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롤로그-1화 (1/86)

귀환마스터 제1권

작가서문

낙향이라는 주제는 무협에서 잘 다뤄지는 것이었는데 문 득 판타지에서는 어떤 

느낌이 들까라는 생각에 적어내려가 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들어 가족에 대한 사랑을 

새삼 느끼 고 있었기에 더욱 이런 글이 쓰고 싶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시원함과 통쾌함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보여 드릴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적어도 귀환 마스터의 마지막 권을 접으실 때 통쾌했다는 한마디를 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계속 지켜봐주시 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른 건 약속 못 드리겠지만 

적어도 성 실 출간은 약속드리겠습니다. 추작作)은 당하고 싶지 않 으니 말이죠.

이 글이 나오기까지 옆에서 힘이 되어준 가족들과 많은 신 경을 써준 창작집단 

비상의 식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 니다.

제 미흡한 글이 책으로 나오도록 신경을 써주신 영상노트 관계자 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행복하세요.

2010년 4월 다원

프롤로그

쩔그렁.

신검 이그니스가바닥에 떨어지자 ‘초염의 군주’가 허탈 한 미소를 지었다. “졌소:

그의 어깨에 걸쳐져 있던 검이 거두어졌다. 시커먼 검신의 검을 거둔 상대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대결에 응해주어서 고마웠소.” “홋,투신과의 대결을 마다할 

마스력가 있겠소?^ 상대는 승부를 가렸으니 더 말을 나눌 필요가 없다는 듯 돌아섰다.

 “어디로갈것이오

"마스터들과의 대결은 이제 끝났소. 집으로 돌아가려 하오.”

프률로그9

‘초염의 군주’ 의 눈이 커졌다. 투신이라 불리는 상대는 지 금까지 소속이 없는 

마스터였기에 모든 마스터들이 그와의 대결을 마다하지 않았었는데 그가 어딘가 

소속된다면 그건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그곳이 어디요?" “알려고하지마시오.”

그 말을 하는 투신의 둥은 만약 관심을 가지면 어떻게 될 지 알려주겠다는 의지를 

여과 없이 내쁨고 있었다. “일"있:소.”

‘초염의 군주’는 그가 어쩌면 자신과의 대결에서도 최선 을 다하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는 진저리를 쳤다. 투신은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다.

(?상대

천천히 걷는 사내의 뒤로는 그림자처럼 따르는 여인이 있 었다. 대륙에서 보기 드문 

검은색 머리의 여인은 있는 듯 없 는 듯 사내를 따라 걸었다. “그만들아가라.”

사내의 말에 여인이 멈칫했지만 여전히 따라왔다. 사내의 멈출 것 같지 않던 걸음이 

세워졌다. “그만들아가라” 44하지만……: "내확인은끝났다.” ‘ “저희는……;1

사내는 여인을 향해 돌아섰다. 사내의 깊은 눈빛에서는 그 속내를 알아볼 수 없었다.

집으로 3.1

"너희와의 약조는 지켰다. 아닌가^

"맞습니다.”

"너희와 나는 거래로 만난 사이다.”

“…예.”

“거래는끝났다.”

여인이 아무런 말이 없자 사내가 돌아서며 말했다.

“너회의 도음을 잊지는 않을 것이다.”

여인은 양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는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언제라도 저희의 도음이 필요하시면 연락을 주십시오.”

“그럴일은없을것이다.”

사내는 그리 말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 뒷모습을 바 라보던. 여인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여인의 뒤로 거구의 사내가 불쑥 나타났다. 아무런 기척도 없이 

나타난 거구의 사내가물었다.

“스승님을 이대로 보내시는 겁니까?"

“그분을 막을 수 있는 이는 없어. 잘 알잖아.”

“그것도 그렇군요.”

거구의 사내는 멀어지는 사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대 륙의 여덟 명의 마스터 

모두를 꺾은 자. 그의 뒷모습은 너무 나 평범해 보여 그 모습만을 보고 투신을 

떠올릴 이는 없으 리라.

“언제고 저희를 찾으실 날이 있으실 겁니다.”

14 귀환 마스터

여인은 거구의 사내가 한 말에 고개를 내저었다.

“우리를 방해만 하지 않아주시면 그것으로 감사해야지.”

“그렇군요.”

거구의 사내는 투신을 적으로 두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 었다.

혼자가 되어 걷던 사내의 걸음을세운 곳은 제대로 보수조 차 되지 않은 성벽과 

사람을 두려?하지 않는 들쥐의 모습이 었다.

“이게 어찌된 일이지^

성벽을 지키고 있어야 할 병사들은 보이지 않았고 관리가 되지 않은 탓인지 자라난 

풀은 허리어름에 달해 있었다. 사 내는 손을 내밀어 풀들을 만져보았다.

"족히3년은 손을대지않았나?"

사내는 풀들을 헤치며 성문이었던 곳을 지나갔다.

“아무리 세가 기울어도 이리될 리가 없을 텐데.”

사내의 기억에 남아 있는 아버지는 절대 자신의 성을 이토 록 황폐화시킬이가 

아니었다.

