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화 (9/86)

양손을 깍지 낀 채 턱을 괸 쿠루스가 물었다. “그러니까 아베트 백작부인이 시켰다 

이거지^ “그래요.”

“그런데 아베트 백작부인은 지금까지 이런 일을 몇 번이 나 부탁한 우량고객이고 

대부분 얀테스토 공작부인을 위해 서 일을했단 말이지?" “그래요.”

“결론은 얀테스토 공작부인이 감히 형수님의 목걸이를 탐 냈단말이지?

감히라는 말을 공작부인에게 하는 모습을 보며 당혹스러 움을 금치 못했지만 지금 

베르나의 앞에 앉아 있는 쿠루스는 그런 모습이 조금5: 어색하지 않았다.

쿠루스의 시선이 닿자 베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쿠루스 는잠시 고민하다가입을 

열었다. "네가살아서나갈길이있다.” 너무나 태연하게 죽음을 말하는 쿠루스의 

모습에 베르나 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의 말은 너무나 현실적으로 들려 감 히 

딴말을할수 없었다. "내가 시킨 일을 한다면 살려주마.” “무슨일이든할게요” 

“쉽게 답할 일은 아닌데 용기가 가상하군.” 쿠루스는 베르나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 결정이 도둑 길드 마스터의 목숨을 구했다.” 베르나는 도둑 길드 

마스터의 목숨을 구했다는 말에 코웃 음을 치려다가 참았다. 도둑 길드 마스터의 

행적을 아는 이 는 도둑 길드 내에서도 다섯 명을 넘지 못했고 그의 능력 또 한 

대단해서 누구에게 잡힐 사람이 아니었다. 쿠루스는 베르나가 믿거나 말거나 할 말을 

이었다. “이것들도 모두 주지. 내가 시킨 일을 해라.” “정^요?"

돈도 돈이지만 쿠루스가 챙겨놓은 베르나의 물건들은 마 법사 길드 모르게 만든 

것들로 도둑 길드만의 물건이었다. 쿠루스는 살짝 인상을 굳히고는 말했다. "난한 

입으로두말하지 않는다.”

기이 이人디

"믿어요!”

단호하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조금은 기분이 풀린 쿠루 스가말했다. 

“이걸가지고뭘 좀홈쳐와야겠다.” 베르나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지만 무리한 일이다 

싶으면 그냥 도망가면 되니 마다할 이유각 없었다. “뭐든지홈쳐다 주겠어요.” 

“그래야지.”

쿠루스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그렸다.

워프를 이용해서 사라지는 베르나의 모습을 지켜보던 블 린이 물었다. 

“그냥보내도되겠습니까?" “안될것있나?" “그녀는 ‘검은 나비’입니다.” 

“그래서?

“시킨 일을 안 하고 도망을 치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십 니^^

“그럼도둑길드는 바빠지겠지.” 쿠루스의 눈빛이 변하는 것을 보고 단순히 바빠지는 

것이 ,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블린은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그렇군요.”

그녀에개 시길 일 203

“그래.”

쿠루스는 하품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너도이만자라.”

“예,편히 쉬십시오.”

쿠루스가 돌아가자 블린은 오르카를 들어 올리며 미소를 자었다.

“처음보는 것이기는한데 '검은 나비’ 생각보다 예쁘군.”

무심한 표정을 짓는 거야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해서 그런 것뿐이었지 

블린은 솔직히 무척이나 베르나가 마 음에 들었었다.

“쩝. 고야들야들한몸매하며. 꿀꺽.”

침을 한 번 삼킨 블린은 고개를 휘휘 내젓고는 오르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어차피 

이제 풀어주었으니 다시 그녀를 보는 일은 없으리라.

육체의 한계에 도전하는 수련에 임한 순간 불린의 얼굴에 장난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베트 백작은 영지에서 나오는 광산들 덕에 축적한 부를 이용해서 마법사를 무려 

다섯이나 두고 있었다. 그중 가장 뛰어난 이는 6서클의 유저로 백작이 부리기에는 

무리가 있 었지만 가지고 있는 부는 그것마저도 가능하게 했다.

가진바 부 때문에 대공파에서 수차례 설득하려고 했던 그

204 귀환마스터

는 끝까지 국왕파에 남아 있었고 결국 국왕파의 중심에 우똑 설 수 있었다.

아베트 백작의 성을 바라보며 베5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 져 있었다. 아베트 백작의 

성이라면 어떤 형태의 마법 트랩 들이 깔려 있는지 이미 수차례 확인을 했었다.

장물을 전해주기 위해 잠입을 하는 것도 그녀의 일이었으 니 말이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면 상대에게서 좋은 결괴를 끌어낼 수 있었다.

“그런데진짜이걸해야하나?"

그냥 도망가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도망가는 

건 일도 아니었다. 절대 잡히지 않을 자신도 있었다.

“끄웅:

불현듯 쿠루스의 무식할 정도의 능력이 떠오른 베르나는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보통 인간이 아냐. 조사해 달라고 말했으니 알려주겠지.”

베르나는 가볍게 목을 좌우로 꺾고는 중얼거렸다.

“그보다 감히 나에게 허위 정보를 넘겨서 죽음의 문턱에 다녀오게 한 대가는 

치러야지. 이건 굳이 청부가 아니었어도 했을 일이야.”

베르나는 아베트 백작의 성벽을 빠르게 타고 올라가서는 피식 웃음을 홀렸다.

그녀에개 시킬 일 205

“어떻게 바빌론 성만도못하냐?"

진땀나는 바빌론 성에서의 침입을 떠올린 베르나는 산책 하는 기분으로 아베트 

백작의 내성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아침 해가 밝아오자 침대에서 일어난 아베트 백작부인은 언제나처럼 거울을 향해 

다가갔다. 그녀는 장신구를 모으는 게 취미였다. 워낙에 부유한 가문이었기에 그녀가 

원하는 대 부분의 장신구는 가질 수 있었다.

이번에 ‘아이메르의 눈물’ 을 홈쳐온다면 잠깐 동안 착용 하다가 얀테스토 

공작부인에게 전해 줄 생각이었다. 신성마 법으로 피부에 탄력을 주고 젊어지게 

만드는 그런 장신구를 얼마 후면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절로 입가에 미소가 그려 

졌다.

아베트 백작부인은 거울을 검지로 살짝 눌렀다.

달칵.

거올이 양쪽으로 열리며 그녀의 장신구를 보관하는 마법 보관함이 열렸다.

“웅7’

순간 아베트 백작부인은 멍하니 마법 보관함을 바라보다 가 비명을 내질렀다.

“꺄아아악!”

그녀의 마법 보관함 안에 있는 장신구들은 다 합친다면 백

206 귀환마스터

만 골드를 넘어선다. 아베트 백작 영지의 십 년치 예산에 맞 먹는 가격의 장신구들이 

모두 사라졌다.

“이럴?없어.”

아베트 백작부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미친 듯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오션!오션!”

아베트 백작부인의 외침에 침실의 문밖에서 사내의 목소 리가들려왔다.

“부르셨습니까^

“들어와요!”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온 사내는 사십 대 중반의 사내로 로브를 걸치고 있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이걸 봐봐요.”

아베토 백작부인이 가리킨 곳을 본 오션의 얼굴이 굳어졌 다.

“도둑이든겁니까?^

“그래요! 마법사가 다섯이나 있고 마법 트랩의 수만 오십 개가 넘는 본가의 침실에 

있는 물건이 도둑을 맞았어요. 만 약에 그가 암살자였다면 모두 죽었을 수도 있단 

말이에요!”

오션은 굳은 표정으로 마법 보관함을 살폈지만 아무런 흔 적도 없었다.

그녀에개 시킬 일 207

“놀랍군요.”

오십 개의 마법 트랩과 경비를 뚫고 들어와 침실의 마법 보관함을 유유히 털고 간 

도둑이라니? 이 정도 솜씨를 가진 이라면 아마도 손에 꼽히리라.

“도둑 길드와 원한이라도 사신 적이 있습니까?"

“그럴 리가 없잖아요.”

도둑 길드에 의뢰를 해서 장신구를 홈치면 암시장에 내다 팔아서 용돈을 마련해 쓰곤 

하던 아베트 백작부인은 말도 안 된다며 손사래를 쳤다.

오션은 잠시 마법 보관함을 살피다가 말했다.

“흐음, 일단 마법 트랩을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아베트 백작부인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누군지 반드시 찾아내요. 그리고 그자를 내 앞에 대령해 야할거예요.”

“최선을다하겠습니다.”

"반드시에요!”

오션은 쓴웃음을 짓고는 고개를 숙였다.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오션이 나가고 나자 아베트 백작부인은 차가운 눈으로 거 울을 바라보았다.

"반드시잡고야 말겠다.”

208 구I환 마스터

쿠루스는 앞에 놓인 탁자에다가 장신구들을 내려놓는 베 르나를 바라보았다. 대낮에 

내성을 방문하는 바람에 알마르 와 메들린이 누군지 잔똑 궁금하다는 시선으로 

쳐다보게 만 든 주제에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을 보니 때려줘야 하나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이게전부란말이지?" “아베트 백작부인이 가진 전부에요.” 

