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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자님 뭐하세요-65화 (65/179)

제 65화

생일에 이래야겠냐

거리에 저녁 으스름이 깔린 시각.

고요한 밤중에 유선우는 용인의 집에 도착했다. 혼자는 아니었고, 동행으로 차세정이 있었다. 그녀가 현관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억지 부려서 미안해. 바쁠 텐데.”

“억지는 무슨. 근데 오늘 좀….”

“응?”

“아니야. 그냥 예쁘다고.”

칭찬의 말에 차세정이 화사하게 웃었다. 빈말은 아니었다. 지금 그녀의 미모는 한층 빛나고 있었다.

뽀얀 피부와 촉촉한 입술, 짙은 속눈썹.

평소엔 옅은 화장의 자연스러운 얼굴인데, 오늘은 어디 메이크업 샵이라도 다녀온 듯했다.

긍정적인 반응에 차세정은 속을 쓸어내렸다.

‘다행이다.’

차세정은 돈을 털어 메이크업을 받아 왔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으니까.

아니, 정확히는 내일이 그러했다.

1시간 반이 지나면 유선우의 생일이었다.

안으로 들어간 그녀의 시선이 거실에 닿았다. 한복판에 놓인 아이보리색의 소파. 본래는 없던 가구다.

“저거 이쁘다. 언제 샀어?”

“며칠 됐어. 가서 산 건 아니고, 그냥 배송.”

“다른 건 없네. 소파만 산 거야?”

“가구 같이 보러 가자며?”

담담한 대꾸에 차세정이 입가를 실룩거렸다. 사소한 배려가 그녀의 마음에 쏙 들었다.

‘나 되게 쉽구나.’

유선우가 속박을 싫어함을 안다. 알기에 소피아의 일로도 참견하지 않았는데. 쌓여 있던 서운한 감정이 단숨에 날아갔다.

“유선우.”

차세정이 뒤에서 유선우를 꽉 끌어안았다. 카톡이나 전화로는 부끄러워서 못 하는 애정표현. 어째선지 실제로 만나면 잘만 할 수 있었다.

“뭐야. 갑자기 왜 그래.”

“그냥 좋아서. 근데 있잖아.”

“응?”

“요즘 안 힘들어?”

뜬금없었지만 유선우는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최근의 일에 대한 걱정이었다. 차세정에게도 사정은 진작 설명해둔바. 투정은커녕 이해심을 보여주는 게 고마웠다.

“별로. 좀 귀찮은 게 다야.”

“진짜?”

“어. 어차피 금방 끝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앞으로 약 3주. 소피아와 더욱 친해진 만큼 잘못되면 힘들긴 할 터다. 그래봤자 하루도 채 가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때 차세정이 돌연 사과를 했다.

“미안.”

“뭐가?”

“나만 아무것도 못 해주잖아.”

어느새 차세정은 한껏 시무룩해져 있었다. 그녀는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생각해보니까 내가 너무 쓸모없더라.”

“뭔 소리야 또.”

“아연 언니도, 강이도, 최현석도 다 너한테 도움 됐는데. 그 소피아 씨도 마찬가지고.”

박아연은 유선우가 귀환한 뒤로 많은 편의를 봐주었다. 한강은 카메라맨 노릇을 잘 해줬었고. 또 최현석과 소피아에게선 이름값을 빌릴 수 있었다.

그에 반해 차세정은 단순한 일반인이었다. 그나마 자신 있는 학력은 헌터에겐 의미도 없고.

그녀가 소피아에 대해 질투를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 그 반쯤은 무력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미안해.”

“별말을 다 하네. 네가 말한 사람들이랑은 상부상조한 거지.”

“나도 그러고 싶은데 능력이 안 돼.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차세정은 갈수록 풀이 죽어갔다. 사실 유선우가 보기엔 괜한 걱정이었다.

“참나. 남들 들으면 서럽겠다. 그리고 너한테 제일 도움 받고 있어. 지금도 그래.”

“어떻게?”

“뭐라고 해야 하나.”

유선우는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최대한 진심이 느껴지도록.

“사는 게 별로 현실감이 안 나. 그냥 게임 하는 것처럼. 근데 너랑 있으면 이상하게 안심되고, 음.”

차세정이 작은 웃음을 흘렸다.

“우리 완전 반대네. 난 지금 이게 더 현실감 없어. 그래서 좋아.”

