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규격 외 혈통 천재-406화 (406/488)

406. 구멍이 없는 세계 (1)

딸깍.

끼이이익.

지난 석 달간 유연호는 하루가 48시간인 것처럼 살았다.

일에 치이고 또 치였다는 소리다.

‘어쩔 수가 있나.’

인베이더의 신인지 병신인지 하는 놈을 죽인 뒤, 서울은 난리가 났었다.

곳곳에 싱크홀이 생겼고.

꽈르르르르릉.

발밑에서 천둥 벼락이 쳤다.

“아, 진짜.”

인베이더의 신의 목을 걷어찬 아들이 누웠다가 일어나는 모습이 뇌리에 선명하게 남았다.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되겠지.

그건 자신에게도 다른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일 터였다.

“좀 쉬자. 좀.”

그렇게 말한 아들은 곧바로 움직여 부상자를 날랐다.

아들만이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이들이 그렇게 했다.

부상자를 돌보고.

사망 직전에 이르렀던 이들을 챙기고.

뒤이어 정부와 엑스큐라시에서 지원한 응급 구조팀이 왔다.

“전부 대피이이이!”

변신족 중 하나가 우렁찬 목소리로 외친 뒤, 아들 하나 때문에 남았던 모든 이들이 빠져나왔다.

부리나케 움직여야 했다.

쿠그그그그긍.

바닥에서부터 울렸던 천둥이 곧 눈앞에 결과로 보였으니까.

“허.”

유연호도 탄식이 절로 나왔다.

서울이 가라앉았다.

쿠드드드! 펑! 펑!

도시가스가 새어 나온 곳이 폭발하고.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꽈르릉!

그나마 버티던 건물이 무너지며 축축하게 젖은 땅 위로 엎어졌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엄청난 분진이 일어났을 터였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하여간 장관도 이런 장관이 없었다.

도시가 무너지는 모습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으나.

이겼고 살아남았기에.

의미는 있다.

이후 이틀 동안 태풍을 동반한 비가 내렸다.

지진이라도 일어나는 것처럼 지반 전체가 이틀 내내 울리기도 했다.

서울 인프라가 폭삭 무너진 탓에 한 달 동안은 아포칼립스가 온 듯했지만.

서울 외 도시는 멀쩡했다.

남은 모든 행정 기관은 바로 경기도의 한 도시로 이전해 둥지를 틀었다.

‘그 가설이 정말 맞는 건가?’

일부 과학자가 한 말이다.

서울, 그것도 세최특의 앞에 홀이 나타난 이유에 관한 가설.

인베이더의 지능을 봤을 때, 그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존재를 찾아왔을 거라고.

그러니까 세최특의 존재가 곧 서울 침공의 이유라는 거다.

“그래서 세최특을 비난하시는 겁니까?”

방송에 나온 전문가의 의견에 패널 중 하나가 코웃음을 쳤다.

이미 아들의 존재는 어떤 이들에게 종교와 같았다.

그런데 아들 때문에 이번 일이 일어났다고?

“아니, 그런 건 아닙니다. 저도 팬입니다. 세최특 만세. 구원자 만세.”

전문가도 바로 꼬리를 말았다.

아들이 원인이라고 해도 결국, 어디선가는 나타났을 놈 아닌가.

그걸 죽였다.

이기진 못했지만, 죽였다.

아들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일이다.

불멸과 변신의 혼혈.

무엇보다 전투 감각을 타고난 천재.

구원자, 클로저라 불리는 특수종.

‘그게 내 아들.’

흐뭇함을 느끼다가도 기분이 착 가라앉았다.

아무도 없는 집 안에 들어서자, 불이 알아서 팟- 하고 켜졌다.

그리 밟지 않은 은은한 조명이 부드럽게 사위를 밝혔다.

불멸자가 살던 곳답다.

방음은 철저했고 조명은 부드러우며 모든 것이 깔끔했다.

먼지가 엷게 깔렸지만, 그거야 오래 비워서 생긴 거고.

리클라이너 의자에 손을 얹은 유연호는 이곳에 누워 있었을 불멸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전대 불멸교주, 혈연의 관계로 얽힌 애증의 존재다.

“그냥 계속 미워하게 남아 있지 그랬습니까?”

유연호가 중얼거렸다.

당연하게도 답을 할 존재는 없다.

추모식이 있었다.

아들은 추모비에 당당히 유무인의 이름을 새겼다.

“전대 불멸교주지만, 절 살렸거든요. 여기에 제 생명의 은인 이름 하나 적는 거에 불만 있으신 거?”

불만은 무슨.

