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신화 아카데미
29. 신화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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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은 옆에서 누군가 건드는 느낌에 눈을 떴다.
“아빠, 아빠. 나래 일어났어요.”
그를 깨운 사람은 나래였다.
나래는 머리 위에 팬더 인형을 올리고, 강하온의 팔을 흔들고 있었다.
‘내가 늦잠을 잤나?’
강하온은 나래보다 항상 일찍 일어났기에 자신이 늦게 일어났나 착각했다. 하지만 시계를 확인하고는 그게 아님을 깨달았다.
‘······어제 아카데미를 못 간 게 엄청 아쉬웠나 보네.’
시계의 시침은 6을 가리키고 있었다. 저녁 6시 일리는 없고, 새벽 6시라는 말이었다.
‘약발을 잘 받는 체질이구나.’
나래는 어제 낮잠을 많이 자서 평소보다 늦은 밤에 잠을 잤다.
그런데 이렇게 일찍 일어났는데도 눈이 초롱초롱한 것을 보면, 만드라고라의 효과를 제대로 보는 거 같았다.
“우리 잠꾸러기가 웬일로 일찍 일어났을까?”
강하온은 일어나면서 나래를 안아 들었다.
“헤헤, 오늘 아카데미 가는 날이에요!”
나래는 들뜬 모습에 강하온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전날 아카데미를 못 갔던 게 무척이나 아쉬웠던 게 분명했다.
“아빠가 금방 아침밥 해줄 테니까, 먹고 가자.”
“네!”
강하온은 나래를 침대에 놔두고, 부엌으로 빠르게 아침밥을 만들었다. 오늘 아침에는 굳이 영약을 넣지는 않았다.
‘앞으로는 저녁에 먹여야겠어.’
아침에 먹이는 게 좋기는 하지만, 그랬다가는 또 약효 때문에 잠이 들어서 나래한테 혼날 수가 있었다.
‘어제 그 모습이라면 또 혼나도 괜찮을 거 같긴 한데······.’
강하온은 전날 볼을 부풀리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던 나래를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나래야, 밥 먹자!”
강하온은 마법을 사용해서 순식간에 아침 식사 준비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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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를 끝낸 강하온과 나래는 ‘신화 아카데미’에 도착했다.
“아빠! 대따 커요!”
나래는 ‘신화 아카데미’를 보고, 양팔을 들어서 큰 원을 그리면서 말했다. 그도 그럴게, 강하온이 보기에도 ‘신화 아카데미’는 엄청나게 컸다.
그때였다, 강하온 부녀에게 베이지색과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아카데미 제복을 입은 중년이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신화 아카데미 경비 조장, 김철수라고 합니다. 무슨 용무로 오셨습니까?”
“딸아이 입학 문제 때문에 왔습니다.”
“입학 때문에 오셨군요, 바로 입학처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전에 간단한 신분 조회 좀 해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죠.”
강하온은 나래의 각성자 증명 카드를 건넸다.
일종의 각성자 주민등록증이었다.
“바로 신분 확인 도와드리겠······허억!”
일관된 미소를 짓고 있던 김철수는, 나래의 증명 카드를 확인하고는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각성자 등급:A
잠재력: SS』
그도 그럴게, 증명 카드에는 터무니없는 등급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각성자가 있었나?’
조금이나마 놀란 마음이 진정이 된 김철수의 머릿속에 처음 든 생각이었다.
김철수는 경비 조장이었다.
혹시라도 ‘아카데미’를 새로 찾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최근 한 달간에 떠오르는 각성자의 정보를 모두 외우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자기 손에 들린 증명 카드의 정보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시, 실례지만 확인해보겠습니다.”
그는 혹시라도 강하온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말하고는 조장실로 들어갔다.
그 와중에 얼마나 긴장했는지,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허억! 진짜다!”
조장실에 있는 검사기로 확인한 김철수는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그리고는 재빨리 강하온 부녀가 있는 곳으로 달려 나갔다.
“화, 확인 끝났습니다, 곧바로 입학처로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저기 저 차에 타시면 됩니다.”
김철수는 진정이 안 되는지, 떨리는 손으로 증명 카드를 건네면서 말했다.
“원래 직접 입학처까지 안내를 도와주는 건가요?”
강하온 김철수가 가리키는 자동차를 보면서 물었다.
“아, 아닙니다. 원래는 직접 입학처까지······.”
