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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 외 혈통 천재-212화 (212/488)

212. 전선 너머의 산책로

기본적으로 홀을 막는 건 디펜스 게임과 같았다.

시간이 정해져 있고 그 시간 동안 쏟아져 나오는, 적의를 가진 침략자를 막는 그런 디펜스 게임.

그러므로 중요한 건 효율성이다.

최소한의 피해로 막는 게 최우선순위다.

그래서 난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최소한의 피해로, 효율적으로.

그럼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가.

간단하다.

위협이 되는 적을 미리 잡아채고 죽이면 될 일이다.

그 적이 전선을 넘어 아군을 죽이기 전에 먼저 제압하면 되는 일이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인 법.

“길어야 30분.”

혜민이 말했다.

주문은 대체 무슨 원리일까.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고.

다만, 겉보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부린 이 기적 같은 주문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건 인지했다.

“오빠는, 거부감이 심해서 더 어려웠어.”

혜민이 말했다. 난 고개를 끄덕였다가 말했다.

“어, 그래.”

“대답에 영혼이 없어.”

“영혼이 없으면 사람이 어떻게 사냐.”

대충 아무 말이나 뱉으며 내 손을 바라봤다.

안 보였다.

주문, 투명화다.

자기 자신이 아니라 타인한테 거는 게 더 어려운 주문.

혜민이는 몇 가지 준비를 했고, 그걸 나한테 실현했다.

그래서 지금 난 내 손도 바라보지 못했다.

느껴지는데 보이진 않는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물론 난 시각에만 의존하지 않기에 큰 문제는 아니었다. 신체 제어력만큼은 최고라는 변신족의 피가 내 혈관에 흐른다.

거기에 예민함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불멸자의 피도 함께 흐르니.

보이지 않는 건 문제가 아니었다.

“조심해.”

혜민이 말한다.

“오라버니, 마리가 이 선을 지키겠어요.”

앞으로 나서서 싸우는 이들을 보며 마리가 말하고.

“아들, 위험하면 불러야 한다.”

마지막으로 어머니다. 어머니의 눈이 정확히 내가 있는 곳을 바라봤다.

“보여요?”

“아니, 냄새가 나니까.”

아, 변신족 후각.

그런데 저렇게 얘기하시니, 내 몸에서 진짜 퀴퀴한 냄새가 나는 기분이다.

인베이던 중에서도 오크나 눈먼 개 같은 놈들은 냄새에 예민하기도 할 거다.

어머니가 한 말이 경각심을 일깨워 줬다.

난 눈으로 전장을 훑었다.

블랙홀도 몸이 풀렸는지, 특이종과 일반 인베이더가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양과 질의 조화다.

두꺼운 목 근육을 지닌 오크 따위가 눈에 들어왔다.

밀려오는 인베이더 물결과 버틴 아군의 무리.

곧 전선이 만들어진다. 아군과 인베이더가 맞붙는다.

다가오는 침략자를 향해 총탄이 날고 거리를 좁힌 놈들의 목을 향해 칼을 내리친다.

불멸, 변신, 초능이 힘을 합쳐 싸웠다.

“우아아아! 해 줘어어어!”

미친 소리를 뱉으면서.

“나도 해 줘어어어!”

뭘 해 줘, 이 미친 변신족 새끼야.

“내가 해 줄게에에에!”

함성을 저따위로 지른다. 함성으로 대화도 한다.

“싫다아아아, 나아아아 과아아잉익.”

“나도오오.”

“나도오오오 해 줘.”

확실히 미친 자들의 세상을 사는 이들답다.

“시이바아라!”

욕설을 뱉는 이들도 있었다.

그래도 가장 많이 들린 소리는.

“세최트으으윽!”

“꽈앙익!”

내 이름이었다.

“싸우자아!”

불멸자만이 함성을 내지르지 않는다. 물론 혼혈 불멸자 중 몇은 신나서 외치긴 한다만.

불멸특수대는 조용…….

“내 동기다아아!”

하지 않네.

저것도 반쯤 돌았네.

1조 동기, 문신남이 외쳤다. 드물게 나온 불멸자의 외침이다.

뭐, 잘 싸우면 됐지.

그럼 됐다. 된 거다.

“괜찮니?”

어머니가 묻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뭐, 별일이라고.

“다녀올게요.”

말하고 몸을 돌렸다.

걱정은 잠시 뒤로 미룰 차례다. 난 내가 할 일을 떠올렸고, 움직였다.

걸으며 감각을 연다.

난 적의 규모와 숫자 따위는 무시하고 그 안에서 색이 다른 놈을 찾았다.

청각으로 소리를 나누고.

