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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 외 혈통 천재-319화 (319/488)

319. 전뇌 공주

양갈비로 배를 든든히 채운 다음, 잘 자고 일어난 아침이다.

평소와 같은 훈련 이후, 그 전뇌 공주란 친구의 얼굴을 보러 갔다.

사지 결박 따윈 하지 않았다.

감옥에 가둘 필요도 없었다.

“잡아 올 때 봤는데 전투 능력은 전무해요.”

옆으로 붙은 김근육이 허리를 숙여 귀에 속삭였다.

“너무 가까워요.”

난 귀가 간지러워 손가락으로 파며 말했고.

“전 더 가까워지고 싶은데요.”

김근육은 말했다.

“뭐요?”

“아니에요.”

이 여자도 가끔 보면 정상이 아닌 것 같다.

정소진이랑 버금가잖아.

근데 요새 잘 못 먹나.

“몸이 좀 줄어든 것 같은데, 괜찮아요?”

“걱정해 주는 건가요?”

“눈에 보이니까 말하는 겁니다.”

“맞아요. 다이어트 중이에요.”

초능 능력 중 하나가 근육 강화 형태 아니었나?

다이어트랑 가장 거리가 먼 능력자가 그렇게 말하니, 어색하기 짝이 없다.

더욱이, 다이어트한다고 키가 줄기도 하나? 불멸자의 눈썰미다. 내 눈은 틀리지 않았다.

공주의 몸은 변하는 중이었다. 다행히 그 변화가 나쁘다는 느낌은 없다. 그럼 더 말할 필요는 없으리라.

내 눈길을 느낀 전직 공주, 현직 근육이 말했다.

“농담이에요.”

말하는 걸 보면 과하게 진지한데 말이야. 어디부터가 농담입니까.

“아, 네.”

대강 넘어갔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미뤄보면 내 주변의 여자를 진지하게 대해 봤자, 나한테 이로울 게 없었다.

자, 그럼 새로운 친구를 만날 시간이다.

회의실 하나를 비운 뒤에 그 안에 던져 둔 친구다.

프린세스 김근육과 미호바라기 귀태 형이 지키는 중이었고, 그중에 근육 씨가 날 마중하러 온 거였다.

회의실 안으로 들어가니 적당히 비운 설렁탕 그릇이 보였다.

내용물은 없지만, 빨간 국물이 남은 반찬 그릇과 흔적이 남은 국물의 잔향으로 설렁탕의 잔재임을 금세 알 수 있다.

하물며 난 저 설렁탕을 어디서 시켰는지도 안다.

회사 뒤쪽에 있는 조가네 설렁탕이다.

그 집 맛 좋지.

“든든하게 먹었나 보네.”

난 말하고 의자 하나를 끄집어내 앉았다.

단순히 마주 앉은 건 아니다.

혹시 몰라서, 전신을 훑었다.

전투 능력이 없다곤 했지만, 따로 숨기는 게 없을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없다. 깨끗했다.

뭘 먹고 자랐는지 몸이 삐쩍 곯은 여자아이일 뿐이다.

나이는 잘해야 열셋? 아니, 영양실조 상태 같은 외모 때문에 그리 보이는 거다. 대강 열일곱은 됐을 거다. 전뇌 공주란 애와 눈을 마주쳤다.

그 눈은 세파에 찌든 노인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세최특이네.”

근데, 나 왜 얘 얼굴이 낯설지 않지?

“응. 내 얼굴이 곧 신분증이지.”

전뇌 공주란 애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곧 입을 열었다.

“NS 신생 회사. 최근 팬텀 이중봉의 입사로 전에 없이 활발한 외부 활동 중. 보유 자산은 적으나 운영하는 사업체가 굵어서 당분간 손해 입을 일이 없는 것으로 추정. 다만, 이 모든 게 개인의 힘에 너무 치중되어 있기에 회사의 중심인 대표가 무너지면 회사에도 타격이 있을 거로 예상. 예상되는 리스크는 셋. 대표가 다른 특수종에게 꺾이거나, 대표의 문란한 사생활이 밝혀지거나, 가족 내 불화로 특수종 세력 중 한쪽에 치우친 행보를 보일 수 있다.”

얘 뭐냐.

“우리 회사 팬이니?”

뒷조사가 너무 충실한데.

다만, 하나가 걸린다.

“내 사생활이 문란하다고?”

“루머. 주변에 여자가 많고, 다수와 함께하는 걸 즐긴다고. 이걸 숨기려고 특파라치까지 고용했다는 말도 돌고.”

뭘 즐겨?

이게 바로 아닌 뗀 굴뚝에 연기가 나는 꼴이다.

