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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 외 혈통 천재-174화 (174/488)

174. 우리가 아니다

“소대 병력을 한 번에 밀어 넣을까요?”

피지컬 깡패 소진이 물었다.

“좋죠.”

변신족 사십이 단숨에 눈앞에 나타나면 꽤 무서울 터였다.

“경찰은 어떻게 한대요?”

생글생글 웃는 여자 거인이다.

겉으로야 둔해 보이지만, 진짜 그렇게 둔해 빠졌다면 써드 오더란 직위도 못 가졌겠지.

그녀도 이 일에 경찰이 꼬인다는 건 안다.

정확히 말하면 경찰이 하는 일에 내가 끼어든 거지만.

“경찰 합류해요?”

그녀가 재차 물었다.

난 고개를 저었다.

경찰에는 정보를 안 뿌렸다.

뭐, 그래도 어떻게든 올 것이다.

이지혜란 팀장, 겉으로는 꼬리 치는 여우처럼 굴었지만, 프로다.

순순히 물러간 이유가 뭐겠나.

내 뒤에 꼬리를 붙이겠다는 말이지.

예상대로였다.

쫓는 기척이야 진즉에 잡아챘다.

붙은 꼬리는 초능 특수종이고 능력은 투명화다.

투명화로 기척을 숨길 순 없었다.

기척은 읽었다.

다만, 그 모습이 눈에 보이진 않는다. 답은 하나, 투명화 능력자다.

나름 잘 숨겨서 쫓아왔는데 감각에 틱틱 걸렸다.

변신족 훈련 이후, 무슨 이유인지 기척 감지 능력이 더 발달했다.

더듬이가 생긴 기분이 들 정도였다.

어쨌든 저 꼬리, 떨구면 얼마든지 떨구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가는 김에 데리고 가지 뭐.

어차피 들어가기 전 지혜 누나한테 연락도 할 참이었다.

“우리끼리 하는 거죠? 재밌겠다.”

굳이 말하자면 우리끼리는 아닌데.

자세히 설명해 줄 필요를 못 느꼈다.

내비게이션 화면에 목적지까지 25분이 남았다는 게 보였다.

운전자는 변신족 대원 중 하나, 말이 없는 친구였다.

조수석에는 부끄럼쟁이 암살자 변신족이 앉았고 뒷좌석에 나와 소진이 앉았다.

피지컬 깡패가 타고 갈 차다.

승용차로는 무리였다. 그래서 탄 게 지프다.

“피워도 되죠?”

옆에서 물었다.

삼촌이 툭 하면 입에 물던 것과 같은 거다.

“담배는 아니라던데 그건 뭐예요?”

훈련 첫날 담배 물었다고 혼난 삼촌은 담배 아니라며 되게 구시렁댔다.

그걸 들은 통나무 선생님은 그게 더 싫다고 했고.

물어본다는 걸 깜빡했는데 바로 옆에서 입에 물기에 물었다.

일반 연초로 보이진 않았다.

까만 필터와 회색의 몸통이 보였다.

“부스터요.”

“부스터?”

“불멸자만 약을 쓰는 건 아니거든요. 알려 줄까요?”

“네.”

“그럼 뽀뽀 한 번.”

얘도 정상은 아니다.

“됐어요. 삼촌한테 물어보지 뭐.”

“아, 농담이에요. 남자가 그런 거로 삐져요? 덩치가 아깝다.”

그 덩치 당신의 반 정도밖에 안 되는 건 알고 말하는 거겠지?

부스터, 변신족이 개발한 비약 중 하나였다.

흥분할 때 진정시켜 주는 효과가 있는 것도 있고 오히려 더 흥분하게 하는 것도 있고.

마약이 불멸자의 삼대 무기 중 하나라고 했었는데.

이제 그것도 옛날얘기란다.

“연구실에 연구원과 돈을 넣고 한 몇 년 갈아 대면 이런 게 만들어지죠. 신기하죠? 차라리 이쪽에 넘어오지 그래요? 여기 일 재밌는데. 특수대 요원 때보다 훨씬 신날걸요? 부스터 한 대 피워 볼래요?”

앞의 말은 전부 흘리고 부스터 한 대를 얻어 피웠다.

담배 냄새는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불멸자의 마약처럼 화끈한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몸에 해로운 건 빼고 약의 긍정적인 성분만 취해서 만든 거죠.”

빨아 보니 알겠다.

불멸자가 쓰기에는 약효가 너무 미약하다.

다만, 변신족이 쓰기에는 그럭저럭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가 폐 안을 휘돌고 전신에 스며든다. 혈류가 조금 느려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실제로 그럴 것이다.

예민해진 오감이 내 내부를 관조하게 했다.

“나쁘지 않네요.”