“흐음,얼마나되지^ "백만골드정도되요.” “장물이잖아.”

"반값정도 받을수 있을 거예요.” “그래?”

쿠루스의 시선이 블린을 향했다. “처분할수있겠어?"

“길드에 의뢰하면 암시장을 주선해 줄 겁니다.” “그럼가져가서처분하고와.” “예.

쿠루스의 시선이 베르나를 향했다. “잘해냈군.”

“아베트 백작부인에게는 감정이 조금 있었죠. 그렇다고 해도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 “쉬운일은부탁하지도않아.”

그녀이게 시킬 일 209

쿠루스는 간단히 말하고는 블린이 쓸어 담던 장신구 중 하 나를 집어서 던져주며 

말했다. “해줄일이한가지더있다.” ?쿠루스의 말에 베르나의 미간이 확 좁혀졌다. "

너무부려먹는것아닌가요?1 쿠루스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답했다. “그래? 나는 

아직 널 용사한 게 아닌데?" “좋아요. 그럼 이번에 해주는 일이면 끝인가요?" “웅?

쿠루스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얀테스토 공작부인 것도 털어 와.” “예? 

하지만 그녀는 페로니카 왕국 권력의 정점에 선 여인 이란말이에요!” “그게뭔 

상관이야?” “그만큼 침입하기 힘들다는 말이죠.” “그건 네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일이지.” "만약 발각되기라도 하면 페로니카 욍국에서 더 이상 활 동을 할 수없어요.

” 쿠루스는 코웃음을 치며물었다. “고작 그 정도도 털:[! 오지 못할 정도면서 

바빌론 성을 노 렸나71

바빌론 성이 말도 안 되는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려

210 귀환마스터

던 베르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답했다.

“좋아요. 대신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

“10일주겠다.”

10일이면 정보 조사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베르 나는 흔쾌히답했다.

“그럼 10일 후에 보죠.”

"다음에도 대낮에 찾아오면 좋은 꼴 못 당할 거야.”

“호호호,그런가요?"

쿠루스가 알마르와 메들린을 어려워 한다는 것을 안 베르 나는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그럼 나중에 봐요.”

워프를 이용해 사라지는 베르나를 보며 쿠루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이런 식으로 가면 형에게 뭐라고 하라는 거0? ^ ^ ^

쿠루스에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차피 얀테스토 공작가 를 털 생각은 없었던 

베르나는 곧바로 도둑 길드의 비밀 본 부로돌아갔다.

베르나가 안으로 들어가자 나른한 표정위 사내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에기 시킬일211

“이번에 고생 좀 했다고 하더군.”

"간트. 지금 기분 안 좋으니 시비 걸지 마.”

“아! 미안. 미안.”

손을 내저으며 싸울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밝힌 간트가 고개 를갸웃거렸다.

“그런데 이번에 아베트 백작부인의 장신구들이 털렸다고 하더군.아는 것없어?"

“없어.”

“아베트 백작부인이 하는 짓은 口]음에 안 들어도 우리의 우량고객중하나라고.”

"알아.”

베르나라고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투덜거리 고 지나가려는데 문이 

열리고 노인이 한 명 들어왔다. 수염 이 가슴까지 내려온 노인은 얼굴만 봐야 

노인이지 몸은 청년 의것과 다를 바없었다.

노인은 들어오기 무섭게 간트를 쏘아보고는 말했다.

나가 있어.”

"미"스터. 저는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 다.”

"나가 있어.”

간트는 살짝 이를 악물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며 베르 나를쏘아보았다.

212 구I환 마스터

"마스터가예뻐해 주니 참 좋겠어.” 잔뜩 비꼬고 나가는 간트의 뒤통수를 쏘아보던 

베르나는 문이 닫히자 노인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해요.” 

“아니다.”

노인이 다가와 베르나의 뺨을 잡고는 여기저기를 돌아보 고는물었다. "팬찮으나?" 

“예.”

“어디다친곳은없고?" “예. 걱정해 주셔서 고마워요.” 노인은 베르나의 손을 잡고 

끌어와 의자에 앉히고는 물었 다.

"네가 이번에 바빌론 성을 털러 간다는 얘기를 듣고 얼마 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른다.

” “왜 가슴을 졸여요? 고작 남작의 성인데.” “그럴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아베트 백작부인의 장신구 는왜홈친거냐?^ “저 아니에요.”

“어허!나를 속이려드는 거냐?"

노인의 말에 베르나는 입을 비죽 내밀고는 말했다.

“어쩔 수 없었어요.”

그녀에기 시킬일213

“설마그가시켰냐?"

“그를아나요?"

베르나는 노인이 쿠루스룰 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노인 은 잠시 침묵하다가 답했다.

"아마 내가 아는 그가 맞을 것이다. 그의 몽타주가 이번에 바킬루 대공이 죽으면서 

나돌았으니 까.”

"바킬루 대공을 죽인 자가 그라고요?"

바킬루 대공의 일은 워낙에 요란했기에 그녀도 들어서 알 고는 있었다. 노인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너에게 몽타주를 전해주지 않은 것이 실수구나.”

“왜안알려주셨어요?"

"당시에 네가 이곳에 없었기에 알려주지 못했다. 그리고 설마 그와 엮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노인이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대상은 지금까지 없었다. 베 르나가 굳은 얼굴로 물었다.

“그가누군데요?"

“그는투신이다.”

“예?”

베르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투신이라면 훨씬 더 험상궂고 훨씬 강할 

것처럼 보였다. 그의 움직임이 엑스 퍼트들을 뛰어넘는다고 하지만 그렇게 강해 

보이지는 않았 다.

214 구I환 마스터

“그가 시킨 일이라면 아베트 백작부인을 턴 것은 잘한 일 이다.” 8

"잘한 일이라뇨?

“그녀를 터는 것은 우량고객 하나를 잃는 정도에서 끝나 지만 그의 말을 듣지 

않았을 경우에는 우리 길드 문을 닫아 야할지도모른다.”

“아무리 그가투신이라고해도 저희 길드를문닫게 할수 는 없어요.”

“그건 네가 투신이 활동하던 시기에 그의 숨겨진 힘에 대 해서 몰라서 그렇다.”

“숨겨진 힘이요?"

“그래.”

노인은 몸을 부르르 떨고는 말했다.

“그가 마스터들과의 대결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무지막지한 강함도 

있지만 그의 숨겨진 힘이 손을 써서 그렇게 된 거다.”

베르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물었다.

“그의 말을 듣지 않으면 길드 전체가 위험하다고요?"

“그래.”

베르나는 머리를 쥐어뜯기 시작했다.

^장!”

“왜 그러느냐?"

그녀에기 시킬일215

“그가 얀테스토 공작부인도 털어 오라고 했단 말이에요!”

노인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언제까지나?"

“10일 준다고 했어요.”

노인은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어쩔 수 없구나. 이번에는 나와 함께 가자.”

“예?"

44너를 잃을 수는 없지 않겠니? 그리고 우리 길드도 존속하 려면 어쩔 수 없고.”

노인의 말에 베르나는 투신이 어떤 존재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그런 

투신에게서 도망을 치려고 한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도 깨닫게 되었다.

식사시간에 시작된 질문은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대체 그 아가씨는 누구냐? 

상당한 미인이던데.” 알마르의 물음에 쿠루스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형. 내 

나이를 생각해 봐. 그런 애들이랑 어울리란 말이 야?”

“그럼 네 나이에 맞는 귀부인을 구해볼까?^ 알마르의 말에 쿠루스는 손사래를 쳤다. 

쿠루스의 나이가 사십 대 층반이기는 하지만 그의 외모는 고작 이십 대 중반 밖에 

되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체력적인 문제라면 이십

216 구I환 마스터

대 중반이 라고 해도 그의 발끝에도 따라오지 못한다. 알마르는 쿠루스의 행동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는 오늘 온 아가씨가 마음에 들더구나.” “저도요.”

메들린까지 가세하자 쿠루스는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솔직히말할게.”

모두들 눈을 반짝이는 가운데 쿠루스가 쥐고 있던 노크를 들어 블린을 가리키며 

말했다. “블린이 마음에 두고 있는 여자야.” “예?,

블린은 뜨끔해서 눈을 부릅떴다. 알마르와 메들린의 시선 이블린을향했다. 

“정말이에요?"

블린은 쿠루스의 눈치를 살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 피 사실이기도 했으니까. 

“예. 제가 마음에 두고 있는 여인입니다.” “그런데 왜 쿠루스룰 찾아왔죠^ 

쿠루스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부끄러워서 그런 거지.”

허술한 대답이었지만 알마르와 메들린은 블린의 여자라는 말에 그에게 호기심 서린 

질문을 던졌다. 쿠루스는 일단 위 기를넘기자슴을쓸어내렸다.

그녀에개시길일217

알마르는 불린과 몇 마디 하더니 다시 쿠루스룰 돌아보며 말했다.

“일이야 안 해도 형이 너 하나 먹여 살리는 것이 문제는 아니지만 여자는 만나서 

가정을 꾸려야 하지 않겠니71

“가정^

쿠루스는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을 들었기에 잠시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죽기 위해 

살아온 인생. 돌아온 고향에서 얻 은 것은 가족의 소중함이다.

