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 화병이 죽을병이었던가
“지금은 놔두세요. 어설프게 건드리면 피닉스 팀이 움직이거든요.”
새로 합류한 간부가 한 말이었다.
박정식은 그 말을 무시하려 했다.
작전을 짜서라도 유광익을 죽이려 했다.
대단한 전술도, 꼼수도 필요 없었다.
그가 바란 건, 대면.
정면으로 마주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불멸은 마법으로 잡고 변신은 초능으로 잡는다고 했던가?
우스운 말이었다.
능력 상성이란 개념은 박정식과는 무관한 얘기였다.
불멸자든, 변신족이든, 초능 특수종이든, 마법사든, 그에게는 전부 같았다.
전부 사람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다.
목이 잘려도 죽지 않는 불멸자?
목을 자르고 사지를 잘라 분쇄기에 넣으면 된다.
그래도 재생하려 꿈틀대면 같은 일을 반복하면 된다.
불멸자는 육신이 아니라 정신을 죽이면 끝이다.
미쳐 버린 불멸자를 죽이는 건 쉬운 일이고.
분쇄기에 갈리며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는 불멸자는 본 적이 없었다.
박정식은 상대를 이길 자신은 없어도, 죽일 자신은 있었다.
정식은 왼 주먹에 너클을 끼웠다.
손바닥 안쪽, 그립에 쥐며 힘을 주자, 충실한 압박감이 주먹을 압박했다.
이 너클은 어떤 방호 주문도 파훼하는 스펠 기어, 이름은 스펠 브레이커다.
충전식이라 하루에 세 번밖에 못 쓰지만, 그 세 번이면 충분했다.
오른손에는 나이프를 들었다.
물결무늬가 아로새겨진 나이프다.
아더 사이드의 신소재를 다마스커스 단조 방식으로 만든 물건이다.
이쪽의 이름은 수명살해자.
수명살해자는 독을 품은 단검이었다.
독의 배합은 자신밖에 모른다.
일단 생채기라도 나는 순간 싸움은 끝이었다.
스펠 브레이커와 수명살해자, 거기에 자신의 초능.
이 세 가지가 박정식이 믿는 바였다.
상급자에게 댈 핑계도 좋았다.
자신이 불러낸 게 아니라 상대가 알아서 왔다.
사업에 막대한 지장도 줬다. 박정식은 유광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저 새끼만 죽인다.’
아우들은 포기, 부하도 전부 포기다.
유광익만 죽이고 빠진다.
자신만 살아남으면 사업이야 문제가 아니었다.
얼마든지 재기할 수 있었다.
티링.
너클을 칼날 면에 튕기며 박정식이 입을 열었다.
“애송이, 여기가 어디라고 오는 거냐.”
광익은 혀로 입술을 핥은 뒤, 말했다.
“인천 부두 외곽 창고.”
“뭐?”
“여기가 어디라고 묻길래.”
짜증이 치솟는 새끼였다.
죽인다. 단순명쾌한 결론의 끝이다.
박정식은 제 초능을 발동했다.
그의 초능은 가속화.
눈 깜빡이는 순간의 짧은 찰나면 상대의 품 안에 파고들 수 있었다.
남들과는 다른 무기를 쥐고 누구보다 빠르게 상대를 죽인다. 그게 박정식의 장기였다.
* * *
상대의 모습이 시야에 잔상을 남기며 긴 선을 그렸다.
순식간이었다.
초능 특수종, 가속화, 너클과 나이프 한 자루.
모든 걸 눈에 담자마자, 상대가 주먹을 뻗는 모습이 보였다.
너클을 보자마자 불길한 육감이 뒤통수를 간지럽혔다.
오른손을 앞으로 뻗었다.
웅.
허공에 별빛이 그려진다. 알이 선물한 은하수 장갑이 발동했다.
갤럭시 필드 위로 상대의 주먹이 꽂혔다.
둥.
주먹 한 방, 이후 놈이 곧바로 뒤로 물러났다.
다가오는 만큼 빠른 속도였다.
아니, 물러나는 게 더 빠르다.
이제까지 만났던 모든 특수종을 통틀어도 가장 빨랐다.
“갤럭시 필드를 장갑에 새겨? 미친 자식이구나.”
놈이 중얼거렸다.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
내가 되물었다.
“그 기어를 믿은 거냐? 그래, 좋다. 그게 얼마나 갈까?”
대화의 기본이 안 되어 있는 놈이다.
묻는 말에 대답 대신 제 할 말만 한다. 아니, 자기 힘에 심취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놈이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리고 다시 땅을 박찬다.
속도가 다른 세계다.
다른 이들이 끼어들 틈도 없었다.