내가 말했다.

“그죠?”

순진하게 웃는 이 여자가 과연 지난 밤 수십 명의 마약쟁이를 때려잡은 사람과 동일인인가.

웃으며 사람을 잡아 패기에 별명이 웃는 고릴라란다.

“이게 또 한 종류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각성 부스터는 또 달라요. 비싸긴 더럽게 비싼데, 그래도 우리는 보급품으로 나오니까. 삼촌이면 본부장님이죠? 본부장님이야, 부스터 마니아시죠. 담배는 안 태우시는데 그거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라즈베리 향도 있고 오렌지 향도 있는데 전 개인적으로 그레이프 향이 좋아요. 지금 저 입에서 포도 향 나는데 맡아 볼래요?”

도착하기까지 20분, 이 수다를 듣고 가야 하는 걸까.

말을 끊을 겸 물었다.

“진짜 웃는 고릴라가 별명이에요?”

물으니.

빠직.

이마에 핏대가 솟았다.

“여자한테 고릴라라뇨? 누가 말했을까요?”

웃는 얼굴에 핏대, 별명 누가 지었는지 되게 잘 어울린다.

내 물음에 왜 운전하는 변신족이 손을 떠는 걸까.

덜컹.

과속방지턱을 밟은 차체가 흔들렸다.

“지나가다 들었어요.”

“흐응, 흐응, 그렇다고 치죠.”

이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든 것 같은데.

“운비야, 넌 아니지?”

“절대로.”

부끄럼쟁이 변신족이 답했다.

“혹시 너니?”

툭, 피지컬 깡패가 앞자리를 발끝으로 찼다.

운전하던 변신족이 허리를 바짝 세우며 답했다.

“아닙니다. 써드.”

“그래? 누굴까, 누구일까, 누구일까아나아.”

제 말에 음률을 붙이는데 공포 영화의 BGM처럼 들렸다.

걸리면 진짜 뒈지게 팰 것 같다.

음, 좀 미안한데.

별명 알려 준 친구한테 미안한 게 아니다.

“제가 예의가 없었네요. 그리 물을 건 아니었는데.”

그 별명을 눈앞에서 들어 기분 상한 이쪽을 향해서다.

피지컬 깡패가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답했다.

“……귀여워.”

“아, 좀.”

“아니, 진짜 나중에 우리 술이나 한잔하자고요.”

“됐다고요.”

자꾸 이러니까 사람이 이상하게 보인다는 거지.

차가 도착했다.

인천 부두 외곽이었다.

바다가 인접한 곳은 아니고 창고가 모인 지역이었다.

서행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내가 전화를 들었다.

“누나.”

밝게 인사하자, 반대쪽도 날 반겼다.

“연상 킬러 유광익 씨.”

“제가 연상 킬러예요?”

“제 마음을 뺏었으니까요.”

이 사람 진짜 재밌네.

겉으로는 이렇게 날 살살 놀리고 뒤로는 꼬리를 붙인다.

프로는 프로라는 건가.

“제가 고용된 몸이잖아요.”

우리는 그렇게 말을 맞췄다.

“그렇죠.”

“제 몸값이 얼마일까요?”

“네?”

예상치 못한 질문일까.

하지만 난 프리랜서인걸.

공짜로 일은 하지 않는걸.

“참고로 하루 일당 오백 제안, 연봉 3억에 보너스 별도 제안도 받은 적이 있거든요. 혹시 제 에이전트도 옆에 있나요?”

중고 형은 나와 아는 사이, 인연이 있다.

연하 킬러 이지혜 씨가 그걸 놓칠 리는 없겠지?

“음, 진짜 보기보다 눈치가 빠르네요. 네, 있어요.”

수화기 너머 ‘날 찾는다고?’라는 중고 형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바로 옆에 뒀나 본데.

“제 전속 에이전트거든요. 계약서는 거기서 쓰면 되고. 자, 그래서 얼마요?”

난감해하는 게 느껴졌다.

“얼마를 원해요?”

나보고 불러라?

말하며 내가 손가락 하나를 들어 돌렸다.

내 손짓에 눈치 빠른 피지컬 깡패가 발로 운전석을 툭 찼다.

차가 제자리를 돌기 시작했다.

지프를 따라오던 버스 세 대도 마찬가지다.

따라붙던 꼬리가 절로 난감해지겠지.

“경찰청이 이제까지 공식적으로 고용한 프리랜서 몸값의 세 배.”

“와우, 광익 씨 돈 많지 않아요?”

“이 세상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게 두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뭔데요?”

“돈하고 여자요.”

여우처럼 굴기에 나도 같이 맞불을 놨다.

내 말에 옆자리 깡패의 눈이 부드럽게 휜다. 왜 갑자기 웃는 거냐.

