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49화 (49/186)

49. 일타 강사 강하온

49. 일타 강사 강하온

#

제목을 정한 강하온은 간단하게 계획서에 수업 내용을 적었다.

수업 내용은 별다른 게 없었다.

원하는 아이가 있다면 각성한 힘을 확인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집어주고, 개선할 방법을 알려주는 거였다.

드르륵-!

잠시 후, 문이 열리면서 한지민 교수가 들어왔다.

“나래 아버님, 수업은 정하셨나요?”

“여기 있습니다.”

강하온은 적어 놓은 수업 계획서를 건넸다.

“오! 이런 식으로 수업하는 것도 좋겠어요. 진짜 제대로 된 수업이네요.”

한지민은 강하온의 수업 계획서를 보면서 좋아했다.

수업 내용은 지금까지 일일 교사를 했던 그 어떤 학부모보다 짧았지만, 수업 자체는 최고라는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게, EX급 헌터한테 직접 지도를 받을 기회였다.

만약 돈으로 수업료의 가치를 정한다면, 수십억, 아니 수백억은 우습게 넘을 정도의 수업이었다.

“따로 준비해드릴 건 있을까요?”

“으음, 그냥 조금 넓은 공간이 있으면 좋을 거 같네요.”

“장소는 체육관으로 하는 게 좋겠네요, 또 다른 건 없으세요?”

“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러면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준비가 끝나면 데리러 올게요.”

한지민이 나가고, 다시 교실에 혼자 남게 된 강하온은 진행할 수업을 연습했다.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안녕, 애들아? 안녕, 애들아.”

어떤 목소리 톤이 좋을지를.

#

잠시 후, 모든 준비가 끝났는지 한지민이 교실로 들어왔다.

“나래 아버님, 준비 끝났어요. 가시죠.”

“알겠습니다.”

강하온은 한지민을 따라서 수업이 준비된 장소로 이동했다.

수업은 어린이반이 있는 건물 뒤쪽에 있는 체육관이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아카데미답게, 최신 시설로 지어져 있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네요.”

강하온은 체육관 밖에서 보이는 창가로 안을 보고 말했다.

체육관 안에는 어린이반 아이들 외에도 많은 사람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부모들, 그리고 전에 봤었던 ‘신화 아카데미’ 관계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나래 아버님이 일일 교사를 하신다니까, 아카데미 관계자분들도 참관하셔서 그래요. 혹시라도 불편하실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어차피 저분들이 있다고 제가 할 일이 달라지는 건 아닌데요.”

“감사합니다, 그럼 들어가시죠.”

강하온은 한지민의 안내를 받아서 체육관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강하온 선생님!”

체육관 안으로 들어가자, 나래와 같은 반 아이들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인사했다. 그중에는 나래도 있었다.

나래는 강하온이 일일 교사를 하는 것이 좋은지, 품에 팬더 인형을 안고 싱글벙글 웃었다.

“어린이반 친구들, 안녕.”

강하온은 이왕 할 거 제대로 하기로 했다.

그는 손까지 흔들면서 아이들에게 인사했다.

그는 과거 아르바이트했던 기억을 되살려서 노력했다.

“애들아, 선생님 누군지 알아?”

“네!”

“누군데?”

“나래 아빠요!”

그리고 그의 노력이 통했는지, 아이들은 금방 강하온한테 집중했다.

“선생님! 나도 선생님처럼 엄청 세질 수 있어요?”

그때였다, 한 아이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질문했다.

“당연하지, 그러면 지금부터 바로 수업을 시작해 볼까?”

“네!”

수업이 시작되자, 뒤에서 지켜보던 학부모들은 전부 필기 준비를 시작했다.

영상을 찍거나, 음성을 녹음하는 것은 안 됐기 때문이다.

“선생님 수업을 하려면 일단은 먼저 시범을 보여줄 사람이 필요한데······.”

“저요!”

“선생님! 저 잘할 수 있어요!”

“제가 하고 싶어요!”

강하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은 전부 손을 들었다.

학부모들이 수업 전, 미리 언질을 해 놓은 결과였다.

“으음.”

강하온은 많은 아이 중에 누구를 선택할지 고민했다.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걸리기를 기도하며 지켜봤다.

‘그래, 저 애가 좋겠네.’

강하온은 첫 솔루션을 볼 아이를 찾았다.

“영기부터 해볼까?”

그가 선택한 아이는 영기였다.