"됐어.”

쿠루스는 손을 휘휘 내저었다. 자신에게는 있는 가족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도 벅차다.

“흐음,네가 진지하게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구나.”

“생각은해볼게.”

쿠루스의 미적지근한 대답을 들은 알마르는 미소를 짓고 는말했다.

“이번에 왕성에 다녀오고 나서 투자자들도 생겨서 성의 경제가 금세 회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알마르는 한쪽에서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는 테크를 보며 말했다.

“언제 네 친구도 복 봤으면 좋겠구나.”

성에 필요한 인재들을 소개한 상단을 운용하는 친구니 한 번쯤 꼭 대접을 하고 싶은 

것이 알마르의 진심이었다. 쿠루

218 구I환 마스터

스는 의자에 둥을 기대고는 말했다.

“언제 한 번 초대할게.” . “그래. 꼭 보고 싶으니 잊지 말고 초대하렴.”

“그래.”

벡터는 외부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어쌔신으로서 당 연한 일이었지만 이번에는 

한 번 불러와야겠다는 생각을 했 다. 어쨌든 쿠루스의 입장에서도 빚을 졌으니 

말이다.

“이만올라가볼게.” : 쿠루스는 자신와 방으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웠다. 이제 성 

은 알아서 잘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경비병들의 수준은 이번에 베르나가 침입을 하면서 어느 정도 검증이 되었다. 누군가 

경비병들을 죽이고 들어오지 않 는다면 일단은 안전하다.

그리고 백여 개의 마법 트랩은 침입자를 더디게 만든다. 솔직히 베르나의 일도 

쉐도우 가드들에게 맡기면 될 일이었 지만 심심한 탓에 나가서 잡아 왔을 뿐이었다.

“외압만 없다면야 금세 크겠지.”

얀테스토 공작과도 일종의 거래를 한 셈이니 문제가 될 건 없어 보였다. 쿠루스는 

퍼똑 국왕과 나누었던 얘기를 떠올리 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펜트리건의 연구실을 찾아가자 그는 한참 뭔가를 만들고 있다가 들어오는 쿠루스룰 

보고는 돌아섰다.

그녀에기 시킬일219

“어쩐 일이십니까?^

“왕성에서 워프 마법진 재료가 안 왔어?" “아! 그것 때문에 안 그래도 보고 

드리려고 했는데 왕성에 서온것은 이겁니다.” 쿠루스는 펜트리건이 내민 팔찌를 

보고 물었다. “이게 뭐이^

“제법 유명한 물건입니다. ‘로줄의 팔찌’ 라고 하는 겁니 다.” “로줄의 팔찌?"

“예. 떨어져 있는 연인들이 서로를 만나기 위해 만든 것0^! 데 마나 충전식으로 

서로 상대를 향해 워프가 가능하게 만들 어진 겁니다.” “뭐야?’

쿠루스의 인상이 와락 일그러졌지만 펜트리건은 팔찌에 대해 설명하느라 그것을 보지 

못했다.

“저쪽에서도 이쪽으로 올 수 있고 이쪽에서도 저쪽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체 나머지 한쪽은 누가 가지고 있 는겁니^^ “누가가지고있을지짐작이가는군.” 

“음. 일단 이건 상당히 고가의 아티펙트입니다. 아주 고위 의 귀부인들이 바람을 

피울 때도 쓴다고 하더군요.” “그럴일은 없을 거야.”

220 구I환 마스터

쿠루스는 피식 웃음을 홀리고는 팔찌를 찼다. 비록 머리를 굴리기는 했지만 거래는 

거래였다. “이런 식으로 발목을 잡겠다 이거지?^ 쿠루스는 펜트리건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는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 성에도 워프 마법진이 하나 있으면 좋겠 어. 

재료만 있으면 만드는 건 가능하나^ "가^은 합니다만 마법사 길드에 보고하지 않고 

만듭니

“그래.”

44하지만 마법사 길드의 워프 마법진을 이용하려면 보고를 해야합니다만.”

“그 부분은 내가 나중에 해결해 줄 테니 일단은 만들기만 해.”

“알겠습니다. 재료만 주시면 바로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좋아. 재료는 내가 

금세 구해다 주지.” 쿠루스는 팔찌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워프.”

기분 나쁜 울렁거림과 함께 공간을 도약한 쿠루스가 주변 을 살폈다. 빽빽하게 

늘어선 서책들을 보니 이곳아 어딘지

그녀에개 시킬 일 221

금세알수있었다.

“왕궁서고인가?"

“웅?이제야도착한건가^

쿠루스는 미소를 짓고 있는 도리스 국왕을 볼 수 있었다. 주변에 아무도 두지 않은 

것을 보고 쿠루스가 물었다.

"제가 올 줄 알고 있었나 봅니다?"

“아무래도 그것이 전해지면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 었네.”

“아시면서 이런 것을 보내신 겁니까?"

“흐음,대륙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도망을 칠 수 있다면 목숨을 몇 번은 부지할 

수 있겠지.”

“제 주변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십니까7

“아닌

"강한 자의 적은 강한 자뿐입니다. 만약 제가 누군가와 싸 워야 한다면 그 주변은 

대륙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 될 겁니 다.”

“그래도안전하겠지.”

쿠루스는 잠시 도리스 국왕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고 는손을내저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어쩔 수 없군요.”

쿠루스는 도리스 국왕이 읽는 책을 한 번 보고는 그의 맞 은편에 털썩 앉았다. 

국왕의 앞에서 할 수 없는 무례한 행동

222 귀환마스터

이었지만 도리스 국왕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읽어 보았는가?^ "

대륙전쟁사말입니까^ “그렇다네.”

“읽어야보았습니다만,” "마음에드는부분이있었나?" “흐음, 이런 얘기를 하러 온 

건 아닙니다만 그곳에서는 벨 브르 왕국과 파르쉐 왕국이 붙었던 전쟁이 볼만했죠.” 

“그랬었군.”

도리스 국왕은 책을 덮고 책상 위에 놓은 채 물었다. “그래. 고작 그것만 따지려고 

온 건 아닐 터. 무슨 일로 온 건^? "따지러온것맞습니다.”

쿠루스믜 말에 도리스 국왕은 잠시 긴장했다. 상대가 口|음 만 먹는다면 자신 정도는 

언제라도 죽일 수 있을 터. 긴장하 는 도리스 국왕에게 쿠루스는 손을 휘휘 내짓고는 

말했다.

“이번에 워프 마법진을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을 보내준다 고 해서 영지에 비공식 

워프 마법진을 개설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재료가 하나도 오지 않았더군요.” 

쿠루스는 팔찌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전 저 하나만 워프를 하기 위해 워프 

마법진의 재료를 부 탁한 것이 아닙니다.”

그녀에기 시킬일223

도리스 국왕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 했군. 곧 워프 마법진의 재료를 보 내줌은 물론이고 상급 

마정석도 다섯 개 정도 보내주도록 하 지. 그 정도면 사과의 의미가 전해지겠는가?^

“조금 더 쓰시죠. 7서클 마법 서적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 다.”

“쓰지호 못할 책은 무엇 하러 그러나?"

"마법에 대해서 연구할 것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알겠네. 그것도 함께 보내주도록 하지. 이 정도면 사과가 된건^?

쿠루스는 피식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좋은 술도 한 병 부탁드리겠습니다.”

^하하하,그런 거라면 걱정 말게나.”

쿠루스는 용무를 다 봤다는 듯 돌아가려고 하다가 인상을 굳혔다.

“이건 서로에게만갈수있는 겁니까?"

“그렇다네.” ‘

“그럼저는 어떻게돌아갑니까?"

쿠루스의 물음에 도리스 국왕도 잠시 멈첫하다가 미소를 짓고는답했다.

“어쩔 수 없군. 궁정 마법사를 불러주겠네. 일회용 워프로 보내주지.”

224 구I환 마스터

“영지 내에 마법진이 없습니다.”

쿠루스의 말에 도리스 국왕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랬군.”

“이게 다 재료를 보내주지 法고 엉뚱한 팔찌를 보내주신 탓입니다.”

쿠루스의 목소리에서 분기를 느낀 도리스 국왕이 웃으며 말했다.

14하하하. 어쩔 수 없겠군. 일단 궁정 마법사에게 물어보도 록하겠네.”

“끄웅? 알겠습니다.”

도리스 국왕이 서고를 나가고 나자 쿠루스는 한숨과 함께 놓여 있던 대륙 전쟁사를 

집어 들었다. 쿠루스는 대륙 전쟁 사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페로니왕국은 대륙 최하위의 국가다. 이런 나라에서 전 쟁을 일으켜 보겠다고 한다? 

어림도 없는 이야기다.

쿠루스는 책을 덮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전쟁은 단순하게 칼싸음만 하는 것이 아니니까.”

과거 대륙을 제패하겠다고 나선 숱한 나라들이 고꾸라진 이유는 소모되는 국력을 

감당하지 못해서다. 그런데 국력이 라고는 쥐꼬리만큼 있고 대륙 각국에 조공을 

받치는 페로니 카 왕국에서 전쟁을 준비한다? 우스운 일이다.