눈으로는 전장에 들어선 인베이더를 좇는다.

보고 들어도 부족하다면 냄새를 맡으면 된다.

코가 씰룩였다.

육감과 직감의 영역, 보는 순간 뒤통수를 쭈뼛하게 만드는 놈을 찾아 냄새를 기억했다.

곧 오감이 길을 인도했다.

감각의 내비게이션을 따라 걸으며 기척을 죽인다.

마법으로 모습을 감추고 기예로 기척을 죽인 채, 전장을 노닌다.

이런저런 싸움을 겪으며 떠올린 발상이다.

주문으로 모습을 감출 수 있다면 거기에 내 기척 죽이기를 섞는다면 이런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그러니까 인베이더가 날뛰는 전장 한복판을 관통하는 산책 같은 거.

난 걸었다.

총탄이 오가고 악의로 서로를 겨누고, 적의로 상대의 목을 베는 전장을 가로질렀다.

그렇게 목표에 도달한 뒤, 손을 뻗었다.

목이 두꺼운 오크의 목덜미 앞으로 손을 뻗고 아다만티움 와이어를 감는다.

이건 좋은 무기다. 발라 스틱 나이프 형태인데 끝에 와이어가 나오는 물건.

이걸 선물해 준 장인에게 감사를.

이름 까먹은 파견 팀 장인에게 감사를 보낸 난 팔을 당겼다.

늘어뜨린 아다만티움 와이어가 오크의 목에 닿기 직전이다.

“우워어……!”

오크가 전장의 함성을 내질렀다.

딱 1초, 오크의 입이 벌어지며 괴성이 터졌고.

난 와이어가 연결된 나이프와 손을 거침없이 당겼다.

우드드드득. 쩍.

오크의 입에서 나오던 괴성이 뚝 끊긴다.

“끄륵.”

거품 무는 소리만 남을 뿐.

목을 자르고 뒤로 빠졌다.

피가 튀었다. 잘린 목이 옆으로 뚝 떨어져 데굴데굴 굴렀다.

와이어는 그대로 회수했다.

여기저기 쓰다 보니 와이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건 내가 만들고 싶다고 해서 쉽게 만들 수 있는 물건도 아니니까.

꼼꼼하게 회수하고 다시 걸었다.

다른 인베이더 앞이다. 서서 왼손으로 어깨를 짓누르며 나이프를 목 아래에서부터 찔렀다.

깡!

쇳소리가 났다. 나이프를 든 손에 저항감이 느껴졌다. 무시하고 힘 있게 찔러 넣었다.

회색 갑주를 지닌 하트 리스, 처음에 나왔던 놈에 비해 머리가 두 배는 커진, 대두 하트 리스다.

탄에 머리를 터지는 걸 막을 요량으로 보였다.

목도 그만큼 두꺼워졌고.

그래서 틈이 있는 턱에서부터 수직으로 나이프를 쑤셔 박았다.

부르르 떠는 놈을 옆으로 던졌다.

“키힛!”

바로 곁에 있던 고블린이 사납게 눈을 부라렸다.

난 그 곁을 스쳐 지나갔다.

놈이 코를 씰룩이기에 발을 재게 놀렸다.

잔향은 남겠지만, 냄새로 날 쫓을 작정이면 최소 변신족, 아니면 눈먼 개 수준은 되어야 한다.

고블린은 내가 지나간 자리에서 끼힛끼힛- 거리며 코만 씰룩였다.

지나친 뒤, 다음은 머리가 두 개인 고블린이었다.

다른 고블린보다 덩치가 두 배는 큰.

인간 성인만 한 크기의 빨간 피부에 뿔도 있다.

머리통은 하나는 머리 위, 하나는 팔뚝 위에 박혀 있었다.

그리 끔찍한 모습은 아니다. 신기할 따름이지.

보고 파악한 순간, 제압할 방법을 떠올린다.

동시에 머리를 부수지 않으면 죽일 수 없을 것이다.

난 놈의 팔뚝에 달린 머리와 목 위에 달린 머리를 한 궤적에 넣고 나이프를 그었다.

전신을 뒤틀며 반동을 이용해 나이프를 그으니, 칼날이 반달 모양을 그리며 놈을 헤집었다.

피가 솟구치고 흩뿌려진다.

일격에 머리 두 개가 쪼개졌다.

또 지나쳐 걸었다.

다음 특이종을 찾았고, 이번에는 뒤에서 목을 잡아 꺾었다.

우드득.

넥 초크를 걸고 전신에 무게를 실어서 옆으로 꺾으니, 소리가 경쾌했다.

전장에 합류하면 위험할 것 같은 특이종은 전부 내 사냥감이자, 목표였다.

