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 이질감을 느꼈다
“측정 불가입니다.”
꽃님이 말했다.
회장이 꽃님을 바라봤다.
“오버 스코어?”
총점 백에 백오, 백십, 백이십을 하는 이들이 있곤 했다.
소위 말하는 천재라 불리는 놈들이다.
옆에서 듣던 차가운 칼이 말을 이었다.
“그 친구, 힘을 숨겼습니다. 힘 조절을 못 한다는 말은 기만입니다.”
오버 스코어면 오버 스코어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꽃님은 측정 불가라고 했다.
본래 단군 그룹의 전투력 측정은 단순히 육체 단련도만 보는 게 아니다.
하드웨어의 한계가 존재하는 법이니까.
타고난 힘, 괴력을 지닌 순혈을 어찌 이길까.
“규격 외, 측정 불가입니다.”
꽃님이 다시 말했고.
회장은 혀를 차지도 않았고 미소를 보이지 않았다.
‘규격 외?’
현재 그룹에서 만든 클래스 안으로 가둘 수 없다는 말이다. 등급을 측정할 수 없다는 말, 말 그대로 측정 불가, 규격 외다.
‘허.’
회장의 얼굴에서 감정이 사라졌다.
진지해지면 오히려 표정이 사라진다. 회장의 오랜 버릇이었다.
“저기, 회장님.”
그사이 다른 경호원이 다가왔다.
“급한 일이 아니면 지금 끼어들 때가 아닐 텐데?”
“그게, 음, 광익 님이…….”
“뭔가?”
간다고 했다가 돌아왔을까?
의문을 담아 바라보니, 경호원이 홀로그램 영상을 켰다.
그 영상 안, 광익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지하 주차장이었다.
최근 방범 카메라는 빛이 없어도 상대의 모습을 완벽하게 비추는 기술을 가미했다.
하물며 이 건물은 단군 그룹의 비상 거점이나 다름없는 곳.
당연히 카메라는 광익이 하는 모든 짓을 찍었다.
홀로그램에서 광익이 옷을 훌러덩 벗는 게 보였다.
차 문 앞에 서더니, 눈치 볼 것도 없이 상의와 하의를 벗어서 트렁크에 넣곤 차에 쏙 타는 게 보였다.
“……몸이 좋네요.”
꽃님이 말했다.
그만큼 육체의 완성도가 높았다. 수없이 많은 변신족의 몸을 봤기에 꽃님은 알았다.
광익의 몸의 아름다움을.
“예뻐.”
멍하니 보며 중얼거릴 정도였다.
그녀에게 광익의 몸은 보석이나 다름없었다.
회장은 홀로그램을 보다가 물었다.
“……쟤 왜 저러는지 아는 사람.”
“시트가 더러워질까 봐 그런 거 아닐까요?”
경호원이 용감하게 제 의견을 말했고.
“광익이 자산이 100억에 가깝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 놈이 차 시트 더럽혀지는 걸 걱정해?
그것도 제 할아버지 앞에서 난장을 피우고 나가는 판에?
“회장님.”
차가운 칼의 목소리다.
“광익 님의 별명을 아십니까?”
회장의 고개가 돌아갔다.
말하라는 고갯짓에 차가운 칼이 말했다.
“세최또, 세계 최강 또라이입니다.”
별명이 진화했다.
세계 ‘최고’ 또라이에서 ‘최강’으로.
물론 이런 별명은 루머가 먼저였기에 정확하게 전해지지 않을 때도 많았다.
“이레귤러. 전투에 들어가면 천재지만, 평소에는 정상이 아니다 이건가.”
회장이 중얼거렸다.
규격 외의 육체.
불멸과 변신의 혼혈.
전투 상황에서 보여 준 판단력.
모든 게 한 바구니에 담길 수는 없다.
신이 실수하지 않고서야 그런 재능을 한 몸에 내릴 리 없었다.
이제껏 수많은 변신족과 불멸자, 초능 특수종, 마법사를 보아온 회장이다.
타고난 재능 대신 잃은 것도 있을 터.
전투의 천재지만, 평소에는 부족한 아이, 손주가 그러하리라.
노출증이든 뭐든, 정신에 이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다.
회장은 안타까움을 느꼈다.
‘슬혜.’
딸의 아들이다. 자신이 안다면 딸은 이미 알 것이다.
비록 미래를 위해 희생을 강요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딸이었다.
그 딸이 손주 때문에 가슴을 쥐어짜는 고통을 느낄 걸 생각하니 입안이 썼다.
하지만 회장은 금세 감정을 털어 냈다.
‘일단.’