성벽 안쪽은 더욱 황량했다. 인기척이라고는 느낄 수 없는 시장 거리를 돌아본 

사내는 고개를 돌려 내성을 바라보았다. 그나마 내성은 외성벽 만큼은 허물어지지 

않았지만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

집으로 3.1

사내는 입맛이 썼다.

“어찌이리되었나?^

사내는 내성을 향해 걸어가면서 이곳에 오기 전에 미리 소 식을 알아볼 것을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사내는 한 번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다. 

시녀를 통해서 낳은 사내를 아버지는 단 한 번도 아들이라고 부르지 않았 다.

어머니가 병들어 죽고 떠나간 여행에서 그는 다시는 돌아 오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었다. 죽기 위한 여행은 그에게 죽 음 대신 투신이라는 이름만을 남겨 주었다.

"형은 있겠지.”

배다른 형제. 하지만 그의 평생을 되돌아보아도 형만큼 그 에게 잘 대해준 이는 

없었다. 어렸을 적에 형이 챙겨주었던 치즈 케이크의 맛은 아직도 입안에 침을 돌게 

만들어 주었 다.

사내는 그 형을 만나기 위해 돌아왔다. 더 이상 이 대륙에 서 그를 죽일 수 있는 

이가 없다는 것을 깨닫자 떠오른 것은 연약한 형의 모습이었다.

“일단^]자.”

사내는 내성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내성문 앞에는 그나마 병사가 있었다. 병사는 

모든 것이 따분하다는 표정을 지은 채 쪼그려 앉아 따사로운 별을 쬐고 있었다.

16 귀환마스터

내성문을 지키는 경비병이 감히 취할 수 없는 행동에 사내 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경비병은 다가오는 사내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허리 에 차고 있는 검을 보더니 

경비병은 혹시 기사일지도 모른다 생각했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누구십니^^ 

바빌론백작을뵈러왔다.” 경비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44바빌론 백작님을 뵈러 

오셨다고요?" “그래.”

사내의 말에 경비병은 그제야 생각난 듯 말했다. "바빌론 백작님은 돌아가신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 다. 지금 이곳은 바빌론 남작님이 통치하고 계십니다.”

사내는 남작이라는 말에 인상을 더욱 굳혔다. 작위가 하나 도 아니고 두 개나 

떨어졌다는 것은 믿기 힘든 일이었다. 게 다가 남작은 세습도 되지 않는 작위가 

아닌가? "바빌론 남작님의 성함이 알마르이신가?^ “아! 역시 남작님을 찾아오셨군요.

 안으로 드시죠,” 경비병은 그리 말하고는 내성문을 열었다. 사내는 경비병 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간 사내는 내성 안에 사람이 열 명도 되지 

않는 것을 느끼고는 물었다. “사람들이왜떠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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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병은 턱을 긁으며 말했다. "바빌론 백작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바빌론 남작님이 

작위 를 승계받지 못하셔서 그렇습니다.” “어째서 작위를 승계받지 못했지?’ "

바빌론 백작님이 죄를 지으셨다고 하더군요. 뭐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러실 분은 

아니시니 옆 영지의 판톤 백작이 수작을 부린 거겠지요.” "판톤 백작?^

“모르셨습니까? 판톤 백작은 지금 대공파에 들어서 중앙 정계로 나갈 기회만 

지켜보는 분입니다.”

사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경비병은 입맛을 다시고는 말했다.

“작위를 승계받지 못하시고 남작의 작위를 받으셨을 때만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남작님이 사 냥을나갔다가다치셔서 성을 관리하지 못하신 

틈을 타판톤 백작이 수를 썼죠, 이곳에 있던 이들은 모두 판톤 백작의 영 지로 

떠났습니다.” "남작님은 자식을 보지 않으셨나?" "자식이야 보셨죠. 하지만 그러면 

뭐 합니까? 작위를 내리 실 수도 없었기에 아드님은 작위를 얻으시겠다고 아카데미 

에 입학하셨고,따님은 이미 결혼을 하셨지만 판톤 백작의 위세에 눌려 시가에 청을 

넣지도 못하고 있는 입장이죠.”

18 귀환 마스터

“그런^)"?"

“예,지금 경비도 내성문의 경비병 저 혼자와 내성의 근위 기사한 분이 전부입니다.

“그렇군.”

사내는 한숨을 내쉬듯는 내성 안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아직제가연락을올지않았습니다!”

경비병이 아무리 폐망한 남작가의 경비병이라고 하지만 자신이할일은알고있었다.

남작님을 찾아오신 분이 계십니다!”

경비병의 외침에 안쪽에서 문이 열리고 시종장이 나왔다. 백발이 성성한 시종장은 

반듯한 자세로 서 있었지만 그 옷이 낡은 것을 확인한 사내의 얼굴은 살짝 굳어졌다. 

시종장은 단 한 번도 저런 낡은 옷을 입자 않았었다. 시종장은 문을 열 어주는 자로 

가장 먼저 손님을 맞이해야 되기 때문에 항상 정갈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시종장은 사내를 보고는 눈을 부릅떴다.

