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유선우는 아트마를 죽인 후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흡수한 격을 소화하며 명계와 신계, 낙원을 빨빨 돌아
다녔다.
루프라테스를 도와서 명계 수뇌부의 빈자리를 채워주기까지 했다. 물론 정식으로 직함을 받지는 않았다.
귀찮으니까. 대신에 명왕 대리로서 인사권을 휘둘렀다.
한주를 상층 계층주로, 토노토를 중층 계층주로. 그리고 여문을 하층 계층주로 임명했다. 인맥을 죄다 꽂
아 넣으니 세상에 무서울 게 없어졌다.
한편으로 엔라는 지구의 관리자 직을 돌려받았다. 본인은 죽도록 복직하기 싫어했지마는. 유선우가 밀어
붙이자 그녀도 별수 없다며 받아들였다.
‘누군지도 모를 놈한테 맡기는 것보단 낫지. 엔라도 요즘 똑똑해졌고.’
그래. 다 좋았다.
돌아오기 전까지는.
‘뒤지게 아파아아아아!’
유선우는 침대에 누운 채 속으로 울부짖었다. 깨어났을 때부터 느껴지던 통증이 가시지를 않았다. 피도
얼마나 토했는지 양동이가 반쯤 차버렸다.
너무 강해진 게 원인이었다.
육체는 그대로인데 거대해진 격을 집어넣으니 부담이 없을 리가. 이전에도 겪은 일이었기에 어느 정도 각
오도 하고 있었다.
‘근데 이렇게 아플 줄은. 어우.’
과장 없이 온몸이 찢어질 것 같다. 실제로 살이 제멋대로 갈라져서 피가 줄줄 흐르기도 했다.
지구로 돌아가서 콜라 한 캔 따고 싶었건만. 아무래도 휴식 기간이 필요할 듯했다.
벌컥!
“스승님!”
갑작스레 문이 열리더니 리디가 병실로 들어왔다. 근무 중이었는지 차림새가 정갈했다.
리디는 침대에 올라와 유선우의 얼굴을 더듬어댔다. 한참을 요리조리 살펴보던 그녀가 눈가를 파르르 떨
었다.
“지, 진짜 스승님입니다…….”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
픽 웃은 유선우가 리디의 머리를 안고 토닥였다. 그는 문득 저번의 일이 떠올라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번에는 제대로 병문안 왔네.”
“당연하지 않습니까. 전 그, 스승님의 그거니까.”
“그거?”
“그거입니다. 그거.”
리디가 담담한 목소리로 되뇌었다. 부끄럽기는 한지 귀 끝이 불그스름했다.
“거기 비켜요!”
날카로운 외침이 훈훈한 분위기를 갈기갈기 찢었다. 아이릴이 병실로 성큼성큼 들어와 새 양동이를 바닥
에 내려놨다. 그리곤 “환자니까 조심 좀 해요” 하고 리디를 떼어냈다.
“오빠도 막 받아주지 말고요. 가뜩이나 몸도 안 좋은데.”
“어, 뭐?”
“못 들었어요? 오빠도…… 흡!”
아이릴은 말하다 말고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잠든 유선우를 보며 중얼거리던 호칭이 불쑥 튀어나와 버
렸다.
유선우는 잠깐 벙찐 표정을 지었다가 활짝 웃었다. 짐을 전부 내려놓았기 때문일까. 고작 몇 마디 대화가
이다지도 설레고 행복하다.
후련해 보이기까지 하는 미소에 아이릴은 말을 잃었다. 저렇게도 웃는구나. 미세해 보여도 확실한 변화
였다. 그녀에게는 달가우면서도 찝찝한 변화이기도 했다.
‘아무한테나 저러고 다니면 어떡해.’
불안하다, 불안해.
능력만 되면 어디다가 가둬버릴 텐데.
간호하면서도 데리고 잠적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속으로 한숨을 삼킨 아이릴이 헛기침하고 입을 열었다.
“아연 언니는 짐 싸서 오고 있대요. 그, 이름 뭐였더라. 용은 잠수 탔고요.”
“하하. 그 쉬발 놈.”
사실은 관심받으려고 일부러 반항하는 걸지도 몰랐다. 유선우는 소원대로 관심을 쏟아주기로 마음먹었
다.
“일단 아연 언니 도착할 때까지만 여기서 쉬어요. 어머님 아버님도 이쪽에 완전히 적응하셔서 급하게 돌
아가도 별로 안 좋아하실 거예요.”
“그래? 어쩐지 아까 보니 얼굴이 밝으시더라.”
“상단 일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한창 궤도에 오르셨다고.”
유선우는 부모님의 사업 얘기도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다. 잡다한 물건을 다루는 소규모 상단. 지원금을
기반으로 시작했으나 아들 이름을 팔아먹지는 않았단다.