“쓰러진 친구가 운비지? 광익이와 안면이 있는 친구고?”
“네, 그렇습니다.”
“운비와 소진이가 좋겠다. 그리고 너까지. 서포트해라.”
더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싶다.
방해하거나 수작을 부리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저런 재능이 다른 곳에서 썩거나 망가지는 걸 바라지 않을 뿐이다.
물론 회장은 광익이 자신의 품에 안기리라는 확신도 있었다.
“알겠습니다.”
차가운 칼이 고개를 숙이며 명령에 답했다.
“그리고 아까 광익이가 말한 거, 찾아보고.”
정신이 이상해서 물은 것 같긴 하지만, 블랙홀을 강제로 열 수 있냐고 물었다.
특수종 세상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회장도 아는 격언이었다.
그러니, 알아보는 건 당연했다.
“알겠습니다.”
꽃님이 홀로그램으로 띄운 광익의 몸을 흘깃 보며 답했다.
그걸 본 회장이 끌끌 웃었다.
“그 나이에 내 손주를 노리는 건가?”
“그럴 리가요. 그저, 가까이서 보고 싶은 몸일 뿐입니다.”
어떤 훈련을 견뎌야 저런 몸이 가능한가.
꽃님은 그게 궁금했다. 연구를 업으로 삼은 과학자로서의 당연한 호기심이었다.
동시에 그런 생각도 들었다.
자신이 이런 정도라면.
매드 사이언티스트 집단이 안다면 정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것 같다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천천히 보도록 하고. 가자, 상.”
부름에 친구이자 경호원이 다가왔다.
“손주 변신체는 뭐야?”
“그건 변신하는 걸 봐야 알겠지.”
회장이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씁쓸하지만, 그래도 얻은 건 있었다.
광익이란 존재 자체다.
‘지금은 준다.’
달라는 대로 다 줄 것이다. 원하는 걸 다 쥐여 줄 것이다.
쥐어 본 자는, 특히 욕망에 충실한 변신족은 더 바라게 되어 있다. 순리다.
특히나 회장은 광익이 돈을 밝힌다고 들었다.
불멸특수대 퇴직 후, 여기저기서 뜯은 돈이 꽤 된다고 들었다.
그 화림의 남명진 사장을 탈탈 털어먹었다는 것도 안다.
처음에 그걸 듣고 어찌나 웃었던지.
‘금전욕이라.’
나쁘지 않다.
변신족이 자신을 욕구로 컨트롤하기 위해 다른 욕구를 불태우는 건 기본이다.
그걸 물질적인 욕구로 채웠다면.
자신이 그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터.
“손주 놈이 많이 컸어.”
회장이 껄껄 웃으며 자리를 떴다.
* * *
“아들, 엄마랑 같이 봉사활동 갈래?”
눈을 끔뻑이며 어머니를 바라봤다.
“봉사활동은 왜요?”
“너, 그 많은 돈 꿍쳐 놓고 뭐 할래? 같이 가서 애들 좀 돌보고 기부도 좀 하고 그래. 사람이 착한 일도 하고 그래야지.”
가끔 어머니가 하는 일에는 이유가 있다.
산을 타며 극기를 단련한다거나, 훈련하며 필요한 걸 익힐 때나.
아버지나 나에게 뭘 시킬 때나.
깐마늘을 사 오지 못하게 하는 데도 이유가 있다.
채소는 당겨 썰어야 숨이 죽지 않는다며 칼질에도 이유를 담곤 했다.
하지만, 때때로 어머니는 이유 없는 행동을 한다.
왜 그러냐고 물으면.
“왜긴, 내키니까. 그럼 기분이 나아지거든. 아들도 해 보면 좋을 거야.”
변신족의 특징인가 싶다.
하고 싶으면 해야 한다는 것.
보통은 이런 다른 욕구를 컨트롤하기 위한 기행이 되곤 하는데, 어머니는 불우한 이웃을 돕는 거로 욕구를 돌린 듯싶었다.
“그러죠. 뭐.”
답하고 몸을 일으켰다.
어머니를 조수석에 태우고 내달렸다.
경기도 한 구석에 있는 보육원을 향해서였다.
미미 보육원이란 곳이었다.
아름답고 또 아름다운 곳이란 건가.
토요일 오후였다.
차가 꽤 막혔다. 아침 시간이 막 지날 때였으니까.
나들이 가는 사람이 많을 듯했다.
아버지는 오후 퇴근이라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어머니가 어쩐 일로 아버지를 두고 나가자고 하는 걸까.
“가서 점심 먹으면 되겠다.”
어머니가 말했다.
“밥은 많이 줘요?”
