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 강혜민
“혜민이도 노린다며? 괜찮냐?”
금발을 잡은 후, 보물을 싣고 돌아오는 길.
팬더 형이 전화로 물었다.
일이 끝났다고 말한 참이었다.
“지금 누굴 걱정하는 겁니까?”
“너 진짜 피도 눈물도 없냐? 최소한 조치는 취해야지.”
난 팬더 형의 반응을 이해했다.
그래, 그럴 수 있지.
우리 혜민이가 싸우는 걸 못 봤으니까.
새삼, 처음 강혜민이란 애를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애가 참, 그래, 모르니까.
“형.”
팬더 형을 부르며 생각했다.
걔가 마법사라는 걸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차라리 올림픽 국가대표로 숨겨 둔 다크호스라고 했으면 덜 놀랐을 거다.
그게 아니면 변신족이라거나.
하긴 그랬으면 진즉에 내가 알아챘겠지만.
마법사라서 몰랐다.
“나라도 갈까?”
막 뭐라 말하려는데 팬더 형이 먼저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응?”
“우리 혜민이가 좀 쳐요.”
뭘 친다는 건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터였다.
* * *
“강혜민?”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혜민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지름길을 가로지르는 중이었다.
왼쪽으로는 한창 대단지 아파트가 공사 중인지라 높고 넓은 공사용 펜스가 있었고.
우측에는 함바식당이란 간판의 음식점과 칼국숫집, 전자담배 가게 따위가 보였다.
전부 불은 꺼진 채였다.
밤 열두 시가 넘어가면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 길이었다.
차도 잘 다니지 않은 이 차선 도로, 공사하는 건물 틈의 골목에서 자신을 불렀다.
“누구?”
“사납게 생긴 눈, 강혜민 맞지?”
뭘까,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시비 거는 얘들은.
어릴 때, 마법사가 되고 싶지 않다고 소위 말하는 비행 소녀가 됐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도 종종 이런 시비가 붙곤 했다.
그럴 때마다 혜민은 상대에게 회귀 본능을 일으켜 줬다.
죽도록 후회하게 해 줬다는 거다.
“누구니, 니들.”
혜민은 크로스 백에 왼손을 집어넣으며 물었다.
골목길 안쪽, 망가진 가로등 밑에서 흉흉하게 빛나는 세 쌍의 눈이 보였다.
“얌전히 따라와라.”
전면에 있던 놈이다. 고양이 수염처럼 긴 털이 좌우로 난, 주름 가득한 얼굴이 보였다.
어떻게 봐도 인간보다는 짐승에 가까운 얼굴로 보였다.
혜민은 오른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얘네 진짜 뭘까.
‘연맹? 사냥꾼?’
일인전승 마법사.
말이 좋아 일인전승이지, 뒷배 없는 마법사란 말과 동급이었다.
연맹에 속하지 않은 마법사는 좋은 사냥감이 되기도 하니까.
덕분에 혜민은 이런 경험도 꽤 있었다.
주문 사냥꾼 따위를 만나 본 경험 말이다.
다만, 지금 눈앞에 있는 셋이 그런 놈들로 보이진 않았다.
“너희 변신족이지?”
“눈썰미가 날카롭군.”
이 새끼들은 지능이 조금 모자란가.
혜민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낯짝만 봐도 아는 걸, 뭘 눈썰미가 날카로워.
흉흉한 눈빛을 내는 것도 그렇고 60대 낯짝을 가진 놈 뒤에서 자신의 전신을 훑으며 침을 흘리는 놈도 있었다.
욕망에 굴복한 표정이었다.
저런 낯짝으로 나타나서는 불멸자라고 할 건가?
마법사가 아니라는 건 너무 당연했다.
초능 특수종일 수도 있겠지만.
‘아니, 아니야.’
크르르.
뒤에서 송곳니를 드러내는 꼴을 보니 누가 봐도 변신족이다.
“셋이 전부니?”
왼손은 핸드백에 꽂은 채로, 오른손은 허리춤에 올리며 물었다.
“셋이면 충분하지, 넌 혼자고.”
선두에 서 있던 주름 얼굴이 말했다.
“불멸은 마법으로 잡고, 변신은 초능으로 잡는다. 설마 그 말 듣고 변신족 셋이 온 건 아니지?”
주름 얼굴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지금부터 주문 따위를 부릴 생각이라면 그 예쁘장한 얼굴에 주먹을 꽂아 주지.”
“그래, 내가 예쁘긴 하지.”
혜민은 말하고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부우웅.
