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규격 외 혈통 천재-153화 (153/488)

153.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척 죽이기.

이제까지 그걸 쓴 사람 중에 최고로 깔끔했던 건 시발 팀장이었다.

그런데 지금 막 그 생각이 바뀌었다.

“기척을 죽이는 건 곧 상대의 오감에서 나를 지우는 거다.”

나에게 기척 죽이기를 가르친 게 저 작대기 선생이었다.

여전히 마르고 탄탄한 몸을 가진 선생이었다.

다만, 처음 만났을 때와는 이미지가 아주, 매우 달랐다.

자연인에서 어느새 도시인이 돼서 돌아왔다.

정강이에 각반을 찼고, 옷도 제대로 입었다.

청바지에 흰 티, 팔꿈치 밑까지 감싸는 장갑은 유사시에 칼날 세 개를 뽑아 내는 형태의 무기였다.

그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작대기 선생만 다른 세상을 거니는 느낌이 들었다.

소리 없는 발걸음과 함께 호흡조차도 느리고 긴지, 느껴지지 않는다.

그 상태 그대로 작대기 선생은 아주 천천히, 상대가 알아챈다면 당연히 막을 만한 속도로 손등 위에 솟은 칼을 테러범 몸에 꽂았다가 뺐다.

푹, 푹.

“끅.”

한 놈이 신음을 흘렸다.

찌른 곳은 폐다.

호흡을 잃은 두 명의 테러범이 손을 휘저었다.

작대기 선생은 유유히 뒤로 물러나며 피했다.

“미친.”

장미 또라이가 외치며 시선을 돌렸다.

메두사의 눈이 발동할 것이다.

그게 느껴지는 순간, 작대기 선생은 바닥을 굴렀다.

저게 저렇게 피할 수 있는 거였나.

장미 또라이의 시선이 그를 따라간다.

그 타이밍이다.

핑.

쓰로잉 나이프 하나가 날아왔다.

장미 또라이는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서 막았다.

그녀 또한 방검방탄복을 입은 채였다.

칼날이 팔에 닿은 순간, 칼날 주변에 빛이 일어났다.

서걱.

막은 팔이 잘렸다.

광학병기다. 난 저게 누구의 무기인 줄 알았다.

칼날을 던진 건 기남이었다.

우린 구경꾼인 줄 알았나?

이런 대사가 나올 타이밍이었지만, 아무도 그리 말하지 않았다.

대신, 다시 싸움이 시작됐고.

헐떡거리던 팬더 대리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요리조리 피하며 너무 놀린 걸까.

“크우어어어어!”

하울링을, 이번에는 날 향한 진득한 살기를 뿜은 팬더 대리가 날 노려보기 시작했다.

“야, 유광익.”

“네?”

시발 팀장이 갑자기 내 이름을 불렀다.

흔한 일은 아니었다.

“동훈이는 기절하면 본래대로 돌아온다.”

“그래서요?”

“그렇다고.”

이 양반은 하고 싶은 말이 뭘까.

크르르릉.

흥분한 팬더 대리는 침을 질질 흘리며 진짜 날 찢어 죽일 듯 노려봤다.

적당히 피했을 뿐인데 화가 많이 난 것 같았다.

기절이라, 될까? 이유는 없었다. 그냥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대리 유광익, 지금부터 팬더 대리 졸도 작전에 돌입합니다.”

난 그렇게 말하고 몸을 움직였다.

아까의 그 감각이 내 몸에 남아 있었다.

주변 모든 게 내 몸 안으로 빨려 들어온다. 보이지 않는 게 선명하게 보였고, 들리지 않는 게 들렸다.

* * *

불멸교의 고위급 관리자는 ‘사도’라 한다.

그 사도가 한국에 왔다.

보통 일이 아니었다.

“직접 갑니다.”

이중봉은 그리 말했고, 사장은 말리지 않았다.

여러모로 중봉과 인연이 있는 놈이었다.

작전을 짜고 기어를 챙겼다.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공항 근처 안전 가옥에서 하루를 묵었다.

야옹.

까만 고양이가 아침 인사를 했고.

이중봉은 조용히 작전 지역으로 움직였다.

비행기가 도착했다.

주차장 일대에 불멸특수대가 진을 쳤다.

오롯이 사도 하나를 위한 함정이었으며 미리 첩보를 들었기에 실행할 수 있는 작전이었다.

‘와라.’

이 세상을 살며 지긋지긋한 인연을 가진 놈이 몇 있었다.

노필두도 그중 하나였는데, 그건 신입, 아니 이제는 신입이라고 할 수 없는 꼬맹이가 죽였다.

난놈이었다.