대통령부터 고개를 젓는 판이다.

애증의 존재였던 그 남자가 제 아들을 구했다.

제 보물을 지켰다.

그가 아니었다면.

그래, 아들이 죽었을지도 모르지.

그 찰나의 시간을 벌지 못했다면.

정말 그랬을지도 모른다.

“……꽤 할 말이 많았는데요.”

허공에 대고 말한다.

죽은 사람을 돌아오지 못한다.

불멸자는 불사신이 아니다.

누가 처음에 ‘불멸’이란 이름을 붙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불멸자도 죽는다.

갈가리 찢겨 조각나 흩어진 존재는 재생할 수 없었다.

그렇게 아버지는 떠났다.

눈물은 나지 않았다. 그저 조금 씁쓸할 뿐.

아마도 당분간은 아버지를 떠올리면 이런 기분이 되겠지.

그리 생각하며 주변을 훑다가 서랍 하나를 열었다.

그곳에 편지가 놓여 있었다.

우미호가 알려 준 거였다.

아버지는 혹시나 죽게 되면 이곳에 유언장을 놔뒀다고, 우미호한테 말해 두었다.

가로로 두 번 접힌 A4 용지였다.

툭 펴서 보니 긴 내용은 아니었다.

덤덤히 불멸교의 치부와 테러 단체에 관해 자료가 있다는 말이었다.

단순한 자료는 아닐 것이다.

아마도 현재 불멸교에 관한 정보 대부분이 담긴 것이리라.

감정 따위는 없는 내용의 나열.

마지막에 한 줄에서만, 쓰는 이의 감정이 보였다.

“혹시 이걸 읽는 게 연호라면, 한마디만 하마.”

미안하다.

유연호는 긴 숨을 내뱉었다.

편지는 곱게 접어 품에 넣었다.

따로 유품이랄 것도 없다.

유산도 없다.

솔직히, 애정이 하나도 없다고도 못하겠다.

어릴 때 어울린 기억이 드문드문 있으니.

그때의 아버지는 자상했고 부드러웠으며 든든한 존재였다.

아버지의 존재를 통해 유연호는 자신을 돌아본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될 일이다.

광익에게 그런 아버지가 아니면 된다.

죽은 자의 흔적을 뒤로하고, 유연호는 아버지가 살던 방을 나섰다.

“자, 왼쪽을 보시면! 저곳이 바로 세최특과 인베이더의 마지막 전투가 있던 곳입니다!”

버스 안에서 입 옆에 무선 마이크를 붙인 남자가 말한다.

관광버스의 가이드였다.

그의 말에 버스에 탄 이들이 왼편으로 한둘씩 고개를 돌렸다.

먼지 폭풍 따위가 몰아쳐 시야를 가렸지만, 주변 분간을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창문 너머로 크레이터와 지진, 태풍, 싱크홀 탓에 박살 난 서울 시가지의 모습이 보였다.

곳곳에 지뢰 따위가 설치되어 그걸 해체하는 데만 반년이 넘게 걸릴 거라고 들었다.

그 외 나머지 문제 역시 차고 넘치는 곳이다.

이제는 사람이 살지 않는 곳, 구도심, 구서울이다.

“잠시 묵념하겠습니다.”

가이드는 말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그날, 이곳에서 싸운 이들을 위한 짧은 기도다.

종말의 날, 스카이 게이트 사태, 인류 멸망의 날 등으로 불리는 날 이후 석 달이 지났다.

그날 이후로 홀은 열리지 않았고.

정부는 조심스레 인베이더 시대의 종말을 입에 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피부로 그걸 느꼈다.

갑자기 사라진 인베이더 덕분에 사망자가 훅 줄었으니까.

물론 스카이 게이트 때 하도 많이 죽어서 그 때문에 슬퍼할 이들이 더 많았지만.

서울은 무너졌고, 정부는 옆 동네로 이사 갔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거, 사람들. 발이 참 빨라.

곧 경기도 몇 개 도시를 합쳐 신서울이라 명명.

구서울을 버린 행정부는 곧바로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리고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석 달 동안 추모식이 몇 번 있었다.

나도 몇 번 갔는데.

그다음에 이런 게 생겼더라고.

“묵념 끝, 구서울 투어 버스에 탑승해 주신 여러분, 저기 저 크레이터 보이십니까? 저곳이 바로 마지막 인베이더가 죽은 곳입니다.”

구서울 투어 버스.

종말의 날에 전투가 있었던 곳이 관광 코스가 된 거다.

가이드가 신나게 입을 털었다.

이곳에는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많았다.

