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화 (8/86)

토란드 백작을 만나 그의 근위기사와 함께 마법사 길드의 워프 마법진을 이용한 

쿠루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울렁거리 는느낌은 여전히 적응이 안된다. “제길.”

울렁거리는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한 쿠루스는 창밖으로 보이는 수도 아벨의 전경에 

넋을 잃은 알마르와 메들린을 보 고는 피식 웃음을 홀렸다. "형. 뭐 해?”

“쿠루스.봐라.수도아벨이다.” “흐음,별 거 없는데 뭘 그래?"

웅장한 아란트 제국의 수도 라멧만도 못하고 고결해 보이 는 살루스 신성 교국의 

수도 스패스만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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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루스의 말에 알마르가 미소를 지었다. "꽤나 여러 곳을 돌아다녔나 보구나?" 

과거에 대해서는 일절 묻지 않던 알마르의 말에 쿠루스는 미소를 지었다. 

“여러곳을가봤지.” 마스터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마스터가 없는 페로니카 

왕국의 수도 아벨에는 그래서 처 음온것이었다.

마법사 길드의 페로니카 왕국 수도 아벨 지부는 22충으로 된 마탑을 가지고 있었고 

그 중에서 21충에 워프 마법진을 만들어 놓아서 도착하자마자 수도의 전경을 구경할 

수 있게 해놓았다.

처음 온 이들은 당연히 수도의 전경에 넋을 놓기 마련이었 고 그건 알마르도 다르지 

않았다. "가자.불린이쓰러지려고해.” 수도아벨에오기전까지만 수련을하기로했으니 

지금 블 린은 오 일이 넘도록 잠을 자지 않아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 었다. 잘못 

본다면‘ 인간형 몬스터로 볼지도 모를 정도인 블 린을 보고 알마르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만 숙소를 잡으러 가자꾸나.” “숙소를 잡는것도일일거야.” 국왕의 

생신에 수도에 저택을 가지지 못한 귀족들은 어쩔

132 구I환 마스터

수 없이 여관을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귀족들의 수는 상당히 많을 테니 자리가 

없을 수도 있었다.

쿠루스의 걱정은 마탑을 나오면서 바로 없어졌다. 마탑의 입구에는 마차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바빌론남작님 되십니까?"

검은색 연미복을 입고 있는사내는 반백의 머리를 곱게 빗 어 넘기고 있었다.

“그렇소만.”

알마르의 대답을 들은 사내가 마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얀테스토 공작 저하께서 준비하신 별채로 안내를 할 제 4시^장입니다.”

얀테스토 공작이 별채를 준비했다는 말에 알마르가 미소 를지었다.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마차에오르시죠.”

손님을 태우기 위한 사두마차에는 얀테스토 공작가의 문 양이 박혀 있었다. 3대의 

마차에 나눠 탄 일행은 수도 아벨 을 관통해서 얀테스토 공작의 별채를 향해갔다.

블린은 마차에 오르자마자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쿠루스 는 피식 웃고는 블린을 

따라 눈을 감았는데 맞은편에 앉아 있던 펜트리건이 말을 건넸다.

“저는 알마르 님 곁에 있으면 되는 겁니까?"

국왕올 만나다 133

“웅?

쿠루스는 간단히 답하고는 물었다.

? “혹시 얼굴이 알려져 있어?" 쿠루스의 물음에 펜트리건은 고개를 내저었다. 

“아시다시피 저희는 대부분 로브를 뒤집어쓰고 다녀서 얼 굴이 쉽게 알려지지 

않습니다. 대공파의 귀족들 중 중추에 있던 이들이 남아 있다면 모를까 ;!렇지 

않다면 저를 아는 이는없을겁니다.” “그거 팬찮군.”

쿠루스는 느긋하게 앉은 채 말했다. “블린이 형수님을 책임지고 보호할 거야. 나는 

대부분 형 이랑 있겠지만 혹시 모르니 언제라도 곁에 있어줘.” “예.”

,"내가 있을 때는 내가 알아서 하겠지만 혹시라도 형의 목 숨에 위험이 생긴다하면 

앞뒤 재지 마.” “그래도 되겠습니까?^ "내가책임질테니까.” “알겠습니다.”

다른 이들이라면 모르겠지만 펜트리건은 이미 쿠루스에 대해 잘 알았기 때문에 

당연히 찬성했다. 쿠루스는눈을감은채말했다. “그럼 도착하면 깨워.”

134 구I환 마스터

“예:

쿠루스는 이미 며칠 정도 밤을 샌 것은 아무렇지도 않았지 만 그래도 쉴 수 있는 

시간에는 쉬는 것이 좋았다. 쿠루스가 잠이 든 것을 확인한 펜트리건은 홀깃 블린을 

보며 부러운 눈빛을 숨기지 못했다.

쿠루스가 마법사에게도 도움이 될 것들을 주기는 하지만 직접적인 스승은 되어주지 

못한다. 반면 블린과 같은 이에게 쿠루스는 최고의 스승이다. 어떤 스승이 있어 며칠 

밤을 같 이 새우며 훈련을 시켜주겠는가?

펜트리건은 입맛을 다시고는 자신도 눈을 감았다.

얀테스토 공작의 별채는 바빌론 백작가의 내성 건물보다 도 크고 넓었다. 쿠루스는 

마차에서 내리며 투덜거렸다.

44바킬루 대공이 있을 때는 기도 못 폈으면서 이 정도에 산 ^는 건^?

펜트리건은 별채를 돌아보며 말했다.

"과거 바킬루 대공의 별채로 쓰던 곳입니다.”

“그래?남좋은일시켜줬군.”

쿠루스가 바킬루 대공을 해하지 않았다면 아마 평생 이곳 을 얻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얀테스토 공작을 향해 한마디 쏟 아낸 쿠루스가 기지개를 힘껏 켠 다음에 말했다.

“얼른들어가자고싶군.”

국왕올 만나다 135

쿠루스는 알마르와 메들린이 마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마침 

제4시종장이 다가와 말을 건네고 있었다.

“내일 점심을 함께하자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알고 있겠네.” “그럼 

내일 점심에 뵙겠습니다.” 제4시종장이 가고 새로운 시종이 다가와 안으로 안내를 

했다. 별채 안으로 들어간 쿠루스는 내부를 보면서 더욱 감 탄했다. “멋지군.”

쿠루스는 술장을 발견하고는 그곳에 가서 미소를 지었다.

"명주란명주는다있군.”

쿠루스의 시선이 시^을 향했다.

“이거마셔도되는거지?"

"예.”

“좋았어.”

쿠루스의 모습에 알마르가 다가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리는 손님으로 

이곳에서 지내는거란다.” “알아.그리고 손님은 왕이지.”

쿠루스의 말에 알마르는 고개를 내저었다. 쿠루스는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저 

녀석 잘 곳이 급하니 좀 알아봐 주겠어?"

136 구I환 마스터

? 시종은 붉게 충혈된 눈의 블린을 보고는 그를 서둘러 안내 했다. 블린이 사라지자 

쿠루스가 알마르의 어깨에 손을 얹으 며 말했다.

"내일은 형 혼자 얀테스토 공작을 만나.”

“점심 초대인데 안 갈 생각이니?^ 1 “웅:

갔다가는 홧김에 일을 저지를지도 몰랐다. 술장을 가득 채 운 명주들 때문에 화가 

조금은 가라앉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봐서 좋을 것이 없었다.

“그래. 너도그간무리했으니 쉬어라.”

“그럴게.”

쿠루스는 술장을 열어서 발레트 20’ 을 꺼낸 다음에 말했 다.

"형도같이한잔할래?^

쿠루스의 물음에 알마르는 술장을 열어 와인을 꺼내며 말 했다.

44나는 네 형수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구나.”

“쳇。。^았어.”

쿠루스는 알마르가 메들린과 함께 방으로 안내 받아 가자 아펠르와 펜트리건,테크를 

돌아보았다.

"함께한잔할사람7

아펠르와 펜트리건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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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도 머리를 긁적였다.

“술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군요.”

“좋아.그럼우리끼리한잔하지.”

얀테스토 공작의 별채에서 곧바로 술판이 벌어졌다.

다음 날 점심 초대에 쿠루스는 참가하지 않았다. 점심 초 대를 받아서 갔던 알마르가 

돌아와서 별말이 없는 것을 보면 얀테스토 공작이 특별히 내색하지는 않은 듯했다.

“제법머리를굴리는군.”

형에게 만약 무슨 소리라도 했다면 찾아갈 생각을 했던 쿠 루스는 느긋하게 음을 

먹기로 했다. 알마르는 쿠루스가 밤 새 벌인 술판으로 술장이 거의 빈 것을 보고는 

기겁했다.

"다마신거냐?^

“웅? 아니야.꽤 남았어:

술장 하나에 가득 명주로 채우려면 바빌론 성의 일 년 세 금을 전부 투자해도 힘들 

거라는 것이 쿠루스의 판단이었다. 자신을 불렀으니 그 정도는 당해도 싸다고 여겼다.

“오늘은 술을 조금 자제하려무나. 내일이 국왕 전하의 생 신이시니.”

“웅. 걱정하지 마.”

쿠루스는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고 알마르는 메들린과 함께 편한 옷으로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쿠루스는

138 구I환 마스터

시종올 불러서 어깨에 팔을 두르며 말했다. “술장이 비어기^.” “예.”

"비우면 채우는 것이 도리겠지?^ “예. 안 그래도 술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래?"

쿠루스는 얀테스토 공작에게 화를 낼 것을 조금은 참아줘 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시종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I “그럼 술장을 채우지 말고 그 술 전부 내 방으로 

가져와.” “예.,’

어제 얼마나 술을 들이붓는지 확인한 시종의 대답에 쿠루 스가 미소를 지었다.