쿠루스가 투덜거리고 있는데 도리스 국왕이 궁정 마법사

그녀에기 시킬일225

와 함께 들어왔다. 긴 수염을 가슴까지 내린 궁정 마법사를 한번 바라본 

쿠루스가물었다. “뭐좋은방법이있습니끼?" “그렇다고^는군.”

도리스 국왕이 궁정 마법사를 돌아보자 그가 설명을 이었다. "백작 성 이상에는 

반란을 대비하여 왕궁에 고유 좌표들 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호오,그런 것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그리로 보내드리면 되겠습니까?^ ‘ “물론이오.”

궁정 마법사는 품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내 바닥에 마정석 가루를 뿌리며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쿠루스는 그 모습 을지켜보다가 물었다. “혹시 그거 위치가 

어디쯤 되는지 알 수 있소?" "바빌론성의 건물지붕입니다.” “그럼 위험한데.” 

“무슨말씀이십니까?"

“지금 성에는 마법 트랩이 잔똑 깔려 있소. 그중에 공간 왜곡 트랩도 있었던 것 

같아서 하는 말이오.”

“그럴 리가 없습니다. 7서클에 오르지 않은 자는 설치할 수없는 트랩입니다.” 

쿠루스는 쓴웃^을 지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펜트리건의

226 구I환 마스터

존재를 밝힐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냥 좌표 설정을 지상에서 오십 미터 정도 위로 잡아주 면 가능할 것 같은데 

그리해 주시겠소?^ “그 높이에서 떨어져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냥 

떨어지지는 않을 테니 걱정 하지 마시오.” 쿠루스의 말에 한숨을 내쉰 궁정 

마법사가 한참을 수식을 계산하더니 워프 마법진을 완성했다. “이건 일회용이니 

어서 올라타십시오.” 쿠루스는 피식 웃음을 홀리고는 마법진의 위에 올라섰다. 

마정석 가루로 만드는 것인데 일회용으로 쓰려니 아까운 마 음도 들었지만 일단 성에 

돌아가야 했다. 잘못해서 형이나 형수가 알게 되면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리라. 율 

“워프!”

궁정 마법사의 외침과 함께 쿠루스는 울렁거리는 속을 부 여잡으며 정신을 차렸다. 

궁정 마법사는 친절하게도 쿠루스 가 말한 높이에다 워프를 시켜줬다.

빠르게 다가오는 바빌론 성의 건물 지붕을 보며 쿠루스는 잠시 갈등했다. 그냥 

떨어졌다가는 건물 지붕이 견뎌내지 못 하리라.

쿠루스는 결국 떨어지는 속도를 줄이기로 마음먹었다. 쿠 루스는 주변의 마나를 

받아들이면서 몸을 회전시키기 시작 했다.

그녀에기 시킬일227

휘류류可.

갑작스레 일어나는 회오리바람에 내성 건물에 있던 이들 중 몸이 날랜 이들은 모두다 

밖으로 나왔다. 그대로 있다가는 건물이 무너지지 않을까 싶었던 이들은 갑자기 

나타났던 회 오리바람이 똑하고 사라지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대체 ^ 일이지?"

블린은 건물 지붕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다가 뒤에서 들려 오는목소리에 홈첫 놀랐다.

"다들나와서뭐해?"

갑자기 나타난 쿠루스의 물음에 다들 회들짝 놀라서는 답 했다.

“언제 오신 겁니까?"

"방금. 왜 나와 있는 거야?"

“갑자기 건물 위쪽으로 회오리바람이 생겨서 다들 나와 본 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라졌네요.”

“별문제 없머 보이는데 들어가자.”

“예.”

블린은 물론이고 성내에 있던 이들은 모두 고개를 갸웃거 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쿠루스는 그들의 뒤를 따라가며 피식 ^음을홀렸다.

얼른 워프 마법진을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28 귀환마스터

야심한 밤에 침대에 누워 있던 쿠루스가 살짝 인상을 굳히 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법이군.”

쿠루스의 말에 창문으로 두 개의 그림자가 스며 들어왔다. 쿠루스는 상대를 

확인하고는 피식 웃음을 홀렸다.

“영감이었군. 어쩐지 쉐도우 가드들이 뚫렸다 했지.”

“그들이 이쪽이 아닌 바빌론 남작을 지키고 있으니 가능 했지 이쪽을 지키고 

있었다면 뚫을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 것 이네.”

44하긴쉽지는않을거야.”

이곳에 와 있는 쉐도우 가드들은 쿠루스에게 지도를 받으 면서 지금은 더욱 강해져 

있으니 말이다.

쿠루스는 베르나를 보고는 다시 노인을 바라보았다.

“영감.이녀석이랑잘알아?"

쿠루스의 물음에 베르나가 발끈했지만 나서지 않았다. 쿠 루스가 얼마나 무식한 

자인지는 이미 겪어 보았으니 말이다.

"내손녀같은아이라네.”

베르나는 노인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각별히 신경을 써준다고는 생각했지만 

마스터의 입에서 직접 그런 말을 듣 자가슴이찡했다.

쿠루스는 팔짱을 낀 채 말했다.

“그래? 어차피 이번 일만 하고나면 용서해 줄 생각이었는

그녀이게시킬일229

데 굳이 같이 올 필요 있었어7’

“이번 일은 이 아이가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여 같 이 움직였네.” 

“오회영감몸값비싸잖아.” “그렇다고 해도 우리 길드 전체보다 비싸기야 하겠는가?"

 쿠루스의 입가에 미소가 진해졌다. “역시 나이를 먹으면 눈치만는다니까.” 

“물건은가지고왔네.”

베르나가 품에서 자루 하나를 꺼냈다. 그 안에 있는 물건 들을 테이블에 뿌리자 

광채가 뿌려졌다. "많기도 하군. 아베트 백작부인은 비교도 안 되겠는데? “원래부터 

국왕파에서 실권을 쥐고 있던 얀테스토 공작가 문이니 이 정도는 당연한 걸세. 

게다가 아베트 백작부인 같 은 이들이 뒤에서 찔러주는 것들도 제법 될 테니 말일세.

” “이 중에는 힘없는 가문의 것들도 있겠군.” “절반 정도는 그렇다고 봐도 될 

걸세.” 쿠루스는 장신구들을 뒤적이다가 말했다. “그렇다고 장신구를 돌려줄 수는 

없으니 일단 환전하고 나중에 생각해 뵈이^겠군.”

노인은 쿠루스의 말에 힘없는 가문들도 도움을 받겠다 싶 었기에 웃으며 말했다. 

“이제그만돌아가도되겠나?^

230 구I환 마스터

“그래. 수고했어.”

쿠루스는 말을 하다말고 베르나를 돌아보고는 말했다.

“블린이 너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갔더라.”

“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느냐고 소리치고 싶은 것을 애써 눌러 참는 베르나에게 

쿠루스가 차분하게 말했다.

"네가 낮에 찾아오는 바람에 형과 형수가 내게 얼마나 따 졌는지 알아? 그래서 

블린이 너를 좋아한다고 둘러댔지.”

“그랬나요?"

“그래. 그러니 가끔 들를 일이 있으면 블린을 찾아왔다고 하면 들여보내 줄 거야.”

“앞으로 다시 올 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

도둑의 가장 기피해야될 일중하나가유명인과의 거리를 두는 일이다. 도음이 될 때도 

있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선이 자 투신 정도 되면 반드시 피해야 했다.

“그래?”

쿠루스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말했다.

"알았어. 일단가봐.”

“그럼가볼게요.”

워프를 시전하려는 베르나를 향해 쿠루스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블린은진심인것같더라.”

그녀에개 시킬 일 231

베르나는 대답도 하지 못하고 워프로 사라졌다. 쿠루스는 따라가지 않고 남은 노인을 

보고 피식 웃음을 홀렸다. “왜 남았어?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게?^ 노인은 쿠루스의 

말에 손을 급히 내저었다. “무슨소린가?완전히포기했네.” 과거 쿠루스의 검을 

홈쳐보려고 시도했던 간 큰 도둑이 있 었다. 도둑 길드의 마스터인 노인이었는데 

도전해 보았지만 역시 실패. 그때 당한 상처가 아직도 욱신거리는 노인은 절 대로 

투신과 나쁘게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보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술이나 한 잔 하지 

않겠나?^ 노인의 품에서 1발레트 20’ 이 나오는 것을 보고 쿠루스가 미소를지었다. 

“역시 눈치만는다니까.”

232 구I환 마스터

‘麵^^

쿠루스는 드라코가 가지고 온 주머니를 바라보며 고민에 빠졌다. 암시장을 통해서 

장신구들을 모두 처분하는데 걸린 시간은 한 달. 예외적으로 빠르게 처분이 되기는 

했지만 그 총액이 150만 골드가 되고보니 쿠루스로도 이 돈을 어디다 쓸지 고민이 

되었다.

장물을 팔아서 얻은 돈이니 형에게 줄 수도 없었다.

쿠루스는 그 돈을 보며 미소를 지 었다.

아베트 백작부인과 얀테스토 공작부인은 잃어버린 장신구 때문에 지금 제대로 밥도 

못 먹고 있다고 하니 일석이조인 셈이었다.

