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 때리고 또 때리기 (1)
압력을 느끼는 순간, 발로 땅을 찼다.
강각, 허벅지 근육이 폭발하듯 부풀었다.
꽝!
폭음과 함께 내가 디뎠던 바닥에 구멍이 생겼다.
내가 있던 자리로 날붙이, 주먹 따위가 지나갔다.
“칵!”
짐승의 외침이 귓가를 스친다. 급히 고개를 숙였다. 불독이 내 머리가 있던 자리를 팔꿈치로 그었다.
길게 호흡을 가져갈 틈이 없었다.
숨을 짧게 끊어 마시고 뱉었다.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이 잔상처럼 흐려지며 움직인다.
난 그 틈에서도 상대의 공격을 읽었다.
몸을 반 바퀴 돌리자, 종이 한 장 차이로 가시 박힌 봉이 어깨를 스쳤다.
풍압이 곧 압력으로 바뀌며 짓누른다. 떨쳐 내고 피하면서, 난 흐릿한 잔상으로 보이는 놈들을 눈에 담고 관찰하고 파악했다.
식은땀조차 흐르지 않는 공방이지만, 불멸자의 감각을 엿 바꿔 먹은 건 아니었다.
오감과 육감의 영역.
상대의 움직임이 잡힌다. 그걸 머릿속에 담았다.
팡! 팡!
불독은 주먹을 잘 썼다. 끊어치는 펀치가 일품이다. 팔꿈치를 긋는 등, 콤비네이션 형태는 다양하지만, 기본은 주먹이다.
도베르만은 도끼를 썼다. 발이 어찌나 빠른지 눈 깜빡할 틈도 없이 도끼를 휘둘렀다.
세인트버나드는 압박에 능했다.
공간을 장악해, 내 움직임의 범위를 제안했다.
내가 서야 할 곳에 미리 선수를 쳤다.
내가 피해야 할 곳을 향해 무기를 휘두른다.
다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한 감각의 영역이자, 영리한 전략이었다.
놈은 짧은 가시 박힌 팔뚝만 한 봉을 썼는데, 통짜 쇳덩이로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불테리어.
이 새끼가 제일 문제다.
투쟁심이 남달랐다.
다들 합치의 영역에 다다르지 못했는데, 이쪽만 합치의 수준에 발끝을 들이밀었다.
놈은 전신이 무기였다.
깨물고 발톱을 세우고 발로 차고 팔꿈치로 긋고.
틈을 보이면 침도 뱉는다. 이 개새끼가.
절로 욕이 나왔지만, 욕할 틈도 없었다.
공격 일변도, 방어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공격에 모든 걸 걸었다.
투쟁심에 몸을 맡기고 생각 따윈 버렸다.
그게 되는 이유, 개 네 마리는 합이 잘 맞았다.
변신 후에도 무기를 쓴다는 건 제 기술을 잘 갈고닦았다는 의미다.
기술을 갈고닦았다는 건, 같이 싸우는 포메이션 연습도 부지런히 했다는 거고.
고로 훈련이 잘된 놈들이었다.
네 마리가 야성의 살기를 아낌없이 뿜으며 전방위를 압박했다.
살기를 아낌없이 주는, 나의 라임 오렌지 개자식들이었다.
덕분에 빈틈을 쉬이 찾기 어려웠다.
뭐, 틈이 없다면 만들면 그만이었다.
단련된 신체가 포대라면 기술은 포탄이다.
단련된 육체에 기술이 가미되었을 때야말로 전력의 완성이었다.
물론 육체와 기술 두 가지를 몸에 붙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육체를 단련하고 기술을 정련하는 시간이.
보통이라면 수년이 걸릴 일이었다.
그게 내 변신족 훈련의 목표였다.
1년, 그게 처음 훈련 계획이었다.
그조차도 기초 단련을 위한 시간이라고 했었고.
“내 아들이지만, 진짜.”
어머니가 감탄했었고.
“조카, 약 한 거 아니지?”
삼촌이 의심했었고.
“애초에 하드웨어는 타고났어.”
통나무 선생은 시큰둥했었다.
선생이 산 주식이 하한가를 치는 날이었던 거로 기억한다.
내가 그동안 한 게 무식하게 변신족 육체를 단련하며 힘만 키운 건 아니라 이거다.
툭.
모든 균열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법.
난 잔상만 남기고 날뛰는 개 네 마리를 눈에 담았다.
불멸자의 감각이 선명하게 상대의 움직임을 읽는다.
머리가 뜨겁다. 뇌가 달궈지는 기분이 들었다.
노필두를 잡을 때와 같다.
이건 대련이 아니다.
상대를 죽여도 된다.
노필두와 싸울 때와 다른 것도 있다.
