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50화 (50/186)

50. 마약왕 리카르도 산체스

50. 마약왕 리카르도 산체스

#

지하 경매장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커뮤니티 사이에서 간혹가다가 말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건 전부 도시 괴담으로 치부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호토 요쿠바의 기억 속에는 지하 경매장에 대한 것이 꽤 많았다.

호토 요쿠바는 3년 전, 지하 경매장에 초대를 받은 이후부터는 매번 참여하는 단골이었기 때문이다.

지하 경매장, 그곳의 진짜 이름은 뫼비우스 경매장이다.

참가자는 전부 가면을 쓴 채 신분을 숨기고 참여한다.

경매 물품으로는 각종 진귀한 영약이나 아티펙트, 오래된 골동품이나 문화재도 나왔다.

거기에 사람은 물론, 몬스터나 이종족까지 경매로 나오는 없는 게 없는 수상한 경매장이었다.

게다가 이 경매장의 진짜 수상한 점은 지하 경매장이 언제부터 열리기 시작했는지 모른다는 거였다.

호토 요쿠바도 각성자의 시대가 열리기 이전부터 존재했을 거란 추측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강하온이 알 수 있는 것은, 호토 요쿠바의 기억 속에 있는 지하 경매장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일 뿐, 정확히 어디서 몇 시에 지하 경매장이 열리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지하 경매장은 매번 열리는 시간과 날짜도 달랐고, 그 위치도 매번 바뀌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날짜 같은 경우, 요쿠바의 기억 속에 있었다.

그래서 김복남은 물론, 조판수한테까지 시켜서 지하 경매장을 찾아보라고 시켰는데 연락이 온 것이다.

강하온은 곧바로 텔레포트를 사용해서 일본으로 향했다.

“오셨습니까, 하온님.”

김복남의 집무실에 도착하자, 강하온을 기다리던 김복남이 깍듯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오크왕의 전립선 팔찌를 받은 이후, 김복남은 진심으로 강하온을 모시고 있었다.

‘으음, 피곤한가?’

강하온은 인사를 하는 김복남의 얼굴을 보고 멈칫했다.

분명 팔찌 때문에 건강해도 모자랄 판에, 김복남의 얼굴은 거의 반쪽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긴 늦바람이 무섭다는 말도 있구나.’

하지만 금방 강하온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경매장에 관해 물었다.

“찾았다는 흔적은 뭐야?”

“지하 경매장에 참가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찾았습니다.”

강하온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김복남을 회유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게 누구야?”

“리카르도 산체스입니다.”

“리카르도 산체스?”

강하온은 분명 처음 듣는 데,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멕시코의 마약왕이라고 불리는 자로 멕시코 최고 길드인 산체스 길드의 마스터이기도 합니다.”

“아! 맞아, 마약왕.”

강하온은 김복남의 말을 듣고 기억이 났다.

각성자에 대해서 알아볼 때 본 적이 있었다.

세계에서 강한 각성자 순위 20명 안에 드는 강자로, 마약왕이라는 특이한 직업 때문에 신기하게 봤던 기억이 있었다.

“그 산체스라는 놈이 지하 경매장 참가자라고?”

“네, 100% 확신을 할 수 없지만, 거의 95% 확신합니다.”

“그 근거는?”

지하 경매장에서의 신분 관리는 아주 철저했다.

가면을 쓰는 것은 물론이고, 하얀 로브로 완전히 몸까지 가렸다.

사실 눈동자를 제외하면, 상대방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 수 없던 곳이다.

게다가 경매 참여자끼리 서로 대화도 할 수 없었다.

만약 대화하는 모습이 잡힌다면, 바로 경매장에서 퇴출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토 요쿠바도 3년을 넘게 애용했지만, 경매자 참가자의 정체를 아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대체 무슨 증거가 있어서 저 정도로 확신하는 지가 궁금했다.

“그게 저번에 여쭤봤던 여태까지 경매장이 열렸던 위치 있지 않습니까.”

“그래,”

강하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김복남한테 팔찌를 준 다음 날 연락이 왔었다.

혹시 지하 경매장이 지금까지 열렸던 위치와 날짜를 알 수 있냐는 연락이었고, 강하온은 기억 속에 있는 위치를 말해줬다.

