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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10화 (10/186)

10. 프린세스 메이커

10. 프린세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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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라도 예쁜 옷을 보면 사주고 싶은데, 부모라면 어떻겠는가.

아이에게 항상 좋은 것은 먹이고, 입히고, 해주고 싶은 것을 해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강하온과 한빛나는 그런 성향이 훨씬 강했다.

-하온아! 이 옷 너무 예쁘지? 우리 미리 사 놓을까?

-빛나야, 저 신발 봐봐. 우리 나중에 태어날 아기가 신으면 예쁠 거 같아.

그들은 결혼도 하기 전, 아이가 생기지도 않았는데 나중에 태어날 아이가 입을 옷을 자주 사고 그랬었다.

어릴 적, 고아였던 둘이었기에 받지 못한 사랑을 아이에게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해주지 못한 것까지 더 해서 잘해줄게.’

그때문에 강하온은 나래한테 그동안 해주지 못한 것을 배 이상으로 해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꼭 엄마랑 아빠랑 행복하게 살자.’

강하온은 꼭 한빛나를 찾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을 위해서도, 나래를 위해서도.

“우와! 아빠, 옷이 엄청 많다.”

강하온이 찾아온 곳은 비싼 명품매장부터, 저가 브랜드 매장까지, 아동복 매장이 한 길을 가득 채우고 있는 곳이었다.

“그치, 옷이 엄청 많다. 나래, 마음에 드는 옷 있어?”

“모르겠어요, 옷이 너무너무 많아서······.”

?

나래는 사방에 옷이 너무 많아서 정할 수가 없었다.

“천천히 골라도 되니까, 돌아보자.”

“네!”

강하온과 나래는 아동복매장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우선 가장 메인 위치에 있는 명품매장부터 들어가서 확인했다.

부모 마음이라는 게 그랬다, 이왕이면 더 좋은 옷, 비싼 옷을 사주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의 강하온은 경제력으로 부족함이 없었기에 더욱 거리낌이 없었다.

“나래야, 저건 어때?”

“모르겠어요······.”

하지만 비싸다고 해서 그 옷이 꼭 나래의 마음에 맞는다는 건 아니었다. 강하온은 이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명품 아동복매장 세 곳부터 데리고 갔는데, 전부 나래의 취향에는 맞지 않는지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다른 곳도 돌아보자.”

“네!”

강하온은 일단 넓은 거리를 다 돌아보기로 했다, 나래가 마음에 드는 옷을 찾기까지.

“으음, 이제 저기가 마지막이네.”

결국, 그 많은 아동복매장을 돌았지만, 나래의 마음에 드는 옷은 찾을 수가 없었다.

‘빛나를 닮아서 그런가? 옷 고르는 취향도 비슷하네.’

나래의 옷 고르는 취향은 한빛나와 비슷했다.

그도 그럴게, 한빛나는 털털한 성격임에도 옷을 고르는 취향은 아주 깐깐했다.

디자인은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 비싸지는 않아야 하니 당연했다.

한 번은 밥 먹을 돈까지 아껴가며 기념일에 명품 옷을 사준 적이 있었는데, 혼난 적도 있었다. 결국에는 환불까지 해서 온종일 동대문을 돌아다니면서 옷을 다시 산 기억이 있었다.

그 때문에 강하온이 판게아에 있을 때, 유독 금은보화에 집착한 이유이기도 했다.

돌아가게 된다면 한빛나한테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거, 사고 싶은 거를 다 해주고 싶어서.

‘그래도 가격까지 닮은 건 아니라 다행이네.’

강하온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여태까지 나래가 옷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한 이유는 가격 때문이 아닌, 진짜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기 때문이다.

“나래야, 저기 가보자.”

강하온은 거리의 끝, ‘프린세스 메이커’라는 허름한 가게로 향했다.

‘이번에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일단 아까 본 명품매장에서 몇 벌만 사서 가야겠네.’

강하온은 멀리서 보이는 ‘폐점 정리, 50% 할인’이라는 문구에 당연히 괜찮은 옷이 없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 달리, 이번에는 나래의 마음에 드는 옷이 있었다.

“아빠, 아빠.”

나래는 가게 앞에 도착하자, 다급하게 강하온의 손을 잡아당기며 한쪽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차콜색 블라우스에 베이지색 빵모자와 멜빵 치마를 입고 있었다.

“오!”

옷을 확인한 강하온은 감탄했다, 가게는 허름한데 옷은 지금까지 본 옷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나래한테 아주 찰떡이겠는데?’

강하온은 머릿속으로 나래가 저 옷을 입은 것을 확인해봤는데, 너무 잘 어울렸다.

“엄청 마음에 들었나 보네.”

나래는 옷이 마음에 들었는지,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나래야, 한 번 입어 볼까?”

“네!”

나래는 빨리 입어 보고 싶은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그렇게 강하온은 나래를 데리고 아동복매장으로 들어갔다.

“우와! 아빠, 예쁜 옷이 엄청 많아요!”

나래의 말대로 매장 안에는 예쁜 옷이 엄청 많았다.