그때의 내 몸은 변신족의 힘을 갖춘 게 아니었다.
땅을 박차며 달리는 속도, 살기의 압박, 갖가지 무기가 짓쳐들어온다.
위협이 전신을 찌른다. 육감이 경고한다.
모든 게 차곡차곡 머릿속에 쌓이고.
한 치 앞의 미래, 싸움의 향방을 예상하고 그대로 움직였다.
육감의 경고를 무시하고, 난 불독의 주먹을 맞았다.
그냥 맞진 않았다. 어깨를 맞았고, 맞을 때 몸을 틀어 주먹을 흘렸다.
충격의 최소화다.
흘렸음에도 몸이 뒤로 밀렸다.
중심을 잃은 것처럼 비틀거려서 스텝을 제대로 밟지 못했다.
엉거주춤하게 뒤로 물러선 꼴을 보였다.
그때, 빈틈을 노린 도베르만의 도끼가 정수리로 날아왔다.
짧은 틈, 난 생각했다.
이제까지 기계처럼 맞던 넷의 손발이 처음으로 틀어졌다고.
불협화음이 들리는 것 같다고.
도베르만이 셋의 움직임에 맞추지 않고 먼저 나섰다.
아주 짧은 틈, 약간의 간극.
그거면 충분했다.
도끼날이 내 정수리를 쪼개기 직전, 난 번개처럼 머릿속을 스친 영감에 따라 몸을 움직였다.
엉거주춤하던 몸의 무게 중심을 바로 잡는다. 곧바로 앞으로 몸을 수그렸다.
뻑.
정수리를 노린 도끼날은 제 역할을 못 했다. 그 전에 팔뚝이 내 왼쪽 어깨에 걸렸으니까.
팔뚝에 맞았는데도, 묵직한 충격이 등부터 시작에 전신에 퍼졌다.
난 웅크렸던 몸을 폈다. 웅크리고 몸을 펴는 과정은 눈 깜빡할 새였다.
애초에 피하면서 이 정도 반응 속도를 보여 준 적이 없기에 도베르만의 반응이 아주 조금 늦었고.
난 놈의 명치에 주먹을 꽂았다.
왼발을 축으로 반 바퀴 회전하며 묵직하게 꽂히는 숏 어퍼다.
꽝! 우드드득!
“……끄어.”
신음이 미쳐 다 흘러나오지 못했다.
발이 위로 붕 뜬 놈의 명치에 두 번째 주먹을 꽂았다.
신음이 터지기도 전에 몸을 다시 반대로 틀어서 올려쳤다.
뻥.
타이어 터지는 소리가 울렸다.
그놈 참 몸이 단단하기도 하지.
작정하고 몸에다가 구멍을 만들어 줄 작정이었는데.
그렇다고 정상이라는 건 아니다.
갈비뼈와 내장이 쪼개졌을 거다.
쿵.
“꾸르럭.”
바닥에 떨어진 놈의 입에서 피가 울컥울컥 쏟아졌다. 그 안에 내장 조각 따위가 보였다.
이제 둘.
“개수작을.”
도베르만이 당한 걸 보고 우뚝 멈춰선 불독이 눈을 부라렸다.
속은 놈이 잘못이지.
반응속도 조절, 당한 것처럼 보이는 속임수.
물론 이게 먹히려면 저 새끼들과 버금과는 완력이 필요하다.
난 확신했다.
변신체 개 다섯 마리와 내 완력의 차이는 근소하다고.
어머니가 물려주신 혈통에 잠시 감사를.
변신체와 비견되는 완력이라니, 내가 바로 변신족 깡패다.
힘과 속도에서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기술의 완성도가 싸움의 승패를 가를 수 있었다.
더구나 난 이들보다 더 예민한 감각을 지녔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몰랐다.
불독의 주먹을 맞은 척하고 빈틈을 보였다. 손발이 착착 맞는 놈들이기에 그 빈틈에 도베르만의 도끼가 날아왔다.
세인트버나드는 내가 도끼를 피할 자리를 선점했고.
나머지 둘은 도끼날이 스치기라도 하면 바로 날 물어뜯을 기세였는데.
난 반대로 품을 파고들었다.
애초에 진짜 중심을 잃은 것도 아니고.
일부러 그리 보이게 만들었을 뿐이다.
그 결과가 이거다.
“끄르르.”
피거품을 물고 졸도한 도베르만.
어설픈 움직임으로 유혹의 소나타를 춰서 처음 맞이한 달마시안도 목뼈가 부러져 간신히 숨만 쉬고 있다.
고로, 이제 남은 것 셋이다.
“크르르르.”
불테리어가 눈깔을 희번덕거렸다.
“방심하지 마.”
세인트버나드가 말했다.
