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규격 외 혈통 천재-137화 (137/488)

137. 난 시발 팀장보다 잘 싸울까?

인간벌목꾼 노필두.

테러단체 프로메테우스의 주력 중 하나.

순혈 변신족, 변형 형태 늑대인간.

추정 전투력 S급.

근접 전투에 특화되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기는 하울링.

살기로 상대의 몸을 굳게 하고 단숨에 목을 자르는 도끼질 덕분에 붙은 별명이 인간벌목꾼이다.

때문에, 노필두는 요주의 인물이었다.

테러범이자, 1급 범죄자이기도 하고.

화림 내에서 외우는 인명부에 당당히 이름이 나오고 현상 수배도 붙어 있다.

이 자식 목에 얼마가 걸려 있다고 하더라?

억 단위였다는 건 기억한다.

한국에서만 현상금을 건 게 아니었다.

이놈은 글로벌 범죄자다.

거기에 변신족이다. 단일 전투력으로는 특수종 최강이라는 종족이다.

“날 막겠다고?”

노필두는 여유가 넘쳤다.

그럴 만도 했다.

내가 요새 이름 좀 날리긴 했는데.

노필두는 시발 팀장과 동급의 전투원이라 이거지.

그럼 난 시발 팀장을 이길 수 있나?

“안 될까?”

신중함을 담아 물었다.

“안 되지. 이중봉 수준이 아니라면 1초 컷이야. 꼬맹아.”

“걱정해 주는 거야?”

“아니, 오늘 네 목을 자를 거고 사지를 전부 분해해서 분쇄기에 갈아 버리겠다는 거야.”

불멸자는 타의적 자살로 죽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빠른 건 역시나 물리적 살해다.

분쇄기로 갈아 버리면 재생할 수 있을까?

적어도 아직 그 정도 재생에 성공한 불멸자는 없다.

세포가 살아서 꿈틀거리긴 하는데 본래 인간의 형태로 돌아오는 건 다른 문제다.

“하지 마, 무서워.”

내가 말했다.

진짜 무섭다. 분쇄기에 들어가는 걸 상상해 버렸잖아.

몸에 남은 약효 시간을 가늠해 봤다.

1시간 정도는 거뜬할 것 같다.

“그냥 보내 주면 안 되냐?”

진심으로 물었다.

“너 같으면 보내 주겠냐?”

“응.”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았다.

세상을 살다 보면, 때론 하얀 거짓말이 필요하다.

“미친 새끼, 네 어미의 얼굴이 궁금하구나.”

노필두는 패드립을 즐기는 새끼였나보다.

참고로 말하자면, 넌 우리 엄마 만나면 뒈져 새끼야.

내가 불멸자로 각성하고 보는 눈이 좀 생겼거든?

아무리 봐도 어머니가 더 막강한 벽으로 보인단 말이지.

그래서 노필두가 무섭진 않았다.

물론, 싸워서 이기는 건 별개의 문제이긴 하다.

훙.

늑대 대가리의 길쭉한 주둥이를 주시하는데, 순간 놈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흐릿해진 잔상과 함께다.

위에서 밑, 아래에서 위.

양손에 든 도끼가 교차한다. 느껴지는 궤적을 피해 뒤로 몸을 날렸다.

파앙!

도끼를 어찌나 세차게 휘둘렀는지, 지나간 자리로 공기 찢어지는 소리가 세차게 귀를 때렸다.

풍압이 일어나 가슴을 밀어냈다.

무식한 괴력이 만들어 낸 신기였다.

“엎드려.”

뒤에서 들리는 말에 고개를 숙이자, 핑- 하고 허공을 가르는 선이 느껴졌다.

내 뒤통수 위를 스친 선이 그대로 노필두의 가슴팍을 향했다.

노필두가 도끼날을 방패처럼 세웠다.

팅.

다트였다.

그냥 다트는 아니다.

독이 묻은 다트다.

“신입 사원 혼자 죽게 둘 수는 없지 않나.”

그사이에 흰 나비라도 빨고 왔는지, 허벅지가 멀쩡한 박필로 팀장이 말했다.

“미안, 난 큰 도움은 안 될 거야.”

수혈 도구인 블러드 젝을 어깨 위로 꽂은 음색 깡패도 왔다.

음, 이거 참.

사실 적당히 상대하고 튈 참이었는데.

나도 아직은 대련으로 시발 팀장을 이길 자신이 없거든.

물론, 이기는 것과 죽이는 건 다른 문제다.

눈을 감았다가 떴다.

기어를 바꿨다.

눈이 열리고 노필두와 나, 박필로 팀장과 음깡 동기.

모두를 계산에 넣는다. 뇌가 핑핑 돌았다. 수십 가지의 전투 양상이 그려졌다.