사실 영기가 혼난 것은 자신 때문에도 있었기에 강하온은 영기를 첫 번째로 뽑았다.

“네!”

“우리 영기, 파이팅!”

선택되자, 영기는 물론 영기 엄마까지 큰소리로 대답했다.

“영기는 어떤 힘을 쓰니?”

“저는 물이요! 물을 쓸 수 있어요!”

영기의 힘은 물을 다루는 이능계열 중에서도 상위 힘에 속하는 자연계열이었다.

괜히 ‘신화 아카데미’에 들어온 인재가 아니었다.

“아주 훌륭한 힘을 각성했네, 한번 사용해볼래?”

“네!”

칭찬을 듣자 기분이 좋아진 영기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대답했고, 곧이어 영기의 주변에서 마나가 움직였다.

찰랑-!

그리고 영기의 주변에는 물이 생겨났다.

마나가 대기 중에 있는 수분을 모아서 증폭시키면서 생겨난 것이다.

‘제법이네.’

강하온은 영기를 보고 제법 감탄했다.

영기는 제법 많은 양의 물을 조종하는데도 영기의 표정 변화는 하나도 없었다.

힘을 사용하는 것과 타고난 정신력 자체가 강하다는 뜻이었다.

개구쟁이처럼 생겨서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이랑은 달랐다.

‘다른 부분은 어떤지 봐야겠군.’

강하온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확인했다.

“영기야, 그 물을 사용해서 축구공 크기 정도 되는 물 덩어리 다섯 개만 만들어볼래.”

“네!”

영기는 의욕 가득한 얼굴로 강하온이 시킨 데로 물 덩어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은지 시간이 좀 걸렸다.

“후······, 했어요.”

그래도 다섯 개의 물 덩어리를 만들어냈다, 이걸로 강하온의 테스트는 끝났다.

“잘했어, 이제 그만해도 괜찮아.”

강하온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영기는 구체를 유지하고 있던 힘을 풀었다.

철퍼덕-!

그렇게 물 구체는 바닥으로 그대로 떨어졌다.

“나래 아버님, 금방 치워드릴게요. 잠시만요.”

“괜찮습니다, 그냥 놔두셔도 됩니다.”

바닥에 물이 생기자 한지민이 다가왔지만, 강하온은 거절하고 곧바로 수업을 진행했다.

“자, 지금까지 영기가 이능 사용하는 것을 봤으니까 부족한 점을 찾아볼까?”

강하온은 바닥에 있는 물을 그대로 다시 사용했다.

물에 대한 강력한 지배력을 이용한 모습이었다.

“오! 나래 아빠도 물 능력 사용자였나 봐?”

“협회 발표를 보니까 특수계라고 하던데, 물 능력도 사용하나 봐요.”

“그러면 어제 그 뱀도 저 물로 한 건 가봐?”

뒤에서 수업을 참관하고 있던 학부모들은 웅성거렸다.

“EX급 헌터가 쓰는 힘이라니.”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리고 각성자인 사람들은 눈을 반짝였다.

EX급 헌터, 세계 최강의 헌터가 힘을 사용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선생님이 일단은 영기가 했던 대로 물로 된 구체를 만들어볼게.”

강하온의 앞에는 순식간에 다섯 개의 물 구체가 만들어졌다.

“자, 영기가 했던 거랑 뭐가 다른지 아는 사람?”

“저요!”

강하온의 물음에 손을 들고 대답한 아이는 나래였다.

“그래, 나래가 말해봐.”

“영기 물은 찰랑찰랑했는데, 아빠, 아니 선생님 물은 조용해요!”

강하온은 아빠라고 부르려다, 입을 막고는 다시 말하는 나래를 보며 웃었다. 그 모습에 다른 학부모들도 전부 미소를 지었다.

“정답, 전부 박수.”

나래의 말이 맞았다.

영기가 만든 물의 구체는 원형을 얼추 이루기는 했지만, 제대로 형태를 고정하지 못해서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반면에 강하온은 물 구체는 소리 없이 조용했다.

“헤헤.”

사람들의 박수에 나래는 좋아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나래의 말대로 이런 차이가 있었지.”

강하온은 물 구체 중 하나만 영기가 했던 것처럼 물이 튀게 했다.

“그럼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으음, 일단 영기 다시 이쪽으로 와 볼까?”

강하온은 집중력과 힘에 대한 지배력이 부족해서 말하려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어린애라는 것을 깨닫고 직접 보여주면서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영기야, 힘을 사용할 때는 미리 머릿속에다가 그림을 그리는 거야.”

