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권능의 반지-88화 (88/173)

<-- 오래 기다렸다. 많이 힘들었지? -->

- tulistama. (발사.)

엄청난 전류가 일행, 그리고 아쵸푸므자에게 날아왔다!

“Unikaalne kontrolli peatuste al. (고유시 제어, 정지.)”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동체 시력으로 쫓을 수도 없을 정도로 빨랐던 전류가, 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양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Sinu Miranda võita. O vaene väike tall. (너의 패배란다. 불쌍한 어린 양아.)”

아쵸푸므자는 이어 지훈에게 수고했다고 말했다.

“아슬아슬했네. 수고했어.”

- ei! Palun. Ma ei taha enam ootama, palun, awesome kõike… (안 돼, 더 이상은 기다리고 싶지 않아. 제발 모든 걸 끝내줘…)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일행과 달리, 최상위 관리자는 좌절이 잔뜩 섞인 목소리를 내뱉었다. 마치 실시간으로 미쳐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sunnitud süüde (강제 발화)”

아쵸푸므자는 그 좌절의 목소리에,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마법을 부렸다.

화르르륵.

그와 동시에 최상위 관리자에게 불이 붙었다.

‘저딴 게 불에 탄다고!?’

아티펙트로 후려치고, 유탄을 때려 박아도 흠집 하나 나지 않았던 장갑이었다. 하지만 아쵸프무자의 마법에는 마치 엿가락처럼 녹아내렸다.

- Lõpuks, lõpuks jõudnud puhata … (드디어, 드디어 안식이…)

최상위 관리자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침묵했다.

단지 금속이 타는 괴상한 냄새만 났을 뿐이었다.

“허억… 허억….”

일행은 승강기 안에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었다. 다들 너무나도 지쳐 있기 때문이었다.

“힘들어 보이네.”

“본인이 시키고 그딴 말 지껄이면 기분 좋나보지? 거 참 아주 큰 위안이 되는군. 씨발.”

아쵸푸므자는 어깨를 으쓱거리는 걸로 흘려버렸다.

“물건은?”

가방 깊숙한 곳에서 약속했던 기록을 건네줬다. 기록실 중앙에 있는 수정처럼, 언제 봐도 깊은 푸른색이었다.

“약속은 꼭 지켜야 할 거다.”

아쵸푸므자는 흡족한 얼굴로 기록을 집어 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궁금증이 솟았다.

단말기 얘기를 봤을 때, 아쵸프무자 본인이 직접 기록을 남기라고 한 것 같았다.

‘근데 왜 본인이 다시 받지? 단말기는 분명 수취인이 다른 개척자인 것 마냥 얘기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물론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가끔은 웅변보다 침묵이 더 귀하고, 박식보다 무지가 더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저 맘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아쵸프무자를 쳐다봤다.

“지훈.”

“왜 그러지.”

아쵸프무자가 가까이 다가왔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입과 입이 마주칠 것 같은 아찔한 거리.

일반적인 여성이었다면 성적인 긴장감이 흘렀겠지만, 그딴 거 하나도 없이 경계심이 앞섰다.

- Ei taha teada, liiga palju. Ligi inimese sammu lähemale päikese valmis surema teised.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지 마. 태양에 다가간 필멸자는 타 죽기 마련이야.)

예쁜 입에서 그을음 가득한 섬뜩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아쵸프무자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잠깐, 거래는! 칼콘은 어떻게 할 거지?”

“그 녀석과 함께 날 찾아.”

언제나 그랬듯, 언제나 수수께끼처럼 사라지는 그녀였다.

“끝난… 거예요?”

민우가 승강기 바닥에 주저앉아 말했다.

날아오는 전류를 보고 죽을 거라 생각했었는지, 영혼이 반쯤은 빠져나간 모습이었다.

“그래. 끝났다. 이제 집에 가자.”

“하, 하하하… 죽을 줄 알았는데….”

“내가 얘기했잖아. 우리 셋 중 누구도 안 죽는다고.”

그 말은 마지막으로 승강기를 가동했다.

위이이잉 -

승강기가 지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반작용으로 중력이 무거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문득 가벡이 물었다.

“저게 네가 말한 주술사인가?”

“그래.”

어차피 볼 거 다 본 사이였기에, 짧게 긍정했다.

“피처럼 붉은 머리에, 일그러진 얼굴. 어디서 들어본 적 있는 외모다. 주술사가 맞긴 한 건가?”

들어본 적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들었지만, 집어 치웠다.

