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4/86)

V ? ‘.

햇^^

메라트는 어쌔신 길드의 검술 교관답게 혹독하게 내성 경 비병들을 훈련시켰다. 

오죽하면 근무를 서는 시간을 기다릴 만큼 경비병들은 훈련에 치를 떨었다.

쿠루스는 메라트를 신뢰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내성 경비를 서던 경비병 

레드를 굴리는 것을 보고 나서부터 였다. 경비병 레드는 선임 경비병이었다는 이유로 

근무에서 도 제외되고 다른 이들의 배로 훈련을 받았다.

죽을상을 하고 메라트의 손에서 구르는 그를 보는 것은 형 의 다리에 마나를 

불어넣어주고 나서 느낄 수 있는 유희 중 하나였다.

쿠루스는 산드라를 음미하며 지금도 구르는 내성의 병사 #을 보고있었다.

이제 내 볼일올 보리 가볼까? 207

나태할 대로 나태한 그들의 군기가 미제 고작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바짝 들어 

있었다. 그들의 눈빛은 마치 칼날 처럼 갈려져 있었고 그들의 몸에는 근육이 붙기 

시작했다.

근무시간을 휴식 시간으로 갖는 그들의 몸은 아펠트도 감 탄할 정도로 빠르게 

다듬어치고 있었다.

아멜르가 조용히 찾아와 메라트 같은 인재를 어디서 구했 는지 물어볼 정도였으니 

그의 훈련은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창밖에서 병사들이 고된 훈련을 받는 것을 지켜보던 쿠루 스는 마차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드라코의 마차인 것을 확인한 쿠루스는 그를 맞이하러 

내려갔다.

드라코는 안경을 낀 학자 스타일의 사내 한 명을 대동하고 있었다.

시종장과 함께 들어오는 그들을 보고 쿠루스가 다가가 물 었다.

“이 친구인가?"

“예.”

“좋아.”

쿠루스는 시종장에게서 그들을 인계받아 데리고 가면서 물었다.

44학력을물어도되겠나^

“예. 폐로니카 왕국 아카데미의 경제학과를 조기 수석 졸 업을 하고 아란트 제국의 

아카데미 경제학과에 입학. 조기

208 구I환 마스터

수석 졸업을 할 뻔한 친구입니다.” "할뻔은무슨뜻이야?"

쿠루스의 물음에 드라코가 사내를 돌아보았다. 사내가 쓴 "을지었다.

"제국에서는 유학생에게 수석 졸업의 영광을 줄 수 없다 고 하더군요. 그것도 조기 

졸업은 더더욱 안 된다고 했습니 다.”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나오려고 했는데 제국의 재상의 아 들도 졸업반에있더군요.” 

“아란트 제국의 재상이라면 펄킨스 대공 말인가?" “잘 알고 계시군요. 그의 아들이 

연관되어 있다 보니 암살 자들이 들이닥쳤습니다.” 쿠루스는 피식웃음을 홀렸다. 

“펄킨스가 벌인일은 아니야.” “예?”

"자네랑 경합을 벌인 그 아들 녀석 짓이겠군. 개망나니로 유명하지.” 쿠루스의 말에 

사내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긴저도 그리 들었습니다.” “그런데어떻게 산 거야?" 

대답은 드라코가 대신했다.

이제 내 볼일올 보리 가볼까? 209

"마침 길드 연합의 그랜드 마스터께서 인근에 볼일이 있 으셔서 갔다가 우연히 

구해주셨다고 합니다.”

하긴 벡터가 길드 연합 외의 암살자들을 싫어하지.” “예.눈에띄는대로죽이시죠.” 

“그래서 살았군.”

“예,목숨을 빚졌습니다. 그 은혜를 갚을 기회를 주셨더군

요.”

사내의 말에 쿠루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벡터에게 목숨 빚 을 갚기 위해 일을 

하겠다고 하니 믿고 맡길 만하다 여겼다. “좋아. 내 이름은 쿠루스. 바빌론 남작의 

동생이다.” "반갑습니다. 저는 테크라고 합니다.” "테크.”

쿠루스는 테크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말했다. “본가를 최선을 다해 도운다면 

너에게 훗날 큰 선물을 하 나해주마.” 테크는 쿠루스룰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

벡터 님께서 도움을 주라고 하실 정도라면 대단한 분이 라고 생각됩니다. 혹,얼마나 

포부를 가지고 계신지 알 수 있 겠습니^^ “포부?”

쿠루스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말했다. “그건 형에게 물어. 나는 그냥 집에서 쉬면 

그만이야.”

210 귀환마스터

테크는 쉽다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쿠루스는 그 모르 게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이제는 죽자고 발버둥 치는 것도 지겨우니까.”

쿠루스는 테크를 데리고 알마르를 찾아갔다. 알마르는 테 크의 학력을 듣더니 입을 

다물지 못했다. 메들린도 입을 벌 린 채 드라코만 바라보았다.

“이 정도 학력을 가진 이라면 상단에서도 큰 도움이 될 텐 데……:

“저희 마스터께서 믿을 만한 이를 추천해 주시다 보니 이 렇게 되었습니다.”

알마르는 메들린의 부축을 받고 걸어와 테크의 손을 잡았 다. 테크는 알마르의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약간 당황했 다.

“고맙소. 본가의 힘이 되어 주시오.”

“최선을다하겠습니다.”

알마르에게 포부를 묻는 것은 그냥 포기하는 테크였다. 그 저 지금까지 고아로 

커오면서 받아보지 못했던 다른 사람의 믿음을 받았다는 것에 감동할 따름이었다.

쿠루스는 알마르에게 테크를 소개해 주고는 얘기를 나누 라고 하고 드라코를 끌고 

방으로 올라갔다.

쿠루스는 드라코를 방에 데리고 와서는 손을 내밀었다. 드 라코가 산드라를 건네자 

쿠루스는 홉족한 미소를 짓고는 술

이제내볼일올보러가블까?211

병을 챙기고는 말했다.

"메라트도 그렇고 테크도 그렇고 마음에 들었다고 전해 줘.”

“아직 테크는 써 보시지도 않았지 않습니까?" “그정도는믿어줘야지.”

쿠루스는 그리 말하고는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열심히 바닥을 구르는 경비병 

레드를 지켜보며 미소를 짓던 쿠루스 가 입을 열었다. “이제 슬슬움직여볼까하는데.

” 드라코가 눈을 반짝였다. 다른 이도 아니고 쿠루스가 움직 이겠다고 하니 큰 일이 

벌어질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나는 우리 가문과 연관된 자들을 용서할 생각이 

없다.” "당연히그러셔야합나다.” “그래.”

쿠루스는 창틀에 양손을 짚은 채 말을 이었다. “이번에 타소웬 후작의 암살조를 

박살내면서 그들을 찾아 가겠다고했다.” “그러셨다고들었습니다.” “찾아가봐야지.

” 드라코가 조심스럽게 답했다.

"하지만 상대는 타소웬 후작입니다. 바킬루 대공의 오른 팔이자 현 대공파의 실세 중 

1명입니다.”

212 귀환마스터

“그래서?

“게다가 이미 선전포고를 하셨으니 그들은 각별히 준비해 놓았을겁니다.” “그래서?

"

“…조심히 다녀오시라는 뜻이었습니다.” 쿠루스는 드라코를 향해 돌아섰다. "

바킬루 대공이 아버지와 연관이 있는 것을 안 이상 그도 나를 만나야 할 것이다.” "

하지만그는……^

“이미 토란드 백작께 말을 다 해놓았다. 그가 죽어도 그를 대신할자는 마련되겠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를 대신할 자가 있었다면 국왕파가 이리 밀렸을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를 용서하란 말이냐?" “아닙니다.”

드라코는' 쿠루스의 말투가 차갑게 변한 것을 느끼고는 다 급하게 말했다.

“그를 벌하시더라도 그 대책은 마련하고 나심이 어떠실 지……: “그런 것까지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하면 페로니카 왕국이 무너집니다.” 드라코의 말에 

쿠루스가 미소를 지었다.

이제 내 볼일올 보리 가볼까? 213

“그럴 일은 없다.”

쿠루스의 단호한 말에 드라코는 그가 어떤 다짐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투신이 

있는 이상 페로니카 왕국의 국력 은 알려진 것의 몇 배에 달하게 된다.

감히 다른 욍국에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될 터. 투신이 상대 왕국에 쳐들어가 

깽판을 칠 걸 생각하면 다들 어지간한 것은 양보하게 될 것이다. 쿠루스는 더 말을 

할 것도 없다는 듯 말했다. “블린에게 준비하라고 일러 둬.” "데리고다니실겁니까^ 

“그래야지.”

쿠루스는 창가에 등을 기대며 말했다. “일단 타소웬 후작의 성으로 가서 사전 

조사를 하고 있으 ^고해.” “그리 전하겠습니다.” “손에서 배틀 엑스 놓지 말라고 

하고.” “안 그래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좋아.”

쿠루스는 침대로 가서 앉으며 말했다. “일단 토란드 백작을 만나보고 결정할 것이다.

 이제 행정 을 볼 녀석도 왔고 형님의 다리도 거의 나았으니 이제 슬슬 음직여야지.”

214 구I환 마스터

쿠루스의 말에 드라코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

“그럼 저는 이만물러가겠습니다.”

“그래,수고가많다.”