휠 나이트의 뒤편을 스치며 나이프를 찔렀다. 스트레이트 형태로 뻗은 나이프가 목표 지점을 뚫듯이 부쉈다.

휠 나이트는 리빙 아머와 비슷하지만, 그 뒤편에는 구동하는 기어 따위가 달렸다.

그중 파랗게 빛나는 보석, 쥬얼 하트라고 불리는 물건을 부수면 놈은 멈춘다. 난 그리 했다.

부수고 때리고 베고 꺾었다.

그리고 또 걸었다.

여전히 감각에 걸리는 놈들이 많다. 쉴 시간 따윈 없었다.

* * *

변신족이면 흔히 하는 약간의 트랜스 상태.

현재 마리가 그랬다.

약간의 흥분, 적당히 뛰는 심장, 몸의 컨디션 등, 여러 가지 이유 덕분이었다.

그대로 놔두면 술에 취하듯, 멋대로 뛰쳐나갈 것 같았다.

마리는 자신의 이름을 되뇌며 기억을 되새겼다.

‘내 이름은 박마리.’

실험체였던 시절의 기억은 잊었다. 알고 싶지도 않았고.

대신 그보다 나은 시간이 그녀에게 주어졌으니까.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을 믿는다면 마리는 주저앉고 수없이 기도했을 것이다.

신이 보우하사 이리됐다고, 감사한다고.

마리는 무교였다. 그래서 그녀는 기도하는 대신 현실에 충실하기로 했다.

자신의 가족이 되어준 셋 모두의 마음에 들기로 한 거다.

아버지와 어머니, 오라버니.

그리고 그 오라버니는 이 전장의 사선을 지키길 원하니.

변신족의 피가 그녀를 자극했다.

실험체 시절에는 느끼지 못했던 그런 자극.

어머니의 훈련과 보살핌으로 찾은 혈통의 힘.

그걸 간직한 채, 그녀는 그레네이드 런쳐의 사출구를 비스듬히 들었다.

퉁.

방아쇠를 당기자, 둥근 포탄 형태의 검은 구체가 허공을 날았다.

그리 빠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딱히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사격 거리는 고작해야 50m 내외였고.

딱히 계산하고 쏘진 않았다. 대부분 변신족이 그랬듯, 그녀도 사격 실력은 평범했다.

그래도 힘은 좋았다.

그레네이드 런쳐의 반동 따위는 무시할 수 있었으니까.

검은 구체는 인베이더 사이로 떨어졌다.

그리고 떨어짐과 동시에 터졌다.

꽈아아아앙!

괜히 그레네이드 런처일까.

방사형 수류탄을 탄으로 쓰는 무기였다.

폭발이 일어나며 인베이더 수십 마리가 휩쓸렸다.

마리는 눈으로 대강 위치를 잡고 우측으로 사출구를 조정, 다시 쐈다.

꽝.

반복이다.

맞붙는 적 대신 그 뒤편을 쏜다.

그녀와 같은 형태의 전략을 쓰는 이들이 많았다.

열다섯 발을 쏘아낸 런처를 뒤로 던진 마리는 제 무기를 꺼냈다.

무기 차에서 보고 마음에 쏙 들어 가져온 무기.

광익의 외할아버지가 보낸 선물 중 하나, 퓨어 기어 중 하나였다.

전투 도끼다.

아더 사이드에서 캐낸 금속인 재생석, 리커버리움이 주소재인 기어였다.

그 하나만으로는 무기가 되기 힘든 소재였지만.

재생석을 주괴 형태로 만들고 그 과정 중에서 면심 입방 구조(Face Centered Cubic, FCC) 계열의 트로피 합금 방식을 도입한 거다.

물론 마리는 이런 복잡한 과학 지식 따윈 몰랐다.

쥐어 보니 손에 착 감겼고.

깨끗하게 붙은 설명서와 품질 보증서를 보니 더 마음에 쏙 들었을 뿐.

특히나 금박 입힌 정품 보증서가 마음에 들었다.

대기업 단군 계열사에서 자신 있게 만든 명품이었다.

기어라고 해서 다 같은 기어가 아니다.

이 정도면 명품 소리가 나올 법했다.

하나가 아니라, 두 개가 한 쌍, 쌍 도끼다.

무게 밸런스가 어찌나 완벽한지, 들고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차분해졌다.

적당한 무게, 그러니까 변신족이 쓰기 적당한 무게와 성인 팔뚝의 반만 한 크기의 자루.

그 위로 삐죽 솟은 도끼날.

어지간한 손상은 아더 사이드의 신소재, 재생석 덕분에 자가 치유하는 기어다.

