······.”

“어차피 죽을 텐데 굳이 알 필요 있나?”

강하온은 지금 상황을 믿지 못하는 아비네와 절망에 빠진 니우다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 순간, 강하온의 머릿속에는 막대한 기억이 쏟아져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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