“설마쿠루스님이십니까?"

“오랜만이오.”

쿠루스라 불린 사내는 무똑똑하게 말했다. 시종장은 고개 를 휘휘 내젓고는 말했다.

"하지만 쿠루스 님의 모습은 마치……:

쿠루스의 나이는 잘 쳐줘봐야 이십 대 중반 정도로밖에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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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종장이 알기에 쿠루스는 열다섯 살에 성을 뛰쳐 나갔고,그후로삼십 

년이지났다.

쿠루스는 손을 들어 시종장이 할 말을 막았다.

"형님이 편찮으시다고 들었소.”

“일단안으로드시죠.”

경비병은 쿠루스가 바빌론 남작의 동생이었다는 것을 알 자 시큰둥한 표정을 지은 채 

돌아섰다. 기사인 줄 알고 긴장 했던 것이 억울하다는 듯 멀어지는 경비병의 모습을 

지켜보 던 쿠루스는 살짝 인상을 굳힌 채 안으로 들어갔다.

시종장을 따라 들어간 쿠루스는 낯익은 얼굴들을 볼 수 있 었다. 가세가 기울어지다 

못해 성에 사람이 남지 않았음에도 남아 있는 이들은 그의 아버지 때부터 함께해 온 

시녀들과 하인들이었다.

시종장을 따라간 곳에서 쿠루스는 방문을 지키고 있는 근 위기사를 볼 수 있었다.

“아펠르 경.”

쿠루스의 말에 근위기사 아펠르의 얼굴에 놀라움이 깃들 었다. 노기사인 아펠르의 

시선이 시종장을 향했다. 시종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아펠르가 한 걸음에 다가와 

쿠루스의 어깨 를잡은채말했다.

"맙소사! 살아계셨습니까?^

20 귀환 마스터

쿠루스는 어깨에 올라온 아펠르의 손을 토닥여 주었다.

"내가할말이오.”

“허허허,백작님?살아계셨어야하는데.”

쿠루스의 얼굴이'굳어지는 것을 보고 아펠르는 한숨을 내 쉬고는 말했다.

“얼마나 쿠루스 님을 찾으셨는지 모르실 겁니다.”

“그얘기는그만하시오.”

아펠르는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삐뚤어졌던 쿠루 스룰 바로잡아 주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말했다.

“안으로 드시죠. 남작님과 부인이 계십니다.”

쿠루스는 아펠르가 비켜선 방문의 고리를 잡았다. 이 안에 죽기 위해 떠난 여행 중에 

떠올렸던 유일한 얼굴인 형이 있 다. 쿠루스는 천천히 문을 열었다.

딸칵.

문이 열리자 침대가 하나 눈에 띄었다. 허름한 침대에 누 워 있는 중년의 사내는 

병색이 짙은 얼굴을 한 채 잠에 빠져 있었고 그 옆에는 중년의 귀부인이 어두운 

안색으로 앉아 있 다가 문이 열리자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여인은 쿠루스룰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눈을 크게 떴다.

“설마쿠루스……?"

쿠루스는 여인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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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들린. 형님과결혼했군.”

아주 어렸을 적에는 셋이서 같이 어울렸던 적도 있었다. 나이를 먹으며 자연스레 

신분의 격차를 느끼고 멀어졌지만 그녀는 형을 무척이나 따랐었다.

"맙소사!정말 쿠루스이^

“그래.,’

쿠루스는 메들린이 놀라 일어나자 손을 들어 그녀를 말리 고 누워 있는 중년 

사내에게 다가갔다. 메들린이 곤히 잠들 어있는 사내의어깨에손을얹었다.

“여보,누가 왔는지보세요.”

메들린의 속삭임에 병색이 완연한 중년인이 눈을 떴다. 중 년인은 잠시 메들린에게 

시선을 주었다가 쿠루스에게 시선 을 주었다. 쿠루스룰 발견한 중년인의 눈이 기늘게 

떨렸다.

“쿠루스냐?“

쿠루스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중년인은 대답을 듣 지 않아도 쿠루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록 시간을 비켜 갔다고 하지만 그는 과거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으니까.

쿠루스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형.”

“동생아.”

손을 드는 중년인,알마르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쿠루스 는 알마르의손을 

잡아주었다.

22 귀환마스터

“돌아왔구나:

“그래.”

^^ 선부6 선부용

쿠루스는 알마르의 손을 잡은 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 다. 이미 오십이 넘은 

알마르의 육신은 썩어가고 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쿠루스의 질문에 알마르는 아무렇지 않은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냥을 나갔다가 낙미를 해서 그렇지.”

쿠루스는 손을 내밀어 알마르의 앙싱하게 말라버린 다리 를 어루만졌다. 조금만 힘을 

주어도 산산이 부서질 유리잔처 럼 가냘픈 다리를 어루만지던 쿠루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육신에 남아 있어야 할 최소한의 마나도 남지 않은 다리는 다시 움직이게 

하려면 오랜 시간이 들 것 같았다. 쿠 루스는 알마르의 다리를 쓰다듬으며 조금씩 

마나를 불어넣 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는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형 을 다시 걷게 해야겠다는 

쿠루스의 염원은 짙었다. 쿠루스는 알마르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물었다.

