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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5화 (5/186)

5. 좋은 아빠.

5. 좋은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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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이 지구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사용한 마법은 매개체의 대상을 찾는 것이었다.

그런데 매개체의 대상이었던 한빛나 대신에 가장 유사한 대상인 나래를 찾았다. 거기에 나래는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 말은 현재 세상에 한빛나는 없다는 말이었다.

판게아에서는 50년이었지만, 지구의 시간으로는 5년이었다.

다른 여러 상황은 생각해봤지만, 지금 같은 상황은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한빛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고 싶었지만, 그 사실을 알았을 때 그의 앞에는 딸인 나래가 유일했다.

나래 역시 엄마인 한빛나가 사라져서 보육원에 있을 터인데, 강하온은 나래한테 감히 물어볼 수 없었다.

강하온에게 한빛나가 전부였듯이, 나래에게도 그랬을 테니까.

“······나래가 왜 여기에 있는지, 그리고 아이 엄마는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나래가 없는 지금, 강하온은 한빛나에 대해서 물었다.

“그전에 한 가지 먼저 물어도 될까요?”

마가렛 수녀의 말에 강하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혼 첫날에 사라졌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왜 지금에서야 나타났는지 알 수 있을까요?”

“만약에······제가 말하지 않으면 나래와 같이 있을 수 없습니까?”

“이미 나래의 친아빠인 게 확인이 됐는데, 그럴 수는 없겠죠.”

마가렛 수녀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래도 제가 가진 모든 힘을 사용해서라도 막을 겁니다, 무책임하게 그냥 도망갔던 사람이라면 나래의 친아빠라고 해도 그냥 보낼 수 없으니까요.”

지금까지 인자한 게 웃던 마가렛 수녀의 표정이 단호하게 바뀌었다.

‘나래를 많이 사랑하시는구나.’

강하온은 그 모습에 오히려 안심할 수 있었다. 자신과 빛나가 없는 사이 나래를 잘 보살펴 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말해주실 수 있나요?”

강하온은 전부 말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냥 말했다가는 미쳤다고 하지 않을까?’

차원 이동,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소재였다.

그런 일을 직접 겪었다고 말하면 미쳤다고 생각할 게 뻔했다. 자신이 마가렛 수녀의 입장이라도 그럴 것이다.

“다른 세계에 갔다 왔습니다.”

하지만 강하온은 사실대로 말했다. 나래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빠는 거짓말할 줄 모르는데?’ 그냥 간단하게 지나갈 수 있는 말이었지만, 강하온은 나래에게 한 모든 말은 지켜주고 싶었다.

“신혼 첫날 밤, 판게아라는 차원으로 소환당했습니다. 그곳은 과학이라는 문명이 없고, 꼭 판타지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검하고 마법을 사용하는 곳이었습니다. 실제 오크도 있더군요.”

강하온은 겪은 일에 대해서 마가렛 수녀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중간마다 마가렛 수녀가 놀라는 표정을 봤지만,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렇게 판게아에서 50년을 살았으며, 사랑하는 아내 한빛나를 보기 위해서 차원을 넘어 돌아왔다는 것까지 말했다.

“믿기 힘드시겠죠?”

모든 얘기를 끝낸 강하온은 마가렛 수녀한테 물었다.

‘미쳤다고 하겠군.’

당연히 마가렛 수녀가 자신을 이상하게 볼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마가렛 수녀의 반응은 강하온의 생각과는 달랐다.

“그간 고생이 많으셨네요.”

마가렛 수녀는 촉촉해진 눈가를 닦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제 말을 진짜 믿고 있네요?”

강하온은 마가렛 수녀를 놀란 눈으로 봤다. 지금 그녀의 행동에는 어떠한 거짓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요.”

마가렛 수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강하온이 헌터에 대해서도, 친자 확인 키트를 몰랐던 것도 전부 이해할 수 있었다.

강하온의 게이트와 헌터의 개념이 생겨나기 전, 실종됐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해가 안 가는 눈치네요?”

“······네, 상식적으로 제 말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 했네요.”

“저뿐만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말해도 하온 씨의 말을 전부 믿을 겁니다. 물론, 세세한 내용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마가렛 수녀는 눈물을 마저 닦고, 강하온이 사라졌던 5년간 지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해서 설명했다.

게이트와 이능을 각성한 인간, 헌터에 대한 모든 것들을.

“아······.”

강하온은 그녀의 말을 듣고 나서야, 이상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전부 이해 가기 시작했다.

‘옷을 깨끗하게 해준 마법을 이능이라고 생각했구나.’

나래가 자신을 보고 헌떠라고 한 것과.