“별말씀을”

드라코가 밖으로 나가자 쿠루스는 침대에 몸을 눕혔다. 형 의 다리가 낫는 데는 이제 

마나를 넣어주는 것보다 본인의 의지로 근육을 되살리는 것이 주효했다.

그런 면에 있어서는 형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알고 있 으니 머지않아 제대로 

걷게 되리라.

쿠루스는 눈을 감은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

생각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가서 바킬루 대공의 목을 따고 싶었지만 드라코의 말을 

들으니 잠시 주저하게 된다. 지금의 페로니카 왕국을 지탱하는 기둥 중 하나라는 

말이니 그를 죽 이는 것은 고민해 봐야 했다.

“아버지도원치않으셨겠지.”

충신인 아버지였으니 페로니카 욍국이 무너지는 꼴은 보 고 싶지 않았으리라. 설령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자라도 왕국을 위해서라면 용서해 주었으리라.

쿠루스는 벌떡 침대에서 일어나서 중얼거렸다.

"하지만저는아님니다.”

그를 벌하고 말고는 만나고 나서 정할 일이었다.

이제 내 불일올 보리 가볼까? 215

테크의 일처리는 놀라울 정도였다. 행정관으로 임명되고 성의 행정 업무를 맡은 지 

오 일 만에 모든 것이 장부화되었 다. 그리고 세부 계획서와 예산까지 잡아오는 그의 

능력에 알마르는할말을 잃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쿠루스도 할 말을 잃었다.

“군역을 맡기신 것은 참으로 잘 선택하신 겁니다. 결국 앞 으로 이 년간 모든 것을 

제대로 돌게 만들기 위해서는 대략 1만골드정도가필요하군요.” ?

테크는 장부를 꺼내며 시종장을 돌아보았다.

“들은 대로라면 현재 성에는 2만 골드가 있다고 하더군 요. 1만 골드면 성이 2년간 

굴러갈 수 있으니 나머지 1만 골 드를 이용해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업?5

쿠루스의 물음에 테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영지 내에 특산물이 없으니 은행 길드나 아니면 상인 길드 중 쓸 만한 

이들을 찾아 투자를 하면 될 것 같습니 다.”

쿠루스는 자신이 끼어들 부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알 마르를 돌아보았다. 

알마르는 테크를 완전히 믿는 듯 무한한 신뢰를내비쳤다.

“모든 것은 자네가 시종장과 얘기해서 결정하게.”

“그리하겠습니다.”

216 귀환마스터

당당하게 말한 테크는 쿠루스에게도 시선을 보냈다. 아마 그도 쿠루스가 벡터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 그랬나 보 다. 쿠루스는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테크는 곧 시종장과 함께 어떤 상단에 투자할 지에 대해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

알마르는 무슨 소리를 하는가 지켜보고 있었는데 쿠루스 가말을건넸다.

"형.”

“왜 그러느냐?"

"나여행을다녀올까하는"데.”

“여행?"

알마르는 물론이고 메들린도 급히 관심을 가졌다. 메들린 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돌아오실 거죠?^

“이곳이 제 집입니다. 당연히 돌아오죠.”

쿠루스가 너무나 확고하게 말하자 다른 말은 하지 못하고 알마르와 메들린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려무나.네가 돌아와서바빌론 가가 계속해서 운이 좋은 것을 보니 너를 

내보내고 싶지는 않지만 그럴 수는 없 지. 얼마나나가있을생각아냐?"

"짧으면보름.길면한달.”

“늦지 않게 돌아오너라.”

“그래.”

이제 내 볼일올 보리 가불까? 217

쿠루스는 알마르의 가는 다리를 두들겨 주며 말했다.

"내가 없어도 꾸준히 걸을 거지?^

“걱정 마라. 네가 돌아오면 두 발로 뛰어가서 안아 줄 테 니까.”

“그래. 기대할게.”

쿠루스는 알마르와 메들린에게 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우^^

토란드 백작 성의 경비병들은 그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다. 토란드 백작이 

노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영지 관 리에 들어가자 경비병들부터 부패함이 

사라졌다.

쿠루스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토란드 백작을 만나러 들 어갈 수 있었다. 예전과 

같이 기사의 뒤를 따랐지만 이제 영 지민들의 얼굴에 그늘이 많이 가신 것을 볼 수 

있었다.

쿠루스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판톤 백작이 죽으니 모든 이들의 얼굴에 희망이 보이는 군.”

쿠루스의 말에 앞서 안내를 하던 기사가 나직하게 말했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귀족을 폄하히는 말은 어떠한 경 우에라도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시오.”

토란드 백작이 판톤 백작과 어떤 관계였는지 알았기에 기

218 귀환마스터

사도 그리 타박하지는 않았지만 조심하라는 투로 말했다. 쿠 루스는 어깨를 으쓱이는 

것으로 답하고 그를 따라 내성으로 들어갔다.

응접실까지 안내를 받아서 기다리자 잠시 후에 토란드 백 작이 내려왔다. 

쿠루스는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인사를하 고는 미소? 지었다.

마지막 생을 불태우기라도 하려는지 그는 곳곳하게 허리 를 편 채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토란드 백작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44자네 왔는가^

“더 젊어지신 것 같습니다.”

쿠루스의 말에 토란드 백작은 숨이 넘어가도록 웃음을 터 트렸다.

"하하하하,자네가 그런 말을 하는가? 이미 사십 줄에 든 자네가 이십 대의 몸을 

가지고 있는데 그리 말하면 어떻게 하는가?”

토란드 백작의 타박에 쿠루스는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말 했다.

“이번에 일이 있어서 나왔습니다.”

쿠루스의 말에 토란드 백작은 웃음을 그쳤다. 토란드 백작 은 응접실에 비치된 

술병들 중 하나를 꺼내며 말했다.

“중요한 이야기인데 술이나 들며 하지.”

이제내볼일올보리가볼까?219

토란드 백작이 꺼낸 술병을 보고 쿠루스의 입가에 진한 미 소가그려졌다.

“그거 설마 4발레트 20’ 입니까?"

"자네 술에 일가견이 있군. 맞네.”

쿠루스가 즐겨 마시는 산드라는 투신의 술이라 하여 가격 이 오른 경우지만 4발레트 

20’은 애초에 가격이 한 병에 200골드를 호가하는 것으로 애주가들이 평생을 들어서 

한 번이라도마시고싶어하는 술중 하나였다.

토란드 백작은 술잔에 4발레트 20’ 을 따라서 건네주고는 말했다.

“일단한잔하고얘기하지.”

쿠루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술을 입에 담았다. 입 에 머금고 잠시 간 

기다리던 쿠루스는 단숨에 들이켜고는 감 탄을터트렸다.

“아무래도 다음부터는 이 술을 즐겨 마시게 될 것 같습니 다.”

"하하하,농담도 잘하는군. 나도 이건 1병밖에 구하지 못 했네.”

쿠루스는 그저 미소로 답했다. 구하는 것아야 그가 알 바 아니었으니 말이다.

쿠루스가 즐겁게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 토란드 백작은 미 소를지은 채말했다.

220 구I환 마스터

“그래.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는가?^ “이번에 타소펜 후작을 만나러 갈 생각입니다.

” 쿠루스가 판톤 백작을 만나러 갔을 때 보여 주었던 능력을 떠올린 토란드 백작이 

혹시나 해서 물었다. “그때 그 말대로 징치하러 가는 건가?" “예.”

44하지만 그는 판톤 백작과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자이네.” “상관없습니다.”

태연하게 말하며 술을 마시는 쿠루스의 자신감에 잠시 주 저하던 토란드 백작이 

말했다.

“그렇게 쉽게 생각할 것이 아니네. 게다가 이미 자네가 선 전포고를 한 이상 그들도 

대비를 하고 있을 것이 아니겠는 가?” “그래야죠.”

쿠루스의 입가가 살짝 말려 올라갔다. “그러라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니까요." 

토란드 백작은 더 이상 말해뵈이^ 듣지 않을 것임을 깨닫고 는말했다. “그 말을 

하기 위해 나를 찾아온 건가?" “몇 가지 상의드릴 것이 있어 찾아웠:습니다.” "

말해보게.” ?

"말씀하신 대로 바킬루 대공의 뒤를 이을 만한 인재가 국

이제 내 볼일을 보러 가볼까? 221

왕파에 있습니까?^

“국왕파에 그 못지않은 이들이 있지. 국왕파의 실권자 들 중 하나인 얀테스토 

공작만 해도 바킬루 대공이 가장 견제하 고있는이이니까.” “제 말은 국내의 문제가 

아닙니다.” 쿠루스의 말에 토란드 백작이 입을 다물었다. "바킬루 대공은 

‘고스트’ 에서도 엮어 내려고 하는 인물입 니다. 그만큼 외교적 수단이 있느냐 

하는 문제지요.”

“그건 아직 외교 문제에 나선 적이 없으니 장담할 수는 없 겠네.”

쿠루스는 남은 술잔을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바킬루 대공을 용서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왕국이 위험에 처하는 꼴을 보고 싶지는 않군요.” 

“그런일이없도록하겠네.” "알겠습니다.”

쿠루스는 토란드 백작이 일어나자 그에게 다가가 손을 잡 고는말했다. “그리고 

후시를 생각하십시오.” “흐음.”