“사냥중에 낙마라니. 형이 기마술은 뛰어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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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르는 병약했기에 어려서부터 아버지로부터 많은 꾸지 탐을 들었다. 결국 

알마르는 아버지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말 을 타기 시작했고,인근의 누구보다 뛰어난 

기마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사냥 중에 낙마를 했다? 쿠루스는 뭔가 내막이 있을 것이라고 

여겼고,알마르는 미소로 답을 회피했다.

"판톤 백작에 대해 들었어.”

“들었니?^

“그래.”

쿠루스는 알마르가 뭔가 답을 해주기를 원했지만 그는 입 을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쿠루스는 알마르에게서 무언가를 알아내기 어렵다고 여기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알마르의 이 마에 입맞춤을 했다.

“조금 쉬어.”

낙마 후에 점점 쇠약해진 알마르는 쿠루스가 불어 넣어준 마나에 만족스러움을 

느끼며 잠이 들었다. 쿠루스는 메들린 을보며말했다.

"메들린. 아나,형수님. 얘기를좀나눌수있겠습니까?"

“그래요.”

메들린도 이제는 옛날처럼 편하게 부를 수 없는 사이가 된 것을 알고는 조심스럽게 

답했다. 메들린은 잠든 알마르가 깨 지 않도록 방을 나와 자신의 방으로 안내했다. 

알마르의 방

24 귀환 마스터

은 아펠르 경끼 지키고 있으니 별 위험은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 쿠루스가 느끼지 못하게 알마르에게 접근하려면 마스터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쿠루스는 메들린이 안내한 방의 티 테이블에 앉아 그녀가 끓여오는 밀크티를보며 

말했다..

“시녀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직접 끓이십니까?"

“이런 일로 하이디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녀가 하 투에 하는 일의 양을 

생각하면 끔찍하다고요.”

메들린의 말에 쿠루스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시녀라 고는 한 명 남아 있으니 

그녀가 내성 살림을 전부 한다는 얘 기였다.

쿠루스는 밀크티를 한 모금 마시고는 미소를 지었다. 메들 린은 정말 밀크티를 못 

탔었는데 지금은 수준급의 밀크티를 내^다.

“어떻게 된 겁니까?^

거두절미하고 묻는 쿠루스에게 메들린은 조심스럽게 말했 다.

"알아봤자 속만 상하니 그냥 편히 쉬면 안 될까요?"

쿠루스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형이 반신불수가 되었고 자신의 고향은 들쥐가 

날뛰는 곳이 되었는데 그냥 있어라?

쿠루스는 고개를 내젓고는 말했다.

“저도 비록 인정은 받지 못했지만 바빌론 가의 사람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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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알려주십시오.”

쿠루스의 태도가 강경하자 메들린은 결국 짧은 한숨과 함 께 말을 꺼냈다. 

“도련님이 말씀하신 판톤 백작이 벌인 일이에요.” 쿠루스가 아무런 말없이 

쳐다보자 메들린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어렸을 적 천진하게 굴던 쿠루스의 

모습이 아 직 남아 있거늘그는 아펠르 경보다도 대하기가 어려웠다.

"판톤 백작은 아버님 때부터 꾸준하게 공작을 벌여왔어 요. 그러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남편이 작위를 승계하 지 못하도록 손을 썼죠.” “작위 승계가 안 

될 수도 있단 말이오?" “돌아가신 아버님에게 누명을 씌웠죠. 그래서 작위 승계 ^

되지않았어요.” “누명이라면 어떤 누명 말이오?" “적국에 정보를 팔아넘긴다는 

누명이에요.” 쿠루스는 이를 부득 갈았다. 바빌론 백작이 아버지로서는 문제가 

있을지 몰라도 보잘것없는 조국에는 목숨을 바쳐 충 성을 다한 이다. 그런 아버지가 

적국에 정보를 팔아넘겼을 리가 없었다. “계속말해주십시오.”

“결국 작위 승계는 하지 못했고 남작으로 강등되었죠.” 메들린은 목이 타는지 

밀크티를 한 모금 마시고는 말을 이

26 귀환 마스터

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어요. 그는 사냥대회를 열었고 거기 참석한 남편은 다리가 

부러져서 올아왔죠. 사냥감이 튀어나 와 말이 놀라 낙마했다고 하더군^.”

쿠루스는 여전히 아무런 말이 없었다. 메들린은 그간 가슴 속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지계속 이야기를풀어냈다.

“사냥을 하다 다친 남편은 더 이상 직무를 보지 못했어요. 그 와중에 판톤 백작은 

각 길드에 청탁을 넣어 성 내의 길드 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죠. 직무를 보지 못해 

치안조차 엉망 이 된 성은 무법천지가 되었어요.” “그래서모두떠난것이군요.” 