‘수녀들도 전부 헌터였군, 하긴 평범한 지구의 여자가 중급 기사 정도의 힘을 낸다는 것도 이상하지. 특히, 이 앞에 수녀처럼 상급 기사급 힘을 내는 것도.’

이곳에서 봤던 수녀들이 전부 헌터라는 것도 알았다.

그 뒤, 한빛나와 나래에 관한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우선은 나래 엄마 얘기부터 하는 게 좋겠네요, 알고 계시겠지만, 나래 엄마 한빛나 씨는 사망한 상태입니다.”

강하온은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거 같은 충격을 받았다. 그만큼 그에게 한빛나는 큰 존재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정확히 들을 수 있겠습니까?”

강하온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물론이죠.”

마가렛 수녀는 그를 안타까운 눈으로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강하온은 아내 한빛나에 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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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나는 헌터였다.

비록 등급은 제일 낮은 F급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모녀가 살아가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던 중 사고가 일어났다.

그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이었다.

게이트 붐.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갑작스럽게 게이트가 폭발하는 현상이었다.

그런데 마침 한빛나가 사냥을 나갔던 게이트에서 ‘게이트 붐’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그렇게 사고에 휘말린 한빛나의 시체는 찾을 수 없게 됐고, 혼자 남게 된 나래는 보육원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하온 씨, 괜찮나요?”

“네, 괜찮습니다.”

모든 얘기를 들은 강하온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러한 모습에 말하던 마가렛 수녀가 놀랄 정도였다.

강하온이 이렇게 침착한 이유는 하나였다.

‘빛나는 아직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한빛나가 죽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강하온은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직감을 믿었다.

강하온의 직감은, 간혹 미래를 예측할 정도로 뛰어났기 때문이다.

“혹시, 빛나에 대한 정보를 확실히 알기 위해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럼요, 헌터 관리국으로 가면 될 거에요. 가족이라면 사고 경위에 대해서 전부 들을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강하온은 직접 한빛나에 대한 흔적을 찾을 생각이었다.

‘죽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마가렛 수녀는 강하온의 생각을 정확히 꿰뚫어 봤다. 그리고 그 모습에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안타까워했다.

이렇게 가족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항상 비슷했다.

‘꼭 살아 있었으면 좋겠네요.’

하지만 그녀는, 이번만은 다르기를 속으로 기도했다.

“참, 나래 양육권 때문에 준비해줘야 할 게 있어요.”

“준비요?”

“뭘 그렇게 놀라나요? 당연히 아이를 키우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죠. 여기 필요한 걸 준비해놨으니까 확인해보세요.”

마가렛 수녀는 종이 한 장을 강하온한테 건넸다.

『실종 상태의 신분 살리기.

나래와 같이 살 집 구하기.

적어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경제력 갖추기』

종이에는 강하온이 해야 할 일들이 적혀 있었다.

“아······.”

강하온은 전부 읽어보고 납득했다. 전부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당연히 있어야 할 것들이었다.

슬슬 지구 상식에 적응해가는 강하온이었다.

“오늘 안으로 전부 해결하고 오겠습니다.”

강하온은 의욕적으로 대답했다. 한시라도 빨리 모든 것을 해결해서 나래와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다리고 있을게요.”

하루 만에 해낼 수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마가렛 수녀는 강하온이 그 말을 지킬 거라고 생각했다.

마가렛 수녀는 강하온을 본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가 비범한 인물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참, 하온 씨,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마가렛 수녀는 당장에 집무실을 나가려는 강하온을 붙잡았다.

“네, 물어보셔도 됩니다.”

“조금 전에 왜 사실대로 말했습니까? 그랬다가 피해가 갈 수도 있었잖아요.”

마가렛 수녀는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 강하온은 5년간의 일에 대해서 알지 못했고, 그런 상태에서 사실을 말했다가는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아, 그거요?”

강하온은 그녀의 말에 웃으면서 대답했다.

“예전에 방송에서 봤는데, 아이들은 진짜와 빈말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은 어른이 지나가면서 한 말도 약속으로 생각 한답니다.”

“그래서요?

“그런데 나래한테 거짓말 안 한다고 약속했거든요,”

“하온 씨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 거 같네요.”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강하온은 문을 열고 나가려다 멈췄다.

“······나래 얼굴 한 번만 보고 가도 됩니까?”

이대로 가기에는 너무 아쉬웠기 때문이다.

“물론이죠.”

“감사합니다!”

강하온은 한동안 자는 나래의 모습을 보며 히죽, 히죽거리다가 보육원을 떠났다.

아빠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

선작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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