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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 외 혈통 천재-470화 (470/488)

외전 61. 임무 완료

미랑은 프로 수준의 불멸자.

그녀는 판단했다.

그대로 두면 온신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과 판단, 대응을 동시에 한다.

미랑은 블리츠를 번쩍 들어 허공에 갈겼다.

정확히는 까마귀가 날아올 공간을 예측해 공간을 벼락의 에너지로 선점해 까마귀의 공격을 차단했다.

‘여기까지.’

크레이지 크로우의 접근을 막는 게 현재 미랑의 최선이다.

두더지는 자신의 손을 떠났다.

‘배가 뚫렸나?’

감각을 최고조로 예민하게 달궜다.

‘두더지의 접근을 놓쳤다.’

죄책감은 나중에 가져야 할 것이다. 이곳은 이계니까.

허공에 벼락을 뿜어낸 그녀의 눈이 온신을 찾았다. 온신의 몸이 허공에 종이 인형처럼 나부끼는 게 보였다.

‘음.’

피는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모습도 눈에 잡힌다. 온신의 슈트가 생각보다 멀쩡해 보였다.

‘슈트가 버텼나?’

오렌지 등급은 크리쳐 중에서도 최상급.

그들의 일격을 버텨 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사실상 지금 입은 슈트의 내구도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어떻게?’

안도감과 의아함이 동시에 든다.

불멸자의 냉정한 머리는 이 상황이 말이 안 됨을 인지했고.

안도감은 온신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왔다.

어찌 됐든.

‘살아 있기만 하면 됐어.’

미랑은 무표정, 온신이 봤다면 각오를 다졌다고 말할, 미세한 표정의 변화 이후 오렌지 레벨의 크리쳐를 상대하기 위한 무장을 꺼냈다.

양손에 광학 사출 장비를 든 것이다.

* * *

이후는 전면에 선 레드 등급의 크리쳐, 백안의 표범을 마주했다.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한다는 단기 전투 예지를 지녔기에 근접전 최악의 상성이라는 크리쳐다.

본래라면 이후가 시간을 끌고 저격수가 끝내야 했다.

예지의 범위 밖, 즉 원거리 저격은 막을 수 없으므로.

그런데 지금 뒤에서 일이 터졌다. 원거리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물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뒤쪽 상황을 파악한 순간이다.

‘아.’

이후는 놀랐다. 몹시 놀랐다.

‘온신.’

세최특의 아들이, 자신이 존경해 마지않는 이의 아들이 위험했다. 목숨이 경각에 달했다.

“크르릉.”

야성의 살기가, 기세가 되어 주변을 짓누른다.

그 순간 사방에서 짓쳐들던 옐로우 등급 크리쳐가 움찔했다. 그만한 살기다.

물론 크리쳐가 주춤한 건 아주 잠시였을 뿐이었다.

곧 놈들은 저들의 본능에 맞춰 달려들었고.

레드 등급 백안 표범도 움직였다. 하얀 눈이 허공에 긴 선을 그려 냈다. 밤을 가로질러 달리는 바이크의 하얀 헤드라이트 같았다.

놈은 근접 거리에서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을 예지한다. 외부 지원이 없다면 장기전으로 가서 잡는 게 정석이었다.

백안 표범은 지구력이 빈약하니까.

‘시간 없다.’

이후는 당장 뒤로 달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눈앞의 크리쳐를 처리하지 않고는 갈 수 없기에.

주먹을 쥐고 괴력을 터트렸다.

강체를 두른 주먹에 괴력을 얹고.

오른 허리 뒤에 주먹을 댄다.

백안 표범이 자신의 다음 동작을 예측해도 상관없었다.

‘머리, 머리, 머리.’

목표에 집중한다. 주변 모든 것이 사라지고 시간이 느려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이후는 시간을 쪼갠 틈에 들어섰고.

그의 몸은 그 쪼갠 시간의 틈을 노닐었다.

훅.

주먹을 뻗는다. 늪에 빠진 채로 움직이는 것처럼 저항감이 느껴졌다.

클라우드 필드는 평소보다 몸을 배는 가볍게 해 주는 데도 그렇다.

소리가 없는 무성의 세계에서 뻗은 주먹은 곧 표범의 이마에 닿았다.

피하려거든 피해 봐라.

이후는 읊조리곤 그대로 표범의 머리를 깨부쉈다.

빠-아아아앙.

뒤이어 소리가 따라오고.

오른쪽 팔 위로 파바바박 하고 불똥이 튀었다.

너무 세게 휘두른 탓에 공기와 마찰 된 강철 털이 불꽃을 머금었다가 꺼진 것이다.

“커허어엉!”

승리의 포효와 분노의 포효가 섞였다.

이후는 곧바로 뒤로 몸을 돌려 내달렸다.

펑! 펑!