“그렇게 많이는 못 먹지, 하지만 오늘 네가 기부한다고 하면 잔뜩 주지 않을까?”
밥도 못 얻어먹으면서 하는 봉사활동이라니.
하긴 변신족이 허리띠 풀고 먹기 시작하면, 그건 봉사활동이 문제가 아니라 밥값이 더 들 거다.
봉사자 먹인다고 애들을 굶길 수는 없지 않나.
주객전도다. 자연스레 아버지한테 배운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아버지한테도 기부 좀 하라고 하죠?”
“했지. 하고 있고.”
“그래요?”
“여기만 하는 건 아니고, 네 아빠가 말 안 하고 하던 곳도 있더라.”
“멋있네요.”
진짜 이런 말 잘 안 하는데 이런 부모님의 아들이라 다행이다.
두 분 다 사람을 돕는 일에 주저가 없다.
물론 나도 그렇고.
막힌 자동차 전용도로 위에서 음악을 틀고 묵묵히 운전에 집중하고 있으려니, 할아버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 떠올랐다.
별일은 없었다.
가는 길에 팬더 형을 만나러 갔을 뿐.
그곳에서 난 단순하고 명쾌한 결론을 내렸다.
블랙홀을 강제로 연다?
일단 그건 모르겠고.
내가 아는 것만 파헤치기로 했다.
그러니까 금발 그 새끼.
“찾읍시다.”
팬더 형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내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그게 답이지. 모르는 일에 골머리를 싸느니, 아는 걸 파헤치는 거지.”
“네, 그러니까 그 새끼 잡아서 족치죠.”
“금발에 대해 아는 걸 말해 봐.”
“네, 금발이요.”
“…….”
“남자요.”
“윌러라고 알아?”
“윌러요? 그 새끼 이름이 윌러예요? 벌써 알아낸 겁니까. 오.”
“아니, 됐다. 넌 모를 수도 있지, 있어 그런 게. ‘윌러를 찾아라’라고.”
“뭔데요.”
“금발 남자는 유럽 여행 가면 발에 치이다 못해 넘쳐 흐르잖냐. 이태원만 가도 하룻밤이면 십수 명은 찾겠다.”
진즉 그렇게 말해야지. 윌러는 뭐람.
근데 내가 그 자식에 관해 아는 게 뭐가 더 있지?
압착 부츠를 신은 거? 어울리지 않은 복장?
떠올리는 순간 난 내 기억 안으로 침잠했고, 그 안에서 금발 남자를 바라봤다.
처음 해 보는 경험이었다.
그때 그 순간으로 돌아간 것처럼 모든 게 선명하게 느껴졌다.
이건 불멸자 혈통의 영향일까, 변신족 혈통의 영향일까.
그딴 건 알 바 아니었기에 그저 주어진 기회에 충실했다.
금발의 남자, 키, 체형, 손짓, 복장, 입 모양, 생김새.
모든 걸 종합한 뒤.
다시 눈을 떴다.
꿈처럼 느껴지던 기억 속 장면이 사라지고 현실의 인물이 눈앞에 나타났다.
눈 밑이 검은 동료이자 팀원이다.
“뭐 생각나는 거 있어?”
“종이하고 펜 있어요?”
“몽타주?”
팬더 형이 종이랑 팬을 가져다 줬고, 난 몽타주를 그렸다.
“……졸라맨이냐?”
“그건 또 뭔데요?”
“있어, 윌러랑 비슷한 거. 이런 그림으로 사람을 찾는 건 정말 어렵다. 광익아, 형 진심이야. 돈 아무리 많이 줘도 이건 무리야.”
“인정합니다.”
내가 그린 거지만, 이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저어어어기 어디 혹성에서 침공한 외계인 넘버 18이라고 이름 붙이면 어울릴 듯싶었다.
이상하네, 떠올리는 걸 그냥 그리는 건데 이게 안 되네.
불멸자의 감각도 변신족의 육체 컨트롤도 하등 소용이 없었다.
그림 그리는 재능은 별개였다.
그 타이밍에 혜민이가 찾아왔고.
“기억해? 그럼 쉽지.”
마법으로 해결했다.
주문 만세, 마법 만세다.
주문을 건 펜을 쥐고 있자, 손이 멋대로 움직여 기억 속 남자를 그렸다.
처음 그린 그림과는 달랐다.
외계인 넘버 18 대신 기억 속 남자가 수첩 한쪽에 소환됐다.
“이럼, 쉽지.”
팬더 형이 쭉 수첩을 찢으며 말했다.
“이게 그때 그 자식이야?”