무섭다. 그 얼굴.

“바람둥이셨네.”

지혜 누나가 말했다.

“아니면 꼬리 자르고 갑니다.”

몇 초간 말이 없었다.

“좋아요”

오케이, 몸값 책정이 끝나고.

내가 한 말은 진심은 아니다. 사실 돈과 여자, 둘 다 그리 미련 없다.

여자는 이상형을 만나면 한 명으로 충분하고.

돈은 불편하지 않을 정도면 된다.

뭐, 진짜 돈을 모으는 이유는 따로 있다고.

“왜 그렇게 봐요?”

피지컬 깡패의 눈빛이 더 음흉해졌다.

“저 바람둥이 좋아하거든요.”

“전 싫습니다.”

딱 잘라 답하고 차에서 내렸다.

이미 목적지다.

경찰 꼬리가 붙었으니, 내 위치는 알아서 말해 줄 테고.

터벅터벅 걸어서 움직였다.

목적지는 외곽 창고, 차가 멈춘 곳은 창고에서 귀를 기울여도 불멸자의 청각이 닿지 않을 거리다.

불도 켜지 않고 걸었다.

불멸이든 변신이든 이 정도 어둠은 장애가 되지 않는다.

차가 오가도 좋은 큰 입구의 창고가 보였다.

슬쩍 열린 틈으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앞쪽에 경계병 둘이 우리를 발견했다.

경계병의 전신을 눈으로 훑었다.

소총 무장에 방검방탄복을 입었다.

불멸특수대 급으로 좋은 건 아니지만, 테러 단체치고는 꽤 훌륭한 무장이다.

방탄 대신 비니를 눌러쓴 두 놈의 눈이 빛났다.

둘 다 불멸자였다.

“누구냐?”

목소리가 떨렸다.

상대 쪽에서 보면 꽤 무서우려나?

어둠을 뚫고 걷는 혼혈과 사십 인의 변신족이라.

반대쪽에서 보면 공포 영화겠는데.

어둠을 뚫고 빛나는 눈 팔십 쌍이다.

“유광익.”

내가 이름을 말하는 것과 동시다.

두 놈이 동시에 총구를 들었다.

“멈춰라. 뒤에는 뭐야? 야, 멈추라고, 멈춰.”

난 멈추지 않았다. 무시하고 걸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이었다.

경계병 두 놈이 눈을 맞췄다. 시선이 오간 뒤다.

두 놈도 감이 있다면 이 무리가 주는 압박감을 느낄 터.

두두두!

두 놈이 그대로 소총 방아쇠를 당겼다.

난 그냥 걸었다.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대신 내 앞으로 변신족 둘이 섰다.

제 몸보다 두 배는 큰 방탄 방패를 든 변신족이다.

“길 열어.”

써드 오더, 소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양옆으로 방패 변신족 제외한 변신족 둘이 튀어 나갔다.

좌우로 찢어져 내달리며 곡선을 그리는 신형이다.

감각에 그들의 움직임이 생생히 느껴졌다.

경계 서던 불멸자 둘이 소총을 옆으로 돌렸다. 곡선을 그리며 달리는 둘을 향해 경계심을 세웠다.

틈이었다.

방패 뒤에서 부끄럼쟁이 운비가 뛰쳐나갔다.

땅을 박차고 도착하기까지 눈 깜빡할 사이였다.

물론 난 눈을 부릅뜨고 있었기에 그 움직임을 전부 잡아챘다.

내 대시보다 빨랐다.

물론 강각의 영역까지 가면 다른 얘기지만.

단순 대시만 보자면 나보다 빠르다.

하물며 땅을 박차는 소리도 안 났다.

운비는 그렇게 거리를 좁히고 양손을 뻗었다.

속도가 붙은 채로 휘두른 양손은 이미 흉기였다.

쩍, 뻑.

신음, 비명도 없다. 얻어맞은 둘이 풀썩 쓰러졌다.

지나치며 보니 목에 두 개의 구멍이 보였다. 손끝으로 구멍을 냈다. 깔끔한 솜씨다.

방패를 든 변신족이 다시 앞장섰다.

뛰쳐나간 변신족 둘이 그 옆에 서서 문을 좌우로 당겼다.

트드드드등, 팅.

문 밑에 붙은 레일에서 불똥이 튀었다.

“문에 기름칠 좀 하고 살지.”

내가 말하며 안으로 들었다.

옹기종기 모인 무리가 보였다.

“……유광익이라고?”

이미 밖에서 말한 이름이다.

“그래, 내가 바로 동대문의 구원자, 불멸특수대가 낳은 최고의 에이스, 인간벌목꾼 살해자, 크로커다일의 대적자, 팀장이 존경하는 대리 유광익이다.”