어찌나 급했는지, 그가 딛는 땅이 푹푹 파였다. 한 번 땅을 찰 때마다 몸이 몇 미터씩 성큼성큼 나아갔다.

한줄기 탄환처럼 내달린 이후는 온신을 향해 달렸다.

* * *

이후와 미랑과 달리 구스타프와 이삭은 태연했다.

‘한두 번 당했어야지.’

구스타프와 이삭은 온신을 잘 알았다. 특히, 구스타프는 툭 하면 대련도 함께했다.

대련 중 어떤 변신족도 온신에게 제대로 타격을 가한 적은 없다.

빈틈을 노렸고 근접에 붙어 주먹을 휘둘러 때렸음에도.

온신은 항시 멀쩡했다.

그 이유, 그게 이번에도 온신을 지켰다.

‘사기꾼 같은 놈.’

구스타프는 괜히 온신을 향해 읊조렸다.

“괜찮겠지요?”

이삭은 누구에게나 예의 발랐다.

구스타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할 놈을 걱정하시죠.”

설마 저 정도로 죽으려고.

그랬다면 동기 사이에서 괜히 ‘괴물 중의 괴물’이라 불리진 않았으리라.

* * *

두더지, 불멸자의 레이더를 속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크리쳐다.

그들은 특수한 파장을 뿜어내며 땅을 파고 이동하는 놈들.

미친 까마귀는 허공, 까마득한 높이에서 노닐다가 떨어지기에 가시권에 들어와야 레이더에 걸리는 놈들이고.

‘작정하고 덤비는 애들 같네.’

크리쳐의 움직임에서 인위적인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뭐,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다.

두더지의 원뿔 주먹이 내 배를 때렸지만.

슈트 위를 감싼 염동 결계가 그걸 막아 냈다.

촘촘하게 실처럼 짜서 만든 염동의 방어막.

갤럭시 필드를 닮은 슈트 위에 두른 채였다.

이계에 들어와서 한 것도 아니다.

내가 초능을 단련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중 하나다.

평상시에 어느 정도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가.

의문으로 시작된 단련과 대련의 나날.이후 실전을 거듭하면 몸에 새긴 능력, 상시 발동 능력이란 거다.

게임으로 치자면 마나가 계속 소모되는 버프를 단 셈인데.

할 만했다.

쓰면 쓸수록 사이오닉 에너지는 더 늘어나니까.

잘 때는 해제할 수밖에 없으나, 깨어 있을 땐 항시 발동 중이었기에, 지금도 그러했고.

다만, 본래는 슈트 안에 한 겹 감추고 있던 걸 외부로 끌어낸 것뿐.

그러하기에.

퉁!

원뿔은 튕겨 나갔다.

이전 전투에서 얻은 경험을 녹였고, 방어막도 업그레이드해 뒀다.

정면 공격을 옆으로 비껴 내기 위해 방어막에 각을 만든 거다.

그 삐쩍 마른 추방자가 부린 재주다. 보고 그대로 따라 했고, 효과는 훌륭했다.

원뿔에 담긴 힘이 옆으로 흐르는 걸 보니 흡족했고.

그대로 염동력을 뭉쳐 두더지 머리통을 때렸으나.

빡!

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주황, 오렌지 급 괴물이라 이거다.

단단하긴 엄청 단단했다.

두더지에 맞은 힘을 이용해 허공을 날며 밑을 바라봤다.

위에서 날아오는 까마귀의 공격도 몸으로 받아 내야 하나, 싶어 생각하던 와중이다.

꽈르르릉!

벼락이 울었다. 까마귀가 짓쳐 들다 말고 옆으로 홱 방향을 꺾었다.

괜히 미친 까마귀라 부르는 게 아니었다.

방향 전환하고 공격하는 타이밍이 제멋대로다.

미쳐 날뛰는 광견병 걸린 짐승과도 같았다.

벼락은 미랑의 손길이었다.

날 걱정하는구나.

저기에 걸리면 내가 두른 방어막도 찢어 발겨질 텐데도, 난 벼락 에너지가 몰아치는 걸 보면서 그 안에서 사랑을 느꼈다.

감동의 물결이 몸을 후려칠 때다.

밑에서 뭔가 훅 하고 날아와 날 안았다.

“……!”

이건 뭐냐, 의외의 의외를 더한다고 해도 이 상황이 당최 이해되지 않았다.

“구한다.”

이후다. 이후가 날아와 날 안고 말했다.

문제라면 난 비행 능력이 있어서 이건 추락이 아니라 내 의지로 나는 중이란 거지.

이후는 날 안고 착지하려는 생각으로 보였는데.

둥둥 날기 시작하니.

이후가 몇 번 발을 허공에서 버둥거렸다.

“나, 날 수 있는데.”

슬쩍 말하니.

