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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 외 혈통 천재-463화 (463/488)

외전 54. 순전히 환경 탓.

한계 이상으로 화를 내는 것 같더니, 코끼리가 깊게 숨을 들이켜고 내쉬었다.

근데 코끼리가 원래 빨간색이었나.

피부가 원숭이 궁둥이 같은 색이다.

“후으으으.”

뒤쪽에 있는 놈이 내 뒤통수를 얼마나 노려보는지, 찌릿찌릿했다.

이거 위치 선정이 안 좋긴 한데.

빨간 피부 코끼리를 보며 내가 물었다.

“아토피야?”

너 왜 그렇게 피부가 빨갛냐.

“진짜 맹랑하구나. 내장을 씹어 먹히고도 그리 말할 수 있나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야, 사람이 내장을 씹히면 죽겠지.

그럼 답 못 하겠지.

뭐, 당연한 걸 저렇게 궁금해하냐.

“양질의 에너지구나. 향이 좋아. 좀 설익은 것 같긴 한데, 맛이 기대된다.”

뒤쪽 영양실조 남자가 말했다.

난 뒤에서 뭐라고 떠들든, 코끼리만 바라봤다.

이쪽은 변신족, 뒤쪽은 초능 특수종.

변신족을, 그것도 저런 고위 레벨의 능력자를 시야에서 놓치면 싸움은 거기서 끝날 것이다.

그렇게 싸움이 끝나면 내 목숨이 붙어 있을 확률이 무척 낮을 테니.

당연히도 아토피 코끼리에게 신경을 집중했다.

“후아.”

코끼리는 연신 크게 호흡을 가다듬었는데, 덕분에 고약한 입 냄새가 났다.

먹지 말아야 할 건 처먹으니까 저리 썩은 내를 풍기는 거다.

“양치는 안 해?”

사람의 순수한 호기심은 때론 누군가의 상처를 후빌 때도 있던가.

내 몇 개의 질문이 코끼리를 자극했다.

물론 바라마지 않던 바였다.

꽝.

폭음, 소음, 흐려지는 시야.

어느새 눈앞을 가로막는 빨간 덩어리.

일반 사람의 뇌로는 인식할 수 없는 속도다.

쩌-엉.

기묘한 소음이 귓가에 남으며 뒤이어 묵직한 충격이 전신을 때렸다.

코끼리의 전신에 흐르는 에너지는 레벨 30 이상임을 말한다.

괴물 중의 괴물.

녹파노빨주로 표현하는 크리쳐의 등급에는 그 이상의 존재도 있다.

흔히 말하길 엘리트 크리쳐라 부르고 블랙 & 화이트 급이라고도 한다.

검고 흰 등급.

지금 붉은 코끼리의 주먹을 맞아 본바, 드는 의문이다.

지금 이놈을 크리쳐로 보자면 몇 번째일까.

최소 레드 등급 이상은 확실할 것 같다.

오렌지일까, 아니면 블랙 & 화이트일까.

“이 음흉한 새끼가?”

코끼리가 주먹을 뻗은 채로 말했다. 처음 상대의 주먹을 막아 낸 건 삼중 염동 방패.

물론 내 초능으로 만들어 낸 거다.

그게 깨진 뒤에는 지니고 있던 기어가 발동했고.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가슴팍에 숨겨 둔 스펠 기어도 반응했으니.

갤럭시 필드다. 염동이 아닌 순수 주문 방패.

주먹질 한 번에 내 염동 방패 세 장이 깨지는 것도 부족해 그사이 어설픈 초능 방어막도 깼다. 갤럭시 필드 말고는 남은 게 없었다.

문제라면.

“이건 내가.”

어느새 뒤에서 다가온 놈이다. 놈이 갤럭시 필드 위에 손을 얹자, 방벽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에너지 드레인?”

고위급 주문이다. 아니, 주문이 아니다. 뇌안으로 본 놈의 몸뚱이는 형편없었다. 사이오닉 에너지의 보유량도 저조했다.

잘해야 레벨 5를 넘을까?

그런데 지금 놈이 제 능력을 증명하는 중이었다.

스펠 기어에 머무는 주문력을 흡수한다.

“난 잡식성이다. 편식은 하지 않지.”

놈이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까맣게 변색된 치아가 보였다. 이 새끼도 입 냄새가 났다.

근접 거리에 붙은 둘.

하나는 변신, 다른 하나는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기생충 새끼다.

이거 진짜 위기인가.

그런가?

“잘근잘근 씹어 먹어 주마. 내장 한 올, 피 한 방울까지 남기지 않으마.”

코끼리가 흥분했는지 콧김을 뿜으며 말했다.