그녀는 더는 캐묻지 않고 얼굴을 푹 묻었다. 어차피 대답해줄 것 같지 않아서.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만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

유선우는 소파에서 아침을 맞았다. 그의 옆에는 차세정이 딱 달라붙어 있었다. 소파가 제법 커 둘 정도는 붙어 눕는 게 가능했다.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온기와 맥박.

그리고 눈을 뜨자 메시지가 보였다.

[ 누군가가 당신에게 선물을 보냈습니다. ]

[ 잔여 시간 03:21:02 ]

디데이가 되었다. 무려 보름이나 봐온 문구.

며칠간 아무런 감흥도 없다가도, 막상 때가 되니 가슴이 부풀었다.

‘고맙긴 한데.’

요즘 들어 관리자를 통 보지 못했다.

얼굴은 보여주는 편이 더 고마울 텐데.

유선우는 싱겁게 웃었다. 그는 바닥에 던져뒀던 폰을 들어 밤새 온 연락이 있는지 확인했다.

‘뭐 이렇게 많아.’

새로 날아온 메시지만 수십 건이었다. 이 기회에 친한 척을 해보려는 이가 대다수. 심지어는 말도 안 섞어본 사람도 있었다.

‘하기야 요즘은 생일도 카톡에 뜨니까.’

가까운 지인들이 보낸 것만 살폈다. 12시 정각에 딱 맞춰 도착한 메시지들. 가장 오래된 것부터 눌러보기 시작했다.

최현석 : 생일 진짜 축하한다. 네가 돌아온 지도 벌써 2달이 넘었네. 그거 아냐? 너 없을 때도 매년 이렇게 카톡 보냈었다. 근데 답장 올 거 생각하니까 괜히 뭉클해지고 그래. 고딩 때 기억나지? 네가 내 생일이라고 촛불 들고 깝치다가 내 X추에 불 질렀던 거. 그런 것마저도 이젠 웃어넘기게 됐다. 우리 만난 지가 몇 년 됐더라. 처음에는… (12:00)

‘진지충 제발….’

얼마나 길면 스크롤마저 넘어가는지. 대체 뭐 하는 놈인지 모르겠다. 아니, 알긴 했는데 예전보다 더 심해졌을 줄은 몰랐다.

한강 : 오빠오빠 생일이에요? (12:00)

- 내일 같이 케이크 먹어요! (12:01)

- 저 월급 엄청 남았어요. 완전 갑부야 (12:02)

- 그리고 ㅗ밥 (12:03)

- 초밥ㅗ밥 먹어요 (12:04)

‘…이거 욕한 거지?’

또 내일이라는 말도 거슬린다. 12시가 넘은 새벽에 주로 하는 실수. 사실 제대로 오늘이라고 표현하는 사람이 더 드물기는 하다.

‘근데 생일 땐 좀 아니지 않니?’

게다가 성의 개뿔도 없는 말을 4분에 걸쳐 보내다니. 손이 얼마나 느리길래.

가족은 아예 단톡방이 있었다.

5년간 생일은 신경도 쓰지 않았던 탓에 코가 시큰거렸다.

다음으로 기존 청일 헌터 셋. 그중 이성결의 메시지를 확인하려는 때였다.

위이이잉!

느닷없이 울리는 사이렌 소리.

뒤이어 폰에 긴급재난문자가 도착했다.

- [용인시청]

11월 18일 9시경

경기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 게이트 발생

주민들은 가까운 대피소로 대피하세요.

유선우가 눈살을 팍 찌푸렸다. 왜 하필이면 생일 아침부터 말썽인지. 오늘만큼은 평온하게 보내고 싶었건만.

“시끄러워….”

경보음을 들은 차세정이 뭉그적뭉그적 상체를 일으켰다. 스읍, 하고 턱에 흐른 침을 삼키고는 비몽사몽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포옥.

유선우를 발견하곤 가슴팍에 얼굴을 묻는다. 금세 다시 잠들려는 차세정을 보면서 유선우가 실소를 흘렸다.

“일어나. 대피하래.”

“어디 가…?”

“이 근처면 우리 회사일걸.”

“으…. 업어줘….”

답지도 않게 어리광부린다. 유선우는 키득거리는 한편으로 속으로 전의를 불태웠다.

‘내가 왜 대피해.’

몬스터가 대피해야지.

어떤 놈들인지는 몰라도 타이밍이 나빴다.

***

동백동의 사거리.

도로 한복판에 등장한 게이트 주변에는 헌터들이 포진해 있었다.

모든 인원이 청일 소속의 헌터로, C급 이상 역시 다수 포함된 전력이었다. 초기 발생이라면 B급 게이트도 수습이 가능한 수준. 그런데도 그들 사이에는 혼란이 가득했다.

