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 미친놈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이래도 되는 걸까.”
박혁이 데려온 바이어 중 하나가 읊조렸다.
한국 출신의 바이어, 현재는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누군가를 대신해서 온 남자.
그렇게 자신을 소개한 사람이었다.
그의 눈에 저 멀리, 깨진 균열이 보였다.
꽤 거리가 있음에도 확연히 보일 정도이니, 그 규모를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박혁이 사주했지만, 이건 대형 사고였다.
휴즈 게이트를 의도해서 터트리다니.
“저거 팔 수 있을까?”
같은 장면을 보면서, 그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바이어가 의문을 던졌다.
유럽 출신의 바이어였다. 그가 자신의 금발을 찰랑거리며 말했다.
“역으로 박혁이 개발한 물건 덕분에 의미가 없을 거요. 그 연구는 저쪽 손에 넘어갔으니.”
그 물음에는 세 번째, 마지막 바이어가 답했다.
동남아 출신의 바이어.
갈색 피부를 가진 친구다. 부드러운 영어 발음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한국 출신 바이어는 내심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연구자지, 학살자가 아니다.
제노사이드에는 관심이 없었다.
물론, 박혁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한평생을 몰두한 연구다.
누구라도 그 결과를 확인해 보고 싶지 않을까.
그래도 극단적인 방법이었다.
서울 한복판에 휴즈 게이트라니.
아픈 기억이 떠오를 만한 일이었고.
“쓰기 까다롭고, 준비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해 보면…… 실용성은 형편없는 물건이긴 하군.”
속으로 따져 봤는지, 유럽 친구가 말했다.
준비는 박혁이 했지만 게이트 억제기를 사용한 건 이쪽이었다.
게이트 억제기는 블랙홀이 터질 시간을 늦춰 주는 효과의 기계였다.
그 기계를 시작으로, 휴즈 게이트를 터트린 원리는 간단했다.
일정한 파장을 뿜는 블랙홀에 맞춰 억제기를 만든다.
블랙홀의 각 주파수는 인간의 지문과 같아, 각각 전부 달랐다.
주파수라는 것도 말이 주파수지, 그 신호 체계만 바꾸는 기계를 만든다는 것도 불가능했다.
고로 억제기 하나를 만들 때마다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
게다가 현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억제기만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이후, 블랙홀이 뿜는 에너지 파장을 옮기는 작업도 있었다.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이걸 해낸 박혁이 대단한 거였다.
그들이 한 일이라곤 방아쇠를 당긴 것뿐이었다.
억제된 에너지가 뭉쳐 있는 곳을 자극한 게 전부다.
돈도 들고 인력도 든다. 매번 새로운 기계도 만들어야 한다.
그걸 위해서는 선행 판독기, 즉 균열이 일어나기 직전의 블랙홀을 분별할 기계도 필요하다.
그 연구가 상대의 손에 넘어갔다.
이 모든 걸 고려해서 터트린다고 해도.
저게 진짜 휴즈 게이트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박혁이 넘긴 건 블랙홀 연구 자료였다.
그것만으로도 거래 가치는 충분했다.
유럽 출신 바이어는 그리 생각을 정리하며 제안했다.
“이대로 떠나야 할 듯싶은데?”
여기에 있으면 꼬리나 밟힐 터.
나머지 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유럽 출신 친구가 먼저 훌쩍 떠났다.
동남아에서 온 연구자는 발을 떼는 대신 입을 뗐다.
“당신, 에볼루션 출신이지?”
한국 출신 바이어가 뒤를 돌아봤다.
모자챙 아래로 반쯤 보이는 눈동자가 상대를 훑었다.
한국인은 상대의 얼굴을 보고 생각했다.
확신 반, 의심 반을 가진 물음이라고.
그리고 그 정도면, 자신의 행동할 기반이 되기 충분했다.
“뭘 보고 그렇게 생각한 거요?”
물음은 대답을 기다리는 행위다.
그는 물으며 달려들었다.
거리는 세 걸음, 단숨에 거리를 좁히고 왼손으로 상대의 목을 그러쥐었다.
“끅.”
동남아 출신 바이어는 반응할 수 없었다.
그는 전투 가용 인원이 아니었다.
한국인 바이어 손에 잡힌 그의 얼굴이 미라처럼 말라 갔다.
고작 몇 초 내외로 벌어진 일이었다.
동남아 바이어의 호위로 따라온 근처에 숨은 용병 둘이 튀어나왔다.
“너.”
용병 하나가 입을 열면 산탄총을 겨눈다.
그걸 본 한국인 바이어가 말했다.
“고용주가 죽었는데 그래도 계속할 셈인가?”