“예. 게다가 판톤 백작은 자신의 영지로 오면 3년간 세금 을 면제해 주겠다고 했죠.

” "세금을 면제해 줬다는 말입니까?" “예. 하지만 3년 후부터 그 배로 세금을 물려 

판톤 백작의 영지로 간 이들은 이미 영지민에서 소작농이 되어 버렸죠.” "당했군요.

간단한 방법에 당했다. 하지만 먼저 형을 쓰러트리고 나서 일을 진행했으니 

거치적거릴 것이 없었다. “판톤 백작은 대공파의 인물이라고 들었습니다.” “예. 

그는 이곳뿐만 아니라 아버님의 친구 분이신 토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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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의 성도 집어삼켰어요. 그렇게 불린 재산으로 중앙에 막 대한 뇌물을 바치고 

있죠.” “토란드 백작님도 돌아가신 겁니까?^ “그분은 자식들이 하나둘 의문사를 

당했죠. 그리고서 병 에 걸리셨어요. 그쪽은 이쪽보다 상황이 더 안 좋아요. 아예 

작위 승계를 받을 아들이 없으니까요.” “판톤 백작이 꽤나 악랄하군요.” 

“예,사람들이 하는 말이 아마도 어쌔신 길드에게 청탁을 넣어 토란드 백작님의 

아드님들을 살해한 것일지도 모른대 요.”

쿠루스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자가 벌인 일들을 생 각해 보면 절대로 혼자서 

할 수 없는 일들이다. 막대한 재산 으로 어쌔신 길드에 청탁을 넣고 그것보다 더 

많은 돈을 뜯 어낸다.

참으로 경제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자이지만 그 대상이 자 신의 형이 되어서는안된다.

쿠루스는 이제 판톤 백작에 대한 것은 대충 알아들었다는 듯얘기를돌렸다.

“아들과 딸을 두었다고 들었는데 제 조카들은 어떻게 지 내고 있습니까?^

실상 쿠루스는 단 한 번도 아버지에게 아들로 인정받지 못 했으니 그들에게 

삼촌이라고 밝히기가 애매했다.

28 귀환 마스터

하지만 이미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형은자신을 동생으로 대하니 그들에게 삼촌이라고 

해도 누가 뭐라 그럴 사람은 없 으리라.

“아들 팔텍스는 이곳에 있어서는 작위도 물려받지 못하니 중앙으로 나가겠다고 

키색1미로 갔는데 잘 지내는지 모르 겠어요.”

“기사아카데미에 간 것입니까?"

“예.”

쿠루스는 가볍게 혀를 찼다. 그 모습에 메들린이 황급히 설명을 이었다.

"팔렉스는 제 할아버지의 무재를 물려받아 기사로서의 재 능은 뛰어나요.”

메들린의 말에 쿠루스는 기사 아카데미의 냉혹한 현실을 말해 줘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기사 아카데미는 그 자신의 재능보다 뒤에서 후원해 주는 부모나 친지들의 

입김이 더 크 게 작용하는 곳이다. 그런 곳에 실력만 믿고 갔다니 팔렉스 에 대한 

걱정이 들었다.

"딸아이는 어디로 시집을 갔습니까?"

"덴로스 후작 각하 집안의 차남인 톤드 자작에게 시집갔 어요.”

덴로스후작이라면……?

“국왕파의 후작이지만 요즘 바킬루 대공의 직접적인 견제

집으로 3.1

를 받고 있어 쉽게 도음을 주지 못하고 있으시죠.”

쿠루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어쩌면 그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고 있을지도 모른다. 

힘없는 귀족들이 내쳐지는 세상이 어 디 하루 이틀 일인가? “그렇게 된 거군요.”

쿠루스는 밀크티를 마저 비우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나가 있는 동안 그나마 

치료술을 조금 배웠으니 형 님을 치료하도록 하겠습니다.” 메들린은 놀란 눈으로 

쿠루스룰 바라보았다. “설마 신관이 되셨다는 건가요?" 신관의 모습과 쿠루스의 

모습은 너무나 동떨어져 있었다. “꼭 신관만이 치료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랍니다.” 

쿠루스는 신관들이 들으면 기함을 토할 얘기도 태연하게 했다. 메들린이 경악하는 

것을 보고 살짝 고개를 숙여 보인 쿠루스가 돌아서며 말했다. "오늘은좀쉬고싶군요.

” “시종장이 안내해 줄 거예요.” “감사합니다.”

메들린의 방에서 나온 쿠루스는 시종장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시종장은 절도 있게 인사하고는 안내했 다. 시종장의 뒤를 따라가며 쿠루스는 

솔직하게 물었다. “성의 재정 상태는 어떻소?"

30 귀환 마스터

시종장의 옷만 봐도 알 수 있었지만 그의 입을 통해 정확 한이야기를듣고 싶었다.

“보시다시피 영지민이 1명도 없는 실정입니다. 들어오는 세금이 없죠.”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쿠루스룰 돌아보지도 않고 시종 장은걸음을 

옮기며말을이었다.