“제법 말이 통히^.” I 쿠루스는 그 길로 시종과 헤어지고 블린을 찾아갔다. 하루 

종일 자고도 아직 피로가 회복되지 않았는지 골골거리는 블 린을 잘근잘근 밟아서 

깨운 쿠루스가 손짓했다. ! "따라와.” “예.”

블린은 하품을 하며 쿠루스룰 따라와 그의 방으로 향했다. 마침 시종이 줄줄이 

들여놓는 명주들을 보고 블린이 미소를 지었다. “이거다명주들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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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회가 아니면 네가 언제 이런 술을 마시겠나? 와서 앉아.”

"하하하하. 이런 거라면 진즉 말씀해 주시지 그러셨습니

까V

블린은 쿠루스의 맞은편에 앉아서는 시종에게 소리쳤다. "배가 고프니 요깃거리 좀 

가져오게. 술안주도 챙겨오고.” “예.”

뒤돌아 나가며 시종은속으로 한없이 투덜거렸다. 감히 남 작 가문의 작위도 없는 

자들이 이것저것을 시키는 것이 마음 에 들지 않았다. 제4시종장이 각별히 말해 놓지 

않았다면 면 전에서 욕이라도 한바탕 해줬을 터였다.

공작가의 별채를 책임지는 시종은 어지간한 백작들보다도 입김이 쌨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을 애초에 써먹어보지도 못 했다. “쳇. 건방진 것들.”

시종은 투덜거리면서 빨리 안주를 준비하라고 요리사들을 다그쳤다. 괜히 늦게 

가져갔다가 얀테스토 공작에게 대접이 소홀했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열이 뻗칠 것 

같아 홈을 잡히

지 않게 최선을 다하는 시종이었다.

^ ^ ^

140 구I환 마스터

페로니카 왕국의 국왕의 생신 축하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예복들을 차려 입고 

사두마차에 오른 일행은 서로를 보며 감 탄했다. 이번에는 알마르와 함께 마차에 

오른 쿠르스가 미소 를 지으며 말했다.

"형. 멋진데?^ ? "너도 멋지단다. 동생아.” ;“그런가^

^ 쿠루스는 검은 예복을 입은 채 한번 훑어보고는 피식 웃었 다.

“친구녀석이내 취향을좀알거든.” 벡터가 구해준 옷은 쿠루스가 투신 시절에 즐겨 

입던 검은 색이었다. 게다가 원단을 최고급으로 써서 더욱 보기 좋아졌 다.

메들린은 새하얀 벨벳 드레스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치수가잘 맞을수 있죠?" [“ 쿠루스는 미소를 머금었다. 어쌔신 길드의 그들이 

마음먹 으면 못 구할 것이 없다. 게다가 동거하고 있는 쉐도우 가드 들은 상대의 

신체 사이즈 정도는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눙 히 알아볼수 있는자들이다.

? “그런 것은 일일이 신경 쓰지 마시고 오늘의 파티나 즐기 도록하죠.”

쿠루스의 말에 메들린이 미소를 지었다. 그녀로서는 생애

국왕올만나다141

첫 파티였다. 사교계에 첫 발을 내딛는 그녀는 소녀와 같은 심정이었는지 무척이나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면에서는 알마르도 비슷했다. 중앙 정계에 나갈 일이 없었던 알마르도 처음으로 

나가는 파티에 긴장을 하고 있었 다.

“어차피 술 마시고 즐기는 자리인 데다 국왕 전하의 생신 을 축하드리는 날이니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

쿠루스의 말에 알마르가 미소를 지었다.

“그렇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겠니.”

대공파의 힘이 줄어 이제는 국왕파가 득세하고 있었다. 바 빌론 백작 때부터 

국왕파였던 가문이니 이번에 나가면 사람 들이 호감으로 대하면 대했지 적대하지는 

않으리라.

"하긴 국왕파도 조금 있으면 갈라지겠지.”

어떤 집단이든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또다시 갈라지리라.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런 일이 없게 해야겠지.”

알마르의 말에 쿠루스가 냉소적으로 답했다.

"너무열심히하지는마.”

“무슨소리냐!한명한명최선을다해야변화를줄수있 는거다.”

쿠루스는 알마르의 강경한 태도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현실을 직시해 주길 바라고 한 말이었어.”

14? 귀환마스터

“아니.이제라도늦지않았다.” 오랜 시간 정계에 나서지 못해 대공파가 나라를 좀 

먹고 있다고 생각하는 알마르를 보며 쿠루스는 쓴^음을 지었다. 바킬루 대공이 죽을 

짓을 한 것은 맞지만 그래도 외교적으로 는 약소국인 페로니카 왕국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도사실이었다.

^ 쿠루스는 마차의 등받이에 둥을 기대며 입을 열었다.

"형.” I “그래.”

"형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봐.” 쿠루스의 말에 알마르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쿠루스는 그 런 알마르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버지에게 제대로 배웠다면 적어도 틀린 길로는 가지 않겠지.”

; “그리 생각해 주니 고맙구나.”

“별말을 다 하네. 형이 옳다고 생각한 길에 내가 힘이 되 줄게.”

; “그래.우리한번최선을다해보자꾸나.”

“최선을다할생각은아니고.” ‘ 쿠루스의 말에 알마르는 미소를 지었다. 1- 

“고맙다.”

“별말을 다 하네. 왕성에 다 왔나 보다.”

국왕울 만나다 143

쿠루스의 말에 고개를 돌린 메들린은 감탄성을 숨기지 못 했다. 왕성은 성벽이 그리 

높지 않았다. 왕성의 성벽은 고작 7미터로 그 위에는 침입을 저지할 병사들이 오늘 

국왕의 생 신을 축하하기 위해서인지 횐색 제복을 입고 서 있었다.

그리고 사방을 밝히는 마법 둥은 저녁이 되었음에도 대낮 처럼주변을밝히고있었다.

왕성으로 들어가는 수많은 마차들의 대열에 속하지 않은 마차는 곧장 왕성의 

정문으로 향했다. 얀테스토 공작의 문장 이 박혀 있자 대기하고 있는 마차들을 

무시한 채 달릴 수 있 었다.

쿠루스는 얀테스토 공작을 조금 더 용서할 마음이 생겼다. 그래봤자 조금이었지만.

마차가 왕성의 정문을 지났다. 왕성의 정원을지나는데 만 도 마차를 타고 무려 이십 

분이나 걸렸다.

넓은 정원보다 몇 배는 넓은 왕성. 백색의 벽돌로 짓고 마 법적인 처리로 인해 

은은하게 빛을 내어 주변에는 어둠이 다 가오지 못하는 왕성을 보면서 메들린은 넋을 

잃고 있었다.

마차에서 모두 내리자 새하얀 제복을 입은 기사가 다기왔 다. 왕성 근위대의 

기사인지 그는 절도 있게 다가와 말을 건 넸다.

“초청장을주시겠습니까?"

알마르가 초청장을 내밀자 기사는 확인을 하고는 인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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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폈다.

"알마르 폰 바빌론 남작과 남작부인 외 5인 맞습니까71 "맞소.”

알마르의 대답에 기사는 블린과 좌중을 돌아보며 말했다. “소지하고 계신 무기는 

모두 맡기셔야 합니다. 마법사 분 은 오브를 주십시오.” 쿠루스는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풀어주며 말했다. “절대 뽑지 마시오.”

쿠루스의 말에 기사가 불쾌한 기색을 살짝 내비치며 말했 다.

"맡기신 물건은 마법 처리된 상자에 담겨 있을 겁니다. 이 패를 가지고 있다가 

나가시는 길에 내신다면 무기들을 되찾 아가실수있으실 겁니다.” “고맙소.”

알마르가 패를 받아 들자 기사는 옆으로 물러나며 말했다. “그럼 

즐거운시간되십시오.”

쿠루스는 안에 들어가기에 앞서 알마르의 어깨에 손을 얹 었다. "형.”

“왜 그러느냐?"

"형은 다른 사람도 아닌 나쿠루스의 형이야. 알지^ 14하하하,당연한말을하는구나.”

국왕올 만나다 145

“누구 앞에서도 기죽지 마. 알았지?" “걱정하지 마라.”

당당한 알마르의 눈빛을 보고 쿠루스가 미소를 지었다. “좋았어. 그럼 아멜르경. 

펜트리건. 형님을잘부탁해.” “알겠습니다.”

쿠루스는 테크를 바라보았다.

“혹시 행정 쪽에서 조언이 필요하거나 다른 쪽에서 접근 을 해오면 옆에서 잘 

보조해 주고.” “예.”

쿠루스의 시선이 블린을 향했다. "형수님을잘부탁해.” “걱정하지 마십시오." 

메들린이 얘기를 듣고 있다가 물었다. “도련님은 다른 곳으로 가세요?" “아니요. 

저는 이제 이곳에서 먹고 즐겨야죠.” 쿠루스의 말에 메들린이 눈웃음을 지었다. 

“그럼 들어갈까요?" 습니다.”

알마르와 메들린이 먼저 앞장서고 그 뒤로 일행이 따라갔 다. 쿠루스는 왕성 내부의 

연회장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마법둥으로 만들어진 상들리에의 크리스털이 빛을 

사방으 로 뿌렸고 바닥은 얼굴이 비춰질 정도로 반질거리는 대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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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었다.

파티장의 천장은 돔형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높이만 5미터 가까이 되어서 탁 트인 

느낌을 주었다.