“이거… 게이트 맞죠?”

“아니면 뭐겠어. 빌어먹을….”

“지운아, 빨리 지원 불러!”

게이트의 크기가 범상치 않았다. 강남역에서 발생했던 A급보다도 족히 두 배는 큰 규모. 미증유의 사태였다.

헌터들은 본인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이런 일에 엮여야 한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다만 패닉에 빠진 이는 없었다.

청일의 헌터들에게는 우상이나 다름없는 존재. 유선우가 게이트 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게이트를 확인하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제가 어제 그랬죠.”

- 예?

“플래그 꽂는 소리 하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 갑자기 무슨 말씀이신지….

유선우가 와락 인상을 구겼다.

“이럴 줄 알았어, 아오!”

- 일이라도 터졌습니까?

“터졌죠. 지금 제 앞에 뭐 있는지 알아요?”

대답을 듣지도 않고 짜증을 담아 말했다.

“게이트예요, 게이트! 딱 봐도 S급 되겠구만.”

- ……뭐라고요?

“연락 못 받았어요? 저도 정보 받아서 온 건데. 하여튼 지원 보내주세요. 끊습니다.”

- 잠깐만요, 유선우 씨!

유선우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머지않아 자연스레 알게 될 테니까. 그보다는 게이트가 문제다.

‘왜 우리 동네에서 지랄이지?’

S급 게이트 따윈 세계적으로도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다. 그런데 느닷없이 동네에서 출현한다니.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도 공교롭다.

관리자는 뭘 하고 자빠졌기에 이렇게 된 걸까. 생일선물을 거하게 받아버렸다.

‘…응?’

생일선물.

생각이 미치니 흐름이 손에 잡히는 듯하다.

관리자가 보낸 선물.

돌연 나타난 S급 게이트.

메시지에 적혀 있던 잔여 시간은 3시간이었다.

‘이거 설마….’

이 정도면 합리적 의심이다.

문제는 개뿔도 선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폭탄을 받은 기분이다.

‘이렇게 엿을 먹인다고?’

미친 짓도 적당히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도대체 뭐 하러 게이트로 선물을 보내는 건지. 이쯤 되면 걱정마저 들 지경이다.

‘요즘 관리자가 안 보였지.’

매일 같이 날아오던 익명의 메시지.

그게 정말로 다른 누군가의 소행이라면?

관리자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일단 지켜봐야겠어.’

앞으로 3시간 남짓.

결론은 게이트를 처리한 뒤에 내려도 늦지 않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헌터들이 도착했다. 주말의 아침부터 일어난 사상초유의 위기. 당연하게도 온갖 클랜에서 지원을 나왔고, 그중에는 지인도 몇 있었다.

“유선우 씨, 오랜만입니다.”

하랑 클랜의 장민수. 강남역 게이트 사건 당시 토벌대장을 맡았던 그가 말을 걸어왔다. 유선우는 쓴웃음으로 화답했다.

“목소리는 최근에 들었지만요.”

“그 건은 어떻게 되셨는지….”

다름 아닌 소피아에 대한 일이었다. 도움을 받기 위해 곳곳에 손을 벌렸던 것. 장민수 역시 그중 하나였다.

당연하게도 소피아의 용태는 조금씩 거짓을 섞어 설명했다. 누설될 경우 특정하기 위해 정보에도 차이를 뒀고. 장민수는 아직 입을 다물고 있다.

“아쉽게도 진전은 없네요.”

“그렇습니까.

장민수는 본인이 더 낙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유선우에게 은혜를 느끼고 있었다. 유선우가 없었어도 죽지는 않았겠다만, 하랑 클랜은 토벌 실패로 인한 비난을 피하지 못했을 터. 장민수에겐 클랜을 살려준 은인인 셈이다.

문득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저, 저기요.”

“네?”

유선우는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봤다. 긴 머리의 여성.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는 얼굴이다. 그는 반가움에 인사를 건넸다.

“우리 저번에 본 적 있죠?”

“기, 기억하시는구나!”

벤츠 타고 던전에 들어갔던 당시.

큰 목소리로 배웅해줬던 여성 헌터였다.

그녀는 감격에 젖은 낯으로 호들갑을 떨었다.

“저 진짜 팬이에요. 방송 매일매일 챙겨봐요.”

“그러시구나. 고마워요. 이름이 뭐예요?”

“이지현이에요. 녹랑 소속이고, 등급은 A고요.”