저 멀리서 봉고차 한 대가 달려오는 게 보였다. 비상등이 깜빡이며, 속도를 줄이며 다가오는 중이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아군으로 보이진 않았다.
혜민은 상대가 최소한 주문 사냥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랬다면, 고작 변신족 셋만 보내지는 않았을 테니까.
마법사는 내부에서 크게 두 분류로 나누곤 했다.
하나는 창조자, 스펠 크리에이터.
주문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마법사다.
혜민의 어머니가 그쪽 특화였다.
다른 하나는 사용자, 스펠 유저다.
창조 재능은 쥐뿔도 없지만, 주문을 쓰는 것만은 누구보다다 훌륭한 마법사를 칭하는 말이다.
보통 사냥꾼은 스펠 크리에이터를 노린다.
전투력은 전무하면서도 가진 건 많은 상대니까.
본래라면 자기가 자리를 비웠을 때 엄마를 노려야 했는데, 그게 아니라 자신에게 왔다.
‘나랑 연관된 일.’
그중에서 이런 잡동사니 애들이 올 일이라면.
‘오빠.’
유광익과 관련된 일일 거다.
깊게 고민할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고민이 지금 상황에 딱히 도움 되는 것도 아니고.
혜민은 핸드백에 넣었던 손을 꺼냈다.
그녀의 손에 쥐어진 건, 얇은 비닐로 싸인 포스트잇 뭉치였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종이 뭉치.
변신족 셋은 그걸 보면서도 반응하지 않았다.
거기서 혜민은 상대가 주문 사냥꾼이 아니라는 걸 또 확신했다.
“어디서 왔어?”
아무렇지 않게 물으며, 혜민은 포스트잇 비닐을 벗겼다.
뜨드득- 하고 벗긴 비닐이 바람에 휘날려 날아가며 바닥에 몇 번 톡톡 튕겼다.
“같이 가면 안다.”
그렇게 말하며 선두에 있던 주름 얼굴이 나섰다.
틱.
그 모습을 보고, 혜민은 포스트잇을 뜯었다.
“너희 그거 아니?”
혜민이 말했다. 그녀가 뜯은 포스트잇에 불이 붙으며 허공에서 타올랐다.
화륵- 하고 타오른 종잇장을 본 변신족의 어깨가 움찔했다.
“이년이!”
“주문이다. 조져!”
뒤엣놈이 외치고 선두에 선 놈이 반응했다.
냅다 달려드는 놈을 보고, 혜민은 타오른 포스트잇에 맞춰 마력을 발동했다.
웅.
짧은 진동음과 함께 혜민의 몸에 마력으로 이뤄낸 주문이 깃들었다.
딱히 대단한 마법은 아니다.
보조 마법의 일종이었다.
육체 가속화다.
그러니까 제한 시간 동안 평소보다 빠르게 해주는 주문이었다.
변신족은 빨랐다. 땅을 박찬 순간, 어느새 혜민의 코앞에 다다라 있었다.
혜민은 옆으로 몸을 튕기듯 날렸다.
훅- 하고 그녀가 있던 자리로 주먹이 스쳤다.
나머지 둘도 달려들려 했다.
그걸 본 혜민은 두 번째 포스트잇을 꺼냈다.
틱, 틱.
두 개의 포스트잇은 타오르는 대신 바닥에 허무하게 떨어졌다.
변신족 둘은 아무런 의심 없이 그 위를 지나쳤고, 그 둘이 지나치는 순간 주문이 발동했다.
우드드득.
맨땅, 정확히는 포스트잇으로부터 나무뿌리 같은 게 자라더니, 변신족 둘의 몸을 잡아챘다.
우두둑 하고 자라난 나무뿌리가 곧 둘의 몸을 제압했다.
“크허헝!”
잡힌 놈 둘이 괴성을 내지르며 힘을 썼다. 나무뿌리 트랩이 꾸드득 하며 찢어지기 시작했다.
그걸 본 혜민은 두 개의 포스트잇을 더 태웠다.
화륵, 화륵.
“예전에는 이런 걸 하려면 비싼 양피지 따위를 써야 했다는 거 아니?”
혜민은 말하며 톡톡 제자리에서 가볍게 뛰어보고는 자세를 잡았다.
사선으로 서며 어깨를 좁히고 턱을 당긴다. 양손은 비스듬히 들어 얼굴과 턱을 가렸다.
“……마법사?”
주름 얼굴이 물었다.
“근데 요즘 세상은 좀 다르지, 신소재는 이런 것도 가능하게 해.”
남은 포스트잇은 주머니에 쏙 넣었다.
