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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 외 혈통 천재-208화 (208/488)

208. 후방 지원

박혁은 미친놈이었다.

그는 연구를 위해서 영혼이라도 팔 준비가 되어 있었다.

돈을 위해서?

처음에는 돈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돈보다 더한 가치를 원했다.

미녀에게 둘러싸인 복상사가 소박한 꿈이라면.

진정한 바람은 인간이 바라는 수준의 궤를 넘어선 거였다.

그러니까 돈과 재물, 권력 따위로 탐할 수 없는 것.

블랙홀과 아더 사이드의 출현은 그런 걸 가능케 했다.

박혁은 그 일에 충실했다.

특수종을 잡아 실험했고, 블랙홀 연구에 시간과 돈을 쏟아부었다.

인베이더의 특성을 인류에게 전이하려고도 했다.

미친 짓이었다.

자신도 알았다.

정신병자나 생각할 법한 일을 거듭했으니까.

환청을 듣지도 않았고, 약에 취하지도 않았다.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고 했던가.

박혁은 그보다 더했다.

그는 유능한 연구원이었다.

누구와 견줘도 지능이 높은, 특출난 인간이었다.

다만, 신념은 그릇되었으니.

유식한 인간이 잘못된 신념을 가져 버린 거다.

그는 인간의 탈을 벗어나길 바랐다.

그 첫 번째로 불멸교의 소원을 탐구했다.

불멸교는 영생을 논한다.

불멸자라고 영생을 사는 건 아니니까.

박혁은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꼭 불멸자만 영생을 원하란 법은 없지.’

영생과 불멸.

박혁의 연구 분야 중 하나였다.

그 갈래 중 하나가, 유광익이 불멸특수대 재직 시절 찾은 인베이더와의 혼종 실험이었다.

그 실험의 주제는 셋이었다.

인베이더와 인베이더를 섞는 것.

인베이더와 일반인을 섞는 것.

인베이더와 특수종을 섞는 것.

특수종과 특수종의 결합이 실패를 거듭한 바람에 방향을 튼 실험.

곁길이었다.

정공법이 통하지 않아 손을 댄 부수적인 일, 물론 전부 실패했다.

버린 연구였기에 빼앗겨도 무방한 쓰레기.

그걸 수없이 파고들어도, 현재의 자신처럼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게 시발점은 됐다.

그 연구의 성과 일부가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었다.

그러니까 우연과 우연이 겹쳐 일어난 행운.

‘머저리들.’

눈을 잃었지만, 박혁은 볼 수 있었다.

바깥 상황, 무리를 짓는 인간의 무리.

특수종으로 만들어진 군대를.

‘볼 수 있다.’

깨달음은 금방이었다.

볼 수 있다는 걸 깨닫자, 다른 감각도 깨어나기 시작했다.

곧, 들을 수도 있었다.

“전원 대기.”

가장 전면에 선 작자의 목소리가 전신을 통해 들렸다.

말도 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을 듯했다.

하지만 지금 그럴 필요는 없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박혁은 자신의 현 상태를 직시했다.

블랙홀 균열에 갈린 몸뚱이는 찢긴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육신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박혁은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꼈다.

그 이유도 짐작했다.

블랙홀에 갈리기 직전, 박혁의 몸에는 몇 개의 실험이 이뤄진 상태였다.

그 실험에서 몸을 다른 물질로 치환하는 작업이 진행됐고.

블랙홀에 갈린 몸은 너덜너덜해졌지만, 반대로 정신은 더 곧고 바르게 섰다.

희열, 열락의 세계다.

박혁은 오르가슴을 느꼈다.

물론, 그렇다고 배출되는 건 없었다.

그의 몸은 사라졌으니까.

정신만 남았으니, 정신적 오르가슴이라고 해야 옳았다.

그는 인베이더와 하나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바라는 무언가에는 한 발 닿았다.

인간의 탈을 벗고 블랙홀과 하나가 됐다.

눈앞에 보이는 특수종이 벌레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평생을 이레귤러 사냥꾼으로 산 박혁은 효율적인 전투 방식을 떠올렸고, 그건 곧 홀에 전이됐다.

대형을 본 뒤, 방심을 끌어내고 취약한 곳을 치는 것.

전략을 떠올리고 그에 맞춰 홀을 움직이게 한 것이 동시에 이뤄졌다.

박혁은 자신의 꿈을 떠올리며, 곧 이뤄질 것임을 알았다.

‘새로운 세계.’