“혼자 미끼가 돼서 나머지를 살렸다고 생각하겠지? 그래, 넌 성공했다. 다만, 남은 놈들도 그리 길게 살아남진 못하리라. 앞으로도 쭉 가면 쓴 연놈들은 차례로 씹어 삼킬 테니까.”

에너지 기생충도 말을 보탰다.

난 슬쩍 손을 들어 이마를 긁었다.

어째 착각이 심한 듯하여.

“너 어리지? 냄새가 그렇다. 재능은 출중한 듯한데, 이제는 내 살과 피가 되어 살려무나.”

“좋지, 좋아.”

코끼리와 에너지 기생충, 둘이 만담을 들려 줬다.

난 앞뒤로 붙은 둘을 보며 이마를 긁던 손을 내렸다.

그 뒤 진심을 담아 물었다.

“내가 혼자 남은 게 미끼라고 생각한 거지?”

이들에게는 당연한 일.

추방자, 이터, 그중 고위급 헌터를 씹어 삼키는 괴물이니.

그런데 말입니다.

너 정도의 변신족이라면 어릴 때부터 지겹도록 봐 왔는데 말이야.

초능 없이도, 능력을 발현하기 전부터 상대하는 법을 배우기도 했고.

아는 것과 실현하는 건 별개의 문제이긴 하지만.

“방전.”

파지직.

짧은 말을 통해 이미지를 구현, 구현된 에너지를 방출한다. 날 중심으로 뇌전 에너지가 동심원을 그리며 퍼졌다.

둘의 착각을 고쳐 줄 때였다.

내가 미끼가 아니라, 일부러 이 둘을 끌어낸 거라고는 왜 생각하지 못할까.

이유야 뻔하지.

우물에 갇힌 개구리라 그렇다.

본디 자신의 세상은 작고 좁은 우물이니 그걸 알지 못하기에 오만해지는 거다.

어릴 때부터 세최특이란 양반에게 쥐어 터지다 보면 제 세상이 절로 넓어지는데.

이건 순전히 환경 탓이라고 할 수 있었다.

* * *

하운드는 불멸자의 예민함을 갖지 못했지만, 무수히 많은 전장을 떠돌며 깨달은 게 있었다.

전투 감각의 확장이라고 해야 할까.

그녀는 이겨야 할 타이밍을 알았다.

“팀원 전원 출격.”

팝콘이나 먹고 있다고 해서 긴장을 푼 게 아니다.

추방자를 쫓는 이들을 헌터라고 한다. 위험한 삶을 감내하기로 한 이들이다. 그들은 언제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김규현 선두.”

부관이 말하며 앞서 나갔다. 그는 불멸자, 레이더 능력으로만 치자면 업계에서 손꼽히는 능력자다.

특히 일정 범위 안쪽에서 일어나는 일은 예지에 가까운 수준으로 인지했다.

광범위 레이더 능력은 형편없지만, 국소 지역 확인에는 탁월하다는 말이었다.

그가 선두로 달리고 하운드가 그 뒤를 따랐다.

벼락과 크리쳐.

두 개로 인해 추방자 군대는 휘청거리는 중이었다.

타이밍을 뺏은 기습이다.

하운드는 부관에게 전권을 위임한 뒤, 그녀의 역할에 충실하기로 했다.

선두 돌진 말이다.

그게 그녀가 이 팀의 팀장이 이유이니

.그러며 그녀의 눈은 붉은 코끼리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그 쌍년을 상대할 사람이 자신뿐이니까.

곧 희미하지만,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변신족 특유의 후각이 내비게이션이 되어 상대의 위치를 알렸다. 하운드, 사냥개는 본능에 따라 발을 뗐다.

전투 감각, 경험에 의한 본능이 제 상대를 찾았다.

“먼저, 간다.”

뚝뚝 끊어지는 말투 사이로 으르렁거림이 섞였다.

부관은 제 상관의 상태를 짐작했다.

“네.”

곧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하운드가 땅을 박차고 달리기 시작했다. 무서운 속도로 추방자 무리 사이를 뚫고 달린다.

그녀가 향하는 곳에 붉은 코끼리가 있었다.

마침 그녀의 눈에 뇌전이 터진 게 보였고.

동시에 그 중앙에 선 남자의 모습도 함께 보였다.

* * *

나사로크는 본래 걱정이 많은 성격이 아니긴 했다. 그걸 모두가 다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걱정해야 할 때 아닌가? 팀원 중 하나가 그런 의문을 품었다.

“괜찮겠지?”

팀으로 들어오면 팀장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문제가 있어도 지구에 돌아가서 따져야 한다.

이쪽은 이계, 외계다.

군대의 형태로 움직이는 이들이기에 명령의 일원화는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럼에도 물어야 했다.

저 뒤로 동기이자, 동료를 버리고 온 기분이 들어서.