"대체누가 만든거이^ ‘ 이런 약소국에서 이 정도 돈을 왕성의 연회장을 짓는데 썼 

다는 것에 쿠루스가 가볍게 투덜거리고는 주변을 돌아보았 다. 아직 작위가 낮은 

이들은 순서가 되지 않아 들어오지 못 했는지 대부분 작위가 높은 이들이 술잔을 

들고 연주되고 있 는 음악을 들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제 오셨소?"

반가운 얼굴로 다가오는 얀테스토 공작을 보고 알마르가 인사를 건넸다. \ 

“호의에감사드립니다.”

“그정도는 당연한 것아니겠소?"

얀테스토 공작의 시선이 쿠루스룰 향했지만 그는 이미 지 나가는 시녀의 손에 胥린 

쟁반에서 술잔을 집어 들고 한 잔 하고 있었다.

얀테스토 공작은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 “그러고 보니 두 분이 

사돈지간이더군요. 인사들 나누시 오.”

얀테스토 공작의 말에 쿠루스의 시선이 그의 뒤에 서 있던 자를 향했다. 머리가 반쯤 

벗겨진 오십 줄의 사내는 약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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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기색으로 알마르와 인사를 나누었다.

“오랜만이오.”

“오랜만에 뵙습니다.”

쿠루스는 덴로스 후작의 반응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그 리고 알마르가 필요 

이상으로 그에게 굽실거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가진부모는다저런건가?

쿠루스는 쓴^음을 짓고는 돌아서는데 어느새 다가온 얀 테스토 공작이 히소를 지은 

채 말을 건넸다.

“술은마음에들었나?"

“그것들 아니었으면 이곳에 참석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 다.”

"하하하,다행이군.”

얀테스토 공작은 한 명씩 들어오는 귀족들을 보며 말했다.

“국왕 전하께서는 자네를 몹시 보고 싶어하네.”

"됐습니다.”

단호한 쿠루스의 태도에 얀테스토 공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지 말게. 바킬루 대공에게서 왕권을 되찾아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으신 것 같으시니.”

“왕권을 되찾았을 때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 주시면 됩니 다. 고움8: 뽑.”

쿠루스의 말이 의외였는지 얀테스토 공작은 그를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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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았다.

I 하네 같은 이가 국왕 전하를 돕는다면 큰 도음이 될 걸 세.”

^ "과찬이십니다.”

? 쿠루스는 지나가는 시녀의 쟁반에서 다시 술잔을 하나 챙 기며 물었다.

I “그보다 다른 귀족들과 인사나 나누시죠. 제 옆에 계시니 시선이 제게 집중되고 

있지 않습니까?"

“흐음,자네가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는 것을 잊었군. 그럼 나중에 보세.”

쿠루스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고는 알마르의 곁으로 다가 갔다. 마침 알마르와 덴로스 

후작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 다.

“제 여식은잘지내고 있습니까?1 : 조심스럽게 묻는 질문은 쿠루스도 궁금하던 

것이었다. 덴 로스 후작은 퉁명스럽게 답했다. "내외를 하지 않으니 잘 모르겠소.” 

어투가 마음에 들지 않은 쿠루스가 인상을 찌푸리는데 메 들린이 조심스럽게 그의 

앞을 막아섰다. "형수님.” “죄송해요.”

무엇이 죄송하단 말인가? 쿠루스는 한숨을 내쉬고는 돌아

국왕올만4다149

서며 말했다.

“그럼 파티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고마워요.”

혹시라도 욱해서 한마디 할 것을 저어하여 막아선 메들린 의부모 된 마음을 

이해한쿠루스는지나가면서 말했다.

“블린.내가한말을잊지마라.”

“걱정하지 마십시오.”

블린은 걱정 붙들어 매라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쿠루 스는 블린을 믿기로 하고 

될 수 있는 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을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은 역시 발코니가 제격이었다. 쿠루스는 발코니로 

향하다가 한 사내가 자신을 주시하는 것 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매부리코를 한 사내는 바킬루 대공을 떠올리게 생겼다. 그 는 쿠루스와 눈이 

마주치자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쿠루스 는 멀뚱히 서서 그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우리 구면입니까?^

“아니. 초면이지만 나는 당신의 얼굴을 잘 기억하고 있 지.”

“이상하군요. 제 얼굴을 알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데 말입 니다.”

44하!지금 그걸말이라고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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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반말을 찍찍 해대는 상대에게 좋은 감정이 생길 리 없다. 게다가 사내의 

뒤에 선 두 명의 기사들은 검이 없음 에도 날카로운 기운을 내쁨고 있었다.

최소 엑스퍼트 상급의 기사들이라는 것을 확인한 쿠루스 가사내에게다시시 선을 

주었다.

"당신이랑닮은이를본적은 있는데.” I “그렇겠지. 내 사촌 형을 죽인 것이 너라는 

이야기는 들었 다.”

| 쿠루스는 상대가 누군지 짐작할 수 있었다. ! “아!10만골드?”

"바로나후작이라고한다.”

바로나 후작은 쿠루스룰 쏘아보며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 “그리고 네 목에 

10만골드를 건 장본인이지.” ‘ 쿠루스는 바로나 후작의 말에 진한 미소를 지 었다. 

; “그런데그거알고있습니까?^ “뭘 말이냐?"

"내 목에 현상금을 건 건 네가 처음도 아닐뿐더러 내 실제 현상금은 그런 푼돈이 

아니라는걸.”

쿠루스의 속삭임에 바로나 후작이 발작할 듯 보였다. 쿠루 스는 그런 그를 향해 

미소를 지어 주었다. 실제 투신와 현상 금은 1억 골드로 아란트 제국에서 걸어 놓은 

것이 최고액이 었다.

국왕올 만나다 151

쿠루스는 바로나 후작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한 가지 충고하자면 나는 내 목에 

현상금을 거는 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굳이 찾아가서 죽일 생각은 없지만 

우연이라도 마주치게 되면 살려둔 적이 없죠.”

쿠루스의 말에 바로나 후작의 뒤에 서 있던 기시들이 움찔 하며 나서려고 했다. 

바로나 후작은 손을 들어 그들을 말리 고는 미소를 지었다.

"네가 이곳에 들어선 이상 너의 목에 걸린 현상금을 노리 는자들이 벌떼처럼 모여들 

거다.” ‘ “설마 왕성에서 덮치겠습니까?^ “오늘은 아니겠지. 하지만 네가 왕성을 

벗어나면 글쎄?" "하하하. 왕성을 벗어나도 건들지 못할 겁니다.” 소리냐7,

쿠루스는 바로나 후작에게 한 발 다가가서 속삭였다. "네가 알아서 그들을 막을 

테니까. 그렇지 않으면 너는 내 일 뜨는 해를 보지 못할지도 몰라.” “뭐야?”

인상을 찡그리면서 쏘아보던 바로나 후작은 쿠루스와 눈 이 마주치자 전신이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슬쩍 투기를 홀 리는 쿠루스와 마주한 바로나 후작은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쿠루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뒤편에 서 있던 기사들에게 도 향했다. 기사들도 바짝 

얼어붙는 것을 보고 쿠루스가 속

152 구I환 마스터

삭였다.

"내말잘기억해.”

쿠루스는 더 이상 볼일 없다는 듯 돌아서서 발코니로 나갔 다. 그 자리에 남아 있던 

바로나 후작은 부들부들 떨며 말했 다.

“어디서 저런자가나타난거지?"

엑스퍼트 상급의 기사들을 부리는 바로나 후작은 비록 바 킬루 대공 때문에 정면에 

나서지 않았지만 대공파의 막후 세 력 중 하나였다. 그런 그도 쿠루스와 같은 자는 

만나보지 못 했다.

"현상금 사냥꾼들에게 전해라.”

“예.”

“저자의 약점을찾아내라고.”

“예.”

명령이 바뀌었다. 단순히 죽이는 것에서 약점을 찾는 방향 으로. 하지만 기사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그의 의견이 절 대적으로 옳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선부6 하6 선부농

음악소리가 멈추고 나팔이 울리는 것을 들으며 쿠루스는 발코니의 난간에 팔꿈치를 

얹은 채 왕성 안쪽을 바라보았다.

국왕올 만나다 153

백색의 제복을 입고 은색의 망토를 걸친 자들이 차례로 들 어오고 있었다. 도합 열 

명의 기사들을 보고 쿠루스는 미소 를 머금었다.

“국왕 친위대인가? 제법 쓸 만하군.”

가장 약한 자가 엑스퍼트 초입에 들어 있으니 이런 약소국 에서는 대단하다 할 

만했다. 그중 유독 눈에 띄는 자는 뺨에 엑스자문양의 흉터가 남은자.

“흐음,하긴이정도는되어야지.”

엑스퍼트 최상급에 든 국왕 친위대장을 보며 쿠루스는 고 개를끄덕였다.

그들 사이로 현 페로니카 왕국의 국왕과 왕비가 걸어 들어 왔다.

“도리스 폰 아벨 페로니카 국왕 전하께서 입장하십니다!”

이제 막 삼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도리스 국왕의 입장을 지켜보던 쿠루스는 하품을 

하고는 술잔을 비웠다. 무능한 국 왕의 표본에 내걸어도 부족함이 없을 인물로 

도리스가 국왕 이 되고 영토의 사분지 일을 빼앗겼다. 그나마 바킬루 대공 이 

주변국들을 이간질 하느라 전력을 다해서 나라가 지켜지 고 있는 실정이었으니 무슨 

말이 필요할까?

“생신을축하드립니다!”

귀족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이자 도리스 국왕이 술잔을 들 며 말했다.

154 구I환 마스터

“짐의 생일에 이렇게 와 주신 여러분의 수고를 치하하오. 口1음껏 즐기시오.”

