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내 자리를 노린다면 (5)
‘빌어먹을…….’
슈미츠는 굴욕감을 느끼며 훈련장 구석에 주저앉아 있었다.
‘이렇게 패배하다니…….’
제대로 전력을 다해 싸워서 패배한 거라면 납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슈미츠는 제대로 검을 휘둘러보지도 못했다.
준비 자세 없이 펼쳐진 기습에 당해, 허무하게 패배해 버렸다.
‘처음부터 이런 결착을 계획하고 있었던 건가?’
애초에 슈미츠는 이런 식의 대결을 원하지 않았다.
갑자기 에르나스가 접근해 대표 자리를 걸고 싸우자고 제안했고, 자신한테 유리한 조건을 강요했다.
결국 모든 것이 에르나스의 뜻대로 진행된 것이다.
‘정말로… 교활한 놈!’
이를 갈면서 분노하고 있었을 때.
슈미츠 앞에 다가온 그림자가 있었다.
“슈미츠 하르트만.”
“……!”
에르나스가 어느새 다가와서 슈미츠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기분이 별로 안 좋아보는데, 괜찮나?”
“아닙니다.”
슈미츠는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에르나스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 왔다.
“그렇게 쌀쌀맞게 굴면 안 되지, 슈미츠.”
“네?”
“나한테 절대복종하는 조건 아니었나?”
“……!”
슈미츠가 눈을 치켜뜨자, 에르나스가 피식 웃었다.
“그냥 하는 소리다. 딱히 노예 취급 할 생각은 없어.”
“에르나스 님, 대체…….”
“잠시 얘기 좀 하지.”
에르나스가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왼쪽 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주무르면서.
“슈미츠, 내가 너한테 요구하는 건 한 가지다.”
“뭡니까?”
“파벌을 만들지 마라. 남부 출신끼리 모여 다니는 걸 금지하지는 않겠지만, 너희들끼리만 뭉치면서 흑색 6반의 단결을 무너뜨리지 말라는 얘기다.”
“……!”
예상치 못한 얘기를 듣고, 슈미츠는 에르나스의 얼굴을 쳐다봤다.
“2주 뒤, 다른 반과의 대항전이 있을 거다.”
“대, 대항전이라고 하셨습니까? 2주 뒤에?”
아카데미 신입생은 흑색 6반만이 아니다.
다른 섬에서 적색 1반, 청색 2반, 황색 3반, 녹색 4반, 백색 5반이 따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들과 처음으로 맞부딪치는 게 바로 대항전이었다.
“저는 한 달 뒤라고 알고 있었습니다만…….”
“지난 기수까지는 그랬지. 올해는 더 앞당겨질 거야.”
이 사람은 어떻게 그 정보를 얻은 걸까.
슈미츠는 에르나스의 정보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나는 그 대항전에서 흑색 6반을 승리로 이끌 생각이다.”
“에르나스 님…….”
“그래야 엘릭시르를 얻을 수 있으니까.”
“……!”
엘릭시르.
원래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해야 하는 마력을 단번에 얻게 해 주는 영약(靈藥).
아카데미는 학생들에게 이 엘릭시르를 공급하여 그래듀에이트로 성장시킨다.
“대항전에서 승리한 학급에는 전원이 복용할 수 있는 분량의 엘릭시르가 주어지지.”
“에, 에르나스 님…….”
“우리 모두, 그래듀에이트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거다.”
슈미츠는 허를 찔렸다.
교활한 이기주의자라 생각했던 이 남자에게서 이런 말을 듣게 될 줄이야.
“슈미츠, 권력 다툼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
“우리가 다투고 있으면 대항전을 대비할 수 없어. 그렇기 때문에… 조기에 결판을 내려 한 거다.”
에르나스의 말을 들으면서, 슈미츠는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
그렇다면 에르나스가 첫날부터 직접 대결을 제안한 건…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여 대항전에 대비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나?
“슈미츠, 너는 남부 출신 학생들에게 인망이 높은 것 같더군.”
“그건…….”
“네가 도와줘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면, 반 전체가 일치단결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
“…….”
“협력, 부탁한다.”
그렇게 말하고 에르나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네?”