“그래서 전부 찾아봤습니다.”

“뭐를?”

“지금까지······.”

김복남은 자신이 어떻게 마약왕을 찾아냈는지 차근차근 대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지하 경매장이 열린 위치에서, 경매장이 열리기 전 10일 전까지 그곳에서 발생한 모든 통화 기록에 대한 정보를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중복되는 번호를 찾았는데, 단순 우연히 그곳에 있을 수도 있는 것을 가정해서 3번 이상의 중복된 번호를 찾았고, 그렇게 나온 사람이 일곱 명이라고 했다.

그래서 일곱 명의 신상을 찾아봤는데, 전부 멕시코에 있는 산체스 길드와 연결이 되고 있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공교롭게도 리카르도 산체스는 경매장이 열리는 도시에서 종종 있었다는 것을 찾아낸 것이다.

결국에는 모든 걸 노가다로 찾아냈다는 말이었다.

‘열심히 해서 좋긴 한데······.’

강하온은 자신을 위해서 이렇게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이 고맙기는 했지만, 조금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광기 어린 눈, 그 모습은 꼭 광신도를 보는 거 같았기 때문이다.

‘팔찌가 그렇게 좋았나?’

그는 정력 쪽으로는 판게아로 가기 전부터 워낙 대단했고, 지금은 더 대단했기 때문에 잘 이해가 가지는 않았다.

그리고 강하온이 생각한 것은 정확했다.

김복남은 강하온 덕분에 35년 살아온 인생에서 처음으로 극락을 느꼈기에, 극락을 느끼게 해준 강하온을 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그놈이 있는 위치는 어디지?”

“2시간 전에 하와이에 개인 별장에 도착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마도 다음 경매장이 열리는 곳이 하와이 같습니다.”

“그 개인 별장 위치 찍어서 지도로 보내줘 봐.”

“지금 바로 가시려는 겁니까? 경매장이 시작되기 전까지 기다렸다가 확실히 위치를 알아내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놈은 자존심이 강한 놈이라 입을 여는 일은 없을 겁니다, 게다가 소란이 있으면 경매장 측에서 눈치채지 않겠습니까?”

김복남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런 집단은 괜히 사전에 건드렸다가는 바로 흔적을 끊어버린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강하온이 말도 안 되는 무력과 기상천외한 힘을 쓴다는 것을 알았지만, 상대방의 기억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기에 나온 반응이었다.

“놈이 진짜 경매 참여자만 맞으면 경매장을 찾을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아, 죄송합니다.”

김복남은 주제넘게 행동했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숙였다.

“지금 바로 보냈습니다, 혹시 제가 더 해야 할 일은 없습니까?”

“며칠 안에 연락이 하나 갈 거다, 그쪽이랑 협력해서 일해봐.”

강하온은 김복남에게 조판수를 소개해줄 생각이었다.

둘 다 부족함이 있던 남자들이라 그래서 잘 맞을 거 같았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역시 관상은 거짓말을 안 하네.’

강하온은 의욕적으로 말하는 김복남을 보고 타고난 일꾼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그리고 왜 저렇게 얼굴이 반쪽이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단순히 밤에 움직여서가 아니라, 쉬지 않고 일을 한 탓도 있는 거였다.

“응?”

강하온이 하와이로 가려는 그때, 조판수한테 연락이 왔다.

“둘 다, 일 잘하네.”

조판수한테 온 연락은 닥터 드웰과 거래를 하는 사람들을 찾았다는 거였다. 그리고 그 위치는 공교롭게도 하와이였다.

강하온은 지하 경매장이 확실히 빛의 교단과 이어져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네?”

“아무것도 아니야. 그것보다 적당히 해. 뼈 삭는다.”

강하온은 판게아 최고의 연금술 길드, 알케미스트에서 만든 최고급 피로 회복제를 한 병 주고 하와이로 향했다.

#

북태평양 동쪽에 있는 하와이 상공에 도착한 강하온은 마약왕 리카르도 산체스가 거주한다는 개인 별장을 바라봤다.

“이건 뭐, 별장이 아니다 궁궐이라 불러도 되겠네. 돈 지랄을 제대로 했어.”

