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화
누구나 살고 싶은 곳
청담 선영아파트의 조합장 곽홍식은, 단상에서 가장 가까운 앞자리에서 건설사 발표자들의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 프레젠테이션들을 보는 동안, 그는 감개가 무량할 수밖에 없었다.
시공사 선정 단계에 오기까지, 지난날 동안 해 왔던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으니 말이다.
‘후우. 어떻게 여기까지 왔네.’
시공사 선정이 끝난 뒤에는 마지막 관문인 관리처분계획*[관리처분계획이란 재건축 사업이 분양과 이주, 철거 등을 앞둔 시점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최종 수립하는 단계이다.]을 인가받는 단계가 남아있지만, 그 부분도 미리 신경을 써 두었다.
시공사 선정이 끝나는 대로 빠르게 작업해서 올릴 서류들을 미리 준비해 놨으며, 구청 또한 오랜만에 지어지는 청담동 신축아파트에 호의적인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한 가지 걱정되었던 부분이라면 당연히 사업을 방해하는 비대위였는데, 그 또한 확실한 해결책을 손에 쥐게 되었다.
천웅건설의 관계자와 함께 조합에 나타났던, 웬 새파랗게 어린 청년 덕에 말이다.
‘진짜, 모르고 당했으면 꼼짝없이 합의금을 뜯길 뻔했어.’
그래서 홍식은 후련하고 감격스런 마음으로, 시공사 선정 총회의 시작부터 기분 좋게 참여할 수 있었다.
강남에서도 최고의 입지인 만큼 시공사들은 만반의 준비를 해서 발표를 하였고, 덕분에 발표를 보는 내내 홍식은 더욱 즐거워질 수 있었다.
‘후후. 명성도 그렇고 제운도 그렇고. 확실히 총력전을 보여주는군.’
홍식은 이 청담 선영 아파트의 조합장이 되기 전, 다른 아파트의 조합원으로서 시공사 선정총회를 경험해 본 적이 있었다.
때문에 오늘의 시공사 선정 총회를 당연히 그때와 비교하며 볼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는 무척이나 흡족했다.
건설사들에서 제시하는 제안들이나 디자인 퀄리티들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여 SH물산의 발표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홍식은 기분 좋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자신의 한 표를 이 건설사들 중 어디에 보탤지, 그에 대한 고민 말이다.
‘선택하기 어렵군. 건설사들마다 확실히 장단점이 있어.’
솔직히 디자인 퀄리티만 놓고 봤을 때, 명성 제운 SH 3사 중 가장 힘이 떨어지는 것은 명성건설이었다.
하지만 명성건설은 그만큼 저렴한 시공단가를 제시하였고, 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어디 보자, 이제 천웅 하나 남은 건가?’
SH건설의 발표자가 단상에서 내려가는 것을 보며, 홍식은 미리 준비해 두었던 천웅건설의 홍보 책자를 열어 보았다.
천웅건설의 관계자가 충분히 자신 있어 할 만큼, 확실히 뛰어나고 아름다운 디자인의 아파트가 담겨있는 홍보 책자.
하지만 이 책자에 명시되어있는 부분들만으로 몇 백억의 시공비를 더 투자하기엔, 확실히 부족한 느낌이었다.
디자인 퀄리티와 고급감만 놓고 봤을 땐, 천웅의 디자인이 제운이나 SH물산보다 크게 빼어날 것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홍식은 큰 기대 없이 마지막 발표를 보기 시작했다.
물론 천웅건설 덕에 비대위의 약점을 틀어쥘 수 있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천웅건설에 투표할 수는 없었다.
그에 대한 거래는 엄연히 끝난 것이고, 지금 이 투표는 모든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투표이니까.
홍식은 그런 생각을 하며 단상 위를 응시했다.
그런데 다음 순간.
‘응……? 저 청년은……?’
그의 두 눈이 살짝 확대되었다.
천웅건설의 발표자로 나선 남자의 얼굴이, 너무 낯익었으니 말이다.
‘저 친구가 직접 발표를 한다고?’
홍식은 우진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
결코 20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능글맞은 말솜씨와 통찰력의 소유자.
그래서 그가 발표자로 나선 것이 놀랍지는 않았다.