1 쿠루스는도리스 국왕을 보며쓴웃음을 지었다.

“그래,놀기라도 잘했다면 놀기 좋아하는 귀족이라도 모 였겠지.”

무능의 끝을 보여주는.그에게 더 시선을 줄 필요를 못 느 낀 쿠루스는 시선을 밖으로 

돌렸다. 왕성의 벽 자체가 빛을 발하니 정원이라고 완전히 어둠이 깃든 곳은 없었다. 

“밀회 나누기 좋겠군.”

이제 국왕이 등장했으니 벌써 밀회를 나누고 있을 리는 없 지만 어슴푸레한 것이 

밀회를 나누기 좋을 듯 보였다. 쿠루 스가 다시 연회장을 보니 이제는 국왕과 왕비가 

폴로어 중앙 에서춤을 추고 있었다.

왈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국왕과 왕비를 바라보던 쿠루 스는 술잔이 빈 것을 보고 

투덜거리며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안쪽에 들어가가 무섭게 쿠루스는 시녀의 쟁반에서 

술잔만 을 채서다시밖으로나가려고 했다. “어디 가니?"

쿠루스는 알마르가 어느새 다가온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 고는말했다.‘

“어차피 형 차례까지 가려면 한참 걸릴 테니 바람이나 쐴 래?,

국왕올 만나다 155

“그럴^^

알마르와 쿠루스는 함께 발코니로 나갔다. 알마르는 유리 창 너머로 보이는 연회장을 

보며 말했다. “지금까지의나와같구나.” “무슨소리야기

“언제나 유리창 너머의 존재들처럼 멀리 있던 존재들이었 다.”

쿠루스는 알마르의 말에 피식 웃음을 홀렸다. "내가 말했지. 자신감을 가지라고. 

저들 중 누구도 형을 따라가지 못할 거야.” "하하하. 형을 너무 추켜세우는 것 

아니니^ “아니,귀족이 자신의 잇속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는 건 아 버지를 보고 잘 

배웠잖아. 저들 중 누구보다 나라에 충성을 할 사람은 형이라는 거지.” “그럴 수도 

있겠구나.”

쿠루스는 술잔을 들어 알마르의 잔에 부딪치고는 말했다. “어쨌든정계에든건가?

축하해.” “정계에들었다할수있을까^ “그럼. 오늘 인사 많이 나누고 다니지 않았어?

" “얀테스토 공작 각하께서 신경을 써주셔서 많은 이들을 만날수있었다.” 얀테스토 

공작이 자신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얼마나 애를

156 구I환 마스터

쓰는지를 짐작한 쿠루스는 미소를 머금었다. “그보다 덴로스후작이 어려워?" 

쿠루스의 질문에 알마르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나마 아버지라도 계셨다면 

모르겠지만 돌아가시고 나 서 몰락의 길로 접어든 우리 가문이 아니더냐. 딸 

제시카가 덴로스 후작 가문의 차남과 맺어진 것도 가문의 반대에도 불 구하고 결혼을 

한 덕이다.” “호오, 대단한데?"

귀족 가문의 결혼이란 대부분이 정략결혼이다. 그것이 설 령 차남이라고 해도 별반 

다를 것이 없는데 둘은 어떻게 맺 어진 것일까? “조카사위 한 번 만나봐야겠군.” "

덴로스 후작이 거의 내놓은 아들이 되어버렸다.” “정말이이^ “그래.”

쿠루스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말했다. 한마디로 못난 가문과 맺어진 자식을 내친 

거란 말이 지기 1

“그래.”

쿠루스는 술잔을 내려놓고는 말했다. "간단하네. 형이 적어도 백작의 작위까지 

받으면 되는 거 잖아.”

국왕올 만나다 157

“작위를 올리려면 나라에 공을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 “세우면 되지.” "

하하하,네 말이 옳다.” 알마르가 눈을 번득이고는 말했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겠구나.”

이제 막 오십 줄에 들어선 알마르였지만 그의 의기는 대단 했다. 아버지는 강하다는 

말을 문득 떠올린 쿠루스가 말했 다.

“전쟁이라고는 거의 없는 나라이다 보니 형이 공을 세우 려면 다른 부분에서 

세워야겠네. 그런 면에서는 테크가 있고 얀테스토 공작도 호의적이니 뭔가 경제 

쪽에서 일을 낼 수 있을거야.” "알아보면뭐든생기겠지.” 알마르는 손을 들어 

쿠루스의 어깨를 짚고는 말했다. "네가 돌아와 나를 다시 걷게 해주었으니 나는 

아이들을 위해 달려야겠다.”

“그래,넘어지면 내가 일으켜 세워줄 테니까 음껏 달 려^

“고맙다. 그럼 나는 이만 들어가 보마.” 알마르가 미소를 지은 채 정령의 펜던트를 

꺼내 보였다. “선물은주고가^하지 않겠니.” “그렇게 해.”

158 구I환 마스터

알마르가 연회장으로 들어가자 쿠루스는 술잔을 다 비우 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국왕 

생신 파티라고 하더니 쓸 만한 술들이 나오고 있었다. 얀테스토 공작의 별채에서 

먹은 명주 들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말이다.

쿠루스는 안쪽으로 들어가서 술잔을 챙기다가 알마르가 도리스 국왕에게 선물을 

전하는 것을 보았다. 도리스 국왕은 그래도 일국의 왕이라 그런지 정령의 펜던트의 

값어치를 알 아보고 크게 기꺼워했다.

“쯧쯧,선물 하나에 저리 좋아하다니.”

남작의 작위로 국왕의 생신 파티에 참석한 것은 알마르 뿐 이었는지 선물 증정식이 

끝나고 파티가 다시 이어졌다. 국왕 의 곁에 다가간 얀테스토 공작이 속닥거리며 

쿠루스가 있는 쪽을 가리켰다.

쿠루스는 인상을 와락 구겼다.

곧 귀족들이 반으로 갈라지며 그 사이로 도리스 국왕과 왕 비가 얀테스토 공작과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쿠루스는 모르 는 척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도리스 

국왕이 입을 열었 다.

“잠깐만.”

국왕이 부르는데 그냥무시하고가버릴 수는 없었다. 쿠 루스는 한숨과 함께 돌아서서 

도리스 국왕을 향해 허리를 숙 였다. 알마르가 아니었다면 죽어도 하지 '않았을 

일이지만 어

국왕올 만나다 159

쩔 수 없었다.

“부르셨습니까?"

"반갑군. 잠시 얘기를 나눌 수 있겠나?^

도리스 국왕의 말에 쿠루스는 몸을 일으켰다. 절대 싫었지 만 그럴 수 없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알마르의 것도 있었다.

“그리하겠습니다.”

"따^오게.”

도리스 국왕을 따라 걸어가며 쿠루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나중에 알마르에게 말할 

것도 생각해 두어야 했다.

연회장에는 여러 개의 휴게실이 갖춰져 있었고 그중에는 국왕의 휴게실도 있었다. 

도리스 국왕과 왕비,얀테스토 공 ? 작이 함께 안으로 들어섰고 국왕 친위대의 

대장이 따라 들어 왔다.

쿠루스는 고작 국왕 친위대의 대장이 안에 있고 없고는 아 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모르는 그들의 무지에 피식 웃음을 홀리고는 따라서 휴게실로 들어갔다.

쿠후스까지 들어오자 도리스 국왕이 자리를 권했다.

"앉게나.”

쿠루스가 자리에 앉자 모두들 착석을 했고 친위대장만이 도리스 국왕의 뒤에 섰다. 

도리스 국왕은 입가에 미소를 지 은채로말했다.

160 구I환 마스터

"자네가 정말로 바킬루 대공을 죽였는가?" “금시초문입니다.” ; 국왕의 앞에서 

귀족 살해를 인정할 수는 없었다. 쿠루스가 뻔뻔하게 답을 하자 도리스 국왕의 눈이'

부드럽게 휘어졌다. I’ “중인이 1만 명이 넘는데도 그런 말을 하는가?" “제가 

바킬루 대공을 죽이는 것을 보았다고 하던가요?^ 쿠루스의 물음에 도리스 국왕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건물 내부에서 살인아 일어났고 건물은 무너졌다. 적어도 살인 

현 장에있던이는없다는 뜻이다.

“그것도그렇군.” | 도리스국왕이손짓을하자시종하나가다가와술잔을내 밀었다. 

술잔을 받아 든 도리스 국왕이 쿠루스에게토 권했 다.

"한잔하지.”

쿠루스는술을마다할이유야없었기에술잔을받아들었 다. 도리스 국왕이 술잔을 들자 

모두 술잔을 들었다.

“좋네. 짐의 생일에 참석을 했는데 혹 선물을 가져왔나?" 1 “저는 초대장을 받지 

못했습니다. 형님을 따라왔으니까

요.”

“그렇군. 바빌론 남작가의 사람이라고 했지?" “예,그렇습니다.”

도리스 국왕은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국왕올만나다161

“솔직하게 말해서 바킬루 대공이 죽은 지금 대공파는 구 심점을 잃었지. 바빌론 

남작가를 다시 백작으로 복권시키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네.”

“뚜렷한 명분 없이 일을 계획하신다면 안 하느니만 못합 니다.”

쿠루스의 대답에 도리스 국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생각해 주다니 고맙군.”

도리스 국왕은 술잔을 단번에 비우고는 말했다.

“본국은 이제 힘을 키울 생각이네.”

쿠루스는 왜 그런 얘기를 자신에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술잔에 담긴 술을 홀짝였다.

"힘이되어줄수있겠는가?"

“죄송합니다.”