"결국 바빌론 백작께서 쌓아놓았던 재물을 쓰며 연명해 왔지만 그것도 이제 한계에 

달했습니다.”

“수입이 더 이상 없다면 얼마나 버티겠소?^

"길어야반년입니다.”

쿠루스는 시종장이 뒷말을 잇지 않아도 무슨 말을 하고 싶 어하는지 알아챘다.

"내가 돌아왔으니 그 기간이 줄었겠구려.”

“예.녁달로잡고있습니다.”

쿠루스는 시종장의 말에 한숨과 함께 답했다.

"나는예전과 같이먹겠소.”

“아니 될 말입니다.”

시종장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시종장은 어느 방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 

쿠루스는 그 방을 보고 살짝 인상 을 찌푸렸다.

“이 방은……?”

“과거에 바빌론 남작님이 쓰시던 방이셨죠. 그리고 팔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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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님이 기사0?키"데미에 들어가시기 전까지 쓰시던 방이었 습니다.” "나는 예전의 

내 방이면 족하오.” “그럴 수 없습니다.” “어째서 그렇소?" 시종장은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44바빌론 백작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쿠루스 

님을 자식으로 인정하고 남작의 작위를 내리시겠다 고말입니다.”

백작의 차남은 남작의 작위를 받을 수 있었다. 바빌론 백 작이 진심으로 쿠루스룰 

들로 인정했다는 말이었다.

쿠루스의 표정이 굳어졌다. 한 번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 했는데 그는 마지막에 

자신을 아들로 인정했단다. 고맙다기 보다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왜 이제야 그 일을 

알게 되었는 가? 그가 살아생전에 그런 마음을 가졌다면 지금처럼은 되 지 않았을 것 

아닌가? 쿠루스는 시종장이 권해준 방으로 들어가며 물었다. "형도알고있소?^ 

“물론입니다.” “그랬군.”

쿠루스가 문을 닫고 들어가자 시종장이 나직하게 중얼거 렸다.

32 귀환 마스터

“비록 판톤 백작 때문에 작위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았지 만 저희는 모두 쿠루스 

님을 가족으로 여깁니다.”

닫힌 문에 등을 기대고 있던 쿠루스가 스르르 바닥에 주저 앉았다. "가#이라……:

^ ^

다음 날 아침은 모두가 함께 모여 식사를 했다. 알마르와 메들린은 쿠루스가 낀 아침 

식사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담 소를나누었다.

비록 누추한 곳이었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지지 않았다. 후식까지 먹고 나서 

쿠루스는 알마르의 다리에 마나 를 불어 넣아 주었고 알마르는 편안한잠에 

빠져들었다.

잠시 알마르를 내려다보던 쿠루스가 메들린을 바라보았 다.

“잠시 다녀올곳이 있습니다.”

"떠날생각은아니시죠?

“무슨소리하시는겁니까7’

쿠루스가 말도 안 된다는 듯 손을 내젓고는 말했다.

"가족을 두고 떠나지는 않겠습니다.”

쿠루스의 말에 메들린은 손으로 입을 가렸고 눈에는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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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맺혔다. 메들린은 손을 내밀어 쿠루스의 손을 잡고는 말 했다.

“그래요. 가족이니 절대 떠나지 마세요.” “예. 그럼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어디를 가는지, 무엇을 위해 가는지는 묻지 않았다. 가족 이기에 믿고 보내주는 

메들린에게 쿠루스는 미소로 화답하 고 밖으로 나왔다. 쿠루스가 나오자 시종장이 

다가왔다. “어디가십니까?" 4 “잠시 다녀올곳이 있소.”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고개를 끄덕인 쿠루스가 품에 손을 넣었다가 꺼냈다. 쿠루 스는 주머니 하나를 

시종장에게 건네고는 말했다. “그걸로잠시버텨보시오.”

시종장은 주머니의 무게를 기놈해 보고는 고개를 숙였다. “거절해야 마땅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군요.” “그래서 내가 시종장을 좋아하는 것이오.” 쿠루스가 

시종장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주고는 내성을 나섰다. 내성을 떠나는 쿠루스의 

뒷모습을 보며 시종장은 주 머니를 열어 보았다. 무게로 보건대 금화로 넣었다고 

해도 10골드를 넘지 않으리라 여겼던 시종장은 주머니 안에 든 것

34 귀환 마스터

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건!”

분명 10개의 금화가 들어 있었지만 이 금화는 달랐다. 마 법적 세공이 들어간 보석이 

박힌 금화로 하나에 1,000골드 씩 하는 금화였다. 그것이 무려 10개. 1만 골드에 

딜하는 거 액을 보고 시종장은 황급히 고개를 들었지만 이미 쿠루스의 모습은 

보이지않았다.

바빌론 성이 전성기 때 일 년에 거둬들이는 세금이 3천 골 드였으니 쿠루스가 주고 

간 금액이면 내성 하나만 살핀다고 하면 30년은 족히 운용할 수 있는 금액이 었다.

시종장은 쿠루스가 떠나간 내성문을 바라보며 나직하게 말했다.

