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술 아카데미에 천재가 있었다-9화 (9/212)

9화 내 자리를 노린다면 (4)

네가 이긴다면 흑색 6반의 대표 자리를 넘겨주마.

그렇게 제안하자, 슈미츠는 눈을 크게 뜨며 당혹스러워 했다.

“대, 대표 자리를 넘겨주시겠다고요?”

“그래, 슈미츠.”

“어, 어떻게 그런…….”

“어제 내가 세리느와 대표 자리를 두고 싸울 때 유심히 쳐다보던 게 생각나서 말이다. 대표 자리에 관심이 있지 않나?”

“……!”

“그때 미처 손을 들지 못해 대표 선출전에 참가하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은데.”

슈미츠는 당황해하고 있었다.

이렇게 첫날부터 나와 격돌하는 건 슈미츠의 계획과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네 계획을 존중해 줄 이유가 없지, 슈미츠.’

나는 슈미츠와의 긴장 관계를 질질 끌고 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미 슈미츠를 제압할 수단을 확보한 이상, 빠르게 해결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맞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나한테 불리한 조건에서 슈미츠와 격돌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너는 내 실력을 더 관찰하고 싶겠지만, 나는 이미 네 실력을 다 알고 있거든.’

그러니, 여기서 마무리 짓는다.

모든 학생이 지켜보는 이 자리에서… 나와 슈미츠, 어느 쪽이 위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

앞으로 슈미츠가 대들 수 없도록 말이다.

“에르나스 님, 저는…….”

완전히 주도권을 빼앗긴 슈미츠가 더듬거리면서 무슨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끼어든 목소리가 있었다.

“에르나스, 이러면 곤란합니다.”

흑색 6반의 지도 교관인 안네리제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승패를 가리는 대련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안네리제 교관님…….”

슈미츠가 살짝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러니, 결투를 할 거라면 제대로 승패 조건을 정하도록 하세요.”

“겨, 결투라고 하셨습니까?”

“리히테나워 검술 아카데미는 결투를 인정합니다. 물론, 목숨이 오가는 생사결이어서는 안 됩니다만.”

이 아카데미에는 다툼이 생겼을 때 결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가 있다.

서로 동의한다면 대표 자리를 걸고 대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교관님.”

나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어느새 모든 학생이 대련을 중단하고 우리에게 주목하고 있는 상태였다.

“먼저 유효타를 성공시키는 사람이 승리하는 걸로 하면 되겠습니까?”

“빠르게 승부를 내고 싶은 경우에는 그런 규칙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요.”

안네리제가 고개를 끄덕이고 슈미츠를 쳐다봤다.

“슈미츠, 그런 규칙이면 될까요?”

“저는…….”

슈미츠가 주위를 둘러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아마 슈미츠는 빠르게 승부를 내는 방식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 때문에 다른 학생들의 대련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 다른 방식을 내세우는 것도 어려웠다.

‘그렇다고 결투를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지.’

지금 슈미츠의 추종자들이 기대하는 눈빛으로 슈미츠를 쳐다보고 있다.

자신들의 우두머리가 가짜 천재를 멋지게 쓰러뜨려 줄 거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주위에서 구경하는 다른 학생들도 흥미진진해하면서 지켜보고 있으니… 물러설 수는 없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결국 슈미츠가 고개를 끄덕였고, 주위에서 환성이 터져 나왔다.

흑색 6반의 대표 자리를 걸고, 나와 슈미츠의 즉석 결투가 실현된 순간이었다.

* * *

‘일이 이렇게 꼬이는군.’

연습용 목검을 손에 든 채, 슈미츠는 혀를 찼다.

‘에르나스가 이렇게 먼저 결투를 신청한다는 건, 이미 이쪽의 동향을 꿰뚫어 본 상태라는 얘기인데…….’

슈미츠가 먼저 에르나스에게 도전하기 전에, 에르나스가 선수를 쳤다.

그 탓에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고 말았다.

‘어제 세리느와 싸우던 걸 보면, 에르나스의 최대 약점은 체력이야. 그러니 단시간에 결판을 내는 규칙으로 대결하고 싶었겠지.’