유선우는 내심 감탄했다. 한국에 300명도 없다는 A급 헌터 중 하나. 젊어 보이는데 돈은 썩어 넘치지 않을까.

“혹시 괜찮으시면 사진 좀….”

“사진이요?”

“그, 그게. 죄송합니다! 이럴 때가 아닌데, 참.”

허둥거리는 모습에 유선우가 키득키득 웃었다.

“성격 재밌으시네. 뭐 어때요. 사진 좀 찍는다고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요.”

“긴장이 과하면 안 좋아요. 그럴 바에야 편하게 있는 게 낫지.”

진심 어린 충고였다. 긴장은 적정선으로 유지하지 못하면 독이 될 뿐이다.

“음… 딱 한 장만 부탁드려도 돼요?”

“그럼요.”

유선우는 총 다섯 장의 사진을 찍어줬다.

셀카 셋, 카메라맨 장민수의 작품 둘.

이지현은 상황도 잊은 채 희희낙락해졌다.

‘팬카페에 자랑해야지.’

이지현은 유선우 팬카페의 네임드였다. 충분히 만족한 그녀는 날아가듯 자리를 떴다.

장민수는 그제야 카메라맨 신세를 벗어났다. 그가 어깨를 으쓱이곤 온화한 웃음을 지었다.

“인기 좋으시군요.”

“그러게요. 열성적이셔서 놀랐네.”

“하긴, 한국 헌터 중에 유선우 씨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유선우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본인으로선 이해하기 힘든 평가였다.

던전 공략으로 데뷔한 이후로는 사람만 패왔다. 헌터 선배들을 팼고, 아리따운 금발녀를 팼다. 그런 사람이 대체 뭐가 좋다고.

“제 이미지가 그렇게 좋아요?”

“모르셨습니까? 지금도 죄다 쳐다보고 있는데.”

말마따나 주변의 시선은 유선우를 향해 있었다. 섬뜩한 게이트를 주시하는 이는 몇 없었다. 본다 한들 공포만 깊어질 뿐이니까. 차라리 유선우를 보며 안심을 하는 게 나았다.

“헌터갤엔 욕이랑 드립밖에 없더라고요.”

“거긴 원래 그럽니다. 빠들이 까를 양산하죠.”

“빠삭하시네.”

장민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거기서 헌터 인증했다가 봉변당한 사람 많습니다. 조심하세요.”

“본인 얘기 아니죠?”

“예. 제 클랜원이 좀.”

“제 지인 중에도 설치는 놈이 있긴 하던데….”

유선우는 그놈을 찾아서 주변을 훑어봤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박아연과 최현석뿐만 아니라 교육자인 이성결마저 있었다.

‘근데 이 새끼는 아직도 안 왔네.’

유선우는 어이가 없어 혀를 찼다. 헌갤러 강창민이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그리고 약 2시간이 지나.

강창민은 후줄근한 운동복을 입고 나타났다.

“어, 형. 왜 여기 있으세요?”

유선우는 말없이 턱으로 게이트를 가리켰다. 게이트의 크기는 어째 점점 커지고 있었다. 아직 시간이 남았음에도 강남역의 4배는 되는 규모였다.

“허, 미친.”

강창민은 확인하자마자 표정을 굳혔다. 소집에 응하긴 했는데, 저 정도일 줄이야. 그는 심각하게 탈주를 고민했다.

“이거 좀 아닌 것 같은데. 협회장은요?”

“당연히 안 나왔지.”

“하여간 그 씹새….”

강창민이 낯을 일그러뜨렸다. 이내 그는 반짝이는 눈으로 유선우를 응시했다.

‘대단한 사람이긴 해.’

아직 정식 헌터가 아님에도 제 발로 나선 인물. 집중되는 시선에도 중압감을 느끼지 않는 듯하다. 태연한 태도가 주위 사람들의 긴장마저 덜어주고 있다.

그야말로 헌터의 귀감이다.

협회장과 대비되어서 후광이 비치는 기분.

강창민이 마른침을 삼켰다.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응? 좀 배고프네. 거의 일어나자마자 나와서.”

“…형, 진짜 멋있는 것 같아요.”

감동에 찬 목소리에 유선우가 헛웃음 쳤다.

“됐고. 준비나 해.”

“무슨 준비요?”

유선우의 입가가 들썩거렸다.

세계 최초의 S급 게이트.

이보다 더한 컨텐츠는 없었다.

“방송 준비하라고.”

병원 습격 이후 대중 노출은 삼가고 있었다.

그래도 이 기회를 놓친다면 그냥 등신이지.

불운과 행운은 종이 한 장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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