그 단단함은 아다만티움과 견줄 만하며 무게는 줄인, 혁신적인 명품이었다.

마리는 도끼가 마음에 쏙 들었다.

어서 써보고 싶을 정도로.

그녀는 소원을 실행했다.

툭 한 발 나가며 양쪽 허리에 찬 도끼를 뽑았다.

몸 앞에서 팔이 엑스자로 교차하고 그녀의 도끼는 제 할 일을 했다.

만들어졌을 때부터 정해져 있던 무기로서의 근본 가치를 이뤘다.

달려들던 근육질 요정의 머리를 쪼갠 거다.

피가 튀었다.

마리는 옆으로 뛰며 피하고, 달려드는 눈먼 개의 머리통을 도낏자루 끝으로 내리쳤다.

뻑!

자루 끝에 삐죽 솟은 부분이 머리통을 뚫고 부쉈다.

어디 하나 모자람이 없는 명품 무기였다.

나중에, 이 싸움이 끝나면 SNS에 올리고 싶었다.

SNS는 세상과 소통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 시작한 거다.

딱히 친구라고 부를 만한 이들은 없지만.

‘팔로워들이 부러워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녀는 도끼를 연신 휘둘렀다.

다가오는 적을 분쇄했다.

“와, 도끼 여신.”

누가 그런 마리를 보고 중얼거렸다.

불멸자의 초절정 미녀 정도는 아니지만, 적당히 솟은 광대와 아래로 처진 눈매, 누가 봐도 귀엽다고 할 만한 얼굴이긴 했다.

볼에 튄 피를 닦으며 마리가 그 말을 한 사람을 흘깃 봤다.

변신족 중 하나로 보였다.

“도끼 여신, 잘 어울리지 않아요?”

순박해 보이는 얼굴로 그 남자가 재차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으며 마리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전면, 그러니까 사격 범위 안쪽, 육탄전이 강요되는 전장이 그녀가 서 있을 곳이었다.

대부분 변신족도 이곳에 자리 잡았고.

강슬혜도 이곳에 있었고.

정확히는 마리가 시야에 잡히는 곳에.

그녀는 다가오는 적을 쳐내고 특이종이 보이면 내달렸다. 그리고 잠깐의 틈에 무전기를 향해 말했다.

“상황.”

“네, 트리플 헤드 오거 떨궜습니다. 이겼네요, 판독기에서 에너지 노출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에, 음, 결론만 말하면 광익이 덕분이네요.”

“뭐가?”

무전기 너머의 상대는 강슬혜 입장에서는 보람을 느끼게 한 수강생이었다.

팬더, 이동훈은 무심히 답했다.

“전장 너머 특수종 떨어지는 거 안 보이십니까? 광익입니다.”

강슬혜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이동훈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고.

그걸 그녀만 알고 있는 건 아니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싸움이 쉽다고 느꼈다.

그러니까 휴즈 게이트에서 나오는 인베이더는 여전히 위협적이지만, 딱히 사망자가 나올 것 같지는 않은 그런 싸움.

위험하긴 한데, 어쩐지 쉬워진 싸움.

불멸자가 아니더라도 승리의 예감이 절로 느껴지는 그런 전장.

전장의 흐름이 바뀌고.

그 흐름의 중심은 치열한 전장 너머, 홀의 앞이었다.

“어?”

눈 밝은 불멸특수대원은 똑똑히 봤다.

홀에서 막 튀어나온 특이종이 내달리기도 전에 머리가 푹 꺾이다가 쓰러지는걸.

그의 눈이 자연스레 옆으로 흘렀다.

보이지 않은 칼날에 잘린 것처럼 썩둑 목이 잘리는 특이종.

내달리다 말고 바닥에 널브러지더니, 일어나지 않는 특이종.

그런 놈들이 수없이 많았다.

신기한 마음에 빤히 보고 있자니.

꾸르르르릉.

게이트, 홀이 울었다. 일렁인다. 뭐라도 더 토하려나 싶어 바라보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왜애애애. 시바아아알.

홀이 그리 우는 것 같았다.

불멸자는 환청을 들었다고 생각하며 다시 전장을 주시했다.

어느새 위기감 따위가 사라진 전장이다.

덕분에 여유가 생기니, 잡생각이 들었다.

‘세최특.’

그는 오늘 봤던 것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떠올렸다.

차를 쌓아 올려 인베이더 머리통을 깨부순 저격수의 모습이 그의 뇌리에 남았다.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일 거라고, 그는 그리 생각하며 달려드는 인베이더를 바라봤다.

싸움은 진행 중이었다.

방심은 금물이라고 그리 배웠으니.

그는 다시 방아쇠에 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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