어느 한쪽이 쓰러질 때까지 계속 싸운다든가, 그런 규칙으로 싸운다면 에르나스가 먼저 지칠 게 분명하다.

그래서 에르나스는 먼저 유효타를 먹이는 쪽이 승리하는 규칙을 제시한 것이다.

체력이 고갈되기 전에 승부를 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어느새 그런 분위기로 흘러가 버려서, 에르나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싸우게 되었어.’

에르나스는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교활한 놈이었다.

어쩌면 안네리제 교관까지 이미 포섭한 상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슈미츠는 슬며시 웃었다.

에르나스가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유리한 조건으로 해 봤자 내가 이길 거다, 에르나스.’

어제 세리느와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슈미츠는 이미 확인한 상태였다.

에르나스의 속도로는… 결코 슈미츠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

‘에르나스가 아무리 전력을 다해도, 내 움직임에 대응하지는 못할 터.’

에르나스가 단기 결전을 노려도 소용없다.

저 남자의 공격은 결코 슈미츠에게 닿지 않는다.

‘하르트만 쾌검술의 속도를 보여 주마.’

중간에 끼어들지는 않았지만, 욜스 교수도 말없이 이쪽을 지켜보고 있다.

슈미츠는 존경하는 ‘도룡검(屠龍劍)’ 욜스에게도 자신의 검술을 보여 주고 싶었다.

하르트만 가문을 6대 검술명가에 버금가는 위치로 끌어올릴, 슈미츠 하르트만의 검술을.

“그런데 말입니다, 에르나스 님.”

전의를 불태우면서, 슈미츠는 에르나스에게 말을 걸었다.

“제가 이겼을 경우, 대표 자리를 넘겨받는 조건이었죠. 하지만 에르나스 님이 이겼을 경우에는 어떻게 됩니까?”

“글쎄, 그런 건 굳이 생각하지 않았는데, 꼭 필요한가?”

“당연히 필요하지요.”

“그래, 그렇다면…….”

목검을 든 채 에르나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내 권위에 도전하지 말고, 절대복종하길 바란다.”

“……!”

두 번 다시 기어오르지 마라.

에르나스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수용하겠나, 슈미츠?”

“…….”

“영 내키지 않는다면, 그냥 결투를 거부해도 되는데.”

까득.

슈미츠는 이를 갈았다.

“대표 자리를 넘겨받는 건데, 그 정도 조건은 걸어야죠.”

“좋은 마음가짐이군.”

한마디 한마디가 자존심을 긁었다.

검술명가의 후계자는 다들 저렇게 오만한 것인가.

‘후회하게 해 주지, 에르나스 란즈슈타인.’

슈미츠는 처음부터 자신의 최고 속도를 보여 주기로 마음먹었다.

하르트만 쾌검술의 비기인 ‘측면 파고들기’를 펼치기로 한 것이다.

‘정면으로 달려드는 척하다가… 순식간에 방향을 틀어, 에르나스의 측면으로 파고드는 거지.’

얼핏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하르트만 쾌검술은 이걸 필살기의 영역으로까지 승화시켰다.

에르나스에게는 정면에서 달려들던 슈미츠가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보일 것이다.

어쩌면 이 첫 공격으로 승부가 결정될 수도 있었다.

‘운 좋게 막아 낸다고 해도, 내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교활한 가짜 천재에게 본때를 보여 주겠다고 생각하면서, 슈미츠는 자세를 잡았다.

“그러면… 시작하세요!”

안네리제의 목소리가 들린 순간.

슈미츠는 훈련장 바닥을 박차며 돌진을 시작했다.

눈앞에서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에르나스에게, 최고 속도의 공격을 처넣어 주기 위해.

* * *

나는 슈미츠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슈미츠는 자신이 냉정하고 신중한 성격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흥분하기 쉽고 성급한 성격이다.

또한 하르트만 쾌검술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 강해, 사람들 앞에서 그 진가를 보여 주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주도권을 잡고 계속 도발하면, 처음부터 ‘측면 파고들기’를 펼칠 거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슈미츠, 확실히 내 육체 능력으로는 네 측면 파고들기에 대응하지 못한다.’

측면으로 파고든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막아 낼 수 없다.