아들들이 모두 판톤 백작의 손에 죽었다고 해도 친척들을 찾아 입양을 하면 후사를 

이을 수 있다. 그것을 말히는 쿠루 스에게 토란드 백작은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222 귀환마스터

“알겠네.”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조심하게.”

쿠루스는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돌아오면 4발렌트 20’ 을 마실 수 있겠습니까?"

"자네가 돌아올 때까지 남겨두도록 하지.”

책하하,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쿠루스가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던 토란드 백작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이제 변화가 오는가^

바킬루 대공이 권력을 잡고 나서부터 국왕파는 한 번도 날 개를 펴지 못했었다. 이제 

그 날개를 필 날이 돌아왔다.

쿠루스는 토란드 백작의 성을 나와 곧장 타소웬 후작의 성 을 향해 달려갔다. 타소웬 

후작은 수도 아벨에 가까운 영지 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쿠루스의 달리기로도 꼬박 

하루를 달려야 했다. 도중에 밥을 먹거나 휴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하루를 달리니 

쿠루스도 조금은 지쳤다.

“오늘은 씻고쉬어야겠군.”

쿠루스는 타소웬 후작의 성이 저 멀리 보이자 이마에 흐르 는 땀을 닦고는 성으로 

다가갔다. 토란드 백작이나 판톤 백 작의 성 정도는 장난이4고 여길 정도로 웅대한 

성벽을 보고

이제 내 볼일을 보러 가볼까? 223

쿠루스는 피식 웃음을 홀렸다.

“웃기는녀석이군.”

수도의 인근에 있으니 성이 공격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을 텐데도 성벽의 높이만 

15미터를 넘어서고 있었다. 쿠루스는 피식웃고는성문으로다가갔다.

경비병의 눈빛부터가 달랐다. 경비병은 쿠루스룰 막아서 고는 입을 열었다.

“무슨일로왔는가?"

“사촌이 이곳에 지?내고 있어 왔소.”

“사촌?"

“그렇소.”

경비병의 눈에 의심이 깃드는 것을 보고 쿠루스는 손을 내 밀었다. 그의 손에는 

10골드짜리 주화가 쥐어져 있었다. 쿠 루스가 건넨 10골드를 받은 경비병은 피식 

웃고는 말했다.

“통과.”

쿠루스는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을 지으며 성안으로 들 어섰다. 토란드 백작이나 

판톤 백작의 성과는 다르게 영지민 들이품위가있어보였다.

쿠루스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타소웬 후작이 영지를 잘 관리했음을알 수있었다.

"하지만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지. 이미 경비병들부터 썩 기 시작했으니 멀지 않았군.

224 구I환 마스터

영지민들을 둘러보던 쿠루스는 곧장 시장으로 향했다. 시 장에 들어선 쿠루스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자를 볼 수 있 었다. 눈이 부드럽게 휘어진 자였는데 그는 눈^

음을 지오며 다가와속삭였다.

"따^오시죠.”

쿠루스는 태연하게 그의 뒤를 따랐다. 블린을 미리 보내놓 았으니 어쌔신 길드에서 

다가왔으리라 여겼다. 사내를 따라 간 곳은 시장 구석의 으슥한 골목이었다. 골목을 

따라 안으 로 들어간 곳에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사내의 뒤를 따 라가던 

쿠루스는 블린을 볼 수 있었다.

배틀 엑스룰 어깨에 걸친 채 서 있는 블린은 그 두텁던 뱃 살이 반쯤 줄어 있었다.

“오랜만이군.”

“오셨습니까?"

퉁명스럽게 한마디 뱉은 블린이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배 를두드렸다.

“이거 보십시오.”

“보기

“제 사랑스러운 뱃살이 이렇게 빠졌습니다.”

“그래서?

쿠루스가 짜증난다는 듯 답하자 블린은 활짝 미소를 지었 다.

이제 내 블일올 보러 가볼까? 225

“그래서이리 강해졌다는겁니다.” 쿠루스는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블린을 

지나쳤다. 블린 이 뒤를 졸졸 따라왔고 눈^음을 짓던 사내는 방으로 안내하 고는 

쿠루스에게 앉기를 권했다.

쿠루스는 의자에 앉은 채 눈웃음을 짓고 있는 사내를 보았 다.

"자네가 이곳의 마스터인가? “예. 로빌이라고합니다.” "마스터가 그렇게 

돌아다녀도 되나?" “괜찮습니다. 어차피 저를 아는 이는 없으니까요.” 로빌은 

미소를 짓고는 산드라 한 병을 꺼내왔다: 쿠루스는 산드라를 보고는 피식 웃음을 

홀렸다. 어쌔신 길드 어디를 가도 산드라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기도 

했지만 벡터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저 산드라 1병이면 뭐든 

되는 줄 아나 보군.” “예?”

로빌이 긴장하는 것을 보고 쿠루스는 고개를 내짓고 잔을 내밀었다. 산드라가 

차오르는 것을 지켜보던 쿠루스가 물었 다.

“오늘온이유가뭔지는알고있나?^ “예,블린에게 들었습니다.” 

“그렇다면내게할말이있겠군.”

226 구I환 마스터

“예.”

로빌은 쿠루스의 맞은편에 앉은 채 설명을 시작했다.

"타소웬 후작은 페로니카 왕국에서도 실세 중의 실세입니 다. 바킬루 대공의 

오른팔로 그가 보유하고 있는 암살흐만 해도 3개조가있습니다.”

“그중하나는끝나지않았나?"

“예,저도 보고를 받았습니다. 암살조 하나가 박살이 났다 고 하더군요. 이제 남은 

암살조는 2개이고 그가 데리고 있는 휘하의 기사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트론 자작과 

근위기사대 를 맡고 있는 달칸 자작은 이미 엑스퍼트 중급에 든 실력자 들입니다.”

"더 들을 것은 없나?5

그런 이야기나 들으러 온 것이 아니라는 듯 말하자 로빌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데얼마전바킬루대공이보낸 이들이도착한것같 습니다.”

바킬루 대공의 이름이 언급되자 쿠루스도 홍이 동했는지 물었다.

“그래? 어떤 자들인가?"

“로브를 눌러쓰고 있어 정확히 누군지 모르겠지만 검사 1 명과 

마법사1명인듯싶습니다.”

“그들을 통하면 바킬루 대공에 대해 뭐 좀 알아낼 수 있겠군.”

이제 내 불일올 보러 가番까? 227

쿠루스의 말에 블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가능할겁니다.” “좋아,잘됐군.”

쿠루스가 느긋하게 산드라를 비우기 시작하자 로빌이 조 심스럽게 말했다. "

한가지문제가있습니다.” “뭔가?’

"타소웬 후작의 내성은 암살조를 운용하는 관계로 어쌔신 에 대한 대비가 잘되어 

있습니다. 들키지 않고 잠입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

그 부분에서는 조금 신경이 쓰였다. 타소웬 후작만 잡아서 정보를 얻어낼 생각이었던 

쿠루스는 블린을 돌아보았다. "네가수고좀해라.” “예?"

블린이 되묻자 쿠루스가 미소를 지었다. “일 좀 벌려라.” “예7’

아4 선부4 하4

쿠루스는 달조차 구름에 가려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미

228 귀환마스터

소를 지었다.

“어디 얼마나준비되었나 볼까?"

내성을 초토화하는 것이라면 불가능하지 않다. 이미 그래 보았던 전적도 있고.

하지만 지금 하고자 하는 일은 내성을 초토화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타소웬 

후작에게 따지기 위한 것이다.

그를 붙잡아 바킬루 대공을 찾아가기 위한 것이니 내성을 초토화할 필요는 없었다. 

암살조를 다루어서 그런지 어쌔신 들에 대한 방비가 잘 되어 있다고 들었으니 일단 

이곳 어쌔 신 길드의 실력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쿠루스가 바라보는 가운데 내성의 동쪽에서 푸른빛이 솟 구쳤다.

“침입자다!”

발빠른 반응과 함께 한 떼의 무리들이 음직이지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 많다. 

쿠루스가 내성을 바라보는 가운데 이번에는 서쪽에서 푸른빛이 솟구쳤다.

“침입자다! 서쪽이다!”

이번에는 서쪽으로 향하는 적들을 보았지만 그렇다고 해 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남쪽에서도 푸른빛이 솟구치고 내성 안은 혼잡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남쪽에도 침입자다!”

이제 내 볼일을 보러 가볼까? 229

쿠루스는 어쌔신들이 일을 벌이는 것을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예전이 편했군.”

쿠루스가 함께하던 이들은 감히 어쌔신 길드에서도 비교 를못할 정도로 대단한 

곳이었다. 그들에게 맡긴다면 굳이 쿠루스가 나서지 않아도 타소웬 후작을 

잡아왔으리라.

“거래였으니까.”

짧게 투덜거린 쿠루스는 정면에서도 푸른빛이 솟구치는 것을보았다.

“북쪽에도 침입자다!”

쿠루스는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걸음을 옮겼다. 먼저 들어 간 이들은 계속해서 

도망을 칠 것이다. 그 안에 일을 마쳐야 했다.

“북쪽에침입자가 하나 더있다.”

쿠루스는 이미 적들의 전력이 상당수 흘어진 것을 알고 있 었다. 그럼에도 내성 

안에서 지키고 있는 이들이 꽤 되는 것 을 보면체계가 잘 잡혀있었다.

“이런 건 보고 배우면 좋겠군.”