인간의 탈을 벗어났으니, 이 땅에 인류를 지우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어떤 인간도, 그 누구도 꿈조차 꾸지 못한 그런 세계로.

자신은 ‘무언가’가 될 것이라고.

그 시작이 지금이었다.

홀이 열린다.

박혁의 의지를 담은 홀은 구멍을 나눴다.

지상에 하나, 지하에 하나로.

* * *

이상 현상.

떠오른 생각과 동시에 시각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취합, 정리했다.

촉수, 지하, 땅굴, 은밀함, 진동.

가끔 그런 일이 있었다.

아다리가 맞는 경우다.

하늘에 열린 블랙홀에서 비행 인베이더가 나오는 경우.

지하에서 열린 블랙홀에서 땅굴을 파는 인베이더가 나오는 경우.

지금이 그랬다.

아다리가 딱 맞은 거다.

넘버 27, 사일런스 웜, 조용한 지렁이.

입과 몸에서 염산 비슷한 독극물을 뿜고, 기척을 죽인 채 땅굴을 파고 움직이는 놈.

그 기척을 읽기가 쉽지 않기에 ‘조용한’이란 수식어가 붙은 인베이더였다.

촉수가 쥐 수염 아재의 발목을 휘감는 동시에 생각했고.

그 아재의 몸이 휘청하고 끌려가기 직전, 난 정글도 손잡이를 쥐었다.

잡고 뽑고 가른다. 발도 전문 아다만티움 정글도가 촉수 중간을 지나쳤다.

슥.

촉수가 잘린다. 잘린 촉수의 뒷부분이 고무줄처럼 튕기고, 나왔던 구멍으로 쏙 사라졌다.

“으아아아아!”

쥐 수염 아저씨의 비명이 터졌다.

난 그런 아저씨의 목덜미를 잡고 던졌다.

던지기 무섭게,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몇 가닥 촉수가 더 뻗어 올라왔다.

발밑이 실시간으로 무너지는 중이라, 디딤발이 불안했다.

무너지는 콘크리트 더미, 잔해를 눈으로 훑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어떤 게 불안한 거고, 어떤 게 멀쩡한 건지 알 수 있었다.

이건 불멸자의 감각일까, 아니면 그냥 타고난 본능일까.

움직였다.

그나마 멀쩡한 잔해 일부를 발로 차며 균형을 잡고 정글도 칼날 무게에 몸을 맡겼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칼날을 휘두르는 거로 재차 균형을 잡는다. 몸이 바닥과 경사를 만들며 삐딱하게 기울었다.

그래도 괜찮다. 균형은 무너지지 않는다. 그 상태 그대로 몸을 팽이처럼 돌렸다.

칼날 무게에 몸을 맡기며 휘두르는 걸 반복했다.

곧 내 몸을 중심으로, 칼날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회색 선을 만들어 냈다.

후우우웅!

공기 압력이 전신을 감싼다. 곧 가스레인지 위에 붙은 후드처럼 공기 빨아들이는 소리가 터졌다.

내가 뻗은 칼날은 날아오던 촉수를 전부 쳐 냈고, 잘라 냈다.

전부 고작 몇 초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난 칼을 수납하고 발을 옮겼다.

다음 잔해 덩어리를 밟는 순간, 우드득- 하고 콘크리트가 무너졌다.

그 상태 그대로 허공을 향해 몸을 날렸다.

아까 던진 쥐 수염 아재의 추락 동선과 겹치는 자리였다.

중간에 아재를 낚아채고, 와이어 나이프를 뽑아 아직 멀쩡한 건물로 던졌다.

나이프가 퍽- 하고 건물 벽에 박혔다.

추락하던 난 압축 경화 장갑을 낀 손으로 와이어를 손바닥에 칭칭 감았다. 묵직한 무게가 실리는 걸 느끼며 팔에 힘을 줬다.

바닥이 가까워졌다. 타이밍을 재고 바닥에 발을 디디며, 무릎을 굽혀 남은 충격도 해소했다.

땅을 한 번 팍- 밟으면서, 앞으로 몇 걸음 더 걸었다.

적당히 분산된 추락 에너지 덕분에 충격은 거의 없었다.

아저씨를 내려주자, 손을 달달 떠는 게 보였다.

“뭐, 뭐, 뭐, 뭡니까?”

턱도 떠시네.

얼마나 당황했는지, 급 존댓말이다.

“조용한 지렁이요.”

“아니, 그거 말고.”

“이상 현상?”

휴즈 게이트 규모의 이상 현상이다. 보통 일이 아니다.

“아니, 그거 말고.”