놈이 달려들었고 난 이번에는 왼손을 뻗었다.
둥.
은하수 방어막이 물결을 치며 밀리며 사라진다.
너클이 만든 효과다.
보는 순간 확신했다.
스펠 기어의 방어력을 한순간 깎아 먹는 종류의 기어였다.
양손에 낀 장갑이 그저 튼튼한 천으로 바뀌는 건 한순간이었다.
마력을 전부 소진한 게 아니라, 꽉 막힌 변기처럼 장갑이 품은 방호 마법을 제대로 발동하지 못했다.
놈은 뒤로 물러나는 걸 전제로 덤볐다.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상대는 속도의 우위를 살린 아웃복서였다.
다만, 이곳은 링이 아니기에 주먹만 갖고 싸우지 않는다.
손에 든 무기가 단숨에 승패를 가를 수 있었다.
상대는 그걸 믿었다.
근데 맞아야 의미 있는 거 아닌가.
속도의 우위는 어떻게 가져오는가.
두 개의 능력으로 나눌 수 있었다.
하나, 운동 능력.
수의적으로 내 몸을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다.
둘, 운동 신경이다.
뇌와 근육을 이어 주는 신경을 말함이다.
내 몸에 흐르는 피가 그저 근력만 우월하게 해 주는 건 아니다.
훈련을 통해 운동 능력과 운동 신경의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거기에 상대를 잡아챌 눈, 동체 시력이 뛰어나다면 속도의 우위를 도로 뺏을 수 있었다.
집중했다.
내 눈에 잔상을 남기는 놈의 흐린 그림자가 잡혔다.
화질이 개선되는 영상과 같았다.
뚝뚝 끊기고 흐렸던 모습이 선명해진다.
땅을 박차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가벼운 발걸음이다.
단숨에 내달린 놈이 다시 너클을 뻗었다.
난 그거에 맞춰 코트 깃을 잡고 앞으로 당겼다.
쩡.
헥사곤 필드도 깨졌다.
허공에서 무형의 장막이 깨진 순간, 상대의 오른손이 움직였다.
흘깃하는 순간, 이미 코앞이다.
칼날이 내 늑골을 노렸다.
놈의 칼날에 담긴 의지가 엿보였다.
긋기만 하면 충분하다.
베기만 하면 충분하다.
생채기면 된다.
순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임수 하나 없는 오롯한 일변도의 공격이다.
뇌에서 시작된 명령이 근육에 전달된다.
생각과 동시에 본능과 이성이 합치를 이뤄 몸을 움직였다.
왼손 수도로 상대의 오른 손목을 때렸다.
속도, 타이밍, 궤적, 움직임 모든 계산이 끝났다.
그래서 쉬웠다.
스컥.
속도는 근력에 비례한다.
힘이 넘친다면 그만큼 빨리 움직일 수도 있다는 거다.
내 손날이 상대의 오른 손목을 통과했다.
근육을 부수고 살을 가르고 뼈를 잘랐다.
손목이 터지듯 잘렸고 놈은 반사적으로 왼 주먹을 뻗었다.
이번에는 오른 손날을 아래에서 위로 반원을 그리듯 그었다.
같은 일이 반복됐다. 손목 절단이다.
상대의 능력 발동이 멈췄다.
“끄르억.”
가속화가 끝난 놈이 비명도 신음도 아닌 소리를 내질렀다.
양 손목에서 피가 울컥울컥 쏟아졌다.
내 손날이 남긴 충격의 여파로 양팔의 팔꿈치까지 뒤틀렸다.
놈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바닥에 쓰러진 채다. 눈을 마주쳤다. 황당함, 놀람 따위의 감정이 내비쳤다.
“……끄아아아아!”
뒤늦은 통증에 비명을 내지른다.
그 앞에 선 채, 난 진심을 담아 물었다.
“너보다 빠른 사람 만난 적 없지?”
그러니까 이렇게 덤비는 거겠지.
속임수도 없고 칼을 휘두르는 작업에 법도도 없다.
어디서 나이프 쓰는 법, 주먹질하는 법이야 좀 배웠겠지만, 노력한 타입은 아니다.
이제까지 저 가속화 능력과 두 개의 기어만으로 손쉽게 상대를 죽였겠지.
고로, 싱거웠다.
놔두면 과다출혈로 죽을 듯싶은데.
굳이 지혈해 주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어? 어? 형님?”
머리가 다른 이들보다 월등히 큰 놈이었다.
원근감을 흐리게 하는 재주가 있는 특수종일까.
“이노옴! 형님을! 형님을!”
의리가 있는 친구였다.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아직 무릎 꿇고 손든 애들이 없었다.