내성의 경비병도 얼마 되지 않으니 이렇게까지 되기를 바 라는 것은 우스웠지만 

그렇다고 해도 보고 배울 건 배우는 것이 좋았다.

쿠루스는 곧장 내성 안쪽으로 향했다.

230 구I환 마스터

“?나!”

한마디 외침과 함께 경비병들이 달려들었다. 고작 10명의 창을 든 경비병들을 향해 

쿠루스는 한 걸음 다가서며 손을 휘둘렀다.

콰차창!

산산이 조각나는 창대를 지나치며 쿠루스가 한 걸음을 내 디뎠다. 그의 한 걸음에 

쁨어져 나오는 투기에 경비병들은 몸을 부르르떨^^.

"막으면죽는다.”

쿠루스는 타소웬 후작에게 좋은 감정이 없었다. 그저 바킬 루 대공에 대한 것을 알기 

위해 지나가는 자라고는 하지만 그도 아버지와 형의 일에 관련이 되어 있다고 생각"

하고 있었 다.

막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막는 이들까지 용서해 줄 마음은 없었다.

"너희의 죄라면 주인을 잘못 모신 것 정도겠지.”

쿠루스는 그리 말하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 경비병들을 지 나쳤다. 경비병들은 누구도 

감히 쿠루스룰 막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니,몸이 굳어져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쿠루스는 문을 열고 내성의 건물로 진입했다. 9층짜리 탑 이니 아마도 제일 꼭대기에 

타소웬 후작이 있을 것 같았다. 이미 그쪽에서 느껴지는 기척들이 손에 잡힐 듯 

느껴졌다.

이제 내 볼일을 보러 가볼까? 231

“얼마나모아놨나볼까?^

쿠루스의 발걸음이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 계단을 올 라가는 동안 의외로 경비병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지금 경비 병들은 건물을 밖에서 포위하고 있었다.

“제법눈치가빠르군.”

사방에서 침입한 흔적은 쿠루스가 진입하기 위해서 였음을 깨달았는지 그들의 

움직임은 유기적이었다.

쿠루스는 계단을 올라 칠층에 도달하고서야 처음으로 상 대를 만날 수 있었다. 

바스타드 소드를 들고 선 자와 그의 곁 에선 기사들을 돌아본 쿠루스가물었다.

44달칸자작인가?"

“그렇다. 너는 이름이 무언가?^

"알 필요 없다.”

쿠루스의 말에 달칸 자작이 미간을 찌푸리고는 말했다.

“여기까지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나선 이 상더가지못한다.”

쿠루스는 피식 웃고는 손을 들어 좌측의 벽을 후려쳤다.

과앙!

“컥!”

비명과 함께 주르록 미끄러지는 검은 옷을 입은 자는 암살 조원인듯했다.

“이들을믿고한말인가^

7^7 귀완마스터

달칸 자작은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암살조와 함께 내성의 수비를 맡고 있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기척이 없어 조 금 전까지도 벽에 누가 숨어 있을 거라고는 성각도 

못하고 있었다.

쿠루스는 달칸 자작의 표정을 보고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서로 얘기하지 않은 건가?"

쿠루스는 근위기사들과 암살조가 손발을 맞추는 것에는 어차피 관심이 없었다.

"더이상말은필요없겠지?^

“쳐라!”

달칸 자작의 외침에 근위기사들이 달려왔다. 쿠루스는 그 들을 향해 다가가며 수도를 

내리쳤다. 근위기사들이 휘두르 는 바스타드 소드가 단번에 반으로 잘려나갔고 

이어지는 일 격에 근위기사들이 쓰러졌다.

쿠루스의 걸음을 잠시도 멈추게 하는 이가 없었다. 달칸 자작은 자신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익히 실력을 알고 있는 자신의 수하들이 지금 허수아비처럼 쓰러지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쿠루스는 그런 달칸 자작의 주의를 일깨웠다.

“정신차려.”

쿠루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달칸 자작이 땅을 박차고 달 려왔다. 그의 바스타드 

소드에서 솟구치는 것은 마나로 만들

이제 내 불일올 보러 가볼까? 233

어진 푸른 검날. 오러 블레이드였다.

쿠루스는 엑스퍼트 중급에 들었다는 말을 들었기에 대수 톱지 않게 그의 오러 

블레이드를 보았다. 엑스퍼트 최^급들 이 펼치는 오러 블레이드에 비하면 

초라하기까지 하지만 오 러 블레이드는 오러 블레아드. 마주치는 모든 것을 벨 수 있 

다.

쿠루스는 한 걸음을 내디뎌 오러 블레이드를 홀려내고 주 먹을내질렀다.

과앙!

“끄아악!”

일격에 거센 비명과 함께 쓰러지는 달칸 자작을 내려다보 던 쿠루스는 금세 시선을 

돌렸다. 엑스퍼트 중급에 이르느라 고생을 했겠지만 줄을 잘못 섰다.

“줄을 잘못 선것은 네잘못이니까.”

쿠루스는 곧장 팔 충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기다 리고 있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암살조원들이 대거를 뽑고 있는 것을 지켜보던 쿠루스는 그중 두 사내가 

앞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볼 수있었다.

"네가 라트를 그렇게 만든 자인가^

“글쎄,내 말을 전하기 위해 한 녀석을 놓아주기는 했다만 살아남았나?"

“그래. 목숨만 붙어서 너의 말을 전했다.”

234 구I환 마스터

“칭찬해줘야겠군.”

그가 말을 전했기에 바킬루 대공이 사람을 풀었으리라. 쿠 루스는 라트에게 잠시 

고마워하고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보다 나 바쁘다.”

“걱정하지 마라.”

암살조의 조장이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곳은 우리의 본거지. 저번과는 다를 것이다.”

쿠루스가 코웃음을 치는데 암살조의 조장이 소리쳤다.

“홀드!”

쿠루스는 발목 아래로 마법진이 형성되며 전신을 옭아매 는 마나의고리를 보았다.

“쳐라!”

암살조원 다섯이 동시에 달려왔다. 벽을 밟고 달리는 자와 천장에 닿을 듯 솟구쳐서 

오는 자들까지 확인한 쿠루스는 한 걸음을내디뎠다.

“무슨……?“

암살조의 조장이 놀라 소리치기도 전에 쿠루스가 양팔을 벌렸다. 마나의 고리가 

허무하게 부서지는 찰나 쿠루스의 몸 이 암살조원 다섯의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크아악!”

다섯중단한명만이 비명을내질렀고넷은비명조차지 르지 못했다. 그들을 가르고 지나간 

쿠루스가 입을 열었다.

이제 내 불일올 보러 가불까? 235

"마법 좋지. 제법 많은 마법 트랩이 되어 있나 보지만 알 고난다음에는 의미가 없지.

쿠루스는 오른손으로 벽면을 후려쳤다.

쿠르릉!

한쪽 벽면 전체가 무너져 내리며 마법진들이 파괴되었다. 쿠루스는 왼쪽의 벽도 

허물고는 입을 열었다.

"바닥을 무너트리면 건물이 무너질지도 모르니까.”

거기까지 말한 쿠루스가 솟구치더니 천장을 밟고 뛰기 시 작했다.

“쳐,쳐라!”

당황한 암살조장들의 외침에 암살조원들이 떠올랐지만 그 보다 빠른 속도로 되 

튕겨졌다. 일격에 한 명씩 암살조원들 을 해치운 쿠루스가 바닥에 내려선 순간 두 

명의 암살조장이 달려들었다.

그들의 대거가 휘둘러지는 궤적에 서 있던 쿠루스의 신형 이 미끄러져 들어갔다. 

단번에 궤적 안으로 파고 든 쿠루스 의몸이회전을 하며발을 차냈다.

빠악!

“끄악!”

발이 땅을 딛는 순간 내뻗은 주먹에 또 하나의 암살조장이 피 떡이 되어 쓰러졌다. 

쿠루스는 그들을 돌아보다가 다시 걸음을내디뎠다.

236 구I환 마스터

쿠루스는 구충에 오르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미 소를지었다.

“그 둘이 그렇게 믿음직스러웠나?^

쿠루스는 느긋하게 걸음을 옮겼다. 복도 끝의 양쪽으로 여 는 문을 잡은 쿠루스가 

문을 열자 그 안에는 세 명이 기다리 고있었다.

로브를 뒤집어쓴 자 둘과 타소웬 후작이었는데 그들은 쿠 루스가 상처 하나 없이 온 

것에 놀라워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수 있지?"

타소웬 후작의 물음에 쿠루스가 미소를 지었다.

"네가타소웬후작인가?"

타소웬 후작은 감히 무엄하다고 따지지도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쿠루스는 손을 

들어 그를 가리키고는 말했다.

“거기 앉아서 기다려. 너랑은 얘기를 조금 해야 되니까.”

쿠루스의 말이 끝나자 로브의 사내 둘이 타소웬 후작의 앞 을막아섰다.

“무례함은거기까지다.”

로브의 사내는 거기까지 말하고 롱 소드를 뽑아 들었다. 쿠루스는 그의 위아래를 한 

번 훑어보고는 피식 웃음을 홀렸 다.

“쓸만한4군.”

달칸 자작보다도 강해 보이는 자가 바킬루 대공이 데리고

이제 내 볼일을 보러 가볼까? 237

있었다는 것에 흥미가 동했다. 저 정도 능력을 가지고 어듬 속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바킬루 대공에 대한 끝없는 충성이 아니고는 불가능하리라.