아저씨가 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 타이밍에 바로 옆에서 빛이 번쩍하더니, 초능 저격수 친구가 나타났다.

“허억, 후우우, 하악.”

옆에 나타나더니 곧바로 무릎 꿇고 연신 호흡을 고른다. 어느새 땀을 흠뻑 흘렸는지, 바닥에 땀도 후드득 떨궜다.

그러며 날 바라보는데, 그 동공이 심하게 떨렸다.

꽤 놀란 것처럼 보였다.

그건 뭐, 쥐 수염 아재도 마찬가지고.

동공 지진 난 게 보인다.

왜 이렇게 놀란 토끼 눈이야.

그나저나 이 친구, 능력이 희귀하네.

전신이 번쩍이는 걸 보니, 육체 변환형 초능이다.

그것도 무척 귀한 광학 계열.

대신 체력의 한계치가 분명해 보였다.

겨우 5층 건물 위를 광변환하고 뛴 건데, 전신이 땀에 젖고 호흡은 거칠다.

“누구세요?”

아재가 묻기에 답했다.

“프리랜서요.”

한참 고심하던 아저씨가 되물었다.

“……세최특?”

묻는 말에 답하는 대신 난 바닥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옅지만, 확실하게 느껴진다. 몰랐다면 모를까 인지한 상황에서야, 확실히 알 수 있다.

사일런스 웜.

촉수를 주 무기로 삼고 입으로 땅을 녹이는 체액을 토하는 괴물.

그 움직임이 참으로 은밀하기에 붙은 별명이 ‘땅속의 암살자’.

전신으로 진동을 느낀다.

순혈 정가 형제가 잘 쓰는 감각 분화와 요령이 같았다.

방금 떠올린 방법이지만, 해 보니까 그리 어렵지도 않았다.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지만, 예민한 촉각이 놈을 느꼈고 자연스레 머릿속에 놈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 형태, 무게, 질량, 움직임.

땅속을 기어 다니며 사람을 노리는 인베이더다.

우르르르, 꽝.

건물이 무너지며 핑퐁이라도 됐는지, 내 몸뚱이만 한 콘크리트가 쪼개져 쿵 하고 바로 옆에 떨어졌다.

회색 먼지가 피어올랐다.

파편이 튀며 옷 위를 때렸다.

진동이 섞인다.

난 왼손바닥으로 땅을 짚었다.

진동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 상태로 양다리를 벌려 무릎을 반쯤 굽혔고, 허리를 뒤틀며 오른 어깨를 하늘로 당겼다.

무지막지한 물리력은 충격파를 만들 수 있다.

그 충격을 전해 줄 매개체만 충분하다면.

드드드드드.

땅을 파고드는 미약한 진동, 곧바로 발밑까지 놈이 다가온다. 입과 몸에서 뿜어 내는 체액은 땅을 흐물거리게 만들 터였다.

왼손바닥을 당기며 허리를 틀고, 주먹을 내뻗는다.

뻗은 주먹이 땅과 맞닿는다.

꽈아아아아앙!

굉음이 터진다.

아스팔트 따위가 깨진다. 파편이 사방으로 튀고, 그 밑에 있는 흙을 분수처럼 치솟게 했다.

그 분수 사이에 녹색 체액이 흩뿌려졌다.

후두둑 하고 뿌려진 체액이 떨어진 곳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사일런스 웜의 가죽과 몸뚱이는 약하다. 그 체액은 무색무취라 독을 만드는 데 쓰이지만, 가죽은 쓸모가 없다.

그만큼 약하다.

미리 발견할 수 있다면 상대하기 쉬운 놈 중 하나다.

몸에 핵이 있고, 그 핵에 충격을 주면 죽는다.

어떻게 보면 슬라임과 비슷한 형태의 인베이더다.

물론 그 핵을 찾는 건 꽤 어려운 일이지만, 충격으로 전신을 흔들 수 있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침투경의 원리다.

무협지에 나오는 그걸 내 식대로 해석해서 써 봤다.

세게 치면, 그 내부에 충격이 가는 건 당연한 거다.

“……뭘 한 거야?”

쥐 수염 아재의 놀란 얼굴을 보며 입을 열었다.

“때렸어요. 세게.”

이게 맞지. 사실 침투경은 아니니까.

우르르르.

내 뒤로 우리가 있던 건물이 그제야 끝을 보였다.

와르르 무너지며 먼지 연기를 일으킨다.

“후으, 그 세최특이에요?”

광변환 육체를 가진 초능 특수종의 말이다.