노 페이스 팀의 진짜 리더가 누군지 모르는 동기다.

명령에 반하는 질문까지는 아니었다. 불안함에 물은 것뿐.

한 명을 희생해서 나머지가 살아남는 게 맞는 건가?

그는 마음에 부담을 느꼈다.

그런 팀원을 슬쩍 본 나사로크는 고개를 갸웃했다. 너무도 태연한 반응이었다.

“넌 걱정하는 거냐? 누굴?”

“응?”

“멍청이다. 괜찮다.”

팀원은 러시아 북극곰의 말투를 이해하기 위해 애썼다.

“걱정할 대상이 잘못됐다는 말 같은데.”

옆에 있던 다른 팀원이 말한다.

‘음?’

그제야 팀원은 나사로크의 태도에서 무언가를 느꼈다.

‘태평하잖아.’

걱정 따윈 조금도 없다. 뒤에 남은 이를 기리는 마음도 없다.

왜?

그는 살아 돌아올 거니까.

그게 당연하니까.

그 기저에 쌓인 믿음의 탑이 높고도 단단하다.

나사로크가 보기에는 당연한 일이었다.

빨간 코끼리가 아무리 대단해도.

동기 수십 명과 매일 대련하고 대련이 끝난 뒤에도 항상 자기 자신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는 온신이다.

그런 온신이 진다고는 생각할 수 없기에.

나사로크는 온신의 진짜 능력을 본 몇 안 되는 동기 중 하나였다.

* * *

뇌전의 원이 둘을 지지자, 휙 하고 뭔가가 길쭉하게 뻗어 발동된 갤럭시 필드를 때렸다.

쩌-저정.

필드에 막힌 길쭉한 게 보였다. 코였다. 끝이 날카로워 삐죽한 바늘이라고 봐도 좋을 듯싶었다.

“믿는 게 방어막이냐?”

갤럭시 필드가 서서히 옅어진다. 뒤에 선 놈 덕이었다. 에너지 드레인이라니.

옅어지는 필드를 보며 난 고개를 끄덕였다.

“응. 방어막도 믿는 편이지.”

뇌안이 빛난다. 사방을 색으로 본다. 상대의 능력 정도와 형태를 확인한다.

에너지 드레인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가.

팽.

그사이 뾰족한 코가 뒤로 물러나더니, 한 번 더 갤럭시 필드를 후려쳤다.

쩌-엉.

“방전.”

난 한 번 더 뇌전을 뿌렸다. 둘 다 무시했다. 두 놈 다 특이 체질인지, 뇌전의 충격을 무시했다.

방전이 사실상 일대 다수를 노린 기술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이렇게 깔끔하게 막히는 걸 보면 가슴이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아주 짧은 시간을 벌었기에.

팅.

그 틈에 월광을 뽑아내 위로 던졌다.

팽 하고 은은한 빛을 뿌리는 칼날이 허공에 솟구쳤다.

그사이 코끼리가 달려든다.

방도가 없기에, 신속에 부스터를 걸었다.

완벽히 피할 순 없다. 대신 염동력 일부를 활용했다.

천장 내려 앉히기다. 날 노리고 달려드는 코끼리의 궤도가 뻔했다.

곧 그녀의 머리 위로 무형의 압력이.

그리고 날아간 월광은 에너지 기생충을 목을 노렸다.

코끼리는 압력을 무시했다. 괴력이었다. 퉁 하고 압력 자체를 튕겨 내더니, 다시 돌진했다.

날아간 월광도 제 소임을 수행하지 못했다.

에너지 기생충의 전신에 무형의 방어막이 형성됐다.

능력이 두 가지였다. 하나는 결계, 하나는 에너지 드레인.

결계 능력도 보통이 아니었다.

드드드득.

그냥 단단하면 뚫렸을 텐데, 월광의 칼날을 비껴 낸다. 허공에 방어막이 갈리며 파란 불꽃이 튀었다.

까다롭다. 집중해서 뚫으면 모를까, 멀티테스킹 능력으로 뚫기에는 상대의 능력의 질과 응용력이 남달랐다.

달려드는 변신족이 주는 압력 또한 까다롭기 마찬가지였다.

난 곧바로 발목만으로 땅을 찼다. 신속이 발동했기에 피할 순 있다. 그런데도 날카로운 코끝이 날아와 옆구리 어림을 스치긴 했다.

염병, 코끼리 코가 손이 아니라 칼이다.

달려들며 주먹을 내지르고 곧바로 코를 휘두른 것이다.

난 옆구리를 스치는 코 중간을 염동력으로 후려쳤다.

떵.

끄떡도 없었다. 후려치며 염력을 발동, 상대의 발목에 올가미를 건다. 코끼리는 그조차 무시했다.