“세정 언니는 마법 배우고 있고, 문제는…….”
아이릴이 떨떠름하게 유선혜의 근황을 읊었다.
얘기를 들은 유선우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동생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었다. 그냥 인기가 너무 많
아서 탈이라고.
당찬 성격과 재빠른 눈치로 사교계를 휩쓸어버렸다고 한다. 황족들과도 사이가 좋아 곳곳에서 혼담이 끊
이지를 않는다나. 귀족 사회 기준으로 결혼적령기가 한참을 지났는데도 말이다.
‘뭔 로판 소설도 아니고.’
어쩐지 동생이 자기 얘기를 꺼리더라니. 하기야 스스로 밝히기에는 쪽팔렸을 거다.
‘그래도 평화롭고 좋네.’
아이릴과 리디가 조잘거리는 목소리.
덥수룩하게 자란 머리카락을 스치는 산들바람.
전부 마음에 든다. 몸이야 더럽게 아프지만.
“선우, 선우.”
“뭐야. 아까처럼 안 불러?”
“부, 불러줄까요? 그렇게 원하면 어쩔 수 없죠.”
“아니.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아이릴은 뺨을 움찔거리다가 한숨만 내뱉었다. 일일이 반응했다간 놀림당할 게 뻔했다.
“됐어요. 그보다 머리카락 잘라줄 테니까 가만히 있어요. 지저분해.”
“……네가?”
“저 못 믿어요?”
“저도 잘라보고 싶습니다. 안 됩니까?”
귀가 잘릴 것 같은데. 유선우의 중얼거림에 아이릴이 싱그럽게 웃었다.
“다시 붙이면 되죠.”
***
의식을 되찾은 지 2주가 흘렀다.
그제야 유선우는 환자 신세를 벗어날 수 있었다. 통증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으나 거동에는 문제가 없었
다.
그는 병상에서 일어나자마자 지구로 귀환했다. 동행은 차세정뿐이었고 다른 이들은 431-9 차원에 잔류
했다.
가족들은 상단과 사교계 일로 한창 바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어차피 옆집처럼 드나들 수 있으니 급할
필요가 없었다.
“근데 이게 다 뭐야.”
귀환한 유선우의 눈앞에 나타난 건 건물의 잔해였다. 분명 엔라에게 집 앞으로 보내 달라고 말해뒀을 텐
데. 유선우는 엔라가 다시 무능해졌나 걱정하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응?’
이상하게도 길바닥과 다른 건물들은 멀쩡했다.
그냥 집 한 채만 처참하게 붕괴해 있었다.
왜 내 집만. 어이가 없다.
벌써 세 번째 귀환인데도 매번 새롭고 짜릿하다.
잠시간 굳어 있던 유선우의 머리에 직감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그 새끼들…….’
명계로 떠나기 전에 헤네스와 오르시아에게 집을 맡겼었다. 생각해보면 미친 짓이었다. 호텔이나 쓰라고
할 걸 그랬다.
카드도 둘한테 넘겨줬는데. 망할.
“매번 이런 기분이었구나.”
차세정이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집이 부서진 게 아닌데도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지구와 비슷하기만 한 다른 세상에 떨어진 것 같다고 할지. 첫 번째 귀환 당시의 유선우는 어떤 기분이었
을지 상상조차 가질 않았다.
차세정은 위로할 겸, 위로받을 겸 유선우의 손을 꼬옥 쥐었다. 사실 유선우는 공허하기보단 짜증만 났지
만. 손이 말랑말랑하고 좋아서 굳이 말은 안 했다.
둘은 잠깐 집의 잔해를 쳐다본 뒤에 등을 돌렸다. 발걸음이 향한 곳은 5분 거리에 있는 청일의 본사였다.
그들은 통행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청일에 도착했다. 건재한 회사를 보니 일말의 걱정이 사라지고
예상은 확신으로 굳었다. 집을 부순 건 헤네스와 오르시아임이 틀림없었다.
곧바로 대표실로 향한 유선우는 김정수의 눈에서 즙을 실컷 짜냈다. 신파극이 끝나고서야 지구의 상황을
간략하게 들을 수 있었다.
“재앙은 끝났습니다.”
3개월 전에 돌연히 전세계의 게이트 발생이 멎었다. 몬스터는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유 없이 사라
져버렸다.
각국에선 경계를 풀지 않았으나 그 후로도 평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나타난 이유라.’
거기까지 들은 유선우는 최근에 여문에게 얻은 정보를 떠올렸다. 그것은 지구에선 아무도 몰랐던, 재앙
의 진상이었다.
신계는 초월자의 탄생을 두려워했다. 낙원이 정상적으로 기동하고 있어도 평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했다.