방심 안 한다고 결과가 바뀌겠니?
툭.
앞으로 한 걸음 걷자, 세 놈이 어깨를 움찔했다.
왼쪽 어깨 뒤쪽, 등 근육이 망가졌는지 시큰거렸다.
세 놈을 한 번씩 노려본 뒤, 왼팔을 빙빙 돌렸다. 몇 번 돌리자, 통증이 희미해진다.
불멸자 육체 최고.
변신족 체력 최고.
회복 완료다.
“마저 하자.”
말하고 이번에는 내가 먼저 뛰었다.
해 보니까 알겠다.
얘네, 별로 안 어렵다. 노필두처럼 노련하지도 않고 악어처럼 단단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시발 팀장처럼 음흉하지도 않으니.
쉽다.
“죽인다, 너 죽인다.”
불테리어가 중얼거렸다.
처음과 달리, 눈앞에 있는 것들이 앞뒤 분간 못 하는 멍청한 개 세 마리로 보였다.
* * *
떵.
맷집 좋은 세인트버나드의 턱을 발끝으로 끊어 찼다.
쇳덩이 치는 소리가 났다. 무릎을 굽혔다가 펴며 승룡권을 날렸다.
쩡.
주먹에 세인트버나드의 몸이 붕 떴다.
쿵 하고 바닥에 떨어진 놈의 눈깔을 보자, 회까닥 돌아가서 흰자위만 보였다.
“후.”
숨 한 번 내쉬고.
우득.
부러진 팔뼈를 맞췄다.
불독에게 맞은 자리였다.
맞으며 안면에 플라잉 니킥을 날려 준 덕분에, 놈은 세인트버나드 옆자리에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씩씩거린 채로 쓰러져 있었다.
4번 타자나, 코트, 장갑은커녕 아다만티움 와이어 나이프조차도 쓸 수 없었다.
내가 유광익이란 걸 광고할 순 없으니까.
그래서 순수하게 몸으로만 맞부딪쳐 만든 결과였다.
도그 파이팅인지, 똥개 다섯 마리인지가 전부 바닥에 누웠다.
어머니한테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겠는데.
변신체 다섯, 맨몸으로 잡았다고.
놀라시려나?
안 그러실 것 같다. 애초에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눈치였으니까.
아들 참 강하게 키우시지.
다섯 모두 불멸 혼혈이 아니고서야 회복될 부상이 아니었다.
꿈틀거리는 놈들을 보며 마리나 데리러 갈까 하는 순간이다. 육감이 발동했다.
익숙하다. 초능 특수종에게서 보이는 오러 반응이었다.
반응의 주체로 눈을 돌렸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다.
대기가 웅 하고 떨리더니, 파문이 생긴다. 무형의 파문이 동심원을 그리며 퍼지는 게 느껴졌다.
이후, 그 중심에서 툭 하고 사람이 튀어나왔다.
“마리야?”
“오라버니?”
음? 순간이동? 분명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마리가 허공에서 툭 튀어나왔다.
게이트가 열린 것도 아니고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난 거다.
“초능력 각성했니?”
합리적 의심, 킹리적 갓심이다.
“아니요. 마지막 상대한 놈이 몸을 더듬었는데 갑자기 공간이동이 됐어요. 초능을 믿고 덤빈 거였구나.”
마리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어떤 새끼가, 남의 귀한 동생 몸을 더듬어.
마리가 말을 덧붙였다.
“그래서 마리가 손목을 꺾고 갈비뼈를 부수고 막 목뼈를 분지를 참이었는데요.”
그 어떤 새끼가 초능 특수종이라면 지금쯤 천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겠다.
강제 이탈 능력이라도 있었나 본데, 그게 무슨 소용일까.
그마저도 제대로 발동을 못 해서 마리를 내 앞에 떨군 것 같은데.
“타깃 클리어, 후퇴.”
마침 팬더 형이 통신기를 통해 말했다.
“같이 갈까?”
평온하게 말하니.
“네, 오라버니.”
마리가 답했다.
손잡고 가면 진짜 이상해 보일 것 같고.
밖을 보니, 헬기도 온 것 같고 아까부터 사이렌 소리도 시끄러웠다.
“얌전히 투항해라!”
경찰 관계자, 특공대 지휘관으로 보이는 작자의 말도 들리고.
보통 이런 일이 터지면 인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협상가도 준비하겠지만.
인질은 진즉 다 내보냈다.
당장 특공대가 안으로 진입할 타이밍만 재고 있겠지.
난 그들이 들어오기 전에 먼저 나갔다.
정문을 박차고 나갔다.
펑.
유리문을 몸으로 깨며 나가자, 눈이 부셨다.
화려한 조명이 날 감쌌다. 눈을 가늘 게 뜨며 앞을 확인했다.