예전에야 아닌 뗀 굴뚝에 연기가 날 일이 적었겠지만, 요즘은 아니다.

이놈의 인터넷이 세상을 망치고 있다니까.

악질 악플러 오십이 모이면 없는 전과도 생기는 게 요즘 세상이다.

이런저런 우연을 엮어서 사람을 이상하게 몰아간다. 뇌내망상꾼들 같으니라고.

하여간 악플러는 잡히면 주리를 틀고 볼기를 후려쳐 줘야 한다. 이건 진심이다.

“아하, 그중에 어린애 밝힌다는 말은 없고?”

팔짱을 끼며 말하니, 전뇌 공주란 애가 앙상하게 마른 팔을 들어 깍지를 꼈다.

얘는 뭘 먹고 살아서 몸이 저 꼴인지 모르겠네.

보기 안쓰러울 정도다.

“루머라고 했잖아. 시기와 질투에 미친 애들이 익명을 가면으로 삼고 지랄한 거지. 시발 새끼들이야. 아주.”

유후, 말하는 거 봐라. 엄청 사납다.

“으흠. 그래서 순순히 따라온 이유는?”

잡아 올 때 반항 따윈 없었다고 들었다.

“불멸이든 변신이든 아무나 상관없었어. 날 살려 줄 수 있는 곳이면.”

“……?”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왜 기승전 헬프미냐고.

나 얼마 전에도 비약 연구 개발로 아는 누나 살리려고 발에 땀 나도록 뛰었다.

전국 불법 연구소 소탕 사건이라고 들어 봤니?

“불법 연구소 연구 전부 가져갔다면서? 그럼 NS에도 저력은 있을 거라고 봐. 내 입사 조건이야. 내 생명 연장을 위해 노력할 것.”

얘가 되게 뻔뻔하네. 근데 묘하게 그게 매력적으로 보이긴 한다만.

“수은이라도 좀 들이켜보지 그러니?”

불로장생에는 수은이 답 아니냐?

역사가 증명하잖냐.

“농담하는 거 아닌데. 수은 들이키면 뒈져. 난 살고 싶다니까.”

으으으으으으음.

자신감이 마음에 들긴 하는데.

“거기 너, 어설프게 생긴 애.”

그런 날 보던 전뇌 공주가 말했다.

귀태 형을 향한 말이다. 귀태 형은 못 들은 척했다.

저 양반이 진짜.

“뭐 해?”

내가 확인 사살로 한 번 더 부르니.

“너 부른 거 아니냐?”

이리 반응한다.

이게 돌았나.

나는 평균 이상이지, 이 양반아.

“미쳤어?”

“하긴 상관없지. 미호만 좋으면 되니까.”

정작 그 우미호도 그쪽을 안 좋아하지 않습니까?

“폰 좀 줘 봐.”

전뇌 공주의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귀태 형은 전뇌 공주를 보더니 말했다.

“말투가 참 싹수없는데 왜 어색하지 않지? 반말이 되게 자연스러워.”

그러게.

존댓말 듣는다고 더 존경하는 것도 아니고, 난 신경도 안 썼다.

귀태 형은 말하며 시계를 풀었고, 곧 앙상한 손으로 손목시계 형태의 홀로그램 폰을 쥔 전뇌 공주가 눈을 감았다가 떴다.

묘한 무언가가 감각에 걸려든다. 불멸자의 육감이 움직였다. 경험으로 알 수 있었다. 이건 사이오닉 에너지다.

전뇌 공주란 애한테서 나오는 거였다.

곧 이 아이가 한 짓의 여파가 회의실 안으로 밀어닥쳤다.

텅.

우미호가 회의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나 보고 싶어서 온 거야?”

방귀태의 헛소리를 한 귀로 흘린 우미호가 전뇌 공주를 보더니 말했다.

“네가 그랬지?”

“응.”

“입사시키자. 대표님.”

“뭐?”

“특채라도. 조건 있으면 들어주고.”

“음?”

고개를 갸웃하니.

“앉은 채로 온라인 테러가 가능한 친구야.”

오늘 이상한 소리를 뱉는 애들이 좀 많다.

“장난, 후, 좀 쳤어.”

뭐지, 얘.

우미호는 뭘 알고 대뜸 여기로 온 거고?

난 홀로그램 폰을 들었다. 링크 하나와 메시지가 와 있었다.

‘유광익의 사생활’이란 보이스피싱 같은 메시지인데.

그 출처가 NS 공식 알림이다.

곧 보안 서버에서 보낸 거란 거다.

곧 보안 시스템에 구멍이 생겼다는 건데.

중고 형이 이쪽에 투자를 꽤 했다.

뒷골목에서 해커로 밥 벌어 먹고사는 애들을 달달 볶아서 본래의 보안 시스템을 몇 번이고 보완한 건데.