안 그래도 위협적인 초월자가 불어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임시방편으로 강한 혼을 명계에 가두
라는 명령을 내렸으나 잘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싹 자체를 자르기로 결정했다. 각박한 환경 탓에 초월자가 주로 탄생하는 하위 차원들을 날려버리
기로 한 것이다.
그 머저리 같은 계획에는 적당한 칼받이가 필요했다. 직책이 낮지 않고 괜찮은 명예도 가지고 있으면서,
멍청한 관리자.
엔라는 그들의 기준에 딱 알맞았다.
‘참 불쌍하긴 해.’
어쨌든 놈들은 일부러 지구의 몬스터를 곳곳에 뿌려댔다. 충분한 성과를 거둔 뒤에는 차원을 잃은 관리자
들의 복수심을 부추겼다. 써먹은 지구까지 없애기 위함이었다.
‘결론은 내가 잘났다는 거지.’
신계의 계획은 전부 어그러졌다. 고작 인간 한 명 때문에. 이건 자랑스러워해도 되는 거 맞다.
“그거 아십니까? 지금 유선우 씨는 거의 이순신… 아니, 단군만큼 존경받고 있습니다.”
“제가 또 왜요?”
“다시 실종되신 시기와 게이트 발생이 멈춘 시기가 겹치니까요.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죠.”
말마따나 우연은 아니다. 그래도 좀 억지 같았다. 유선우가 아리송한 표정을 짓자 김정수가 설명을 덧붙
였다.
“여태까지 보여주신 행보도 있고, 선우회의 활동도 컸습니다.”
“아, 선우회. 그게 있었지.”
“덕분에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요.”
김정수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래서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상상에 맡길게요. 굳이 한마디 해드리자면…….”
말을 흐린 유선우가 창으로 다가가 바깥을 내려다봤다. 최상층에서 보는 경치는 나름대로 각별했다.
“저한테 감사할 사람이 많을 거예요. 아주.”
***
이후로도 유선우는 김정수에게 잡다한 이야기를 들었다. 가장 비중 있는 화제는 각성자에 대해서였다.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게 되자 각성자의 취급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라고 봤고,
인간 병기라고 여겼다.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는 변화였다.
김정수는 헌터의 대우를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힘쓰고 있었다. 경찰 등과 교류하고 공적 기관의 경호원으
로 헌터를 지원해줬다.
다행히도 각성자는 쓸모가 많았다. 비인간적인 일로 탈선하지만 않는다면 대중의 시선도 온화해질 터였
다.
그리고 헤네스와 오르시아의 얘기도 들었다. 둘은 무소속 헌터로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던가. 실력이
실력이니만큼 업계의 유명인인 모양이었다.
‘남의 집 터뜨려놓고 팔자 좋게 세계 일주라.’
듣고 나니 지구에 놓고 간 일에 대한 미안함도 조금씩 옅어져 갔다. 너무 익숙해져서 지구에 눌러사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얘기를 끝마친 뒤에 유선우는 기자들의 앞에 섰다. 귀환은 어차피 알려질 테니 차라리 직접 나서기로 했
다.
거창하게 기자회견을 준비할 필요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헌터 클랜 근처에는 기자가 널려 있으니까. 청
일의 주변을 걷기만 했는데 알아서 벌떼처럼 모여줬다.
“유선우 씨, 그동안 잠적하신 이유에 대해 한마디만 해주십시오!”
“애인과 도피했다는 설이 있던데…….”
“이쯤이면 슬슬 일부러라는 말도 있습니다. 해명 부탁드립니다!”
별의별 얘기가 다 나왔다. 유선우는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성가시다는 낯을 지었다.
“고마워는 못할망정 일부러라뇨. 그간은 부상 때문에 휴식했었습니다.”
“부상이라니, 애인한테 찔렸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저한테 찔려볼래요?”
“지, 지금 성희롱하시는 거예요?”
별 미친년이 다 있네. 유선우의 눈빛이 차가워지자 기자가 움찔거리며 입을 닫았다. 다음으로는 청년 기
자가 존경심 가득한 얼굴을 내밀었다.
“부상이라는 건 몬스터에게 입으신 겁니까?”
“그런 셈이죠.”
“그럼 설마…….”
청년은 최종 던전을 깼냐는 질문을 목구멍으로 삼켰다. 어째 떠오르는 단어가 다 바보 같았다.
대신에 다른 똘똘한 기자가 말을 가로챘다.
“혹시 그 몬스터가 게이트와 관련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뉘앙스로 알아들으세요. 내 입으로 말하면 생색내는 거 같잖아요.”
그렇게 말한 유선우가 씩 웃었다.
“다들 저한테 고맙다고 한마디씩 하시고요.”
유선우가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었다. 기자들은 ‘예’라는 의미인지 돈 달라는 의미인지 긴가민
가했다.
잠깐의 침묵 뒤에 중년의 여성이 물었다.