조합 사무실에서 경험한 그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발표자로서도 훌륭한 역량을 보여줄 것이라 여겨졌으니 말이다.
다만 홍식은, 조금 더 흥미롭게 천웅건설의 발표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우진이라면 분명, 뭔가 강력한 무기 하나는 준비해 왔을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으니까.
조합에서 자신과 딜을 할 때 보여줬듯 말이다.
* * *
M일보의 경제부 기자 김규식은, 단상이 아주 잘 보이는 위치에 자리 잡고 앉았다.
물론 조합 임원들처럼 아주 가까이 앉을 수는 없었지만, 단상이 정면에서 내려다보이는 명당을 잡은 것이다.
그리고 발표가 시작되었을 때, 그는 미리 준비했던 캠코더를 설치하였다.
그는 오늘 발표를,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으로 찍을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기록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조합에는 미리 얘기해 두었다.
촬영한 영상을 기사 외에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조합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서약서도 썼고 말이다.
그래서 규식은 다른 조합원들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삼각대 위에 캠코더를 세팅하였다.
그리고 발표가 시작된 순간, 곧바로 녹화를 시작하였다.
‘좋아. 첫 번째는 명성건설이고…….’
건설사들의 발표와 규식의 기사 소스 수집은, 처음부터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외부 기자들의 출입이 허용되는 곳도 아니었으니, 경쟁적으로 플래시를 터뜨릴 필요도 없었다.
다른 기자도 한둘쯤은 있을 줄 알았는데, 정말 규식 말고는 기자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완벽한 단독취재가 된 것이다.
‘흐흐흐. 이거로 이번 주 실적. 아니 이번 달 실적은 확실히 채울 수 있겠어.’
그래서 한결 더 편한 마음이 된 규식은, 마치 조합원이라도 된 양 건설사들의 발표를 열심히 시청하였다.
녹화된 영상으로 다시 봐도 되지만, 그래도 현장감을 최대한 느끼는 것이 기사 작성에 큰 도움이 되니 말이다.
하지만 규식은 잠시 후, 자신의 그 판단을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젠장, 부럽잖아…….’
아파트라고는 이십 년도 더 된 구닥다리밖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그에게, 청담 선영 신축아파트 설계 계획은 그야말로 신세계였으니 말이다.
처음 명성건설의 발표부터 시작해서 제운, SH물산까지.
어느 건설사에서 가져온 설계도, 하나 멋지지 않은 것이 없었다.
과연 강남. 그 안에서도 청담동 최고 입지 아파트의 위엄이랄까.
‘후우……. 여기 조합원들은 좋겠다…….’
그래도 규식은 계속해서 발표를 집중해서 보았고.
그렇게 마지막 발표순서인 천웅건설의 순서까지 돌아왔다.
천웅건설의 발표자인 우진은 규식이 기사 소스로 아주 유용하게 써먹을 예정인 인물이었고.
이 발표야말로 그가 가장 열심히 봐야 할 발표였던 것이다.
‘제발 좀 잘했으면 좋겠네. 칭찬할 거리를 최대한 뽑아내야 하는데…….’
최근 <우리 집에 왜 왔니>에서 활약 중인 20대 초반의 전문가 우진은, 예능에 등장하는 일반인 패널들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었다.
말도 시원시원하게 잘하고 외모도 호감형이어서 그런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가 제법 높았던 것이다.
그래서 우진이 현업에서 일하는 모습을 담은 기사와 함께, 그의 뛰어난 부분들을 부각해서 기사에 보여준다면.
오늘 쓰게 될 어떤 기사보다도 조회수가 높게 올라갈 것이었다.
그래서 규식은 잔뜩 기대한 표정으로 우진의 발표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오호. 시작 좋고!’
그렇게 이십여 분 정도가 지났을 때, 규식의 입은 아래로 쩍 하고 벌려져 있었다.
‘제기랄! 부러워! 부럽다고!’
우진의 발표에서 어떻게든 칭찬할 거리를 찾아내겠다며 눈에 불을 켜고 발표를 보기 시작했건만.
그런 생각은 머릿속에 한 톨도 남아있지 않았던 것이다.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규식의 머릿속에는, 단지 저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죽기 전에 딱 한 번 정도만, 저런 곳에 살고 싶다.
