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투신의 분노
23, 투신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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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풍대가 나래를 노린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강하온은 그 어느때 보다 분노했다.
당장에라도 전부를 죽이고 싶었지만, 일단 흑풍대주는 남겼다.
일단은 나래를 왜 노렸는지, 그 배후는 누구인지 알아낼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에 1이라도 연관이 되어 있으면 투신의 분노를 피할 수 없게 할 거라고 다짐했다.
강하온은 시끄러워질 것을 대비해서 외부와 소리를 차단하는 결계를 펼쳤다.
“넌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만 대답만 해라, 알았으면 눈을 깜빡여라.”
“······.”
흑풍대주는 다급하게 눈을 깜빡였고, 강하온은 목을 잡은 손에 힘을 풀었다.
털썩-.
흑풍대주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서 기침했다.
하지만 그 외에는 어떤 반항도 하지 않았다.
강하온이 격이 다른 상대라는 것을 파악했다.
그 때문에 전의를 상실한 지 오래였다.
지금 그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제발 목숨만이라도 부지하는 것이었다.
“나래를 노린 이유는?”
“사, 살려주십시오.”
강하온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흑풍대주는 한쪽밖에 남지 않은 팔로 빌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대답이 아닌, 허전해지는 어깨 밑의 감각과 끔찍한 고통이었다.
“분명 묻는 말에 대답만 하라고 했을 텐데?”
강하온은 나래를 노린 적에게 자비를 둘 생각이 없었다.
“크아아악!”
흑풍대주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바닥에 굴렀다.
“힐링.”
강하온은 무심하게 흑풍대주의 양어깨에 피를 멈추게 했다.
“나래를 노린 이유는?”
강하온은 대답을 듣기 전까지 흑픙대주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허억, 허억······. 잠재력 SS급 검사 결과 때문에 데려오라고 했습니다.”
강하온의 치료 마법으로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린 흑풍대주는 숨을 헐떡이며 대답했다.
여기서 대답을 바로 하지 않으면, 이번에는 다리가 될 거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진실이군.’
강하온은 흑풍대주의 말에 거짓이 없다는 것을 꿰뚫어 봤다.
“누구 시켰지?”
“자, 장하룡입니다.”
“장하룡? ”
강하온은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 어디선가 들어 본 적이 있는 이름 같았다.
“흐, 흑룡의 길드 마스터입니다.”
강하온은 그제야 장하룡이 누군지 떠올랐다.
한국 5대 길드를 위협하는 중견 길드의 마스터이자, S급 헌터였다.
“현재 장하룡이 있는 위치는?”
“파, 판교에 있는 길드 건물 꼭대기 층에 있습니다.”
강하온은 장하룡이 있는 위치도 확인했다.
“더 궁금한 건 장하룡이란 놈한테 가서 듣지.”
이제 흑풍대주에게 들을 것은 없었다.
“사, 살려······.”
흑풍대주는 본능적으로 죽음을 직감하고 빌었지만, 그의 말을 끝까지 이어질 수 없었다.
툭-!
그의 머리와 몸이 분리된 것이다.
“네가 원하는 대로 살려주지, 그냥 죽게 하기에는 너무 편한 죽음이잖아.”
강하온이 손가락을 튕기자, 흑풍대의 시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령술이었다.
강하온은 살아남기 위해서 전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은 가리지 않고 모두 배웠다.
그중에는 당연히 사령술도 있었다.
사령술 만큼 대규모 전투에서 좋은 것도 없었으니 말이다.
척-!
강하온의 앞에 검은 갑옷을 입은 아홉 명의 기사와 잘린 자신의 머리통을 든 언데드가 정렬했다.
데스 나이트와 듀라한 나이트였다.
“장하룡······, 나래를 노린 값은 톡톡히 치르게 해주지.”
강하온이 손가락을 튕기자, 이번에는 열 구의 언데드 밑에 검은 공간이 열리며, 언데드를 모두 집어삼켰다.
“클린.”
강하온은 주변에 있는 모든 흔적을 지우고, 집으로 향했다.
“내가 너무 안일했어.”