“아까 나한테 돌진해 올 때, 좌측 중단에 빈틈이 있었다.”
“……!”
슈미츠는 흠칫 놀라며 자신의 좌측 복부를 만졌다.
마침 그곳은 에르나스의 목검이 명중한 위치였다.
“그 부분을 보완하면, 네 하르트만 쾌검술은 더 완벽해질 거야.”
“에, 에르나스 님……!”
“나중에 거울이라도 보면서 점검해 봐.”
그 말을 남기고, 에르나스는 자리를 떴다.
오른쪽 어깨를 계속 주무르면서.
‘저 사람은 대체…….’
그 뒷모습을 보면서, 슈미츠는 입술을 깨물었다.
좌측 중단에 빈틈이 있었다니,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에르나스는 그걸 단숨에 꿰뚫어 보고 그쪽으로 검을 날렸단 말인가.
‘나는 저 사람의 진짜 실력을 오해하고 있었던 건가?’
슈미츠는 에르나스가 가짜 천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저 사람이 진짜 천재라면…….’
슈미츠와는 비교가 안 되는, 압도적인 재능의 소유자.
진짜 천재의 뒷모습을 보면서, 슈미츠는 주먹을 꽉 쥐었다.
* * *
‘좌측 중단에 빈틈이 있다는 건 소설 속에서도 언급된 내용이니, 아마 맞겠지.’
오후 수업이 끝난 뒤, 나는 홀로 걸어가며 생각에 잠겼다.
‘어쨌든 이렇게 패배를 맛봤으니 슈미츠도 얌전해질 거야.’
소설 속에서도 슈미츠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쓸데없는 야심 같은 건 전부 버리고, 노력파 캐릭터로 변모하여 주인공 아칸델과 좋은 친구가 된다.
‘슈미츠는 흑색 6반에서 손꼽히는 전력이니, 천천히 아군으로 만들어야지.’
나를 제외한다면, 현시점의 흑색 6반에서 가장 강한 게 세리느고 그다음이 슈미츠다.
슈미츠는 패배를 경험하면서 점점 강해지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번 일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어깨가 너무 아픈데.’
클로에의 유스부르크 유검술을 억지로 흉내 낸 탓이다.
현재 에르나스의 육체 능력은 클로에보다 못하기 때문에, 후유증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좀 쉬어야겠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식당으로 걷고 있었을 때.
갑자기 옆에서 세리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던 건 허세가 아니었군요.”
세리느가 팔짱을 낀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설마 그렇게 단번에 정리해 버릴 줄은 몰랐네요.”
“빨리 정리하고 싶었거든.”
“대체 어떻게 된 거죠? 옛날에는 그런 성격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글쎄, 약혼을 파기당한 충격 탓일지도.”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세리느의 목소리가 커졌다.
“당신도 동의했잖아요! 선뜻 서류에 서명해 줬으면서!”
“사실 마음의 상처가 컸어.”
“이, 이제 와서 그런 소리를…….”
예상보다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아서, 나는 바로 덧붙였다.
“농담이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다, 당신이라는 사람은 정말……!”
세리느가 얼굴을 붉히며 화를 냈다.
“사람을 놀리기나 하고… 당신을 걱정한 내가 바보였네요!”
“걱정을 해?”
“이거나 받아요!”
갑자기 세리느가 나한테 물건 하나를 집어 던졌다.
“아까부터 계속 오른쪽 어깨를 주무르는 걸 보니 근육을 다친 것 같은데… 그거라도 붙이고 있도록 해요!”
두꺼운 종이로 포장된 사각형의 습포… 그러니까 파스였다.
현실 세계의 파스와 마찬가지로 멘톨 냄새가 났다.
“그럼 전 이만 가 볼게요!”
세리느는 곧바로 등을 돌려 자리를 떴다.
홀로 남겨진 나는 멍하니 그 뒷모습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파스를 선물해 주는 히로인이라니…….”
내가 작가라면 이런 장면은 넣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잘 쓰도록 하지.”
모처럼 호의를 베풀어 준 것이니, 잘 써먹도록 해야겠다.
이걸 붙여서 통증이 나아지면 좋겠는데…….