“받은 돈이 있으니까.”
용병 둘과 바이어 하나가 붙었다.
총탄이 날고, 칼날이 허공을 갈랐다.
싸움은 일방적이었다.
한국인 바이어는 호위 없이 움직였는데, 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손목을 잡힌 용병의 몸이 미라처럼 말랐다.
“……개 같은.”
남은 용병이 중얼거렸다.
“미안하네. 살려 보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처지인지라.”
한국인 바이어가 말했다.
곧 그의 손이 남은 용병의 얼굴을 덮었다.
에볼루션, 그건 과거의 편린.
최초로 만든 사설 과학자 연구 집단의 이름이었다.
그는 에볼루션 소속이 맞았다.
진화를 꿈꾸는 자들의 모임.
죽은 용병을 던진 바이어는 곧 그들을 잊고 새로운 인물을 떠올렸다.
“유광익.”
그의 머릿속에 유광익이란 이름이 새겨졌다.
결국, 그가 이레귤러 사냥꾼을 잡아먹은 셈이니.
고작 삼십 년도 살지 않은 혼혈 특수종이 한 일치고는 과했다.
그래서 주목할 수밖에 없었고.
‘돌아가야지.’
그는 휴즈 게이트의 끝을 볼 필요가 없었다.
저 게이트는 사람을 집어삼킬 것이다.
그리고 역사에 끔찍한 한 줄을 긋는 일이 될 것이다.
아무리 진짜 휴즈 게이트가 아니더라도 그럴 수 있었다.
그 정도 재앙은 될 터였다.
* * *
전투는 상호작용이다.
피가 튀고 뼈가 부러져도, 사람과 사람이 싸우는 건 상호작용의 일종이라고 본다.
다만, 그 상대가 사람이 아니라면 얘기가 달라질 뿐.
인베이더는 인류와 어떤 상호작용도 하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건 살육이다.
노예로 삼거나, 인질을 잡지 않는다. 그딴 걸 원하는 게 아니다.
그저 싸운다. 그저 죽인다. 그저 먹어치운다.
그래서 인베이더는 인류의 대척점에 있다.
오롯이 인류를 죽이기 위해 태어난 종種.
인베이더란 그런 존재였다.
그래서 인간과 인베이더 사이에는 대화가 필요 없었다.
넘버링 10 하트 리스는 독특한 형태의 인베이더다.
심장이 없는 인베이더이자, 회색 망토를 두른 검술의 고수다.
놈의 양손에 길쭉한 칼날이 보였다.
쌍검이다.
손이 곧 칼이다.
칼은 손의 연장선이라고 하는데, 저 새끼 칼은 물리적인 의미로 손의 연장선이었다.
끼이잉.
칼날이 운다.
네 개의 눈은 무서운 수준의 동체 시력을.
전신에 붙은 근육은 무서운 수준의 운동 능력을 보인다.
투두둥.
누군가가 놈을 보자마자 총탄을 쐈다.
균열에서 나온 하트 리스가 손을 휘둘렀다.
티디딩.
칼날로 총알을 튕겨 내는 묘기다.
어려운 건 아니다.
총구를 보고 탄환의 궤적을 미리 읽으면 되니까.
인베이더 새끼가 하니까 놀라운 거지, 나도 할 수 있다. 어지간한 변신족이라면 할 수 있다. 물론 저런 짓을 하느니, 진즉 뛰어 사선射線에서 벗어나겠지만.
“저건 내가.”
난 말과 동시에 튀어 나갔고, 놈이 총탄을 튕겨낼 때쯤엔 이미 놈의 코앞이었다.
어머니는 딱히 말리지 않았다.
이 정도에 당할 아들임이 아님을 아는 거겠지.
오히려 강희모 대리가 놀랐지.
“광익.”
그가 날 불렀지만, 난 무시하고 내달렸다.
눈깔 네 개가 날 바라본다. 바라보는 순간, 양팔에 달린 두 개의 양날 검이 반응했다.
움직이고 벤다. 궤적을 그리며 날 향한다.
난 그걸 보며 생각했다.
이 균열에서 인베이더가 몇 놈이나 튀어나올까?
죽은 박혁의 뼈가 아직 균열 사이에 끼인 채다.
제대로 미친놈이었다.
휴즈 게이트를 터트리고, 자살이라니.
어디 테러 아카데미 시상식 같은 게 있다면 단연코 올해의 주연이리라.
물론 뒈졌으니까 그 상은 대리 수상이 될 거다.
고작 한 명이 벌인 사고치고는 과하다.
아니, 1세대 특수종을 보며 자란 놈이자, 그때부터 미친 짓을 일삼았으니, 이 정도는 당연한 건가.