“그러면 괜찮습니다.”
강하온은 김철수의 제안을 거절했다.
“아, 혹시나 기분이 상하거나 해서는 아니고, 직접 딸아이랑 걷고 싶어서 그런 겁니다. 워낙 길이 잘 되어있어서요.”
강하온은 불안해하는 김철수에게 푸른 나무로 예쁘게 꾸며진 길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아······, 알겠습니다. 입학처까지는 상당히 길이 먼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김철수는 자신이 걱정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혹시 물러서 한 번 더 물었다.
입학처가 있는 본 건물까지 가기에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나래야, 앞으로 자주 보게 되실 분인데 인사드려야지.”
“안녕하세요, 강나래에요!”
나래는 강하온의 품에서 내려와, 양손을 모으고 인사했다.
“하하, 그래, 나래야, 안녕.”
그 모습에 김철수는 모든 긴장이 풀렸고, 반사적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우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강하온과 나래는 인사를 하고는 걷기 시작했다.
“나래야, 아빠랑 달리기 시합할까?”
강하온은 길이 멋지고 예뻐서도 있었지만,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다.
‘약효가 몸 구석구석으로 잘 퍼지게 만들어야지.’
현재 나래의 몸에는 만드라고라로 얻은 힘이 가득했다. 그래서 몸을 쓰게 하면서, 성장에 도움을 주게 할 생각이었다.
“달리기 시합?”
나래는 강하온의 예상대로 관심을 보였다.
“응, 시합에서 이기면 아빠가 소원 들어줄게.”
“헤헤, 할래요!”
나래는 소원이라는 말에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저기 멀리 보이는 건물까지 먼저 도착하면 이기는 거야. 출발!”
“출발! 다다다다!”
나래는 곧바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속도가 일반 성인 남자보다 빠를 정도였다. 누가 이 모습을 본다면 나래가 이능계가 아닌 육체계 각성자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강하온은 이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놀라지 않았다.
“역시, 약발을 잘 받는 체질인가 보네.”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래를 따라 걸었다.
그런데 강하온의 모습도 범상치 않았다.
분명 천천히 한걸음 씩 걸었는데, 마치 땅이 접히는 것처럼 한 번에 몇 미터씩 이동했기 때문이다.
“······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지?”
멀어지는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던 김철수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눈을 비볐다.
분명, 나래의 각성자 증명 카드에는 육체계가 아닌 이능계라고 적혀 있었고, 강하온은 가족 정보에 비각성자라고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은 입학처에 연락을 해드려야겠네, 놀라지 말라고.”
마음을 진정시킨 김철수는 입학처에 미리 연락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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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지금 잠재력 SS 급 각성자가 입학처로 오고 있답니다!”
“뭐라고!”
김철수의 연락을 받은 입학처는 난리가 났다.
분명, 김철수는 놀라지 말라고 해준 전화였지만, 오히려 오기 전부터 놀라는 상황이 펼쳐졌다.
그도 그럴게,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신화 아카데미’에도 잠재력 SS 급의 각성자는 몇 없었기 때문이다.
“염동력 각성자라니까, 당장 김규일 학과장님한테 연락드리고, 불편함 없게 입학시험 준비부터 해놔.”
“알겠습니다! 안 그래도 어제 마하늘 학생 시험 결과 때문에 학과장실에 계십니다.”
다행히 명문 아카데미답게 교직원들은 금방 정신을 차리고, 일사천리로 바쁘게 움직였다.
이들이 이렇게 바삐 움직이고 있을 때, 강하온과 나래는 달리기 시합에 열중하고 있었다.
“아빠, 다다다다!”
“다다다다? 빨리 달리고 있다는 건가? 뭔가 묘하게 직관적으로 잘 짓는단 말이지.”
나래는 신나서 뛰고 있었고, 강하온은 새로운 ‘나래 어’를 들으면 웃으며 따라가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렇게 나래랑 뛰고 있으니까, 꼭 그때 같네.”
강하온은 한빛나가 생각했다.
과거에도 한빛나와 이렇게 달리기 시합을 한 적이 있었다.
강하온은 그때를 기억하며 피식 웃었다.
한 번 해서 졌는데, 승부욕이 강했던 한빛나는 다시 한번 하자고 했었다.
두 번째 시합 전에, 한빛나가 한 말이 있었다.
“일부러 져주지 말라고 했었나?”
강하온은 그래서 죽기 살기로 뛰어서 이겼었다.