단번에 거절의 말을 들을 줄은 몰랐는지 도리스 국왕의 눈 빛에는 황당함이 어렸다. 

쿠루스는 술잔을 마저 비우고는 말 했다.

“본국에 마스터가 없는 이상 힘을 키우지 않는 것이 좋습 니^:

쿠루스의 말에 도리스 국왕이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마스터가문제인가^

“그들은 같은 마스터가 아닌 이상 대적할 자가 없습니다. 독한 마음먹고 왕성에 

와서 국왕 전하를 노린다고 해도 막을

162 구I환 마스터

수 없는 것이 현 실정입니다.” “그렇지.”

뒤에 서 있던 친위대장은 발끈했지만 도리스 국왕은 순순 히 시인했다. 쿠루스는 

도리스 국왕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마스터는 전쟁 억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

쿠루스는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힘을 키워 보십시오. 그렇다고 해도 힘을 

되찾으려면 요 원한 일이겠지만 안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도와주겠는가?" 

“그럴 수는 없습니다.”

단호하게 말을 자른 쿠루스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왕성과 연결된 워프 마법진을 

개설해서 저에게 좌표를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워프 마법진을 개설할 수 있는 재료를 

보내주신다면 최악의 상황에서도 국왕 전하의 목숨은 책임 져 드리겠습니다.”

쿠루스의 말에 도리스 국왕의 얼굴이 환해졌다. 알려진 대 로 쿠루스가 투신이라면 

그가 목숨을 책임진다는 말은 어떤 마스터의 공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이다. 

"단 제 존재에 대해서는 비밀에 부쳐주셔야 합니다.” “이를말인가?"

국왕올 만나다 163

마스터가 없다는 이유로 핍박을 받아왔던 것을 되갚아 줄 수있게되었다. "고압네. 

빠른 시간 내에 조치를 취해주겠네.” 쿠루스는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저는 

다른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었으니 뒷문으로 나가겠 습니다.” “윤허하네.”

쿠루스는 허리를 숙여 보이고는 휴게실을 나갔다. 얀테스 토공작이 미소를 자었다.

"다행이군요. 그의 도움을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 다.”

“그가 짐의 목숨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예.”

도리스 국왕의 입가에 마소가 그려졌다、 “그렇다면 왕성에 워프 마법진을 새길 

필요가 없지.” “설마……7

“그래. 이동 워프 마법진을 그리면 화는 것이다. 단 방향 워프이니 아티펙트를 

구하기 쉬울 것이다. 얀테스토 공작.” “예.전하.”

“워프 마법진으로 사용 가능한 아티펙트를 구해오도록. 그리고 최대한 빠르게 

바빌론 남작가로 워프 마법진의 재료 를 보내고. 바빌론 남작이 백작으로 복권될 

길을 마련하도

164 구I환 마스터

록 하라.” “명을받듭니다.”

도리스 국왕의 눈이 날카롭게 반짝였다. “그간의 설움을 갚아줄 날이 왔다.” 

지금까지 무능의 대명사로 알려졌던 것과 다르게 도리스 국왕의 눈은 야심차게 

빛나고 있었다. 그런 도리스 국왕을 보며 얀테스토 공작의 입가에도 미소가 그려졌다.

국왕올 만나다 165

^훨^아 냐 빼했:於::변^한

귀부인들이 모여서 담소를 나누는 휴게소는 아무나 들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대부분 뜻이 맞는 이들이거나 남편 들이 한 파에 속해 있는 여인들이 휴게실을 

차지하고 지내는 데 그중에서도 리드하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 휴게실을 리드하고 있는 여인이라면 얀테스토 공작 부인이었는데 바킬루 대공이 

죽고 나서 명실 상부 왕국 제일 의 귀부인이 된 여인이었다.

나이가 마흔이 넘었지만 아직도 삼십 대의 피부와 외모를 가지고 있어 다른 

귀부인들이 모두 감탄을 터트리며 아부를 하느라 바빴는데 휴게실에서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여인이 한 명 있었다.

그 여인은 정말로 휴게실이 쉬는 곳인 줄 알고.들어와 휴

누가보냈나?169

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그 외모가 삼십 대 정도밖에 되지 않 아 보이는 데다 피부가 

너무 고와 보는 여인들이 모두가 감 탄을 터트리고 있었다.

얀테스토 공작부인은 그녀의 위아래를 훑어보다가 입을 열었다.

“누구지?^

"바빌론 남작부인이라고 합니다.”

“아! 오늘 참석자 중 유일한 남작부인 말이군.”

“예.”

얀테스토 공작부인은 옆에 서 있던 아베트 백작부인의 말 에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물었다.

“그러고 보니 바빌론 남작가라면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데7’

얀테스토 공직^부인의 시선이 옆으로 향하자 아베트 백작 부인이 웃으며 답했다.

"덴로스 후작가와 시돈지간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

제법 든든한 배경이 있어서 저렇게 구나 싶었던 얀테스토 공작부인은 옆에서 

들려오는 설명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덴로스 후작부인이 상당히 싫어한다고 하더군요.”

“흐음.”

"바빌론 남작가는 이제야 다시 조금씩 힘을 되찾아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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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지민 하나 없는 곳이었다고 하니^I요.”

"재미있군.”

얀테스토 공작부인은 그저 멋모르는 남작부인이 왕성에 와서 제대로 줄도 못 서고 

방황하는 것이라 여기고 신경을 끌려고 했지만 그녀의 목걸이에 시선이 간 순간 모든 

사고가 정지했다.

“저건……7

얀테스토 공작부인의 물음에 아베트 백작부인도 관심을 가지고 보더니 홈첫 놀랐다.

“설마그건 아니겠죠?^

“아니겠지.”

얀테스토 공작부인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메들린의 목에 걸린 물방울 다이아몬드와 

은과는 다른 빛을 내는 미스릴제 목걸이를 탐욕스러운 눈으로 살폈다.

그리고 그녀의 젊어 보이는 외모와 피부가 의심을 확신으 로 바꾸게 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얀테스토 공작부인이 일어나자 귀부인들의 시선이 모두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얀테스토 공작부인은 차분하게 걸어 메들린을 향해다가갔다.

메들린은 휴게실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 자 부채를 들어 얼굴을 

가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누가보냈나?171

다가오고 있는 여인이 얀테스토 공작부인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살짝 

고개를 숙여 보였다.

"바빌론 남작부인이라고 들었어요."

“처음뵙겠습니다.”

메볼린의 인사에 미소를 지은 얀테스토 공작부인이 웃으 며 말했다.

“오늘 남작부인으로서는 혼자 왔는데 외롭지 않았나 모르 겠네요.”

“왕상 연회장을 구경하느라 외로울 틈도 없었습니다.”

“그랬나요?^

얀테스토 공작부인은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것을 보고 살 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말했다.

“옆 휴게실로 가서 차나 한 잔 할까요?^

“예.”

얀테스토 공작부인이 왜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지 이해 못했지만 처음으로 말을 

걸어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메 들린이 따라나서자 얀테스토 공작부인은 아베트 

백작부인을 데리고 옆 휴게실로 갔다.

얀테스토 공작부인이 자리를 권해 모두 자리에 앉고 나자 시종이 차를 내왔다. 

얀테스토 공작부인이 웃으며 차를 권했 다.

"마셔 봐요. 아봉르네 라는 차로 아란트 제국에서만 나는

172 구I환 마스터

차로 귀한 것이에요.” ‘ “감사합니다.”

메들린은 처음 맡아보는 고급 차 향에 흐뭇한 미소를 지 었 다. 이것이야말로 왕성의 

사교계에서나 만끽할 수 있는 즐거 음이었다.

차를마시며 담소를나누기 시작한지십 분만에 얀테스 토 공작부인은 궁금한 것을 

물었다. : “그 목걸이는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는데 어디서 났나

요?”

메들린은 그제야 이들이 왜 자신에게 관심을 보였는지 알 수 있었다. 알마르가 

남작으로서는 유일하게 오늘 국왕 생신 축하 파티에 참석했지만 그 정도는 이들 

사이에서 이슈가 될 리가 없었다.

메들린은 손을 들어 목걸이를 한 번 쓰다듬으며 답했다. “저희 도련님이 주셨어요.”

얀테스토 공작부인이 아베트 백작부인을 바라보았지만 아 무리 그녀라고 해도 삼십 

년이나 집을 나가 있다 돌아온 쿠 루스에 대한 것은 알지 못했다. 얀테스토 

공작부인은 웃으며 말을 건넸다. “그런데 그게 어떤 건지는 알고 있나요?" “예.”

상대가 잘 모르는 물건이라면 싸게라도 살까 했지만 상대

누가보냈나?173

가 알고 있으니 그 방법은 물 건너갔다. 얀테스토 공작부인 은 다른 것에는 별 

욕심이 없었지만 메들린이 차고 있는 ‘아 이메르의 눈물,‘은 모든 귀부인들이 

꿈에나 그리는 장신구였 기에 탐심을 멈출 수 없었다.

“혹 내가 그것을 사고자 한다면 팔 의향이 있나요?^

귀부인들 사이에 귀한 장신구를 사고파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얀테스토 

공작부인의 물음에 메들린은 고개를 내 저었다.

“죄송합니다. 이건 도련님이 삼십 년 만에 가문에 돌아와 처음으로 챙겨주신 

것이라서요.”

얀테스토 공작부인은 그 말에 표정이 굳어졌다. 아직 메들 린이 정계에 익숙하지 

않아 귀부인들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 들이라는 것을 몰라서 저렇게 당당히 나오는 

것이리라.