* * *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나는 어깨 통증 때문에 신음하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죽겠네…….”
어젯밤, 습포를 붙였을 때는 통증이 좀 줄어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단순한 진통 효과밖에 없었는지, 아침에 일어나니 어깨가 욱신거렸다.
“왜 이리 약골이냐고.”
투덜거리면서 몸을 일으켰다.
에르나스의 저질스러운 육체 능력 때문에 너무 고생을 하는 것 같다.
“오늘은 체술 수업인데, 어떻게 하지?”
지금 오른쪽 어깨가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상태다.
이런 몸으로는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데,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의무실에 가 봐도… 습포나 붙여 주겠지.”
안타깝게도 이 소설 세계에는 치유 마법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체내 마력을 운용하여 자연 치유력을 극대화하는 방법 정도가 있을 뿐이다.
“아, 잠깐.”
그때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생각이 있었다.
소설 속에 묘사된 한 장면이 떠오른 것이다.
“별로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지.”
나는 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계단을 한 층 내려갔다.
‘304호였지?’
복도를 걸어 304호실 앞에 도달했다.
문을 두드리자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보라색 머리카락의 여학생… 비올라 오리셔스가 문을 열어 줬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났는지 눈을 비비고 있었지만, 내 얼굴을 확인하고 흠칫 놀랐다.
“에, 에르나스 님? 아침부터 웬일이세요?”
“비올라, 잠깐 내 방에 와 줄 수 있을까.”
“네, 넵?!”
비올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지금이요?”
“그래, 지금.”
“아, 아니, 어째서…….”
“너, 어제 점심에 내가 먹을 스테이크 다 먹어 버렸잖아.”
“……!”
“그 빚을 갚아야지.”
강압적인 말투로 압박하자, 비올라가 울상을 지었다.
“아, 아침부터 대체 저한테 뭘 바라시고…….”
“잔말 말고 따라와.”
“아, 알았어요…….”
나는 머뭇거리는 비올라를 내 방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문을 잘 닫은 뒤, 바로 상의를 벗었다.
“히악?!”
비올라가 손으로 눈을 가리며 비명을 질렀다.
“대체 무슨 짓이신가요?! 우, 우리는 그런 사이가…….”
“오른쪽 어깨에, 파스 붙인 곳 보이지?”
“네?”
“거기 지압 좀 해 줘.”
“…….”
소설 속에서 비올라는 지압술에 일가견이 있는 걸로 묘사된다.
사실 이건 비올라의 손가락 힘이 누구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몸집도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절대적인 근력을 중시하는 북부 오리셔스 가문 출신이거든.’
손가락 힘뿐만 아니라 근력 자체가 강하다.
팔씨름 같은 걸 하면 에르나스가 백전백패일 것이다.
“어, 어제 다치신 거예요?”
“그래, 다른 사람한테는 말하지 마.”
“아, 알겠어요. 그러면…….”
비올라가 내 어깨에서 습포를 떼고 여기저기 만져 봤다.
손가락 끝이 차가워서 기분이 좋았다.
“에르나스 님, 어깨를 좀 움직여 보시겠어요?”
“움직이면 아픈데.”
“어느 각도부터 아픈지 알아야 되니까, 한번 움직여 보세요. 아, 수평으로 움직이는 것부터 해 주세요.”
나는 비올라가 시키는 대로 어깨를 움직여 봤다.
“음… 힘줄이 끊어지거나 그런 건 아닌 것 같고요. 뭉친 것 같아요.”
“그래?”
“네, 뭉친 부분들을 풀어 드릴 테니, 침대에 옆으로 누워서 가만히 계세요. 아픈 부위를 위쪽으로 해서.”
비올라의 지시에 따라 누우니, 본격적인 지압이 시작되었다.
“조금만 참으세요… 에잇!”
“끄악!”
지옥 같은 통증이 내 어깨를 덮쳤다.
비올라가 엄청난 손가락 힘으로 내 어깨의 통점을 풀어 주고 있었다.
“이, 이거 뼈가 부러지는 거 아니야?”
“괜찮으니까 가만히 있으세요! 에잇!”
