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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22화 (22/186)

22. 투신 강하온

22. 투신 강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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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전체 각성자 등급의 0.01% 정도를 차지하는 숫자였다.

이 수치는 작은 것 같지만, 지구 전체에 있는 각성자 숫자를 생각하면 그렇게 작은 수치도 아니었다.

A급 각성자, 초인에 가까운 힘을 가진 자들이 전 세계에 대략 3,500명이나 존재한다는 거였으니까.

참고로 지구에 있는 팬더의 개채수가 대략 1800마리 정도였다.

하지만 나래가 받은 A급은 특별했다.

모든 각성자는 잠재력이 존재하는데, 초기 검사 결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보통 각성자의 잠재력은 최초 받은 등급에서 두 단계 위까지를 본다, 비록 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99%가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나래처럼 최초 검사에서 A급을 받은 각성자는 세계적으로 70명 정도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전 세계가 주목할 검사 결과였지만, 나래에 관한 기사는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

『태산의 막내아들, 마하늘의 잠재력 S급!』

『마하늘! 차세대 유망주로 등극!』

반면에 나래보다 못한 등급을 받은 마하늘의 기사는 도배가 됐다

물론, 각성자 등급 B, 잠재력 S등급을 받았으면 대단한 거였지만, 나래에 비하면 손색이 있었다.

그런데도 마하늘의 기사만 뜬 이유가 있었다.

바로 마석도가 나섰기 때문이다.

“석도 형님, 뭔 협회장한테 약점이라도 잡혔수? 갑자기 협회에 기부하고 난리여.”

마석도는 나래에 대한 정보를 막기 위해서, 이번에 게이트에서 얻은 특수한 광물을 기부했다. 가격이 최소 억 단위를 호가하는 광물이었다.

“약점은 무슨, 나는 기부하면 안 되냐? 그냥 오늘따라 기부가 하고 싶었어. 하늘이가 검사받은 날이잖아.”

“별일이네, 돈 아깝다고 점심에 국밥만 처먹는 양반이.”

또한, 완전히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부길드장, 장익수한테도 나래에 관한 얘기를 일절 꺼내지 않았다.

“크흠, 됐고. 넌 일 안 하냐? 여긴 왜 온 거야?”

“아, 맞다! 일을 안 하기는, 내가 일 때문에 여기 왔는데.”

장익수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흔들었다.

그의 손에 들린 서류 또한, 마석도가 나래에 대한 정보를 숨겨주기 위해서 한 노력 중 하나였다.

“그건 왜?”

마석도는 모르는 척 대답했다.

“왜? 그건 왜? 몰라서 물어요? 이 박지훈이라는 애, E급 각성자를 우리 태산에 넣겠다는 겁니까?”

마석도는 나래의 검사 결과를 본 12번 각성자, 박지훈을 자신의 길드에 스카우트했다.

당연히 한국 5대 길드, 그것도 5대 길드 중 최고라 불리는 태산에는 어울리지 않은 각성자였지만, 오로지 나래에 대한 비밀을 위한 스카우트였다.

“그럼, 마침 힘도 염동력이잖아.”

마석도는 박지훈이 염동력을 사용한다는 걸 어필했다.

염동력은 각성자들 사이에서도 최상위로 분류되는 힘이었으니까.

“염동력이면 뭐해? E급이란 말은 잠재력이 C급이라는 말이야.”

하지만 장익수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그도 그럴게, 태산에서 받는 인턴 길드원도 C급부터 시작이었다. 정식 길드원이 되기 위해서는 B급은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익수야, 너 내 눈 믿지?”

마석도는 자꾸 귀찮게 하는 장익수 때문에 최후의 수단을 꺼냈다.

“뭐, 그거야 믿지······.”

당당하게 말하던 장익수는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마석도의 별명은 황금 눈이었다.

황금 같은 인재들을 잘 발굴해내서 붙여진 별명이었다.

“내 눈으로 직접 검사 과정을 봤잖아, 다른 건 몰라도 힘을 컨트롤하는 건 B급, 아니 그 이상의 잠재력을 가진 놈이야.”

마석도는 이 상황을 벗어나려고 말한 거기는 했지만, 이건 진실이었다. 그가 볼 때, 박지훈은 힘 컨트롤 하나만큼은 상당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 박지훈이 태산에 들어올 수 있는 이유가 되진 않았다.

마석도가 말한 것은 미래의 일이었고, 그 미래는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언변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전혀 문제가 없게 느껴졌다.

“그리고 너도 알지? 염동력에서 제일 중요한 건 컨트롤이라는 거, 녀석 한 번 제대로 키워봐.”