아쵸프무자의 말이 신경 쓰이기도 했고, 지금은 그딴 거 다 필요 없고 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몰라. 그냥 마법사려니 하고 짐작만 한 거야.”

“흐음… 그렇군.”

가벡은 주먹으로 제 볼을 가볍게 툭툭 쳤다.

“다음에도 저 암컷과 관련된 일이 있다면 나는 빠지고 싶군. 저 암컷이 주술사든, 그 어떤 존재든 상관없다. 저 여자에게는 짙은 죽음의 냄새가 난다.”

수 없이 많은 전투와 전쟁으로 벼려진 감이리라.

아무리 전투 중에 죽고 싶어 환장한 광전사라 할지라도, 제가 죽을 묏자리 정도는 직접 정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래, 알겠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

딱히 잡을만한 명분도 없었다.

보상도 주지 못하는 데, 목숨까지 걸라고 하는 꼴이었다.

아무리 친구 사이라고 해도 보증은 서주지 않듯, 동료라고 해도 도와줄 수 있는 선이라는 게 있었다. 게다가 가벡은 아직 제대로 된 동료도 아니지 않던가?

이번 일을 도와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웠다.

위이이잉 -

고요한 침묵 속 승강기 소리만 계속됐다.

☆ ☆ ☆

띠잉 -

“푸흐아!”

지상에 도착하자마자 다들 숨이 막히기라도 했던 것 마냥 공기를 잔뜩 빨아들였다.

자살숲은 화산지대 위에 있는 숲이었다.

질로 따지자면 잘 관리 된 유적 내부 공기가 훨씬 뛰어났지만, 단지 밖으로 나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좋았다.

일종의 승리 세레모니 같은 행위였다.

한 30초 정도 지나자 문득 민우가 물었다.

“형님, 혹시 여기서 구조대 부르면 안 오겠죠?”

무릎이 작살나서 걷기가 어려운 모양이었다.

당연히 안 올 거 알았지만, 일단은 핸드폰을 꺼냈다.

평상시에는 외투 주머니에 넣어놨지만, 이번 유적에서는 바지 주머니에 넣어놔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착!

폴더폰을 열었지만 안타깝게도 신호는 잡히지 않았다.

예상했던 결과기에 별 실망 없이 핸드폰을 닫았다.

전화가 연결된다고 해봐야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 여기 자살숲 한가운데인데, 좀 구하러 와주세요~

장난전화 아니면 엿 먹이려는 전화겠지 할 것이다.

“다리 많이 아프냐?”

“아뇨, 괜찮아요.”

민우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지랄을 해라, 지랄을.”

휘릭!

저항하는 민우의 가랑이 사이에 손을 쑥 집어넣고는, 그대로 짊어졌다.

“에휴, 씨발. 앞으로 개척지랑 멀리 떨어져 있는 곳으로는 안 오던가 해야지. 이게 뭔 개고생이야 진짜.”

“길은 아나?”

가벡이 물었다. 순간 머리가 하예 졌다.

“미친놈아, 네가 길 뚫었으니까 네가 외웠어야지!”

여기는 자살숲이었다.

지도가 있는 것도 개척지 근방이 전부고, 심부부터는 지도고 나발이고 없었다.

“농담이다. 다 기억해 뒀으니 걱정마라.”

“개 우라질 놈. 그냥 처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아주 농담은 개뿔, 입으로 똥을 싸고 자빠졌네.”

☆ ☆ ☆

2시간 후.

분명 오면서 나뭇가지들을 전부 다 쳐냈음에도, 이상하게 흔적이 하나도 남아있질 않았다.

“여기 맞냐?”

“맞다. 걱정마라.”

직접 보자니 여기가 저기 같고 저기가 여기 같은 기묘한 숲이었다. 어떻게 길을 찾는지 참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여기 맞는 거 확실해?”

“우리는 서남쪽으로 직진했다. 그러니 동북쪽으로 쭉 직전하면 된다. 간단하다.”

그럼 그렇지.

새로운 길로 가고 있다는 말이었다.

“야 이 개새끼야!”

싸커킥을 날렸다.

☆ ☆ ☆

야영은 짐승이 파놓은 걸로 보이는 구덩이에서 했다.

밥은 MRE 2봉과 FS들의 식량을 나눠먹었다.

☆ ☆ ☆

자살숲 탈출 2일차.

쾅!

자다 깨서 정신이 멍했다.

핸드폰 알람을 뭐 부딪치는 소리로 해놨던가?