이중봉 자신이 가진 잣대로도 가늠이 안 되는 괴물이다.

소위 말하는 천재 중의 천재란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대기 2시간째.

상대가 얼굴을 들이밀 시간이 지나도 한참 지났다.

“샜나?”

그래서 딴 곳으로 빠졌을까?

“비행기 착륙했지?”

“했습니다.”

곁에서 보조를 맡은 요원이었다.

“다른 루트는?”

“카메라를 포함 일대를 전부 확인했습니다. 타깃은 공항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안 나왔으면? 땅으로 꺼졌나? 하늘로 솟았나?”

하늘로 솟았다.

사도의 출현은 진짜였다.

다만, 이곳에 온 놈은 고대로 다른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

‘뭐지, 이 쌈빡하게 미친 새끼는.’

불멸교의 사도가 어떤 지위인가.

그 일거수일투족을 세계가 주목하는 테러범이다.

그런데 왔다가 그냥 가?

싸늘한 감각이 뒷목을 간지럽혔다.

뭔가 잘못됐다고 느낀 순간이다.

“본사에 습격이 들어왔습니다.”

요원 중 누군가 말했고.

다년간의 경험으로 이중봉은 이게 함정임을 알았다.

‘애초에 누가 흘린 정보다.’

이걸 자신에게 알려 준 건 남명진이었다.

그 사람이 불멸특수대를 배신한 건 아닐 것이다.

둘 중 하나다.

그 작자도 이용당했거나.

아니면, 그 작자가 자신을 이용했거나.

‘개수작.’

놀아났다.

명확한 사실은 자신이 놀아났다는 것뿐이다.

“최고 속도로 돌아간다. 다들 귀대.”

말하며 스포츠카에 올랐다.

부아아아앙!

도로 위를 질주했고, 그는 번잡한 서울의 교통 상황을 마주했다.

“헬기 불러.”

“넵.”

비상시에 지원 가능한 본부가 서울 곳곳에 있었다.

그는 그중 한 곳에서 헬기를 타고 본사 근처에 착륙했다.

화림 옥상에는 이미 자신 말고도 불청객이 많았다.

지금 거기에 내리는 건 죽여 달라고 고사를 비는 것과 같았다.

그렇게 내린 곳.

“정아 대리.”

“오셨습니까.”

정아가 저격 포인트를 잡은 곳이다.

캐쉬 히포의 총열에서 뿜어지는 열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상황.”

“프로메테우스의 크로커다일이 출현했습니다. 막기 위해 이동훈 대리 변신, 현재 유광익의 분전으로 1층에서 적의 발목 잡았습니다. 외부에서 테러범 부대 및 변신족 실험체 다수 출현, 최대한 억제 중입니다.”

대답은 다른 쪽에서 했다.

저격 포인트를 지키는 요원 중 하나, 우미호였다.

“현재 가장 급한 곳은 본사 내부입니다. 저기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끝낼 수 없습니다.”

우미호의 눈이 확신을 담아 빛났다.

상황을 파악하고 외부의 적을 막는 포인트를 선점하는 머리.

김정아는 좋은 저격수이자 훌륭한 전투원이지만, 지략가는 아니다.

그 머리의 역할을 우미호가 대신했다.

이곳에서 적의 시선을 끄는 것과 동시에 첨탑의 역할을 했다.

포지셔닝에 재주 있는 정아라면 포인트를 옮겼을 것이다.

여기에 버티자고 한 건 우미호인가?

중봉은 결론을 내린 뒤, 할 일을 정했다.

회사 안으로 진입하며 이들이 더 버틸 수 있게 해 주는 거다.

“내가 가지.”

중봉은 그렇게 말하고 로프를 하나 꺼내, 건물 옥상에서 밑으로 떨어졌다.

툭 하고 떨어진 곳에 변신족 실험체 셋이 그를 막았다.

테러 무리가 정아를 노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쪽에도 머리를 쓰는 놈이 있으니, 의도는 알았을 터.

다만, 의도를 알았다고 해서 놔둘 수는 없다. 정아의 캐쉬 히포는 안다고 막을 종류의 총이 아니다.

중봉은 회사 안으로 진입하는 길에 최대한 타격을 줄 셈이었다.

그래야 바깥도 버틸 수 있었다.

그 뒤, 안을 정리하고 안에서 밖으로 지원을 나서야 했다.

현 화림의 상황 외에도 복잡한 일이 꼬이고 꼬였다.

실뜨기하다가 엉망으로 꼬인 실타래 같았다.

PWAT는 갑자기 터진 블랙홀 처리에 여념이 없었고.

엑스큐라시 휘하에 있는 경호 회사는 전부 록다운이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엑스큐라시는 본래 그런 놈들이다.

