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EX급 헌터 강하온
40. EX급 헌터 강하온
#
강하온은 가지고 있는 보유 포인트 1을 사용해서 육체를 하나 올리자, 몸의 변화가 일어났다.
뼈와 근육, 힘줄과 신경, 그리고 피부까지. 신체가 강화됐다.
“고작 1포인트가 이 정도라고?”
강하온은 내심 놀랐다.
불과 보유 포인트 중 하나를 사용했을 뿐인데, 몸의 변화는 상당했다. 이러한 점도 놀랐지만, 그가 진심으로 놀란 부분은 따로 있었다.
“그렇게 영약을 먹고 단련시켜도 꿈쩍하지 않더니만······.”
강하온은 몸 자체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의 신체는 더는 강해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한계까지 성장하여 있었다. 그런데 각성이라는 특이한 법칙이 그 한계를 간단하게 넘어서게 한 것이다.
게다가 단순한 육체 강화가 아니었다, 마치 바디 체인지를 하는 것처럼 육체 자체를 강하게 만들었다.
물론, 진짜 바디 체인지와 다르기는 했다.
그래도 지금 같은 능력치를 100번 정도 올린다면 실제 바디 체인지와 비견해도 부족하지 않을 거 같았다.
“응? 오류인가?”
강하온은 상태창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육체: 999』, 능력치는 올리기 전하고 똑같이 보였다.
강하온은 혹시나 해서 한 번 더 올려봤지만, 여전히 능력치는 그대로였다.
그제야 강하온은 능력치 표시가 999까지밖에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실히 확인 좀 해놔야지.”
강하온은 다시 힘 측정기 앞에 섰다.
그리고 조금 전과 같은 힘으로 딱밤을 때렸다. 이번에는 위에 층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욕심 많은 머저리들을 한 번 봐주는 것도 있지 않았다.
쾅-!
분명 딱밤인데, 폭탄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느낌이 좋네.”
강하온은 착 감기는 느낌에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만큼,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반응이 나왔다.
『9999』 힘은 최고 수치를 찍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쩌저적-!
강하온이 타점으로 때린 부분부터, 균열이 생겨나더니 검사 측정기는 그대로 쓰러져 내렸다.
“사기적인 힘이네.”
강하온은 고작 2포인트 차이 때문에 바뀐 결과를 보고, 자신이 각성한 힘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하다고 생각했다.
“······.”
강하온이 새로운 힘에 감탄하고 있을 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욕심 많은 간부는 전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게다가 반사적을 자신의 이마를 부여잡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 내가 헛것을 보는 건가?”
“부서지라고 만든 물건이 아닌데, 저게 왜 부서져?”
“혹시 일반 검사 측정기를 놔둔 거 아닌가요?”
그들은 전부 현실을 부정했다.
그도 그럴 게, 강하온이 부순 특별 힘 측정기는 S급 헌터도 흠집조차 내기 힘든 물건이었다.
이론상으로는 핵의 파괴력 정도가 되야 부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부서졌으니 당연했다.
그때, 그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말이 들렸다.
“진짜 핵 딱밤이군, 한 대만 맞아도 골로 가겠어.”
협회장 박노식이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였지만, 모두의 귀에 또렷하게 들렸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간부진들은 마른 침을 삼켰다.
“······.”
그 뒤로도 강하온의 각성자 검사가 진행될수록, 강하온을 협회 소속으로 강제하려 했던 간부들은 말을 잃어갔다.
강하온이 강해도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설렁설렁 움직는데도 모든 검사 분야에서 최고점을 찍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간부들과 달리, 협회장 박노식은 이 상황을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쓸데없는 짓을 하는 놈은 없겠네.’
이런 모습을 보고 강하온에게 수작을 부리는 놈은 없을 거였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박노식은 고민 하나가 해결됐더니,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SSS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강한데.’
바로 검사 결과때문이다.
지금까지 각성자의 최고 등급은 SSS급까지 있다.
하지만 이건 말 그대로 존재만 하는 것이고, 실제로 존재하는 각성자 중에서 최고 등급은 SS급이 최고였다.