쿠루스의 시선이 다른 로브를 쓴 자를 향했다. 그자는 품 에서 오브를 하나 꺼내 

들었다. "마법사와검사라.”

상당히 괜찮은 조합이다. 하지만 상대를 잘못 골랐다. 쿠루스는 그들을 향해 손을 

내밀며 말했다. "너희들은 오늘 죽지는 않을 거다.” 그들의 대답을 들을 생각도 

않고 쿠루스가 말을 이 었다. "내가물을것이 있거든.”

238 구I환 마스터

마법사가 오브로 쿠루스룰 가리켰다. "파이어 볼!”

어른 머리통만 한 불덩어리가 날아오는 것에는 신경도 쓰 지 않은 채 쿠루스는 

검사를 바라보았다. 과연 검사가 파이 어 볼의 뒤에 바짝 붙어서 달려오고 있었다. "

하지만그뿐이지.”

파이어 볼의 문제라면 일단 쏘고 나면 방향을 조절하지 못 한다는 것. 그리고 파이어 

볼 정도에 맞을 정도라면 애초에 마스터들과의 싸움을 할 수도 없다.

쿠루스의 신형이 미끄러지며 파이어 볼을 피하고 그 뒤를 따라오는 검사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검사의 롱 소드가 마주쳐 오는가 싶더니 땅을 차고 뒤로

도망쳐 봤자지 241

물러났다.

“흐음,감이 좋군.”

쿠루스는 미소를 짓고는 한 발 더 내디뎠다.

"홀드!”

푸른 마나의 고리가 몸을 두르는 것을 느끼고 쿠루스의 시 선이 마법사를 향했다. 

마법사는 홀드를 시전한 데서 그치지 않았다.

"파이어 랜스!”

불길로 이루어진 3미터짜리 랜스는 방에서 피하기가 어려 운 부분이 있었다. 게다가 

홀드로.묶인 상황에서는.

마침 검사도 땅을 박차고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선명하게 맺힌 오러 블레이드를 

보자니 엑스퍼트 상급의 실력자. 저 정도 실력이라면 백작의 작위를 받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가볍게쓰고버릴자들은아니군.”

쿠루스는 발을 들어 올렸다. 마법사가 쏘아낸 파이어 랜스 가 코앞에 도달한 순간 

발이 땅을 내리찍었다.

투확!

쿠루스의 전신에서 방출되는 투기에 홀드의 마나 고리가 깨지고 파이어 랜스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사라졌다. 마법사 가 입을 다물지 못하는 사이 지척으로 다가온 오러 

블레이드 를 향해쿠루스가 마주쳐갔다.

^응!

242 귀환마스터

오러 블레이드가 베지 못하는 것은 없다. 마스터들이나 펼 친다는 영혼을 담은 일격. 

소울 블레이드가 아닌 다음에는 말이다.

오러 블레이드가 쿠루스룰 반으로 갈랐다. 마법사와 타소 웬 후작은 환호성을 

터트렸지만 검사는 죽을힘을 다해 뒤로 몸을날렸다.

"한번이면족하지.”

검사는 코가 맞닿을 정도로 다가와 있는 쿠루스는 보고는 식은땀을홀렸다. 쿠루스는 

입가에 미소를지은채손을음 직였다.

우득. 우드득.

옥!”

좌우 어깨가 부서지는가 싶더니 낮게 차내는 발에 왼쪽 무 릎이 박살났다. 

허물어지는 검사의 멱살을 틀어 쥔 쿠루스가 마법사를 향해미소를 지었다.

“혼자서 될까?^

이미 마법 따위는 통하지 않는 상대라는 것을 알고 있었 다. 게다가 투기에 질려서 

제대로 마법을 캐스팅 할 수 있을 지도 자신하지 못한 마법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잡힐 수는 없었다. 마법사가 오브를 들어 올리는 순간 쿠루스가 이미 그의 

코앞에 도달한 채 입을 열었다.

“잡히지않을 줄 알았나^

도망쳐 봤자지 243

쿠루스가 손을 내밀어 마법사의 팔을 부러트리고 팔꿈치 로 턱을 후려쳐 턱을 부쉈다.

“으中1!”

마법을 캐스팅 할 수 없게 된 마법사는 일반인보다도 못하 다. 쿠루스는 마법사의 

옆구리를 걷어차 구석으로 날려버리 고는 타소웬 후작을 돌아보았다.

잔똑 질린 채 덜덜 떨고 있는 타소웬 후작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간 쿠루스가 미소를 

지었다.

"네가 바킬루 대공의 오른팔이라지?"

타소웬 후작은 바킬루 대공의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보아 잘 하면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고개를 끄덕이는 타소웬 후작을 향해 쿠루스가 한 걸음을 

다가갔다.

지독하리만치 오싹한 투기가 타소웬 후작의 전신을 더욱 옥죄었다.

“묻는 말에 대답만 잘 해라. 그러? 살려줄지도 모르지.”

쿠루스의 말에 타소^! 후작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숨을 들이마시자 조금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타소웬 후작의 입이 힘겹게 열렸다.

“투신인가^

쿠루스는 타소웬 후작의 물음에 차갑게 답했다.

“묻는 건내가,대답은 네가.”

쿠루스의 말에 타소웬 후작은 손을 들어 올렸다. 쿠루스의

244 귀환마스터

시선이 타소웬 후작이 끼고 있는 반지를 향한 순간 그가 입 을열었다.

“워프!”

타소웬 후작의 신형이 빛에 휩싸이는 순간 쿠루스가 땅을 박차고 날아들었다. 

쿠루스는 간격을 단번에 지우고 주먹을 내질렀다.

과앙!

벽면이 통째로 부서져 밤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쿠루스는 주먹을 내려다보며 가볍게 

혀를 찼다.

"얕았나?"

쿠루스는 입맛을 다시고는 돌아섰다. 그곳에는 한 명의 검 사와 한 명의 마법사가 

바닥에 쓰러진 채 쿠루스룰 두려운 눈빛으로 보고있었다.

"너희밖에 건지지 못했군.”

쿠루스는 둘을 어깨에 짊어지며 말했다.

"반항을 시도한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대가는 알고 있겠 지.”

말을 마친 쿠루스가 땅을 박찼다. 벽에 뚫린 구멍으로 곧 장 몸을 날린 쿠루스는 

주변을 한 번 돌아보았다.

미친 듯이 달리며 뒤쫓아 오는 경비병들의 시선을 잡이^ 던 블린은 내성 건물의 

벽면이 부서지는 장면을 보았다. 최

도망쳐 봤자지 245

상충이 부서졌으니 이제 끝났나 보다 싶었다.

"대단하군.”

그의 별명을 생각하면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싶지만 그의 능력이 대단한 것은 인정해 

주어야 했다. 블린은 고개를 내 짓고 뒤를 돌아보았다.

블린을 따라오던 자들도 모두 내성 건물이 부서지는 것을 보고 모두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이제 숨으면 되나?^

눈에 보여주면서 도망을 쳐서 그렇지 숨으려고만 하면 얼 마든지 숨을 수 있었다. 

예전에도 가능했는데 이제는 허리도 많이 얇아지고 몸도 가벼워졌으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블린이 몸을 숨기려고 하는 찰나 부서진 내성 건물 안쪽에 서 쿠루스가 양쪽 어깨에 

로브를 눌러쓴 이들을 어깨에 걸쳐 메고 뛰어내리고 있었다.

"맙소사!”

구 충 높이에서 마법사도 아닌 인간이 뛰어내리다니! 혹시 라도 플라이 마법아 

내재된 아이템이라도 가지고 있나 싶었 는데 그것도 아니다.

쿠루스는 곧장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그를 향 해 창을 든 경비병들이 

몰려 있는 한 중앙으로.

“어쩌려는거지?"

블린의 물음에 대한 답은 쿠루스의 전신에서 쁨어져 나오

246 구I환 마스터

는 거센 투기가 답을 대신했다.

투기에 질린 경비병들이 뒷걸음질 치는 사이 쿠루스가 그 사이로 떨어져 내렸다. ^

쿠웅!

“크악!”

바닥이 울리고 비명이 터져 나왔다. 블린은 혹시나 쿠루스 가 다쳤나 싶어 배틀 

엑스룰 어깨에 걸친 채 그쪽으로 달리 기 시작했다.

“왜그리무모한 짓을 한 겁니까?"

블린은 달려가던 중 몸을 일으키는 쿠루스룰 볼 수 있었 다. 쿠루스는 주변을 둘러싼 

이들을 돌아보고는 걸음을 내딛 기 시작했다.

경비병들은 감히 창을 찌르지 못하고 뒷걸음질 치고 있었 다. 그 순간 트론 자작이 

소리쳤다.

"막아라!”

트론 자작의 명령에 경비병들이 움찔 몸을 떨었지만 감히 창을 찌르는 자는 없었다.

“정신차리고막아라!”

다시 한 번 트론 자작의 명령이 내려지자 경비병들이 창을 찌르기 시작했다. 

쿠루스는 경비병들의 창을 보고는 피식 웃 음을홀렸다.

"막아라.”

도망쳐 봤자지 247

쿠루스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앞으로 블린이 내려 섰다.

작.

블린이 휘두른 배틀 엑스가 경비병의 창들을 모조리 부숴 버렸다.

"가신일은잘되셨습니까?"

"한놈놓쳤다.”