나도 내가 이런 걸 할 줄 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나는 초 단위의 전투 시뮬레이션을 수십 번 돌렸고.

결론을 내렸다.

도주는 없다.

“메인은 제가. 박필로 팀장님은 칼, 음깡 넌 거리 벌려, 저격 포인트 잡아.”

순식간에 상황을 정리한 뒤다.

지금 필요한 건 노필두의 일격에 당하지 않을 기동력과 판단력이다.

그걸 위한 육감이 필요했다.

“훕.”

호흡을 끊고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며, 감각의 ‘문’을 연다.

박병준 박사 초청 납치 작전 당시 팀장에게서 배운 비전이다.

그동안 나름대로 연구한 기술이기도 했다.

함부로 쓰자니, 자꾸 흥분하게 돼서 고민이 되게 만들기도 한 기술이다.

연구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다.

이 비전을 시발 팀장은 문을 연다고 표현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공감각 강화(Synesthesia Enhancement)다.

‘푸른 종소리’란 건 귀로 듣지만, 시각으로 형상화한 것.

공감각이란 하나의 감각이 다른 영역의 감각을 침범하는 거다.

순혈 정가의 비전이 ‘감각 분화’라면.

팀장의 비전은 ‘감각 융합’이다.

모든 오감을 겹치고 겹치게 만들어 육감의 영역을 늘린다.

그로 인해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말도 안 되는 초감각을 깨우치는 것.

그게 바로 문을 여는 비전의 전부다.

그게 필요했기에, 꺼냈다.

퉁.

노필두는 입을 놀리는 대신 도끼를 놀렸다.

감히 제 앞을 막은 불멸자 대가리에 세로로 도끼날을 꽂고 싶어 안달 나 보였다.

핑.

도끼날이 육감의 영역을 침범한다.

날 노리는 게 아니다.

왼손의 도끼는 횡으로 긋고, 오른손 도끼는 던진다.

아까 옥상 그 새끼도 그러더니.

이쪽도 예상외의 일격을 즐긴다.

날아가는 도끼가 음깡 동기를 향했다.

쟤는 못 피한다.

쾅.

나도 땅을 박찼다. 딱 훈련한 불멸자의 근력으로 가능한 움직임까지만.

모든 전투는 상대를 속이기 위한 것이므로, 내 전부를 지금 보여 줄 필요는 없었다.

도끼의 경로에 선 채로 양손을 겹쳐 막았다.

둥!

장갑을 통해 갤럭시 필드가 발동했다.

두두두두둥!

은하수 형태의 방어막에 도끼가 꽂히자 부르르 떨리더니 깨졌다.

미친 변신족 괴력 같으니라고.

여력이 남은 도끼날을 향해 가슴팍을 내밀었다.

펑!

코트의 헥사곤 필드도 발동하자마자 깨졌고, 도끼날이 코트를 때리고 안에 있던 방검방탄복을 갈랐다.

주륵.

가슴에서 피가 흘렀다.

생채기 수준의 상처만 남았다.

“후.”

숨을 한 번 토하는 거로 호흡을 가다듬고, 떨어진 도끼 위에 발을 얹었다.

“어딜.”

도발이다.

노필두가 눈을 깜빡이고 날 보더니 정말 환하게 웃었다.

“내 제자의 팔을 가져간 놈이니 그 정도는 해 줘야지, 암, 당연하고말고.”

내가 변신족의 피도 있어서 말하는 건데, 저 새끼 지금 조금 흥분했다.

“도발해서 어쩌자는 거냐.”

박필로 팀장이 그걸 보고 말했다.

“도발까진 아니었는데요.”

말이 끝나는 순간, 아찔한 감각이 다시 날 덮쳤다.

꽝!

소리보다 육감이 먼저다.

몸을 비틀어 피했다.

내가 있던 자리로 섬광이 들이쳤다.

타다다당!

박필로 팀장이 노필두가 움직일 예상 지점, 즉 날 노리기 좋은 자리에 권총을 갈겼다.

티디디딩!

노필두는 바닥에 꽂혔던 도끼를 뽑아 날 향해 수직으로 꽂고, 왼손은 보지도 않고 뒤로 저어 탄을 튕겨 냈다.

이런 괴물 새끼가.

옆으로 몸을 날렸다.

S급 전투원은 네임드와 겨뤄도 쉬이 죽지 않는다고 했던가.

육감의 경고에 따라 날아오는 도끼날을 손날로 때렸다.

정면으로 받아 내려면 나도 변신족의 힘을 써야 한다. 지금 쓸 수는 없다.

변신한 순혈의 괴력을 그냥 받아 내는 건 무리다.

그렇다면 흘리기다.

시발 팀장의 주특기였다.