정확히 말하면 이건 포스트잇 따위가 아니었다.
재활용 접착제와 특수 잉크와 스펠 페이퍼로 만든 스크롤 뭉치였지.
“덤빌래?”
말하며 리듬을 탔다.
어깨가 좌우로 움직인다. 그걸 본 주름 얼굴이 손톱을 바짝 세웠다.
그렇게 내달렸고.
혜민은 근력 강화, 육체 가속화, 마지막으로 타격 강화 주문을 지닌 채로 맞붙었다.
특수종, 그것도 변신족의 가장 큰 문제.
실제로 발해 그룹 내에서도 문제로 삼고 광익도 많이 경험한 부분이었다.
제 몸을 쓰는 거에 자신이 있는 놈들이기에, 그쪽에 딱히 심취하는 놈은 적다는 거다.
쉽게 말하면 제대로 몸을 쓰는 법을 배우는 놈이 적다.
이번에도 그랬다.
그와 반대로 혜민은 젖먹이 떼던 시절부터 갖가지 격투기를 익힌 몸이었다.
어머니는 그녀가 주문 사냥꾼 따위에 당하지 않길 바랐다.
보통 마법사는 육체 능력이 약하니, 최소한 도망갈 시간이라도 벌게 할 셈이었는데.
그게 기묘한 결과를 낳았다.
현존하는 마법사 중, 몸을 가장 잘 쓰는 마법사를 만들어 버린 거다.
스펠 유저, 스펠 크리에이터를 넘어서 스펠 파이터가 된 셈이었다.
반작용은 있지만, 어쨌든 보조 강화 마법의 효과는 확실했다.
이 순간, 혜민은 최소 혼혈 변신족의 힘을 지닌 채였다.
좌우로 어깨를 흔들며 페인팅 몇 번을 섞자 상대의 손톱이 허공을 갈랐고, 혜민은 로우킥으로 상대의 무릎 관절이 밖으로 꺾이게 찼다.
빡!
맞은 놈이 머리가 내려간다. 혜민의 레프트 훅이 놈의 관자놀이를 후렸다.
꽝! 뻑!
맞은 놈의 머리가 무너진 무릎을 중심으로 시계추처럼 바닥에 꽂혔다.
놈의 눈깔이 돌아가며 바닥을 뒹굴었다.
‘일단 하나.’
혜민은 생각하며 몸을 돌렸다.
한 놈을 때려눕힌 사이 두 놈이 나무뿌리를 다 헤치고 달려오기에, 혜민도 마주 달렸다.
무섭지 않았다.
차라리 제대로 훈련받은 격투가가 더 무섭지, 이건 초보자를 상대로 싸우는 것과 다름없었다.
달리다가 땅을 박차며 멈췄다가 자세를 낮추자, 두 놈이 그대로 그녀를 지나쳤다.
혜민은 그대로 봉고차 조수석 손잡이를 잡았다.
현재 그녀의 힘은 혼혈 변신족이다.
우드득.
잡긴 문손잡이를 뜯고 몸을 홱 돌리며 팔꿈치로 조수석 창문을 찍었다.
우직.
가장자리를 맞은 자동차 유리에 거미줄 같은 금이 생겼다.
그대로 주먹을 내갈기자, 그 사이로 총구가 튀어나왔다.
“빌어먹을 년이.”
퉁! 퉁!
두 발의 총성이 울렸다. 혜민은 몸을 낮춰 피했다. 총구가 그대로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그녀는 땅을 굴렀다.
변신족 둘이 다시 쫓아오는 게 보였다.
속으로 주문을 읊고 손으로 수인을 만들고 허공에 마력을 퍼트린다.
순식간에 주문을 만들어 낸 뒤, 혜민이 시동어를 외쳤다.
“쉴드.”
웅.
마력 방어막이 그녀의 눈앞에 무형의 장벽을 만들었다.
텅! 텅!
그거로 변신족 둘의 공격을 한번 막았다.
눈깔이 돌아간 변신족 둘의 모습이 기괴했다.
실험체의 특징이었다.
한 놈은 눈알이 툭 튀어나온 개구리를 닮은 개의 형태였고 다른 하나는 꼽추, 등이 굽은 개였다.
“씹어먹을 년, 반항은.”
차 안에서 연신 욕설이 들렸다.
“개 같은 년, 노리개로 만들어 주마.”
혜민은 그 욕을 귀에 새겼다.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목소리를 기억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넌 꼭 내가 조진다.’
변신족 둘을 가까스로 때려눕히는 사이, 봉고차는 출발했다.
웨에에엥!
