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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4화 (4/186)

4. 친자 확인

4. 친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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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는 심적으로 힘들었는지, 마가렛 수녀의 품에 안겨서 자고 있었다.

강하온은 미안하면서도 고마웠고, 대견했다.

‘그나저나 누구 딸인데 저렇게 귀여울까?’

강하온의 얼굴에는 절로 아빠 미소가 지어졌다. 강하온은 아기 천사 같은 나래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고 마가렛 수녀를 따라 걸었다.

“꼭 아기 천사 같죠?”

마가렛 수녀가 강하온을 보고 물었다.

“어! 역시 수녀님은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자신의 딸이 천사 같다고 하는 데 싫어할 아빠는 없었다. 그리고 강하온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아빠였다. 오히려 더 하면 더 했을 그였다.

“도착하기 전까지 대신 좀 안아 줄 수 있나요?”

“그래도 됩니까?”

강하온은 놀라서 되물었다. 주위에 다른 수녀들은 아직도 자신을 못마땅하게 보고 있었다. 게다가 냉정하게 생각하면, 스스로도 자신이 수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안고 싶어도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전혀 예상치도 못하게 마가렛 수녀가 제의한 것이다.

“늙어서 그런지 팔이 조금 아프네요.”

마가렛 수녀의 말에 강하온은 격한 고마움을 느꼈다.

‘이분은 천사야!’

강하온은 그녀의 말이 거짓이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마가렛 수녀가 주변을 포위하고 걷고 있는 젊은 수녀들보다 훨씬 강한 것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요? 그럼, 어쩔 수 없죠. 가는 길까지만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강하온은 혹시나 나래가 깨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조용히 속삭이며 나래를 받으려고 손을 뻗었다.

주위에 있는 수녀들이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봤지만, 마가렛 원장 수녀가 직접 한 말이었기에 아무도 불만을 토로하지는 못했다.

‘흔들림 없이 편안하게 모셔야지.’

강하온은 보물을 받는 나래를 조심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는 그 순간,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이 은혜는 꼭 갚아야겠네.’

강하온은 마가렛 수녀를 보고 언제가 꼭 한 번,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도와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다 도착했네.”

잠시 후, 얼마 가지 않아서 보육원 아이들이 지내는 건물에 도착했다.

“벌써 도착했습니까?”

강하온은 너무 작은 보육원 크기가 야속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건 그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었고, 실제 그들은 10분을 넘게 걸어올 정도로 보육원의 대지는 엄청나게 컸다.

“보육원이 작아서 아쉬운 얼굴이군요, 그래도 참아요. 그쪽이 진짜 나래 아빠라면 이제 계속해서 같이 있을 수 있을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강하온은 어쩔 수 없이 나래를 옆에 손을 내민 유리아 수녀한테 넘겼다. 그는 살점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조금 전, 마가렛 수녀가 말했던 대로 계속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참았다.

“자, 우리는 이제 잠깐 얘기 좀 할까요?”

“그러죠.”

강하온은 마가렛 수녀를 따라서 그녀의 집무실로 향했다.

안 그래도 마가렛 수녀한테 묻고 싶은 게 있었다.

한빛나와 나래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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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은 고민했다.

과연 어떻게 나래가 자신이 친딸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 나래를 찾아올 때 했던 마법을 사용해서 증명할까 했지만, 저들이 믿을 리가 없었다. 그 외 방법을 생각해봤지만,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동안 모든 일을 너무 쉽게 해결했어······.’

판게아에서의 생활 때문이었다.

강하온은 처음에는 그러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강해지고 나서부터는 굳이 누군가한테 뭘 증명하고 말고 할 게 없었다.

그가 하고자 하면 하는 거였고, 그가 말하면 그게 곧 진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갑작스러운 문제가 닥치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고민은 마가렛 수녀 덕분에 쉽게 해결됐다.

“친자 확인 검사는 바로 시작하는 게 좋으시겠죠?”