어디서 삐끗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알 바냐.

“미친놈이었나.”

내 뒤에 있는 건 단군 그룹의 정예 변신족 사십 명이다.

다들 적당히 겁에 질린 듯했다.

그래서 내가 나섰다.

“무릎 꿇고 손들면 살려 준다. 선착순 세 명.”

“또라이 새끼.”

무리 중앙에 있는 남자였다.

귓불이 큰 원숭이를 닮은 놈이었다.

“뒤에 있는 덩어리를 믿고 있는 거냐?”

놈이 한 발 나섰다.

급이 있어 보였다.

최소한 밑바닥 졸개는 아니다.

“나보고 덩어리라고 한 거죠?”

발끈한 소진이 나서려 했다.

난 그걸 팔로 막았다.

“미안해요. 쟤들 전부 제 거예요.”

“……네?”

저 중 셋은 살려 줄 거다.

괜히 한 말이 아니다.

셋은 프로메테우스에게 보내는 경고장이다.

이 자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해 줄 디엠이다.

우둑우둑.

목을 좌우로 꺾고 팔꿈치 위로 손을 걸어 당겼다.

허리도 풀고 다리도 풀고.

스트레칭이다.

“너 뭐 하냐?”

원숭이가 물었다.

“스트레칭.”

“왜?”

“싸우려고.”

“혼자?”

그가 물었다. 그게 답이었다.

피지컬 깡패는 ‘우리’라고 했지만, 우리가 아니다.

나 혼자 할 생각이었다.

그래야 프로메테우스도 알겠지.

아, 이 새끼 진짜 만만찮구나.

덤비면 우리도 뭘 하나 내놔야겠구나.

미친개는 건들면 안 되는 거구나.

“형이 진짜 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

“뭐래, 개새끼가.”

원숭이와 눈이 마주쳤다. 말과 달리 경계심이 가득한 눈이다.

상관없었다.

발끝으로 땅을 밀었다.

퉁.

땅을 박차는 순간, 내 몸이 공기를 찢는다.

왼발을 앞으로 뻗으며 왼 주먹을 앞으로.

펑.

“꺽!”

원숭이가 몸을 틀었다. 덕분에 놈의 어깨가 터졌다. 피와 살점이 튀었다.

놈과 눈이 마주쳤다. 눈깔 색이 변하는 게 보였다.

과도한 충격에 변신족의 피가 반응한 거로 보였다.

그러든가 말든가.

오른발을 당기며 무게 중심을 이동, 발목, 종아리, 허벅지, 허리를 통해 에너지를 전달.

어깨를 틀며 주먹을 뻗는다.

어머니와 삼촌, 통나무 선생님이 입을 모아 말하기를.

“너 그거 전력으로 치면 아다만티움도 깨겠다.”

그게 내 스트레이트다.

우두둑.

뼈가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변하는 원숭이와 눈싸움을 하며 주먹을 뻗는다.

찰나의 순간, 놈의 대응은 훌륭했다.

원숭이 친구가 고개를 숙이며 목에 힘을 준다.

피하지 못할 바에 가장 단단한 두개골로 받아 내려 했다.

내 주먹이 놈의 이마를 때렸다.

꽈-앙!

포탄을 이마로 받아 내고 살아날 놈은 흔치 않지.

강체라도 익힌 게 아니라면 뭐.

“……와.”

뒤에서 피지컬 깡패의 감탄이 들렸고.

난 다시 땅을 박찼다.

아직 무릎 꿇고 손든 놈이 안 보였다.

그러니 다 잡아 족칠 놈들이었다.

이들은 프로메테우스.

나와 내 어머니를 노린 놈들이었다.

꽝.

두 번째 포탄에 반신이 날아간 놈이 땅을 나뒹굴었다.

방검방탄복으로 막을 수준의 주먹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단군 그룹에서 내려오는 순혈 가문의 피를 이었다.

크로커다일은 강체.

그리고 어머니로부터 내려온 내 핏줄의 특성은 순수한 완력 강화.

즉, 한계를 넘어선 근력이다.

훈련을 통해 자리 잡은 내 힘은 변신하지 않아도 어지간한 변신체를 넘어선다.

불멸특수대 시절부터 남다른 완력이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이런 혈통이 있는 건 처음 알았다.

“다음.”

내 말에 상대 전체가 얼어붙었다.

한 마디에 무리 전체에 얼음장이 내려앉았다.

그 가운데 한 놈만이 눈을 빛내며 날 노려봤다.

보스로 보였다.

포기한 눈빛이 아니었다.

난 혀로 입술을 핥았다.

전부 무릎 꿇고 살려 달라고 하면 재미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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