링크 한 번에 뚫려?

둘 중 하나였다.

김중고가 횡령범이 된 게 아니라면 얘가 한 거다. 전뇌 공주, 아이디도 꽤 잘 지은 이 꼬맹이가 한 짓이란 거지.

그런데 말이다. 왜 하필 내 사생활이냐?

“야, 너, 자식아.”

링크를 누른 사람은 다 본다는 거잖아. 나도 눌러 봤다. 그러자 보안 서버로 곧바로 연결됐다.

그 안에 내 사생활이 나오진 않았다. 다만, 보안 서버가 뚫렸다는 걸 증명했을 뿐.

“빈 깡통이야. 말했잖아. 장난이라고.”

근데 이거 어떻게 한 거냐?

정부와 그룹, 협회에 수작을 부린 걸 봤으니 보통내기의 해커가 아니라는 건 알았지만.

지금 얘는 홀로그램 폰 하나만 들고 이걸 해낸 거다.

그것도 1분도 안 걸렸다.

다만 그 대가인지, 말하면서도 식은땀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살려 줄 거야, 말 거야?”

제 목숨 구해 달라면서 참 당당하기도 하지. 근데 당당해서 마음에 들긴 했다.

“내가 너 잘 써먹고 나중에 입 싹 닦으면?”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냥 뒈지는 거야. 시발. 사람 보는 눈 없는 날 탓하고, 화장터까지는 곱게 내 발로 들어간다.”

그리 말하는데 이마에 흐르는 땀이 숫제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폰.”

손을 내밀어 귀태 형의 폰을 받아 뒤로 던졌다.

귀태 형이 허공에서 제 시계를 낚아채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면서도 난 전뇌 공주란 애를 관찰하기 바빴다.

보는 것만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단 하나만은 보였다.

삶의 의지라고 해야 하나.

이 아이는 살고 싶다며 부르짖고 있었다.

딱 보니 능력을 쓰면 제 수명을 깎아 먹는 타입인 것 같은데.

“좋아. 서류 전형은 합격이라 치고.”

난 그렇게 말하고 뒤를 향해 말을 이었다.

“가서 본부장하고 인사팀장 불러 줘요. 면접 있다고.”

“네.”

김근육이 나갔다.

“나도 남아.”

옆에서 미호가 말했다.

넌 마음대로 하시고.

곧 중봉이 형과 스티븐 최가 왔다.

난 면접에서 하나만 강조해 물었다.

“살아온 얘기 좀 해 봐.”

재밌는 친구였다. 나랑 인연도 있었고.

한평생 실험실에서 살았고, 우연히 탈출했다는 거.

그 탈출 과정에서 카메오로 내가 출현했고.

어디서 봤나 했더니.

불법 연구소를 탈취하면서 지나다가 갇힌 애 하나를 살렸는데, 그게 얘였네.

사람 인연이라는 게 예상할 수 없는 거다.

“나중에 그 사람 만나서 은혜 갚기라도 하려면 일단 사는 게 먼저기도 하잖아. 후, 쉬벌, 존나 어지럽네.”

이 아이는 실험체 초능 특수종이었다.

가진 능력은 전뇌(電腦).

“내 뇌는 모든 걸 전파 신호로 변환할 수 있어.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보안 시스템 같은 것도 무시할 수 있다고.”

그 말 그대로였다.

프로그래밍 따윈 배우지 않았지만, 코딩은 이 아이에게 땅에 떨어진 조약돌을 줍는 것만큼이나 쉬웠다.

다만, 조약돌을 주우려면 손가락이 필요하고 적게나마 근력도 필요하다.

중병에 걸려 마비가 온 손으로 조약돌을 주울 수는 없다.

이 아이는 능력의 대가로 수명이 깎인다. 이대로는 고작 1년도 못 산다.

처음 탈출했을 때는 해킹으로 돈을 훔치면서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능력을 쓸수록 몸이 삐쩍 말라 가는 걸 느꼈단다.

이후는 뭐, 보이는 그대로다.

살려면 연구 시설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전처럼 실험체 쥐로 살긴 싫고.

그래서 택한 게 능력을 보이고 경쟁을 붙이는 거였다.

머저리만 있는 게 아니라면 자신이 한 일이 수작질이라는 걸 알아낼 테고.

그럼 눈치채고 찾아올 사람도 있을 테니까.

“겁나 빨리 오던데? 시발, 내 예상보다 보름은 빨랐어. 어느 정도 충돌이 있었어야 내가 더 인상적인 능력을 증명한 게 됐을 것 같은데.”

응, 그건 우리 쪽에 루머 성애자가 있어서 그래.

김요한의 공이다.

