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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7화 (7/186)

7. 심장에 너무 해로워······.

7. 심장에 너무 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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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과 나래는 양육권 이양을 위해 마가렛 수녀의 집무실로 이동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말씀해주신 것을 전부 확인하고 있으니까요.”

마가렛 수녀가 입꼬리가 내려오지 않는 강하온을 보며 말했다.

나래의 양육권을 확실히 부모한테 넘기기 위해서는, 강하온이 제출한 모든 항목의 진실 여부를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요, 천천히 해주셔도 됩니다.”

강하온은 아까와 달리 느긋해져 있었다. 나래가 자신을 아빠라고 알게 된 뒤부터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옆에 나래가 있으면 기다리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빠.”

그때, 옆에 있던 나래가 강하온의 손을 잡으며 불렀다.

별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나래는 아빠가 생겼다는 것이 신기하고 좋아서 부른 것이다.

하지만 강하온한테는 그렇지 않았다.

고개를 돌린 강하온은 심장이 쿵 하는 느낌을 받았다.

‘으윽, 심장에 너무 해로워······.’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보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강하온에게 그 모습은 마신룡 헬디아크의 브레스보다 치명적으로 다가왔다.

“아빠, 어디 아파요?”

강하온이 심장을 부여잡자, 나래는 놀란 토끼 눈이 돼서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봤다.

‘이쁘고 귀여운데 착하기까지 하네.’

강하온은 나래를 보고 앞으로 나래를 꼭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다짐했다.

“응. 우리 나래 때문에 심장이 놀랐나 봐. 응? 나래야, 왜 그래?”

강하온은 갑자기 나래가 눈물을 글썽이자 놀라서 물었다.

“어떡해······, 나래 때문에······.”

나래는 아빠가 아프다는 말에 눈물을 글썽였다. 그 모습에 강하온은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다.

“아니야. 나래야, 아빠 하나도 안 아파.”

강하온은 다급하게 나래를 진정시켰다.

“짜잔! 봐봐, 하나도 괜찮지?”

그의 몸에서는 작은 빛들이 반짝였다. 나래가 안심시키기 위해서 플래시 마법을 초정밀하게 컨트롤해서 만든 결과물이었다.

“······반짝, 반짝?”

울려고 하던 나래는 마치 별처럼 빛나는 마법을 보고 신기한 듯 쳐다봤다.

만약, 마법사들이 이 광경을 봤으면 광분했을 것이다.

저런 고도의 마법을 고작 아이 하나 달랜다고 사용한다며 말이다.

하지만 강하온에게 마법이란 그냥 나래를 기쁘게 해주는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였다.

“그치? 반짝, 반짝 신기하지?”

나래가 관심을 가지는 모습에 강하온은 안도했다.

“응! 그런데······ 아빠, 괜찮아요?”

하지만 나래는 아직도 강하온이 걱정스러운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사실은 나래가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아빠가 심장이 놀란 거였어.”

“휴, 다행이다.”

강하온이 진짜 아팠다는 게 아닌 것을 안 나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강하온에 품에 안겼다.

“아빠, 아프면 안 돼요······.”

‘이런······, 내가 장난이 너무 심했구나.’

강하온은 떨리는 나래의 목소리를 느끼고, 자기 잘못을 깨달았다.

“나래야, 아빠 절대 아프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진짜요?”

“그럼, 약속할까?”

강하온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응! 약속!”

나래는 혹시나 늦을까 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강하온의 손가락에 걸었다.

“그런데 아빠는 진짜 안 아파요?”

“그럼, 진짜지! 아빠가 아까 봤을 때 뭐라고 했지?”

“우웅······.”

나래는 입술을 모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모습을 보고 강하온은 미소를 지었다.

‘빛나랑 똑같네.’

지금 나래가 하는 행동은 한빛나가 고민할 때 하는 버릇과 같았기 때문이다.

“기억이 안 나는구나? 아빠는 나래랑 있던 모든 순간을 다 기억하는데······.”

“아니야! 나래 기억해요! 기억하는데······.”

강하온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자, 나래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리고 빨리 강하온이 말한 것을 생각하려는지 입술이 더 삐죽 나왔다.

강하온은 귀여운 나래의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웃었다.

‘앞으로 이런 장난은 종종 쳐도 되겠네.’

그가 장난을 친 거기는 했지만, 나래에게 했던 말은 전부 사실이었다.

그는 나래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나래와 했던 모든 순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제 그만해야겠네.’

강하온은 나래가 계속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는 그냥 말하기로 했다.

“아빠가 그랬잖아, 거짓말 못 한다고.”

“마따! 아빠는 거짓말 못 한다고 해따!”

강하온이 말하자, 나래도 기억이 났는지 바로 말했다.

“정답! 그러니까 아빠 아프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알았어?”

“응!”

강하온은 이제야 기쁘게 고개를 끄덕이는 나래를 보고, 절대로 아프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절대 아프면 안 되겠네.’

그에게 나래와의 약속은 세계의 법칙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그런데 나래도 기억하고 있었어?

“응! 나래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래? 아빠 감동인데? 그럼 감동받았으니까 나래한테 선물 줘야겠다.”

“선물?”

나래는 선물이라는 말에 관심을 가졌다.

“응, 선물.”

강하온은 아공간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다. 금으로 장식된 고급스러운 상자였다.

“우와! 엄청 이쁘다!”

상자를 받은 나래는 상자가 마음에 들었는지 눈이 반짝였다.

‘좋아해서 다행이네.’

강하온은 나래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자 기분이 좋아졌다.