세리느라면 가까스로 막아 낸 뒤 반격할 수 있겠지만, 에르나스의 육체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측면으로 파고들기 직전이라면 어떨까.’

측면으로 파고들기 위해 방향을 바꾸기 직전.

슈미츠는 내 정면을 향해 달려들 수밖에 없다.

돌진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내 위치에서 보면 그냥 정확히 정면으로 달려들고 있을 뿐이다.

‘물론, 아직 검을 휘두를 수 있는 거리는 아니지.’

두 사람 사이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

검을 휘두른다고 해서 닿지 않는다.

나도 그렇고 슈미츠도 그렇고, 더 가까운 거리여야 검을 휘두를 수 있다.

‘하지만… 이 거리에서도 닿는 공격이 있지.’

점심시간에 클로에에게서 복제한 검술.

A랭크에 도달한 유스부르크 유검술이라면, 가능하다.

“…….”

준비 자세를 잡을 필요도 없다.

그냥 이 자세에서도 바로 펼칠 수 있다.

그렇게 나는… 슈미츠가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공격을 펼쳤다.

파앗!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목검이 ‘사출’되었다.

* * *

에르나스가 무슨 기술을 펼친 건지,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오로지 단 한 명, 유스부르크 유검술을 수련한 클로에 유스부르크만이 이해했다.

‘어떻게 에르나스 님이 유스부르크 유검술을……!’

변칙적인 검술이 많은 서부 계통 검술 중에서도, 유스부르크 유검술처럼 특이한 검술은 드물다.

검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날리는 것’에 특화된 비검술(飛劍術)이기 때문이다.

주로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기습용으로 사용되고, 유스부르크 유검술을 알고 있는 상대에게는 잘 통하지 않지만…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는 상대를 기습하려면, 이만큼 훌륭한 효과적인 검술도 없다.

‘특히 저 기술은… 아버지가 남들 앞에서는 웬만해서는 사용하지 말라고 하셨던 기술인데!’

방금 에르나스는 아무런 준비 자세 없이 검을 날렸다.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초고속의 기습을 펼치고 싶을 때 사용하는 기술이다.

10년 넘게 유스부르크 유검술을 수련해 온 클로에도 최근에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에르나스는 클로에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기술을 펼쳤다.

‘아니, 에르나스 님이 유스부르크 유검술을 배웠을 리가 없어. 그런데 어째서…….’

설마 스스로 개발하기라도 한 걸까.

그런 생각을 떠올리고, 클로에는 전율했다.

만약 독학으로 저런 기술을 터득한 거라면…….

‘에르나스 님은… 정말로 천재인 건가?’

천재적인 재능을 보면서, 클로에는 가슴이 설레는 것을 느꼈다.

* * *

“윽!”

내가 날린 목검은 슈미츠의 복부에 꽂혔다.

만약 진검이었다면 슈미츠의 배를 꿰뚫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승부를 결정짓는 유효타였다.

“어떻게, 이런……!”

돌진을 중단한 슈미츠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측면으로 파고드는 것만 생각하면서 정면으로 달려들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기에 기습적인 유스부르크 유검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유스부르크 유검술을 알고 있었다면 어떻게든 받아칠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슈미츠는 유스부르크 유검술을 오늘 처음 구경해 봤을 것이다.

‘지금 여기 있는 학생들 중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말이야.’

사실 나는 클로에한테 사과를 해야 한다.

이런 검술도 존재한다는 걸 흑색 6반 학생들 앞에서 드러내 버렸으니까.

평소 클로에는 유스부르크 유검술을 최대한 아끼다가 중요한 순간에만 사용하는데… 내가 이렇게 대놓고 공개해 버렸다.

“비, 비겁합니다, 에르나스 님!”

그때 슈미츠가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 인정할 수 없습니다! 방금 공격은 무효입니다!”

“슈미츠.”

“이런 건 검술이 아닙니다! 검을 집어 던지다니, 그딴 건……!”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슈미츠를 보며, 다들 당혹스러워하고 있었을 때.

갑자기 엄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견문이 부족하군, 슈미츠.”

“요, 욜스 교수님?!”

어느새 욜스가 우리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방금 에르나스의 공격은 ‘비검술’이었다.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검술의 일종이다.”