강하온은 순식간에 집 전체에 결계 마법은 물론, 각종 보호 마법을 걸었다. 이제 S급 이상의 힘을 가진 헌터가 아니라면, 뚫어볼 엄두도 못 낼 강력한 마법이었다.
“······금방 갔다 올게.”
강하온은 나래가 깨기 전, 모든 일을 해결할 생각이었다.
번쩍-!
그는 장하룡이 있다던 판교로 텔레포트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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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흑룡 빌딩 최상층.
“크크큭, 오랜만에 월척이군.”
야경을 보며 위스키를 마시던 장하룡은 손에 든 나래의 신상 정보가 적힌 서류를 보며 웃었다.
“염동력이라, 아주 마음에 들어.”
장하룡은 각성한 힘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현재 한국 최고의 헌터라 불리는 마석도와 같은 힘인 데다, 오히려 잠재력 등급은 더 높았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이능계 각성자에 이 정도 잠재력이면 쉽게 세뇌할 수 없겠어.”
일반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각성자는 힘을 각성한 계열에 따라서 특징이 있었다.
육체계열은 당연히 신체가 자연스럽게 강화됐고, 이능계열은 정신적인 쪽으로 강화가 됐다.
“특별히 집중해서 관리하라고 드웰한테 말해야겠군.”
장하룡은 각성자를 납치하려는 게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3년 전부터, 어린 나이의 각성자를 납치한 후에 사고로 위장해서 신분을 지우고, 서해에 있는 무인도로 보냈다.
그곳에서 세뇌와 전투 훈련을 시킨 뒤, 길드의 암살 조직으로 쓰거나 용병으로 팔아먹는 짓을 하고 있었다.
닥터 드웰은 그런 장하룡의 계획을 책임지는 직속 부하였다.
“크크큭, 얼굴도 반반한데, 팔아먹는다면 대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아니야 그냥 길드의 숨겨진 검으로 사용하는 게 더 좋을 수도?”
장하룡은 앞으로 미래에 있을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드웰? 그자는 누구지?”
그때였다, 그의 뒤쪽에서 무미건조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장하룡은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서서 술병을 들고 경계했다. 지금 이 방에는 그 말고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금방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을 수 있었다.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은 공허한 눈으로 자신을 보는 젊은 남자, 강하온이었다.
쨍그랑-.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에 장하룡은 먹던 술병을 들어 경계했다.
‘대체 언제부터······.’
그는 지금 상황이 너무 혼란스러웠다, S급 헌터인 자신이 기척조차 느끼지 못했고, 지금도 눈앞에 분명히 존재하는데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거기에 강하온을 눈을 보는 순간부터,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누군데 이곳에 온 거지?”
장하룡은 마른침을 삼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물었다.
“대장이나 부하나 똑같군, 묻는 말에 바로 대답을 하지 않은 건.”
“그게 무······, 크아악!”
말을 하던 장하룡은 어깨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괴로운 비명을 질렀다.
툭-!
그리고 조금 전까지 달려있던 자신의 왼팔이 바닥에 떨어진 것을 직접 봐야 했다.
강하온은 장하룡이 비명을 지르던, 고통에 몸부림을 치던, 신경 쓰지 않았다.
그에게 나래를 노린 적은 생명이 아닌, 치워야 할 쓰레기였다.
“다시 한번 묻지, 닥터 드웰이 누구지?”
강하온은 무심하게 다시 물었다.
이런 강하온의 무심한 목소리는 장하룡을 자극했다, 마치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는 느낌에 그는 분노했다.
“이 개새끼야! 죽여버리겠어!”
하지만 그는 곧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자신이 해야 할 것은 분노가 아닌 굴복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크아아악!”
장하룡은 양어깨에서 느껴지는 끔찍한 통증에 바닥을 데구루루 굴렀다, 그 와중에도 초인적인 재생력은 출혈을 멈추게 했다.
괜히 S급 이상의 각성자가 초인이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부하랑은 다르게 멍청하네, 그래도 네 부하 놈은 다음부터는 바로 대답하던데.”