강하온이 볼 때, 영기는 타고난 그릇만 좋을 뿐 집중력이 상당히 부족했다.

그렇지 않고서 고작 다섯 개의 구를 만드는 데 저렇게 고전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아무런 생각도 없지 본능적으로 힘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린 처방은 미리 머릿속에 이미지화를 시키고, 그대로 집중해서 만드는 거였다.

이렇게 하면 뚜렷하게 만들 형태가 있으므로 부족한 집중력으로도 좀 더 수월하게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림이요?”

“그래, 선생님이 미리 보여줄게.”

잘 이해하지 못하는 영기를 위해, 강하온은 직접 시범을 보였다.

“머릿속에 만들려는 모습을 생각하고, 그것만 만들겠다고 생각하면서 물을 움직이는 거야.”

허공에 떠 있던 물은 점점 형태를 이루기 시작했다.

새로 변했다가, 나래가 좋아하는 팬더로 변했다가, 갑자기 꽃으로 변하기도 했고, 끝에는 용으로 변하기까지 했다.

“우와! 새가 나타났어!”

“이번에는 팬더로 변했다!”

뜬금없이 시작된 물 쇼에 어린애들은 웃으면서 좋아했다.

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과 달랐다.

이어지는 강하온의 한 마디에, 입을 떡 벌리고는 어이없다는 눈으로 쳐다봤다.

“어때, 참 쉽지? 영기도 해봐.”

지금 이 순간에도 물을 살아 있는 동물처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체육관에 있는 실력이 있는 각성자 중에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얼추 비슷하게 따라 할 수 있는 사람 정도라면 아카데미 교장과 김규일 학과장 정도뿐이었다.

“네!”

하지만 어른들의 생각과 달리, 영기는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영기는 지금까지 물 능력 각성자 중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각성자를 처음 봤고, 강하온의 말을 듣는다면 자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공······, 공······. 동그랗게······.”

영기는 곧바로 눈을 감고, 강하온이 말한 대로 공을 머릿속으로 그렸다. 하지만 쉽지 않은지, 오랜 시간 집중했다.

“쉬잇.”

강하온은 영기가 집중할 수 있게, 입에 손가락을 전부 조용히 시켰다. 체육관에 있는 사람은 조용히 하고, 영기한테 집중했다.

찰랑-.

숨소리만 들리던 조용한 체육관의 정적을 깨는 소리가 들렸다.

영기 앞에 있던 물이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물은 아까 전처럼 뭉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물이 뭉치는 속도가 훨씬 빠르면서도 자연스러웠다.

“됐다!”

잠시 후, 영기가 눈을 떴고, 눈앞에는 처음 했을 때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다섯 개의 물 구체가 있었다.

“저렇게 단시간에 달라진다고?”

“어머, 영기 엄마 아주 계 탔네.”

영기가 보여준 모습에 어른들은 전부 놀라고 있었다.

“영기는 이제 자리로 들어가도 돼.”

“고맙습니다, 선생님.”

영기는 아주 공손한 자세로 인사를 하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참, 영기 어머님은 수업이 다 끝나고 한지민 교수님한테 솔루션 적어 놓은 거 받아가세요.”

강하온은 이왕 하는 거, 영기한테 맞는 집중력 향상 훈련법도 알려줬다.

“그럼, 다음은 누가 해볼래?”

“저요!”

“그래, 앞으로 나와서 힘을 사용해봐.”

강하온은 그 뒤로도 아이들의 한 명씩 봐줬다.

영기 때처럼 단번에 문제점을 찾아내고, 하나의 솔루션 제시로 순식간에 달라지게 하면서 수업을 참관하는 학부모는 물론, 관계자들까지 전부 놀라게 했다.

하지만 그들이 더 놀란 것은 따로 있었다.

“대체 사용할 수 있는 힘이 몇 개나 있는 거죠?”

“그러게요······, 원래 EX급은 저런 건가요?”

강하온이 아이들이 나올 때마다 보여주는 힘을 그대로 다 보여줬기 때문이다.

결국, 강하온은 나래와 같은 반인 어린이반 아이들을 전부 봐주고 수업이 끝이 났다.

그리고 그날 저녁, 일본에 있는 김복남한테 연락이 왔다.

『지하 경매장에 대한 흔적을 찾았습니다.』

빛의 교단과 관련된 정보였다.

선작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