“도련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쿠루스는 무료해하는 경비병에게 주의를 주고는 곧장 토 란드 백작의 성으로 향했다. 

외성문을 나선 쿠루스는 곧장 땅을 박찼다. 이미 마스터의 경지를 넘어선 그에게 

말은 필 요 없었다. 마법사의 워프가 아닌 이상에 그보다 빠르게 음 직일 수 있는 

이는 적어도 대륙 내에는 없었다.

말을 타고도 오 일이 걸릴 거리를 고작 세 시간 만에 주파 한 쿠루스는 토란드 

백작의 외성문 앞에 선 경비병들의 한심 한 작태를 볼 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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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바빌론 성보다는 상태가 나았지만 수리를 하지 못 한지 꽤 되어 보이는 

성벽과 군기가 빠진 경비병들을 보며 쿠루스는 토란드 백작의 성도 곧 바빌론 성 

꼴이 날 것이라 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쿠루스가 다가가자 경비병들이 막아섰다.

"누구냐?^

경비병들의 강압적인 물음에 쿠루스는 나직하게 말했다.

“토란드 백작님을 뵈러 왔네.”

백작을 보러 왔다는 말에 경비병들이 태도를 바꾸었다.

“누가 찾아왔다고 전해드리면 되겠습니까?^

"바빌론 성에서 찾아왔다고 전해주게.”

바빌론 성이라는 말을 듣자 경비병들은 다시 태도를 바꾸 었다. 느슨해진 그들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쿠루스룰 보며 물었다.

"다시 한번 말해주십시오. 바빌론 성에서 오셨다고 하셨 습니^!"?"

“그렇다네.”

“찝. 전해는 드리겠습니다만 답을 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 겠습니다.”

“전해주게.”

경비병 하나가 안으로 들어갔고 하나가 남았다. 쿠루스는 남은 경비병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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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 성에서 누가 찾아온 적이 있었는가?"

“있었죠. 바빌론 성에서 오셨다면서 그것도 모르셨습니

“오랜 여행 끝에 돌아왔다가 백작님을 뵈러 오는 길이네.”

“그러셨군요. 바빌론 성의 근위기사이신 아펠르 경이 찾 아와 돈을 꾸어간 적이 

있었죠.”

경비병의 말에 쿠루스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아펠르경이라고했는가?’

“예. 아직 갚지도못하고있는데또돈을꾸러오신거아 니십니^^

“아닐세.”

단호하게 말한 쿠루스는 닫혀 있는 성문을 보며 한숨을 내 쉬었다. 그 자존심 하나로 

버려온 아펠르 경이 돈을 빌리러 왔었다는 말에 가슴이 무거워졌다.

안에 들어갔던 경비병이 기사 하나와함께 나왔다. 기사는 쿠루스룰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펠르 경이 온 줄 알았는데 자네는 누군가?"

"바빌론남작의친동생이오.”

"바빌론 남작에게 자네 같이 어린 동생이 있었나?"

쿠루스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기사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손을 쓰지는 

않았다.

“아마 토란드 백작께서도 저를 알아보실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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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일단들어오라하셨으니 따라오게.”

기사를 따라 들어가며 쿠루스는 토란드 백작 성의 내부를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굶주렸는지 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 로 말라 있었고,아이들은 뛰어놀 기력도 없는지 

바닥에 주 그리고 앉아 있었다.

기사는 앞장서 가며 말했다.

“보다시피우리성도 이 모양이니이번에도 돈을 빌려갈 생각이라면 그냥 돌아가게.”

“돈을 빌리러 온 것이 아니요.”

기사는 홀끔 쿠루스룰 돌아보았다. 말투를 보아하니 작위 가 있는 것 같아 함부로 

대하지는 못했다.

기사는 결국 내성 안까지 쿠루스룰 안내하고는 돌아갔다. 내성에서부터는 토란드 

백작의 근위기사의 안내를 받았다.

근위기사는 응접실에 쿠루스룰 안내하고는 물러났다. 잠 시 기다리자 토란드 백작이 

모습을 드러냈다. 병색이 완연한 얼굴의 토란드 백작을 보자니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토란드 백작은 쿠루스룰 보자 홈첫 놀라며 물었다.

“악토르7’

토란드 백작의 물음에 쿠루스가 고개를 숙여 보였다.

“제 아버님이십니다.”

토란드 백작은 그제야 자신의 실책을 깨달았다. 토란드 백 작은 서둘러 쿠루스에게 

다가와 그의 어깨를 잡고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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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악토르의 젊었을 적 모습과똑 닮았군.” 미소를 짓던 토란드 백작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그는 10년 전에 죽었는데 자네 같이 젊은 자식이 있었나?"

쿠루스는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 “제가 어쩌다 보니 조금 젊어 보이기는 합니다.

” “그런가? 뭐 어쨌든 그 얼굴을 보니 악토르의 자식이라는 말을믿을 수있겠군.”