그런 생각 말이다.
‘나중에 완공되면……. 친척 어르신께 게스트하우스 하루만 예약해달라고 할까? 저기서 진짜 하루만 묵어 봐도 소원이 없겠는데…….’
어느새 기사에 대한 생각은 저 멀리 사라진 것인지.
규식은 침을 질질 흘리며 프레젠테이션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 시공사 선정 투표가 시작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건만.
마치 천웅의 설계 채택이 확정되기라도 한 양, 규식은 이미 저 아파트가 어떻게 지어질지 궁금해지고 있었다.
* * *
단상 위 커다란 스크린에,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커다란 문구가 떠올랐다.
[Cheongdam Clio Summit]
그리고 이 문구를 끝으로, 우진의 프레젠테이션은 마무리되었다.
아름다운 건축은 행복한 삶에 대한 약속이라는 우진의 이야기만큼.
또, 이 공간 안에 있던 모두를 홀려버릴 만큼.
아름답고 매력적이었던 우진의 발표가 마무리된 것이다.
그와 동시에 황금빛 필기체로 수놓아진 ‘청담 클리오 써밋’이라는 브랜드 타이포는, 모든 조합원의 뇌리에 그대로 각인되었다.
외부인인 규식에게는 그림의 떡이지만, 조합원들에게는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매혹적인 당과(糖菓).
조합원들은 당장이라도 이 당과를 집어 들어 한 입 베어 물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그들에겐 현실적인 걸림돌이 아직 하나 남아있었다.
이 달달한 당과를 선택함으로 인해 그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수천만 원에 달하는 분담금.
그것이 바로 마지막 걸림돌이었던 것이다.
‘하……. 저렇게 좋은 집에 살면 좋긴 할 텐데……. 어차피 시간 지나서 헌 아파트 되면 다 똑같아지는 것 아닐까?’
‘추가 분담금이 삼천만 원 정도라고 했나? 그 돈 마련하려면, 적금 하나는 깨야 할 것 같은데…….’
‘난 어차피 완공 되도 세 주고 다른 곳에 살아야 할 텐데, 그 돈 들여가며 세입자 좋은 일만 하는 건 아닐까?’
이제는 이 강당 안에 있는 대부분의 조합원이 천웅에서 제시한 당과의 가치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가치를 지불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외제 차가 비싼 만큼의 값어치를 한다고 인정하고, 그것을 갖고 싶다고 생각해도.
쉽게 그만한 돈을 더 지불하고 가성비 좋은 국산 차 대신 선택하기는 힘든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우진의 발표가 일단락된 이 시점에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조합장인 홍식도 다른 조합원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다른 건설사들이 제시했던 디자인과 설계는, 머릿속에 잘 기억나지도 않았다.
지금 홍식의 머릿속에 있는 것은 오로지 천웅건설의 비싼 건설단가를 어떻게 조금이라도 낮춰보느냐는 것.
홍식은 어떻게든 천웅건설의 이 설계로, 선영아파트 재건축을 진행하고 싶었던 것이다.
‘확실히 몇 천만 원을 더 줘도 아깝지 않은 설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불하기 힘든 조합원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그리고 모두가 이런 고민에 빠져 있던 그때.
조합원 중 누군가가, 우진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모두가 고민 중이던, 바로 그 질문을 말이다.
“발표자님, 질문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씀하세요.”
“보여주신 디자인, 설계, 프리미엄 서비스. 다 좋습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말꼬리를 흐렸고, 모두의 시선은 우진에게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그가 무슨 이야기를 꺼낼지 짐작하고 있던 우진은,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공사비가 문제겠지요?”
우진의 반문에, 질문자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공사비 단가가 거의 800억가량 올라가던데……. 이걸 조금이라도 줄일 방법은 없을지 여쭙고 싶습니다.”
그의 말이 끝난 순간, 장내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은 제각각 달라졌다.
우진의 발표에 저도 모르게 주눅 들어 있던 다른 건설사의 관계자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으며.
청담 선영의 조합원들은 우진이 어떤 대답을 꺼낼지가 너무도 궁금하다는 표정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우진의 대답은, 무척이나 심플했다.