최대한 피하고 피할 수 없는 건 흘린다.

틈틈이 다트와 총탄이 날아왔다.

거리를 벌린 음깡 동기가 소총으로 저격도 시도했다.

“네놈, 이중봉 새끼 제자구나.”

“아니야.”

호흡이 달리지만, 이 말에는 대답을 안 할 수가 없잖아.

누가 누구 제자야?

노필두는 왼손 도끼로는 탄과 다트 따위를 막고 오른손 도끼로는 날 노렸다.

미친 듯이 피하면서도 어쩔 수 없을 때, 4번 타자를 한 발 쐈다.

이 새끼도 아다만티움 탄은 위험했는지, 총탄의 피격 범위를 벗어났다.

벗어날 때도 신기한 걸 보여 주긴 했다.

왼발로 땅을 차고 멀찍이 뛰더니, 다시 오른발로 땅을 차서 제자리로 돌아왔다.

좌우로 땅을 차는 거로 총탄 피격 범위를 벗어난 거다.

괴력의 변신족이니 할 만한 기술이다.

돌아온 놈의 머리를 향해 정글도를 그었다.

놈은 도낏자루로 칼날을 막고 도로 쳐 냈다.

깡.

“흥, 아다만티움이냐?”

서로 무기에 흠집이 나지 않았다.

변신한 상태로 쥐어서 도끼가 작아 보였지, 내가 들면 한 손에 들기 부담스러운 크기의 도끼다.

도끼날만 20인치 모니터 크기다.

훙!

노필두는 싸움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더 막아 봐!”

쉴 새 없이 떠들었다.

정글도를 수납할 시간이 없어서, 칼날 무게가 실리는 대로 몸을 팽- 하고 돌려 한 번 더 그었다.

후앙.

끔찍할 정도의 기세가 느껴지기에 휘두르던 정글도를 놔 버렸다.

펑!

뭘 한 거야?

정글도가 튕겨 날아가 바닥에 푹하고 꽂혔다.

“푸, 너 이제 칼 없다.”

노필두가 웃으며 말했다.

놈은 단순하게 도끼를 휘둘렀을 뿐이다. 다만, 아까보다 몇 배는 세게.

덕분에 정글도를 잃었다.

와이어 나이프를 꺼내 역수로 잡았다.

권총 따위는 통할 틈도 없다.

놈은 계속 근접전을 강요했다.

난 육감에 기대어 가까스로 피했다.

흘리고 피했음에도 몸에 생채기가 난다. 풍압에 날아갈 것 같다.

잘못 막는 순간 뼈가 삐걱댄다.

우드득.

피하다 실수해서 놈에게 엄지발가락이 밟혔다.

으스러진 것 같았다.

약효가 남아 몸이 알아서 치유할 거다.

신경 쓸 틈도 없다.

탕! 피비비빙!

견제해 주는 둘이 없었다면 진즉에 분쇄기행이었다.

기척 죽이기, 속이기, 흩날리기까지 다 썼는데도 통하질 않는다.

아니, 애초에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노필두는 눈으로 날 주시하며 도끼를 휘두를 뿐이었다.

왼 도끼로 막고, 오른 도끼로 후리고.

놈은 단순 노동을 반복하는데, 난 피하고 막는 데 급급했다.

시간은 노필두의 편이었다.

놈은 변신족이고 이 단순한 동작을 사흘 밤낮 내내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변신족이니 안다.

하지만 그렇게 두면 안 되겠지.

“내가 잡힐 것 같아?”

틈틈이 도발하며 4번 타자를 방패 삼아 들기도 하고, 둔기 삼아 휘두르기도 했다.

깡깡!

도끼날을 흘렸는데도 충격에 전신 뼈가 울렸다.

통짜 아다만티움에 흠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크흐. 난 이런 짓을 일주일 내내 할 수 있다.”

허세는.

일주일은 솔직히 좀 과장 아니냐?

“당장 못 잡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지? 미안한데, 난 30분만 버티면 되거든.”

“30분?”

이게 전부 도끼날을 피하고 움직이는 사이에 나눈 대화다.

난 호흡 딸리는 척, 숨을 몰아쉬는 연기를 섞으며 계속 말을 걸었다.

“네가 그렇게 무서워하는 중봉이 형이 오고 있단다.”

그 말에 노필두의 눈이 빛났다.

“누가 형이야!”

분노, 감정의 극대화는 변신족이 애용하는 무기다.

폭발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 노필두의 도끼가 춤을 춘다.

근데 노필두, 개 대가리 새끼야.

흥분한 것치고는 눈이 너무 차갑지 않냐?

오른손 도끼가 허공을 가른 순간, 이제껏 꾸준히 방패 대용으로 쓰던 노필두의 왼손 도끼가 수평으로 날아왔다.