바로 건너 자리에 앉은 브라질 출신의 특수종이 눈을 빛냈다.

“세최특, 최고.”

그가 어설픈 발음으로 한국말을 읊는다.

그 말에 가이드가 엄지를 들어 보였다.

음, 세최특 최고라니.

듣는 내가 참 머쓱하다.

지금 난 홀로그램 마스크를 쓴 채다.

그러니 날 알아볼 사람은 없다.

얼굴이 하도 팔려서 그냥은 돌아다닐 수 없었고, 마스크는 이제 필수품이 됐다.

혼자 온 건 아니었다.

앞머리를 짧게 치고, 뒤로 묶은 머리칼을 정수리 위에 얹어 고정한 퍽 귀여운 여자애와 같이 왔다.

그 여자애가 눈을 희번덕거리더니, 까드득 어금니를 깨물고 은근히 묻는다.

“이게 데이트냐?”

물론 강혜민이다.

아니, 얘가 왜 또 이렇게 저기압이지.

“같이 돌아다니면 데이트지. 뭐냐.”

“개, 씁, 후, 씹, 후, 나쁜 새끼.”

욕하지 말랬더니, 말을 고친다.

이런 거 보면 참 귀엽다.

“자식아, 겸사겸사하는 거지.”

강혜민은 그 말에 고개를 홱 돌려 버렸다.

아니, 내가 뭘 잘못했다고.

혜민이가 하도 데이트, 데이트 노래를 부르기에 알겠다고 나선 길이었다.

석 달, 사태 수습 덕분에 바쁜 나날들이었다.

물론 나도 눈코 뜰 새 없이는 아니지만, 조금 바빴다.

할 일이 좀 많아야지.

회사에서 사인할 일도 산더미였다.

대부분은 우미호와 팬더 형한테 떠넘겼지만, 하여간 그랬다는 거다.

이후, 남는 시간에 혜민이와 나선 건데.

말했듯이 겸사겸사였다.

오전에는 신 서울 대책 본부로 가 회의에 참석.

점심은 거기서 먹었고.

“잘 어울리는군요”

대통령이 우리 둘을 보고 칭찬도 해 줬다.

오후에는 날 신으로 떠받들며 새로운 종교를 탄생시키려는 불멸자 둘을 잡아 족쳤고.

곧바로 구서울로 향하는 길에 투어 버스에 오른 거다.

“나쁜 새끼.”

혜민이는 그 말만 되새겼다.

자식이, 이 정도면 데이트지 뭐냐.

놔두면 울겠네.

“이따가 뷔페 사 줄게.”

“……넌 아직도 내가 열일곱 꼬맹이로 보여? 아니 열일곱 꼬맹이도 밥 사 준다는 말에 기분이 풀리진 않거든?”

“호텔 뷔페로.”

그 말에 혜민이 눈이 반짝인다.

“호텔?”

“조식 뷔페로.”

이후 혜민은 말을 줄였다.

대신 다정하게 내 손을 잡았다.

“흐흥.”

콧바람까지 분다.

기분이 나아졌니?

근데 아침에 조식 먹으러 가자는 말이 그렇게 좋아할 일인가?

오늘 저녁엔 각자 자고 내일 아침에 만나자고 할 건데.

하여간 여자는 알 수 없다니까.

투어 버스는 서울 외곽에 새로이 닦은 도로를 돌았다.

그나마 멀쩡한 아스팔트와 지반이 단단한 곳에 연결해 만든 도로다.

그곳을 뱅 둘러 도는 게 코스였다.

새삼 이렇게 보니, 종말의 날이 얼마나 난리였는지 보인다.

곳곳에 안 부서진 게 없다.

이게 아포칼립스가 아니면 뭐야.

이걸 배경으로 소설도 쓰겠다.

서울 2043, 뭐 이따위 제목으로.

물론 이런 제목으로 글을 쓰면 아무도 안 보겠지만.

“구서울은 지금도 복구가 한창이지만, 몇 년 이내에 복구되는 건 어렵다고 합니다. 행정부 피셜입니다.”

가이드는 자기가 아는 걸 계속 떠들었다.

괜히 구서울을 헤집고 다니는 대신 버스에 오르니, 일반 사람들의 시각으로 이곳을 볼 수 있었다.

주변 관광객 중 일부는 눈을 빛냈고.

또 일부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외국인이 반쯤 됐는데 다들 이걸 보러 온 거로 보였다.

정말 나 때문에 인베이더가 여기에 왔을까.

뭐, 꼭 내가 아니더라도 나타나긴 나타났을 테지만.