‘프린세스 메이커’라는 이름이 딱 어울리는 매장이었다.

강하온은 문득 궁금했다.

‘이런 곳이 왜 폐점하는 거지?’

지금까지 아동복 거리에 있는 모든 매장을 돌아본 그였다.

그런데 지금 이 매장에 있는 옷들은 어떤 매장에 있는 옷들보다 예쁘고, 품질도 좋아 보였다.

이런 매장이 폐점하는 게 이해가 안 가는 강하온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다.

“어서 오세요.”

강하온 부녀가 들어가자, 20대 후반 정도 되는 여성이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했다.

‘프린세스 메이커’의 매장 주인, 이정현이었다.

“원하시는 제품이 있으신가요?”

“저기 저 옷으로 주세요.”

강하온은 나래가 마음에 들어 한 옷을 가리켰다.

“저 그게······, 옷이 좀 비싼데 괜찮으시겠어요?”

이정현은 머뭇거리면서 말했다.

“얼마나 하는데요?”

강하온은 대체 얼마나 비싸길래 저렇게 말하는지 궁금했다.

“지금 할인해서······.”

이정현은 조심스럽게 손가락 두 개를 올렸다.

‘할인해서 이십이라······.’

강하온은 허름한 가게치고는 조금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옷의 디자인이나 퀄리티를 보면 아주 싸다고 생각했다.

“이십 만원이면 엄청 싸네요, 괜찮습니다.”

“그게 아니라······.”

강하온의 말에 이정현은 고개를 저었다.

“이십이 아니라, 이백이에요······.”

“아······.”

강하온은 이제야 이 매장이 폐업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거 같았다. 50% 할인한 가격이 명품 아동복하고 가격이 엇비슷했다.

“제가 옷 재료를 좀 좋을 걸 써서요······.”

이정현은 구구절절 자신의 옷이 왜 비싼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고급 몬스터의 가죽이랑 옷을 재료로 만든 게 그 이유였다.

심지어 200만 원이라는 가격은 온전히 재룟값이라고 했다.

“가격은 상관없으니까, 보여주세요.”

강하온에게 가격은 상관이 없었다, 지금 옷이 2,000만 원, 아니 2억이라고 해도 나래가 마음에 들면 샀을 것이다.

“네, 알겠습니다!”

강하온의 대답에 이정현은 고개를 숙이고는 빠르게 움직였다.

“참, 아이 옷 사이즈는 어떻게 되나요?”

“사이즈요?”

강하온은 멈칫했다.

‘사이즈가 어떻게 됐지?’

지금 입고 입는 옷은 마가렛 수녀가 나래를 데려갈 때 준 옷이었다. 그래서 정확한 나래의 옷 사이즈를 모르고 있었다.

“괜찮아요, 원래 아버님들은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정현은 강하온이 사이즈를 모르는 것을 눈치채고 말했다.

“그런가요?”

“네, 보통 옷은 아이 엄마들이 많이 사러 오니까요. 어차피 바로 맞춤으로 사이즈를 변경할 수 있으니까, 제가 따님분 사이즈를 직접 확인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바로 확인해볼게요.”

여직원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강하온의 뒤에서 숨어있는 나래한테 가서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는 눈높이를 맞추고 웃으면서 말을 걸었다.

“안녕? 우리 꼬마 아가씨는 이름이 어떻게 돼요?”

“······강나래예요.”

“어머, 이름도 나래처럼 너무 예쁘다.”

“헤헤.”

아동복매장 주인이라 그런지, 확실히 애를 대하는 데 있어서 자연스러웠다. 강하온의 뒤에 숨어서 낯설어하던 나래는 어느새 웃고 있었다.

“나래 나이는 몇 살이야?”

“나래는 다섯 살이에요.”

나래는 손가락 다섯 개를 편 채 내밀면서 말했다. 여직원은 나래와 대화를 하면서 옷을 확인했다.

“나래야, 언니가 옷 금방 가져올 게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네!”

이정현은 나래의 옷 사이즈 확인을 끝냈는지, 일어나서 앞에 있는 옷을 가지고 왔다.

“다행히 사이즈가 딱 맞춤이네요, 따로 손을 안 봐도 될 거 같아요. 지금 입어 보시겠어요?”

“나래야, 입어 볼까?”

“네!”

나래는 빨리 입어 보고 싶은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얼른 입어 보자.”

강하온은 나래의 손을 잡고 탈의실로 향했다. 하지만 강하온은 탈의실에 같이 들어갈 수 없었다.

“나래, 아가 아니에요.”

“나래 아가인데······.”

“아니!”

나래가 혼자 옷을 입겠다고 한 것이다.

강하온은 아쉬운 마음에 말을 해봤지만, 고개를 단호하게 젓는 나래의 행동에 포기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 나래 혼자 입고 와. 대신에 힘들면 아빠 불러, 알았지?”

“네!”

강하온은 나래가 알았다고 대답했지만, 절대 자신을 부르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차라락-!

잠시 후, 커튼이 열리면서 새 옷으로 갈아입은 나래가 나왔다.