당연히 그럴 리 없었다.

후다다닥!

입구로 나가니 가벡이 거대한 새의 목을 비틀고 있었다.

“가시 산맥에선 참새가 이렇게 용감하지 않았는데 말이지. 오늘 밥은 이걸로 하지.”

타닥, 타닥, 타닥…

마법을 배운 것 중 장점이 하나 있다면, 어디 가서 불붙이는 데 불편할 것 없다는 거였다.

‘아니 토치 하나 들고 다니는 거랑 뭐가 달라.’

노릇~ 노릇~

이름 모를 조류 고기가 구수한 냄새를 냈다.

가벡이 고기를 발라낼 줄 알아서 깔끔한 모양이었다.

아무거나 막 잡아먹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아무도 입에 올리질 않았다.

맛 더럽게 없는 블록이나 씹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 ☆

자살숲 탈출 3일차.

들어갈 때는 하루 반나절 걸렸지만, 나갈 때는 3일이나 시간이 허비됐다. 날카로운 눈초리로 가벡을 쏘아봤지만, 가벡은 슬쩍 고개만 돌릴 뿐이었다.

근데 그것도 대단한 게, 원래 자살숲은 사람이 길 잃기 딱 좋은 지형이었다.

살아서 나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였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입장에선 대충 나온 걸로밖에 보이질 않았다.

☆ ☆ ☆

그렇게 일행은 들어가는 데 2일, 유적 안에서 5일, 나오는 데 3일을 허비해 총 10일에 걸려 유적 탐사를 완료했다.

서부 톨게이트에 도착하니 지현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시연은?’

보이질 않았다.

통화하며 들은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던 걸 봤을 때, 단단히 화가 나있는 모양이었다.

‘가만히 두면 사이가 틀어질지도 모른다.’

애정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 지훈도 시연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처음에야 연애할 여유가 안 되니 틱틱거렸지만, 지금은 달랐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음에 들었고, 지금은 없으면 허전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나중에 따로 연락해 봐야겠다.’

그래도 일단은 칼콘이 먼저였기에, 뒤로 슥 밀었다.

“뭐 하러 마중까지 나왔어.”

차에서 내려 인사하니, 지현이 저 멀리서 달라왔다.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저랬을까.

마음이 뭉클해졌다.

“야이 개 같은 인간아!”

휘릭 - !

지현이 온몸을 날린 드롭킥을 차기 전 까지만.

‘돌았나, 보자마자 왜 저래?’

피하려면 피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아마 피하면 지현은 관성에 따라 주욱 날아갈 테고, 착지와 동시에 아스팔트에 살을 쓸리겠지.

결국 어쩔 수 없이 맞아줬다.

퍽!

“미친년아! 돌려면 곱게 돌아라, 좀!”

몸을 일으키자, 이번에는 보디 블로를 날렸다.

저건 피해봐야 넘어질 일 없었기에 가볍게 피해줬다.

“야 이 인간아! 말도 없이 쳐나가서, 말도 안 하고 이 따구로 늦으면 어쩌라고!”

헌팅 나간다고는 했지만, 기간을 말해주지 않았었다. 아마 하루하루를 마음 졸이며 기다린 모양이었다.

“하이고, 쌍년이 언제부터 오빠 좋아했다고 기다리셨어?”

말은 저렇게 하면서도 마음은 기뻤다.

아프면서부터 틀어졌던 남매 관계가 되돌아오고 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었다.

“에라, 화상아! 콱 나가서 뒤져버리지, 왜 돌아왔냐!”

투닥투닥.

한 10분 정도 실랑이를 하고는, 지현을 태워줬다.

“근데 뭐 하러 왔어. 아직 처리할 거 많다니까.”

“그냥 할 거 없어서 왔다, 왜. 문제 있냐?”

“됐다, 쌍년아. 잘 왔다. 자~알 왔어.”

집에 데려다 주려던 마음 싹 접고, 엿이나 먹으라는 생각으로 질질 끌고 다니기로 했다.

☆ ☆ ☆

“난 여기서 내리도록 하지. 집에 가고 싶다.”

가벡은 중간에서 내려달라고 얘기했다.

“지금?”

“그래.”

민우가 어정쩡한 표정으로 묻자, 가벡은 짧게 일축했다. 그도 그럴게, 민우와 가벡은 현재 동거 중이었다.

적당히 일 끝내고 같이 돌아가려고 했는데, 혼자 간다니 적잖이 당황스러웠겠지. 물론 가벡이 3살 먹은 애는 아닌지라 납치 같은 일은 절대 발생할리 없었다.