누구를 놓쳤는지는 잡아온 이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블 린은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길을뚫겠습니다.”

“아니,이녀석들이나받아라.”

쿠루스는 블린에게 로브의 사내들을 넘기고는 앞으로 나 섰다. 그런 쿠루스룰 향해 

트론 자작이 말을 달리며 소리쳤 다.

"막아라! 침입자를 그냥 내보낼 생각이냐!”

경비병들도 정신을 차리고 창을 찔렀다. 쿠루스는 가볍게 손을 휘둘러 창을 모조리 

튕겨내고 트론 자작을 향해 몸을 날렸다. 단번에 간격을 지우고 나타난 쿠루스가 

트론 자작이 타고 있던 말의 머리를 밟고 발을 차냈다.

트론 자작은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젖히며 롱 소드를 휘둘 렀다. 오러 블레이드가 

만들어져 휘둘러졌지만 쿠루스는 빗 나간다리를 내리찍고있었다.

248 구I환 마스터

^창!

트론 자작은 자신의 가슴을 파고드는 다리보다도 오러 블 레이드가 감싸고 있던 롱 

소드가 부러진 것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크학!”

핏물을 토해낸 트론 자작이 쓰러지는 사이 쿠루스는 그의 말의목을 잡고 휘감아 

던졌다. 과당탕! 과4 “끄아악!” "내 팔! 내 팔이!”

말은 상당한 덩치를 자랑하는데 마감까지 두른 말을 집어 던지자 병사들이 우르르 

쓰러졌다. 단번에 길을 뚫은 쿠루스 가 그 길로 걸어갔다.

감히 누구도 쿠루스는 막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란 쿠루스의 뒤를 

따라가며 블린은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이건 인간의 강함이 아니었다. “휘유.”

블린을 들어올 때와 다르게 느긋하게 걸어 나갈 수 있었 다. 쿠루스의 뒤를 따라가며 

블린은 이대로 그의 뒤를 따라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들었다.

새하얀 빛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타소웬 후작을 보고 바킬

도망쳐 봤자지 249

루 대공은 입에 물고 있던 파이프를 떼며 물었다.

“자네혼자온건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워프 반지를 준비해 놓았다. 워프 반지의 가격은 하나에 몇만 

골드씩 한다. 목숨이 경각에 달 하지 않으면 쓰지 않게 마련인데 그것을 사용했다는 

것은 그 만큼 위급한 일이 있었다는 것이 아닌가?

바킬루 대공이 다가가려는데 타소웬 후작이 허물어지며 피를토해냈다.

“클럭!”

피를 한 움큼이나 토해내는 타소웬 후작의 모습에 바킬루 대공은 그에게 달려가 

안고는 소리쳤다.

“누구 없느냐!”

바킬루 대공은 옷에 피가 묻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소리 쳤다. 문이 열리고 

근위기사가 들어오자 바킬루 대공은 사납 게 소리쳤다.

“신관을데리고와라!”

“예!”

근위기사가 달려 나간 사이 바킬루 대공은 타소웬 후작을 붙잡은 채소리쳤다.

"대체 무슨 일인^]귀

“크옥. 워프 중에 공격을 당했습니다.”

“뭐?”

250 구I환 마스터

워프는 마법이다. 마법이 발현 도중에 훼방을 당하는 경우 도 종종 있을 수 있지만 

워프를 시전하는 중에 당했다? 빛이 번쩍이고 그 빛이 사라지기도 전에 워프가 

되는데?

타소웬 후작은 더 말을 못하고 눈을 감았다. 파리한 안색 의 타소웬 후작을 붙들고 

바킬루 대공이 소리쳤다.

“눈을 뜨게! 자네를 이렇게 잃을 수는 없네!”

타소웬 :후작이 힘겹게 눈을 뜨는 순간 밖에서 요란한 소리 와 함께 신관이 뛰어 

들어왔다. 바킬루 대공은 자신의 가택 에도 신관을 상주시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소리쳤다.

“무슨수를써서라도살리게.”

서슬 퍼런 바킬루 대공의 외침에 신관은 다급하게 타소웬 후작에게 다가가 

신성마법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바킬루 대공이 차갑게 

중얼거렸다.

“감히내게도전한건가?"

아마^ 타소웬 후작에게 경고했던 자가 왔으리라. 단신으 로 암살조원 열 명을 

해치웠다고 해서 아끼던 아이들을 둘이 나 보냈는데 타소웬 후작이 도망쳐 왔다.

“그만한강자라는뜻이겠지.”

바킬루 대공은 코웃음을 치며 중얼거렸다.

"내게도 와봐라. 오지 않으면 내가 찾아갈 테니.”

도망쳐 봤자지 251

로빌은 쿠루스가 잡아온 자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又)들을 고문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래.”

“저희에게 맡겨 주십시오.”

쿠루스는 잠시 로빌을 바라보았다. 솔직히 그간 자신이 고 문 같은 일을 한 적은 

없었다. 그런 일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쿠루스는 로빌에게 고개를 

내짓고는 말했다. “모두나가봐.” "하지만‘…“?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예.”

로빌이 블린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자 쿠루스는 검사와 마 법사를 돌아보고는 말했다.

?

"내 질문에 친절하게 답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쿠루스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말을 

이었다. “고문 방법을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여러 번 묻지 않을생각이니까.

” 검사와 마법사는 그저 쿠루스룰 쏘아보기만 할 뿐 아무런

252 귀환마스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쿠루스는 검사에게 먼저 시선을 주 고는물었다.

“이“

검사는 대답 대신 침을 뱉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이미 팔다리를 잃어 더 이상 

삶에 미련이 없다는 듯 구는 행동에 쿠루스는고개를 끄덕였다.

“근성 있군.”

와작.

쿠루스는 검사의 팔뼈를 다시 한 번 부숴 버렸다. 부러진 팔에도 통증은 추가된다. 

괴로움에 눈을 부롭뜬 검사가 이를 악물었지만 쿠루스는 연이어 부러진 팔과 다리를 

다시 한 번 부쉈다.

“12으윽;

쿠루스는 더 묻지도 않고 착실하게 그의 팔과 다리를 부수 면서 투덜거렸다.

“이런 일은 어울리지 않는데 말이지. 블린!”

쿠루스의 부름에 블린이 후다닥 뛰어 내려왔다.

“부르셨습니까?"

"망치하나가져와.”

“예:

망치를 들고 온 블린을 돌아본 쿠루스가 뒤로 물러나며 말 했다.

도망쳐 봤자지 253

“그냥네가해라.”

“제가월하면되겠습니까?"

“일단 뼈를 다져라.”

“뼈를요7’

“그래.”

쿠루스의 짧은 한마디에 불린은 고개를 끄덕이고 마법사 에게 다가갔다.

“뭐든지 답해드리겠습니다!”

이곳에 데려다 놓고 질문의 답을 듣기 위해 턱뼈만 포션으 로 치료한 마법사의 

외침이 실내에 울렸다.

마법사는 의지가 검사에 비해 약하다. 육체를 단련하는 것 이 아니라 지식을 

탐구하는 그들의 습성 탓이었는데 연약한 육신은 한없이 약했다.

게다가질문한번하고팔두개와다리하나를못쓰게 만들고 다시 망치로 다지라고 하는 

쿠루스의 모습에 치를 떨 고있었다.

쿠루스는 블린을 말리고는 물었다.

“이름은?"

“아프랄입니다.”

"바킬루대공밑에있다고들었다.”

“예.” ‘

"너같은 자가얼마나 있지^

254 구I환 마스터

"마법사가1명 검사가2명이 더 있습니다.” “저자를 제외하고^ “예.”

서둘러 답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쿠루스가 턱을 괸 채 물었 다.

“언제부터 바킬루 대공의 밑에서 일 해왔나?" “이미 30년째입니다.” “그래?”

쿠루스가 몸을 숙이며물었다. "그럼 너도 바빌론 백작의 일과 연관이 있나?" 

아프랄이 대답을 하지 않자 쿠루스가 손짓했다. 블린이 다 가와 망치를 들자 

아프랄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예! 그렇습니다.” “오른팔하나.”

쿠루스의 말에 블린은 가차 없이 망치를 내리쳤다. “끄아악!”

거센 비명이 들렸지만 블린은 쿠루스가 한 명령을 잘 지켰 다. 뼈를 다진 블린은 

실신한 마법사를 보고는 물었다. “어찌할까요? "깨워:

블린은 물을 한 동이 떠다가 마법사에게 뿌렸다. “푸아! 끄아악!”

도망쳐 봤자지 255

깨어나자마자 시작된 통증에 애처롭게 비명을 지르는 아 프랄을 보며 쿠루스는 

차분하게 말했다. “조용히.” “끅!끅!”

숨을 참는 아프랄을 보며 쿠루스가 물었다. "바빌론 백작의일에연관이있나?^ “그 

일은 바킬루 대공께서 씨크릿과 직접 연계한 일로 알 고 있습니다.” “좋아. 왜지?"

아프랄은 쿠루스의 물음에 맹렬히 머리를 굴렸다. 대답이 늦어지면 이번에는 반대쪽 

팔이 으스러질 수도 있었다.

44바빌론 백작은 국왕파의 인물이었습니다. 충신이고 뛰어 난 무관이기는 하지만 

그의 명성은 바킬루 대공에게는 눈엣 가시였습니다.” “이상하군.”

