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13화 (13/186)

13. 우리 나래가 각성했어요.

13. 우리 나래가 각성했어요.

#

잠을 자던 나래는 눈을 번쩍 떴다. 평소였으면 잠에서 깨고 비몽사몽 했을 나래였지만, 오늘은 아주 쌩쌩했다.

자기 전, 강하온이 피로를 해소 시켜주는 마법을 사용한 탓이었다.

“······.”

잠에서 깬 나래는 옆에서 자는 강하온을 신기하게 쳐다봤다. 그러더니 눈을 감고 열을 세고, 다시 뜨고를 반복했다.

혹시나 모든 게 꿈이 아닐까 걱정해서 하는 행동이었다.

“헤헤, 아빠.”

하지만 몇 번이나 눈을 감았다가 떠도, 아빠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에 나래는 배시시 웃었다.

나래는 마법도 쓸 줄 알고, 멋있고, 자신한테 잘해주는 강하온이 너무 좋았다.

“나래, 아빠야.”

나래는 한동안 강하온을 지켜보다가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조용히 부엌으로 향했다.

나래는 아빠인 강하온을 기분 좋게 해주기 위해서 아침밥을 준비할 생각이었다.

과거, 나래가 엄마인 한빛나랑 살 때 기억 때문이었다.

가끔, 엄마의 한빛나의 표정이 좋지 않을 때, 나래는 엄마인 한빛나의 기분이 좋아지라고 식빵에 딸기잼을 발라서 해준 적이 있었다.

한빛나가 자주 식빵에 딸기잼을 발라서 먹는 것을 본 탓이었다.

실제로 빵을 본 한빛나의 표정은 밝아졌고, 맛있게 빵을 먹었다.

그 뒤로도 몇 번, 한빛나의 표정이 좋지 않을 때마다 나래는 식빵에 딸기잼을 발라서 줬었다.

그때마다 한빛나의 기분이 좋아졌고, 그 때문에 나래에게 식빵과 딸기잼은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아빠는 슬퍼.”

나래의 기억에 처음 만난 강하온이 아이처럼 서럽게 우는 모습은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그 뒤로 울지는 않았지만, 나래의 눈에는 강하온이 뭔가 슬픈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니까 나래가 아빠 기부니가 좋게 해줘야지!”

그래서 강하온의 기분을 좋게 하려고 식빵을 보고 준비한 거였다.

하지만 나래의 아빠 기분 좋게 해주기 작전은 시작부터 난관에 빠졌다.

“큰일······.”

식빵과 딸기잼이 놓인 선반의 위치가 너무 높았다.

나래는 어제처럼 의자를 밟고 올라갈까 생각했다.

“안 돼.”

하지만 선반은 너무 높았다, 어제 욕실에서 손을 씻을 때 사용한 의자로는 어림도 없었다.

식탁의 의자를 사용해도 안 됐다.

“으음.”

그렇게 나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혹시 몰라서 식탁 의자도 끌고 가서 올라가 봤으며, 가벼운 막대기를 사용해서 내리려고도 했다.

“어떠카지······.”

하지만 그 어떤 방법도 선반 위에 식빵과 딸기잼을 꺼낼 수 없었다.

고작 2M도 되지 않는 선반이었지만, 어린 나래에게는 그 어떤 산보다 높게 느껴졌다.

“어, 어!”

하지만 나래는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식빵을 꺼낼 수 있었고, 강하온이 먹을 빵을 준비할 수 있었다.

#

주방에서 웃고 있는 나래를 처음 확인하고, 가장 먼저 강하온이 확인한 것은 나래의 몸이었다.

혹시라도 다친 곳이 없나 하는 거였다.

“휴······.”

다행히도 나래의 다친 곳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강하온은 안도했다.

‘그나저나 그래서 그때 그랬구나.’

강하온은 나래가 왜 굳이 마트에서 병에 든 딸기잼이 아니라, 이지컷으로 된 스틱형 딸기잼을 찾았는지 알 수 있었다.