“흐음.”

쿠루스는 일단 주머니를 챙겨 들고 성을 한 번 돌아보기로

현상금 사냥꾼둘 235

했다. 필요한 곳이 있으면 돈을 지원해 주면 되리라.

쿠루스가 가장 먼저 간 곳은 성내에서 가장 많은 돈을 집 어먹을 펜트리건의 

연구소였다.

펜트리건은 왕궁에서 온 재료로 워프 마법진을 만들었다. 아직 그 좌표는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지만 언제라도 기동 이 가능한워프 마법진이었다.

형에게도 알리지 못한 것이었는데 마법사 길드에 등록되 지 않은 워프 마법진은 

마법사 길드의 워프 마법진을 이용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개인 워프 마법진을 등록 

안하고 마법 사 길드의 워프 마법진과 연계하려면 상당한 금액이 들어간 다.

그러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에 형에게도 비밀로 한 워프 마 법진은 아직 가동조차 

해보지 않았다.

쿠루스는 펜트리건이 보고 있는 책을 어깨너머로 보고는 물었다.

“도움이 좀 되고 있나?“

“오셨습니까?"

기척도 없이 둥 뒤에 와서 말을 건 쿠루스 탓에 깜짝 놀란 펜트리건이 벌떡 

일어나려고 하자 쿠루스가 그의 어깨를 가 볍게 누르고 말했다.

"나 오늘 바빠.”

쿠루스의 말에 펜트리건은 실소를 머금었다. 지금까지 봐

236 귀환마스터

온 쿠루스는 절대로 바쁘게 지낼 이가 아니었다. "바쁘신 분이 어쩐 일이십니까1? 

“부족한 것 있나 물어보러 왔어.” “괜찮습니다. 아직 상급 마정석도 네 개나 남아 

있고 저는 이 책들을 연구해야 하니 특별히 실험을 할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책들 연구를 한다고 해도 상급 마정석이 있으니 여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쿠루스는 돈이 더 들 곳이 없다는 말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렇다면 잘됐군. 알았어.

쿠루스는 펜트리건의 어깨를 토닥여 주고 밖으로 나갔다. 그 뒷모습을 보고 

펜트리건이 중얼거렸다. “어디서돈이라도주우셨나?"

쿠루스는 이번에는 테크를 찾아갔다. 지금 성의 재정을 담 당하고 있으니 그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테크는 서류 더미와 회계 장부들을 뒤적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쿠루스는 참으로 

믿음직스러운 자라는 것을 알 수 있 었다. 그 꿈이 더 높은 곳에 있는 것 같았는데 

그게 알마르가 원하는 바라면 도와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했다.

쿠루스는 테크가 살펴보는 서류들을 어깨너머로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온갖 

숫자들의 향연은 수에 친하지 않은 이

현상금 사냥꾼둘 237

가 보면 어지러움을 유발할 정도로 많았다.

“잘되 가나^

쿠루스의 물음에 테크가 고개를 돌리다가 쿠루스룰 발견 하고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쩐 일이십니까?^ 1

일선에는 절대 나서지 않지만 바빌론 성이 돌아가게 만드 는 장본인이 

쿠루스라는사실을 아는 이들중한 명인 테크 가웃으며 물었다.

쿠루스는 웃으며 말을 꺼냈다.

“궁금한것이 있어들렀다.”

“이리 앉으시죠.”

쿠루스에게 자리를 권한 테크가 차를 내왔다. 쿠루스는 테 크가 내놓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미소를 지었다.

“차를잘끓이는군.”

“유일한취미입니다.”

“그럼 좋은 차를 마시지 그러나?"

“아직 성이 자리도 잡지 못했는데 그러는 것은 사치입니 다.”

“그런^?

쿠루스는 찻잔을 내려놓고는 테크를 바라보았다.

“성내 모든 행정을 감당하고 있으니 자네에게 묻는 것이 뼈를 것 같아 와봤네. 내성 

경비병들에 대해 지출이 더 들어

238 구I환 마스터

갈곳이 있는가?"

“안 그래도 메라트가 전한 장비들을 구하려면 돈이 들 것 같아 어디서 그 정도 

금액을 빼낼지 고민 중에 있었습니다.” “뭘 구하고 있는데?"

“51병짜리 완갑과 철신발을 부탁했습니다. 가능하면 101낸 짜리도 구해주면하더군요.

” “흐음, 철로 된 것들이 겠군. 그것만 원하던가?" "기"능하면 1이명짜리 흉갑도 

바라기는 했습니다만 그건 아무리 쥐어짜내도 무리일 듯싶습니다.” “얼마나 

필요한가?"

쿠루스의 말에 테크의 얼굴에 근심이 사라졌다. “흉갑을 제외하고 51평짜리만 

한다면 100개가 필요하니 2 천골드가필요합니다.” “흉갑까지전부다해서얼만가?" "

다합해서7천골드정도됩니다.” 쿠루스는 품에서 1만 골드짜리 마법 동전을 

던져주었다. 1 천 골드짜리와는 박혀 있는 보석이 다른 것으로 대륙 통일 화폐 중 

하나였다. 대부분 일개 성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아 니었다. ? ^

테크는 1만 골드를 받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거면 충분합니다.”

“좋아. 그럼 다른 얘기도 해보지. 다른 부분에는 필요한

현상금 사냥꾼둘 239

부분이 없^?^

“일단 성내의 일은 저번의 돈으로 어떻게든 될 것 같습니 다.”

“그래?"

쿠루스는 1만 골드를 또 줬다. 테크가 의아하다는 듯 쳐다 보자 

쿠루스가태연하게말했다.

"너무 여유가 없으면 사람이 빡빡해져. 조금은 여유를 가 져도 좋아. 그걸로 좋은 

차도 사서 마시고 성내 개선 사업을 조금더확장해보도록해.”

“알겠습니다.”

쿠루스는 쩍을 쓰다듬고는 물었다.

“그럼 저번에 얘기했던 투자 건은 어떻게.돼가?"

“투자에대한것으로는지금몇개의상단을정해놓았습 니다.”

“초기투자금이얼마나되는데?"

“초기 투자금으로 일단 저회가 5천 골드를 생각하고 있고 다른 곳에서 지원을 

받아서 투자를 하는 금액은 1만 5천 골 드로 도합 2만 골드 정도가 투자될 

예정입니다.”

“그래.수익률은괜찮을것같아?"

“상단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수익률은 대략 1년에 109& 이상은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쿠루스는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품에서 10만 골드를 꺼내

240 구I환 마스터

서 내밀었다. 테크의 눈이 커지자 쿠루스는 태연하게 말했 다.

“이걸 가지고 조금 더 크게 놀아봐. 그리고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상단들을 너무 

믿지는 마. 돈을 굴리는 인간들 치고 믿을만한 자는 그리 많지 않으니까.”

“예. 그래서 지금 꼼꼼히 계약서를 만들고 있었던 중입니 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혹시라도 허튼 수작 부리는 녀석들이 있으면 내게 말해.”

“예.”

“그럼 이 정도면급한돈은다된 건가?^

쿠루스의 물음에 테크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 돈이라면 다른 사업 구상을 해야 할 정도입니 다.”

“좋아. 그럼 수고해 줘.”

쿠루스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테크가 따라 일어나며 말했 다.

“차라도 더 드시고 가십시오.”

쿠루스는 고개를 내짓고는 말했다.

“일단돈의 출처에 대해서는 형님에게 비밀이야.”

“알겠습니다.”

조금 의외이기는 했지만 숨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현상금 사냥꾼둘 241

“갑자기 투자금이 커지면 형도 의아해할 수 있으니 조용 히 처리해.”

“그렇게 하겠습니다.”

“좋아. 그럼 수고해.”

쿠루스가 돌아서 나가는 것을 보며 테크는 손에 쥐어진 1 만 골드짜리 마법 동전들을 

바라보았다. 벡터가 이곳으로 가 라고 했을 때만 해도 자신의 재능이 썩어야 하나 

고민했었지 만 이건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해도 모자를 정도로 지원이 

빵빵한곳이었다.

"내선택은잘못되지않았다.”

쿠루스가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블린이었다. 불린은 특별 히 돈이 들어갈 구멍이 

없었지만 육체의 한계에 도달하는 수 련에한계에도달한듯했다.

커다란거구의꿈틀거리는근육들과거의정지한듯보이 는 오르카의 휘두름은 제법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나오고 있 었다.

“아무래도다음단계로넘어가야할때가된것같군.”

쿠루스는 블린의 수련을 방해하지 않고 밖으로 나와 곧장 드라코를찾아갔다.

외성의 시장을 지나가던 쿠루스는 인상을 살짝 굳혔다. 주 

변에서느껴지는시선이꽤되었다.

242 귀환마스터

“이것들봐라?^

쿠루스는 일단 드라코를 찾아가지 않고 으슥한 골목으로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쿠루스의 움직임에 시장에서는 수십 개의 기운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꽤되는군.”