행안부 특임대 일부가 불멸특수대의 빈자리를 메웠다.

블랙홀은 컨트롤되어야 하니까.

그게 무너지면 정치가 비판받고, 올드 포스가 비난받는다.

고위 권력자는 그런 꼴을 그냥 놔두지 않는다.

테러 단체는 이 맹점을 찔렀다.

무능을 보이느니, 특수대 지부 하나의 피해를 감수한다.

고위 관리자는 그렇게 판단할 것이다.

물론, 테러 단체는 이후에 올드 포스의 보복을 견뎌야 할 것이다.

그걸 감내하고 덤빈 것이다.

이중봉은 여기까지 상황을 읽었다.

정치는 이래서 골치 아프다.

하지만 골치 아프다고 외면할 수 없어서 더 짜증 나는 일이기도 했다.

크르륵.

크허헝.

케에엥.

개의 머리를 지니고, 표범과 너구리 섞인 듯한 놈. 마지막으로 네 발로 바닥을 긁는 숫제 짐승의 모습을 한 실험체 셋이 보였다.

셋이 단숨에 중봉을 노리고 뛰어들었다.

중봉은 허리춤에 있던 제 무기를 꺼냈다.

티, 틱.

버튼을 올리는 것만으로, 현 세상에 베지 못할 게 없는 신검이 출현했다.

지이이이잉.

광선검이 울었다.

양손에 나눠진 광선검이 허공에 몇 개의 선을 그렸고, 그 선 안에 갇힌 실험체 셋의 몸이 조각났다.

피와 내장 등이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피가 전신에 튀었다.

이중봉은 이를 무시하고 걸었다.

그의 별명은 ‘팬텀’, 원한다면 누구도 그의 그림자 외의 것을 잡을 수 없다.

괜히 그런 별명이 붙은 게 아니었다. 그럼 그 반대도 할 수 있는 법이다.

‘지금 필요한 건.’

정아 대리에게 꽂힌 시선을 돌리는 것.

“덤벼라.”

그리 말하면서 달린다. 그렇게 실험체 십여 마리를 죽이고, 테러범이 만든 포위망을 뚫고 안으로 들어섰다.

들어서기 전, 중봉은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감각으로 읽어 냈다.

그 안에서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신비 그 이상의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몸에 별다른 기어도 제대로 두르지 못한, 꼴랑 1년을 넘긴 대리 하나가 괴수급 변신족 둘 사이를 노니는 중이었다.

중봉은 느꼈고, 봤다.

한계 따위가 의미 없는 천재를.

그래서 그는 말할 수도 있었다.

“동훈이는 기절하면 본래대로 돌아온다.”

이성을 잃은 동훈을 누군가 맡아 줘야 했다.

자신은 유광익 같은 묘기는 못 부린다.

대신.

“악어, 잘 있었나?”

이쪽을 상대하지.

노필두는 자신을 라이벌로 여겼을지 모르지만.

장비를 제대로 갖춘 불멸특수대의 에이스는 그를 마음만 먹으면 죽일 수 있는 놈으로 봤다.

진짜 강적이라면 이런 놈이지.

악어는 그르륵 소리를 내며 이중봉을 노려봤다.

“혼자?”

말끝을 올려 묻는 말에, 중봉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그는 생각했다.

아마 유광익이라면 여기서 서슴없이 영화 대사 한마디를 읊거나 변죽을 울렸을 거라고.

가령.

“아직 싱글이지. 내가 결혼하는 건, 전 세계 여자에게 죄악이니까.”

이런 말 따위를 말이다.

“어쭙잖은 농담을 하다니, 물러졌구나. 팬텀.”

“그만 그르륵거리고 덤비기나 해라. 파충류 대가리.”

중봉은 악어를 마주 봤다.

기회는 한 번, 첫 일격에서 승부를 낸다.

이길 수는 없다. 상대는 단일전투력 최강을 자랑하는 놈이다.

하지만 물러서게 할 순 있을 것이다.

양손에 광선검을 쥔 채, 중봉은 호흡을 골랐다.

악어의 숨소리가 가늘어졌다.

악어도 중봉을 보며 알았다.

일격에 승부가 갈린다는 걸.

일격에 승부를 보는 건, 변신족이 가장 즐겨 쓰는 전투 방식이기도 했다.

그래서 악어는 승리를 확신했다.

* * *

팬더 대리의 모든 움직임을 담는다.

내 안에 담고 그의 생각을 읽는다.

단순하다. 더없이 단순하다.

변신족은 단순하다.

특히 이성을 잃고 본능을 앞세운 변신족은 단순함을 넘어서 무식하다.