우드득.

염동력 올가미가 단숨에 깨지고 부서졌다. 내장이 출렁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이 새끼 봐라.”

뒤에서 그걸 본 놈이 놀랐다. 초능을 다루는 섬세함이 다름이다. 보는 눈이 있다면 놀랄 만했다.

이후, 뇌전을 끌어 올려 손에서 번개의 창을 만들어 던지고.

코끼리는 그걸 코로 후려쳤다.

상대의 걸음을 주춤거리게 만드는 것조차 힘겹다.

월광이 끝없이 날아 에너지 드레인을 하는 놈을 노리고.

난 코끼리와 춤을 췄다.

피하고 또 피한다. 달려드는 코끼리는 더는 포효를 내지르지 않았다.

모습 전체를 눈에 담을 수는 없으나, 그녀의 몸체가 잔상을 그리는 건 보였다.

크고 두꺼운 붉은 붓이 통째로 날 꿰려는 것 같았다.

코를 창처럼 쓰며 주먹과 발을 놀린다. 당연하게도 부스터를 발동해야 했다.

피하고 또 피하면서도 뇌전을 일으켜 방전을 터트리고.

순간순간 염동력을 발동한다.

빈틈은 없는데, 일부러 비틀 순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빤하게 보였다.

발을 묶는 게 불가능하면 염동력을 삽처럼 만들어 땅을 움푹 파내는 거다.

디딤발이 불안하면 달리는 게 어긋나기 마련이니까.

코끼리는 놀라운 운동 능력을 활용해 그조차 무시했다.

땅이 파여 발이 꺼지니까, 그 순간 허리를 구부려 손바닥으로 땅을 쳐서 반동을 이용, 다시 짓쳐들어 왔다.

그래도 두 발로 냅다 달려드는 것보다는 느렸다.

“이런 씨발! 칼날 따위가!”

난 계속해서 월광을 다루는 것도 잊지 않았다.

번번이 거리를 좁히려다가 실패한 에너지 기생충이 화를 냈다.

뇌가 뜨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개골 안쪽이 화끈한 열기에 휩싸인 기분이다. 고열로 지독한 병에 걸린 것처럼 뜨끈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괴롭거나 아프진 않았다.

머리부터 시작된 열기에 눈알도 달아오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비는 그쳤지만, 전신에 타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근육 하나 세포 하나까지 전부 열기를 뿜어냈다.

지금까지 둘을 겪어 본바, 나름 즐겁긴 했다.

이 둘을 상대로 추는 춤이.

그래도 언젠가 끝은 다가오기 마련이니.

“웩.”

내장이 아릿해지며 입가로 뜨거운 뭔가가 흘렀다.

주르륵 흐르는 건 피다.

“초능 특수종의 몸으로 더럽게 잘 버티는구나. 너.”

코끼리는 감탄하며 달려들었고.

난 그 순간 염동력을 엮어내 은하수 결계를 구현했다. 일반 스펠로 만든 은하수 결계보다 더 촘촘한 방어막이다.

힘을 쥐어짠 결과였다.

쩌-엉!

“또 막아?”

푹.

급격한 에너지 소모에 월광에 걸어 둔 염동력의 실이 풀렸다.

은빛을 뿜어내던 칼날이 빛을 잃고서 떨어지며 바닥에 푹 하고 꽂혔다.

“멍청한 놈아.”

에너지 드레인을 하던 놈이 어느새 내 뒤로 붙었다.

놈은 계속해서 거리를 좁히길 바랐고.

난 그걸 계속 곱게 거절했다. 그리고 지금 상대는 원하는 거리를 잡았다.

그런데 진짜 붙으면 무조건 끝난다고 생각한 건가.

놈이 내 몸에 손을 대려는 순간, 나도 그 손을 맞잡았다.

“잡았다.”

잡기는 뭘, 여기까지가 내가 그린 그림인데.

에너지 드레인, 접촉함으로 상대의 기력을 빼앗는 초능 특수종.

하지만 붙어서 수작을 부리는 게 누군가의 특권은 아니기에.

나도 수작을 부렸다.

“어?”

파지지직.

상대와 맞잡은 손에 스파크가 튀었다.

그동안 했던 동기와의 대련은 내 몸을 단련하는 시간보다는 초능을 체화하고 익히는 과정이었다.

단순 육체 단련은 이미 어릴 때 대부분 토대를 만들었기에.

사관 학교 내에서 난 사실상 능력을 헤집고 파헤치는 데 모든 시간을 썼다.

고작 능력을 조합해 쓰는 게 내가 쓰는 초능의 전부는 아니란 거였다.

“재밌지?”

내가 물었다. 물론 상대는 조금도 재밌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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