난 상대 보스가 떨어뜨린 손에 있는 칼을 빼서 들었다.
몇 번 허공에 휘둘러 보니, 잘 만든 칼이라는 게 느껴졌다.
무게감도 칼날의 절삭력도 더없이 훌륭하다.
“대두!”
뒤에서 포마드 가르마 놈이 말했다.
대두의 빨간 눈이 보였다.
놈의 몸에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열화?”
아닌데, 조금 다르다.
육감이 그리 말한다. 화염을 뿜어내는 계통과 다른 종류다.
칼을 손안에서 돌려 역수로 잡았다.
다가오면 벤다. 의지를 곧 무형의 힘, 살기로 형상화한다. 심령을 제압하고 단숨에 벨 작정이었다.
그랬는데.
꽝.
내달리던 놈이 갑자기 옆으로 몸을 날렸다.
폭음과 함께다.
놈이 단숨에 창고 벽을 어깨로 들이받았다.
벽이 터지며 부서졌다. 그 밖으로 내달리는 대두의 뒷모습이 보였다.
“폭발 능력자다. 잡을까?”
뒤에서 암살자 부끄럼쟁이가 물었다.
“놔둬요.”
말하고 신경 껐다.
저렇게 단숨에 튀는 것도 능력이다, 진짜.
상상도 못 했거든.
“……야아아, 이 새끼야. 혼자 가냐아.”
포마드 머리가 중얼거렸다.
난 포마드 머리를 향해 검지를 들어 좌우로 흔들었다.
“그게 아니죠.”
“뭐?”
“쉿.”
검지를 코앞으로 가져와 말했다.
뜬금없는 행동에 모두 입을 다문 사이다.
펑!
경쾌한 소음이 울렸다.
“밖에 오십 명의 저격수가 여길 겨누고 있다. 나간다고 될 일이 아니지.”
웃으며 내가 말했다.
“오십?”
“전부 특수 훈련받은 요원이고. 내 출신 몰라?”
난 불멸특수대 출신이다.
포마드 머리가 턱을 덜덜 떨었다.
“자, 다시 얘기…….”
말이 끝나기도 전이다.
포마드 머리가 무릎 꿇고 손을 들었다.
“저 새끼가 나쁜 놈입니다. 저놈이 다 시켰습니다.”
잽싸네.
제 보스를 욕하는 것도 무릎 꿇는 것도.
나간 놈이나, 남은 놈이나.
뭐, 그게 그거다.
“……나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여기 있을 수도 없고 이게 바로 진퇴양난이죠. 진짜 혼자서 정리해 버렸네요.”
피지컬 깡패 변신족 소진이 중얼거렸다.
남은 놈들의 눈에 전의가 사라졌다.
“둘 남았다.”
내가 말했고.
턱턱턱턱!
전부 시멘트 바닥 위로 제 무릎을 찍어 댔다.
무릎 깨지겠네.
“진짜 밖에 특수대가 있어요?”
뒤에서 소진이 물었다.
“있긴 하죠.”
“오십 명은 아니고?”
“그게 궁금해요?”
되묻자, 입을 다문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모르면 써드 오더란 책임자 자리가 울지.
그녀도 안다.
오십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가면 죽는다는 관념을 심어 준 게 유효했다는 걸.
봐, 아무도 도망갈 생각을 못 하잖아.
얘네들이 전부 뿔뿔이 흩어져 도망갔다고 생각해 봐.
잡느라 품이 더 든다.
그리고 사실 한 명만 불렀다.
정확하게는 프로메테우스란 집단에 원한이 뼈에 사무쳐, 오뉴월에 서리를 내리게 할 사람 하나.
“셋 놔두고 다 죽일까?”
운비가 말했다.
부끄럼쟁이라며 말은 참 살벌하게 하네.
“끅끅.”
그 말에 양손을 잃은 보스 놈이 땅을 벌벌 길며 기괴한 웃음을 토했다.
“끅끄으으으.”
신음인지, 웃음이지, 둘 중 하나만 해 줬으면 좋겠다.
“괜찮아?”
내가 물었다.
쇼크로 죽었어도 할 말이 없을 상처다.
“너 프로메테우스가 어떤 곳인지 모르지.”
놈이 바닥을 기며 충혈된 눈을 들며 말했다.
“응?”
“그러니까 이럴 수 있겠지. 나 하나 죽이고 사업 하나 망쳤다고 타격이 있을 것 같나?”
“오. 패기.”
감탄했다. 이 상황에서 덤빈다니.
“타격은 있죠. 보스. 없을 순 없는데.”
뒤에서 포마드가 말했다.
나한테 잘 보이기로 작정한 듯싶었다.