“앞으로의 활동은 어쩌실 겁니까?”
“안 할 건데요?”
“……예?”
“은퇴할 거라고요.”
폭탄 발언에 기자들이 웅성거렸다. 당혹감이 퍼지는 가운데 누군가가 현실부정의 말을 꺼냈다.
“현장에서 물러나시겠다는 말씀이군요. 그럼 헌터 협회장을-”
“아니요. 모든 일을 다 때려치울 겁니다.”
방금과는 달리 무겁고 긴 정적이 앉았다. 수다스러운 기자들의 입이 다물려질 만큼이나 파급력이 거대한
발언이었다.
유선우가 누구인가.
전설이나 다름없는 헌터이자 한국을 주름잡는 선우회의 수장이다. 헌터 협회장뿐만 아니라 대통령까지
도 노려봄 직한 인물이거늘.
어째서 백수가 되겠다는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실 그들이 모를 뿐이지 유선우로서는 타당한 결정이었다.
‘내가 그런 잡일을 왜 해?’
3달 동안 루프라테스 똥꼬 열심히 빨았다. 어디 밥만 먹었을까. 술도 마셨고 엔라도 정식으로 소개해줬
다.
지구로 돌아간다고 했을 때 루프라테스가 얼마나 징징댔었는지. 언제나 드나들 수 있는데도 애정 결핍 꼬
맹이처럼 붙잡길래 좀 귀찮았다.
한마디로 주신이 빽이다 이거야. 고생하면서 쥐꼬리만 한 권력을 잡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남들이 자세한 사정을 알 리가 없다는 거다.
누구나 알 수 있게끔 설명하자면 글쎄…….
유선우가 말했다.
“전 돈이 많거든요.”
Fin.
후기
안녕하세요. 작년 8월부터 쓴 글이 이제야 끝났습니다.
노블에서는 상당히 느린 속도였죠 ㅠㅠ
연재 속도는 다음 글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완결이 만족스럽냐면 글쎄요.
더 쓸 수야 있었겠지만 늘어지기만 할 듯해 여기서 끊기로 했습니다.
일상, 개그 비중이 줄어들다 보니까 제가 지치더라고요.
솔직히 이 글을 완결까지 쓸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50화도 가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었죠.
간단한 플롯은커녕 설정도 그때그때 떠오르는 대로 넣었었습니다.
심지어 초기 제목은 BJ 헌터였었으니 뭐... 음...
25화인가 그쯤에는 선작이 150이었었죠 아마
그래서 부담이 별로 없었는데 갑자기 붙더라고요.
점점 책임감도 생기고, 피드백 덕분에 그동안 얼마나 안일하게 써왔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플롯 한 줄씩이라도 쓰기 시작했어요.
사실 열심히 공들여서 만든 히로인이 오르시아였는데 ㅎ.
원래는 90화쯤에 아이릴 대신에 오르시아 내보낼 생각이었었죠
근데 쓰다 보니까 노잼이야. 비축분 다섯 편 갈아치우고 아이릴 썼어요 그냥
엔라도 예상보다 비중이 훨씬 커졌어요.
여러모로 생각대로는 되지 않은 글이라, 완결 냈다는 게 신기하네요.
유일하게 미리 세워뒀던 게 있다면 글의 목표겠네요.
선작이나 조회수 얘기는 아닙니다. 선작 천 넘겨본 것도 처음이라 솔직히 얼떨떨해요.
어쨌든 목표는 가볍게 읽고, 피식 웃을 수 있는 소설. 딱 그 정도였습니다.
어떤 감동을 주겠다거나, 대단한 글을 쓰고 싶다거나 하는 욕심은 없었습니다.
그냥 읽어주신 뒤 감상이 'ㅋㅋ'이면 충분합니다. 웃고 살기 힘들잖아요.
지금도 다르지는 않네요.
이 글뿐만 아니라 제가 앞으로 쓸 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다음 작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습니다.
원래는 전연령으로 겜판 쓸까 했어요.
개그물 느낌으로 쓰기에는 분위기 가벼운 겜판이 좋겠다 싶었죠.
근데 아직 결정하진 못했습니다.
쓰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야만인에 빙의, 기생충으로 환생, 탑 등반물, 전형적인 떡타지 등등
앗.. 아아.. 이런 고자 말고 ㄹㅇ발기부전인 주인공도 생각하고 있어요
아예 개그 일상물도 땡기는데 그건 소재가 안 떠오르네요
한동안 생각하면서 밀린 소설들 읽고 건강도 챙기려 합니다.
그리고 외전은 음...
생각해둔 에피소드는 몇 개 있네요. 유선우 자식이나 백명이나
쉬다가 심심하면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글이었는데, 한 번이라도 피식해주셨다면 좋겠네요.
신작 올리면 공지하겠습니다.
그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