솔직하게 말해서 얀테스토 공작부인이 마음만 먹는다면 남작이 아니라 백작도 

실각시키는 건 일도 아니었다. 얀테스 토 공작부인이 냉랭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기 바라요.”

말을 마친 얀테스토 공작부인이 일어나서 나가자 그 뒤를 따라가던 아베트 

백작부인이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남편 출셋길을 그렇게 막고 싶어요?"

“예?”

무슨 말인가 싶어 놀라는 메들린에게 아베트 백작부인이

174 구I환 마스터

다가와 낮게 속삭였다. "방금 그분이 얀테스토 공작부인이라는 것은 아시죠?" “예.”

“지금 왕국 내에서 얀테스토 공작 각하는 이미 권력의 정 점에 서 계시죠.” “.4.

예.”

“그리고 아직도 금슬이 좋은 얀테스토 공작 각하께서는 부인의 말을 무시하지 못할 

겁니다.”

메들린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져 갔다. 아베트 백작부인은 그런 그녀의 가슴에 쐐기를 

박았다.

“예전에 그녀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백작가 하 나가 남작까지 작위가 

강등된 적이 있었죠.”

아베트 백작부인은 메들린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고는 속삭였다.

"남작부인이라면 아마도 평민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겠군

요.”

아베트 백작부인은 이런 일을 한두 번 해본 것이 아니었기 에 거기까지 말하고 

뒤돌아서 걸어갔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 자신에게 부탁을 하게 된다. 그렇게만 되면 

얀테스토 공작부 인에게 점수를 따는 것은 언제나 자신이었다. “저기……:

조심스럽게 부르는 메들린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던 아

노가보내냐? 17드

베트 백작부인은 그녀의 표정이 굳어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럴 

때는 대부분 애처로운 표정과 함께 부 탁을 하는데 뜻밖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메들린은 가슴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아 베트 백작부인은 일을 

그르쳤다는 것을 깨닫고는 차가운 미 소를 지었다.

"내조를 할 줄 모르는 분이었군요. 그럼 더 나눌 이야기가 없네요.”

메들린은 아베트 백작부인이 찬바람을 휘날리며 얀테스토 공작부인에게 다가가는 

것을 보았다. 얀테스토 공작부인에 게 몇 마디 하자 그녀의 써늘한 시선이 메들린을 

향했다.

메들린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지만 그녀의 고개는 매섭 게돌아갔다.

44하아,이 일을 어쩌지?"

메들린이 한탄하자 어느새 다가온 블린이 입을 열었다. 휴 게실에는 귀부인들이 

앉아서 담소를 나누는 동안 호위기사 들은 모두 벽이나 외부에 나가서 호위를 서는 

것이 일반적이 었다.

“아무걱정하지마십시오.”

블린의 말에 메들린이 고개를 내저었다.

“위로는 고맙지만 이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17? ?I화마스日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이제야 다시 걷기 시작한 남편 이 힘을 내려고 하는 

이때에 저 때문에 일을 그르치게 된다 면……:

블린은 피식 웃음을 홀리고는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겁니다.”

블린의 확고한 목소리가 힘이 되었기에 메들린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정말그럴까요?^

“그녀는 물론이고 설령 아란트 제국의 황비라고 해도 아 무것도 할 수 없을 겁니다.

“호호호. 농담도 참 스케일 크게 하시네요.”

“농담이 아닙니다.”

블린의 표정을 보고 메들린은 미소를 지었다.

“어쨌든 고마워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것을 드려야 하 나 고민했었는데 이제는 

마음을 다잡아야겠어요.”

“알마르 님과 쿠루스 님을 믿으십시오.”

쿠루스룰 믿으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하면 메 들린에게 그의 정체를 

밝혀야 할 위험이 있었기에 에둘러 표 현한블린이었다.

“그럴게요. 고마워요.”

블린은 믿으라고 한다고 믿는 메들린을 보며 미소를 지었

누가보냈나?177

다. 이들은 이렇게 순수하다. 그순수함을 지켜주고 싶었다.

^ 하6

국왕 생신 축하 파티가 끝나고 모두들 돌아가는 길에 멀어 지는 메들린을 바라보던 

얀테스토 공작부인이 얀테스토 공 작의 옆에 선 채 나직하게 속삭였다.

“어떻게 남작밖에 되지 않는 이가 국왕 전하의 생신 축하 파티에 초대받을 수 

있었던 거죠?’ 얀테스토 공작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했다. “국왕 전하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거든.” "대단한가문인가요?”

얀테스토 공작부인의 물음에 얀테스토 공작은 진한 미소 를그렸다. "대단하지. 

대단해.”

투신이 가문의 일원이라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대륙 전체 에서 손에 꼽히는 가문이 될 

터였다. 얀테스토 공작부인은 미간을 살짝 좁히더니 물었다. “우리 가문보다요?" "

하하하,그럴 리야 있겠소?^

얀테스토 공작은 어차피 투신에 관한 일은 비밀이었고 국 왕이 그들을 총애한다고 

해도 투신이 직접 나서지 않는 한

178 구I환 마스터

그들 가문이 공작의 작위 이상으로 올라갈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큰소리를 쳤다.

 1 “그렇죠?"

^ “그렇소.남편을믿어도좋소.”

적어도 지금 당장은 왕국 제1의 권력을 쥐고 있으니 말이 다. 물론 투신이 

돌아버리면 언제 목이 떨어질지 모를 일이 었지만. 설마하니 그와 척을 질 일이 

있을까 싶었다. 얀테스 토 공작은 그들과의 관계가 원만하다고 생각했다. ; 

“그렇단말이죠.”

얀테스토 공작부인의 나직한 중얼거 림을 얀테스토 공작은 듣지 못했다.

얀테스토 공작의 별채로 돌아온 이들은 오늘 하루 고생했 다며 각자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알마르와 메들린이 방으로 가자 쿠루스는 다른 이들을 불러 모았다. 

아펠르를 제외하 고.

|: 쿠루스는 방에 들어오자 다시 명주들이 꽉 차 있는 것을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

 “얀테스토공작. 제법 신경 쓰는군.”

쿠루스의 말에 모인 이들 중 테크만이 놀란 표정을 숨기 지 못했다. 그만이 아직 

쿠루스의 진정한 정체를 몰랐으니 말이 다.

누가보냈나?179

쿠루스는 시종에게 안주를 가져오라고 하고 술들을 꺼냈 다.

“연회장에서 술들 못 마셨지? 편하게 마시자고.” 쿠루스의 말에 블린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흐흐흐,안 그래도 목이 탔었는데 잘됐습니다.” “음,좋아. 

얼른들앉아봐.”

쿠루스의 말에 모두들 자리에 앉았다. 쿠루스는 그들에게 술을 따라주며 물었다. 

“오늘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말해 봐.” 쿠루스의 말에 테크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귀족들이 대체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몇 몇은 저희 영지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홈. 아직은투자할가치가없잖아.” 

“그렇기는 하지만 저희가 얀테스토 공작 각하와 연이 맺 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

“예. 그리고 어차피 저희도 투자할 곳을 찾고 있었는데 자 금이 부족한 부분은 

그들에게 투자를 받아서 투자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흐음, 수익이 나기만 하면 그들에게 수익을 주고도 우리 는 남는 것이 있다는 

말이지?" “예.”

180 구I환 마스터

“그런 부분이라면 자네가 형과 잘 논의해서 좋은 결괴를 나았으면 좋겠군.” 

“최선을다하겠습니다.” 쿠루스외 시선이 펜트리건을 향했다. “어땠나?

“저를 알아보는 자들은 없었고 몇몇 귀족들의 마법사가 제 능력을 

시험해보려고하는듯 보였습니다.” “그래? 누가 그렇게 겁 없는 짓을 했나?" 

“아베트 백작 가문의 마법사였습니다.” “그의능력은?"

“이제 막 6서클 유저가 된 이더군요.” “흐음, 그럼 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군.

” “예:

: 쿠루스는 술잔을 들어 한 모금을 마셨다. 가만히 있던 블 린이 입을 열었다.

、“저한테는 안 물어보시는 겁니까? “왜? 무슨일이라도있었어?"

쿠루스의 눈빛이 변하자 블린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 다.

“얀테스토 공작부인과 아베트 백작부인이 나서서 메들린 님의목걸이를 탐내더군요.

” 44하긴 탐낼 만한 물건이기는 하지.”

누가보냈나?181

“예. 게다가조금 노골적으로 말을 해서 메들린 님이 상처 를많이받으셨?니다.” 

“그걸지켜만보고있었어?^

쿠루스의 눈빛이 변하는 것을 보고 불린이 입맛을 다셨다. “그렇다고 제가 

무례하다고 다짜고짜 손을 쓸 수는 없지 않습니^^ “끄웅,그래서?"

"반 협박을 들으셨지만 제가 알마르 님과 쿠루스 님을 믿 으라고 말해서 

안심하셨습니다. 잘못하면 그들에게 그냥 목 걸이를 바칠 뻔했습니다.” "하! 

그랬어?^

쿠루스는 단숨에 술잔을 비우고는 말했다. “얀테스토 공작에게 좀 후한 점수를 

주려고 했는데 다 깎 아야겠군. 부인 단속도 못하다니 말이야.”

쿠루스의 말에 블린과 펜트리건은 동의했지만 테크는 대 화에 쉽게 끼어들지 못했다. 

쿠루스는 테크의 어깨를 두드리 며 말했다.