“능력은 쓸 만한데, 곧 죽을 애입니다. 그리고 이 친구 데려올 때, NS라고 밝히기도 했다면서요?”

스티븐 최가 속삭이기 시작했다.

상대는 불멸자도 아니니 듣진 못하겠지.

NS가 데려갔다고 밝힌 건, 놔두면 계속 싸울 것 같아서 우리 짓이라 말하라고 내가 시켰기 때문이다.

“데리고 있는 것 자체가 리스크인 거 아시죠?”

안다. 능력이 어찌나 특이한지.

이런 능력자를 지니고 있으면 정부나 그룹에서 압박을 살벌하게 넣을 거라는 거다.

쟤는 능력을 증명하고 대가로 생명 연장의 꿈을 꿨겠지만, 저 아이의 창창한 메치니코프 같은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을 거다.

다시 연구실의 인형이나 됐겠지.

뭐, 제 나름대로 대비책도 준비했을 거다.

지금도 마찬가지일 테고. 내가 거절하거나 다른 수작을 부리면, 쟤도 숨겨 둔 걸 꺼내겠지.

생각보다 재밌는 친구다. 속내를 읽긴 쉽다. 하지만 속내를 알았다고 해서 저 친구가 준비한 게 무용하진 않을 것이다.

머리가 좋은 아이다.

“능력을 쓸 수 없으면 가치는 없어.”

우미호의 말이다. 가차 없이 말하고는 이어 말하는 내용에는 반전이 함께했다.

“NS 자체 의료 시설 설립을 추진 중이야. 그쪽의 환자로 이송시키면 돼. 능력을 쓰는 건 나중 문제고.”

그러니까 대가 없이 애를 살리자는 거고.

“뭐? 왜 쳐다봐?”

이중봉 본부장은 아무 생각도 없어 보였다.

난 고심하는 척을 하다가 말했다.

“합격.”

“어차피 지 맘대로 할 거면서.”

중봉이 형이 투덜거렸다.

맞는 말이긴 한데, 나 외에도 이 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있어야지.

그리고 합격의 이유 중 하나로 난 출생의 비밀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전뇌 공주는 이름이 없다.

실험체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녀는 두 명의 유전자가 섞여 태어났다.

그리고 이 실험의 주체는 초능 협회, 정확히는 협회장이다.

“굳이 말하자면 아버지는 협회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관심은 없어. 대충 둘러보니까 원한을 가진 자식도 있고 협회에서 사는 애들도 있지만, 난 나야. 닝기미 고자 새끼야 알아서 살든가 말든가.”

출생의 비밀에 이어 마인드도 꽤 마음에 들고.

그럼 남은 건 하나다.

이 애의 능력을 살릴 것인지 말 것인지.

병원에 넣어서 회복에 전념하게 둘 것인지, 아니면 능력을 활용하다가 죽으면 어쩔 수 없다고 할 것인지.

고심할 필요가 없었다.

“능력 활용은 너 알아서 하고. 조건은 수락한다.”

그거야 제가 알아서 할 일이지.

능력 쓰다가 뒈지게 아프면 알아서 관두겠지.

말린다고 들을 애가 아니다. 겉보기에는 한없이 약해 보이지만, 그 안쪽에는 야차와 같은 강인한 마음가짐이 보였다.

합격의 이유는 사실 그거로 충분하고.

“시발, 땡큐요.”

애치고는 입이 좀 험한 게 문제긴 한데.

이쪽으로는 또 반면교사로 좋은 애가 있다.

강혜민을 좀 붙여 두면 입버릇은 알아서 고쳐지겠지.

지는 욕을 처하면서 자기 앞에서 욕설 나부랭이 지껄이는 꼴을 못 보는 게 강혜민이니까.

“바쁘니까 잡일로 부르지 마라.”

중봉이 형이 벌떡 일어나 훌쩍 떠나려 했다.

“나도 바빠요. 누구는 한가한가.”

뒤통수에 대고 말하니.

중봉이 형이 다시 회의실 문을 열며 풉 하고 웃는다. 난 그게 결투 신청쯤으로 들렸다.

중세에는 장갑을 던졌다고 했던가?

요새는 풉으로 대신하는 거다.

한마디 더 뱉으려는데.

“잠깐 얘기 좀 해.”

중봉이 형이 연 회의실 문밖이다. 사박사박 걸어온 사람이 말했다.

내가 아는 필리핀 사람 중 최고의 또라이, 로즈였다.

그녀는 꽤 심각한 표정이었다.

“잡았어. 꼬리.”

이어진 말에 난 결투 신청을 잊었다.

로즈가 잡은 꼬리라면 뭐겠나.

프로메테우스가 준비한 대형 프로젝트를 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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