모른다. 알 바 아니고.
어쨌든 일은 터졌고, 남은 사람은 수습해야 한다.
놔두면 대량 학살이다.
그러니 그냥 놔둘 수 없었다.
이게 완전히 열리면 뭐가 튀어나올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찰나, 생각은 머릿속을 스쳤고.
칼날은 코앞에 다다랐다.
몸이 반응했고, 머릿속을 떠돌던 잡생각이 사라졌다.
비전 합치.
난 흥분하는 대신 차가움을 가슴에 담았다.
합치, 몸과 마음을 하나로 하는 법이다.
몸에 밴 변신족 비전이 자연스레 내 몸을 이끈다.
칼날의 궤적을 끝까지 주시했다.
눈으로 좇고 육감으로 느낀다.
몸을 우측으로 튕기자, 칼날이 곡선을 그리며 날 따라왔다.
제비가 날아드는 것 같았다.
하트 리스는 검술의 고수다.
칼날이 어깨를 베기 직전, 난 손등으로 칼날 면을 때렸다.
따-앙!
경쾌한 소음이 울렸다.
그 한 방으로 놈의 가슴이 열렸고, 난 놈의 얼굴로 주먹을 뻗었다.
뻑.
스트레이트에 눈깔 네 개가 찌그러지며 피가 튀었다.
머리가 터지지 않은 걸 보니, 어지간히 두개골이 단단한 놈이었다.
스트레이트 이후 왼쪽 밑으로 몸을 낮췄다.
내가 있던 자리에 놈의 반대쪽 팔, 그러니까 다른 칼날이 찌르기를 내질렀다.
훙.
놈이 허공을 찌른 사이, 난 왼쪽 밑에서 위로 몸을 틀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며 발목, 무릎, 허리를 비튼다.
힘이 모인 왼 주먹이 놈의 얼굴을 때렸다.
펑.
머리가 터지며 허공에 피를 흩뿌렸다.
주먹이 나간 방향으로 후두둑- 피가 흩날려 균열 위로도 뿌렸다.
하트 리스는 심장이 없다.
놈의 약점은 두 개다.
첫 번째는 눈.
시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놈이다.
두 번째 약점은 머리다.
머리를 터트리면 활동을 멈춘다.
나한테는 잡생각을 하면서도 잡을 만한 놈이었다.
발로 몸뚱이를 걷어 내니, 균열 안에서 다른 놈들이 슬금슬금 머리를 들이미는 게 보였다.
휴즈 블랙홀 특유의 인력이 근처에 있던 전동 킥보드 몇 대를 빨아들였다.
우드득.
균열에 걸린 전동 킥보드가 펑- 터지는 소리와 함께 우그러지며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홀이 살아 있는 것처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것처럼 보였다.
난 두 다리에 힘을 줘, 홀의 인력에 저항하며 무전기를 통해 말했다.
“불멸대는 거리를 두라고 해 주세요.”
빨아들이는 힘을 가늠해 봤을 때, 어설픈 근력의 불멸특수대는 가까이 안 오는 게 낫다.
“저격수 배치해서 나오는 족족 쏘라고 해 주시고.”
“이미 했지.”
역시 팬더 형이다.
난 눈을 돌렸다.
다시 하트 리스 놈들이 튀어나오는 게 보인다.
자, 이게 몇 마리냐.
최소 열 이상이다.
균열의 틈으로 얼리 인베이더가 마구잡이로 튀어나온다.
이론상 휴즈 게이트는 너무 커다란 문이기에 틈이 생기고.
그 틈에서 덩치가 작고 에너지가 적은 인베이더가 튀어나올 수 있다고 한다.
하트 리스는 검술의 대가이긴 하지만, 그 몸뚱이 자체가 강력하진 않다.
일반인이라도 제대로 때리면 팔을 부러뜨리고 다리도 부러뜨릴 수 있다.
운이 좋다면 머리를 깨서 이길 수도 있다.
다만 그 전에, 양팔에 달린 칼에 난도질당하겠지만.
한마디로 하면 놈은 기술형 인베이더다.
육체를 믿고 덤비는 쪽이 아니다.
일반인에게는 넘버링 1인 눈먼 개가 더 위험하다는 소리다.
눈먼 개는 짐승형이자, 육체형 인베이더니까.
“아들, 반은 내가.”
어머니가 옆에 붙었다.
어머니는 앞치마를 손으로 잡아 뜯더니 식칼을 역수로 쥐었다.
“나이프 빌려드려요?”
“됐다. 이것도 좋아. 장미칼이야.”
어머니가 말했다.