단지 조금 걱정되는 민우였다.

어디 가서 괴한이라도 만났다간, 흠신 두들겨 맞을 게 분명했다. 괴한이.

아무리 상대가 잘못했어도, 가벡이 이방인이었다.

이방인이 원주민을 조졌다가는 일이 복잡해진다.

“조금 같이 있다가 가지?”

“싫다. 배고프다. 집 간다. 밥 먹는다.”

얼마나 싫었는지 마디, 마디 뚝뚝 잘라서 얘기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민우가 가벡에게 카드를 하나 쥐어줬다.

“택시타고 가라. 괜히 이상한 사람 붙잡고 쥐어 패지 말고. 저번에 합의금으로 돈 빠진 거 생각하면 아직도 이가 갈려, 이 자식아.”

“나보고 짐승이라고 했다. 못된 혀는 뽑아줘야 한다.”

가벡은 자기가 한 말 그대로 실행했고…

전투 종족 상대로 말실수한 불쌍한 과객은 혀 대신 어금니 3개를 뽑혔다.

“됐고, 택시 타. 택시! 제발!”

택시비는 엄청나게 비쌌지만, 합의금보다는 아니었다.

결국 가벡은 투덜거리며 차에서 내렸다.

“너 저거 언제까지 안고 살 거냐?”

원래는 칼콘과 살았어야 할 가벡이었다.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모아놓은 돈이야 많으니 로트 와일러 같은 거 키운다고 생각하고는 있는데….”

개 취급 한다는 말이었지만 그럴 법 했다.

가벡은 처음 민우의 방에 갔을 때, 아무런 양해도 없이 바로 방바닥에 똥을 쌌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민우는 그냥 정신을 놔버렸다.

‘아, 저건 개구나. 그냥 개다. 말하는 커다란 개.’

그 사실을 모르는 지훈은 픽 웃고 말았다.

“적적했을 텐데 잘 됐네.”

“모르겠어요. 마음 같아선 빨리 큰탕 한 건 해서 쫓아내고 싶어요.”

“알아 두마.”

☆ ☆ ☆

가벡 다음으로는 민우와 지현을 내려줬다.

“가서 아티펙트 감정하고, FS쪽 식량 어디 팔만한 곳 있는지 조사해 봐.”

“예, 형님. 알겠습니다.”

민우는 꾸벅 인사했지만, 지현은 짜증을 부렸다.

“잠깐만. 나는 왜?”

“그냥 같이 가, 이 년아.”

“아, 내가 왜 얘랑 같이 잡일을 하는데~에….”

지현은 슬쩍 화를 내는 것 같아 보였지만, 왠지 모르게 뒷 꼬리를 살짝 내렸다. 그 모습이 ‘화냈다고 다시 타라고 하지는 않겠지?’ 하는 것 같았다.

“나 바빠, 이 년아. 집에 갈 거면 알아서 가라.”

“아~ 오빠! 잠깐만. 야! 김지훈! 야…!”

지현은 끝까지 싫은 연기를 했다.

지훈은 지현이 그러건 말건 전혀 관심 없었기에, 무시하고 그냥 차를 출발시켰다.

저거 말고 급히 신경 써야 할 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 ☆ ☆

병실 정보를 알고 있던 터라, 바로 칼콘에게 향했다.

옷 갈아입을 시간도 없었다.

방탄 외투는 이미 넝마가 되어 있었고, 안에 입고 있던 티셔츠는 피와 땀에 잔뜩 젖어있었다.

병실로 가는 와중에 의사와 간호사가 화들짝 놀라 달려들었으나, 바빴기에 무시했다.

상처? 그딴 거 이미 재생됐다.

치료 따위 받을 필요 없었다.

하지만 소중한 동료, 칼콘은 아직 다 낫지 못했다.

지금 당장 치료해 줘야 했다.

쾅!

병실 문을 부숴버릴 듯 열고 들었다.

- 아, 드디어 등장했습니다! 구세주에요! 이 난전을 정리하고, 모든 걸 끝낼 구세주가 등장했습니다!

크라토스 중계가 시끄럽게 울리는 가운데, 칼콘이 고개를 돌렸다.

“누… 어? 지훈?”

몰골이 말도 아닌 지훈을 보고 깜짝 놀라는 칼콘이었다.

지훈은 그런 칼콘을 쳐다보며 미소 지었다.

“다녀왔다. 새끼, 많이 힘들었지? 오래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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