그런데 지금 강하온은 나온 수치만으로도 SS급은커녕, SSS급을 아득히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건 내 선에서 끝낼 수가 없겠네.’
박노식은 일단 고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마침, 강하온의 각성자 검사가 모두 끝났기 때문이다.
“자, 강하온 씨의 각성자 검사도 끝났는데 인사나 하러 가볼까요? 아까 개 목에 목줄을 채워야 한다는 분도 있던 거 같은데.”
“혀, 협회장님. 누, 누가 그런 말을 했습니까?”
“그, 그러게 말입니다.”
“맞습니다! 앞으로 한국을 빛낼 강하온 헌터님한테 인사하러 갑시다.”
박노식의 말을 들은 간부들은 전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는 다급하게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개처럼 다루고 싶었던 강하온은 어느새 ‘님’이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그럼 강하온 씨한테 인사하러 갑시다.”
박노식은 허허 웃으며 뒤를 돌았다.
“참, 혹시라도 오늘 본 건 전부 잊는 게 좋을 겁니다. 혹시라도 강하온 씨가 귀찮아지는 걸 싫어할 수도 있으니까.”
박노식은 방을 나가기 전, 간부들한테 말했다.
“무, 물론이죠!”“전, 오늘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
간부들은 누가 할거라고도 없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박노식은 그들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럼 갑시다, 인사하러 갈 사람은 저랑 같이 가시고, 바쁜 일이 있으신 분들은 가보도록 하세요.”
“저는 급한 일이 있어서······.”
“저도 급한 일이 있다는 걸 깜빡했네요.”
모두들 급한 일 때문에 강하온과의 인사를 거부했다.
“전부들 그렇게 바쁘게 움직이는 줄 처음 알았군요, 그럼 어쩔 수 없이 강하온 씨는 저 혼자 보고 오도록 하죠.”
결국, 검사장을 지켜보고 있던 방에서 나온 사람은 박노식 혼자였다.
#
모든 검사를 끝내고 나오자, 나래와 이미소가 다가왔다.
“고, 고생하셨습니다.”
강하온이 강하다는 것을 예상했지만, 자신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은 강함에 이미소는 잔뜩 긴장했다.
“아빠! 고생하셨습니다!”
반면 나래는 환하게 웃으면 강하온에게 안겼다.
나래에게 아빠는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존재였기 때문에, 당연한 모습이었다.
오히려 강하온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 이미소의 반응을 보고, 더욱 강하온이 대단해 보였다.
“오래 기다렸지? 나래도 고생했어.”
강하온도 나래의 미소에 화답하듯, 환하게 웃었다.
“······.”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이미소는 혼란스러웠다.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보는 것만으로 공포가 느껴지는 힘을 강하온과 딸 아이한테 한없이 따뜻한 강하온 중 어느 것이 진짜 모습인지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옆에서 갑자기 말을 걸어오는 사람 때문에 혼란을 추스를 틈도 없었다.
“이미소 양, 뭘 그렇게 멍하니 있습니까?”
“네? 혀, 협회장님! 안녕하세요.”
바로 협회장 박노식의 등장 때문이었다. 이미소는 강하온을 대할 때보다 더욱 긴장했다.
강하온이 아무리 강하다 한들, 직장 상사만큼 불편한 존재는 없었다.
‘저자가 협회장이었구나.’
강하온은 박노식을 기억하고 있었다.
욕심 많은 머저리 사이에, 현자 같은 느낌을 주는 중년이었기 때문이다.
“강하온 씨, 안녕하세요. 협회장 박노식이라고 합니다, 석도한테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아······, 안녕하세요. 강하온입니다.”
강하온은 나래의 정보를 뒤에서 막아준 사람이 박노식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네가 나래구나?”
인사를 한 박노식은 나래한테 시선을 돌렸다, 꼭 조카를 보는 삼촌 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래 알아요?”
나래는 강하온의 품에 안겼다.
어른이라 그런지 조금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 나래 알지. 하늘이 삼촌이야.”
진짜 삼촌은 아니었지만, 실제 박노식은 마석도화 호형호제할 정도로 진한 사이였다.