칼날 옆면을 보니 장미 프린팅이 돼 있긴 했다.
은색 칼날 옆면에 꽃 모양 프린팅이라니.
“그리고 엄마가 평소에 주방용품 좀 따지잖니.”
그랬다. 어지간하면 칼도 명인이 만든 걸 썼고, 그릇도 명품을 선호했다.
“명인이 만든 칼이란다. 이것도.”
그래도 채소 써는 거랑 기어는 조금 다를 것 같은데.
어머니에게는 상관없는 거였다.
어머니가 툭- 하고 땅을 박차고 나간다.
마중 나온 하트 리스가 양팔의 칼을 휘두른다.
티디디딩.
어머니는 장미칼로 그걸 전부 비껴냈다.
정면으로 막은 게 아니라 전부 튕겨 냈다.
칼 옆면으로 상대 칼 옆면으로 맞춰 때렸다.
허공에 불똥이 튀며, 그 사이로 칼 그림자가 허공에 수를 놓았다.
그리고 그 틈으로 거리를 좁힌 어머니의 장미칼이 상대의 머리통에 꽂혔다.
꽂고, 그 위로 그으면서 뺀다.
우직.
머리통이 쪼개진 놈이 살아날 가능성은 없었다.
“봐, 아직 두어 번은 더 쓰겠다.”
칼날이 반쯤 갈린 장미칼을 들어 보이며 어머니가 말했다.
“아, 네.”
뭐, 알아서 하시겠지.
난 당장 급한 일부터 처리하기로 했다.
나오는 하트 리스 놈들 말이다.
몰아쳤다.
싸웠고, 머리를 터트려 죽였다.
나이프를 쓰다가 급한 대로 4번 타자를 가져와 휘두르기도 했다.
묵직한 타격 무기다.
하트 리스의 칼날을 우그러뜨리는 강도의 무기이기도 했다.
놈들의 칼날이 아다만티움은 아니니까.
어머니는 장미칼을 연신 휘두르다가, 어느새 죽은 하트 리스의 상완 이두쯤을 잘라서 그 팔을 주워들더니 그걸 칼처럼 썼다.
변신족의 특징 하나.
냉병기를 가리지 않는다. 총을 쏘는 것보다 거리를 좁혀서 총구를 잡고 휘두르는 게 더 유용한 특수종이니.
어머니는 간결한 움직임으로 적을 분쇄했다.
균열에서 튀어나오던 놈들이 숫자가 적어진다고 생각할 때쯤이었다.
“시이발.”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속에 꽂혔다.
그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위급함에 절로 고개가 돌아갔다.
“휠 나이트.”
절망과 포기.
목소리에 두 가지 감정이 느껴졌다.
눈길이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변신족 대원 중 하나였다.
그의 뒤로 균열보다 큰 구멍이 보였다.
깨진 틈이 더 커져 생긴 구멍이다. 저걸 뭐라고 해야 할까? 미니 홀?
그 구멍으로 넘버링 65 휠 나이트가 나왔다.
다리에 외바퀴가 달린 갑주를 입은 인베이더.
현존하는 놈들 중 상대하기 까다롭기로는 손에 꼽는 고위 인베이더였다.
우직.
거슬리는 소음이 들렸다.
그리고 놈은 나타나자마자 양팔에 달린 원뿔로 변신족 하나의 머리를 으깼다.
염병.
몸을 돌렸다. 내달리려 하는데.
우지지지직.
기묘한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그리고 내 등 뒤에 생긴 균열이 무너지며 구멍이 되는 게 보였다.
그 안에는 허공에 둥둥 뜬 갑옷 형태의 인베이더가 줄 맞추어 서서 나오는 중이었고.
넘버링 43의 인베이더, 리빙 아머였다.
둥둥 떠다니는 유령 갑옷이 최소 수십은 보였다.
휠 나이트를 보고 뛰어갈 때가 아니었다.
미친놈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이 일대에 끔찍한 참상을 현실화시키는 중이었다.
“가지가지 하네.”
내가 중얼거렸다.
“아들, 힘들어?”
“아직 멀었죠.”
어머니의 물음에 내가 답했다.
둘 다 피에 젖은 채다.
어머니와 눈을 마주쳤다.
당황하거나 곤란해하는 눈이 아니다. 뭐,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이게 위기일까?
난 아니라고 생각했다.
인력이 걷힌다. 홀의 빨아들이는 힘이 현저히 약해졌다.
이제는 거의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이 말인즉슨, 곧 휴즈 게이트는 안정기에 들어간다는 것.
고로 이거만 막으면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가죠.”
어머니와 등을 맞댔다.
아직은 싸울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