“키우긴 뭘 키워,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냥 넘어갈 뻔했네.”

하지만 장익수는 녹록하지 않았다, 그는 그냥 속아 넘어가기에는 마석도와 알고 지낸 세월이 길었다.

“후······, 넌 꼭 말로 하면 들어먹지를 않더라.”

결국, 마석도는 한숨을 내쉬면서 염동력으로 한쪽 구석에 있는 오토바이 헬멧을 손에 들었다.

“어떻게? 오랜만에 진실의 방이라도 좀 가볼래?”

그런 마석도의 모습에 장익수의 표정이 하얗게 질렸다. 앞으로의 미래가 그려졌기 때문이다.

“아니, 형님 말대로 그 지훈이라는 녀석 내가 잘 키워볼게. 그럼 나는 이만 가볼게.”

장익수는 목 근육을 푸는 마석도를 보고는 재빨리 길드장실에서 나갔다.

“저 녀석은 꼭 사람을 나쁘게 만든단 말이야.”

마석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흐흐흐, 사돈. 제가 다 해결했습니다.”

방 안에 혼자 남은 마석도는 갑자기 혼자 웃기 시작했다.

그가 이런 일을 한 이유는 전부 나래와 강하온을 위해서였다.

그는 강하온이 실력을 숨긴 강자라는 것을 파악했다.

그런데 굳이 각성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귀찮은 것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하온과 나래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순수한 호의에서 한 일이었다.

따로 말하지는 않겠지만, 그냥 언젠가 알아주기를 하는 마음도 조금 있기는 했다.

“그나저나 어느 미친놈들이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지 않으면 좋으련만.”

그는 직감이 상당히 뛰어난 편이었는데, 검사장에서 찰나였지만 강하온에게서 섬뜩한 공포를 느꼈었다.

그리고 누군가 그를 건드렸다가는 그 섬뜩한 공포를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마석도가 굳이 나서서 정보를 숨기려고 한 이유는 여기에도 있었다.

사자가 분노하지 않기를 바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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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석도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세상에는 완전한 비밀 따위는 존재할 수 없었다.

“아쉽단 말이지······.”

각성자 검사 감독관을 맡았던 이정혁은 나래의 검사 결과를 보고 아쉬워했다.

“힘은 고작 1 때문에 A급, 게다가 지속력은 재미없다는 이유로 포기해서 D급, 이게 맞나?”

이정혁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아쉬웠다.

만약 나래가 진심으로 했다면, 무조건 지금보다 한 단계 위에 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한국에도 공식적인 잠재력 SSS 급이 생기는 건대.”

잠재력은 말 그대로 잠재력, 가능성이었다.

그 말은 잠재력만큼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 꼭 그렇게 된다는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SSS 급 잠재력만은 달랐다.

지금까지 SSS 급 잠재력을 가진 각성자는 총 열 명이었다.

그리고 그 열 명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한 헌터가 되어 10강이라 불리고 있었다.

똑똑-!

그때, 그의 사무실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요.”

그의 말에 문이 열리면서 젊은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의 이름은 김봉준, 그의 비서였다.

“김봉준 씨, 무슨 일입니까?”

“협회장님께서 이정혁 부장님을 찾으십니다.”

“그래요? 지금 가도록 하죠.”

이정혁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협회장이 이렇게 자신을 부를 정도라면 급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먼저 퇴근하세요, 아마 무슨 일이 있는 거 같으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사무실을 나갔다.

끼이익-.

하지만 잠시 뒤, 이정혁의 사무실 문이 다시 열렸다.

문을 연 사람은 김봉준이었다.

찰칵-!

그는 이정혁의 책상으로 가서, 나래의 신상 정보가 적힌 검사 결과를 사진으로 찍고는 다시 사무실을 나와서는 자연스럽게 협회를 나갔다.

“후······.”

협회를 완전히 나오고 나서야 그는 긴장이 풀렸는지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스마트 폰을 꺼내서 여러 곳에 문자를 보냈다.

“누가 가장 먼저 물 거냐······.”

김봉준, 그는 각성자의 검사 결과를 몰래 빼돌려서 돈을 버는 자였다.

“오케이, 대어가 물었군.”

곧장 온 답장을 확인한 김봉준은 웃으면서 문자 메시지에 적힌 장소를 확인하고 곧바로 택시를 잡아탔다.

그렇게 그가 도착한 곳은 판교에 있는 『흑룡』이라는 거대한 간판이 달린 빌딩이었다.

한국 5대 길드는 아니지만, 바로 아래 단계라고 평가받는 길드였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가시죠.”