이후의 가면이 슬쩍 흔들렸다. 갸웃하는 건가.

“왜?”

이 새끼는 뭐지.왜는 왜야.

날 수 있으니까 나는 거지.

“왜 온 겁니까?”

“구하러.”

숨도 안 쉬고 답한 이후를 보며 속으로 한숨이 나왔다.

숫제 제 페이스대로만 사는 사람 아닌가.

일단 까마귀와 공중전은 그리 즐겁지 못할 듯하니, 난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내려섰다.

이삭 형의 곁이다.

“치료는?”

“필요 없어요.”

이삭 형에게 말하고 날 한 대 때리고 숨은 두더지를 찾았다.

어느새 구멍 안에 도로 쏙 들어갔나 보다.

오렌지 레벨의 크리쳐 중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입으로 유명한 두 놈이었다.

미친 까마귀도 그림자 두더지도.

그림자 두더지는 인간의 그림자에 숨어, 기척을 감추는 수법을 써서 붙은 별명이다.

어지간한 불멸자는 놈의 기척을 읽어 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니.

그리고 난 미랑을 보았다.

벼락을 수직으로 세운 채, 양손에 광학 병기 사출 장비로 보이는 걸 들고서 한쪽 무릎을 땅에 댔다. 그대로 눈을 감고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여신인가.

등 뒤로 후광이 보이는 듯했다.

여신 맞지?

내 눈이 잘못될 리가 없었다.

그사이 이후는 내 몸 여기저기를 더듬고 있었다.

이 새끼 진짜 뭐지.

“안 다쳤군.”

그가 말한다. 당연한 소리를 하네.

하긴 이쪽이랑은 그 뒤로 대련 같은 과정이 없었으니, 내 능력을 모르는 거다.

“찾았다.”

그사이 미랑이 읊조리더니, 서슴없이 바닥을 향해 광학 병기를 쑥 쑤셔 넣곤 버튼을 눌렀다.

풍!

묘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깊은 구멍이 생겼고.

미랑은 그 안에 수류탄을 까 넣었다. 일반 세열 수류탄은 아니었다. 저건 몇 배는 더 강렬한 폭발력을 갖춘 주문이 깃든 폭발물이다.

곧 폭발 주문이 깃든 수류탄이 바닥에서 터졌다.

꾸-웅!

드드드드드.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울렸다.

끼에에엑!

섬뜩한 소리가 울리며 한쪽에서 두더지가 튀어 올랐다. 수면 위로 박차고 오르는 날치 같다.

저 덩치인데도 날치 같아 보이니, 힘이 얼마나 좋은지 알겠다.

앞발 두 개는 원뿔, 두 개의 뒷다리는 갈퀴를 닮았다.

머리는 동그랗고 털은 짧다.

밤색의 몸뚱이가 바닥에 내려서자.

이후가 달려들었다.

미랑도 양손에 광학 병기를 조작, 징 하고 광선검을 뽑아냈다.

나도 움직였다.

“구스!”

달리며 외치자, 구스타프가 우리 머리 위로 천장을 만들었다.

뻐-엉!

“조이기!”

구스타프가 외쳤다. 다른 건 몰라도 천장 만들기는 쟤가 나보다 더 잘한다.

오리지널이 구스타프의 것이니까.

내리꽂힌 까마귀의 부리가 구스타프가 만든 염동 방패를 후려치는 순간, 구스타프는 일부러 허술하게 만든 방패를 허물어뜨리며 안쪽으로 압력을 배가했다.

무형의 방패가 곧 그물처럼 안쪽을 침범한 까마귀의 목을 조이려 했다.

염동력으로 보이는 묘기다.

뇌안을 발동한 내 눈에는 그 모든 게 전부 선명하게 보였다. 까마귀가 날개를 홰쳐 위로 재차 솟는 것까지도.

거기까지 보고 달리며 신속을 발동해, 어느새 이후의 곁에 붙는다. 이후가 속도를 조절하는가 싶더니, 그대로 두더지의 앞에 가 제 손톱을 휘둘렀다.

파카카카가강!

강체에 괴력을 더한 손톱이 원뿔에 긴 고랑을 만들어 냈다.

두더지의 덩치는 일반 성인 남성의 세 배 정도.

크고 두꺼운 장갑은 옵션이다.

죽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생각을 거듭하는 사이에도 이후는 계속 싸웠다.

그리고 내가 결론을 내릴 때쯤, 이후는 두더지의 앞다리 사이 가슴팍 어림에 주먹을 꽂았다.

재주가 용한 새끼인 건 확실했다. 오렌지 등급의 크리쳐를 홀로 상대함에도 밀리지 않았다.

나도 쉬진 않았다. 염동력으로 여기저기 치고 건드렸다.

약점은 없다.

장갑은 두껍다.

그럼 힘으로 찍어 누르는 게 능사인가.