“마, 말도 안 됩니다! 어떻게 검을 집어 던지는 게 검술이 될 수 있…….”

그 순간.

바닥에 떨어졌던 내 목검이 갑자기 튀어 올라, 슈미츠의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런 것도, 검술이다.”

“……!”

슈미츠는 물론, 주위에서 구경하고 있던 학생들까지 일제히 숨을 삼켰다.

나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어검술(御劍術)……!’

어검술은 비검술의 발전형이라 할 수 있다.

비검술은 그냥 손에 든 검을 던지는 것이지만, 어검술은 검을 공중에서 자유자재로 날아다니게 한다.

막대한 마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지금의 학생들 수준으로는 결코 넘볼 수 없는 경지지만 말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언젠가는 나도 저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확신하면서, 나는 욜스의 경이적 검술을 눈에 새겼다.

“큭…….”

슈미츠가 입술을 깨물며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이렇게 된 이상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에르나스.”

욜스가 나를 쳐다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준비 자세도 없는 기습적인 비검술, 매우 훌륭했다. 어떻게 터득한 건지 궁금하군.”

“교수님, 이건…….”

내가 말꼬리를 흐리자, 욜스가 쓴웃음을 지었다.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남들 앞에서 자신의 정보를 드러내 봤자 득 될 게 없으니까.”

“네, 감사합니다.”

“보다 다양한 기술을 봤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학생들이 대련을 못 하지.”

그렇게 말하며 욜스는 주위를 둘러봤다.

모든 학생들이 대련을 중단하고 이쪽만 구경하고 있는 중이었다.

“에르나스, 오늘은 더 이상 몸을 움직이지 말고 물러서서 쉬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욜스가 내 오른쪽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며 말했다.

“앞으로는 어깨를 더 단련하는 편이 좋을 것 같군.”

“……!”

지금 나는 오른쪽 어깨 근육에서 통증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충분히 단련되지 않은 몸으로 유스부르크 유검술의 비기를 사용한 탓이었다.

슈미츠가 대응할 수 없는 속도로 검을 날리려면, 내 어깨를 희생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욜스… 안목이 대단하군.’

의심받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 * *

에르나스와 슈미츠의 대결이 끝난 뒤, 학생들의 대련이 재개되었다.

하지만 지금 욜스는 평범한 학생들의 대련에 관심을 기울일 수 없는 상태였다.

‘역시 시험장에서 나왔던 얘기는 거짓이었던 거군.’

사실 에르나스가 시험에서 부정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 에르나스를 보니 근거 없는 음해에 불과한 것 같았다.

‘오전 수업에서 내 질문에 침착하게 대답하던 것도 그렇고……. 에르나스 란즈슈타인, 보통 녀석이 아니다.’

욜스는 아까 에르나스와 슈미츠의 대결을 머릿속에서 되새겼다.

평범한 학생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제대로 파악 못 했겠지만, 욜스는 에르나스의 동작 하나하나를 정확히 포착하고 있었다.

‘에르나스가 펼친 비검술은 분명 서부의 유스부르크 유검술이었다. 어디서 그걸 익힌 거지?’

지금 여기에도 유스부르크 가문 출신의 학생이 있지만, 하룻밤 사이에 전수받았을 리는 없다.

설마 스스로 개발한 건 아닐 테고…….

‘하지만 가장 놀라운 건…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슈미츠 하르트만을 상대로 가장 효과적인 기술을 펼쳤다는 점이다.’

사실 에르나스의 육체적 능력은 슈미츠보다 한참 떨어졌다.

평범하게 싸웠다면 슈미츠에게 패배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에르나스는 슈미츠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꿰뚫어 본 뒤, 빠르게 검을 날려 기습을 시도했다.

어깨 근육을 다치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말이다.

그 결과는 에르나스의 완벽한 승리였다.

‘육체의 한계를 초월한 힘을 끌어내, 정확한 일격으로 단번에 승리를 거두다니…….’

이게 정말로 신입생일까.

욜스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내 직속 제자로 삼고 싶어지는군. 정말 탐나는 인재야.’

예상했던 것 이상의 재능을 보여 준 신입생에 매료된 채, 욜스는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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