아무리 인적이 드문 길이라 해도 이 정도 소란이라면 눈에 띄기 마련이다. 곧 경찰차가 출동했다.
도착한 그들이 본 건 쓰러진 변신족 셋과.
그사이에 오롯이 선, 복수의 칼을 가는 여자뿐이었다.
“늦었네요.”
혜민이 말하자, 경찰도 말했다.
“신원 확인 좀 하겠습니다.”
“그러세요.”
한밤중의 난투극이었다.
주문을 해제하자 반작용으로 피로가 몰려왔다.
혜민은 그러면서도 그 목소리를 잊지 않았다.
아니,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 욕설을 지껄이던 놈은 변신족 둘을 때려눕힐 때까지 더 떠들었기에, 아예 목소리를 스크롤에 담았다.
최근에 어머니가 개발한 ‘트레이싱 보이스’란 주문을 담은 스크롤이었다. 겸사겸사 차에도 추적 스크롤을 하나 붙이기도 했다.
괜히 싸우다 말고 차에 달려든 게 아니었다.
* * *
“그룹으로 가져갈까요?”
소진이 내 보물을 두고 물었다.
난 눈을 깜빡이며 답을 하지 않았다.
“광익 씨?”
피지컬 소진이 다시 날 불렀다.
“왜요?”
“이거 보안도 뚫어야 하고 알아볼 게 많잖아요? 그룹에 넘겨요. 아, 돈이 문제예요? 그럼 적당히 대가를 달라고 하면 될 텐데.”
“음음.”
난 고개를 저었다.
이건 판독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아이템이다.
그걸 왜 얌전히 그룹에 넘겨주나.
“넘길 생각이 없군.”
팔짱을 낀 안결이 말했다.
“응, 내 거니까.”
“혼자서 개발하거나 손을 댈 물건이 아니다. 하물며 넌 개발자도 아니지 않나, 최소 기업의 힘이 필요한 일이다.”
변신족치고는 진짜 머리 잘 돌아가고 냉정한 놈이다.
운비는 말이 없는 거지, 머리가 좋은 건 아닌 것 같고.
소진은 이 말을 듣고 그런 거였냐고 되묻는 중이었다.
우리가 모인 곳은 다시 안결과 소진, 운비의 집이었고.
금발은 얌전히 묶인 채, 감옥에 스테이크는 나오냐고 묻는 중이었다.
팬더 형은 내가 가져온 보물, 정확히는 본체 여섯 개를 살피며 고개를 젓는 중이고.
“전문 헤살꾼이 와야겠다.”
헤살꾼은 해커나 크래커를 칭하는 뒷골목 언어다.
“그럼 하던 얘기나 마저 합시다.”
지금 이게 중요한가.
이 본체 보물 꾸러미가 뭐가 중요하냐고.
날 노리는 미친 과학자 집단이 중요하지.
그동안 알아낸 정보가 꽤 많다.
연구 결과가 한 번에 털릴까 봐 여기저기 연구 성과를 나눠서 보관한다는 얘기도 들었고.
이들이 가진 실험체 병력을 어떻게 만드는지도 들었다.
날 노리는 이유는 진즉에 알았고.
금발은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다 불었다.
고문도 필요 없었다.
다만, 이게 전부였다.
“안 나와.”
팬더 형이 말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파악한 곳은 없다. 특히 최근 국내에 문제가 되던 곳은 이미 소거됐고.”
도안결도 말했다.
프로메테우스가 로비와 개수작을 통해서 양지와 음지를 오간다면.
매드 사이언티스트 집단은 철저히 음지에 똬리를 튼 두더지다.
이 새끼들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띵동.
벨이 울렸다.
“열어 줘. 팀원이니까.”
내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혜민이다.
어젯밤 습격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고, 잘 때려눕혔다는 것도 들었다.
하물며 신원 확인하며 경찰 조사가 있다기에 내가 손도 써 줬다.
전화 한 통으로 조사 없이 집에 돌아가게 했다는 거다.
그 와중에 혜민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날 노리는 거고, 널 내 지인으로 알고 그러는 거라고.
“언제 잡으러 갈 거야?”
오자마자 혜민이 물었다.
“잡고 싶은데, 얘들이 너무 잘 숨었다.”
내가 말했다.
혜민이 그런 날 보고 눈을 깜빡였다.
얘가 왜 또 귀여운 척을 할까.
“나, 어제 나 노린 놈한테 추적 주문 걸어 뒀는데?”
혜민이 말했다.
귀여운 척이 아니라, 귀여운 거였다.
난 반사적으로 혜민이 머리를 쓰다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