“공사비를 줄일 방법은 없습니다.”
“아…….”
“애초에 공사비 산정 자체도, 엄청나게 타이트하게 진행한 거라서 말입니다.”
우진의 이야기에, 조합원들의 표정에 아쉬움이 스쳐 지나간다.
사실 공사비를 줄일 수 있다고 장담하는 것도 이상하기는 한 상황이었다.
누가 봐도 비싸 보이는 프리미엄 설계를 제시해 놓고 갑자기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한다면, 오히려 시공사로 선정된 뒤 다른 말을 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것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당연히도 우진의 말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하지만 공사비를 줄이지 않고도, 조합원님들의 부담을 덜어드릴 방안이 하나 있습니다.”
“……!”
“추가되는 공사비의 절반 이상을 외부에서 부담하게 만들 방법이 있다면……. 어떻습니까?”
그렇게 우진은, 준비한 조커 카드를 마지막 순간에 꺼내 들었다.
* * *
모든 시공사 발표가 끝나고, 관계자들은 전부 자리에 앉았다.
이어서 오늘 총회를 진행하던 사회자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단상 위에 올라섰다.
네 곳의 건설사에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발표.
그 이유와도 마찬가지인, 시공사 선정 총회의 마지막 식순.
“자, 그럼 지금부터,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님들의 투표가 진행되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행사 진행을 도와주는 스텝들이 투표용지를 조합원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조합원으로서 행사에 참여한 재엽 또한, 그 투표용지를 받아들었다.
‘뭐, 나야 생각할 것도 없이 천웅이긴 한데…….’
망설임 없이 투표용지 가장 아래 칸에 쓰인 천웅의 이름에 사인을 한 재엽은, 그것을 곱게 접어 손바닥에 쥐었다.
이어서 방금전까지 들었던 우진의 발표를 떠올리며,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서우진……. 이놈은, 진짜 난 놈이라니까.’
재엽이 느끼기에 오늘 우진의 발표는, 그야말로 완벽하다고 할 수 있었다.
천웅건설의 설계를 우진의 발표보다 더 매력적으로 포장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물론 그 설계조차 우진이 직접 한 것이었지만, 재엽은 그것을 모르는 상황에서도 우진에게 감탄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자신에게 선영아파트를 강매(?)해 준 어머니께 감사하고 있었다.
‘으흐흐흐. 어지간하면 오늘 이기는 건 천웅이 될 테고. 그럼 난 우진이가 보여준 그 아파트의 펜트하우스 주인이 되는 거지. 크으……!’
스태프가 들고 온 투표함에 용지를 집어넣은 재엽은, 기대감 넘치는 표정으로 개표를 기다렸다.
재엽은 투자가치고 나발이고, 펜트하우스를 분양받는 순간 그냥 거기 눌러앉아 살 생각이었다.
어차피 실거주로 눌러앉아 살 집이라고 생각하니,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별로 신경도 쓰이지 않을 것 같았다.
주거라는 요소가 이렇게까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 재엽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엄마 아빠 입주하시면, 그냥 나도 따라 들어가서 바로 살까? 결혼이나 빨리하라고 어머니께 등짝부터 맞겠지?’
그리고, 재엽이 그런 생각을 하던 사이.
개표는 마무리되었고, 결과를 전달받은 사회자가 다시 단상 위에 올라섰다.
이어서 그의 말이 이어졌을 때.
“오늘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청담 선영아파트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사는…….”
재엽은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천웅! 청담 클리오 써밋 브랜드를 들고나온, 천웅건설입니다!”
결과가 발표된 순간, 우레와 같은 박수가 사방에서 쏟아졌다.
천웅을 제외한 다른 건설사 관계자들은 실망한 표정으로 장내를 빠져나가고 있었지만, 그런 것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제 이 축제는, 바로 선영아파트의 조합원들과 천웅건설 관계자들의 것.
특히나 축제의 주인공이 된 천웅건설의 관계자들은, 서로 얼싸안고 단상 위로 올라서고 있었다.
재엽은 그들 중, 우진이 어디 있는지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음……?”
웬 아저씨 한 명과 얼싸안고 있는 우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골든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