혜민이가 물었고, 난 고개를 끄덕였었다.
“아들, 할아버지는 어땠어?”
어머니의 목소리가 정신을 다시 현실로 끄집어냈다.
“할아버지요?”
어머니가 꺼리는 듯해서 꺼내지 않았던 얘기다.
이 얘기도 할 겸 겸사겸사 같이 나오자 하신 걸까.
난 느낀 대로 말했다.
“어머니 동생을 낳으실 정도로 정정하시더라고요.”
“그건 당연하지. 아들, 할아버지가 순혈 변신족이란다. 하지만 그러면 진짜 주책이니까 그러진 않을 거다. 걱정하지 마. 너보다 어린 삼촌은 없어.”
“네, 그리고 뭐…….”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세배를 받고 싶어 하셨어요.”
“세배? 설날도 아닌데?”
“네, 그동안 놓친 세배를 한 번에 몽땅 받고 싶으신 것 같더라고요.”
“아버지도 안 변하셨구나.”
어머니는 담담하게 말했다.
농담으로 한 말인데, 대충 알아들은 것 같아서 무서웠다.
“됐다. 나중에 직접 봬야지. 혹시 할아버지가 뭘 시켜도 하지 말고, 주는 것만 날름날름 받으렴, 아들. 엄마가 책임질 테니, 걱정하지 말고.”
걱정 따윈 한 적 없다.
“저기 음, 어머니. 굳이 척질 필요가 있을까요?”
이건 어젯밤에 생각한 거다.
경찰청장도 할아버지도 군부대도 다 날 원한다.
대차게 거절하긴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한 걸 팬더 형에게 상의했더니.
“나보다 네가 낫다.”
라는 말을 들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니?”
어머니의 시선이 느껴졌다.
난 슬슬 뚫리기 시작하는 도로를 보며 액셀을 밟았다.
부아앙.
스포츠카다. 잘 나갔다.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적당히 말을 들어주는 척하는 건 어떨까 싶어서요.”
“그게 무슨 득이 있어?”
“그쪽이 바라는 대로 해 주면 뭐, 부탁하기도 좋고 요구하기도 좋고 그러니까요.”
정확하게는 내가 하려는 일을 가릴 가림막이 될 것 같다.
청장도 할아버지도 생각은 비슷할 거다.
어떤 짐승이든 둥지가 필요한 법이라는 것.
내가 특수종 세상을 활보하려면 혼자서는 어렵다고 생각하겠지.
맞는 말이다.
인프라가 필요하다.
인적이든, 물적이든.
그래서였다.
적당히 줄 듯 말 듯하면서 그쪽 자원을 쓰는 건 어떨까 싶었다.
될 것 같았다.
“으흠.”
어머니는 내 얘기를 듣더니 고개를 주억거렸다.
“머리는 이 엄마를 닮았구나.”
“아버지가 들으시면 경기 일으켜요.”
“왜?”
그렇게 순진하게 눈을 깜빡이며 되물으시면 아들은 할 말이 없습니다. 어머니.
“너무 좋아서 경기 일으키겠죠.”
어머니가 꺄르륵 웃었다.
이럴 땐 소녀 같단 말이지.
잡다한 생각을 하는 와중에 미미 보육원에 도착했다.
끽.
차에서 내리자, 시선이 꽂혔다.
내 차는 어딜 가나 시선 집중이 자동으로 된다.
다만, 어머니는 그게 불편해 보였다.
“네 아빠 차 가져올걸.”
“어머니, 가시죠. 제가 오늘 플렉스가 뭔지 보여 드리죠.”
기부금으로 최소 천은 쏴 줄 생각이었다.
“저 왔어요.”
어머니가 밝게 웃으며 나섰고.
그 뒤를 내가 따라나섰다.
어머니가 나보다 세 발자국 앞섰다.
디디는 걸음, 풀냄새, 건조해지는 공기, 따가운 가을볕.
모든 게 전부 평범하다.
그런데…….
이 이질감은 뭐지?
어머니를 마중 나온 원장님의 표정이 보였다.
미소를 보이기 위해 웃음은 짓는데, 어색하다.
손짓, 발짓, 전부 어색하다.
“엄마.”
어머니를 부르면서 발을 멈췄다. 육감의 영역이 나에게 경고성을 발한다.
어머니도 멈췄다.
땀 냄새, 긴장감에 흐르는 식은땀의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어머니도 맡았을 거다.
“무슨 일이에요?”
멈춘 어머니가 물었고.
그 물음에 원장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곧 눈물이라도 쏟아낼 것 같았다.
“살려 주세요. 슬혜 씨.”
원장님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