쿠루스는 아프랄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 "바킬루 대공은 페로니카 왕국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인재 라고 들었다. 그라면 자신의 이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왕 

국에 필요한 인재는 살려 두었을 텐데?^

"당시의 바킬루 대공은 세력을 확장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먹이로 바빌론 

백작만한 자가 없었습니다.” “그랬군.”

256 귀환마스터

쿠루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그렇다면’바킬루 대공은 

확실히 바빌론 백작의 실각시키 기 위해 씨크릿과 손을 잡은 거군.” “예.” "

알았다.”

쿠루스는 돌아서 고문실을 나가며 말했다. “편히 보내줘라.” “예.”

블린이 망치를 들자 마법사가 소리쳤다.

“살려주시기로 하셨지 않습니까?

“그런말은한기억이없다.”

쿠루스가 문을 닫자 블린의 망치가 떨어져 내렸다.

술잔을 가득 채운 산드라를 보면서도 쿠루스는 아무런 행 동도 취하지 않았다. 그가 

가장 아끼는 술이지만 지금은 그 것조차 마시지 않았다.

묵묵히 술잔을 바라만 보고 있는 쿠루스에게 블린이 다가 왔다.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받은만큼돌려준다.”

블린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당당하게 타소웬 후작의 성으로 가서 그를 궁지에 

볼아넣었다. 비록 바킬루 대공이

도망쳐 봤자지 257

타소웬 후작보다 훨씬 더 강하다:II 해도 쿠루스의 손에서 피 해나갈방법은없었다.

“어디까지 생각하고 계십니까?^

“응?”

쿠루스가 돌아보자 블린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이 복수 어디까지 생각히"고 계십니까?^

쿠루스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블린이 다시 입을 열려 는 순간 그는 목을 

움켜쥐는 쿠루스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 다.

콰앙!

벽에 틀어박힌 블린이 기침을 토해냈자만 쿠루스는 그를 쏘아보며 건조한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주제넘는다고생각하지 않나^

블린은 목이 졸려 대답도 하지 못했다. 쿠루스는 가만히 블린을 쏘아보다가 손을 

풀어주었다.

“컥! 컥!”

숨을 몰아쉬는 블린을 내려다보며 쿠루스는 단숨에 술^]" 을 비웠다. 쿠루스는 

차분하게 말했다.

"네게 들려줘야 할 의무 따위는 없지만 내가 만족할 때까 지다.”

쿠루스의 말에 블린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과연 쿠루스가 만족할 정도는 

어느 정도일까? 그건 오로지 쿠루

258 귀환마스터

스만이 알수 있는 일이었다.

아직도 파리한 안색의 타소웬 후작이 눈을 뜨자 가장 먼저 볼 수 있었던 것은 

안도하는 신관과 그의 뒤에서 팔짱을 낀 채 파이프를 물고 있는 바킬루 대공이었다. 

“깨어났나?^ “죄송합니다.”

몸을 일으키는 것을 살리려는 신관에게 바킬루 대공은 대 수톱지 않게 말했다. 

“잠깐나가있게.” “예.”

신관이 나가자 바킬루 대공은 타소웬 후작의 침대 옆에 놓 인의자에 앉고는물었다.

“그래. 어찌된 일인지 말해보게. 지금 자네 성은 난리도 아니더군.”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자네가 가진 것들이 있었는데도 안 되던가^ “예. 그의 발걸음조차 

잡을 수 없었습니다.” “흐음.”

바킬루 대공이 살짝 인상을 찌푸리자 타소원! 후작이 힘겹 게말을 했다. “그는 

단번에 검사와 마법사를 제압했습니다.”

도망쳐 봤자지 259

“그둘을단번에?" “예.”

타소웬 후작이 거짓을 보고한 적은 없었다. 게다가 워프 중에 공격을 당할 정도라면 

상대가 얼마나 빠를지 짐작도 되 지 않았다. 그를 만나자 마자 워프를 하지 않는다면 

무사할 수없다는뜻이다. "자네말대로투신이던가?" 혹시 몰라 묻는 말에 타소웬 

후작은 고개를 내저었다. "답하지 않았습니다.” 바킬루 대공은 인상을 찌푸린 채 

물었다. "대체 그만한 자가 왜 자네를 노린 건가?" "판톤 백작을 손을 보러 간 길에 

엮인 것 같습니다. 그는 저희 대공파의 인물이니까요.” “흥. 별로 시답지 않은 

녀석이 꽤나 애를 먹이는군.” 바킬루 대공은 차갑게 중얼거리고는 말했다. “그 

둘이 당했다고 해도 이곳에 온다면 그자는 내 앞에 무 릎을 끓게 될 것이다.” 

바킬루 대공의 말에 타소웬 후작이 조심스럽게 간언했다. “그자는 마법이 통하지 

않는 자였습니다.” "마법이 통하지 않아??

“예,홀드를 부수고 그의 발걸음은 파이어 랜스의 불길조 차꺼버렸습니다.”

260 구I환 마스터

“허허,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보고도 믿지 못하겠지만 사실입니다: 

타소웬 후작의 말에 바킬루 대공은 짧은 한숨을 토해냈다. “믿을 수 없는 

말만하는군. 하지만 자네의 말이 맞는다면 더욱 준비를 하면 되겠지.” “그는 맞설 

수 있는 자가 아닌 것 같습니다.” "나는 어떤 위협에도 물러나지 않아.” 바킬루 

대공은 타소웬 후작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리고 자네를 이렇게 만든 자를 용서할 

마음도 없다.” "대공전하.” "더이상말하지마라:

바킬루 대공은 타소웬 후작의 어깨를 두드려주고는 말했 다.

"자네의 기반이던 트론 자작과 달칸 자작이 죽었다고 들, 었다. 그 복수도 해주마. 

봄이나 추슬러라.” “…알겠습니다.”

바칼루 대공이 고집을 피울 때는 아무도 말리지 못했다.

설령 국왕이라고 해도.

^ ^ ^

문을 열고 나서려는 쿠루스의 앞을 블린이 막아섰다.

도망쳐 봤자지 261

“뭐니^

“지금가시면안됩니다.” “왜?”

“지금은이곳성전체에 경비가펼쳐져 있습니다.” “그래서?”

“전부죽이실.생각이십니까^

쿠루스는 귀찮다는 듯 말했다.

"나는 막아서는 자를 용서한 적이 없다.”

“저희 길드는 각 길드마다 비상 통로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로 피신하시지요.” “피신?^ 1

쿠루스의 짜증 섞인 목소리에 블린은 식은땀을 홀렸다. “저들을 때려죽이면 귀찮은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쿠루스는 잠시 고민하다가 피식 웃음을 홀렸다. “그건 

그렇군. 어차피 바킬루 대공한테도 갔다 와야 하니 여기서 시간을 지체할 필요는 

없겠지.” "바킬루 대공한테 바로 가실 생각이십니까?1 “그래.”

"하지만 여기서 바킬루 대공의 성까지 가려면 적어도 말 을 타고5일은 달려야 합니다.

” “괜찮아. 오늘 저녁 전에 도착할 거다.”

262 구I환 마스터

쿠루스의 말에 불린이 고개를 돌려 로빌을 바라보았다. 로 빌은 그런 블린의 시선을 

외면하지 않았다. “워프 마법진을 사용하시는 건 어떠십니까?" "난그거 

별로안좋아해.” 쿠루스는 블린의 위아래를 훑어보고는 말했다. “이 녀석이나 

마법진으로 보내.” “그리하겠습니다.”

쿠루스는 블린을 한 번 보고는 말했다. “먼저 가서 준비해 놔. 늦어도 내일은 

바킬루 대공의 성으 로갈테니까.” “예,그보다따라오십시오.”

블린은 쿠루스가 자신을 따라오자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말했다.

“성문으로 들어오시면 위험하실 수 있습니다.” “위험?”

“아니,위험은 아니지만 귀찮은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도 비밀 통로를 

이용하시는 것이 어떠시겠습니까?" “왜지?”

"바킬루 대공의 성은 성문으로 들어갈 경우 상당히 까다 로운 검문을 통해야 합니다.

” “그래서 워프 마법진을 쓴다는 건가? “저희야 마법사 길드와 연이 닿아 있어 

이동에 제한은 없

도망쳐 봤자지 263

습니다. 아무리 바킬루 대공이 잘나간다고 해도 마법사 길드 를 건드릴 수는 없으니 

말이죠.” “알겠다. 그럼 가서 만나도록 하지.” “예.”

블린은 쿠루스룰 비밀 통로를 통해 성 밖으로 안내했다. 쿠루스는 성 밖 공동묘지로 

이어진 비밀 통로에 피식 웃음을 홀렸다.

“이건 보통 귀족들의 비밀 통로가 향하는 곳이 아닌가^ “허를 찌른 것이죠.”

“그렇군. 알았다. 그럼 이따가 보도록 하지.” 쿠루스는 블린에게 말하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블린은 쿠 루스가 달려가는 뒷모습을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그의 움직 

임은 이미 눈으로 쫓기도 힘들었다. “저러니 이따보자고 하신 거군.” 늦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했기에 블린은 서둘러 어쌔신 길 드로향했다.