숫자가 되는 것보다 그들의 목적이 궁금했던 쿠루스는 시 장의 골목 벽을 밟고 뛰어 

올라 옆 건물의 지붕에 내려앉았 다. 주변을 돌아보니 몇몇은 어설프게 골목으로 

들어서고 있 있고 나머지는 자리를 지키고 골목을 유의 깊게 보고 있었다.

“누가보냈는지볼까?^

골목으로 들어선 다섯 명의 사내들이 주변을 돌아보며 당 황하는 것을 보던 쿠루스는 

그들의 뒤에 내려섰다. 골목의 입구를 막아선 쿠루스룰 발견한 사내들이 황망히 

품에서 무 기들을 꺼내 들었다.

“흐음,내성 경비병들만 훈련을 시키려고 했더니 외성 경 비 병들도 훈련이 

필요하겠군.”

차라리 용병들이라면 이해하겠지만 사내들은 용병인 티도 나지 않는 일반 시민처럼 

생겼는데 품에서 갖가지 병장기들 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쿠루스는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손이두개니 둘만살려주겠다.”

“개소리!”

현상금 사냥꾼둘 243

쿠루스의 말에 다섯의 사내가 동시에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형편없었다. 쿠루스는 앞으로 한 걸음 나서 며주먹을날렸다.

“컥!”

일격에 한 놈씩. 도합 세 번의 주먹질 만에 셋이 죽었다. 다른 둘은 쿠루스의 양손에 

하나씩 목이 쥐여졌다/

"너희 정도 되면 굳이 내가 고문할 필요도 없겠지.”

쿠루스는 양손에 쥔 머리를 마주쳐 기절시키고는 건물 지 붕위로 솟구쳤다. 잠시 후 

기다리고 있던 자들도 안으로 들 어오더니 시체를 발견하고는 다급하게 주변을 

살폈다.

“조금만기다려라.”

쿠루스는 지붕에서 지붕으로 몸을 날리고는 드라코가 있 는 곳으로 향했다. 쿠루스는 

건물 내부로 스며들어 곧장 드 라코가있는 방으로 향했다.

“드라코.”

“오셨습니까^

문을 열고 나오던 드라코는 쿠루스의 손에 들려 있는 자들 을보고는물었다.

“이자들은누굽니까^

“그건 지금부터 자네가 알아서 내게 알려줘야 할 것이지.”

무슨 뜻인지 이해한 드라코가 고개를 끄덕 였다.

“금방 처리해드리겠습니다.”

244 귀환마스터

“좋아. 그런데 이런 자가 꽤 되더군.” “그랬습니까?^ “몰랐나?"

쿠루스의 질책 어린 시선에 드라코가 고개를 조아렸다. “죄송합니다. 요즘 다들 

수련에 열중이라서 경계가 소홀 해진 것 같습니다.” “외성 경비병들도 훈련을 

시켜야 되겠어.” 그렇게 되면 치안이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테니 드라코를 위시한 

어쌔신들이 편해지는 길이었다. 드라코의 입가에 미 소가 걸리려고 하자 쿠루스가 

말을 먼저 이었다. "대신 제 구실을 할 때까지는 수고 좀 해.” "알겠습니다.”

“좋아. 최대한 빨리 알아와 봐. 그리고 지금 수련하던 애 들 다 풀어. 밖에서 내가 

확인한 자만 해도 대충 서른 명은 되는 것 같았어. 누가 우두머리인지 좀 알아와 봐.

” "알겠습니다.”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깨달은 드라 코는 서둘러 밖으로 달려 

나갔다. 쿠루스는 드라코의 방의 술장에 있는 산드라를 꺼내 한 모금을 마시고는 

싸늘한 미소 를 베어 물었다. “어떤간큰놈이또시비냐?"

현상금 사냥꾼둘 245

쿠루스가 산드라 한 병을 다 비우기도 전에 드라코가 피투 성이가 된 손을 수건으로 

닦으며 방으로 들어왔다. "알아냈습니다.” “뭐하는녀석들이야?" "단순한 현상금 

사냥꾼입니다.” "현상금사냥꾼?"

쿠루스의 물음에 드라코가 자리에 앉으며 답했다. “예.”

"바로나 후작 쪽에서 건 현상금을 보고 온 건가^ “얀테스토 공작은 포상금을 

취소했습니다.” “흐음.”

쿠루스는 남아 있던 산드라를 드라코에게 건넸다. "마셔. 피 냄새는 술로 지우는 

것이 빨라.” “감사합니다.”

드라코가 남아 있던 산드라를 단번에 비우자 쿠루스가 물 었다.

“그럼 지금 밖에 있는 놈들 중 우두머리가 어디 있는지는 알아냈나?1

"빠르게 조사 중입니다. 성으로 돌아가 계시면 제가 연락

드리겠습니다.” "좋아.”

쿠루스는자 리에서 일어나서 나가려다가 멈췄다. “정말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잡을 자신이 안 서면 그냥 내게 알려.” “예.”

쿠루스는 밖으로 나가는 대신 그제야 떠올린 이야기를 했 다.

"마법 아이템이 필요해. 시동어만으로 무게를 늘릴 수 있 는 것으로 

흉갑,완갑,신발이 필요하다.” “최대 얼마나 되는 무게를 원하십니까?" “최대 

개당 5001명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이 필요해.” 드라코가 화들짝 놀라는 것을 보고 

쿠루스가 품에서 주머 니를 던지고는 말했다.

“100만 골드다. 최대치는 더 높아도 상관없으니 블린이 입을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 

가져와라.” "알겠습니다.”

블린은 이제는 어쌔신 길드를 나가서 투신의 밑으로 들어 가서 부러워하고 있었는데 

이런 무식한 훈련을 하려는 것을 보니 부럽다는 생각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그럼소식기다리겠다.” “들어가십시오.”

쿠루스가 나가자 드라코는 주머니를 들어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부럽기는하군.”

훈련용으로 쓰는 아이템을 100만 골드를 들여서 만들어 주겠다니 그 애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부러워하면지는 거다.”

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쿠루스는 자신을 향한 시선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어쌔신들에게 쥐도 새도 모르게죽어나가고있을터.

쿠루스는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내성을 지나갔다.

“지지리운도없는자들이군.”

바로나 후작은 바킬루 대공의 사촌 동생이다. 만약 이번에 들어온 현상금 사냥꾼들이 

바로나 후작의 청탁을 받고 온 자 들이락면 그도 용서할 마음은 없었다.

쿠루스는 내성으로 들어가다가 아멜르를 보고는 그에게 다가갔다.

“아델르 경.”

“도련님이 어쩐 일이십니까?"

아펠르는 대부분 내성에서 나오지 않는 쿠루스가 무슨 일 로 나왔나 궁금했다. 

쿠루스는 그의 궁금증에 미소로 답했 다.

248 구I환 마스터

“잠시 외성에 나갈 일이 있어 다녀오는 길이오.” “그러셨군요.”

아멜르는 미소를 머금고는 말했다.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하십시오.” “아무래도 

외성의 경비병들도 훈련을 시켜야 할 것 같소.” “외성의 경비병들을 말입니까? 

“그렇소.”

"하지만 그들은 군역을 지는 자들로 잠도 집에 가서 잡니 다만.”

"만약의 경우에는 영지군이 될 자들이오. 그리고 적어도 2년간은 성내의 치안을 

담당해야 하는 자들인데 훈련을 받 아야 한다고 생각하오.”

아펠르는 잠시 고민하다가 성내의 일에 관심도 가지지 않 던 쿠루스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 하고는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직접훈련을 맡…… 

“그럼잘 부탁하오.”

쿠루스는 더 둘을 필요도 없다는 듯 후다닥 안으로 들어 가버렸다. 아펠르는 입맛을 

다시고는 메라트를 찾아갔다. 훈 련 교관이라면 그가 자신보다 훨씬 잘 어울렸다.

쿠루스는 다음 날 점심시간에서야 드라코의 방문을 받았

현상금 사냥꾼둘 249

다. 알마르의 의견으로 드라코도 식사시간에 같이 참석을 했 다.

"오랜만에 찾아왔소. 자주 좀 들리시오.”

“그리하겠습니다.”

알마르의 따뜻한 배려는 드라코도 좋아하는 것이었기에 마다할이유가 없었다.

“요즘 상단의 일은잘되고 있소?"

알마르는 요즘 테크에게 상단에 투자해야 한다는 말을 듣 고 여러 상단들의 

재무구조나 재정에 대해 정보를 취득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호기심에 물은 

물음이었지만 드라코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희가 취급하는 것이 귀금속인지라 아직 영지민들의 생 활이 더 윤택해지기를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알마르가 미안함을 숨기지 못했다.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니 얼마나 

미안한가?

“그렇다면 나라도 찾아가겠소.”

드라코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것만 같았자만 태연함을 가장했다. 알마르는 

메들린을 쳐다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선물 받은 장신구들에 어올릴 만한 것들이 있다면 추천 해 주시오.”

알마르의 말에 메들린도 놀랐다. 그녀가 차고 있는 것은 그 가격이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라고 들었는데 그것과 어을

250 구I환 마스터

릴 만한 것들이라니?

드라코는 잠시 메들린의 장신구들을 보다가 미소를 지었 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음 순찰 때 오시는 겁니까?" "내일이 순찰을 가는 날이니 

부탁하겠소." “그리알고준비하겠습니다.”