그 말에 보스란 놈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너, 이 새, 쿨럭.”
얼마나 열 받는지 말하다 말고 기침도 토했다.
“등 두드려 줄까?”
하던 말이나 마저 하라고 위로를 건네니.
“미친 또라이 새끼.”
자주 듣는 말이라 타격이 하나도 없었다.
“응, 그래.”
원래 당한 놈이 욕하는 건 칭찬이다.
게임 참 음경같이 한다는 말을 우리 편이 하면 욕이지만, 상대가 하면 칭찬인 건 국룰이다.
“죽여라. 대신 앞으로 네가 아는 사람, 너랑 말 한번 나눈 사람, 모두가 우리의 타깃이 될 거다. 넌 이 일을 평생 후회하게 되겠지. 넌 처참하게 죽을 것이다.”
“널 살려 주고 돌려보내면?”
허리를 숙이며 상대와 눈을 마주쳤다.
흘린 피로 안색은 창백한데, 눈은 빨갛다.
빨갛게 물든 눈은 금세 피 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았다.
“……뭐?”
너무 뜬금없는 얘기였나.
“그런 보복은 원하지 않아서, 혹시 이미 늦었어? 요즘 기술 좋아져서 양팔 붙이는 건 일도 아니야. 거기에 무기도 돌려줄게.”
은근슬쩍 챙겨 둔 칼과 너클을 들며 살살 달래 봤다.
눈을 마주친 채로 진지함을 담아 바라봤다.
이건 진짜다. 뻥 아니다. 농담 아니다.
그런 의지를 담아 바라보니.
“……이 미친 새끼.”
놈이 말했다.
아, 놀리는 거 들켰네.
혀를 삐죽 내밀며 내 머리를 콩 하고 때렸다.
“미안, 연기는 특기가 아니라.”
놈이 전신을 떨었다. 아까보다 피가 더 흘렀다.
부들부들 잼.
“이미 프린세스 메이커랑은 강을 건넌 사이라.”
귀를 후비며 말하고 굽혔던 허리를 폈다.
“뭐? 우린 프로메테우스다. 너 우리가 누군지도 모르고, 끄륵.”
“아, 미안, 실수.”
그게 끝이었다. 피를 너무 흘린 놈의 눈에 빛이 스러졌다.
그리고는 픽 죽어 버렸다.
부들부들하다가 죽는 걸 보니, 화나서 죽은 것처럼 보였다.
화병이 죽을병이었던가.
고개를 들어 시선을 던졌다.
겁을 집어먹은 마약 제조 및 판매 집단이 보였다.
“마약 만든 곳, 판 루트, 이제까지 먹은 돈, 다 실토할 놈, 선착순 하나.”
“저요! 제가 보스 바로 밑이었습니다.”
포마드 머리가 손을 들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난 뒤를 향해 말했다.
“경찰 오는 거 5분만 막아 줘요.”
“변신족 소대 사십을 데려와서 병풍으로 썼네요.”
소진이 말했다.
“직관 재밌죠?”
난 농담을 던졌다.
“네, 재밌네요.”
말하며 소진이 몸을 돌렸다.
“전원 입구 막아. 너, 너, 구멍 막고. 안으로 진입하는 경찰에게 단군 그룹의 행사라고 말하고 열어 주지 마. 십 분 막는다. 실시.”
카리스마 보소.
5분이라고 했는데 10분이나 막아 준다니, 서비스도 좋다.
소진의 말에 변신족 무리가 움직였다.
시선이 따갑다.
눈을 돌리는 소대원 사십, 팔십 쌍의 눈이 날 바라봤다.
그 눈을 바라보는데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이 떠올랐다.
왜 이렇게 눈에 힘을 줘?
“눈깔.”
소진이 말했고.
그 한마디로 충분했다.
마흔 명의 변신족이 눈을 깔았다.
웨에에엥.
곧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경찰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난 포마드 머리에게 다가가 그를 일으켜 세운 뒤, 어깨에 팔을 걸었다.
“그동안 얼마나 벌었냐?”
품에 들어온 작은 새가 파르르 떨며 말했다.
“보스 비자금까지 파내면 십억은 우습습니다.”
“겨우?”
“그게 최근에 작전 비용을 이쪽에서 충당해서.”
“무슨 작전 비용?”
말하고 나서 포마드 머리의 안색이 굳었다. 그는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곧 포기한 듯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프로메테우스에서 아시아 쪽에 준비하는 게 있다고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월척이었다.
딱 십 분, 들을 거 듣고 풀어 주니, 뒤에서 경찰이 들이닥쳤다.
“광익아, 형이 왔다! 이 새끼들 누가 내 동생 건드리래!”
선두는 중고 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