“일단 자네에게도 한 가지 알려줄 것이 있군.” 어쌔신 길드 연합의 그랜드 

마스터인 벡터가 자신을 보낼 정도이니 그의 능력은 이미 대충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일국 의 공작에게도 전혀 거리낌이 없을줄은몰랐다. 쿠루스는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182 구I환 마스터

“혹시 자네가 일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부정한 압력. 정당 하지 못한 수를 쓰는 자가 

있으면 내게 말해. 어떤 방식이든 형이 일을 진행하는데 고의적인 방해를 하는 자가 

있다면 어 떤 자가 어떤 식으로 방해한다고만 전해주면 내가 다 해결해 주지.” 

“알겠습니다.”

테크는 큰 꿈이 있었다. 남작가의 행정관이 되었을 때는 좌절을 했지만 자신의 꿈은 

이곳에 있지 않았다. 쿠루스가 아닌 알마르를 돕는 일이지만 남작의 작위는 여러 

가지 문제 에 직면할수 있었는데 공작조차우습게 0변 쿠루스의 말이 큰힘이되었다. 

“최선을다하겠습니다.”

“좋았어. 그럼 오늘은 술장을 한 번 텅텅 비워볼까^ "하하하.그말을기다렸습니다.” 

블린의 말에 쿠루스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 열심하 마셔. 돌아가면 술 마실 날을 

기약할 수 없 으니;

? “그럼 저오늘먹다가죽을랍니다.” “그러던지.”

일행 모두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얀테스트 공작이 찾아왔다. 모두들 돌

누가보냈나?183

아갈 채비를 마친 상태였는데 얀테스토 공작은 아침이나 함 께하자고 해서 다 같이 

식탁에 앉았다.

쿠루스는 얀테스토 공작부인이 왔다면 한마디 하려고 했 는데 그녀가 오지 않았기에 

묵묵히 식사만 마쳤다.

얀테스토 공작은 자신의 부인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 몰랐 기에 상당히 호의적으로 

얘기를 나누었다. 이야기가 끝나고 얀테스토 공작은 마법사 길드까지 배웅을 

해주었다. “조심히 돌아가시오. 혹 시간이 되면 찾아가겠소.” “부르시면 제가 

찾아뵙겠습니다.” 알마르의 말에 얀테스토 공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가 바빌 론 

성에 찾아올 일은 쿠루스에 관련된 일밖에 없으리라.

“그리 생각해 주니 고맙소. 돌아가는 워프 비용은 본인이 낼 터이니 그 점은 양보해 

주시면 고맙겠소.” “안그러셔도됩니다.” "하하하, 그렇게 하게 해주시오.” 

알마르가 주저하는 것을 보고 쿠루스가 나섰다.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언제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연락하시오. 내 힘닿는 데까 지 도와드리리다.” "

마음만으로도감사합니다.” “그럼 조심히 돌아가시기 바라겠소.” “그럼.”

184 구I환 마스터

얀테스토 공작과 헤어지고 마법사 길드 21충의 워프 마법 진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 

알마르는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수도의 전경을 눈에 담고는 말했다.

“쿠루스.”

“웅?

"한 번 달려보자.”

“그래.”

쿠루스는 알마르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여주고 말했다.

“이만돌아가자.”

“그래.”

토란드 백작은 수도에서 아직 볼일이 남았다고 하여 함께 가지 못했다. 결국 쿠루스 

일행은 토란드 백작과 다르게 먼 저 돌아가기로 했다. 얀테스토 공작에게 계속 

신세를 질 수 없다는 알마르의 강경한 주장 덕이었지만 쿠루스도.수도에 별로 있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마법진을 이용해 모두 토란드 백작의 성으로 워프 를했다.

고작 얼마 되지도 않는 시간을 떠났다가 돌아온 성을 보며 메들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쿠루스는 메들린과 같은 마차에 타고 있다가 그 모습에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누가보냈나?185

"아니에요. 그냥 집에 돌아오니 이음이 놓여서 그래요.” 메들린의 말에 알마르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당신에게 힘든 여정이 아니었나모르겠소.” “아니에요. 

그렇게 치자면 걷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 은 당신에게 힘든 일정이었죠.” "

하하하,아니오.”

알마르는 열정적으로 말하고는 메들린의 손을 더욱 강하 게 쥐었다. “이제 집에 

돌0누왔으니 편히 쉽시다.” “그래요.”

쿠루스는 그녀가 왜 그랬는지 불린에게 전해 들었기에 슬 그머니 부아가 치밀었다. 

얀테스토 공작부인이 그 자리에 서 게 된 일등공신은 당연히 쿠루스다. 밝힐 생각은 

없지만 괘 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왔으니 편히 쉬고 

다른 생각은 하지 마세요.” 쿠루스의 말에 메들린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도련님이 돌아와서 참 다행이에요.” "하하하,그건 나도 수차례 한 말이오.” 

쿠루스는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말했다. “사람 앞에 놓고 부끄럽게 그런 말 계속할 

겁니까?" "하하하, 아니다. 어서 들어가자꾸나.” 외성의 경비병들도 조금씩 기강이 

잡혀가고 있었고 내성

186 구I환 마스터

의 경비병들은 날카로운 눈빛을 띠고 있어 알마르의 기분을 새롭게 만들었다. "

다시일어서는것같구나.” “이제 시작이잖아.”

쿠루스의 말에 알마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제 시작이다.”

마차가 내성에 도착하고 짐을 내리고 나자 쿠루스는 자신 의 방으로 돌아갔다. 

기다렸다는 듯 센트가 모습을 드러냈 다.

“잘다녀오셨습니까^ “그래;’

쿠루스는 침대에 걸터앉으며 물었다. “보고할만한일은없었지? “예.” “좋아.”

쿠루스는 나가보라고 하려다가 말을 이었다. “혹시라도 도둑이 들지도 모르니 

형님과 형수님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도록 해.”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별 거 

아냐. 혹시 몰라서 그래.” "알겠습니다.”

센트가 밖으로 나가자 쿠루스는 침대에 몸을 눕히며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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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홀렸다.

“설마 그런 미친 짓을 저지르지는 않겠지?^

쿠루스는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워프는 역시 익숙해지지 ^을 것 같았다.

다4 우

도둑 길드 서열 3위인 베르나는 그간의 우수고객인 아^)1 트 백작부인의 청을 받아 

바빌론 성으로 왔다. 아베트 백작 부인은 부탁한 것들을 장물로서는 보기 

드물게、시가의 80화 가격에 샀고 이번에 홈쳐달라고 한 물건은 그 가격이 최소 50만 

골드짜리이니 성공만 한다면 평생 놀고먹어도 되게 생 겼다.

“그런데 나를 이런 곳에 보내다니 무슨 생각인 거야?"

검은색 야행복 아래로 드러나는 늘씬한 몸매는 보는 이들 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 

정도였고 복면 아래로 내려온 붉 은 머리카락과 부드럽게 휘어진 눈매는 그녀의 

눈웃음을 돋 보이게 했다.

남자의 물건을 홈쳐오는 것이라면 그녀는 본모습을 드러 내고 유혹을 하겠지만 

남작부인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가져 오라고 했으니 밤에 들어가서 가지고 오는 것이 

좋았다.

그녀의 전적은 백전백승.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고 단

188 구I환 마스터

한 번도 잡혀본 적이 없었다. 도둑 길드 서열 2위인 간트를 따라잡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미 바빌론 성에 대한 조사는 끝났다. 백작가에서 남작가 로 떨어지며 수모를 

겪었던 그들은 이제 막 영지민들이 돌아 오고 내성 경비병을 고작 백 명을 두었다는 

정보를 받았다.

“호호호. 고작 그 정도로 나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대륙에 도둑 길드는 단 하나. 그곳에서 서열 3위라는 말은 대륙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도둑이라는 말이다. 왕성의 물건도 홈칠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그녀에게 이번. 

일은 일도 아니었다. ?

적어도 바빌론 성의 내성 앞에 서기 전까지는.

“뭐야?”

백 명이 근무를 선다면 잘해야 내성 경비병은 서른 명을 넘기기 힘들다. 적어도 

3교대로 근무를 하려면.

그런 그들이 넓은 내성 전체를 지킬 수 있다? 당연히 무리 다.

그런데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도록 경비병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적어도 한 지점을 

병사들이 교차해서 지켜보는데 그 들의 시선은 빈틈이 없었다.

“누가 경비 체계를 짰는지 몰라도 대단한데?^

들키지 않고 들어가기는 요원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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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맨몸으로는.

하지만내게는이게있지.”

베르나가 가장 아끼는 물건 중 하나인 투명 망토.

“인비저볼.”

투명화 마법을 펼친 베르나는 성벽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 다. 어차피 보이지 않으니 

별걱정 없을 거라는 생각으로 성 벽에 오른 베르나는 혹시나 싶어 품에서 마정석 

가루를 꺼냈 다.

최하급 마정석 가루이기는 하지만 알람 마법이나 기타 마 법들을 알아보는 데는 

충분했다.

“후.”

그녀의 바람을 타고 간 마정석 가루가 허공에 흘뿌려지면 서 아름다운 빛을 냈다.

V?"나!”

순간 경비병들의 외침이 들렸지만 그것보다 더 놀란 것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다. 

내성의 성벽부터 시작해사 건물까 지 이르는 거리에 도합 백 개가 넘는 마법 트랩이 

깔려 있었 다. 그중 절반 이상이 알람 마법이기는 했지만 위험한 마법 트랩도 몇개가 

눈에들어왔다.

경비병들이 달려오는 소리를 듣던 베르나가 눈을 반짝였 다. 이 정도 마법 트랩에 

굴할 정도라면 대륙에서 세 손가락 안에든다는그녀의명성이운다.

190 구I환 마스터

그녀는 경비병들이 도착하기 전에 품에서 안경을 하나 꺼 냈다. 마법사 길드에서는 

절대로 팔고 싶지 않았을 물건이라 도둑 길드 자체에서 마법사# 키워 만들어낸 역직;.