식사시간은 자연스러운 대화로 마무리가 되었고 쿠루스는 드라코를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방에 들어서기 무섭 게 쿠루스는 드라코를 바라보고 물었다. 

“준비가되겠어?" “물론입니다.”

상단으로 위장하기는 했지만 시장 내에서 누구도 감히 귀 금속 가게에 들어오지 

않았으니 그들은 귀금속들을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진열장에 있는 것들은 모두 가짜 

귀금속들로 도충분했다.

; 쿠루스는 안심을 하고는 테이블에 앉았다. 이". 우두머리를잡았나?^ “아님니다.

” ; "너희가못 잡을 정도의 인물인가?"

쿠루스가 지도를 하면서 드라코의 어쌔신 길드원들은 모 두 실력이 늘어난 상태였다. 

예전 쉐도우 가드들에 비견될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는데 못 잡을 정도라면 제법 

굵직한 녀

현상금 사냥꾼둘 251

석이 왔을 수도 있다.

“예. 10만 골드라는 금액 때문인지 암살이라면 모를까 사 로잡는 것은 힘든 자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데?"

“‘혹곰’이라는 별명을 가진 벨트롤이란자입니다. 4다크 베어’ 

용병단의단장입니다: “그래? 듣도보도 못한 놈인데?" 쿠루스의 말에 드라코는 

미소를 지었다. 하긴 마스터들과 싸우고 다녔던 쿠루스에게는 듣도 보도 못한 

놈이라는 말이 어울리리라. "하지만 엑스퍼트 중급에 든 자입니다.” “그랬군. 

외성에 있나?1 “아닙니다.” “흐음.”

외성에 있었다면 그 정도 되는 자를 발견 못 했을 리가 없 었다. “그럼 어디 있지^

“성 밖에 야영지를 틀고 있습니다. 51011 떨어진 곳에 야영 지를틀었습니다.” 

“용병단전체가온건가^ “예.”

“인원은얼마나되지?1

252 구I환 마스터

“얼마 되지 않습니다. 소수 정예로 만들어진 이들이라 고 작 스무 명밖에 되지 않는 

용병단입니다.”

쿠루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미소를 지었다.

“성밖이라면 차라리 잘됐군.”

쿠루스의 미소에 어린 살기를 읽은 드라코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희도준비합니까?"

“아니.이번일에는빠져있도록:

"알겠습니다.”

"형님이 순찰 중에 가신다니 그거나 신경 써주도록 해.”

“예.”

쿠루스는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부탁하지.”

“별말씀을다하십니다.”

미소를 지은 드라코를 배웅해 준 쿠루스는 곧장 블린을 찾 아갔다. 밥을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수련에만 열중하 고 있는 블린이 기특하기도 했고 이제는 그간의 

실력을 검증 해볼때가되었다.

“블린.”

쿠루스의 부름에 블린이 다가왔다. 육체의 한계에 매일 도 전하고 있다 보니 그의 

육신은 거구에서 쁨어져 나오는 박력 이 예사롭지 않았다.

현상금 사냥꾼둘 253

“흐음,열심이군.” “최선을다할따름입니다.” “오늘밤에 성을나갔다올 거다.” 

“외박허락을받으셨습니까?" “잠시나갔다올거야.”

쿠루스의 말에 블린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눈을 번똑였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오늘 드라코 님이 오신 것을 보니 뭔가 일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만.” 

“눈치가제법늘었군.” 쿠루스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진한 미소가 

살소라는 것을 깨달은 불린이 고개 를갸웃거렸다. “어떤간큰놈입니까?" "하하하. 

오늘 밤 만나게 될 거다.” 쿠루스의 말에 블린은 오르카를 들어 올렸다. 명부 

오르카 는 블린의 손과 다름없이 익었지만 아직 함께 싸우지는 못했 다. 

이제그기회가온것 같았다. “벌써 밤이 기다려집니다.” “조급함을 버려. 그것도 

수련의 하나다.” “예.”

블린은 지금 자신이 마나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못하지 만 이미 일류 어쌔신 

시절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강해졌다는

254 구I환 마스터

것을깨달았다.

짧은 시간 죽을 고생을 했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욱많았다.

쿠루스는 개인 수련장을 벗어나며 말했다.

"미^다스리고있어라.”

“알겠습니다.” ‘

블린은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블린은 오르카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채 천천히 내리찍기 시작했 다. 육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동안 마음은 올끝게 

하나로 다 듬어진다.

밖으로 나가던 쿠루스는 불린의 주변의 마나가 그를 향해 흡입되는 속도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 였다.

“입문단계는넘어선것같군.”

드라코에게 준비한 것들만 오면 바로 이 단계에 돌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는장난일거야.”

쿠루스는 개인 수련장을 벗어나 자신의 방으로 가서 침대 에 드러누웠다.

“어디오늘실력을한번보자.”

쿠루스도 블린과 마찬가지로 어서 밤이 오기를 기다렸다.

현상금 사냥꾼둘 255

바빌론 성의 외곽 5^111 지점에 언덕 너머에 야영지는 성 내에서는 볼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도합 다섯 개의 천막이 쳐져 있는 곳으로 가운데에는 장작불을 

피우고 있었고 외곽 에는 세 명의 용병들이 지키고 있었다.

용병들은 바빌론 성 쪽을 바라보다가 다가오는 두 사내를 볼수있었다.

호리호리한 체격의 사내와 거구의 사내. 너무나 태연하게 다가오고 있어서 용병의 

반응이 조금 늦었다.

"누구냐?

활을 겨누는 용병들을 보고 앞서 있던 호리호리한 사내가 입을 열었다.

"벨트롤을만나러왔다.”

용병들의 인상이 굳어지자 한 용병이 휘파람을 불었다. 긴 휘파람 소리에 용병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스무 명의 용병과 그 사이에 머리 하나는 더 큰 거구의 사 내가모습을드러냈다.

“누가나를찾았느냐?"

벨트롤의 둥장에 용병들이 뒤로 물러났다. 쿠루스는 벨트 롤의 위아래를 훑어보더니 

피식 웃음을 홀렸다.

256 구I환 마스터

“재미있는녀석이군.”

벨트롤은 쿠루스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누군가했더니 10만골드였군.”

벨트롤의 웃음에 용병들이 일제히 활을 들어 겨누었다. 일 반적인용병들과 

다르게기본적으로 활들을 다룰 줄아는듯 했다.

쿠루스는 벨트롤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뒤로 한 걸음 물러 나며 말했다.

“10^주지.” 소리냐기

벨트롤이 묻자 쿠루스 대신 블린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조금 짧은거아닙니까^

“그 정도도 못 하면 수련이 부족한 거야.”

“그럼 최선을 다해야겠네요.”

목숨을 걸었다는 표현에 걸맞을 정도의 수련에 임해왔으 니 수련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블린 이 명부 오르카를 뽑아 들자 벨트롤이 손짓했다.

“어차피죽여서 가져가도 상관없으니 처리해.”

쐐쇄쇄쐐액!

동시에 스무 발의 화살이 날아오자 블린이 오르카를 틀어 앞을 막으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블린의 장기는 빠른 발이 다. 게다가 육체의 한계에 도전하는 수련을 하다 

보니 그 빠

현상금 사냥꾼둘 257

룸은 예전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제대로 달려보지 않았던 블린이 놀랄 정도의 속도. 블린은’ 용병들 사이에 서서는 

당황하는 이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나 ^^르지?

블린의 물음에 대답을 하기도 전에 오르카가 횡으로 그어 졌다.

후아앙!

무기를 바꿔들기도 전에 다섯의 용병이 허리가 양단되어 쓰러졌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블린의오르카가 무기를 뽑아 드는 용병들을 향해날아들었다.

쯔걱!

무기로 막아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제대로 자세도 갖추 자 못한 자들은 무기와 

함께 양단되었다. 블린은 양떼 속에 뛰어든 호랑이라도 되는 양 거침없이 용병들을 

베어냈다.

벨트롤이 그 모습에 눈을 뒤집고는 주먹을 쥔 채 블린을 향해 달려들었다. 쿠루스는 

벨트롤의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간만에보는 그래풀러로군.”

벨트롤이 쫓아오는 것을 알면서도 블린은 나머지 용병들 을 처리했다. 벨트롤의 느린 

걸음으로는 블린을 따라잡지 못 했다. 결국 용병들 스물을 모두 도륙하고 나서야 

멈춰 선 블 린은 벨트롤을 마주했다.

“크크크,이거 완전히 당했군.”

258 구I환마스터

벨트롤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양팔을 벌리며 말했다. "나뉘 먹어야 할 입을 

줄여줬으니 고마워해야 하는 건 귀

블린은 살짝 인상을 찌푸리고는 말했다. “듣던 것과다르게 인간이하였군.” “뭐라 

하든 상관없지. 어때? 내 밑에 들어오지 않겠나^ “뭐야?”

“이런 녀석들이야 얼마든지 구할 수 있지만 너 만한 녀석 은 구하기 쉽지 않지. 