총구, 경찰차, 특공대 차, 머리 위를 떠다니는 드론, 근처 건물에는 저격수도 있을 거다.
경찰만 있는 건 아닐 터.
본래 이런 일이 터지면 경찰만큼 빨리 오는 게 기자다.
그들에게 난 미친 변신족이어야 했으니.
“어흥!”
외쳤다.
그러자 뒤따라온 마리가 장단을 맞췄다.
“크릉!”
그 뒤, 냅다 땅을 박차고 뛰었다.
“어? 어?”
쫓아오려면 쫓아와 보시든가.
저격으로 맞춰보시든가.
건물 사이, 골목길 사이를 변칙적으로 뛰는 변신족을 맞출 수 있다면 네가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스나이퍼다.
이렇게 뛰면 나도 못 맞춘다.
하물며 나와 마리가 달리는 속도가 느린 것도 아니다.
강각, 나나 마리나 변신족의 신체 단련 비전을 익혔다.
꽝! 꽝!
땅을 박차고 뛰는 것만으로 일반인의 동체 시력으로는 따라잡기도 어려웠다.
그렇게 나와 마리는 내뺐다.
* * *
장타일보의 김초명 기자는 소명감을 갖고 언론에 몸을 담았다.
그는 2년 전부터 테러 단체가 한국에 침투했고 그들을 가만히 놔두면 안 된다는 특집 기사를 준비했다.
물론 번번이 까였다. 이미 정계에 깊게 침투한 테러 단체의 자본이다. 일개 기자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썩었어.’
반쯤 포기한 일이었다.
그래도 완전히 포기하진 않았다. 그럴 순 없었다.
다만, 현실의 벽에 가로막혔을 뿐.
그런 때였다.
익명의 제보가 왔다.
머니 & 세이브 지점을 습격한다는 거였다.
‘세상에는 또라이가 많아.’
그리 생각했다.
프로메테우스를 징치하겠다는 메시지가 있긴 했지만, 그들을 치는 건 자살 행위였다.
그래서 듣고 넘겼는데.
진짜 일이 터졌고.
김초명은 지금 머니 & 세이브 지점 앞에 있었다.
혹시나 해서였다.
솔직히 말하면 딱히 할 일이 없는 저녁이기도 했다.
여자친구도 없고 친한 친구도 몇 없는 그에게는 일이 전부였으니까.
사내에서는 이미 죽은 사람 취급인지라 어울려 주는 사람도 몇 없었다.
“찍었지?”
경찰이 통제를 시작했기에 코앞에서 찍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놓칠 수도 없었다.
후배인 카메라 기자가 초소형 카메라를 안에 설치해 뒀고, 그걸 생중계로 쏴 버렸다.
그들뿐 아니라, 첨단장비를 이용해 방송국에서도 생중계했다.
그들의 눈에 막 그 안에서 뛰쳐나온 용의자 둘이 보였다.
‘뭐야, 저 미친놈들은.’
얼굴에 가면 따위를 쓴 게 보였다.
모습이 보인 건 잠깐이다.
어흥, 크릉 이라고 외치더니, 사라져 버렸다.
멍하니 그걸 보는 김초명은 머리가 복잡했다.
‘익명의 제보가 진짜야? 아니, 우연? 저 변신족은 뭔데? 가면은 왜 썼고? 금고는 털렸나? 프로메테우스를 노린 거라고?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해야 하지 않나? 지금은 그냥 강도질…….’
“초명이 형, 그 제보.”
후배가 입을 열었다. 복잡했던 머릿속이 한순간에 정리됐다.
“차 어디 있냐?”
움직여야 했다.
익명의 제보, 그들은 머니 & 세이브만 친다고 하지 않았다.
이후의 일어날 일의 생중계는 어려울지 몰라도 특종은 떼놓은 당상이었다.
“가요. 우리 대박 잡은 듯.”
후배가 먼저 뛰었다.
“미치겠네. 그래, 가자.”
초명이 그 뒤를 따랐다. 뛰면서 초명은 생각했다.
‘기회다.’
익명의 제보는 두 개의 메일로 연락을 취했다.
하나는 오늘 벌어질 일.
다른 하나는 프로메테우스의 정체.
다만, 걱정이 되는 건.
‘허락해 주려나?’
데스크에서 까이면 답이 없다.
“야,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 기레기질 할 거야? 의혹만 품고 기사 쓸 거냐고, 그러다 역풍 맞으면? 이 새끼가 이게 네 회사냐? 정 쓰고 싶으면 증거 가져와. 그게 싫으면 월급 모아서 이 회사를 사든가.”
증거가 있으면 기사를 올려준다는 소리인데.
‘그 증거.’
김초명의 메일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