“친자 확인 검사요?”

“뭘, 그렇게 놀라요? 당연히 친자 확인해야지, 혹시 다른 방법이라도 있나요?”

마가렛 수녀의 말대로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50년간, 과학이 아닌 검과 마법이 사는 세계에서 살았던 강하온에게는 떠오르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아뇨, 당연히 해야죠······.”

강하온은 뭔가 힘이 빠졌다. 자신이 마치 도시를 처음 와서 아무것도 모르는 원주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빨리 적응부터 해야겠네.’

이곳은 판게아가 아닌 지구였다. 강하온은 생각을 바꿀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럼 바로 병원으로 가볼까요?”

보통의 사람은 살면서 친자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았다. 드문 일이라는 거였다.

강하온도 역시 그랬다.

하지만 그의 얕은 지식으로는 병원이 떠올랐다. 아내인 한빛나가 드라마 중독이었고, 거기서 몇 번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뭐지? 친자 검사는 병원에서 하는 게 아닌가?’

말을 하고 나서 강하온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마가렛 수녀가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검사를 병원에서 하는 게 아닙니까?”

강하온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연히 병원에서도 할 수 있죠, 그런데 요새는 그냥 간단한 키트만 있으면 됩니다. 마침, 저기 가져왔네요.”

마가렛 수녀는 집무실 안으로 들어오는 유리아 수녀를 보며 말했다.

“마가켓 원장님, 여기요.”

유리아 수녀는 손가락 한 마디쯤 되는 흰색 키트를 건넸다.

‘꼭 진단 키트 같이 생겼네.’

강하온은 키트를 보고는, 과거에 전염병 검사를 했던 키트가 떠올랐다.

‘저 작은 거로 친자 검사를 할 수 있다고?’

몬스터에게 신원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죽은 사람들이 많다 보니 개발된 물건이었지만, 이를 모르는 강하온에게는 지구에 없던 시간이 5년이 아닌 50년 같은 기분이었다.

‘그나저나 얘는 왜 이래??’

강하온은 옆에서 느껴지는 찌릿한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유리아 수녀가 자신의 얼굴을 뚫어지라 쳐다보고 있었다.

“뭐, 할 말이라도 있습니까?”

“아니요! 할 말이 뭐가 있겠어요! 수녀님, 저는 가보겠습니다.”

유리아 수녀는 소리치듯 크게 대답하고는, 그대로 들어왔던 문으로 나갔다.

“원래 정신이 좀 이상한가?”

강하온은 유리아 수녀가 미친 여자라고 생각, 아니 확신했다.

“그럴 리가요.”

마가렛 수녀는 강하온의 반응이 재밌었는지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래요? 혹시 모르니까 병원 한번 가보라고 하세요. 제가 사람 하나는 잘 보는데 100% 확신입니다.”

“그게 아니라, 나래 때문에 그럴 겁니다.”

“그건 무슨 말이죠?”

강하온은 갑자기 나래 얘기가 나오자 궁금해졌다. 지금 그에게는 나래와 같이 지내지 못한 모든 시간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유리아, 저 아이와 나래는 비슷한 시기에 이곳에 와서 사이가 각별하거든요. 그래서 나래를 빼앗기는 기분을 느껴서 그런 걸 겁니다.”

“아······.”

마가렛의 얘기를 들은 강하온은 왜 저랬는지, 어느 정도는 납득할 수 있었다.

‘나래한테 미친 거구나.’

하지만 강하온에게 유리아 수녀는 여전히 미친 여자였다.

‘하긴, 나래라면 그럴 수 있지.’

그리고 그 이유는 합당하다 생각했다.

“물론, 하온 씨가 진짜 나래 아빠일 때 얘기겠지요?”

“그럼요, 지금 바로 검사합니다. 어떻게 하면 됩니까?”

강하온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나래가 자신의 딸이라는 100% 확신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거창한 건 없습니다, 그냥 머리카락 하나만 뽑아주시면 됩니다.”