김봉준은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흑룡 길드원을 따라 건물을 들어갔다.

‘돈이 많다는 건 들었지만, 이건 대박이군.’

김봉준은 건물 내부부터 휘황찬란한 인테리어를 보고 눈을 반짝였다.

‘이번에 크게 한탕 해서 외국에서 편하게 여자나 끼고 편하게 살아야겠군.’

그는 부분 꿈을 꾸면서 최상위층에 도착했다.

“들어가시죠,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네.”

김봉준은 긴장하며 황금으로 만들어진 문을 열고 들어갔다.

들어가자 안에서 황금 의자에 검은 옷을 입은 40대 초반의 남자가 있었다.

흑룡의 마스터이자, 한국의 S급 헌터. 장하룡이었다.

“안녕하십니까.”

“피차 인사할 사이는 아니니까, 본론부터 말하지. 대어라는 정보부터 말해봐라.”

“그러죠, 잠재력 SS 급.”

김봉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고, 아무런 미동도 없던 장하룡의 얼굴에 미동이 생겼다.

“얼마를 원하지? 원하는 대로 불러봐라.”

“30억.”

김봉준은 고민 끝에 말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SS 급 각성자의 정보를 선점할 수 있다면,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좋다, 거래하지.”

“듣던 대로 시원시원하시네요.”

거래한다는 말에, 긴장하던 김봉준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정보는?”

“돈부터 보내시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김봉준의 말에 장하룡은 자신의 옆에 있는 길드원을 쳐다봤다.

그러자 길드원은 아공간에서 검은 가방을 꺼내서 김봉준의 앞에 놔뒀다.

“금으로 30억, 당장에 환전해도 전혀 문제 되지 않은 물건이다.”

“확실하시네요, 갤러리에 들어가면 있을 겁니다.”

김봉준은 가방을 챙기며, 길드원에게 사진을 찍어 둔 대포폰을 넘겼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잠깐.”

장하룡은 나가려던 김봉준을 붙잡았다.

“······무슨 일이시죠?”

김봉준은 긴장하며 물었다.

“이 정보, 내가 몇 번째지?”

“아, 당연히 첫 번째입니다. 방금 퇴근하고 바로 온 거니까요.”

김봉준은 별거 아닌 질문에 안도하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게 그의 이승에서의 마지막 대답이었다.

툭-! 털썩-!

김봉준의 몸은 힘없이 쓰러졌다.

“쓰레기는 치워라.”

“네, 알겠습니다.”

장하룡의 말에 길드원은 바로 김봉준의 시체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혼자 남은 그는 길드원한테 건네받는 대포폰의 갤러리를 열어서 정보를 확인했다.

“비각성자 아빠와 사는 다섯 살짜리 여자아이라······,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네.”

사진 속 정보를 확인한 장하룡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딱-!

그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그의 앞에 검은 옷으로 몸은 물론, 얼굴까지 칭칭감은 남자가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흑룡의 더러운 일을 맡아서 하는 흑풍대주였다.

“오늘 밤, 이 주소로 가서 여자아이를 데려와라. 남자는 바로 죽여라.”

“알겠습니다.”

흑풍대주는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2년 정도만 투자하면 되겠군, 그때가 되면 우리 흑룡이 승천하게 될 거다!”

장하룡은 철저히 세뇌시켜 전투 병기를 만들 생각에 광소를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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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풍대는 암살에 특화된 A급 헌터 아홉과 S급에 근접한 흑풍대주, 총 열 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들은 아주 먼 거리에서, 타깃의 집에 불이 꺼지기를 기다렸다.

“타깃 확보 외에는 전부 사살한다, 지금 바로 들어간다.

흑풍대주는 불이 꺼진 것을 확인하고, 흑풍대원들한테 말했다.

“······.”

곧바로 강하온의 집으로 이동하려던 흑풍대주는 섬뜩함을 느꼈다. 들여와야 할 대원들의 대답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무슨······.”

당장 뒤를 돌아본 그는 뭔가 상황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아홉의 흑풍대원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그들이 전부 죽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미 이상함을 느꼈을 때는 늦은 상황이었다.

“크······커억!”

흑풍대주는 어깨 밑으로 느껴지는 허전함과 끔찍한 고통에 순간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하지만 그는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갑자기 나타난 손이 그의 목을 움켜줬기 때문이다.

“나래 깨니까, 조용히 해라.”

손의 주인, 강하온은 아무런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은 공허한 눈으로 흑풍대주를 쳐다봤다.

판게아의 절대자, 투신이 지구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선작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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