“아빠, 나래 입고 나왔어요!”

나래는 옷이 마음에 들었는지, 한 바퀴 빙글빙글 돌면서 말했다

?

“우와! 우리 나래 너무 예쁘다.”

강하온은 그 모습에 순수하게 감탄했다. 나래가 예쁘고 귀엽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완전히 차려입으니까 그 미모가 훨씬 더 두드러졌다.

당장에 만화를 찢고 튀어나온 캐릭터 같았다.

“어머! 너무 예뻐!”

그건 옆에 있던 매장 주인 이정현도 마찬가지였다. 나래는 자신이 상상하면서 만든 옷을 100% 소화하는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진짜요? 나래 예뻐요?”

나래는 자신이 예쁘다는 것을 모르는지, 고개를 갸웃했다.

“물론이지!”

“당연하지!”

강하온과 이정현, 두 어른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헤헤, 나래 이뻐.”

나래는 그제야 기분이 좋은지, 배시시 웃었다.

“손님, 그럼······ 계산을 도와드릴까요?”

이정현은 조심스럽게 강하온에게 물었다, 지금 이 옷 하나만 팔아도, 당분간 생활고에서는 조금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요.”

강하온의 대답에 이정현은 심장이 철렁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대답에 그녀는 안심할 수 있었다.

“다른 옷들도 몇 벌 더 사려고요, 그때 한 번에 계산하죠.”

강하온은 이곳의 옷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이왕이면 몇 벌 더 살 생각이었다.

“알겠습니다! 혹시 원하시는 디자인이라도 있으신가요?”

“나래가 원하는 디자인으로요. 저것도 하나 주면 좋겠네요.”

강하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래를 쳐다봤다. 마침, 나래는 마음에 드는 것이 생겼는지, 벽에 걸린 노란색 드레스도 반짝이는 눈으로 보고 있었다.

“가격은 괜찮으니까, 일단 갖다주세요.”

“네! 바로 준비해 드릴게요.”

이정현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나래야, 이것도 입어 볼까?”

“네!”

나래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그리고 금방 옷을 입고 나온 나래를 본 두 사람은 감탄했다.

“우리 나래, 너무너무 귀엽네.”

“따님이 귀티 있게 생겨서 그런지, 옷이 다 잘 어울리네요.”

옆에서 한마디씩 툭툭 해주는 이정현의 말에 강하온은 점점 더 이 매장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나래야, 저건 어때?”

“좋아요!”

“저건?”

“헤헤, 좋아요!”

결국, 강하온은 매장에 있는 스무 벌 정도 되는 옷을 전부 구매하기로 했다.

“지, 진짜 전부 구매하시는 거예요?”

이정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에 귀를 의심했다. 몇 달 동안 파리만 날렸는데, 하루 매출이 무려 3,000만 원이나 된 것이다.

여태 그가 매장을 열고 찍힌 매출보다, 오늘 하루 매출이 더 높을 정도였다.

“얼마죠?”

“그냥 3,000만 원만 주셔도 될 거 같아요.”

원래 가격은 3,200만 원이었지만, 이정현은 기쁜 마음에 서비스로 처음에 산 옷을 주기로 했다.

“여기 있습니다.”

강하온은 곧바로 아공간에서 5만 원짜리 뭉치를 꺼내서 카운터에 올려놨다.

“어!”

그 모습에 이정현은 놀란 토끼 눈이 됐다. 그가 놀란 이유는 강하온이 허공에서 뭔가를 꺼내서가 아니었다.

각성자의 등장 이후, 저런 모습이 흔한 것은 아니지만, 없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소, 손님. 계산을 잘못해주신 거 같은데요?”

그녀가 놀란 이유는 바로 강하온이 꺼낸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5만 원짜리 뭉치 12개, 6,000만 원이었다.

“옷의 가치만큼 드린 겁니다, 할인해서 사기 미안하더라고요.”

“아······, 감사합니다.”

강하온의 말에 이정현은 멈칫했다,

그녀는 미적으로도 완벽하고, 혹시 위기 상황에 옷을 입은 아이의 안전을 지킬 수도 있는 아동복 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이었다.

그래서 몬스터 가죽을 이용해서 만들었지만, 사람들은 전부 그녀를 무시했다.

명품도 아니고, 누가 그렇게 비싼 재료로 만든 아동복을 사겠냐고 말이다.

그런데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옷을 인정해준 것이다.

“그러니까 폐점하지 마시고, 계속해서 옷을 만들어주세요. 나래야, 인사해야지.”

“안녕히 계세요!”

강하온과 나래는 그렇게 가게를 나와, 집으로 향했다.

‘나쁘지 않네.’

강하온은 굳이 안 써도 되는 돈을 썼지만, 기분이 좋았다.

이래서 사람들이 플렉스를 하나 싶었다.

“······꼭 포기 하지 않을게요.”

강하온과 나래가 떠나고 혼자 남은 이정현은 닭 똥 같은 눈물을 뚝뚝흘렸다.

그리고 이제는 접으려고 했던,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선작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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