아니다.

상대는 오렌지 급 괴물.

엿 같은 상황을 불러들인 원인이다.

빠르게, 되도록 피해가 없게.

그리 처리해야 했다.

아니라면 결국 계속 몰려오는 웨이브에 물러나야 할 테니.

그러고 싶진 않았다.

우리가 물러나면 죽는 사람의 숫자가 더 늘 테니까.

미랑을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나 때문에 사람이 죽어 나가는 걸 보고 싶진 않다고.

그래서 이후에게 말하고 싶었다.

구멍 하나만 내라고 그럼 된다고.

미랑은 어느새 뒤로 빠져 구스타프와 까마귀를 견제 중이니.

이곳에 이후와 나뿐이었다.

소리라도 치려는 찰나다.

말하지 않았음에도 이후는 내 뜻대로 움직였다.

이건 뭘까.

묘한 감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후가 치고 빠지고 때리고 후려친다.

염동력으로 이후를 노린 공격을 대신 막는다.

그사이 이후는 제자리에서 빙글 돌더니, 앞으로 쭉 달렸다.

달리는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점이 아니라 선처럼 보였다.

선이 된 이후의 손에 빛이 번쩍했다.

기어였다.

후벼 파는 비수.

회전하는 송곳.

이후가 가진 커스터마이징 기어.

그의 손톱 위를 두른 장갑이 뾰족하게 변한다. 사이오닉 에너지를 머금은 그의 기어가 두더지의 가슴팍에 구멍을 냈다.

완벽한 타이밍.

그러니까 내 머릿속에 그린 그림을 이후가 그려 냈다고 봐도 좋았다.

그래서 묘했다.

마치 수십 년은 손발을 맞춰 본 단짝 같아서.

미랑과도 느껴 보지 못한 그런 기분이라서.

뚫린 두더지의 가슴 사이.

난 염동력을 집중했다. 연상하는 모양은 낚싯바늘, 겉은 두껍지만, 안은 어떨까.

잡아서 뒤집어 깐다.

막대한 사이오닉 에너지 사용으로 코피가 터졌다.

팍 하고 코 밑으로 줄줄 피가 흐른다. 뜨거운 액체의 감각을 느끼며 난 두더지의 껍질을 까고 헤집었다.

이제까지 염동력을 다 튕겨 내는 장갑 위가 아니라 안쪽에서 시작된 공격이다.

속살을 파고든 염동력이 살을 헤집었다.

그사이 이후는 두더지의 원뿔에 제 송곳을 박아 넣고 놈의 움직임을 제한했다.

그 또한 내가 바라마지 않던 행동이었다.

가슴에 뚫린 구멍 안쪽.

염동력이 두더지의 몸을 헤집고.

마지막은 구스타프가 만들어 낸 기예로 끝냈다.

안에서 바깥으로, 염동인.

무형의 칼날을 만들어 당겼다.

까드드득!

피와 내장, 끈적한 피와 체액이 튀었다.

빠드드드득.

끄르르르르르르!

두더지가 피어를 닮은 외침을 토했으나, 무시.

페이스 가드에 담긴 장치가 알아서 소음 차단을 발동했다.

이후 놈의 안에서부터 솟구쳐 나온 무형의 칼날이 살점과 내장 조각들을 끌어냈고.

그 가운데, 후벼 파는 송곳이 아래에서 위로 두더지의 가슴에서 시작해 턱을 뚫고 나왔다.

푸와왁!

피가 비처럼 쏟아지며 그 앞에 선 이후의 전신을 적신다. 오렌지 레벨의 크리쳐의 머리통이 쿵 하고 바닥에 떨어지며 몸이 파들파들 떨렸다.

“……와.”

이건 이삭 형의 감탄사.

오렌지 등급의 괴물이라면 본래 고레벨 팀이 제대로 뭉쳐 싸워야 할 상대이니.

뇌안을 발동한 채였기에 난 이후의 전신에 어린 에너지를 봤다.

순간 방출 에너지가 최소 50레벨.

괴물은 괴물이다.

그런 놈과 손발을 맞추니, 오렌지 급 괴물도 죽이는 게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여전히 묘한 상태였다.

어떻게 이렇게 손발이 잘 맞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후는 덤덤했고 난 놀랐으나, 놀라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까마귀가 남았으니.

뒤로 돌아서자, 어느새 까마귀는 부리나케 도망갔다.

깃털 꽁지조차 보이지 않고 날아갔다.

오렌지 급부터는 어느 정도 지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더니.

도망가는 재주 한번 뛰어나네.

“내려앉아라.”

그리고 옐로우 등급 크리쳐 몇 마리를 구스타프가 처리하고.

남은 것을 정리하자, 더는 크리쳐가 보이지 않았다.

다른 말로 하면 임무 완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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