그래서 한빛나가 한동안 삐진 기억이 있었다.
져주지 말라고, 진짜 안 져주는 사람이 어딨냐며 말이다.
하지만 강하온은 그때, 내기는 신성한 거라며 다음에도 일부러 져준 적이 없었다.
“그래, 내기는 신성한 거지.”
강하온은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길 생각이 없었다.
“헤헤, 나래가 이겼다!”
본 건물에 도착한 나래가 방방 뛰면서 좋아했다.
“나래의 행복은 더 신성하고.”
강하온에게는 나래가 행복한 게 더 중요했다.
“이게 아내와 딸의 차이인가?”
강하온은 분명 한빛나 역시, 나래만큼 사랑하는데 뭔가 달랐다.
“아빠! 나래가 이겼어요.”
“우와! 나래 엄청 빠르다. 소원은 뭘 들어줄까요?”
강하온은 다가가서 나래를 안아 들었다.
“헤헤, 모르겠어요.”
“그래? 그러면 나중에 생각이 나면 말해줘, 아빠가 그때 들어줄게.”
“네!”
강하온은 싱글벙글 웃는 나래를 데리고 본 건물에 있는 입학처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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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이미 기다리고 있던 입학처 직원이 강하온 부녀에게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신화 아카데미 입학처입니다. 강하온 아버님과 강나래 양, 맞으신가요?”
“네! 맞아요!”
대답은 매번 그렇듯이, 나래가 힘차게 대답했다.
“네가 나래구나, 안녕?”
“안녕하세요!”
“어머, 너무 귀여워라.”
입학처 직원은 나래의 귀여움에 순식간에 빠져버렸다.
“아, 죄송합니다. 바로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고, 입학처로 두 사람을 데리고 갔다.
입학처 안에는 이미 준비가 끝났는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아카데미 입학 신청서만 간단하게 작성 부탁드립니다.”
모든 정보는 전산으로 처리할 수 있었기에, 강하온이 할 것은 입학하겠다는 신청서 외에는 없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입학시험이 남았지만, 여기부터는 강하온이 아닌 나래가 해야 할 일이었다.
“바로 시험장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강하온 부녀는 입학처 직원을 따라서, 시험장으로 이동했다.
“일단 입학시험은 해당 학생의 각성한 힘에 맞춤으로 진행됩니다, 나래 같은 경우 염동력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시험으로 진행됩니다.”
입학시험은 각성자 검사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염동력으로 얼마나 강한 힘을 낼 수 있는지, 얼마나 정교하게 조작할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힘을 가졌는지였다.
“이번 시험을 진행하게 될, 이능계 학과장 김규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입학시험은 사람이 직접 상대한다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시험 보는 각성자의 수준이 ‘신화 아카데미’에 맞는지 파악하고, 더 나아가서는 부족한 부분을 직접 확인해서 나중에 개선 시키기 위해서였다.
‘제법이네.’
강하온은 학과장 김규일을 꽤 강한 각성자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지구에 와서 본 각성자 중에서 2번째로 강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마석도였고, 세 번째는 장하룡이었다.
그 말은 김규일은 S급 각성자라는 말이었다.
“자녀분이 다치는 일은 없을 거니, 아버님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강하온은 김규일에 말에 웃으면서 대답했다.
“나래야, 선생님한테 염동력을 사용해볼래? 선생님을 공중에 띄운다고 생각하면 돼요.”
시험의 방식은 간단했다.
나래가 염동력을 사용하면, 김규일은 빙결의 힘으로 염동력을 막는다.
여기서 힘이 얼마나 강한지 파악하고, 막혔을 때 어떻게 힘을 움직이는지를 보고 컨트롤을 확인한다. 그리고 과연 얼마나 오랜 시간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염동력?”
나래는 김규일 학과장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여태까지 자신의 힘을 염동력이라고 정확하게 인지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래에게 염동력은 두둥이었다.
“학과장님, 잠시만요.”
강하온은 알아듣지 못하는 나래한테 직접 다가가서 말했다.
“나래야, 두둥으로 저 선생님 두둥하면 된다는 말이야.”
“두둥! 알았어요!”
나래는 이제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는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된 거 같으니 시작하겠습니다. 나래야, 이제 시작할까?”
“네!”
나래는 곧바로 염동력을 사용했고, 그렇게 입학시험이 시작됐다.
선작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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