“하늘이 삼촌?”
나래는 하늘이를 안다는 말에 조금 경계가 누그러졌다.
“그래, 하늘이 삼촌. 아저씨가 나래 보면 선물 주려고 선물도 준비했는데, 선물 줄까?”
“네! 선물!”
“여기.”
박노식은 곧바로 품에서 준비한 선물을 꺼냈다.
“우와! 바오다!”
그가 준 선물은 팬더가 그려진 동전 지갑이었는데, 나래는 마음에 들었는지 웃으면서 좋아했다.
박노식은 그 모습을 보고는 자연스레 미소를 지었다.
‘괜찮은 사람이네.’
이런 박노식의 모습에 강하온은 그를 좋게 생각했다.
“참, 강하온 씨.”
“네.”
“검사 결과 때문에 잠시 얘기 좀 했으면 하는데, 괜찮을까요?”
“그럽시다.”
“감사합니다, 그럼 협회장실로 가시죠. 이미소 씨는 오늘 퇴근해보세요, 쉬는 날인데 고생 많았어요.”
“네, 네!”
이미소는 멀어지는 강하온 부녀와 협회장 박노식을 보면서 귀신에 홀린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정신없는 하루였다.
#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협회장실로 온 박노신은 감사의 인사부터 전했다.
“선물을 받았으니 보답을 해야죠.”
강하온은 넓은 협회장실 한쪽을 보면서 말했다.
그곳에는 나래가 팬더 인형과 선물 받은 팬더 지갑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오늘은 마트 놀이구나.’
그는 나래가 노는 모습을 보고, 오늘 집에서 할 놀이를 직감했다.
‘그러고 보니 슬슬 심부름 같은 것도 시켜봐도 되지 않나? 조만간 마트에 심부름을 시켜봐야지.’
그는 이제 모든 것이 나래의 육아에 대한 생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나저나 무슨 얘기인가요?”
“각성자 등급 때문입니다.”
“각성자 등급이요?”
박노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
“네, 현재 하온 씨의 등급은 기존에 기준을 벗어난 등급이라 당장 한국 협회가 아닌, 세계 협회에 보고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문제라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하온 씨에 대한 정보가 세계 각국에 자연스럽게 퍼지게 될 거고, 그렇게 되면 세계 각국의 여러 길드에서 찾아올 거니까요.”
“쉽게 말하면 날파리가 꼬인다는 말이네요?”“굳이 말하자면 날파리가 맞긴 하죠.”
박노식은 조금은 황당한 미소를 지었다.
강하온이 날파리라 부른 자들은 지금 세계을 쥐락펴락할 정도의 힘이 있는 자들이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강하온이라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심으로 했으면 한국 협회가 지워졌으려나?’
그는 강하온이 각성자 검사를 진심으로 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아니, 당시 검사 과정을 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원하신다면 오늘 검사 결과를 수정해서 그냥 B급 정도로 바꿔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말씀하신 날파리가 조금은 줄어······."
"괜찮습니다.”
“네?”
“그냥 원칙대로 보고하셔도 됩니다, 날파리가 꼬이면 저야 좋죠. 이왕 할 꺼, 제대로 발표해주시기 바랍니다.”
강하온은 이왕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거, 숨길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꼬이는 날파리? 오히려 좋았다.
조판수와 같은 심부름꾼이 생긴다는 말이었으니까.
“아,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나래야, 인사드려야지.”
“안녕히 계세요.”
강하온과 나래는 그렇게 협회장실을 나왔다.
“으음, 귀찮은 걸 싫어하는 성격이 아니었나?”
협회장실에 혼자 남은 박노식은 고개를 갸웃했다.
“뭐, 알아서 하시겠지.”
박노식은 수화기를 들어서 세계 헌터 협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강하온에 관해 얘기하고, 검사 과정을 찍은 영상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세계 헌터 협회의 공식 발표가 있었다.
『세계 헌터 협회는 기존의 각성자 등급 체계에서 EX급이라는 규격 외의 등급을 추가하고, 한국에 강하온 헌터가 EX급 헌터가 됐음을 공표합니다.』
선작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