용병단의 부단장의 자리를 주마.” 블린은 오르카를 들어 벨트롤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 따위를 따르려고 내가 이 개고생을 한 줄 알아?^ “크크크,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말을 하던 벨트롤은 블린과의 간격을 좁히고 들어가며 주 먹을 내질렀다. 

주먹에 맺힌 것은 선명한 오러 피스트였다. 블린은 발을 놀려 벨트롤의 공격을 

피하고는 말했다. “들어 봤는지 모르겠는데 오러라도 상대를 맞추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거든.” “언제까지피할 수 있을 것 같으냐!” 벨트롤이 허리를 틀따 재차 

주먹을 날렸다. 블린은 몸을 틀어공격을 피하고는 말했다. 져와 나의차이를 알겠군.”

블린은 옆으로 미끄러지며 오르카를 휘둘렀다. 묵직하게

연상금 사냥꾼둘 259

베어져 오는 오르카에 둘러진 마나 블레이드를 보고 벨트롤 이코웃음을쳤다. “고작 

마나 블레이드로 내 오러 피스트를 막겠다는 거냐!” 벨트롤이 오러 피스트를 끌어내 

블린의 오르카를 후려쳤 다. 쩌엉!

벨트롤은 저릿저릿한 주먹을 안고 뒷걸음질 쳤고 블린은 받은 충격을 몸을 회전하며 

홀려내고는 재차 오르카를 휘둘 렀다. 불린의 일격에 벨트롤은 인상을 굳히며 뒤로 

굴렀다. 후아앙.

벨트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블린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마나 블레이드로 

오러 피스트를 막아낸 거지?" 대답은 쿠루스가해주었다. "비싼 것들은 제값을 

해주거든.” 쿠루스의 말에 벨트롤의 시선인 블린이 들고 있는 오르카 를향했다. "허!

명부 오르카인가?" “그래.”

“크크크,이거 오늘 수입이 괜찮은데?"

쿠루스는 벨트롤이 망상을 하든 말든 상관을 하지 않았다.

“2분남았다.”

쿠루스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블린이 벨트롤을 향해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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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다. 벨트롤은 자신의 오러 피스트가 상대에게 통하지 않 는다는 것을 알자 조금 

더 신중해졌다.

44하긴 오러를 뽑아내는 순간 세상을 다 가진 줄 알고 막나 가는 녀석들이 많기는 

하지.”

자신의 실력을 늘릴 생각을 하지는 않고 오러의 힘을 자신 의 힘인 양 휘두르기 

시작한자들은 더 이상 발전이 없다. 그 건 벨트롤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썩어도 준치라더니 제법 버티는군.”

어설픈 엑스퍼트 중급 따위가 입문 단계를 넘어서고 있는 블린의 상대가 될 리 

없었다. 게다가 블린이 오르카를 든 이 상은말이다.

쩌저정!

조금씩 밀리는 벨트를도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쿠루스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3초남았다.”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벨트롤의 주먹을 피해낸 블린의 오르카가 상대의 허리를 

잘라냈다. 뿌려지는 피비 속에서 몸 을 일으키는 블린을 보고 쿠루스가 피식 웃었다.

“1초 넘겼다.”

“앗! 정말입니까?"

“그래.”

블린은 오르카를 한 번 바닥에 뿌려 피를 털어내고는 주변

현상금 사냥꾼둘 261

을 돌아보았다. 비록 1초를 넘겼다고는 하지만 20명으로 구 성된 용병단 하나를 

혼자서 해치웠다. 게다가 단장은 오러를 쓰는 차였음에도 불구하고 버티지 못했다.

“그거 다 무기 빨이야. 너무 좋아하지 마.”

“아무렴 어떻습니까?"

흐뭇해하는 블린에게 쿠루스가 타박했다.

“얼른 묻어.돌아가야지.”

“예.”

불린을 즐길 새도 없이 땅을 파기 시작했다. 오르카를 옆 으로 눕혀서 땅을 파낸 

블린은 시체들을 모조리 담아 넣고는 금세 묻어 버렸다.

"다됐습니다.”

“좋아.”

쿠루스는 블린을 향해 돌아서서는 말했다.

“일단 드라코한테가보자.”

“예.”

블린은 즐거운 기분으로 쿠루스의 뒤를 따랐다.

잠을 자지 않고 있던 드라코를 찾아온 쿠루스는 일단 손부 터 내밀었다. 얼른 

산드라를 바치자 쿠루스가 차분하게 말했 다.

“싸구려 위스키가 있으면 저 녀석 좀 줘.”

262 구I환마스터

“저도좋은술마실줄압니다.”

“원래 싸구려를 상대하면 싸구려 술을 마시는 거야.”

쿠루스의 말에 입을 비죽 내민 블린이 드라코가 건넨 위스 키를 받아 들고는 

들이켜기 시작했다. 드라코가 불린을 바라 보다가물었다.

"다녀오신 겁니까?^

“웅?

쿠루스가 갔다면 그자들이 살아남았을 가능성은 없다. 쿠 루스는 드라코의 표정을 

보고는 피식 웃음을 홀렸다.

“블린이다해치웠어.”

“예?”

드라코가 놀라서 바로보자 블린이 미소를 지었다.

“별 거 아니던데요?^

"벨트롤도 있었냐?"

“예.”

드라코는 블린을 쳐다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자신의 밑 에서 매일매일을 지루하게 

보내던 녀석이 이제는 엑스퍼트 중급의 용병단장을 혼자서 해치웠단다.

부러워하면 지는 거라고 다짐하지만 속이 쓰린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쿠루스는 산드라를 홀짝거리며 물었다.

"바로나 후작이 내건 현상금 때문에 온 녀석이라 이거지.”

현상금 사냥꾼둘 263

“예.”

“아무래도 바로나 후작을 찾아가 뵈이:겠군.”

드라코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주제 넘는다는 것을 알지만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

“뭔데?"

쿠루스는 드라코의 말에 호기심을 내비쳤다.

"바로나 후작을 죽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만.”

“왜?”

쿠루스의 어투가 변한 것을 알고 드라코가 빠르게 설명을 이었다.

“지금은 국왕파와 바로나 후작이 뒤를 이은 대공파가 대 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공파가 세가 약해졌다고 하나 국 왕파로서는 일단의 정적이 있는 마당이라 아직 

내분이 일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공파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국왕파 가결국 

갈라지게 됩니다.”

“흐음, 그러니까 필요악이니 놔둬라 이건가?^

“예.”

쿠루스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나만 노리고 온다면야 현상금 사냥꾼 따위 얼마든지 와 도 상관없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된다면 형님도 알아차리게 될 거다.”

264 구I환 마스터

“그러니 단지 경고 차원에서 일을 끝내심이 어떻겠습니 기한

쿠루스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나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히는데.” “국왕파가 

내분이 일어난다면 알마르 님이 나아기는데도 눈치를 봐야 할지 모롭니다.” “그런^^

1

국왕파가 다시 세력이 나눠지면 거기서 어디를 택해야 할 지 다시 고민해야 한다. 

쿠루스는 드라코의 말에 고개를 끄 덕이고는 마시던 산드라를 내려놓고 몸을 

일으켰다. “무슨말인지알겠다.” 쿠루스는 블린을 돌아보고는 말했다. “그만가자.

” “벌써 가시는 겁니까?"

위스키 한 병을 똑딱 비운 블린이 따라 일어나자 쿠루스는 드라코를 돌아보고는 

말했다. "바로나 후작의 성에도 어쌔신 길드가 있나?" “예.”

“그렇다면 워프를 해서 가게 좌표를 가져오도록.” “그리하겠습니다.” “좋아.”

쿠루스가 밖으로나가며 말했다.

현상금 사냥꾼둘 265

“오늘 의견 낸 것 고맙다.” "당연히 해야할일이었습니다.” 투신에게 의견을 

개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쿠루스 도 그걸 알고 있었기에 드라코에게 고맙다고 

한 것이었다.

쿠루스와 블린이 밖으로 나가자 드라코는 가슴을 쓸어내 렸다.

“휴우,잘한겁니까^ “그래.”

드라코의 뒤에 모습을 드러낸 사내는 쿠루스가 앉아 있던 의자에 다가가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국왕파가 내분이 일어나려면 오래 걸리기는 하겠지만 결 국 그렇게 돼지. 하지만 

지금처럼 확연하게 파가 갈릴 일은 없다. 그리 되면 우리에게 청부가 적게 들어오게 

되니 지금 이구도가좋4: "하지만 그건 투신을 속인 것이 아님니까?" “사실을 다 

말하지 않은 것뿐이지.” 사내는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44자네는 내 사람이 아니라 

투신의 사람인가?^ “아닙니다. 저는 그랜드 마스터의 사람입니다.” “그래.”

사내는 남아 있는 산드라를 바라보다가 피 식 웃었다. "내가왔다는 것을 알았나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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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1 드라코가 놀라서 묻자 사내는 남은 산드라 병을 들어 마시 며말했다.

“그가산드라를두고간 것을본적이 있나?^ “없습니다.”

“그래.내가온것을알고있었어.” 사내의 입가에 미소가 진하게 그려졌다. “아직도 

멀있군.”

일어나는 사내의 왼쪽 소매가 펄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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