“응, 그 세최특. 저 아저씨는 처음 보지만, 저 아저씨가 말한 세최특. 그리고 여자를 좋아하긴 하는데, 술집은 간 적은 없는 그 세최특.”

아무 말이나 하며 몸을 틀었다.

우리만 습격당한 게 아니다.

“끄아아아아!”

촉수에 잡혀 끌려들어 가는 불멸자의 비명이 귀를 찔렀다.

“넘버 27, 사일런스 웜 출현, 후방 방어 전력 요망. 각 요원 즉각 대응.”

무전기에서 사수가 전체 통신을 보냈다.

무전기를 통해 전해지는 바는 명백했다.

후방이 습격당했다는 것.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게 가능은 한 건지.

그딴 걸 생각할 필요 따위는 없었다. 내가 할 일은 분명했다.

“먼저 갑니다. 추스르고 주변 지원 좀 해요.”

“같이, 같이 가요.”

숨을 헐떡이며 광변환 초능 특수종이 말했다.

“안 돼.”

단호한 말에 눈빛이 침울해졌다.

싫어서 그런 게 아니란다. 이 친구야.

“따라오지 말고 이거 좀 지켜 줄래?”

어째 요새 장비를 제대로 쓸 일이 없다.

난 저격 라이플을 비롯한 무거운 장비를 내려놨다.

지금은 슈트와 주먹이면 충분하니까.

“네?”

“부탁한다.”

비싼 거 많다. 특히 아다만티움 정글도는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한다.

“네.”

부탁이란 말에 이 친구가 반응했다. 침울함 대신 반짝임을 담은 눈을 보며 시선을 돌렸다.

쥐 수염 아재와 눈이 마주쳤다.

“히끅.”

아재가 갑자기 딸꾹질했다.

그걸 보며 내가 말했다.

“친한 척하는 건 그렇다 치고, 술집 드립은 뭡니까?”

“……원래 구라는 현실감이 있어야 해서.”

아주 치밀하시네.

“그만 하세요.”

“넵.”

아저씨가 부동자세를 취하기에 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발을 뗐다.

일단 가장 가까운 곳부터다.

꽝, 땅을 차며 몸을 날린다. 공기를 찢으며 속도를 높였다.

“으가아악!”

터지는 비명이 내 내비게이션이다.

땅 위, 건물 위, 좋은 저격 포지션에는 전부 조용한 지렁이가 나타났고.

난 모든 포인트를 인지하고 달렸다.

도착해서 진동을 느끼고 위치 파악하고, 그 위로 가서 주먹질하고.

꽈아아아앙!

“으어억!”

낭창거리던 촉수에 끌려가던 불멸자가 허공에서 휘청이다가 바닥에 꼬꾸라졌다.

불멸자가 머리부터 떨어지다가 가까스로 몸을 트는 게 보였다.

쿵, 결국 어깨부터 떨어졌다.

끅, 신음을 삼키며 날 바라보기에 내가 말했다.

“몸 추스르고 주변 지원.”

그리고 재차 뛰었다.

습격당한 포인트가 스무 곳이 넘었다.

들를 곳이 많다는 이야기였다.

* * *

“와, 시발, 진짜 그 유광익이었다.”

“후, 아저씨는 구라쟁이고요.”

쥐 수염은 초능 신입이 하는 말에 하하 웃었다. 살아남으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운도 실력인 법이다.

“근데 지원이 필요한가?”

그의 눈에 주변 저격 포인트를 내달리는 광익이 보였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탐지기라도 달고 있는지, 단숨에 사일런스 웜의 위치를 파악해서 주먹질.

꽝, 펑.

흙 분수와 체액이 튄다. 인베이더가 죽는다. 아까와 같다. 눈앞에서 본 그 장면의 반복이었다.

“당장은 네, 필요는 없어 보이네요. 쫓아오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못 쫓아온다는 거였나 봐요.”

초능 신입이 말했다.

‘저걸 쫓아가?’

괜히 세최특이 아니었다.

그는 눈앞에서 말도 안 되는 짓을 했다.

홍길동 흉내를 내며 사방에 번쩍번쩍 나타나 인베이더를 때려잡는 거다.

그 속도와 과감한, 행동력에 절로 혀가 내둘러졌다.

괴물이었다.

이제껏 만난 특수종 중에서도 본 적 없는 규격 외의 괴물.

“아우, 소름 돋아.”

쥐 수염이 말하며 제 팔을 쓰다듬었다.

계속 보고 있자니, 전신에 오도독하고 닭살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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