“우와, 맛있겠다. 나래가 아침부터 아빠를 위해서 해준 거야?”

안도한 강하온은 바로 나래를 안아 들었다.

“네! 아빠 기부니 좋으라고 했어요!”

“고마워, 나래야. 아침부터 나래 때문에 기분이 너무 좋아졌어.”

“헤헤, 다행이다.”

나래는 강하온이 기분 좋아졌다는 말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면 나래가 해준 빵이 얼마나 맛있는지 먹어볼까?”

“네!”

강하온은 옆에서 느껴지는 기대 가득한 나래의 시선을 느끼며, 나래가 해준 식빵을 잡았다.

비록 삐뚤삐뚤하게 딸기잼이 발려진 식빵 한 조각이었지만, 강하온에게는 그 어떤 세상의 보물보다도 소중하고 의미가 있었다.

나래가 직접, 처음으로 자신에게 해준 음식이기 때문이다.

“아빠, 맛있어요?”

강하온이 빵을 크게 한 입 베어 물자, 옆에서 나래가 기다렸다는 듯 물었다.

“응! 너무너무 맛있어, 나래가 해줘서 더 맛있는 거 같아.”

“네! 아빠, 꼭꼭 씹어서 먹어야 해요.”

“그래, 꼭꼭 나래 말대로 꼭꼭 씹어 먹을게.”

강하온은 나래가 해준 빵을 먹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응? 식빵을 분명히 내가 저 위에 올려둔 거 같은데.’

그의 시선은 냉장고 옆에 있는 선반 맨 위 칸으로 향했고, 바로 생각은 이어졌다.

‘어떻게 꺼낸 거지?’

분명 그리 높지는 않았다, 굳이 따지면 1M 60 정도 되는 높이에 있었다. 하지만 이건 성인 높이 기준에서 높지 않은 거다.

어린 나래에게는 물리적으로 꺼내지 못할 불가능한 위치에 있었다.

“나래야, 그런데 식빵이랑 딸기잼은 어떻게 꺼낸 거야?”

강하온은 나래에게 직접 물었다.

“에헴.”

나래는 강하온이 직접 묻기를 기다리고 있던 것인지, 곧바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나래, 아빠한테 안 말해 줄 거야?”

“아, 아니요! 말해 줄 거에요. 나래가 두둥해서 꺼냈어요!”

강하온의 말에 나래는 팔짱을 재빨리 풀며 말했다.

‘두둥? 두둥은 또 뭐지······.’

강하온은 새로 나온 ‘나래어’에 당황했다.

분명, 텔레포트를 사용할 때는 ‘뿅’ 같은 경우는 사건이 보고 반응이 나왔기에 유추할 수 있었는데, 지금 같은 경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두둥’이라는 반응만 있을 뿐, 사건을 직접 보지 못해서 유추가 안 됐다.

‘아, 맞히고 싶은데······.’

강하온은 이게 뭐라고 직접 맞히고 싶었다. 뭔가, ‘나래어’를 맞힐수록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주방에 있는 모든 물건을 확인해보고, 물건이 움직인 흔적까지 모두 확인했다.

‘이건 알 수가 없네.’

하지만 강하온은 ‘두둥’이 뭔지 알아낼 수 없었다.

“아빠가 두둥이 뭔지 모르겠는데, 말해줄 수 있어?”

결국 강하온은 직접 나래에게 묻기로 했다.

‘다음부터는 꼭 절대로 물어보는 일이 없을 거다······.’

무척이나 사소한 걸로 분해하는 강하온이었다.

“두둥은 두둥인데······.”

나래는 자신도 설명하기가 힘든지 말을 하면서 어려워했다.

“나래야, 아빠한테 그럼 직접 보여줄 수 있을까? 빵을 어떻게 꺼냈는지.”

“네!”