“여기 있습니다.”

강하온은 망설임 없이 머리카락 한 가닥을 뽑아서 마가렛 수녀한테 건넸다.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요, 3분 정도만 기다리면 나올 거예요.”

“네! 빨리 부탁드립니다.”

강하온은 겉으로 자신 있게 대답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조금 걱정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다르게 나오면 어떻게 하지······.’

결과가 틀리게 나올까 하는 거였다.

이것은 나래가 자신의 친딸이 아니라거나, 자신의 아내인 한빛나를 못 믿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자신이 겪은 바다 체인지 때문이었다.

‘유전자가 바뀌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바디 체인지를 여러 번 겪어보기는 했지만, 현대 과학으로 보는 유전자가 어떻게 바뀔지는 강하온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하온 역시, 한때는 거울로 바뀐 자신의 얼굴을 보고 다른 사람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였다.

그 정도면 유전자가 바뀌어도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강하온은 초조한 마음으로 친자 확인 키트를 사용하는 마가렛 수려를 지켜봤다.

키트의 사용법은 간단했다.

특수 액체에 강하온과 나래의 머리카락을 넣고 섞어서, 그 액체 방울을 키트에 넣으면 됐다.

그러면 키트 안에서 유전자 분석을 한 데이터를 PC로 보내서 확인하는 방법이었다.

찌직-, 찌지직-!

잠시 후, 검사 결과지가 PC와 연결된 프린트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어떻게 나왔습니까?”

“으음······.”

검사 결과지를 보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 마가렛 수녀를 본 강하온은 마른침을 삼켰다.

“설마 다르다고 나왔습니까?”

강하온도 불안해졌다. 솔직히 지금 자신의 신체나 힘은 인간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유전자가 달라졌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하온 씨가 직접 보는 게 좋겠네요.”

끝까지 심각한 표정으로 결과지를 건네는 마가렛 수녀의 태도에 강하온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다.

결과를 듣지 않았지만, 뭔가 결과를 들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긴장하며 검사지 맨 밑에 적힌 결과를 확인했다.

“!!!”

결과를 확인한 강하온의 두 눈은 커졌다.

『친자일 확률 99.99%』

마가렛 수녀가 풍기던 뉘앙스랑은 전혀 다른 결과였기 때문이다.

“아니, 대체 왜 그런 겁니까?”

강하온은 하도 어이가 없어서 따지듯 마가렛 수녀한테 물었다.

“뭘 말인가요?”

시치미를 떼는 마가렛 수녀의 모습에 강하온은 살짝 짜증이 올라왔다. 이건 선을 넘은 장난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마치 결과가 안 좋게 나온 것처럼 계속 심각한 표정을 지으시지 않으셨습니까.”

하지만 강하온은 끝까지 화를 참고 기회를 줬다.

아까 전, 나래를 안게 해준 보답이었다.

하지만 기회는 한 번, 만약 마가렛 수녀가 여기서 또 시치미를 떼거나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생각이었다.

강하온은 조용히 대답을 기다렸고, 마가렛 수녀는 뭔가 깨달았다는 듯 탄식하며 대답했다.

“아, 오해가 있었군요. 제가 심각한 표정을 지은 게 아니라, 노안이 있어서 눈을 찌푸린 거랍니다. 제가 동안이라 그런데 이래 봬도 나이가 일흔이 넘었거든요.”

“······눈에 좋은 약 좀 드세요.”

강하온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힘이 짝 빠졌다.

“그런데 궁금한 것 좀 물어봐도 됩니까?”

확실히 나래가 친딸이라는 걸 증명하고 긴장이 풀린 강하온은 마가렛 수녀한테 묻고 싶은 게 있었다.

“물론이죠, 제가 아는 거라면 말해주죠.”

“······나래가 왜 여기에 있는지, 그리고 아이 엄마는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있겠습니까?”

선작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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