마법 트랩을 눈으로 보여주는 안경이다. 다만 10분을 사 용하는데 최하급 마정석이 

하나가 들어가는 무식할 정도의 비용 때문에 애용을 안 할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 쓸 수가 없었다. 그녀가 마법 트랩 안쪽 으로 걸어 들어가며 

각별히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몇 개의 마법 트랩은 넘어갔지만 결국 마법 트랩 몇 개는 해체하면서 들어가야 했다. 

경비병들에게 들키지 않고 해체 하는일은보통일이아니었다.

베르나는 진땀을 빼며 최하급 마정석 여섯 개를 쓰고 나서 야건물에도달할수있었다.

“고작 남작의 성에 이게 무슨 마법 트랩들이이 정도라 면 돈도 돈이지만 최소 6서클 

이상의 마법사가 있어야겠는 데.”

남작 가문에 6서클 이상의 마법사가 있다? 그렇다면 거둬 들이는 세금 전부가 

마법사에게 들어가도 부족하다.

고개를 휘휘 내저은 베르나는 그래도 바빌론 가가 예전에 는 백작가였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당시의 마법 트랩을 아직 까지 운용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흐음.”

누가보냈나?191

건물 외벽을 보고 살피던 베르나는 남작부인의 방 위치를 가놈했다.

“건물 외벽에는 손을 쓰지 않았군.”

외벽마저 마법 트랩이 되어 있었다면 골치 아플 뻔했다. 숨을 고른 베르나가 걸어 

나가려고 할 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다.

“이런식이었군요.” 。

“도움이좀됐냐?"

"예.”

베르나가 뒤를 돌아보니 호리호리한 체격의 사내와 거구 의 사내가 나란히 서서 

자신이 있는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투명화 마법을 쓰고 있으니 자신을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 을 비웃기라도 하듯 둘의 시선은 자신이 있는 곳을 정확히 보고있었다.

"제가잡을까요?"

“아니다. 네가 나서다가는 형님이랑 형수님 깨신다.”

베르나는 저들이 자신을 잡는다는 말에 코웃음이 나오려 고 했다. 도둑들의 생존력을 

높여주는 것은 역시나 탈출 기 술에 있다.

설령 엑스퍼트 최상급의 기사를 만난다고 해도 털끝 하나 안 다치고 도망칠 자신이 

있던 베르나였기에 잡힐 걱정은 없 었다. 다만 싸움이 일어나면 오늘의 잠행은 

실패다.

192 귀환 마스터

아쉽지만 이만 물러나야 되게 생겼다. 보통 아티펙트들은 마법 시동어를 외쳐야 

발동하지만 그녀가 쓰는 것은 모두 소 리가 필요 없다. 그냥 반지의 보석을 돌리기만 

하면 되니 소 리도 안 나고 빠져나갈 수 있었다.

반지의 보석을 잡는 순간 베르나는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다.

"꺄악!”

“시끄러.”

어느새 다가온 호리호리한 체격의 사내가 손목을 으스러 져라 쥐고 있었다. 베르나는 

통증에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 었다. 게다가 이렇게 붙아 있는 상황이라면 워프를 

해도 따 라오게 되어 있다.

입을 다문 베르나는 상대의 움직임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 대로 잡혀갈 수는 없었기에 

반격을 했다. 도둑^은 원래 몸 을 아끼지만 위급시를 대비해 체술을 익힌다. 그리고 

도둑 길드 서열 3위인 그녀는 엑스퍼트 중급 정도의 실력을 가지 고있었다.

베르나의 발이 턱밑으로 솟구쳐 올랐지만 사내는 가볍게 고개를 트는 것으로 

피하고는 중얼거렸다.

“이거안되겠군.”

말과함께베르나는사내의주먹이그녀의가는허리를깊 숙이파고드는것을 느꼈다.

누가보냈나?193

"꺅!”

비명과 함께 혼절해 버린 베르나를 받아 든 사내가 짐짝 던지듯 

거구의사내에게던졌다.

"가자.”

“예.,,

베르나가 정신을 차린 것은 절대 자의가 아니었다.

“어푸푸.”

눈을 든 베르나는 얼굴을 타고 흐르는 차가운 물을 느낄 수 있었다. 복면이 벗겨져 

붉은 머리가 뺨에 달라붙어 있었 는데 그녀를 바라보는 상대들은 눈빛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 고 있었다.

베르나는 일단 위기 상황인 것을 짐작하고는 다리를 꼬고 는허리를틀었다.

요염한 그녀의 자세를 보고도 둘은 시큰둥했다. 거구의 사 내가 입을 열었다.

“일단제가조질까요?"

거구의 사내가 손에 든 것은 망치였는데 저걸 대체 누구에 게 쓰겠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베르나는 둥 뒤로 묶 인 손을 움직여 보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던 

아티펙트들은 모 두 빼앗긴 상황이었다.

호리호리한 체구의 사내. 쿠루스가 입을 열었다.

194 구I환 마스터

“이것들을찾는건가?"

베르나는 애지중지하던 아티펙트들이 모두 꺼내져 있는 것을 보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나와 있는 아티펙트의 수는 무려 열두 가지. 최소 10만 골드에 딜하는 

아티펙트 들이니 수백만 골드를빼앗긴셈이다.

쿠루스는아티펙 트들을 살피며 말했다.

“쓸만한것들이많군.”

쿠루스는 대충 아티펙트들을 살피다가 테이블에 올려놓고 는미소를지었다.

“이것만 내다팔아도 당분간 돈 걱정은 없겠어.”

“그걸 내다팔고 살아남을 것 같아?^

도둑 길드에서 그녀의 아티펙트들을 못 알아볼 리 없다. 만약 저것을 팔려고 하는 

순간 도둑 길드는 바빌론 성 전체 를 홈치려고 들거다.

그런데 베르나의 말에 거구의 사내. 블린이 웃음을 터트렸 다.

"하하하하,당연히 실아남지.”

44내가 누군 줄알고……:

“이 정도 장비를 갖추고 붉은 머리의 여인이라면 도둑 길 드서열3위인 ‘검은나비’ 

베르나가아닌가?^

단번에 자신의 정체를 아는 블린의 말에 베르나는 홈첫 놀 랐다. 그런 베르나를 보며 

블린이 미소를 지었다.

누가보냈나?195

“그럼 나는누굴까?"

씩 웃으면서 망치를 들고 다가오는 블린을 두려운 눈으로 보던 베르나는 쿠루스가 

나타나 블린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것을 보고 안도했다. 빠악! “컥!”

블린이뒤돌아서며울상을 지었다. “왜 그러십니까?

“뭔 말이 그렇게 많아. 일단 오른팔부터 뼈를 산산조각 내.가루로만들정도로빻아.” 

망치의 용도를 파악한 베르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잠,잠깐만요!” “왜?”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쿠루스룰 보고 베르나가 다급하게 말했다.

"너무 급하시다.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면 먼저 물어보세

요.”

“궁금한 건 있는데 급하진 않아. 오른팔,오른다리 빻고 나서부터질문할 

테니그리알아.” "말도 안 돼요!”

베르나가 뭐 저런 인간이 다 있나 싶어 외치자 쿠루스가 블린을 쏘아보며말했다.

196 귀환마스터

“뭐 해?’ "알겠습니다.”

블린은 무심한 눈으로 다가와 망치를 들어올렸다. "꺄아악!살려주세요!” “안죽여.”

블린의 망치가 내려쳐지는 순간 베르나는 혼절해 버렸다. 육체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던 블린은 어렵지 않게 망치를 멈 추고는 뒤돌아봤다. “기절했는데요?" “깨워.”

블린은 다시 물 한 동이를 퍼다 베르나에게 뿌렸다. 좌악. “어푸푸!”

깨어난 베르나는 지금의 상황이 꿈이 아닌 것을 깨닫고는

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엉표 저한테 왜 이러세요.” “도둑질 하러 와 놓고는 지금 

뭐라고 하는 거냐?^ 쿠루스의 시큰둥한 반응에 베르나는 속으로 당황하고 있 었다. 

자신 정도의 미인이 눈물로 호소하고 있는데 흔들림이 없는 상대는 처음이었다.

도저히 살아나갈 길이 보이지 않았다. 블린이라도 혹하고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의 

눈도 싸늘하기 그지없다. 마치 자신

누가보냈나?197

을 정육점의 고기라도 바라보는 듯했다.

더욱 서러워진 베르나는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으헝헝,살려주세요. 살려만 주시면 뭐든 할게요!”

“뭐든한다고?

쿠루스의 눈에 이채가 깃들자 베르나는 눈을 반짝였다. 살 길이 생겼다. 대부분 

남자들이 바라는 것이 뻔했기에 그녀는 허리를 다시요염하게틀며말했다.

“예,뭐든할게요:”

쿠루스는 베르나를 바라보다가 특 내뱉었다.

"화장실이 가고 싶나? 왜 그리 허리를 틀어?

베르나는 이를 악물고는 다소곳하게 앉았다. 가끔 요염한 여자보다 순종적인 여자를 

더 탐내는 남자들도 있으니 그러려 니 했다. 이곳에서 살아만 나간다면 이깟 성 

혼적도 없이 털거 나 지도에서 지워버릴 생각을 하고 있던 베르나였기에 살아남 기 

위해서는 정말로 무슨 짓이라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쿠루스는 그런 베르나를 보며 태연하게 물었다.

“그럼일단질문하나하지.”

“뭐든물어만보세요.”

쿠루스의 입가가 위험하게 말려 올라갔다.

“누가^냈나?"

198 구I환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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