마약왕이라고 불리는 만큼, 리카르도의 재산은 어마어마했다.

그 부를 과시라고 하는 듯, 리카르도의 개인 별장은 별장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으리으리했다.

저택, 아니 그것도 모자라 성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았다.

“마침, 안에 있군.”

강하온은 안에서 느껴지는 강한 기운에 리카르도 산체스가 별장 안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음흉한 놈이네.”

분명 강하온이 알기로, 리카르도 산체스의 강한 순위는 18위였다.

12위였던 호토 요쿠바보다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지금 느껴지는 기운은 그게 아니었다.

호토 요쿠바가 죽기 전, 각성한 것보다 강한 기운이었다.

지구의 기준으로 보자면 SS급 헌터였다.

“취향도 그렇고.”

별장 근처에만 있었을 뿐인데 역한 피 냄새가 진동했다, 거기에 성 전체에는 강력한 원한이 서려 있었다.

많은 사람이 억울하게 별장 안에서 죽었다는 뜻이었다.

“그 빌어먹을 낯짝을 한 번 봐봐야겠군.”

강하온의 몸이 점점 투명하게 변하더니, 일순간 사라졌다.

실제 몸이 사라진 것은 아니고, 은신술을 사용한 것이다.

‘쥐 새끼들을 도망가게 할 수 없지.’

그의 목적은 리카르도 산체스뿐이었다.

굳이 소란을 피워서 지하 경매장이나, 빛의 교단에게 경각심을 줄 생각이 없었다.

도주에는 도가 튼 놈들이었으니까.

“······.”

강하온은 별장을 대놓고 걸었지만, 바로 옆을 지나가는 경비들도 그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강하온의 은신술은 냄새, 호흡, 소리, 모습, 기척까지 모든 것을 지워버렸다.

실제 판게아에서 전설의 어쌔신이라 불리는, 그랜드 어쌔신 마스터 카심은 그의 은신술을 보며 감탄하며 제자로 받아달라고 할 정도였다.

무엇보다 시스템이 판단하길, ‘투신의 은신술’은 EX급 스킬이었다.

‘역하군.’

강하온은 넓은 별장 대지를 지나, 별장 입구에 들어선 그는 지독한 피 냄새에 미간을 찌푸렸다.

이 정도 피 냄새는 단순히 사람을 한 둘을 죽여서 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이 별장 안에서 수천 명은 죽였다는 말이었다.

“사, 살려줘!”

“꺄아악!”

별장 안으로 들어가자, 공포에 질린 여성의 비명이 들려왔다.

‘이 새끼들, 뭐지?’

강하온은 이상한 점을 느꼈다.

리카르도의 부하여서 아무리 적응이 됐다고 해도, 이런 비명이 들리면 뭔가 미동이 있어야 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한 거였다.

하지만 지금 별장 내부에 있는 리카르도의 부하들은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마치, 꼭두각시 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설마?’

강하온은 짐작이 가는 것이 있었다, 판게아에서 이런 경우 한 번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일단 확실히 확인하기 위해서, 비명이 들린 곳으로 이동했다.

“사, 살려주세요.”

“제, 제발······.”

강하온은 비명이 들린 방 앞에 도착했다, 안에서는 울면서 비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덜컥-!

강하온은 그대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안에는 몸에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며 파르르 떨고 있는 다수의 여자가 보였다.

그리고 바닥에는 목에 두 개의 이빨 구멍이 있고, 미라처럼 변해 있는 다수의 여자도 보였다.

“누구냐!”

새하얀 머리와 창백한 피부, 붉은 눈동자, 그리고 입은 피범벅이 된 리카르도 산체스가 광기 어린 눈으로 문을 보면서 말했다.

강하온 그런 리카르도를 보고, 은신을 풀면서 말했다.

“이거 쥐 새끼인 줄 알았더니, 박쥐 새끼가 있었네.”

강하온이 예상했던 게 맞았다.

꼭두각시 같은 부하, 과거에 뱀파이어 로드를 상대할 때 봤던 흡혈을 당한 반쪽짜리 뱀파이어였다.

“너, 너는······.”

강하온을 본 리카르도의 붉은 눈동자는 지진이라도 난것처럼 거칠게 흔들렸다.

선작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