바킬루 대공의 성은 타소웬 후작의 성보다도 성벽이 높았 다. 무려 20미터에 달하는 

성벽과 강을 끼고 있어 삼면만 수 비를 하면 되는 천연의 요새였다. 강변을 끼고 

있다 보니 평 야가 발달하니 비옥한 영토 또한 가지고 있었다. 수도 아벨에서 고작 

하루거리밖에 되지 않는 곳에 위치한

264 구I환 마스터

성벽을 바라보던 쿠루스가 코웃음을 쳤다.

“이곳은 너의 공국이렷다?^

대공은 공국을 다스릴 수 있다. 페로니카 왕국처럼 소국에 서 공국을 두기는 

어렵지만 그것마저 가능하게 한 것은 그의 권력 덕이다.

“스스로 대공에 올랐지.”

공작의 작위에서 스스로 대공에 오른 그는 페로니카 왕국 에 지금은 없어서 안 될 

존재지만 그러기 위해 밟고 올라간 이들 중에 쿠루스의 아버지가 있었다.

“비록 한 번도 아버지라고 부르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그것이 은근히 더 화가 났다.

쿠루스는 팔짱을 낀 채 바킬루 대공의 성을 쏘아보며 중얼 거렸다.

“그런데이녀석은왜안와^

쿠루스가 나타나지 않는 블린에게 투덜거릴 때 저 멀리 그 가다가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쪽입니다.”

쿠루스는 단번에 블렸의 코앞까지 달려가서는 말했다.

"나를 기다리게 한대가는크다.”

“죄송합니다.”

"괜찮아. 4발레트20’ 한병이면용서해주마.”

“그건 제가 사 드릴 수 없는 술입니다.”

도망쳐 봤자지 265

"홈쳐 와도 팬찮다. 그런다고 술맛이 변히는 것은 아니니 까.”

보관이 목적이라면 홈치는 것이 문제가 되겠지만 마실 거 라면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쿠루스의 말에 블린은 울상을 지었다. 발레트 20’ 을 마 실 정도의 인물이라면 

침입도 요원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쿠루스는 블린의 인상이 구겨지거나 말거나 관심도 주지 않았다. 블린은 쿠루스룰 

데리고 바킬루 대공의 성 외곽에 있는 농가로안내했다.

쿠루스는 빈 농가를 보고는 물었다.

“사람이안 사는 곳인가?

“사는 곳입니다. 다만 지금 저희가 이용하니 비켜 있으라 고 했습니다. 비밀 통로를 

이용하는 이들을 보아서 좋을 것 은 없으니까요.”

“그런데 농가를 이용하다니 믿을 만한 자들인가?"

“저희 길드의 인물들입니다.”

“그렇군.”

쿠루스는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고 물었다.

“그런데 바킬루 대공의 성에도 너희 길드가 있냐?"

“있습니다. 다만 음지에서 활동할 뿐이지요.”

“그랬군.”

바킬루 대공처럼 개인적으로 암살자들을 쓰는 이들의 영

266 구I환 마스터

지에는 어쌔신 길드가 자리를 잡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은 바킬루 대공을 고객으로 모시는 것이 아니다.

바킬루 대공 정도 되면 그의 정보 하나하나가 비싸게 거래 가 될 테니 그것을 위해 

침투해 있다고 보면 좋았다. “뭐 알아낸 것이 있나^ 쿠루스의 물음에 불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바킬루 대공의 성은 타소웬 후작의 성과는 비교조차 안 되는 경비 

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주 마법사가 다섯 에 상주 신관이 셋입니다. 엑스퍼트 

상급에 든 것으로 추정 되는 타코드 백작과 벨르크 백작이 있습니다.” 

“흐음,타소웬 후작보다는 수가 많군.”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님니다.” 

“뭐가또있는데?"

“기병이 천 명에 일반 병사들은 만 명을 보유하고 있습니 다.” 1

“공국이니 그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지.” 말을 그렇게 했지만 쿠루스도 솔직히 

놀랐다. 폐로니카 왕 국의 전 병력을 동원해 봐야 십만도 나오지 않을 터. 그중 십 

분지 일에 달하는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니 페로니카 왕국에 서 바킬루 대공의 입김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양이 많다고해결되는건아니다.”

도망쳐 봤자지 267

쿠루스의 말에 블린은고개를끄덕였다.일반기병천명 과 병사 일만 명의 호위 아래 

있다고 과연 쿠루스룰 막을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아무리 잘 훈련된 병사들이라도 쿠루스에게는 아무런 의 미가 없다. 타소웬 후작의 

성에서 이미 견식하지 않았던가. 쿠루스는 걸음을 멈추고 블린을 불렀다. “블린.” "

예:

“술은안사와도좋다.”

블린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지는데 쿠루스가 말을 이었다. “대신 바킬루 대공의 비밀 

서류들을 가져와라. 씨크릿과 연관이 되어 있는 것이면 더 좋겠군.” 블린은 인상을 

와락 구긴 채 소리쳤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십시오! 침투도 어려운 마당에 비밀 

서류를 홈쳐오라니요! 저는 목숨이 여러 개가 아닙니다.” “그런데 꼭 여러 개인 

것처럼 ^는군.” “무슨소리하시는겁니까?" “지금 내 앞에서 목에 핏대를 세우고 

있잖아.” 블린은 손을 들어 목을 가리고는 말했다. "제가 언제그랬습니까?" 

쿠루스는 블린을 지나쳐가며 말했다. "네 능력으로 안 되냐?"

268 귀환마스터

“제 능력뿐만 아니라 이곳 길드 마스터라고 해도 안 되는 건안되는겁니다.” 

“실망이군.”

쿠루스의 가차 없는 평가에 블린은 울상을 지었다. "생각해 보십시오. 바킬루 대공은 

페로니카 왕국 제일의 권력자입니다.”

쿠루스가 아무런 말도 없이 계속 걷자 블린이 말을 이었 다.

“그런 자가 비밀 서류를 허술하게 관리하겠습니까? 마법 트랩만 해도 수를 셀 수 

없을 겁니다.”

"됐어. 팬한 부탁을 한 내가 잘못이지. 그것의 위치나 알 아와.”

“위치를 알면왜못 홈치겠습니까!” 쿠루스의 발이 멈추자 블린은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쿠 루스는 홀끔 블린을 돌아보고는 말했다. “일단 이곳 길드 마스터부터 

만나보도록 하지.” “…예.”

알아서 설설 기는 블린에게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쿠루스는 그를 따라 비밀통로를 

지나갔다.

비밀 통로는 걸어서 삼십 분이나 걸려서야 출구를 만날 수 있었다. 출구로 나온 

쿠루스는 블린의 옆에 서 있는 비쩍 마 른 사내를 볼 수있었다.

도망쳐 봤자지 269

“처음 뵙겠습니다. 하트라고 합니다.” ?

“그래,반갑군.”

쿠루스는 하트의 뒤에 서 있는 어쌔신 들을 보고는 피식 ^을홀렸다.

"벡터가 이곳을 중하게 생각하나 보군.”

"대륙 전체로 보면 별 비중이 없는 곳이기는 하지만 페로 니카 왕국만 놓고 본다면 

이만큼 중요한 곳이 없습니다.”

“그렇겠지.”

“그보다 쉬실 곳을 마련했습니다. 저를 따라오시죠.”

“좋아.”

쿠루스는 하트의 뒤를 따라갔다. 어느 건물의 지하인지 모 르겠지만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곳을 마법등을 사용해 밝 히고 있었고 통로를 지나 도착한 방에는 

공기 정화 마법 아 이템까지 놓여 있었다.

“살기 팬찮군.”

빛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만 뺀다면 썩 마음에 드는 방이 었다. 쿠루스의 말에 

하트가 고개를 숙였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며칠만 있다갈거니까신세지지.”

“별^^씀을.”

쿠루스는 침대로 가서 앉으며 물었다.

“혹시 바킬루 대공의 비밀 서류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나?^

270 구I환 마스터

“비밀‘서류말씀이십니까?"

“그래. 지금까지 벌인 일들이 문서화 되어 있을 텐데 말이 야. 어디쯤 있을지 짐작 

가는 곳이 있나?"

"마법사 길드에서 마나 스캔을 해본 결과 바킬루 대공?] 집무실과 침실에서 마나 

트랩을 상당수 발견할 수 있었습니 다. 그중 한곳일 거라 생각됩니다만……;5 

“그래?”

쿠루스의 시선이 블린을 향했다. “어딘지만알면홈쳐온다고?" 블린이 눈물을 

그렁그렁 맺은 채 말했다. “제능력으로는무리입니다.” 쿠루스는 피식 웃음을 

홀리고는 하트를 보았다. “이곳길드에서는가능한가^ “저희의 능력으로도 

무리입니다.” “흐음.”

“들키지 않고 잠입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렇게 잠 입하고서 그것을 홈치는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반드시 들키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들이 있으면좋을텐데.

” 가볍게 혀를 찬쿠루스가물었다. "만약내가돕는다면?" "가능합니다.”

도망쳐 봤자지 271

쿠루스가 마음만 먹는다면 걸어가서 들고 올 수도 있을 터. 물론 피의 길을 

걸어야겠지만 말이다. 쿠루스는 하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를 미끼로 써도 좋다. 

바킬루 대공을 만날 때 들고 갈 수 있도록 구해와라.” “예,그럼 준비하겠습니다.”

블린은 하트가 대답하는 것을 듣고 더욱 울상을 지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홈쳐야 될 

것이라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역시나 하트의 끈적거리는 시선이 불린을 훑었다.

272 구I환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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