쿠루스는 자신이 아버지와 그리 닮았냐를 잠시 떠올려 보 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엄한 얼굴과 자신이 닮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토란드 백작은 자리를 권하고는 시녀를 불러 차를 내오게 했다. 시녀가 내온 차를 

마주하고 토란드 백작이 미소를 띤 채물었다. “그래.바빌론남작은좀어떤가?1 

“상처가 깊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다행이군.”

토란드 백작의 말에 쿠루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몸이 많이 편찮아 

보이십니다.” "허허,자식들을 먼저 보내고 나니 병이 난 게지.” 쿠루스는 토란드 

백작을 바라보다가 차분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독인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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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드 백작이 눈을 크게 뜨더니 주변을 돌아보고는 낮게 속삭였다. "자네 앞으로 

조심하게.” “예?"

“지금 이곳에는 판톤 백작이 심어 놓은 자들이 널려 있네. 자네의 말이 그에게 

전해지면 자네는 죽은 목숨이야.” 토란드 백작의 걱정에 쿠루스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팬찮습니다.”

"판톤 백작은 무서운 자네 조심,또 조심하게. 내 자네가 남같지않아서 하는말일세.”

쿠루스는 손을 내밀어 토란드 백작의 손을 잡았다. 쿠루스 의 손을 타고 들어오는 

따뜻한 마나의 기운에 토란드 백작은 아파오던. 가슴의 통증이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쿠루스는 잠시 마나를 이용해서 토란드 백작의 독을 치유 하다가 그것만으로는 

한계를 느꼈다. 쿠루스가 품에서 유리 병을 하나 꺼내 건넸다. “이걸 드십시오.” 

“이게 뭔가?"

“해독 포션입니다. 어지간한 독이면 이거 하나면 거의 나 을겁니다.” “해독 포션? 

이 비싼 걸 어디서 구했나?" “그건 묻지 마시고 드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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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드 백작은 쿠루스가 내민 유리병을 바라보았다. 해독 포션은 일반 힐링 

포션보다도 가격이 비싸다. 한 병에 1,000 골드를 호가하는 해독 포션이다 보니 

아무나 구할 수 없는 것이기도했다.

토란드 백작은 잠시 쿠루스룰 바라보다가 일단 마셔보기 로 했다. 이미 그도 자신이 

중독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누가 그랬는지도 짐작했지만 자식들이 죽고 나니 

모든 것에 관심을 잃었고 그것은 그의 목숨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이대로 죽으려고 했는데 쿠루스룰 만나 그가 전해주 는 따뜻한 기운과 해독 

포션을 보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었다.

“복수하셔야죠.”

쿠루스의 마지막 말이 결정적이었다. 토란드 백작은 단숨 에 포션 병을 비웠다. 해독 

포션이 몸에 들어가자 토란드 백 작의 안색이 점점 혈색을 띠기 시작했다.

“이렇게 반응이 빠르다니!”

일반 해독 포션이라면 이토록 해독이 빠르지 않겠지만 쿠 루스가 가지고 있던 것은 

최상급 해독 포션이었다. 토란드 백작의 안색이 좋아진 것을 보고 쿠루스가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전에 아펠르 경이 도움을 얻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작 은 답례라고 

생각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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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그리 말하니 부끄럽군. 고작 돈 몇 푼 빌려주고 목 숨을 빚졌구먼.”

쿠루스는 심연처럼 깊은 눈으로 토란드 백작을 바라보며 말을꺼냈다. “판톤 

백작에게 복수를 하고 싶습니다.” “그건 무릴세.” “그래서찾아온겁니다.”

토란드 백작은 쿠루스룰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자네만 보면 악토르가 떠오르는군.

 그는 자네처럼 모든 일에 열정적이었지.”

열정이라는 말에 쿠루스는 쓴^음을 지었다. 죽기 위해 방 황하던 그에게는 가장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토란드 백작은 쿠루스의 손을 잡아주고는 말했다. 44자네가 

말하지 않아도 나는 자식들의 복수를 할 생각일 세.”

쿠루스는 토란드 백작의 손을 마주잡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딴 것입니다.” “그게 핀가?^

"판톤 백작은 제가 무너트릴 테나 뒷수습을 부탁드립니 다.” “뒷수습7’

"바빌론 성이 어찌되었는지들으셨습니까?"

42 귀환 마스터

토란드 백작은 미안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내가 자식들이 죽은 뒤로 바깥일에 

신경을 쓰지 못했네. 미안히균.” “아님니다;V

쿠루스는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머니를 잃었을 때의 자신과비슷하리라.

“지금 바빌론 성에는 영지민이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습니 다. 그래서 판톤 백작에게 

복수하고 .나면 영지민들을 보내 주십사부탁드리는겁니다.”

“그거야 어렵지 않네만 자네가 무슨 수로 판톤 백작에게 4수를하겠다는건^? 

“그건제가알아서 하겠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쿠루스의 말은 짙은 신뢰감을 

안겨주었다. 결국 토란드 백작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자네를 믿지. 대신 판톤 백작에게 복수하는 자리에 나도 함께할수있겠나^

조금 어려운 부탁이지만 자식을 잃은 그의 이"음을 헤아려 주기로 했다. 

“그리하겠습니다: “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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