나래는 고개를 끄덕이고, 의자에서 내려와서 섰다.

그러더니 식빵 봉지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손을 뻗었다.

“!!!”

그리고 일어난 일에 강하온은 눈이 배는 커졌다.

산만한 마신룡을 만났을 때도 아무런 감흥이 없던 강하온이었지만, 지금은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랐다.

“설마, 각성했을 줄이야······.”

이토록 강하온이 놀란 이유는 나래가 보여준 모습 때문이었다.

두둥-!

식빵 봉지에 허공에서 두둥실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제야 강하온은 두둥에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다.

“두둥이 맞네.”

그리고 한편으로 ‘나래어’가 직관적으로 잘 표현한다는 생각이 드는 강하온이었다.

‘제법 힘이 강한데?’

정확히 나래가 어떤 힘을 사용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느껴지는 힘이 범상치가 않았다.

이건 딸 바보의 시선이 아닌, 투신이라 불린 절대가 강하온의 시선으로 본 것이었다.

‘흐흐, 역시 나래는 천재야!’

하지만 금방 다시 딸 바보로 변하는 강하온이었다.

‘그나저나 각성하면 뭘 해야하나?’

강하온이 지구에 온 것은 불과 하루였다, 마가렛 수녀한테 게이트와 헌터의 개념만 들었을 뿐이지, 잘 알지 못했다.

‘으음, 마가렛 수녀한테 물어봐야겠네.’

강하온은 보육원에 가서 확인하기로했다.

#

충격의 식사 시간을 끝내고, 강하온은 아공간에서 오랜만에 옷을 하나 꺼냈다.

고급스러운 검은 정장, 판게아에서 제일 잘 나가는 옷장인 프라메스가 최고급 재료로 한땀 한땀 수놓아서 만든 명품 정장이었다.

그가 이런 정장을 꺼낸 이유는 하나였다.

오늘 나래가 있던 ‘희망 보육원’으로 작별 인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좋고 멋있게 보여야지.”

보통,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말하는 것과 달리, 대부분은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게 된다. 이는 강하온이 지구와 판게아, 7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가면서 직접 보고 느낀 것이다.

만약 자신이 거지 같은 후줄근한 옷을 입고 나래를 데리고 간다면, 그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인상을 찌푸릴 것이다.

적어도 나래가 볼품없는 아빠한테 가게 된다고 생각하게 만들기 싫었다.

“아빠! 나래 다 입었어요!”

그때, 밖에서 나래의 목소리가 들렸다.

강하온은 과거에 했던 것처럼 머리를 포마드로 쫙 올리고, 넥타이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갔다.

“우와!”

“우와!”

강하온과 나래, 두 부녀는 서로를 모습을 보고 놀랐다.

‘우리 나래 너무 예쁘다!’

하얀 블라우스에 하늘색 드레스, 강하온은 이제 막 하늘에서 내려온 아기 천사가 있으면 이럴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보는 것만으로 절로 미소가 지어졌으니까.

“아빠, 멋있어요!”

나래 역시, 전날하고는 전혀 달라진 강하온을 보고 눈을 반짝였다. 지금까지 봤던 그 어느 아빠들보다 강하온이 제일 멋있었기 때문이다.

서로를 보고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두 사람은 확실히 부녀가 맞았다.

“나래야, 이제 나갈까?”

“네!”

강하온은 나래의 손을 잡고 집을 나왔다.

“응? 아빠, 뿅 안 해요?”

길을 걷는데, 나래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이번에는 강하온이 텔레포트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응, 오늘은 가기 전에 잠깐 갈 곳이 있어서.”

“갈 곳?”

“저기 보이네.”

강하온은 마침 멀리서 보이는 간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엔젤 헤어』

바로 미용실이었다.

강하온에 눈에는 나래가 너무나 예쁘고 귀여웠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헤어 스타일이었다.

정리되지 않은 헤어 스타일이 나래의 미모를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작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