그들은 그저 본능이 이끄는 대로 움직였다.

상대가 저 악어 새끼였다면 조금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째, 팬더 대리 하나 기절시키는 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먹을 피하고 무릎을 비껴치며 몸을 옆으로 튕긴다.

내가 있던 자리로 팬더 대리의 팔꿈치가 지나갔다.

가끔 몸에 익은 듯 제대로 된 동작이 나오지만, 다 보이니 피하지 못할 건 없었다.

모든 패턴을 몸에 담은 순간, 나도 움직였다.

아직 약의 여력이 남았다.

피지컬과 마인드 칵테일이 적절히 섞인 전투뽕의 힘도 빌리고.

오감의 칼날을 날카롭게 세운다.

좌우로 발을 튕기며 팬더 대리의 공격을 피한 나는 어느새 대리의 품 안에 있었다.

타격으로 무너뜨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릴 듯했다.

그래서 난 더 편리한 방법을 택했다.

난 팬더 대리의 팔을 잡고 엎어치기를 시도했다.

붕.

그 큰 곰이 공중에 떴다.

팬더 대리가 호흡을 고르는 사이에 먹인 엎어치기다.

거꾸로 고꾸라지는 곰이 날 향해 손톱을 휘둘렀다.

이건 맞는다. 맞아야 했다.

퍽.

대신, 옆으로 몸을 틀었다.

작대기 선생에게 배운 덜 다치게 맞는 법이다.

그런데도 뱃가죽이 찢어지고 내장 일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더럽게 아팠다.

격통이 밀려오는 걸 꾹 참으며, 나는 허리를 틀고 발을 뻗었다.

머리를 바닥으로 두고 떨어지는 팬더 대리의 목덜미가 순간 크게 보였고.

난 그걸 발등으로 걷어찰 수 있었다.

훙.

채찍처럼 휘어진 다리의 힘이 그대로 발등으로 전해진다.

변신족의 힘을 오롯이 전했기에, 회복한 허벅지 위로 핏줄이 터질 듯이 솟았다.

꿍!

묵직한 소리가 울렸다.

우둑.

팬더 대리의 목이 살짝 꺾였다.

손목으로 쳐서 기절시킬 정도의 두께가 아니었다.

전력을 실은 발차기 정도는 돼야 했는데, 그것도 팬더 대리가 땅에 발을 디디고 있으면 자연스레 충격을 흘릴 터였다.

그래서 엎어치기에 이은 로우킥이다.

제대로 맞은 팬더 대리가 쿵 하고 귀부터 바닥에 떨어졌다.

우드득.

목에서 뼈 부러지는 소리가 이어서 났다.

이렇게 때리면 내 일격에 기절하지 않아도 경추 손상이다.

이것도 노린 거였는데, 일단 내 발차기에 기절은 했다.

“후악.”

그제야 호흡을 뱉었다.

옆구리를 손으로 부여잡아 내장을 안으로 집어넣고 고개를 들었다.

막 악어와 팀장이 교차하는 게 보였다.

육체의 단련, 반사신경, 속도, 근력 모든 게 악어가 우위였다.

이대로면 팀장은 그냥 고깃덩이처럼 부서질 것 같았다.

막고 흘린다.

팀장의 특기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시발 팀장은 악어의 주먹을 맞았다.

그것도 심장 어림에 맞았다.

펑!

주먹 한 방, 그 위력이 여실히 느껴졌다.

몸의 반쪽이 부서지고 찢기고 터진다. 시발 팀장의 눈이 흐려졌다.

이지를 잃은 고깃덩이가 된 시발 팀장이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

기절은 당연했다.

집중치료실에 들어가서 최소 몇 달은 있어야 할 것이다.

고작 주먹 한 방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맞는 순간, 팀장은 광선검을 휘둘렀다.

정확히는 세 개의 광선검을 휘둘렀다.

양손에 쥔 두 개는 악어의 인지 범위 안이었다.

그는 유려하게 피하며 주먹을 날렸고.

팀장은 앞발을 올려 찼다.

그 앞발 위로 광선의 궤적이 그려졌다.

팀장이 몸에 지닌 세 번째 광학병기였으며.

그 세 번째 병기는 악어의 팔을 잘랐다.

툭.

푸와와왁.

“끄르르르으으으!”

악어가 비명을 내질렀다.

잘린 한쪽 팔이 팔딱거리며 바닥에서 튀었다.

본래 붙어 있던 자리에서는 피가 끊임없이 솟았다.

빨간 피였다.

“이 미친 새끼.”

그는 화도 냈다.

제 몸을 돌보지 않고 팔 하나를 자른 중봉을 향해서였다.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