“윽, 윽, 허억……!”
비올라의 무자비한 지압에, 나는 침대 시트를 꽉 붙잡으면서 신음 소리를 흘렸다.
* * *
“클로에 유스부르크?”
“어라, 슈미츠 님.”
기숙사 복도에서 클로에와 마주치고, 슈미츠는 인상을 찡그렸다.
“여기는 어쩐 일로? 이쪽 복도에는 에르나스 님의 1인실밖에 없을 텐데요.”
“그 에르나스 님을 만나러 온 거다.”
“아침부터요?”
“아침 식사를 함께 했으면 해서… 그러는 너야말로 무슨 볼일이지?”
“저도 에르나스 님에게 함께 식당으로 가자고 권유하러 온 건데요.”
학급 대표인 에르나스는 남들보다 식사를 늦게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아침은 상관없으니, 함께 식당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에르나스 님을 적대하셨던 것 같은데, 오늘은 생각이 달라지셨나 보죠?”
“닥쳐라, 클로에 유스부르크.”
슈미츠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어젯밤에 다른 녀석들하고도 의논해서 결론을 내렸다. 앞으로… 에르나스 님에게 힘을 모아 주자고 말이다.”
“어라, 그랬군요.”
클로에가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금방 슈미츠 파벌의 마음을 사로잡다니… 에르나스의 수완은 클로에가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그렇다면, 저도 슈미츠 님하고 친하게 지내는 편이 좋겠네요.”
“나는 딱히 너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 생각이 없지만 말이다.”
“에이, 그러지 마시고.”
그런 대화를 나누며, 두 사람은 함께 에르나스의 1인실 앞으로 향했다.
“에르나스 님, 슈미츠 하르트만입…….”
“윽, 윽, 허억…….”
슈미츠가 문을 두드리려고 했을 때, 갑자기 안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 안 돼, 사, 살려…….”
“도망칠 생각 하지 마세요! 이제 곧 끝이니까!”
“으윽! 제, 제발… 크아아악!”
방 안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에, 슈미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에, 에르나스 님이 습격을 당하고 있는 건가?!”
“잠깐만요, 방금 들려온 여자 목소리는…….”
“설마 대항전을 앞두고 다른 반에서 자객을……?!”
클로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슈미츠가 방문을 걷어차고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침대에서 에르나스를 깔아뭉개고 있는 비올라를 향해 달려들었다.
“네놈!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
“엑?! 슈미츠 님? 어, 어째서……!”
슈미츠가 비올라의 멱살을 잡는 사이, 침대에서 에르나스가 끙끙대며 일어났다.
“아, 시원하다, 이제야 살 것 같네.”
“대체 무슨 상황이죠……?”
후련한 표정으로 어깨를 움직이는 에르나스를 보면서, 클로에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 * *
비올라의 지압술 덕분에, 체술 수업에 참가해도 될 만큼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
지압을 받으면서 땀을 뻘뻘 흘린 탓인지 몸이 더 가벼워진 느낌도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체력이 더 좋아진 건 아니지만.’
체술 수업에는 체력 단련도 포함된다.
섬을 여러 바퀴씩 도는 달리기 훈련도 있는데, 솔직히 에르나스의 체력으로는 남들보다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후우…….’
적당히 농땡이를 피우면서, 나는 호수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그러자 저 멀리 또 다른 섬이 보였다.
흑색 지붕의 건물밖에 없는 이쪽 섬과는 달리, 저쪽 섬에는 적색 지붕의 건물밖에 없다.
‘적색 1반의 기숙사가 있는 섬…….’
적색 1반.
6대 검술명가 중 하나인 이그니아스 가문의 후계자가 소속되어 있는 반이다.
‘소설과 똑같이 진행된다면, 흑색 6반이 가장 먼저 격돌하게 되는 게 적색 1반이야.’
솔직히 적색 1반은 강적이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 아칸델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게다가 지금 흑색 6반에는 아칸델까지 없는 상황이니… 그냥 맞붙으면 흑색 6반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적색 1반이 있는 섬을 응시하며,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미 나는 적색 1반을 쓰러뜨리기 위한 계획을 세워 놓은 상태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