지금까지 휘둘렀던 어떤 도끼질보다 빨랐다.

나는 도끼날이 날아오기도 전에 뒤로 굴러 잽싸게 피했다.

솔직히 말해서, 왼손으로 계속 퇴로를 막고 오른손 도끼로 휘두르는 게 더 까다로웠다.

“이걸 피해?”

노필두가 멈춘 채로 입을 열었다.

난 손을 들어 팀장과 음깡의 공격을 멈추게 한 뒤 답했다.

“아니, 누가 개 대가리 아니랄까 봐. 너무 멍청하신 거 아님?”

“뭐?”

“왼손으로는 죽어라고 방어만 하고, 흥분한 것처럼 쇼하면서 눈은 차갑고. 아니, 그걸 누가 속냐고? 아재요, 연기는 하지 마요. 내 눈 버렸다.”

나름 노림수였겠지.

평소에는 잘도 먹혔겠지.

하지만 감각 융화, 공감각 강화를 통한 나는 상대의 움직임을 모두 읽는다.

속도와 반사신경은 상대가 우월했으니, 예측하는 거로 버틴 거다.

“넌 오늘 반드시 죽는다.”

노필두는 이제 진짜 화가 났다.

“훕.”

놈이 숨을 들이켠다. 가슴이 크게 부풀어 올랐다. 양손에 든 도끼를 밑을 향해 던지듯 꽂았다.

꽝!

폭음이 울며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그걸 본 팀장이 제 무기, 니들을 던졌다.

다트가 다 떨어졌나 보다. 스치기만 해도 영향을 줄 독이 발려 있는 무기다.

노필두는 눈만 힐끔 돌리더니 모기라도 잡듯이 손바닥으로 니들을 내리쳤다.

먼지 사이로, 부푼 가슴 위, 늑대의 주둥이가 열린다.

“아우우우우!”

귀를 찢고 심장을 옥죄는 괴성, 하울링이다.

인베이더가 보여주는 피어에 버금가는 변신족의 장기.

울음 한 번에 상대의 몸을 굳게 하는 비기.

야생의 살기가 불길함을 통해 밸런스를 흐트러뜨린다면, 하울링은 말 그대로 전신을 굳게 한다.

경험해 보지 못한 불멸자의 몸이 굳는 건 당연했다.

혀를 깨물었는지, 박필로 팀장이 입가로 피를 흘렸다.

혀를 깨물어 버티는 것도 방법이지.

근데, 이 정도 거리에서 하울링은 버티기 어렵다.

뭐, 수없이 많이 경험해 봤다면, 살기의 밭에 굴러서 내성이 생겼다면, 버틸 수 있다.

박필로 팀장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훙.

도끼가 날아온다. 날붙이가 사납게 울부짖는 것처럼 보였다.

머릿속, 뇌가 후끈 뜨겁게 느껴졌다. 공감각 강화는 뇌를 달구는 행위다. 오래는 유지 못 한다. 그리고 예민해진 육감에 하울링을 맞으면 너무 괴롭고.

그래서 강화는 풀었다.

대신, 배에 힘을 주고 버텼다.

자식아, 내가 바로 어머니의 살기와 잔소리에도 버틴 몸이다.

필두 아재 하울링이 더 과격하긴 하다만, 우리 엄마 등짝 스매시 직전에 뿜어내는 순간적인 살기는 가히 요단강 익스프레스 승차권과 같으니.

어머니에게 단련된 배짱은 하울링을 이겨낼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노필두는 그걸 모른다.

난 지금까지 내내 변신족이 아닌 불멸자의 전투법만 썼다.

하울링에 당한 것처럼 굳은 척하기도 했다.

대련으로 노필두를 이길 순 없다.

지금 난 시발 팀장을 이길 수 없으니까.

냉정한 판단이다.

다만, 죽이는 건 다른 문제다.

노필두의 눈에 의구심은 없었다.

도끼날이 살을 파고들기 직전, 왼발을 옆으로 빼며 1cm 간격을 두고 피했다.

훙.

도끼가 허공을 가른 사이, 기척 돌리기를 쓴다.

왼손에 속임수를 쓰자, 놈의 근육이 움찔한다.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반응이다. 그 틈에 기척을 죽인 4번 타자의 총구를 놈의 턱 밑에 댔다.

“아직 한 발 남았다. 새끼야.”

말하고 쏜다.

꽝!

노필두는 피하려고 했지만,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방심한 탓도 있었고.

예상하지 못한 한 방이기도 했으며.

기척 돌리기 덕분에 왼손을 의식하느라 근육을 움직인 덕분이기도 했다.

근거리에서 터진 아다만티움 산탄이 놈의 머리를 잘 익은 토마토처럼 터트렸다.

7