하여간 서울에 네임드며 인베이더의 신이란 놈까지 나타난 탓에 도시가 개판이 났고.

이런저런 일들로 지난 석 달간 출장도 여러 번 갔다.

미국을 비롯해 각 나라의 지원과 글로벌 기업의 지원까지 약속받고 왔다.

절대로 강압과 압력으로 한 일이 아니다.

부탁했고 그들은 들어줬을 뿐.

암, 그렇고말고.

버스가 곧 종착점에 도착했다.

투어 버스는 하루에 세 번 오간다.

그리고 이 버스는 특별히 네 번째였다.

하, 참.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어찌 이렇게 적응력이 좋은지.

새삼 감탄하게 되는 일이다.

“시작하나 보다.”

혜민이가 중얼거렸다.

끼익. 버스가 멈춰 섰다.

내연기관과 수소, 전기차가 공존하는 시대다.

최근에는 사이오닉 에너지 차량 개발이 코앞에 다가왔다고 하더라.

전기를 기반으로 하는 버스의 시동이 꺼졌다.

가이드는 생글생글 웃으며 모두의 앞에 섰다.

버스 통로에 선 가이드가 입을 연다.

“여러분, 그거 아세요? 구서울 투어는 위험을 동반한다는 거?”

알지, 아직 인베이더의 잔재가 남았다.

전부 녹아 없어진 줄 알았더니, 그중에서도 살아남은 몇 놈이 있더라고.

탈주 인베이더 또는 로스트라고 부르는데.

나라에서 그런 걸 처리하는 팀도 별도로 운영하고, 용병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당연하게도 NS에서도 파견을 위해 몇 팀이 나가 있고.

그런데 이쪽에서 번번이 당했더라고.

우리 쪽 사람이 당한 건 아니고.

중고 형이 아는 용병이 당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기왕 데이트하는 김에 나선 길이다.

인류는 서서히 인베이더가 더는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적응하는 중이나.

아직은 과도기라 할 수 있었다.

인베이더로 인한 피해가 아직 있다는 걸 안다.

그 틈바구니를 이용해 이런 놈들도 생긴 거고.

참, 나쁜 쪽으로는 머리가 잘 돌아가요.

투어 버스가 운영하는 중에 버스 한 대를 은근히 끼워 넣는다.

그리고 사람을 태워 통째로 납치한다.

쓸 만한 놈들은 실험체로 팔아 버리고.

나머지는 다 죽인다.

인베이더가 사라졌더니, 이런 놈들이 득세하다니.

세상을 구하면 뭐 하나.

이런 개자식들이 즐비한걸.

가이드의 말에 운전자가 기관단총을 들고 뒤로 돌아서고.

앞쪽에 앉은 몇 명의 인간이 몸을 일으킨다.

전부 특수종이었다.

그중에는 순혈 불멸자도 보였다.

버스에 오르는 이들을 가려 받은 놈 중 하나다.

의심스러운 놈을 태우지 않고 용케 피해 온 건, 저 두 놈 덕이었을 거다.

어지간한 불멸자가 아니고서는 저 둘의 눈을 속이기 힘들었을 거다.

조금만 이상한 냄새가 나면 곧바로 꼬리를 말았을 테니.

기남이나 다른 불멸자가 있다면 대신 나서라고 하겠는데.

다들 더럽게 바쁘더라고.

그래서 내가 왔다.

거듭 말하지만 겸사겸사다.

“가진 거 조용히 다 털고 밖으로 내립니다, 오케이?”

가이드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오케이는 무슨.

마스크를 끄고 혜민이 무릎을 스치며 앞으로 나간다.

나가는 길에 혜민이가 내 궁둥이를 툭 쳤다.

“실하네.”

장난할 때냐?

뭐, 심각할 때는 아니긴 하지.

마스크를 해제하는 순간, 난 인류 최고의 유명 인사다.

“뭡니까? 머리통에 구멍이 나고…….”

“구멍 뭐?”

응. 만나서 반갑다.

“대가리 박아. 아니면 박을 대가리를 없애 준다. 삼 초 준다.”

가이드의 눈빛에 반항하는 기미가 엿보인다.

반사적으로 오른손에 쥔 핸드 불릿을 엄지로 튕겼다.

퍽- 하며 놈의 어깨에 구멍이 나고.

“아악!”

놈이 무릎을 꿇는다. 이런 일, 사실 처음도 아니고.

해결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착하게 좀 살자, 응?”

내가 말하니, 앞에서 살기를 뿜어내던 놈들이 조용히 무기를 내려놓기 시작했다.

덤비는 놈은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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