“대, 대답하겠습니다. 사, 살려주십시오.”
장하룡은 그제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강하온은 자신이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존재였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대답뿐이었다.
“닥터 드웰이 누구지?”
“제, 제 부하입니다.”
장하룡은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재빨리 강하온에 물음에 대답했다.
“녀석이 하는 일이?”
“나, 납치한 각성자를 세, 세뇌하고 훈련하는 일을 전담하는 박사입니다.”
강하온은 분노했다, 납치한 후에 각성자를 어떻게 하는지는 장하룡이 혼자 떠드는 말을 듣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노할수록 강하온은 머리는 더욱 차갑게 변했다.
“지금부터 네놈이 하는 짓에 대해서 전부 말해라.”
“저, 저는 어린 각성자를 납치해서······.”
장하룡은 지금까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 빠짐없이 대답했다.
‘쥐새끼 같은 놈들이 또 있었군.’
강하온은 판게아에서도 이런 쓰레기 같은 집단을 본 적이 있었다. 암살 길드, 그들은 지금 장하룡이 하는 행동처럼 재능있는 아이들의 부모를 죽이고, 그 아이를 납치해서 철저히 세뇌 후 암살자로 키웠다. 그렇게 길드의 암살자로 사용하거나, 아니면 귀족들에게 판매했다.
그리고 그들은 강하온을 암살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가, 판게아에서 사라졌다.
“섬의 위치는?”
강하온은 이번에도 그럴 생각이었다. 애초에 이번 일에 연관된 놈들을 하나도 살려둘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 살려주십시오. 사, 살려주면 말하겠습니다.”
장하룡은 강하온의 질문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았다.
지금 대답하면 죽을 거라는 생각에, 이번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그의 실수였다.
“어딜 가나 너 같은 놈은 꼭 있더라.”
강하온은 무심한 눈으로 장하룡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치 자기가 쥔 카드가 뭐라도 되는 것처럼 거래하려고 드는 놈들 말이야.”
강하온은 판게아에서 장하룡 같은 놈들을 많이 봤었다.
“그런데 그런 놈들이 전부 어떻게 됐는지 알아?”
“······꿀꺽.”
“전부 후회하더라고, 편히 죽을 기회를 걷어찬 것을 말이야.”
강하온의 말을 드는 순간, 장하룡은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 섬에 위치는 서해······크아악!”
장하룡은 당장 섬의 위치를 말하려고 했지만, 그는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언데드가 된 흑풍대가 나타나 그의 몸을 뜯어먹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저항조차 할 수 없었다.
흑풍대는 언데드가 됐지만, 약해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 강해진 상태, 반면에 장하룡은 양팔이 없는 상태였다.
“크아아악!”
그는 생살이 뜯어지는 고통에 후회했다.
첫 번째 후회는 강하온의 말에 바로 대답을 하고 편하게 죽음을 선택하지 못한 것.
두 번째는 욕망에 사로잡혀 나래를 납치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몸을 뜯어 먹는 흑풍대를 보고 강하온이 누군지 눈치챘다.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직접 알아내면 그만이니까.”
강하온은 고통에 허덕이는 장하룡에게 다가가서 머리통을 잡았다. 그리고 상대방의 기억을 읽는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자 장하룡은 눈을 까뒤집고 부르르 몸을 떨더니, 실 끊어진 인형처럼 축 늘어졌다.
기억을 읽는 마법의 부작용으로 뇌가 파괴되어 죽은 것이다.
“언제 느껴도 더러운 기분이야.”
이곳에 도착한 이후, 처음으로 강하온의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그의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장하룡의 기억 때문이었다.
흑풍대한테 상대방의 기억을 읽는 마법을 굳이 사용하지 않은 것도 여기에 있었다.
“거기였군.”
강하온은 장하룡이 말한 섬의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네 놈이 만든 쓰레기는 직접 치우게 해주지.”
그는 흑풍대와 마찬가지로 장하룡의 언데드로 되살린 후, 장하룡의 기억 속에 있는 곳으로 섬으로 텔레포트를 사용했다.
선작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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