“나래야, 그런데 진짜 선물은 그 안에 있는데?”

“안에?”

“응, 상자 한 번 열어봐.”

“응!”

나래는 천천히 상자 뚜껑을 열어봤다.

“어! 사탕이다! 아빠, 사탕이 많이 있어요!”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사탕을 보고는 눈이 훨씬 커졌다.

‘역시, 애들한테는 금보다는 사탕인가 보네.’

상자를 받았을 때보다, 사탕을 발견했을 때 더 기뻐하는 나래를 보고 생각하는 강하온이었다.

“아빠, 먹어도 돼요?”

“그럼, 아빠가 나래 선물로 준건데.”

“고맙습니다!”

나래는 인사를 하고는 사탕을 한 입 먹었다.

“마이떠!”

나래는 사탕을 먹자 환하게 웃으며 좋아했고, 강하온도 나래가 좋아하는 모습에 덩달아 기뻐졌다.

그때, 모든 일을 끝마친 마가렛 수녀가 앉으면서 말했다.

“두 부녀 사이에서 아주 꿀이 뚝뚝 떨어지네요.”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강하온과 나래, 두 부녀 사이 때문에 절로 지어진 미소였다.

“꿀이 뚝뚝 떨어져?”

나래가 강하온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나래 아빠랑 아주 보기 좋다는 거야.”

“응! 나래 아빠 좋아요!”

강하온의 설명에 나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래의 행동에 강하온의 심장은 또 한 번 쿵 했다.

“둘 사람 사이를 보니, 우리들이 괜한 짓을 한 거 같군요. 아까 일은 미안해요.”

마가렛 수녀는 말하는 것은, 아까 유리아 수녀를 비롯해 다른 수녀들이 강하온은 공격한 것을 말하는 거였다.

“뭐, 그럴 수도 있죠.”

강하온은 이미 수녀들을 용서한 지 오래였다. 마가렛 수녀한테 오는 길에 보육원에 몰래 잠입해서 아이들을 납치하는 범죄 조직이 요새 활동하고 있었고, 최근 한 달 전에 ‘희망 보육원’에도 침입했다가 잡혔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판 모르는 남자가 사탕을 주면서 나래와 있으니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그 정신 나간 수녀는 내 사진까지 알고 있었으니까.’

유리아 수녀는 강하온의 과거 사진을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나래의 친아빠라고 했으니, 수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제가 고맙죠.”

강하온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그만큼 보육원 아이들을 철저히 보호하려는 행동이었고, 여태 나래 역시 그렇게 보호해왔을 테니까.

게다가 수녀들이 나래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동안 나래가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알 수도 있었다.

그래서 강하온은 지난 2년간, 나래를 보살펴 준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네요.”

마가렛 수녀도 강하온의 진심을 느꼈다.

“참, 아이들과 인사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마가렛 수녀가 물은 것은 보육원 아이들과 나래의 작별인사였다.

“으음, 내일 아침에 오는 거로 하죠. 갑자기 애들을 깨우기도 좀 그렇고요.”

강하온은 내일 아침, 나래를 데리고 일찍 오기로 했다. 아직 보육원은 낮잠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알겠어요, 저도 그게 좋을 거 같네요.”

“그럼 내일 아침에 오겠습니다.”

강하온은 나래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보육원을 떠나서 나래와 살 집으로 떠날 시간이었다.

“나래야, 수녀님한테 고마웠다고 인사드려야지.”

“수녀님, 고맙습니다!”

“그래, 나래도 아빠랑 행복해야 한다.”

마가렛 수녀는 나래를 꼬옥 안아줬다.

“그럼,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해줘요.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다 도울 테니까.”

“감사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마가렛 수녀와 인사를 하고 보육원을 떠났다.

“참, 보기 좋네. 아주 사랑스러운 부녀야.”

잠시 후, 마가렛 수녀는 창밖으로 떠나가는 두 부녀를 뒷모습을 보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두 부녀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웃으며 지켜봤다.

“후······, 이거 애들을 진정시키려면 골치가 좀 아프겠구나.”

그렇게 두 사람이 완전히 사라지고 마가렛 수녀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나래가 떠난다고 하면 울고불고할 애들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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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을 나온 강하온이 바로 향한 곳은 집이 아니었다.

집으로 가기 전, 꼭 나래와 가고 싶은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빠, 우리 어디 가요?”

목마를 타고 가던 나래가 궁금했는지, 강하온에게 물었다.

“나래 궁금해?”

“응! 나래 궁금해요!”

“나래가 궁금하면 말해줘야지, 그전에 나래 잠깐만 눈 좀 감고 있을래?”

“나래 눈 감아요?

”응, 눈 감고 딱 셋만 세봐. 그러면 아빠가 어디 가는지 말해줄게.“

”네! 하나아!“

나래는 곧바로 눈을 감고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진짜 궁금했나 보네.’

강하온은 그 모습을 보고 웃었다. 그리고 곧바로 손가락을 튕겨서 마법을 사용했다.

사용한 마법은 텔레포트, 강하온은 나래와 가고 싶은 곳 앞으로 이동했다.

”세엣, 끝! 아빠, 이제 눈 떠도 돼요?“

나래가 모든 숫자를 세고 말했다.

”응! 이제 눈 떠봐.“

”어!“

눈을 뜬 나래는 앞에 보인 풍경에 놀라서 눈이 커졌다.

”나래가 가고 싶었던 곳은 바로 마트지, 집에 가기 전에 나래가 사고 싶은 거 사서 가자.“

강하온이 나래와 오고 싶었던 것은 바로 대형 마트였다.

선작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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